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03화 (403/485)

403화.  < 125화. 몰락한 정령 군주 (4). >

11.

본래는 금요일에 개봉했으리라 생각했던 영화가 월요일에 개봉하면 대부분은 기분이 좋다.

하물며 그 영화가 그냥 영화가 아니라 자신이 손꼽아 기다리던 영화라면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법.

- 뭐? 레이드 날짜가 오늘이라고? 진짜?

- 와, BJ대마도사가 숨쉬기 운동 중이라고 해서 그냥 신경 끄고 있었는데, 하룻밤 사이에 이런 일이 터지다니?

- 이래서 BJ대마도사한테서 눈을 돌리면 안 된다니까. 다른 거 말고 이제 BJ대마도사만 봐야지.

BJ대마도사의 몰락한 정령 군주 레이드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급격하게 좋아진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길게는 보름 이상이 걸릴 리라 생각했던 준비 기간이 고작 며칠에 불과했을 따름이었으니까.

물론 그 사실이 모두에게 기꺼운 건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레이드 준비 중인 다른 길드 애들은 어떻게 되는 거야? 준비 기간 일주일도 안 됐잖아? 대부분 제대로 사냥도 안 하던데, 컨디션 조절도 못 했을 텐데?”

BJ대마도사에게 극한의 정수를 기증하는 조건으로 레이드 참가를 허락 받은 이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 격.

“어떻게 되긴, 그냥 허겁지겁 참가해야 하는 거지.”

당연한 말이지만 참전을 준비하던 길드들 입장에서는 만전을 갖춘 채 이번 레이드에 참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적어도 그들이 사전에 BJ대마도사로부터 디데이를 예고 받지 않은 이상은 그게 몇몇 이들이 음모론을 제기하는 이유였다.

“후후, 그게 바로 BJ대마도사의 노림수죠.”

이혁주가 대표적이었다.

“노림수?”

“딱 봐도 BJ대마도사가 자기 경쟁자들 엿 먹이기 위해 수작을 부린 거잖아요?”

“아니, 그게 말이 돼? 자기 도와주는 사람들을 상대로 엿을 왜 먹여?”

“에이, BJ대마도사가 누구입니까?”

이혁주, 그는 강력하게 주장했다.

“BJ대마도사는 평생 솔로로 살기로 하늘에 있는 신에게 맹세한 고귀한 솔로에요. 안 그래요?”

“그렇지.”

“그런 그의 입장에서는 올스타팀하고 손잡은 것조차도 일생의 굴욕이자, 신에 대한 배신이죠. 그런데 거기서 다른 이들의 도움마저 받는다? BJ대마도사의 마음에 있는 솔로의 혼이 그걸 용납하겠어요?”

이 모든 것은 BJ대마도사의 수작이며, 그에게는 그럴 이유가 충분하다고.

“듣고보니 그렇네?”

“하긴, BJ대마도사 입장에서는 솔로로 안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 나쁜 일이지.”

이혁주의 그러한 주장에 대부분은 고개를 끄덕였다.

단 한 명만 빼고.

“현우 형, 안 그래요?”

정현우, 유일하게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 그를 향해 이혁주가 말을 건넸고 그 말에 정현우는 이혁주를 보며 말했다.

“지금 매우 심각한 고민 중이니까 말 좀 걸지 말아줄래?”

어느 때보다 험상궂은 표정을 지은 채.

그 살벌한 분위기에 이혁주가 대답 대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이혁주의 관심을 벗어난 미다스가 그대로 두 손을 뭉친 채 제 입 주변을 가렸다.

온몸으로 자신이 매우 심각한 고민 중임을 표현했다.

그만큼 지금 정현우는 심각했다.

‘아, 젠장, 내가 미쳤지! 거기서 시간을 안 드리다니!’

그도 그럴 것이 이혁주가 말한 것은 정현우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였으니까.

‘날 도와주러 오신 분들이 전력을 갖출 시간은 줘야 했는데…….'

현재 몰락한 정령 군주 레이드 난이도가 얼마나 높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도와주려고 대기 중인 분들을 궁지에 몰아넣은 셈.

상식적으로 해서는 안 될 짓이었다.

‘분위기에 너무 취했어.’

그때 갑자기 350레벨 스킬 카드 보상에서 제우스의 번개 조각, 그 말도 안 되는 스킬이 나오지만 않았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짓.

‘이러다가 손 빼면 어떻게 하지?’

어쨌거나 이번 레이드에 참가하고자 했던 1티어급 길드들 입장에서는 계산기를 다시 두드릴 수밖에 없었다.

당장 극한 지대의 보스 몬스터인 몰락한 자의 수호자 레이드도 1티어급 길드들이 목숨 걸 만큼 난이도가 높은데, 그보다 더 강한 몰락한 정령 군주를 잡는데 리스크가 적을 리 만무.

