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6화. < 134화. 폭군 (3). >
7.
상식을 초월하는 덩치를 가진 몬스터가 가득한 갓워즈, 그러한 갓워즈에서 몬스터 무리가 움직이는 것을 표현할 때 가장 자주 쓰는 표현 중 하나는 지진이란 표현이었다.
몬스터들이 움직이자 땅이 지진이 난 것처럼 울렸다, 라는 식으로.
정말로 식상하기 그지없는 표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보다 더 나은 표현은 없었다.
비유가 아니라 정말 그랬으니까.
지금 폭군의 군대들, 무려 144마리로 이루어진 그 오우거 군대의 움직임이 그러했다.
쿠두두!
그 군대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땅이 울리고, 그 땅 위에 올라선 나무가 비틀거렸다.
두두두두!
그리고 본격적인 질주가 시작되었을 때는 정말 땅이 울다 못해 부서질 듯한 소리를 냈다.
크어어어!
크아아아!
이윽고 1백 마리가 넘는 오우거 군대가 동시에 내지르는 흉포하기 그지없는 함성을 내지르는 순간, 땅은 물론 이제는 대기마저 울리기 시작했다.
세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진이 난 것처럼.
그러한 광경 앞에서는 솔직히 말해서 무언가를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분석하는 게 불가능했다.
맞서 싸운다?
그저 마주 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
당장 인페르노의 악마가 그러했다.
무려 10미터에 이르는 덩치!
오우거를 압도하는 체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몰려오는 오우거 군대 앞에서 인페르노의 악마의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없었다.
푸후후후!
인페르노의 악마가 제 입으로 내뿜기 시작한 검은 불꽃 역시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화르르르!
아니, 오히려 그것은 오우거 군대가 만들어내는 지진을 보다 화려하게 꾸며주는 장식에 불과할 따름이었다.
그 넘실거리기 시작한 불길 덕에 오우거 군대가 만들어내는 떨림을 더 뚜렷하게 보였으니까.
콰앙!
하늘 위에서 떨어지기 시작한 얼음덩어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얼음덩어리조차도 오우거 군대가 만들어내는 지진을 멈추지는 못했다.
크어어어!
도리어 그 얼음덩어리에 당한 오우거들은 더욱더 흉포하게 대지를 발로 두드렸고, 도리어 지진은 더욱더 거세졌다.
쿠홧!
하지만 땅 아래에서 돌기둥이 솟구치기 시작했을 때, 그때부터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쿠헉!
당장 돌기둥에 맞은 오우거들의 반응이 조금 전 얼음덩어리를 맞을 때와는 달랐다.
다를 수밖에 없었다.
쿠홧!
솟구치는 돌기둥의 크기는 오우거의 덩치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거대했으니까.
또한 오우거들의 돌진이 무시무시할 만큼 위력적이었던 것이 도리어 독이 됐다.
차가 크고 빠를수록 벽에 부딪혔을 때 느끼는 충격 역시 더 클 수밖에 없듯이.
콰과광!
갑자기 솟구친 돌기둥에 오우거가 부딪쳤을 때 생기는 충격 역시 클 수밖에 없었다.
크헉!
그렇게 돌기둥에 가로막힌 오우거들이 쓰러지고, 그렇게 쓰러진 오우거가 이번에는 장애물이 되어 뒤따라오는 오우거를 막았다.
콰앙!
크어!
멈출 수 없을 것 같던 오우거 군단의 지진이 잦아지는 순간.
그 순간이었다.
두두두두!
다시 한 번 더 땅이 거세게 울리기 시작했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분명 오우거 군단의 질주는 멎은 상태인데, 그런데 지진이 더 거세지다니?
쿠쿠쿠쿠!
심지어 흔들거림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거세지기 시작했다.
그 거대한 오우거의 몸뚱이들마저 위 아래로 요동칠 정도.
크크크어어어?
그 흉포한 울음마저 우스꽝스러운 울음이 될 정도.
뜨드두득!
그 순간 갑자기 대지가 요란한 소리와 함께 부서지기 시작했다.
마치 식탁 위 과자를 주먹으로 내리친 것마냥.
그렇게 부서진 대지 위에서 다리를 가진 그 어떤 존재도 멀쩡히 있을 수 없었다.
크크크어어어!
오우거들이 괴성을 내지르며 넘어지기 시작했다.
콰앙!
넘어지면서 너부러진 돌덩이와 얼음덩어리들에 부딪쳤다.
오우거들끼리 서로 부딪치는 경우도 빈번했다.
그리고 그렇게 부딪친 것들이 칵테일 세이커에 들어간 것처럼 뒤엉킨 채 흔들거리기 시작했다.
