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63화 (463/485)

463화.  < 140화. 라스트 매치 (5). >

11.

최후의 전투!

이제 승리를 하든 혹은 패배를 하든 다음 따윈 기약할 수 없는 그 전투를 부르짖은 멀린.

“그럼 내일 이 시간에 최고의 컨디션으로 만나자고!”

그 후에 멀린이 한 건 다름 아니라 로그아웃이었다.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예, 내일 뵙죠.”

“그럼 내일 보자고.”

갓워즈에서 하루에 써먹을 수 있는 플레이 타임은 채 10시간이 되지 않는 게 보통.

그리고 신의 무덤에 있는 플레이어들 대부분은 이미 그 시간 중 적잖은 시간을 소모한 상태였다.

하물며 그들이 치러야 할 전투는 보통 전투가 아닌 최후의 전투 아닌가?

만반의 준비를 하는 건 당연지사.

- 그래, 하루는 쉬어야지. 우리도 풀 라이브 보려면 준비가 필요하니까.

ㄴ 일단 난 사직서 내고 옴.

ㄴ 난 이미 예전에 사직서 냈음.

ㄴ 난 여친하고 헤어지고 온다.

ㄴ 이럴 줄 알고 난 여친은 안 사귀었지.

시청자들 역시 이 기념비적인 라이브 방송을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휴식의 날이 시작되는 순간.

물론 휴식을 즐길 수 없는 이들도 있었다.

“쉬어야 할 텐데 괜찮겠습니까?”

- 아즈모 : 쉴 때가 아니지.

아즈모와 박영준, 그 둘이 그러했다.

이 중요한 결전을 앞두고 쉽게, 여유롭게 잠들 수 있을 리 만무.

- 아즈모 : 그래서 어비스 길드의 의도가 뭐지?

“배신입니다.”

더군다나 지금 상황은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 아즈모 : 역시.

- 아즈모 : BJ대마도사와 함께 싸우는 척하다가 뒤통수에 칼을 꽂겠다는 거군.

"예."

어비스 길드라는 이 세상에서 BJ대마도사 다음으로 무시무시한 맹수가 비슷한 하이에나 무리들과 손을 잡은 채 BJ대마도사를 노리고 있는 상황.

- 아즈모 : BJ대마도사도 그걸 알고 있는 거지?

“제가 아는 걸 모를 리 없습니다.”

- 아즈모 : 그런데도 제안을 받아들였다? 위험하지 않아? 어쨌거나 어비스 길드가 원하는 판이 어느 정도 마련된 거 잖아?

심지어 그 맹수가 이제는 원하는 위치에서, BJ대마도사의 품 안에서 그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에 박영준은 큰 긴장을 하지 않았다.

“방법이 있으니 받아들인 거겠죠.”

- 아즈모 : 그 방법은?

“저도 모릅니다.”

- 아즈모 : 보안 유지를 위해서 그쪽에도 말하지 않았다?

“누구도 믿을 수 없죠. 우리는 물론 대화를 나누는 장소까지도.”

- 아즈모 : 다른 이라면 불안하겠지만 BJ대마도사라니까 그나마 믿음이 가는군.

박영준, 그가 선 편은 다른 누구도 아닌 BJ대마도사였으니까.

“그러니까 이제 걱정할 건 하나입니다.”

- 아즈모 : 하나?

“BJ대마도사가 내일 게임에 접속할 수 있는가.”

때문에 박영준은 부디 BJ대마도사가 무사히 그리고 최고의 컨디션을 갖춘 채 게임에 접속하기만을 기도하고, 바랄 뿐이었다.

- 아즈모 : 그렇지. 이제는 현실에서의 위협도 적지 않을 테니까.

- 아즈모 : 아마 지금쯤 BJ대마도사는 가장 안전한 곳에서, 아마 벙커 같은 곳에서 최고의 경호원들과 함께 모든 검사와 조치를 취한 음식을 먹고 있겠군.

12.

두꺼운 철문.

끼익!

그 문이 열리자 이내 모습을 정현우가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었다.

