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25화 (425/485)

425화.  < 131화. 암흑 대륙 (3). >

6.

대부분 스타 플레이어들에게는 파파라치가 붙고는 했고, 그 파파라치를 통해 일거수일투족이 실시간으로 보도되고는 했다.

그리고 그러한 파파라치의 존재는 빅 이벤트나 기획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가장 큰 요소였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서프라이즈 이벤트보다 강력한 것은 없는 법이니까.

10대 길드가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그 점 때문이었다.

암흑 대륙에는 파파라치가 존재하고 싶어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

- BJ대마도사 소식 없어?

ㄴ 있겠냐? 지금 암흑 대륙에 파파라치가 있을 리 없잖아?

ㄴ 파파라치는커녕 그냥 사냥 중인 플레이어들도 숨죽이고 사냥하기 바쁜 곳이지.

BJ대마도사의 정보에 세간이 갈증을 느끼는 건 그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갈증에 대한 불만은 당연히 라이징 스타 채널을 향했다.

“현재 그와 관련된 정보를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아, 글쎄 알아도 못 알려준다니까. 극비라니까, 극비! 나 같은 하급 직원한테는 오지도 않아.”

“야, 동생이라도 못 알려줘 이건. 안 된다니까.”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미칠 노릇.

“어휴, 미치겠네. 진짜 모르겠는데 왜 자꾸 물어보는 거야?”

“그래, 미치겠다. 가뜩이나 소드 길드랑 붙는 것 때문에 밤잠도 설칠 판인데 말이야.”

“하필이면 사장님도 없는 날이고.”

심지어 박영준마저 자리에 없다는 사실에 직원들이 느끼는 혼란은 더 지독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그게 의문이 됐다.

“그보다 사장님은 오늘 왜 안 나오셨대?”

평소에도 자리를 비우기는커녕 퇴근조차 하지 않는 박영준이 이토록 바쁜 날에 자리를 비우는 건 처음 있는 일.

“속 쓰려서 병원 좀 다녀오신다는데?”

“병원?”

그 이야기에 직원이 어깨를 으쓱했다.

“난 또 무슨 중요한 사람하고 식사 약속이라도 한 줄 알았네.”

7.

딱히 특별할 것 없는 VIP용 1인용 병실.

“병원이라니.”

그 병실 안에 마련된 식탁 앞에 앉은 박영준은 쓴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

“약속 장소로는 흔치 않은 곳이군요.”

그 질문에 맞은 편에 앉아있던 사내, 아즈모가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말했다.

“그래서 문제라도 있나?”

“문제는커녕 최고의 장소죠. 일단 가장 좋은 건 파파라치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제아무리 법을 무시하는 파파라치나 기자들이라고 해도 병원 안까지 들어오는 건 밥줄이 끊기는 수준의 일이 아니니까요.”

아즈모가 대답 대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박영준은 말을 이어갔다.

“두 번째는 관계자들 입 단속하기가 좋죠. 직업에 차별을 두는 건 좀 그렇지만, 패밀리 레스토랑에 파트 타임으로 고용된 직원하고 연봉으로만 30만 달러를 받는 의사하고는 입을 잘못 놀렸을 때 치러야 하는 리스크가 남다르니까요.”

그렇게 말을 이어가던 박영준이 병원에 있는 자그마한 창문, 특별하게 제작되어 안에서만 밖을 볼 수 있는 창문 너머에 보이는 샌프란시스코의 광경을 보며 말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끝내주는 건 교통체증이 지랄 맞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조용히 그리고 깔끔하게, 그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쓸 필요 없는 닥터 헬기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는 거겠죠.”

“계속 느끼는 거지만 BJ대마도사가 자네를 파트너로 고른 건 최고의 선택이었어.”

그 칭찬에 박영준이 옅게 웃었고, 이번에는 아즈모가 말을 이어갔다.