광경도 칵테일과 비슷했다.
부서진 돌기둥, 얼음 덩어리들의 칼날 같은 절단면들이 오우거의 갑옷은 물론 가죽마저 거뜬히 베어내는 건 물론 심지어 사지마저 잘게잘게 잘라냈고, 그 과정에서 모든 것이 뒤섞였다.
콰광!
그 정점은 갈라진 대지, 그 아래에서 솟구치기 시작한 폭발이었다.
콰광!
이미 넝마나 다름없는 꼴인 오우거들 중에 그 폭발 앞에서 버틸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쿠쿠쿠!
그렇게 진짜 지진이 끝났을 때 더 이상 땅덩어리 위에 멀쩡히 버티고 있는 것은 오직 하나였다.
“흠.”
BJ대마도사, 그만이 오롯하게 서 있을 뿐.
“어떻습니까? 폭군답습니까?”
그러한 미다스의 질문에 대답은 없었다.
그게 진짜 재해라는 놈을 마주했을 때의 반응이었다.
진짜 재해 앞에서는 감상은커녕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 법이니까.
‘말이 나올 리가 없지.’
그 범주에는 미다스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크으! 내가 한 거지만 진짜 끝내주네.’
스톤 에이지와 어스퀘이크 콤보를 나름 써본 적은 있었다.
그러나 상대는 어디까지나 일반 오우거들, 이렇게 폭군의 군대를 사용해본 적은 없었다.
‘생각한 것 이상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미다스가 머릿속으로 돌린 무수히 많은 시뮬레이션들, 그중에서 최고의 결과물보다 훨씬 더 좋았다.
압도적이었다.
‘문제는 이제부터인데…….'
하지만 지금 보여준 퍼포먼스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존재하고 있었다.
‘쿨타임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해.’
어스퀘이크의 쿨타임은 현재 28분, 스톤 에이지의 쿨타임 24분.
그 시간 동안 사냥은 불가능했다.
‘괜히 정찰병 애들 건드려서 메인 부대랑 붙으면 골 때리니까.’
정찰병을 잡는 거야 파이어볼 하나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그렇게 정찰병을 잡고 나면 그 뒤를 이어서 메인 부대가 움직일 터.
그렇게 오는 메인 부대를 광역 마법 없이 잡는 건 미다스라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즉, 이제부터 미다스는 전투 없이 28분이란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었다.
“이거 다들 반응이 없는 걸 보니까 좀 그렇네요.”
그 시작은 당연히 설득.
“천하의 BJ대마도사가 새로운 스킬을 선보이는 건데, 고작 이걸로 만족 못하시겠다, 이거죠? 오케이.”
침묵을 머금은 시청자들을 향해 미다스가 말할 여유조차 주지 않은 채 통보했다.
“더 화끈한 걸 원하시는 것 같은데 그럼 보여드려야죠. 28분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러나 그 일방적이기 그지없는 통보에 불만을 가진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럼 이번에는 어스퀘이크에 애드원을 융합한 걸 보여드릴 테니까요.”
더더욱 거대한 자연 재해 예고 앞에서는 그 어떤 말도 나오지 않는 법이었으니까.
8.
바다 위에 고고하게 떠있는 호화 요트 한 척.
바람 한 자락 그리고 파도 한 점 없이 적막한 그곳에 오디오 소리 하나가 울려 퍼졌다.
- 그럼 이번에는 어스퀘이크에 애드원을 융합한 걸 보여드릴 테니까요.
그 소리를 끝으로 다시 한 번 요트 위로는 침묵이 깔렸다.
한참 동안.
그러한 침묵을 깬 건 아즈모였다.
“커피 한 잔 부탁해.”
그가 비서에게 비어 있는 머그잔을 건네며 말을 열었고, 그제야 비로소 고요했던 요트에 소리가 돋기 시작했다.
“아, 예!”
머그잔을 받은 비서는 잽싸게 새로이 커피를 내리러 움직였고, 동시에 다른 비서가 아즈모를 향해 말했다.
“이게 진짜 일어난 일입니까?”
말을 하는 비서의 시선은 여전히 거대한 TV를 향하고 있었다.
아즈모도 마찬가지였다.
TV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질문에 대답했다.
“커피를 마셨는데도 깨어나지 않는다면 꿈은 아니겠지.”
이윽고 비서가 가져온 커피를 머금고 천천히 음미하던 아즈모가 이내 말했다.
“확실히 꿈은 아닌 것 같군.”
그렇게 커피향에 조금씩 정신을 차려가던 아즈모의 입꼬리 한쪽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어이가 없네.”
