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20화 (420/485)
  • 420화.  < 130화. 럭키 타임 (3). >

    6.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정상급에 오른 부류들은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완벽했다.

    때문에 그들은 실수를 하지 않았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수준을 누구보다 잘 알았고, 그렇기에 실수를 할 만큼 무리하지 않았으며, 위기를 자처하지 않았다.

    갓워즈도 마찬가지였다.

    정상급에 오른 플레이어들의 플레이는 모두가 남들이 감히 따라 할 수 없을 만큼 수준이 높았고, 때문에 위험한 플레이 대신 놀라운 플레이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게 이유였다.

    - BJ대마도사가 미쳤다!

    - 진짜 대단하다, 대단해 최초로 발견된 던전에서 이렇게 무식하게 게임을 하다니!

    BJ대마도사의 무모하다 못해 정신 나간 것처럼 보이는 미로 공략에 모두가 기겁을 하는 이유.

    - 후후, 이래야 우리 BJ대마도사답지.

    - 솔로는 잃을 게 없다! 그래서 최강이다!

    - 이 맛에 BJ대마도사 팬합니다.

    그리고 그의 플레이에 열광하는 이유.

    최정상급 플레이어들 중에 이렇게 무모하리만큼 과격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건 갓워즈에 오로지 단 한 명, BJ대마도사 밖에 없었으니까.

    무엇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건 화려한 것보다는 스릴이 넘치는 것이었다.

    물론 불사자 길드원들은 달랐다.

    ‘이거 미친 거 아니야?’

    ‘이러다가 몬스터 무리 만나면 어떻게 하려는 거지?’

    시청자들에게 몬스터는 화면 속의 존재이지만, 불사자 길드원들에게 몬스터는 코앞의 존재.

    하물며 이곳에는 BJ대마도사를 포함해 고작 22명의 플레이어만이 있을 뿐이었다.

    만약 시청자들이 바라는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면, 결코 목숨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

    “젠장, 이쯤 됐으면 차라리 몬스터가 나왔으면 좋겠네. 나와야 난이도를 가늠할 수 있을 거 아니야?”

    더욱이 BJ대마도사의 말도 안 되는 공략이 시작된 지 10분이 흐른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 역시 불사자 길드원들을 보다 긴장케 만들었다.

    “그렇지. 차라리 머릿수가 많은 게 낫겠어……."

    몬스터와의 조우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조만간 마주하게 될 위험도 늘어나는 법.

    물론 미다스는 달랐다.

    ‘어차피 보스몹 빼고 아무것도 없다.’

    벽 너머가 눈에 뻔히 보이는 그의 입장에서는 주저할 이유 따위는 조금도 없었다.

    “너무 속도가 느리네요, 이 속도면 럭키 익스프레스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죠. 그렇지 럭키야?”

    왕!

    “그래, 속도 좀 높이자.”

    오히려 반대.

    “대폭발.”

    미다스가 벽을 파괴하는 속도를 줄이기는커녕 가속도를 붙였다.

    ‘맙소사!’

    ‘저 새끼 또라이 아니야?’

    그 광경에 불사자 길드원들 모두가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었고 이내 고개를 돌려 자신들의 대장인 라포를 바라보았다.

    ‘길마님, 좀 말려주세요! 이러다 큰일 나겠어요!’

    부디 그가 폭주 기관차가 되어버린 BJ대마도사를 말려주기를.

    '흠.'

    그러한 동료들의 시선에 라포는 잠시 고민했다.

    사실 라포는 이런 BJ대마도사의 폭주를 막을 생각은 없었다.

    라포가 아는 BJ대마도사는 그 누구보다 냉철하고 계산적인 플레이어였고, 이제까지 그가 보여준 무모한 플레이는 나중에 돌이켜 보면 철저한 준비와 계산 끝에 이루어진 경우들뿐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굳이 나서지 않아도 적당한 때에 멈출 테지만.’

    퍼포먼스는 충분히 보여줬으니, 이제부터 BJ대마도사가 페이스를 조절하리란 것을.

    ‘그래도 길드원들이 원하는데 이쯤에서 내가 한 번 나서줘야겠군.’

