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21화 (421/485)
  • 421화.  < 130화. 럭키 타임 (4). >

    8.

    갓워즈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을 무렵, 그 무렵에 갓워즈에 공략이란 개념은 존재치 않았다.

    공략은커녕 몬스터를 보는 것조차 처음인 때였고, 그런 세상에 던져진 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하나였다.

    압도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

    10대 길드의 탄생을 비롯해 무수히 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것 역시 당시 압도적인 폭력을 행사한 덕분이었다.

    당연히 라포, 그에게도 압도적인 폭력이 있었다.

    - 버프 걸린 똘똘이도 괴물인데.

    갓워즈에서 전투에 있어서 1티어라 평가 받는 펜리르의 신수 똘똘이와 갓워즈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버프 능력을 가진 라포.

    그 둘이 조합되었을 때 나오는 폭력은 그 어떤 몬스터 앞에서도 밀리는 경우가 없었다.

    해서 이런 평가가 나왔다.

    - 아무렴, 버프 걸린 똘똘이는 럭키랑 비교해도 조금도 부족하지 않은 괴물이지.

    똘똘이가 라포의 버프만 받을 수 있다면 최강의 신수가 되어버린 럭키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라포의 버프는 그 정도로 강력했다.

    그 때문이었다.

    - 그런 라포 버프를 럭키가 받다니.

    쉴 새 없이 버프를 거는 라포, 그 앞에 선 럭키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건.

    “헤라클레스의 용맹이여 이 나약한 육체에 깃드소서.”

    - 결국 헤라클레스의 용맹까지 걸어버렸네.

    - 버프 끝판왕을 거네.

    이윽고 라포가 버프 주문 하나를 마치는 순간, 채팅창에는 이제 경악하는 채팅조차 올라오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 현재 라포의 21종류의 버프를, 그것도 레전더리 등급 버프만 11개를 받은 럭키의 강함은 상상 밖의 수준.

    비유를 하자면 핵무기와 같은 수준이었다.

    이제 그 핵무기를 발사할 일만 남았는데 그 앞에서 말이 나온다면, 그게 도리어 이상한 일일 터.

    그 상태에서 말을 할 수 있는 건 오직 한 명이었다.

    “럭키.”

    BJ대마도사.

    “마음껏 즐겨.”

    그의 말이 끝나는 순간 럭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검은 늑대를 향해 달려갔다.

    크르르!

    그리고 검은 늑대 역시 럭키의 등장에서 잠을 멈추고 몸을 일으켰다.

    그 둘이 서로를 마주했다.

    그 순간이었다.

    팟!

    시험의 늑대가 갑자기 대지를 박차며 럭키를 향해 움직였다.

    그 움직임은 총알 같았다.

    대지를 박차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어느새 럭키와의 거리를 바짝 좁힐 정도.

    보는 입장에서는 눈이 그 움직임을 감히 쫓아가지 못할 정도

    - 어?

    그래서 반응이 늦을 만큼 빨랐다.

    그만큼 위험했다.

    갓워즈에서 가장 골치 아프고, 위험한 타입이 바로 빠른 이동 속도를 가진 것이었으니까.

    플레이어들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자신보다 우월한 스펙을 가진 몬스터들을 빠른 속도로 제압하는 게 플레이어들의 방식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그 이점을 몬스터 쪽이 가지고 있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

    ‘위험해.’

    그런 이유로 시험의 늑대의 속도를 본 몇몇 이들이 본능적으로 위기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위협을 마주한 럭키는 반응했다.

    움직임 자체는 특별할 게 없었다.

    휙!

    자신을 향해 몸을 날리는 시험의 늑대를 그저 몸을 돌려 가뿐하게 피해냈을 뿐.

    그렇게 투우사처럼 피한 럭키가 자신을 스쳐 지나간 시험의 늑대를 향해 이번에는 본인의 몸을 날렸다.

    그러한 럭키의 몸이 포물선처럼 날아가 시험의 늑대 몸뚱이 위에 그대로 떨어졌다.

    동시에 소리가 들렸다.

    퍼억!

    럭키가 손에 쥔 도깨비 방망이가 그대로 시험의 늑대를 머리통을 두드리는 소리가.

    - 어?

    그 사실에 채팅창 위로는 물음표가 가득 올라왔다.

    - 뭐야?

    - 럭키가 언제 늑대 위에 탔어?

