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49화 (449/485)

449화.  < 137화. 대마도사의 무덤 (3). >

7.

갓워즈.

현재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유일무이한 가상현실 전용 콘텐츠.

여러모로 역사적이고 기념비적인 이 가상현실게임에 대해 세상은 다양한 평가를 내리고는 했다.

그리고 그러한 평가들 대부분은 극단적이었다.

누군가는 갓워즈가 인류가 현실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누릴 수 있는 찬란한 미래의 밑거름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누군가는 인류를 그저 게임 폐인으로 만들 뿐인 참담한 미래로 가는 입구라는 평가를 했다.

딱 하나, 어떤 식으로 갓워즈를 평가하든 간에 갓워즈를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이라면 모두가 동감하는 사실이 존재했다.

“갓워즈? 그게 게임이냐? 난이도 씹망겜이지.”

갓워즈란 게임의 공략 난이도는 아주 없던 욕이 샘솟을 만큼 지랄 맞다는 것.

굳이 경험을 할 필요는 없었다.

누가 보더라도 감탄을 금치 못할 갓워즈 최고의 실력자들, 그들이 경악할 만큼의 돈을 투자했음에도 실패라는 두 글자를 마주하고는 했으니까.

막말로 수백억이 넘는 돈을 썼는데 실패하는 걸 보고 누가 게임이 쉽다고 할 수 있을까?

비주얼적으로도 그랬다.

직접 봤다면 자리에 주저앉아 자지러졌을 만한 괴물들, 그 초월적인 괴물들을 상대로 플레이어들이 맞서 싸우는 건, 인간을 상대로 개미가 맞서 싸우는 꼴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그 사실이 부정됐다.

- 이제 확실해.

BJ대마도사, 이미 솔로 플레이로 최고의 길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그가 무덤의 문지기를 상대로 보여줬다.

- BJ대마도사한테 갓워즈는 더 이상 어려운 게임이 아니야.

더 이상 갓워즈의 그 어떤 몬스터도 자신의 적이 될 수 없음을.

갓워즈란 게임이 어떤 난이도가 됐든 간에 자신은 그 끝을 볼 수 있음을.

- 진짜 끝까지 솔로로 게임할 듯.

그것도 다른 누구와도 아닌 홀로 볼 수 있음을.

- 역시 BJ대마도사, 기어코 최후까지 솔로로 남겠네.

- 진정한 솔로의 제왕이 등장했어.

그 사실에 세상은 경악했고 동시에 찬양했다.

- 이야기 들어보니까 어비스 길드는 그 무덤의 문지기를 못 잡았다고 하던데?

ㄴ 그럼 정리하면 BJ대마도사가 어비스 길드보다도 위라는 거네?

ㄴ 어제 그거 보고도 몰라? 대폭발쇼 앞에선 어비스 길드도 못 버틸 걸?

ㄴ 장담하지. 어비스 길드랑 BJ대마도사랑 지금 PK뜨면 BJ대마도사가 이길 거다.

바야흐로 BJ대마도사의 시대가 시작되는 순간.

주식으로 따지면 BJ대마도사가 상한가를 넘어서 시장을 평정하는 순간과 같았다.

“최악이군.”

그러나 막상 그 주식에 올인을 한 아즈모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의 앞에 있는 모니터, 그 너머에 있는 자도 마찬가지였다.

- 와튼 : 예, 최악이죠.

감정이 담길 리 없는 채팅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참담한 기색이 물씬 풍겼다.

- 와튼 : 이것으로 어비스 길드는 절대 BJ대마도사와 승부를 하지 않을 겁니다.

- 와튼 : 그리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BJ대마도사의 행보를 방해하려고 할 겁니다.

이제부터 BJ대마도사는 드높은 하늘에서 가장 세찬 바람을 맞는 건 물론 아래에서 오는 창칼을 막아내야 할 테니까.

“그래, 그걸 본 이상 어비스 길드는 체면을 버리고도 남을 거다. 내가 어비스 길드 처지라면 절대 BJ대마도사를 상대로 체면 차리면서 정정당당하게 싸울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을 테니까.”

그것도 아주 무자비한 창칼을.

“필요하면 내 배를 빌려주지. 내 배보다 안전한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으니까. 회선도 좋고. 인공위성 통신망 하나를 통째로 쓰거든.”

아즈모가 극단적인 사례를 염두에 두고 대비하라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필요하면 어비스 길드는 현피도 할 테니까.”