    단지 필요한 건 계기뿐이라는 것을.

    “이봐, 기관사.”

    해서 라포는 BJ대마도사를 향해 말했다.

    “우리가 럭키 익스프레스 타는 게 처음이라서 아직 적응을 못했거든? 그러니까 속도 좀 늦춰주는 게 어때?”

    이 이상 페이스를 올리지 마라, 그 제안에 미다스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아, 그래요? 그럼 어쩔 수 없죠.”

    의외로 순순히 제안을 받아들이는 BJ대마도사의 모습에 라포는 미소를 지었다.

    ‘역시 내가 멈춰주길 기다리고 있었군.’

    자신의 예상 그대로 BJ대마도사의 모든 행동은 철저한 계산 끝에 나오리란 것을.

    “그럼 속성 마법은 쓰지 않도록 하죠.”

    그러나 이어진 발언에 라포의 표정은 바뀔 수밖에 없었다.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 잠깐만. 지금 속성 마법은 쓰지 않는다고 한 거지?

    - 왜 굳이 속성 마법이라는 표현을 쓰는 거지?

    - 이거 혹시?

    BJ대마도사의 발언 속에 숨겨진 의미를.

    그러한 몇몇 이들의 예상에 미다스가 기꺼이 대답했다.

    “대신 물리 마법만 쓰겠습니다.”

    "응?"

    그 대답에 놀란 표정을 짓는 라포, 그런 라포 앞에서 미다스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는 꺼냈다.

    “자, 그럼 계속 전진하겠습니다!”

    거대한 망치 한 자루를.

    7.

    - BJ대마도사가 물리 마법을 꺼냈다!

    - 구라 안 치고 진짜 빠르네. 어지간한 근접 딜러들보다 데미지가 잘 나오는 것 같아?

    BJ대마도사의 말도 안 되는 비밀 던전 공략에 세상의 이목이 집중될 무렵.

    - 그보다 몇 분 흘렀지?

    ㄴ 20분 정도?

    그렇게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채 20분 남짓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

    - 어떻게 된 게 20분 동안 몬스터 한 마리가 안 나오냐.

    그 무렵에도 BJ대마도사와 불사자 길드는 여전히 전투 한 번 없이 미로 벽을 부수며 이동 중이었다.

    보통 경우라면 지루하다 못해 시청자 숫자가 급감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

    그러나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 채팅창 어디에도 지루하다는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시청자 숫자 역시 줄어들기는커녕 거듭 늘어 이제는 4억 명을 넘은 상태였다.

    - 아직도 안 나왔음?

    ㄴ 응, 안 나옴.

    ㄴ 와, 이거 살 떨린다.

    오히려 채팅창에는 긴장감이 가득 차 있었다.

    그럴 만했다.

    - 이 정도로 몬스터가 안 나온다는 건, 사실상 일반 몬스터는 없다는 거잖아?

    ㄴ 그렇지. 아마 분명 네임드 몬스터가 기본으로 나올 거야.

    갓워즈의 모토가 무엇인가?

    절대 플레이어가 꿀을 빠는 걸 용납하지 않겠다, 아닌가?

    그런 갓워즈의 모토를 생각하면 필시 여기서 처음으로 조우하게 될 몬스터의 공략 난이도는 상식 밖일 터.

    - 어쩌면 그냥 바로 보스급 나올지도 모르지.

    ㄴ 하긴, 무한 미로에 보스 몬스터가 공개된 적은 없으니까.

    ㄴ 아무렴, 분명 무한 미로에도 보스급 몬스터가 있을 거야.

    그런 이유로 시청자들은 이곳에서 마주하게 될 몬스터가 보스 몬스터라 생각을 했고, 그런 만큼 긴장감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만약 등장만 한다면 그 역시 역사적인 순간이 될 테니까.

    그 무렵이었다.

    쾅!

    미다스가 휘두른 망치가 나무로 만들어진 벽을 뚫는 순간, 모두에게 알림이 들렸다.

    [시험의 방에 입장했습니다.]

    “어? 알림이다! 알림 떴다!”

    “시험의 방? 조금 전 시험의 방이라고 나온 거 맞지?”