“설명이 필요 없는 파트너만큼 최고의 파트너는 없으니까. 특히 지금처럼 아주 보안이 중요한 일을 처리할 때는 더더욱.”

“감사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굳이 내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는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 안 그래?”

그 질문에 박영준은 옅은 미소와 함께 옅은 눈웃음을 지었다.

“포커 좋아하십니까?”

“아니, 별로. 카지노에서 하는 도박은 별로라서 말이야.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하잖아?”

“전 포커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래, 포커로 와튼 스쿨 학비를 다 벌었다고 들었는데 좋아하지 않을 리가 없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포커에서 이렇게 판이 아닌 곳에서 단 둘이서만 얼굴을 마주 보는 건 오로지 하나, 아주 큰 판을 앞두고 수작을 부릴 때뿐이죠."

툭.

말을 하던 박영준이 손가락으로 앞에 놓인 식탁을 한 번 두드린 후에 말했다.

“빅딜을 하러 오신 거겠죠. BJ대마도사와 어비스 길드, 베팅할 쪽을 고르기 전에 하는 빅딜."

그 말에 아즈모 역시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 말 그대로였다.

아즈모, 그는 이제 최후의 베팅을 할 속셈이었다.

“맞춘 기념으로 정보를 주지. 현재 어비스 길드는 탐험가 길드를 포함해 3개 길드를 포섭했다. 즉, 10대 길드 중 네 곳이 손을 잡은 거지. 그리고 현재 내가 10대 길드 중 두 곳을 샀어.”

샀다, 아즈모이기에 뱉을 수 있는, 그렇기에 감탄이 나오는 표현.

동시에 그것은 아즈모가 가진 영향력의 크기이기도 했다.

“여기서 불사자 길드는 BJ대마도사의 편에 섰고, 소드 길드는 시비를 걸긴 했지만 어느 쪽 편에도 서지 않은 상태. 결과적으로 세 곳이 선택을 앞두고 있는 중이지. 그리고 여기서 깔끔한 방법은 내가 어비스 길드 편을 서는 거고.”

그런 아즈모가 어비스 길드와 손을 잡는다면 모든 균형을 아주 가볍게 무너질 터.

“잘 알겠지만 판이 여기까지 왔으면 그저 친하다는 사실만으로 거래를 할 순 없거든.”

그리고 아즈모는 이제 절대 승리에 베팅을 해야 했다.

즉, 이 자리는 아즈모가 BJ대마도사에게 통보하는 자리였다.

“그러니까 어비스 길드보다 낫다는 걸 보여줘.”

그저 기대감이나 미래성 따위가 아니라 확신을 가질 만한 무언가를 보여 달라.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소드 길드 상대로 솔로 레이드로 이겨줘야겠어.”

그러나 이어진 조건 앞에서는 박영준도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제안이야.’

제아무리 BJ대마도사가 대단하다고 하더라도 그 전력에는 한계가 있는 법.

상식적으로 말하자면 10대 길드 중 가장 말석이라는 불사자 길드와도 솔로 레이드를 펼쳐도 이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그런데 10대 길드 중 2인자인 소드 길드를 상대로 혼자서 붙어서 승리를 쟁취하라?

그 사실을 다른 누구도 아닌 아즈모가 모를 리 만무.

그렇기에 박영준은 아즈모의 의도를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런 제안을 했다는 건……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거겠지.’

해내거나, 자신이 없으면 그에 해당하는 메리트를 제시하거나.

그리고 그 메리트가 무엇인지도 어렵지 않았다.

‘자신 없으면 지분을 내놓으라는 의미일 테고.’

아즈모에게 돈 따위가 메리트가 될 가능성은 없었기에.

어쨌거나 한 가지는 확실했다.

여기서 아즈모가 당장 자신이 내뱉은 제안을 주워삼킬 가능성은 절대 없다는 것.

“좋습니다.”

그렇기에 박영준은 괜한 협상 따위는 하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여기서 확답을 하지도 않았다.