그런데 갑자기 리스크가 더 커질 일이 벌어졌다?

괜히 했다가 망할 바에는 안 하는 법이 나을 수도 있다, 라는 생각이 떠오를 수밖에.

‘올스타팀도 쉽지 않을 거야.’

그리고 그러한 분위기는 올스타팀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었다.

즉, 답은 하나였다.

‘내가 미쳐 날뛰는 수밖에.’

결자해지, 그 가라앉은 분위기를 BJ대마도사가 최선을 다해 다시 떠오르게 하는 법뿐.

‘오늘 포션 한 번 미친 듯이 먹어보자.’

그렇게 속 쓰린 각오를 마친 정현우에게 이혁주가 신호를 줬다.

“그보다 이제 30분 남았네요. 그 대단한 결전이.”

이제 게임에 접속할 때가 됐음을 알려주는 신호를.

12.

“오셨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접속하자마자 자신을 반기는 고드의 모습에 미다스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어우, 적응이 안 되네.’

빅패밀리 길드, 1티어급 길드 중에서도 가장 많은 머릿수와 세력을 자랑하는 곳의 최고 권위자가 자신을 반갑게 맞이한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을 뿐.

비유를 하자면 이제 막 부장으로 승진한 회사원한테 옆집 기업 사장님이 마중 나와 인사를 하는 격이었다.

“아, 예.”

제아무리 미다스가 연기를 잘한다고 해도 약간의 어색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보다 올스타팀은 준비를 잘하셨나요?”

지금도 그랬다.

어색한 표정을 없애고 바로 여유 넘치는 웃음기를 보이며 말을 했으나, 결국 틈은 틈.

더욱이 그의 앞에 있는 사람은 실력보단 사람을 다루는 능력으로 그 거대 길드의 우두머리가 된 고드였다.

그가 그 짤막한 순간 등장했다 사라진 틈을 놓칠 리 만무.

‘역시 다른 길드들 이야기를 들은 모양이군.’

그러한 틈을 포착한 고드는 BJ대마도사가 왜 그런 틈을 보였는지도 유추할 수 있었다.

“준비는 했죠. 다른 길드들이 하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네 수법은 먹히지 않았어. 도리어 역효과가 났지.’

경쟁자들을 흔들기 위해 레이드 일정을 빠르게 잡았으나, 그 수작에 경쟁자들이 흔들리기는커녕 오히려 약이 올라 계획했던 것 이상으로 더 많은 투자를 했다는 것.

"다른 길드들이요?”

물론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미다스가 고개를 갸웃하며 의문을 표현했고, 그 모습에 고드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정말 연기력이 대단하군. 진짜 모르는 것처럼 보이네.’

고드의 귀에는 이렇게 들렸으니까.

걔네들이 뭘 준비하든 내 알 바 아닌데, 뭘 한 모양이지? 라고.

당연히 고드는 그에 대한 설명을 직접 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해줄 필요도 없었다.

“직접 물어보시죠. 이제 곧 올 겁니다.”

그 설명 그대로 BJ대마도사가 접속했다는 소식이 들리는 순간 네 무리가 미다스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극한의 정수 기증을 약속한 네 길드의 마스터들과 그들을 따르는 플레이어들이었다.

물론 순수하게 네 길드만 참전하는 건 아니었다.

올스타팀처럼 그들을 중심으로 다른 1티어급 길드들이 모여 팀을 만들었으니까.

때문에 더더욱 그 면면이 화려했다.

사실상 올스타팀이 네 개라고 보는 게 옳을 정도.

‘와.’

미다스 입장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다들 템이 왜 이래?’

특히 미다스를 놀라게 한 건 오는 이들, 각각 10명씩 도합 40명의 플레이어들이 착용한 아이템 중에 유니크 등급을 보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대부분이 레전더리 아이템을 세 개 이상 가지고 있는 건 물론, 심지어 마스터급들은 레전더리 아이템으로 도배를 하고 있었다.

‘극한 시리즈가 대체 몇 개야?’

그중에는 레전더리 아이템들 중에서도 이름난, 돈으로 거래되지 않는 아이템들도 있었다.

‘원래 이 정도는 아닐 텐데?’

나름 미다스가 사전에 했던 조사 내용과는 전혀 다른 수준의 아이템 세팅.

‘설마?’

즉, 이번 레이드를 위해서 급하게 맞춘 세팅이라는 의미였다.

“이렇게 다들 모이는 건 오랜만이네. 웨이브 길드의 마스터 쇼입니다. BJ대마도사를 만나서 반갑습니다.”

“워리어 길드의 마스터 대행, 피오입니다. 나름 유명하다고 자부하니까 이 이상 소개는 안 하겠습니다.”