    그 사실에 모두가 놀라며 벽 너머를 바라보았고, 시청자들이 보는 카메라 역시 벽 너머를 비추었다.

    덕분에 모두가 볼 수 있었다.

    “문이네?”

    - 문?

    축구장 대여섯 개가 들어가도 남을 만큼 드넓은 땅, 그 위에 나무처럼 솟아오른 거대한 문 하나.

    - 늑대?

    그리고 그 문 앞에 잠자듯 엎드려 있는 검은 거대 늑대 한 마리.

    - 생긴 게 럭키랑 비슷한데?

    - 그렇지?

    더불어 그 늑대의 생김새는 럭키와 매우 흡사했다.

    그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 그럼 설마 펜리르의 신수?

    럭키가 그러하듯 지금 저 문 앞을 지키고 있는 검은 늑대 역시 펜리르의 신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 와! 이거 장난 아니겠네.

    그리고 펜리르의 신수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강함은 모두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일 수밖에 없다는 것.

    - 펜리르 대 펜리르인가?

    - 아니지, BJ대마도사 대 펜리르지.

    - 펜리르의 신수가 드디어 럭키님 대신해서 주인 버릇 좀 고쳐주기를!

    자연스레 채팅창에 긴장감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불사자 길드원들 사이에서도 긴장감이 피어올랐다.

    ‘이거 쉽지 않겠는데?’

    일단 지금 눈앞에 보이는 건 플레이어가 소유한 신수가 아니라 적으로 등장한 신수였다.

    만약 보스 몬스터급이라면 가진 스탯과 스킬이 일반 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일 터.

    ‘아니, 어쩌면 이거 최악일지도 몰라.’

    더욱이 펜리르의 신수가 가진 강함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가장 많이 봐온 불사자 길드원들이기에 느끼는 압박감과 불안감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BJ대마도사도 마찬가지였다.

    “이거 안 좋네요.”

    사실상 최강의 신수, 럭키를 소유한 그의 입에서도 긴장감이 섞인 말이 나왔다.

    그 사실에 라포가 다가와 말했다.

    “그래, 여기서부터는 같이……."

    “고작 한 마리라니, 쯧!”

    그 순간 미다스가 라포의 말을 자르며 제 말을 이어갔다.

    “골치 아프게 됐네요, 저런 늑대 한 마리 잡으려고 전부 달려드는 건 보기 좀 그런데.”

    그렇게 제 말을 다 뱉은 후에야 라포의 존재를 확인한 미다스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라포 님 뭐라고 말씀하셨나요?”

    그 반문에 라포는 대답하지 못했다.

    할 수가 없었다.

    - 지금 BJ대마도사가 한 말 다 들었지?

    - 온갖 개소리는 다 들어봤지만, 보스몹 다구리 치는 게 좀 그렇다는 개소리는 진짜 처음 듣는다.

    - 근데 웃긴 건 반박할 수가 없다는 거임. BJ대마도사잖아? 유니콘 혼자서 끔살한 BJ대마도사.

    BJ대마도사의 말에 도무지 대응할 도리가 없었으니까.

    물론 그 발언은 연기였고, 허세였다.

    ‘빌어먹을, 장난 아니네.’

    미다스의 눈에는 보였으니까.

    [시험의 늑대(Lv.400)]

    !신수 외의 모든 공격에 어떤 피해도 입지 않음

    !1분마다 모든 신수 스킬 중 하나를 랜덤으로 사용 가능

    !상대하는 대상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모든 능력치 증가

    !상대하는 대상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이동 속도 및 공격 속도 증가

    눈앞에 있는 보스 몬스터가 가진 말도 안 되는 능력을.

    일단 가장 식겁한 건 신수를 통해서만 데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상대하는 대상의 숫자에 따른 능력치 증가 역시 매우 골치 아픈 능력이었다.

    탱킹이라도 하겠다고 다수가 달려들었다가 오히려 상황이 골치 아파진다는 의미.

    ‘모든 신수 스킬 사용이라…….'

    또한 1분마다 모든 신수 스킬 중 하나를 랜덤으로 쓴다는 것 역시 매우 골치 아픈 부분이었다.