    그도 그럴 것이 시청자들의 시점에서는 시험의 늑대가 럭키를 향해 공격하는 순간, 그 순간 눈 한 번 깜빡하고 뜨자 시험의 늑대 몸뚱이 위에 올라타 왼손으로는 놈의 털가죽을 잡은 채 그리고 오른손에 든 도깨비 방망이로 내리치는 럭키의 모습이 보인 셈이었으니까.

    과정은 보이지 않고 장면만 보이는 셈.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 미친, 럭키 속도 장난 아니잖아!

    럭키가 더 빠르다는 것.

    - 역시 럭키님! 어느 솔로도사랑 차원이 다르네!

    - 버프는 역시 라포 버프!

    - 이래도 BJ대마도사입니까?

    - 럭키님 이제 BJ대마도사 버리고 라포 님으로 갈아탑시다.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되기 시작한 시청자들은 그 사실에 이제는 여과 없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맙소사.’

    ‘저런 속도가 나온다고?’

    그리고 그 광경을 보는 불사자 길드원들은 감탄을 내뱉었다.

    일부는 경악했다.

    ‘저런 속도를 가진 럭키를 막을 수 있을까?’

    시험의 늑대의 움직임에도 반응하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은 상태, 그런데 그것을 뛰어넘는 움직임을 보이는 럭키를 과연 적으로 마주 했을 때 과연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럭키가 날 노리면 끝이다.’

    ‘저건 우리가 막을 수 있는 종류가 아니야.’

    특히 탱커들과 원거리 딜러들 입장에서는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동시에 전율도 돋았다.

    ‘BJ대마도사랑 손잡길 잘했다.’

    그 소름 돋는 상상이 자신들의 현실이 될 리는 없다는 사실에 대한 전율.

    ‘BJ대마도사랑 한 팀이면 어비스 길드랑도 붙어볼 만해.’

    그리고 넘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벽을 기꺼이 부술 수 있으리란 확신에서 나오는 전율.

    물론 아직 게임이 끝난 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 전투는 이제 막 시작한 상황, 미다스의 표정이 좋지 못한 건 그 때문이었다.

    ‘속도는 분명 빠르다. 하지만 속도가 전부는 아니야.’

    상대는 보스 몬스터, 제아무리 럭키가 라포의 버프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기본 스펙에서 압도하는 건 불가능했다.

    ‘저 위에서 오래 못 버터.’

    미다스의 예상대로 시험의 늑대가 로데오를 하듯 거세게 몸을 흔들자, 럭키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 나왔다.

    크-왕!

    그리고 그렇게 떨어져 나온 럭키를 향해 시험의 늑대가 다시 한 번 몸을 날렸다.

    그 후 상황은 조금 전과 똑같았다.

    럭키가 공격을 피하며 다시 시험의 늑대 위에 올라탔고, 도깨비 방망이를 내리쳤고, 시험의 늑대가 다시 몸을 흔들며 럭키를 제 몸뚱이에서 쫓아내는 식.

    그런 공방이 거듭 진행됐고, 그 공방을 보던 이들은 생각했다.

    - 이거 생각보다 쉽지 않겠는데?

    전황이 마냥 럭키에게만 유리하지 않다는 것을.

    - 딜 넣을 시간이 너무 없어.

    ㄴ 딜이 박히는지도 의문이고.

    일단 공격 자체는 럭키가 일방적으로 하는 구조였으나, 막상 공격 횟수는 많지 않았다.

    그건 곧 유의미한 데미지 딜링을 기록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

    - 딜 하다가 버프 지속 시간 끝나면 최악인데.

    그리고 럭키에게 주어진 시간이 낭비된다는 의미였다.

    또한 어디까지나 버프를 받았기에 우위를 점하는 상황에서 그 버프가 끝났을 때의 결과는 누가 상상해도 참혹할 수밖에 없을 일.

    물론 미다스가 생각하는 가장 참혹한 시나리오는 따로 있었다.

    ‘사생결단만 나오지 마라.’

    만약 시험의 늑대가 럭키를 상대로 사생결단 스킬을 쓴다면, 그때는 그냥 모든 것이 무너질 터.

    그때였다.

    [시험의 늑대가 신수의 가호를 받습니다.]

    거듭 공격을 반복하던 시험의 늑대가 처음으로 공격을 멈추고 럭키를 바라봤다.

    크르르!