게임에서 온갖 몬스터의 공격을 다 막아내는 플레이어도 현실에서 총 한 자루를 막지는 못하는 법이니까.

어떻게 보면 극단적인 사례도 아니었다.

“그냥 보통 게임도 하다가 감정이 상했다는 보잘 것 없는 이유 때문에 칼부림이 나는데 지금 상황이면 안 하는 게 이상한 거지.”

이익이 아니라 그저 서로 게임하다가 욕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주먹다짐을 하는 게 세상살이인데, 이루 말할 수 없는 이익이 걸린 상황에서 그냥 넋을 놓고 있다?

오히려 그게 이상한 일.

“그걸 알고 있으니까 BJ대마도사도 자신의 정체와 행적을 절대 공개하지 않고 숨기는 거겠지만.”

- 와튼 : 다행히도 현재까지 BJ대마도사는 완벽하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습니다.

“그래, 나도 아직 파악하지 못했을 정도이니까.”

BJ대마도사가 제 정체를 숨기고, 폐쇄적인 활동을 보이는 사실에 아즈모나 박영준이 그 어떤 의문도 제기하지 않는 건 그 때문이었다.

너무나도 대단해서 노리는 자가 많다는 것.

- 와튼 : 놀라운 사람이죠.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리고 자신을 숨기는 걸 보면.

“내 생각으로는 분명 미국 정부와 긴밀한 커넥션이 있을 가능성이 커. 그 정도 재력을 가진 자가 이 정도로 완벽하게 신분을 숨기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도움이 필요할 테니까.”

다르게 생각하면 그렇게 노리는 자가 많은 상황에서 완벽하게 숨긴다는 건 대단한 일이었다.

“어쩌면 FBI나 CIA와 긴밀한……."

BJ대마도사의 능력에 다시 한 번 감탄이 나오는 순간, 그 순간이었다.

툭!

말을 내뱉으려는 아즈모를 향해 비서가 다급하게 다가오더니 설명도 없이 태블릿PC를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

대화 도중에 갑작스러운 행동.

그러나 아즈모는 그런 비서의 행동을 나무라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 태블릿PC 위에 뜬 내용을 확인한 그는 굳은 표정으로 채팅창을 향해 말했다.

“상황이 바뀌었다.”

- 와튼 : 상황이요?

“중립을 지키던 길드들이 어비스 길드의 편에 섰다.”

그 말에 대답은 없었다.

아즈모 역시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인수한 길드 내에서 핵심 멤버들이 어비스 길드와 접촉한 이후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고 하는군. 위약금은 지불한다고 하고. 계약 협상 중이던 쪽이나 얼마 안 남은 이들은 표현했던 재계약 의사를 회수했고.”

이어진 말을 듣는 순간 박영준은 눈치 챘으니까.

- 와튼 : 다른 누구도 아닌 그 BJ대마도사의 반대편에 서는 리스크를 감수하겠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 와튼 : 그건 그만한 리턴을 알게 됐다는 거군요.

하이 리턴 하이 리스크, 리턴이 크면 보다 큰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법.

“그래, 아무래도 이 게임의 끝에 뭐가 있는지 말해준 모양이야.”

더불어 작금의 상황에서 BJ대마도사를 적으로 두는 리스크를 감수할 만큼의 리턴은 하나밖에 없었으니까.

그리고 이 순간 할 수 있는 것 역시 하나밖에 없었다.

“BJ대마도사에게 전해, 상황이 바뀌었다고.”

8.

“후후후.”

식사 자리에서 웃음을 흘리는 정현우, 그런 동생의 모습에 정태우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지그시 바라보더니 이내 다시 식사를 시작하는 정태우, 그 모습에 정현우가 말했다.

“상황이 바뀌었거든.”

자신이 왜 웃는지, 그 이유를 말해주는 동생을 향해 정태우가 말했다.

“그래, 그러겠지.”

퉁명스러운 그 목소리에 이번에는 정현우가 고개를 갸웃하면서 말했다.

“뭐가 바뀌었는지 관심 없어?”

본인은 형이 관심을 가져줄 줄 알았던 모양.

그러한 동생의 반응에 정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연애 이야기이면 관심이 생길 것 같은데,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잖아?”

“전혀?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는 거야? 응? 아니면 어떻게 하려고?”

“그럼 있어? 잘 생각해. 혜린이 앞에서 거짓말할 생각 말고.”

“그야…… 에이 진짜.”