    ‘이거 언체인이라도 나오면 미친다.’

    당장 럭키만 하더라도 전광석화나 금강불괴, 언체인 같은 말도 안 되는 스킬을 가지고 있는 상황.

    하물며 표현 그대로 펜리르의 신수만이 아니라 갓워즈에 존재하는 모든 신수의 스킬 중 하나를 쓴다는 의미 아닌가?

    운이 없으면 진짜 지옥을 맛볼 수도 있다는 의미.

    ‘럭키만으로 처리해야 해.’

    결국 럭키 혼자서 시험의 늑대를 잡는 게 최선이었다.

    또한 그게 미다스가 바라던 시나리오였다.

    “라포님이 뭐라고 말씀하신 것 같았는데 제가 잘못 들은 모양입니다. 어쨌거나 본론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딱 봐도 쟤는 럭키 정도로 처리할 수 있을 것 같군요.”

    그게 미다스가 럭키만을 앞세우는 이유였다.

    ‘이렇게 해야지 럭키한테 올인해도 된다.’

    물론 그런 미다스의 발언을 납득하는 이는 없었다.

    - BJ대마도사, 또 럭키님만 이용해먹으려고 하네.

    - 럭키님, 이 괘씸한 원딜을 이제 버릴 때가 왔습니다. 여기다 몰래 버리고 가면 아무도 못 찾을 겁니다.

    - 차라리 그러지 말고 BJ대마도사가 그냥 1대1로 붙으면 될 듯?

    시청자들이 미다스의 태클을 걸었고, 그 태클에 미다스가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아, 물론 이대로 싸우면 견적이 안 나오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말과 함께 미다스가 소리쳤다.

    “럭키.”

    왕!

    “인랑 모드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럭키가 오랜만에 다시 한 번 인랑 모드, 사람의 모습을 갖추었다.

    - 우와! 인랑 모드다!

    - 어머, 너무 멋지다!

    - 아, 눈이 정화됐습니다.

    - 다들 정신 차려! 계속 보다가는 럭키님의 미모에 눈이 멀 수도 있으니까 옆에 있는 BJ대마도사를 보라고!

    ㄴ 조언 덕분에 BJ대마도사 보는 순간 멀었던 시력이 돌아왔습니다.

    그 어느 것보다 아름다운 럭키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감탄을 토해내는 사이 미다스는 주섬주섬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꺼냈다.

    그리고 꺼낸 아이템을 보는 순간 채팅창의 반응이 달라졌다.

    - 잠깐, 저거 뿔 달린 투구 설마? 유니콘의 뿔 투구인가?

    - 갑옷! 저거 히드라의 가죽 갑옷이다!

    - 검은 거대 장갑, 아르고스의 장갑이다!

    - 미로 세트다! 그것도 5개 세트 전부! 풀 세트다!

    미로 풀세트.

    그것이 등장하는 순간 채팅창은 어수선해졌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

    - 맙소사, 미로 5세트 착용한 플레이어는 갓워즈에서 열 명도 채 되지 않을 텐데?

    ㄴ 저거 지금 시점에서 거의 최고 세트 아님?

    ㄴ 암흑대륙에서 나오는 레전더리 등급 풀세트 모은 플레이어가 아즈모 말고 없으니까, 그럴 듯?

    미로 풀세트는 현시점에서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세트였으니까.

    - 저걸 럭키가 입는다고?

    그리고 인랑 모드인 럭키는 그 모든 아이템을 아무런 제약 없이 착용할 수 있었으니까.

    “자, 럭키야. 무기다.”

    - 미친, 도깨비 방망이다!

    이윽고 미다스가 도깨비 방망이를 꺼내 럭키에게 건네주는 순간 채팅창은 물론 불사자 길드원들 사이에서도 탄식이 나왔다.

    “저걸 신수가 착용하다니……."

    “우리도 못 입는 건데……."

    10대 길드인 불사자 길드조차도 단 한 명, 라포만이 가지고 있는 미로 풀세트를 신수가 착용했다는 것.

    - BJ대마도사 재력이 대체 어느 정도인 거야?