“BJ대마도사에게 그리 전달하겠습니다. 답이 정해지면 바로 연락 드리죠.”

대답을 다음으로 미뤘다.

“시간은 충분하니까 서두르지 않아도 좋아.”

그리고 그런 박영준에게 아즈모는 기꺼이 시간을 줬다.

“당장 BJ대마도사는 암흑 대륙에 적응하는 데에만 최소 일주일이 걸릴 테니까.”

8.

크어어!

듣는 순간 오금을 저리게 만들 만큼 흉포한 울음 소리.

그러한 울음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보면 보이는 가죽 갑옷으로 무장한 오우거의 존재감은 보스급 몬스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강렬했다.

크어어! 크아아!

심지어 그 숫자가 하나도 아닌 셋이라는 사실은 암흑 대륙까지 무수히 많은 종류의 몬스터를 잡아 온 플레이어들조차 도전을 쉬이 용인하지 않았다.

보이는 외형적인 모습만 그런 게 아니었다.

이 세 마리의 오우거 정찰병들은 적을 마주하는 순간 서로 어깨를 맞댄 채 대응을 했다.

나름의 파티 플레이를 보여준다는 의미.

또한 전력상 열세라고 판단되면 두 마리가 시간을 끄는 사이 한 마리가 본진으로 도망을 쳤다.

초반에 포위망을 구축하고, 압도하지 못한다면 아주 골치 아픈 일이 생기는 셈.

그와 별개로 전투력 자체도 무지막지했다.

당장 오우거라는 사실부터가 남다를 뿐더러, 놈들은 갑옷을 입고 있어도 무기를 들고 있었으니까.

크-왕!

“크왕!”

그러나 그러한 오우거 정찰병도 럭키와 골드, 그 둘 앞에서는 처량할 따름이었다.

포효와 함께 전력으로 달리던 럭키와 골드, 그 두 늑대가 오우거 정찰병을 향해 미사일처럼 몸을 날렸다.

쿠궁!

그러한 공격에 그 쓰러질 것 같지 않은 거목과도 같은 정찰병 오우거 두 마리가 등으로 대지를 두드렸다.

기본 스펙에서 럭키와 골드가 오우거 정찰병을 압도한다는 증거.

콰직!

더불어 어지간한 레전더리 아이템보다 강인한 럭키와 골드의 이빨은 오우거 정찰병의 가죽 갑옷과 가죽을 통째로 물어뜯어냈다.

크어어!

크아아!

럭키와 골드가 오우거 정찰병들의 흉포한 울음 소리를 단숨에 처량한 단말마로 만들어버리는 순간.

크어!

그렇다고 남은 한 마리의 처지가 좋은 건 아니었다.

“네놈, 어디도 가지 못한다!”

오히려 반대, 오우거조차 애처럼 보이게 만들 거인의 몸뚱이를 가진 실버를 마주한 오우거 정찰병의 꼴은 더 처량했다.

퍼엉!

실버의 발길질 한 번에 오우거 정찰병이 쓰레기통마냥 그대로 날아가 쓰러졌으니까.

그다음은 더 처참했다.

쿵!

도장을 찍듯이 제 발로 쓰러진 오우거 정찰병의 머리통을 내리찍은 실버가 그대로 오우거 정찰병의 몸 위에 올라탄 후에 제 주먹을 미친 듯이 내리꽂았다.

쿵!

마치 어른이 애를 상대로 파운딩을 하는 듯, 보는 입장에서는 환호성을 넘어 오싹함을 느낄 만한 광경이었다.

여러모로 압도적인 광경이었다.

당연히 전투 시간도 짧았다.

[오우거 정찰병을 처치했습니다.]

미다스가 마법을 쓸 여유조차 없을 정도.

"흠."

물론 미다스 본인도 그렇게 여유가 넘치는 건 아니었다.

이 전황 속에서 그의 눈은 쉴 새 없이 사방을 훑으면서 혹시 모를 낌새를 살피고 있었다.