그리고 나온 아즈모의 말에 비서가 놀라며 반문했다.
“예상하고 BJ대마도사에 베팅하신 거 아닙니까?”
아즈모, 그는 BJ대마도사가 솔로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을 때 제안을 했다.
정말 솔로 플레이로 소드 길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 어떤 소원이든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그건 이러니저러니 해도 BJ대마도사를 선택했다는 증거였다.
만약 정말 BJ대마도사에게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으면 필시 어비스 길드를 찾아갔을 테니까.
"뭔가 있을 줄은 알았지.”
그리고 그 베팅의 배경에는 BJ대마도사가 결코 자포자기하는 자가 아니라는 믿음이 있었다.
아주 희박한 확률이라도 분명 반전을 꾀할 수 있으리라고.
최소한 시도라도 하리라고.
“하지만 어비스 길드도 잡다가 죽을 뻔한 폭군의 군대를 원콤으로 찢어버리는 건 예상 못했지.”
그러나 설마 여기서 이런 카드를 꺼낼 줄이야?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네.”
조금 전 BJ대마도사가 보여준 그 카드를 회상한 아즈모가 재차 실소를 흘리며 커피를 머금었다.
그리고 이내 커피를 삼킨 아즈모가 쓴맛을 느낀 듯 입가를 찌푸렸다.
커피 때문은 아니었다.
“덕분에 상황이 골치 아프게 흘러갈지도 모르겠군.”
보이는 것만큼 상황이 뻔하진 않다는 것.
“예? 잘 된 거 아닌가요?”
그러한 아즈모의 말에 비서가 반문을 했다.
“이대로 가면 BJ대마도사가 소드 길드를 이길 것 같은데요?”
일단 상황을 보건대 BJ대마도사가 이번 소드 길드와의 대결에서 이길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 상태였다.
소드 길드는 앞으로 계속 몇 시간 내내 힘든 작업을 반복해야하지만, BJ대마도사는 쿨타임이 찰 때마다 광역 마법을 쓰면 될 뿐이었으니까.
“그래, 그러니까 골치 아픈 거지. BJ대마도사가 이기면 소원이 두 개가 생기잖아. 그 소원으로 뭘 빌겠어? 여자 친구를 달라고 하겠어?”
“그럴 리가요. 자기 밑에 들어와서 어비스 길드랑 싸우는데 힘 좀 보태라고 하겠죠.”
그리고 승리하게 된다면 그 대가는 아즈모와 소드 길드라는 막강한 전력이었다.
“그리고 현재 어비스 길드 편에 서지 않고 중립을 지키면서 몸값을 올리는 10대 길드도 선택을 하겠지. 너라면 어디를 선택할래? 폭군 상대로 운 좋게 이긴 어비스 길드랑, 지금 폭군의 군대를 원콤으로 찢어버리는 BJ대마도사랑.”
더불어 이제까지 편에 서지 않은 박쥐들이 제 터전이 하늘인지 땅인지 결정을 할 터.
“당연히 BJ대마도사 편에 서겠죠.”
그리되면 저울이 한쪽으로 기울어질 터.
“아!”
그 대목에서 비서는 깨달을 수 있었다.
“어비스 길드가 BJ대마도사가 이기는 걸 가만히 두고 볼 리가 없겠군요.”
아즈모가 왜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는지.
“그래, 폭군이 기존에 있던 왕을 가만히 둘 리가 없으니까.”
9.
- 쿠쿠쿠!
마치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화면 너머의 광경.
- 이걸로 전투 시작하고 41분 지났네요 됐네요. 턴 끝날 때까지 19분 남았는데, 어차피 쿨 타임 차려면 멀었으니까 전 여기서 멈추겠습니다. 아, 마법 너무 많이 썼더니 피곤하네요! 게임 너무 어렵네요! 아, 무슨 게임을 이렇게 어렵게 만드는 거지?
그 뒤를 이어 들리는 BJ대마도사의 목소리에 멀린은 고개를 들어 엠마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짤막하게 말했다.
“324마리.”
이번 턴에서 BJ대마도사가 잡은 오우거의 숫자가 몇 마리인지.
“소드 길드가 첫 턴에서 354마리를 잡았지.”
그렇게 잡은 숫자는 소드 길드에 비해 30마리가 적었다.
그러나 그 사실에 소드 길드가 우세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단언컨대 한 명도 없었다.
- 그보다 다음에는 좀 더 빠르게 움직여서 한 턴에 어스퀘이크를 3번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스퀘이크의 쿨타임은 28분, 그렇다는 건 1시간 동안 최대 3번을 쓸 수 있다는 의미였으니까.