어느 때보다 경계한 표정으로.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내리자 로봇 하나가 그를 향해 무언가를 건넸다.

- 주문하신 치킨 배달왔습니다.

정체는 배달용 로봇.

그 로봇으로부터 치킨을 건네받은 정현우가 이내 문을 닫은 후에 치킨을 들며 말했다.

“혜린아, 치킨 왔다!”

“치킨?”

그러자 곧바로 조카가 해맑은 미소를 지은 채 정현우를 향해 열심히 달려왔다.

“삼촌, 치킨 시켰어?”

“응.”

“오늘 무슨 날이야?”

이어진 조카의 물음에 정현우가 웃으며 말했다.

“삼촌이 내일 아주 중요한 일이 있거든.”

끼익!

그때 때마침 방에서 나오는 정태우가 이내 치킨을 든 동생을 발견하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오늘 무슨 날이냐?”

조카와 똑같은 질문에 정현우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역시 피는 못 속인다니까.”

“뭐?”

“내일 아주 중요한 일이라서 기념 삼아서 시킨 거야. 아주 중요한 일.”

정현우의 그 대답에 정태우가 고개를 갸웃하는 사이 정현우가 마저 말을 붙였다.

“세상의 운명이 걸린 마지막 대결이랄까?”

그 설명에 정태우가 이내 비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

“세상의 운명 이전에 네 연애 운명부터 챙기는 게 어떻겠냐? 응? 여자 친구도 못 구하는 놈이 퍽이나 세상을 구하겠다.”

“에이, 진짜.”

정현우의 짜증에 정태우는 대답 대신 냉장고를 향하더니 그 안에서 우유 한 팩을 꺼냈다.

“형, 치킨 안 먹어?”

“아빠, 치킨!”

그런 자신을 향해 동시에 튀어나오는 질문에 정태우가 고개를 저었다.

“내일 중요한 일 있어서, 속 채우기 좀 그래. 난 가볍게 먹을 테니까 둘이 먹어.”

“아니, 무슨 일인데 식사도 걸러? 그것도 치킨인데?”

“회사의 사운이 걸린 일이야.”

“사운은 사운이고 밥은 밥이지!”

“내 역할이 중요해서 어쩔 수 없어.”

“거기 완전히 블랙 기업이네, 그런 곳은 직원들이 파업을 해야 직원 고마운 줄 안다니까. 그냥 형도 내일 중요한 순간 테러해버려. 사장하고 관계자들 엿 한 번 먹이고 깔끔하게 퇴사하는 게 어때? 응?”

“그래, 네 말을 진지하게 고려해보마.”

그 짤막한 말을 남기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는 정태우, 그런 형의 모습을 보던 정현우가 고개를 돌려 조카를 보았다.

“삼촌 먼저 먹어!”

삼촌이 먹기 전까지 꾹 참는 조카의 그 모습에 정현우가 입가에 미소를 걸었다.

‘이제 마지막이다.’

이제까지 자신의 인생 모든 것을 갓워즈에 쏟았던 정현우, 그런 그에게 갓워즈가 끝난다는 건, 이제는 갓워즈가 아닌 다른 것에 인생을 쏟을 차례가 다가온다는 의미였다.

그 다른 것이 무엇인지는 뻔했다.

“혜린아, 우리 놀이공원 갈까?”

“놀이공원? 진짜?”

“응.”

“언제?”

“음, 다음주? 아니면 다다음주?”

“진짜? 진짜, 진짜 놀이공원 가는 거야?”

“아무렴, 삼촌이 거짓말 하는 거 봤어? 그래서 가고 싶어? 아니면 가기 싫어?”

“가고 싶어!”

조카의 해맑은 대답에 정현우 역시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더 이상 정현우의 머릿속에 고민이나 걱정은 없었다.

“좋아, 삼촌이 내일 중요한 일 확실하게 끝내고 다음 주에 꼭 혜린이 놀이공원에 데려가줄게.”

‘내일 확실하게 끝낸다.’

그저 이 게임을 끝내기 위한 의지만이 있을 뿐.

13.

일류의 조건 중 하나는 언제 어떠한 상황에도 최선의 상태를 갖추는 것이었다.