이상한 건 아니었다.

암흑 대륙에서 오우거 보초병이나 정찰병을 제거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주변 상황을 경계하는 것이었으니까.

‘휴우, 플레이어는 없네.’

물론 미다스의 경우에는 그 경계 대상이 오우거가 아니라 플레이어였다.

‘이거, 플레이어 눈치 보는 게 더 힘드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미다스의 플레이는, 이렇다 할 수색도 없이 곳곳에 배치된 오우거 정찰병의 위치를 파악하고 움직이는 플레이는 이곳에 있는 플레이어들의 기준으로 보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이었으니까.

들키면 100퍼센트 의심을 받을 테고, 여러모로 미다스 입장에서는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에휴.”

고개를 돌려 붉은빛 기둥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는 미다스의 입에서 한숨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했다.

지금까지야 그냥 잔챙이들만 처리하면서 조심스럽게 이동에만 집중했으면 될 일.

그러나 오우거 대장간을 점령할 때에는 지금까지처럼 잔챙이만 잡는 것으로는 불가능했다.

필시 오우거 대장간을 점령하고 있는 메인 부대와의 전투를 치러야 할 터.

‘어쩔 수 없지.’

그러한 전투에서 지금처럼 플레이어들을 경계하면서 움직이는 건 불가능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수밖에.’

물론 그렇다고 멈출 수는 없었다.

“얘들아, 이동하자.”

그렇게 미다스가 붉은빛 기둥을 향해 움직였다.

9.

“흠.”

붉은빛 기둥이 솟구치는 곳, 그곳을 바라보던 미다스가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럭키를 바라봤다.

헥헥!

그러한 럭키의 숨소리를 확인한 후에 미다스가 고개를 돌려 다시 붉은빛 기둥을 확인했다.

“흠.”

그러자 다시 한 번 더 그의 입에서 묘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내 눈깔이 이상한 게 아니라면…… 설마 오우거 대장간에 오우거가 없는 건가?’

분명 붉은빛 기둥이 있는 곳이 퀘스트 장소인 오우거 대장간일 텐데, 그곳에 그 어떤 몬스터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

‘이게 말이 돼?’

치열한 전투를 각오하고 숨죽인 채 이곳까지 온 미다스 입장에서는 의심부터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잠깐만.’

그때 미다스는 머릿속으로 자신이 받은 퀘스트 내용을 다시 한 번 떠올려봤다.

‘그러고 보면 퀘스트 보상이 아예 없었잖아?’

그렇게 떠올린 퀘스트창에는 그 어떤 보상도 존재치 않았다.

보상이 없다는 건 그래도 그나마 퀘스트 난이도가 낮다는 의미.

그러한 부분을 생각하면 오우거 대장간에 오우거가 없는 것도 이상한 일은 없었다.

‘애초에 여기까지 오는 것부터도 난이도는 이미 지랄난 수준이고.’

그리고 미다스의 경우니까 여기까지 오는 게 쉽고, 편했던 거지 보통 플레이어들이라면 이 오우거 대장간을 찾는 데에만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 그 이상을 허비할 수도 있었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오우거 대장간에 오우거 무리가 없는 게 상식적인 셈.

물론 그러한 판단은 아무래도 좋았다.

저기에 뭐가 있든 아니면 없든 간에 미다스가 해야 할 일은 하나뿐이었으니까.

‘일단 가보자.’

오우거의 대장간을 점령하는 것.

헥헥!

“주인님, 저기 이상한 것이 보입니다.”

그렇게 럭키와 골드를 앞세운 채 이동하던 미다스가 오우거의 대장간에 도달했다.

[버려진 오우거 대장간을 발견했습니다.]

[퀘스트 조건을 완료했습니다.]

이윽고 들리는 알림을 배경음 삼은 채 바라보는 오우거의 대장간은 일반적인 대장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엄청나네.’