    그리고 럭키를 바라보는 녀석의 털이 쭈뼛쭈뼛, 고슴도치 가시처럼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파지직!

    이윽고 시험의 늑대의 몸에서 검은색 스파크 튀기기 시작했다.

    - 저거 설마?

    - 전광석화?

    펜리르의 신수만이 쓸 수 있는 레전더리 등급 스킬, 전광석화가 발동하는 순간.

    - 저기서 더 빨라진다고? 미친!

    그 사실에 시청자들은 경악했다.

    ‘오케이.’

    반면 미다스는 오히려 쾌재를 불렀다.

    미다스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셈.

    ‘이러면 차라리 고맙지.’

    동시에 충분히 맞대응할 카드도 있었다.

    “럭키, 전광석화다!”

    럭키 역시 전광석화를 쓰면 전황이 바뀔 이유는 조금도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럭키 역시 은빛 머리칼을 금빛으로 물들었고, 다시 한 번 그 둘이 앞서 이루어졌던 공방을 다시 재현했다.

    - 뭐야? 이거 너무 빠르잖아?

    앞선 공방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빠르게.

    마치 빨리 감기를 한 것처럼.

    - 젠장, 너무 빨라서 뭐가 뭔지 모르겠어!

    보는 입장에서는 정신이 없을 지경.

    - 어?

    그 순간 치열하게 부딪치던 장면이 갑자기 멈췄다.

    정확히는 럭키가 시험의 늑대 위에 올라타서 도깨비 방망이를 내리치는 순간 시험의 늑대가 갑자기 그대로 굳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 상태 이상 터졌다!

    도깨비 방망이의 특수 옵션인 도깨비 장난이 발동했다는 것.

    - 마비다, 마비!

    그것도 그냥 특수 효과가 아니라 가장 치명적인 효과 중 하나인 마비 효과가 발동한 순간 채팅창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 크으, 역시 럭키님! 운빨도 제대로 터져주시네!

    - 럭키님이 럭키했다!

    - 이 맛에 운빨방망이 쓰는 거지!

    그 환호성 속에서 럭키는 그대로 굳어버린 시험의 늑대 몸뚱이를 쉴 새 없이 내리쳤다.

    콰앙, 콰앙!

    그리고 내리칠 때마다 마치 해머로 땅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주변을 뒤흔들었다.

    - 딜 박히는 소리 봐. 끝장나네.

    듣는 입장에서는 섬뜩한 소리.

    크르르!

    그러한 섬뜩한 폭력의 소리 사이로 마비 상태에서 풀린 시험의 늑대가 내뱉는 으르렁거림이 흘러나왔다.

    - 아, 벌써 풀렸네.

    채팅창에서는 자연스레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 순간이었다.

    퍼억!

    시험의 늑대가 몸부림을 치기 전 마지막이라도 한 번 더 딜을 넣기 위해 럭키가 도깨비 방망이를 내리치는 순간, 막 제 몸을 흔들고자 하던 시험의 늑대가 다시 한 번 굳었다.

    - 어? 설마 또?

    - 이번엔 석화 같은데?

    이번에 발동한 건 다름 아니라 석화 상태 이상.

    - 캬! 두 번 연속 홀딩이다!

    - 럭키다, 럭키!

    그 연달아 찾아온 행운에 시청자들이 채팅창을 웃음 섞인 환호성으로 도배했다.

    콰앙!

    그사이 럭키는 쉼 없이 딜링을 거듭했다.

    크르르!

    이윽고 석화 상태에서 깨어난 시험의 늑대가 다시 한 번 몸부림을 치며 럭키를 쫓아냈고, 채팅창으로는 웃음기가 감돌던 채팅창에는 다시 한 번 더 긴장감이 깔리기 시작했다.

    - 또 시작이네.

    - 버프 다 끝나기 전에 럭키님이 잡을 수 있으려나?

    그 긴장감 속에서 다시 시작된 공방.

    - 어?

    그 공방 속에서 시청자들은 다시 한 번 더 볼 수 있었다.

    - 또 굳었네?

    도깨비 방망이의 효과 앞에서 무력화된 시험의 늑대를.

    그것을 보던 미다스도 어처구니가 없는 듯 저도 모르게 말했다.

    “오늘 럭키가 운이 겁나 좋군요.”

    9.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제아무리 대단한 장수도 운 좋은 장수 앞에서는 답이 없다고.