    ㄴ 저건 돈으로 구할 수 있는 게 아니지. 권력하고 인맥 아니면 못 구하는 거라고!

    ㄴ 이거 혹시 아즈모보다 부자인 거 아니야?

    BJ대마도사의 그 끝을 알 수 없는 능력에 소름이 돋는 순간.

    ‘이걸로도 안심하긴 힘들어.’

    허나, 당장 미다스 입장에서는 이런 준비에도 시험의 늑대를 잡으리란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러니까 일단 포션 도핑부터 하자.’

    그렇기에 미다스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인벤토리에서 포션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그 사실에 시청자들은 다시 한 번 더 기겁했다.

    - 맙소사, 포션들 봐!

    - 1,000골드 이하짜리가 없네!

    - 미친, 발렌타인 30년산보다 비싼 것들만 꺼내네!

    꺼내는 것들 하나하나가 어마어마한 가격을 자랑한다는 것.

    이번 포션을 구매하느라 전재산 정도가 아니라 가진 모든 잡템을 헐값에 처분한 미다스 입장에서는 속이 타들어가는 일이었다.

    “하하, 우리 럭키 먹이는 건데 이 정도는 기본이죠. 다들 신수한테 이 정도는 먹이잖아요?”

    ‘럭키야, 부탁한다. 제발.’

    그러나 이번만큼은 포션을 아까워하지 않았다.

    럭키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데 아깝기는커녕 오히려 더 챙겨주지 못한 게 미안할 따름.

    물론 시청자들의 느낌은 달랐다.

    - 이건 좀 너무 하는 듯.

    - 보스몹이 불쌍하지 않으십니까?

    - 형, 적당히 하자.

    지금 저기 있는 시험의 늑대가 가진 강함을 모르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이 포션 도핑과 아이템 세팅이 과하다고 느껴질 수밖에.

    그러나 미다스는 개의치 않았다.

    ‘마저 버프도 건다.’

    “잭팟아……."

    포션 도핑을 마친 후에는 자신과 잭팟이 가진 몇 안 되는 버프 스킬마저 걸어줄 준비를 했다.

    “잠깐만.”

    상황을 보던 라포가 갑자기 미다스를 멈추게 한 후에 말했다.

    “버프 걸려고?”

    그 순간 미다스는 흠칫했다.

    ‘설마 말리려는 건가?’

    라포 입에서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고, 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비단 미다스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 그래, 버프까지 걸어주는 건 너무 비겁하긴 하지.

    - 라포 님이 적당한 때에 끊었네.

    - 버프 없이 이대로 가!

    시청자들 같은 생각을 한 듯, 제 생각들을 채팅창에 쏟아내는 사이 미다스가 질문에 대한 대답을 했다.

    “아, 걸어야죠.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대마도사 클래스가 버프 거는 건 좀 그렇지 않아?”

    그리고 나온 말에 미다스가 긴장하는 사이, 라포가 미다스에게 뒤쪽으로 턱짓을 했다.

    이제 그만하고 뒤로 빠지라는 제스처.

    그 사실에 미다스가 잠시 고민했다.

    고객님의 말을 듣고 뒤로 물러날 것인가 아니면 무시하고 그대로 강행할 것인가?

    그 고민을 향해 라포가 말했다.

    “버프는 사제가 걸어야지.”

    그 말과 함께 라포가 미다스에게 윙크를 보냈다.

    ‘BJ대마도사, 여기서 럭키를 통해서 우리가 손을 잡은 걸 확실하게 보여주자고.’

    오늘 이 던전 공략은 공략 그 자체보다는 BJ대마도사와 불사자 길드가 한 팀이 되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한 바.

    그런 만큼 이 최후에는 BJ대마도사와 라포가 같이 손을 잡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럭키만 앞세운 거겠지.’

    그리고 라포는 BJ대마도사가 럭키만을 앞세운 것이 그 상징을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역시 BJ대마도사, 연출이 차원이 다르다니까.’

    그 사실에 속으로 감탄을 머금은 라포가 이내 아이템 세팅을 마친 럭키 뒤에 선 채 말했다.

    “럭키 타임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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