그 크기가 오우거의 덩치에 어울릴 만큼 크다는 것만 제외하면.

‘여기서 드워프인 자가가 작업을 한다고?’

때문에 미다스는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해도 NPC자가가 이곳에서 무언가를 하는 장면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때였다.

“용케 찾아냈군.”

미다스가 퀘스트 완료 알림을 듣고 얼마 지나지 않아 NPC자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NPC자가의 등장에 미다스는 말했다.

“아무래도 버려진 곳 같습니다.”

그러면서 준비했다.

‘버려졌다는 건 나한테 뭔가 시킨다는 의미인데…… 그래, 빨리 와라. 역작이 뭔지 보자.’

다음 퀘스트, 그 자가의 역작 퀘스트를 받을 준비를.

“오히려 잘됐네. 버려졌다는 건 이곳에 오우거 놈들이 올 일이 없다는 의미일 터. 차라리 마음 편히 작업할 수 있겠지.”

그러한 미다스에게 NPC자가가 응해줬다.

“황금 석탄만 구할 수 있다면.”

그 말의 의미를 미다스는 바로 파악했다.

‘오케이, 그게 다음 퀘스트 과제네.’

“제가 구해다드리겠습니다.”

미다스가 빠르게 퀘스트를 진행시켰다.

“정말인가?”

“아무렴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라면 그 어떤 일이라도 구해드리겠습니다.”

“허허, 하지만 황금 석탄을 찾는 건 쉽지 않을 걸세.”

그때 나온 말, 쉽지 않다는 말에 미다스의 표정은 굳었다.

‘젠장, 또 헬모드인가?’

갓워즈란 게임이 그동안 보여준 난이도를 생각했을 때 시작부터 아예 어렵다고 못을 박는다면 진짜 말도 안 되게 어려울 가능성이 높았으니까.

그렇게 초조함을 느끼는 미다스에게 NPC자가가 설명을 이어갔다.

“황금 석탄은 이곳, 암흑 대륙에서도 극히 희귀한 광물일세. 그것도 땅 속에 숨겨져 있는 놈으로 블랙 고블린 중에서도 아주 특별히 후각이 뛰어난 놈들만이 찾을 수 있지. 오우거의 대장간을 찾고자 한 것도 그 때문이었네. 나조차도 그걸 찾을 수 없기에 오우거의 대장간을 터는 수밖에 없었으니까.”

‘응?’

그 설명에 미다스가 구겨진 표정을 살짝 풀며 물었다.

“저기, 석탄인데 땅 속에 숨겨져 있다고요?”

“그렇다네. 찾으려면 블랙 고블린의 후각을 이용할 수밖에 없고. 아마 돌아다니다 보면 블랙 고블린을 이용해 황금 석탄을 찾는 오우거 정찰병을 찾을 수 있을 걸세. 그런 놈의 뒤를 따라 다니다보면 구할 수 있을 걸세.”

그리고 이어진 설명은 NPC자가가 경고한 것처럼 아득한 내용이었다.

이 드넓은 암흑 대륙에서 그냥 정찰병도 아니고 블랙 고블린을 데리고 다니는 오우거 정찰병을 따라다니면서 놈들이 황금 석탄을 찾은 후에 공격해서 얻으란 소리였으니까.

퀘스트 공략 난이도를 가늠할 수 없는 일.

“구하기 힘든 만큼 대단한 놈이지.”

NPC자가가 거듭 어렵다는 부분을 강조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었다.

“황금 석탄으로 녹인 물건은 본래의 능력을 유지하면서도 그 성질을 바꿀 수 있으니까. 그것이 뭐든 간에. 쉽진 않겠지만 충분히 구해 온다면 내 기꺼이 자네의 무구를 바꿔주겠네. 응?”

그렇게 설명을 하던 NPC자가가 고개를 갸웃했다.

“자네 웃음이 나오나?”

자신의 앞에 있는 미다스가 입이 찢어질 듯 웃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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