“그래, 다들 알고 지내는데 괜한 통성명은 하고 짧게 말하자고. 애로우 길드의 마스터 로빈이다. 왜 로빈인지 설명 필요 없지?”

“네버다이 길드 대표로 온 힐맨입니다.”

그렇게 미다스가 방문자들의 아이템 세팅을 보고 놀라는 네 길드의 대표들이 자신들을 소개했다.

그리고는 동시에 BJ대마도사를 바라봤다.

이제 당신이 소개할 차례라고.

‘아! 이럴 때가 아니지.’

그 시선에 미다스가 정신을 차리고는 빠르게 내뱉을 멘트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은 짧았고, 결국 떠올릴 수 있는 내용은 뻔했다.

“이렇게 절 도와주러 오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절 위해서 다들 새로운 아이템들을 착용하고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전 보고 놀란 것을 언급할 뿐.

‘그냥 칭찬하면 너무 없어 보이니까 아는 척도 좀 하자.’

여기서 미다스는 좀 더 들어갔다.

당장 눈에 확 들어오는 아이템을 언급했다.

“이렇게 극한 무기가 많이 있는 건 처음 봅니다. 같이 오신 분들 것까지 합치면, 어디 보자……."

결코 거래되지 않는 아이템, 극한 시리즈를 언급했다.

“소드 두 자루에, 지팡이 하나, 활 하나에 방패 하나 맞습니까? 이 중에서 극한의 검과 극한의 활은 원래 있던 거지만 나머지 셋은 오늘을 위해서 빌리신 모양입니다.”

‘뭐, 대충 보이는 건 이 정도인가?’

그러한 미다스의 언급에 네 길드의 대표들 그리고 같이 참석한 고드의 표정이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살짝 일그러졌다.

‘아직 보여주지도 않았는데?’

‘바로 숫자까지 완벽하게 파악하다니, 분명 몰래 거래했는데 어떻게 그걸 파악하고 있지?’

BJ대마도사의 존재감을 집어삼키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몰래 가져온 물건들을 이렇게 본인에게 바로 들켰는데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게 이상한 일.

‘정보력이 남다른 정도가 아니라, 이 정도면 그냥 우리 속을 들여다보는 수준이잖아?’

동시에 소름이 돋을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설마 이 정도까지 자신들의 행보와 비밀 거래 내역을 파악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으니까.

물론 미다스가 그 사실을 알 리 없었다.

‘날 위해서 이렇게까지 준비해오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자신이 이렇게 급하게 레이드 일정을 잡았음에도 오히려 더 많은 준비를 해주신 네 길드와 관계자들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

‘그보다 이 정도면 이거 뭐 보스 몬스터 잡는 건 일도 아니겠는데?’

그리고 그 감사한 마음 다음으로는 자신감이라는 놈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래, 게임을 하다 보면 쉽게 할 때도 있는 거지. 가볍게 끝내자.’

한시라도 빨리 몰락한 정령 군주를 잡고 싶을 정도.

‘그럼 이제 분위기도 좀 풀 겸 개그 하나 쳐볼까?’

그렇게 여유를 되찾은 미다스가 그 여유를 기꺼이 드러냈다.

“아, 일단 저도 제대로 소개 좀 해야겠군요. BJ대마도사입니다. 소속된 길드는 SS길드입니다."

그 순간 모두가 크게 놀랐다.

‘SS길드? 이게 뭐지?’

‘무슨 의도이지?’

‘이제 진짜 정체를 드러내겠다는 건가?’

‘오늘 뭔가 더 준비한 게 있다는 의미인가? 이거 다시 작전 짜야 하는 거 아니야?’

BJ대마도사가 길드가 있다면 그건 오늘 보스 레이드보다 충격적인 이야기!

하물며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런 비밀을 공개할 리가 없었다.

여러모로 긴장감이 치솟는 가운데 고드가 입을 열었다.

“SS길드가 무슨 길드입니까? 처음 들어봐서요.”

담담한 표정을 연기하며 질문을 던졌고, 그러한 고드의 질문에 미다스가 웃으며 말했다.

“슈퍼 솔로 길드입니다.”

“예?”

“개그입니다, 개그.”

그리고는 이내 툭, 고드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지금 같이 딱딱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준비해온 개그 하나를 치는 순간.

“하하, 개그군요.”

물론 개그를 들은 당사자들 중에 그것을 개그라고 생각하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진짜 한시도 심리전을 멈추지 않는군.’

그저 자신들의 심리 상태를 조금이라도 흔들기 위한 BJ대마도사의 수작으로 볼 뿐.

“그럼 이제 진지하게 가죠. 극한의 정수, 주시겠습니까? 이제 슬슬 소환해야죠.”