    럭키와 시험의 늑대, 그 둘의 전투가 그러했다.

    처음에는 박빙이었다.

    아니, 분명 시험의 늑대가 유리했다. 시간은 다른 무엇도 아닌 시험의 늑대 편이었으니까.

    - 또 터졌다!

    - 전투 한 번에 홀딩 상태 이상 5번 터지는 건 좀 너무한 거 같은데?

    그러나 거듭된 도깨비 방망이의 특수 효과 앞에서는 시험의 늑대가 가진 모든 강함이나 특수 능력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 저 검은 늑대는 진짜 복날 개 패듯 맞기만 하네.

    - 불쌍하다, 불쌍해.

    보는 입장에서는 맞는 몬스터에게 동정심이 생길 정도로 일방적인 폭력만 있을 뿐.

    당연히 결과는 뻔했다.

    [시험의 늑대를 처치했습니다.]

    전투가 시작되고 6분이 되었을 때, 시험의 늑대가 그 일방적인 폭력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 럭키가 럭키했군.

    보는 입장에서는 웃음이 나올 법한 일.

    “와, 이게 이렇게 되네.”

    “드래곤 슬레이어보다 도깨비 방망이가 낫네, 나아.”

    불사자 길드원들 역시 그 광경을 보며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였다.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모든 이들에게 보상이 주어집니다.]

    불사자 길드원들 모두에게 알림이 들렸고, 그 알림에 모두가 반사적으로 제 인벤토리를 확인했다.

    “헉!"

    “이, 이거 뭐야?”

    그리고는 모두가 동시에 똑같이 놀라며 소리쳤다.

    “레전더리 스킬 카드북이다! 신수 전용!”

    그 외침에 채팅창도 아수라장이 됐다.

    - 뭐라고? 신수 전용 스킬 카드북?

    - 레전더리 등급이라고? 진짜?

    이제까지 갓워즈에 등장한적 없는 엄청난 보상.

    - 잠깐만, 이거 전부 받은 것 같은데?

    심지어 그 보상이 한 명에게 지급되는 것도 아니고 모두에게 지급됐다?

    - 그러면 지금 불사자 길드 신수들 전부 레전더리 스킬 하나씩 생긴다는 거잖아?

    - 불사자 길드 대박 터졌네!

    불사자 길드 입장에서는 엄청난 전력 증가가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 라포 운빨 장난 아니네.

    - 럭키 익스프레스 타고 숨만 쉬었는데 이런 행운을 얻네.

    심지어 이 엄청난 전력 증가를 얻는데 불사자 길드는 어떠한 수고나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만약 불사자 길드가 BJ대마도사 없이 던전 공략을 진행했다면 피해가 적지 않았을 터.

    그 점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천운이 따른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이야, 운이 좋네요, 좋아. 여러분, 이제 BJ대마도사 코인이 대세입니다.”

    그 천운에 기꺼이 미소를 지었고, 동시에 이 천운을 준 이에게 감사를 표했다.

    “안 그래?”

    곧바로 BJ대마도사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응?’

    그러나 그 질문을 받은 BJ대마도사는 대답은커녕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의 인벤토리를 바라보더니 이내 라포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라포님, 인벤토리에 생긴 아이템이 정확히 뭡니까? 명칭이.”

    “명칭?”

    그 사실에 채팅창 분위기도 달라졌다.

    - 뭐야? BJ대마도사 인벤토리에는 아무것도 안 생긴 건가?

    - 설마 이거 일정 확률로 생기는 건가?

    - BJ대마도사만 못 먹은 거 같은데?

    뭔가 문제가 생긴 게 확실했기에.

    그렇기에 라포도 이제는 진지하게 자신의 인벤토리를 확인한 후에 말했다.

    “신수 전용 스킬카드북, 괄호치고 레전더리. 아이템 명칭은 분명 이렇게 나왔어.”

    말로도 부족한 듯 라포가 곧바로 인벤토리 안에서 신수 전용 레전더리 스킬 카드북을 꺼내 보여줬다.

    그 모습에 BJ대마도사가 더 굳은 표정을 지었고, 그 표정에 라포가 질문했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가? 스킬 카드북이 안 생겼어?”

    그 질문에 미다스가 대답했다.

    “그게…… 제껀 레전더리 에픽 등급이라서요. 아무래도 보스 몬스터를 잡으면 특전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죄송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 혼자 보스 몬스터를 잡는 게 아니었는데……."