형의 반응에 결국 정현우가 이야기하는 걸 포기한 후에 본인도 앞에 놓인 밥그릇에 집중했다.

그리고 다시 식사를 시작하는 정현우가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지금 상황은 그런 상황이었다.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미소가 절로 나올 만한 상황.

‘올마이티 클래스라니.’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정현우에게는 어마어마한 스펙업이 눈앞에 있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이번 스펙업은 그냥 스펙업이 아니었다.

당장 이룩한 스펙만으로도 말도 안 되는 퍼포먼스가 가능한 상황에서 새로운 스펙이 추가된다?

‘이거 얻으면 이제 내가 갓워즈 최고다.’

사실상 BJ대마도사가 갓워즈 최고가 되는 셈.

‘10대 길드, 아니, 어비스 길드랑 붙어도 이길 수 있어. 이기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비슷하게 할 수는 있다.’

최고의 플레이어가 아니라 최고의 길드와도 자웅을 겨룰 수 있는 플레이어가 되는 셈이었다.

즉, 더 이상 BJ대마도사를 대신할 수 있는 무언가는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

‘그럼 이제부터 내가 절대 갑이지.’

당연히 앞으로 무언가를 함에 있어서 더 이상 다른 이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

‘너희들은 이제 다 뒈졌다, 뒈졌어.’

그리고 그렇게 주어진 힘을 정현우는 아낄 생각이 없었다.

“후후후.”

여러모로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

그때였다.

우웅!

정현우의 폰이 짧게 진동을 토해냈고, 정현우가 잽싸게 폰을 들어 내용을 확인했다.

‘사장님이다.’

발신자는 라이징 스타 채널.

'응?"

그러나 그 내용을 본 정현우가 이내 입가에 웃음기를 지웠다.

‘뭐지? 심각한 사안이 있으니 빠른 미팅을 바란다고?’

곧바로 정현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 나 일 있어서 잠깐 가볼게.”

“그래.”

그로부터 잠시 후 정태우의 스마트폰 역시 가볍게 진동을 토했다.

9.

안개로 자욱한 신의 무덤에 자리 잡은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무덤으로 가는 입구 하나.

그 입구 앞에서 이제까지만 하더라도 세상 다 가진 듯한 표정을 지었던 미다스가 어느 때보다 초조한 표정을 한 채 채팅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지?’

그러한 초조함이 무척이나 심해 보였다.

‘얼마나 큰일이기에 심각하다고 긴급 미팅 요청이 온 거지?’

언제나 미다스에게 놀라운 제안, 빅딜을 가져다주었던 라이징 스타 채널 사장님이 심각한 사안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인 탓이었다.

‘내 행동 때문에 광고주분들이 불만을 가진 건가? 아니면 나랑 관련된 루머라도 퍼졌나? 설마 열애설? 내가 막 클럽에서 방탕하게 여자들하고 노는 사진 같은 게 퍼졌나?’

너무나도 초조한 탓인지 미다스는 머릿속으로 어림도 없는 시나리오마저 떠올릴 지경.

- 와튼 : BJ대마도사님, 안녕하세요?

그때 채팅창 위로 드디어 글자가 올라왔다.

- 와튼 : 급하게 미팅을 잡아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 와튼 : 상황이 상황이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단도직입, 짤막한 말을 끝으로 시작된 본론에 미다스가 속으로 꼴깍 침을 삼켰다.

‘만약 열애설이나 그런 루머라면…… 어떻게든 아니라고 말해야지. 내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연애를 못했다는 걸.’

그렇게 긴장한 미다스의 눈에 채팅이 보였다.

- 와튼 : 어비스 길드가 10대 길드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응?’

그리고 그 내용에 미다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어비스 길드가 10대 길드를 자기편으로 만든다고? 그래서 뭐?’

미다스 입장에서는 정말 자신과는 전혀, 눈곱만큼도 상관이 없는 내용이었으니까.

허나, 그런 미다스의 낌새를 눈치채지 못한 듯 채팅창에는 거듭 심각한 느낌의 채팅이 올라왔다.

- 와튼 : 이 추세대로라면 어비스 길드가 막강한 세력을 갖출 것 같습니다.

- 와튼 : 10대 길드 중 절반 이상의 전력, 퍼센티지로 따지면 약 74퍼센트까지 예상합니다.

물론 여전히 미다스 입장에서는 다른 나라 이야기였다.

‘난이도 지랄 맞으니까 손잡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아니, 잡는 게 당연하지. 내가 그렇게 멋진 모습을…….'