라스트 매치, 갓워즈 최초로 시작되는 그 대결을 앞둔 10대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이 그러했다.

“드디어 디데이네. 다들 무사히 접속해서 다행이야.”

“그래, 다행이지. 그래서 잘 잤어?”

“잠이야 잘 잤지.”

그 엄청난 매치를 앞두고 모든 플레이어들은 예외 없이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컨디션을 갖추고 등장했다.

일류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네.”

“난 접속하기 전 심박수가 130을 넘었어. 지금도 심박수가 안 떨어지고 있어. 심박수 늘어나면 플레이타임 엄청 줄어드는데...... 미치겠네."

“나도 마찬가지야. 접속하기 전까지 혈압 체크했어.”

하지만 이 중요한 결전을 앞두고 온몸을 타오르는 긴장을 떨치는 것마저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게 구분점이었다.

일류와 그 일류를 초월한 초일류 사이를 나누는 구분점.

“다들 집중.”

초일류들은 이 무대에서 긴장을 하되, 그것에 흔들리지 않았으니까.

멀린이 그러했다.

“이 이상 작전 설명은 하지 않겠다.”

이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있음에도 흔들림 한 점 없이 수천 명의 플레이어들 앞에 선 채 말했다.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지도 않겠다.”

담담히.

“평소처럼 하면 된다. 우리는 최고이니까, 그러니까 평소처럼 하면 될 뿐이다.”

허나, 어느 때보다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말에 좌중의 긴장은 조금씩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래, 우리에게는 멀린이 있다.’

멀린이 어비스 길드의 지휘자인 건 이런 모습 때문이었다.

그의 말은 언제나 듣는 이에게 신뢰감을 줬으니까.

“그리하면 내가 직접 승리를 가져다주겠다.”

막연한 신뢰감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결과물을 남김으로써, 그럼으로써 쌓은 신뢰감을.

그가 초일류인 증거였다.

그리고 어비스 길드에는 이러한 초일류가 여럿 있었다.

“뭐,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보단 우리 디바의 노래 한 곡이 긴장을 푸는데 더 도움이 되겠지만.”

“그럴 리가요.”

어비스 길드의 뮤즈, 이설.

“자, 그럼 노래 불러볼게요. 이번에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곡은…… 타이타닉의 OST, 셀렌 디온이 불렀던 ‘My heart will go on’이네요. 하필 왜 배가 침몰하는 영화의 OST가 1위로 뽑혔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1위이니까 불러드려야죠.”

그녀 역시 어비스 길드를 대표하는 초일류였다.

“Every night......."

그녀가 노래를 부르는 순간, 감미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듣는 모든 이들의 긴장과 함께 표정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스킬 효과 따위가 아니었다.

- 뮤즈 노래 시작했다!

- 역시 뮤즈, 듣는 순간 힐링된다.

- 이설은 스킬 없이 노래만 불러도 어지간한 버프보다 낫다니까.

뮤즈 이설이란 가수가 가진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힘, 어비스 길드가 최고였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힘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힘이 어비스 길드만이 아닌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이들을 감동케 했고, 그러한 감동이 머릿속에 있던 공포와 두려움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모든 능력치가 22퍼센트 증가했습니다.]

[이동 속도가 11퍼센트 증가했습니다.]

[물리 방어력이 31퍼센트 증가했습니다.]

[체력 회복 속도가 26퍼센트 증가했습니다.]

그사이 버프 알림이 거듭 쌓이기 시작했고, 그 알림 속에서 거대한 롱소드 두 자루를 양손에 쥔 플레이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 투핸드다!

투핸드.

갓워즈에서 가장 레벨이 높은 플레이어.

- 오늘도 투핸드는 조용하네.

- 스킬 외칠 때 말고는 절대 말 안 하니까.

그리고 갓워즈에서 가장 조용한 플레이어.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 믿음직한 플레이어였다.

무수히 많은 플레이어들이 온갖 감언이설과 화려한 언변으로 자신을 포장할 때 도리어 단 한 마디 말조차 내뱉지 않은 채 오로지 결과만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왔으니까.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 투핸드가 선봉인가?