    그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미다스가 라포 앞에서 고개를 숙였고, 그제야 모두가 상황을 이해했다.

    - 레전더리 에픽이라니, BJ대마도사사 진짜 대박 얻었네.

    본래 이 던전의 주인은 불사자 길드인데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알짜배기를 BJ대마도사가 얻었음을.

    BJ대마도사가 사과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물론 이건 누가 보더라도 해프닝이었다.

    - 그래도 어쩔 수 없지. 특전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

    - BJ대마도사 아니면 이렇게 다들 안 죽고 보상 얻는 것도 불가능했다.

    갓워즈 최초로 등장한 이벤트 던전에 보스 몬스터 전용 특별 보상이 있다는 걸 과연 누가 알 수 있단 말인가?

    때문에 라포 역시 그 사실에 대해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뭐,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덕분에 우리도 전부 보상 받았으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라포가 BJ대마도사의 어깨를 두드렸고, 그 사실에 미다스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이 빚은 꼭 제대로 갚겠습니다.”

    그 모습에 시청자들은 물론 불사자 길드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해프닝이고, 이 해프닝은 당사자들끼리 잘 정리했으니 더 이상 이것으로 왈가왈부할 일은 없다.

    ‘좋아, 잘 마무리됐다. 완벽한 연기였어.’

    미다스의 회심의 연기력이 통하는 순간.

    ‘그럼 이대로 끝내자.’

    통했으니, 이제는 커튼을 내릴 때였다.

    “그럼 이제……."

    그렇게 미다스가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는 순간.

    “한 번 까보자고.”

    그 순간 라포가 말을 했다.

    “예?”

    “럭키가 어떤 스킬을 얻게 되는지, 한 번 보자고.”

    여기서 스킬 카드를 개봉하자고.

    “지금 운이 절정에 도달했는데 여기서 까야지, 안 그래?”

    - 그렇지!

    - 지금 운빨 최고조인데 여기서 까야지!

    이어서 나온 라포의 발언에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 시청자들 역시 격렬하게 호응했다.

    ‘이게 웬 떡이래?’

    미다스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이런 분위기라면 아주 좋은 스킬 카드가 나오더라도 이상할 건 전혀 없을 터!

    ‘모른 척, 정말 운 좋은 척 연기해야지.’

    필요한 건 오직 하나, 미다스 본인의 연기력뿐이었다.

    “좋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뒤로 뺄 수는 없죠.”

    그 말과 함께 미다스가 인벤토리에서 자신에게만 생긴 신수 전용 레전더리 에픽 스킬 카드북을 꺼내고는 바로 망설임없이 스킬 카드북을 그대로 펼쳤다.

    - 깠다!

    그러자 곧바로 미다스의 눈앞에 카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카드들이 가진 에메랄드빛이 들어왔다.

    보는 것 만으로도 황홀해지는 광경.

    ‘담담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물론 미다스는 그 광경 앞에서 무덤덤한 표정을 연기했다.

    ‘절대 놀라지 말자.’

    자신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척.

    동시에 고민했다.

    과연 무엇을 골라야 할지.

    ‘절대 놀라지 말…… 헉.'

    그렇게 천천히 카드를 살피던 미다스가 카드 한 장 앞에서 그대로 굳어버렸다.

    [인랑(人植)]

    - 스킬 등급 : 레전더리 에픽

    - 스킬 효과 : 신수가 인간 모드로 변신한다. 인간 모드 상태에서는 플레이어가 착용할 수 있는 모든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다. 착용한 아이템은 신수 형태로 돌아가도 해제되지 않는다.

    더 이상 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 게 등장했으니까.

    그 순간 미다스는 소리쳤다.

    “이렇게 카드만 봐도 도무지 뭐가 나올지 모르는데 고민하는 건 멍청한 짓 같네요. 그냥 눈 감고 고르겠습니다.”

    그 외침과 동시에 곧바로 손을 뻗어 카드를 선택하자 알림이 들렸다.

    [럭키가 가진 인랑 스킬이 레전더리 에픽 등급으로 승급했습니다.]

    그리고 그 알림이 들리는 순간, 미다스가 연기를 시작했다.

    "우와아아! 맙소사! 우와! 인랑 스킬이다! 인랑 스킬이 업그레이드 되어서 나왔네요! 우와, 상상도 못했는데!”

    정말 상상도 못했다는 듯한 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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