그때 나온 미다스의 말에 곧바로 네 길드의 대표들이 동시에 인벤토리를 활성화하고는 그 안에 꼭꼭 숨겨놓았던 극한의 정수들을, 얼음과 불 그리고 돌과 번개 뭉치를 미다스에게 차례대로 건네주었다.

그리고 미다스는 받은 것을 차례대로 뭉쳤다.

마치 각기 다른 색의 찰흙을 뭉치듯.

그러자 곧바로 네 개가 하나가 되더니, 시커멓기 그지없는 덩어리가 되었다.

[극한 지대의 정수를 모은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이곳 극한 지대의 보스 몬스터를 소환할 수 있는 재료가 완성되는 순간.

“그럼 떨어뜨리기 전에.”

이제 남은 건 미다스가 그 검은 덩어리를 그대로 땅에 던지는 작업뿐.

“짤막하게 브리핑 좀 하겠습니다.”

그 작업을 앞둔 미다스가 이제 마지막 멘트를 뱉었다.

“아시다시피 이것을 바닥에 떨어뜨리는 순간 극한 지대에 무작위로 보스 몬스터가 등장합니다. 단, 이번에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는 몰락한 정령 군주입니다. 어떤 몬스터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분명한 건 몰락한 자의 수호자를 부려도 이상할 게 없으며, 군주라는 표현 그대로 어마어마한 몬스터 무리를 이끌 게 분명합니다.”

간략한 그 설명에 귀를 기울이는 이는 없었다.

어차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명심하셔야 할 게 아시다시피 이번 레이드는 경쟁이 아닙니다. 다 같이 힘을 합쳐 잡는 겁니다.”

중요한 건 레이드 방식.

“때문에 도중에 서로 공격할 경우에는 제가 제재를 가하겠습니다. 물론 저 혼자 제재를 하는 게 딱히 의미가 있진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말이라도 해놔야죠. 하하.”

이어진 미다스의 말에 웃는 이는 없었다.

‘BJ대마도사에게 제재를 당할 바에는 그냥 보스 몬스터한테 달려가서 죽는 게 낫지.’

만약 정말로 BJ대마도사가 제재를 가한다면 그보다 무서운 건 없을 테니까.

‘달리 말하면 룰만 지키면 BJ대마도사랑 싸울 일도 없다는 거군.’

그래서 더더욱 안심이 되는 방식이었다.

“동의합니다.”

“저도요.”

그렇기에 반대는 없었다.

그 사실에 미다스가 더 짙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바로 들어가죠.”

그 순간 미다스가 바로 손에 든 검은 덩어리를 손에서 놓았고, 검은 덩어리가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화르르르!

그 순간 갑자기 타오르던 숲의 불길이 미친 듯이 치솟기 시작했다.

마치 하늘을 뒤덮을 듯이.

“어우.”

“특별 보스 몬스터라서 그런지 스케일이 남다르군.”

이제까지 몰락한 자의 수호자를 잡을 때와는 전혀 다른 환경 변화에 모두가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윽고 알림이 들렸다.

[몰락한 정령 군주가 등장했습니다.]

[극한 지대에 혼란이 찾아옵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무대가 펼쳐졌음을 알리는 알림.

‘이제 신작 시작이다.’

그 순간 모두가 긴장의 끈을 바짝 조였다.

‘오늘 사활을 건다.’

극한 지대에서 이제까지 마주한 적 없는 보스 몬스터를 다른 누구도 아닌 BJ대마도사보다 멋진 모습으로 잡아야 하는데 쉬울 리 만무.

정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다들 너무 긴장하시네.”

오직 한 명, 미다스만이 여전히 여유가 넘치는 모습으로 모두를 향해 말했다.

“뭐, 이 정도 파티가 모였는데 보스 몬스터 잡는 건 일도 아니겠죠. 안 그렇습니까?”

그 순간이었다.

“속보입니다!”

“마스터, 속보가 왔습니다.”

“긴급 속보입니다!”

이제까지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채 대표들의 등 뒤의 병풍처럼 서있던 플레이어들이 채팅창을 통해 보고받은 내용을 소리쳤다.

“숲 동쪽이 얼음 지대로 바뀌었습니다.”

“남쪽에 안개가 번졌답니다.”

“서쪽은 돌로 변했답니다!”

본래대로라면 불길만이 넘실거려야 하는 극한 지대에 동시에 네 종류의 극한이 찾아왔음을 속보.

‘이거 설마?’

‘혹시?’

‘아니, 진짜?’

그 순간 모두가 떠올렸다.

“......몰락한 자의 수호자가 네 마리 등장하는 거 아니야?”

동시에 네 종류의 극한이 찾아온 것처럼, 몰락한 자의 수호자 역시 네 종류 전부가 찾아올지도 모른다고.

그 의문에 곧바로 대답이 왔다.

“수호자 넷이 등장했답니다. 그것도 종류별로 전부!”

극한 지옥이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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