한 번 쓸 때마다 1백 마리 넘는 오우거를 잡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사실상 BJ대마도사의 속도가 소드 길드보다 더 빠른 셈이었다.
소드 길드가 무언가를 하지 않는 이상, 결국 둘 사이의 사냥한 오우거의 머릿수 차이는 계속 벌어진다는 의미.
“소드 길드는 여기서 절대 무리하지 않을 거야.”
그러나 소드 길드가 자신들의 페이스를 바꾸는 일은 결단코 없었다.
부러지지 않는 검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처럼, 소드 길드는 절대 자신들의 방식을 쉽게 바꾸지 않는 이들이었으니까.
그게 소드 길드가 2인자가 된 비결이었고 동시에 2인자에서 올라서지 못하는 이유였다.
그들의 방식은 좋은 성적을 거두는 방식이지,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방식이 아니었으니까.
“BJ대마도사가 실수를 할 가능성은 없고.”
더불어 그러한 소드 길드를 상대하는 BJ대마도사 역시 누구보다 철저하고, 계산적인 자였다.
이런 중요한 무대에서 결코 실수하지 않는 자.
소드 길드가 강철이라면 BJ대마도사는 티타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도 단 한 번의 실수를 하지 않았으니까.”
실제로 BJ대마도사는 오늘 이 퍼포먼스를 준비하면서 세상 전부를 속이는데 성공했다.
그런 그가 이제 와서 제 실력 부족으로 판을 망친다?
있을 수 없는 일.
즉, 게임은 끝이었다.
“그러니 BJ대마도사가 폭군에 도전할 기회를 먼저 손에 넣겠지.”
도전자는 BJ대마도사가 될 테고, 이제까지 BJ대마도사가 보여준 화력을 보건대 폭군 레이드 역시 성공할 가능성이 꽤 높았다.
“이 속도를 보면 폭군이 움직이기 전에 폭군의 군대를 거의 전멸에 가깝게 만들 테니까.”
그렇게 설명을 마친 멀린이 여전히 엠마를 바라봤다.
그 의미는 간단했다.
상황이 이러하다, 그러니까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없냐?
그러한 멀린의 의중에 엠마는 대답했다.
“여기서 BJ대마도사가 폭군을 잡으면 우리는 매우 불리한 처지에서 그를 상대해야겠죠.”
“그래, 그렇겠지.”
“그럼 여기서 폭군을 못 잡게 하는 수밖에 없네요.”
이어진 엠마의 말에 멀린은 의문 어린 표정 대신 진한 한숨을 내뱉었다.
알고 있는 탓이었다.
엠마가 말하고자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폭군을 자극할 속셈이군.”
“예."
방법은 간단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플레이어가 폭군을 직접 공격하는 순간 폭군은 전투 모드로 돌입한다.
즉, 폭군의 군대가 여전히 수천에 이른 상태에서 폭군과의 전쟁을 해야 한다는 의미.
판이 깨지는 셈이었다.
“그런데 그걸 할 인간이 있어? 하는 순간, 들키는 순간 갓워즈는 평생 못하는 몸이 될 텐데?”
문제는 그 방법을 시도하기에는 암흑 대륙 초입은 너무나도 드높은 무대였다.
게임에 인생을 바치는 건 물론, 그중에서도 선택받은 이들만이 오를 만큼 드높은 무대.
심지어 지금 BJ대마도사와 소드 길드의 대결은 그런 무대에서도 가장 뜨겁게 타오르는 세기의 대결이었다.
그런 무대에 재를 뿌린다?
게임을 접는 수준에서 그칠 일이 아니었다.
이익을 떠나서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넘어 돌팔매질을 받을 각오가 있어야 하는 일.
“사냥뱀 길드의 마스터가 암흑 대륙 초입에 있어요. 미궁을 간신히 뚫고 나왔더군요.”
그리고 그에 부합하는 인물이 딱 한 명 있었다.
“BJ대마도사에게 엿 먹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생긴 셈이군.”
더불어 BJ대마도사에게 안 좋은 마음이 가슴 속에 가득 하다못해 차고 넘칠 만한 인물이.
“원하는 건?”
“어비스 길드의 지분 2.2퍼센트요.”
“아주 미친놈이군.”
그러한 인물의 등장에 멀린은 말했다.
“그래서 더 믿음직하군.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놈은 아주 미친놈밖에 없을 테니까.”
기꺼이 그 미친놈을 쓰자고.
“좋아요, 그럼 사냥뱀 길드에 전달하겠어요.”
멀린의 허락에 엠마가 고개를 끄덕이며 스마트폰을 들었다.
"지금 당장 폭군을 공격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