ㄴ 당연하지!

이제 잠시 후 등장할 최종 보스 미르수.

어떠한 존재인지 알려진 바 없는 괴물을 향해,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지옥을 향해 투핸드는 망설임 없이 걸음을 내디뎠다.

- 투핸드 말고 누가 선봉에 설 수 있겠어?

어비스 길드에서 오로지 투핸드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었다.

“어이, 투핸드. 같이 가자고.”

- 어?

- 검객이다!

그런 투핸드의 곁에 검객이 붙었다.

검객 역시 투핸드와 마찬가지로 언제나 선봉에 서서 승리를 쟁취했던 초일류.

- 그래, 검객이 있었지!

- 와, 투핸드랑 검객이 콜라보하는 건가?

그렇게 갓워즈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근접 딜러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그 둘이 붙자 사람들이 열광했다.

동시에 의문을 던졌다.

- 이번 기회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 같은데, 여기서 최고의 근접 딜러가 누구인지 정해보자고!

둘 중 최고가 누구일지.

그 의문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왔다.

- 역시 게임은 레벨빨 아님? 투핸드가 이기겠지.

- 검객이랑 투핸드랑 별 차이도 안 날걸? PK로 하면 검객이 이길 게 분명해.

용호상박.

그때 새로운 의견이 나왔다.

- 응, 최고 근접 딜러는 BJ대마도사야.

ㄴ 그러네. 근접 딜러인 BJ대마도사가 있었네.

ㄴ 스킬 빼고 그냥 맨주먹으로 싸우면 BJ대마도사가 이길 듯?

우스갯소리나 다름없는 의견.

그러나 그 의견이 나오는 순간 더 이상 세상의 스포트라이트는 어비스 길드나, 멀린, 뮤즈 이설, 투핸드와 검객을 향하지 않았다.

- 그래서 BJ대마도사는 지금 뭐해?

- BJ대마도사나 보자.

- 결국 BJ대마도사가 얼마나 해주냐, 그게 승부의 관건이지.

- 이거 다 합쳐도 BJ대마도사만 못 하지.

모든 관심은 오로지 하나, BJ대마도사를 향할 뿐.

그러한 분위기에 BJ대마도사 역시 응했다.

“시청자 그리고 오늘 제 라스트 매치를 앞두고 도와주시는 어비스 길드를 포함한 모든 플레이어 여러분, 전투를 앞두고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 뭐야? 또 중대 발표야?

갑작스러운 미다스의 발표에 술렁거리기 시작한 분위기.

그 분위기 속에서 미다스가 마저 말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께 새로이 습득한 마법, 메테오를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나온 말에 잠시 동안 세상이 고요해졌다.

"......예? 뭐라고요?”

자신이 부르는 노래에 깊게 빠져 있던 이설조차 그 이야기를 전달 받는 순간 노래를 멈출 정도.

그러한 분위기에서 미다스가 재차 말했다.

“이 마법은 저 역시 습득한 이후 단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위력이 어느 정도일지 그리고 범위가 어느 정도일지 감히 가늠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경고합니다. 제가 메테오 마법을 쓰는 순간 모든 플레이어분들은 대피하십시오.”

어느 때보다 엄숙한 경고.

그러한 경고에 이내 반응이 나왔다.

- 뭐야? 평소 때 하던 개소리네.

- 메테오 같은 소리 하네. 그런 게 가능하겠어?

- 말도 안 되는 소리. 차라리 하늘에서 BJ대마도사 여자 친구가 떨어진다고 하는 게 더 현실성 있겠네.

- 하늘로 날아오른 BJ대마도사가 추락해서 온몸으로 공격하는 거라면 메테오 인정.

- 개소리하는 게 이제야 우리 형 같네.

그 말, 눈곱만큼도 믿지 못하겠다.

‘미치겠네.’

그 반응에 미다스는 포기하지 않고 설명을 거듭했다.