오히려 신의 무덤을 제대로 공략하려면 다른 길드와 손을 잡는 게 상식이었으니까.

‘아!’

그때 미다스는 생각했다.

‘나한테 자극 받아서 어비스 길드가 움직였다, 사장님은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라이징 스타 채널 사장님은 어비스 길드의 이런 행보가 BJ대마도사에 자극을 받는 건 물론 견제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거라고.

‘하긴, 사장님 입장에서는 심각한 일이지. 내가 올마이티 클래스를 얻으리란 건 꿈에도 상상 못하실 테니까.’

이러니저러니 해도 BJ대마도사의 경쟁 상대로 어비스 길드만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어비스 길드의 이런 행동은 경계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후후후.’

그 대목에서 미다스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사장님, 이번에는 정말 저만 믿으십시오.’

이토록 심각한 사장님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다는 것.

“사장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해서 미다스는 말했다.

“까짓것 10대 길드 전부 다 손잡으라고 하시죠. 저한테는 얼마든지 상대할 계획이 있으니까.”

어느 때보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10.

- 저한테는 얼마든지 상대할 계획이 있으니까.

BJ대마도사의 그 멘트를 듣는 순간, 그 순간 박영준의 머릿속에 든 생각은 하나였다.

‘이런 상황을 일찌감치 예상했구나.’

BJ대마도사는 이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있었음을.

‘그리고 일부러 놔둔 거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그들을 잡기 위해 노력하거나 하지 않은 것 역시 의도한 거라고.

‘하긴, 굳이 파이를 나눠 먹을 필요는 없지.’

제아무리 폭군이라고 해도 그저 억압과 윽박만으로 원하는 바를 이룰 순 없는 법.

BJ대마도사의 존재감에 의해 모인 이들에게는 어떤 식으로든 달콤한 떡을 줄 필요가 있었다.

‘확실하게 어비스 길드를 뚫고, 이 게임의 끝을 볼 수 있는 방법만 있다면.’

그러나 그들의 도움 없이 어비스 길드를 상대할 방법이 있다면 굳이 떡을 낭비할 필요는 없는 일.

무엇보다 BJ대마도사는 이제까지 계속 그래왔었다.

모든 걸 오롯이 혼자 먹기 위해 홀로, 이제까지 솔로로만 남았었다.

그런 상황에서, 막판에서 자신이 만든 최고의 파이를 다른 이들에게 나눠준다?

BJ대마도사 성격을 생각하면 용납할 수 없는 일.

‘그리고 BJ대마도사라면 그 방법을 찾아내도 이상할 게 없어. 아니, 찾아낸 거야.’

더 나아가 BJ대마도사라면 그것을 용납하지 않기 위한 계획을 일찌감치 세워두고도 남았을 일이었다.

그 대목에서 박영준은 화면 너머의 BJ대마도사를 봤다.

‘그게 아닌 이상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을 리 없어.’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폭발할 지경인 BJ대마도사의 얼굴에 박영준은 이제 확신했다.

‘BJ대마도사에게 아군은 필요 없다, 그러니 이대로 어비스 길드가 하고 싶은대로 하게 놔둔다.’

자신이 해야 할 건 이제 BJ대마도사를 믿고, 그가 바랄 때 원하는 걸 해주는 것뿐이라는 것을.

“알겠습니다. 그럼 BJ대마도사 님의 시나리오에 맞춰 판을 만들겠습니다.”

그 말에 BJ대마도사가 대답했다.

- 얼마든지 마음껏 판을 만들어주세요. 아니, 기왕 만드는 게 아주 큰 판을 만들어주시죠. 까짓것 어비스 길드랑 붙어보죠.

이 상황을 이용해 더 큰 판을 만들라고.

- 어비스 길드가 다른 10대 길드하고 손잡는 게 그냥 게임 편히 하려고 하는 건 아닐 테니까요. 안 그래요?

그 질문에 비로소 박영준은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그래, 이거구나.’

BJ대마도사가 노리는 바가 무엇인지.

‘어비스 길드가 자신감을 가지고 다시 판에 앉혀주기를 바라는 거야!’

상대방에게도 좋은 패를 주면 다시 판에 앉아 전부를 베팅하는 법.

그 사실에 이른 박영준 역시 이제 더 이상 근심걱정 어린 표정을 짓지 않았다.

“예, 그렇죠.”

모니터 너머 BJ대마도사와 같이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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