“아, 진짜입니다! 저 진짜 메테오 마법 배웠거든요? 이거 위력 장난 아닙니다. 심지어 마력 부족으로 못 쓰는 걸, 드래곤 하트라는 새로운 용의 힘을 얻어서 간신히 쓰게 됐습니다. 아, 드래곤 하트는 일정 시간 동안 마력을 무제한으로 해주는 기술입니다.”

그 추가 설명에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 아, 마력이 무한이 되는 스킬이라고요?

- 쿨타임 무한도 말이 안 되는데 마력 무한?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 형, 이건 웹소설이 아니야. 그게 말이 돼?

ㄴ 웹소설도 이 정도로 퍼주면 작가가 개병신이라고 욕 먹음.

ㄴ 맞아, 그리고 인간적으로 웹소설이면 로맨스가 있었겠지. 하지만 없잖아? 소설이 아니라는 증거지.

오히려 더더욱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보였다.

“진짜입니다. 어쨌거나 메테오를 캐스팅하는 순간 전 다른 그 어떤 마법도 캐스팅할 수 없습니다. 메테오 캐스팅 시간이 진짜 말도 안 되게 길거든요.”

- 아, 네, 그러시겠죠.

이어진 설명에 시청자들은 코웃음을 쳤다.

다른 플레이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메테오라고? 긴장이라도 풀어주려고 개그를 하는 건가?”

“BJ대마도사, 어떤 의미에서 대단하군. 이런 상황에서도 저런 개그를 칠 수 있다는 게.”

대부분이 BJ대마도사가 라스트 매치임에도 여유를 잃지 않고 노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그게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허나, 몇몇은 달랐다.

아즈모와 멀린이 그러했다.

‘역시 BJ대마도사, 대단하군.’

‘빌어먹을, 이런 방법이 있었다니!’

그 둘은 생각했다.

‘그래, 이런 식이면 BJ대마도사가 메테오를 캐스팅한다는 명분 삼아서 아무것도 안 할 수 있지.’

‘놈은 저걸 명분 삼아서 뒤에서 어떤 마법도 소모하지 않은 채 대기만 할 속셈이야.’

BJ대마도사가 이 순간 메테오나 드래곤 하트 운운하는 것은 전장에 돌입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전력을 아끼기 위함이라고.

어쨌거나 BJ대마도사가 지금하는 말이 거짓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으니까.

“믿어주십시오. 저 BJ대마도사, 이제까지 여러분들이 경험하지 못한 기적을 보여준 자입니다.”

무엇보다 BJ대마도사는 이제까지 언제나 모두가 상상하는 것, 이상을 보여준 자였다.

만약 갓워즈에서 메테오 마법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가장 먼저 세상에 보여줄 자.

- 이렇게까지 말하는 거 보면 진짜일지도 모르겠네?

- BJ대마도사라면 모른다!

- 생각해보면 하늘에서 BJ대마도사 여자 친구가 떨어질 확률보다는 메테오가 떨어질 확률이 더 높을 것 같긴 해. 전자는 제로이지만, 후자는 0.0001퍼센트라도 가능성은 있잖아?

실제로 BJ대마도사의 거듭된 주장에 적지 않은 이들은 신뢰를 표하기 시작했다.

믿음이 번지기 시작했다.

허나, 그 이상으로 번지는 일은 없었다.

- 최종 보스 등장했다!

최종 보스 미르수, 그가 55분 동안의 수면을 마치고 검은 수면 위로 등장했으니까.

- 검객과 투핸드가 달린다!

그리고 그를 향해 곧바로 투핸드와 검객이 달려들었으니까.

그렇게 둘의 공격이, 검객의 검과 투핸드의 검이 미르수에 닿는 순간.

캉!

그 둘의 공격이 미르수의 주변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방어막에 그대로 가로막히는 순간.

[미르수가 적의를 품습니다.]

[노네임드가 모습을 갖춥니다.]

그 순간 곧바로 검은 물들이, 노네임드가 솟구치며 저마다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 맙소사, 보스급 노네임드다!

- 폭군하고 더블 헤드 드래곤이다!

협곡을 가득 채울 만큼 거대한 모습을.

- 레이드 시작이다!

갓워즈 최후의 전투, 라스트 매치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