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00화 (400/485)
  • 400화.  < 125화.  몰락한 정령 군주 (1). >

    1.

    “몰락한 정령 군주 레이드를 올스타팀이 도와주는 겁니다.”

    그 멘트를 던지는 순간 1억 명 넘는 시청자들로 채워진 채팅창의 분위기는 싸해졌다.

    그리고 미다스의 머릿속 역시 싸해졌다.

    ‘질렀다.’

    미다스의 이번 대결은 누가 보더라도 그가 불리하고, 손해보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결을 받아준 이유는 오직 하나, 바로 이 멘트를 내뱉기 위함이었다.

    달리 말하면 지금 내뱉은 이 멘트는 그 정도로 예열을 하고, 분위기를 끓이고, 대가를 치러야 할 만큼 무게감이 남다르다는 의미.

    - 몰락한 정령 군주가 뭐지?

    ㄴ 뭔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건 확실한 거 같다.

    ㄴ 평범한 몬스터였으면 BJ대마도사가 이런 자리에서 함께 잡자고 할 리 없잖아?

    ㄴ 절대 쉽지 않은 소원이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무엇도 아닌 새로운 보스 몬스터, 그것도 심상찮은 보스 몬스터를 잡는데 도와달라는 것 아닌가?

    ‘역시 너무 과한 소원이었나?’

    그것도 맨입으로.

    여러모로 이번 소원은 과한 소원이었고, 그 소원을 비는 미다스 입장에서는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말할 건 말해줘야지.’

    그러나 미다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소원을 비는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전부는 해주는 게 인지상정.

    “몰락한 정령 군주는 현재 제가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잡아야 하는 보스 몬스터입니다.”

    또한 이번 일은 도와주는 올스타팀 쪽에서는 리스크가 무척 큰 일이었다.

    그러니 최소한 미다스가 알고 있는 리스크는 전달해줘야 미다스 입장에서도 성공률이 오를 터.

    “소환 방법은 기존의 몰락한 자의 수호자를 소환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정령 군주라는 표현처럼 필시 대규모 군대를 이끌고 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난이도는 최소 운석 지대, 경우에 따라서는 여황 개미 때와 비슷하리라 예상됩니다.”

    그러한 미다스의 설명한 채팅창의 분위기도 무거워졌다.

    - 이거 들어보니까 보통 건수가 아니네?

    ㄴ 운석 지대도 장난 아니었지?

    ㄴ 운석 지대가 문제야? 여황 개미 때는 NPC등장하지 않았으면 싹 다 죽을 뻔했다고!

    ㄴ 그냥 같이 잡자, 라는 수준이 아니라 나랑 같이 목숨 걸고 뛰어보지 않을래, 수준인데?

    ㄴ 너 내 동료가 되라, 한 거지.

    BJ대마도사의 설명이 맞는다면 이번 이벤트는 여러모로 역대급 이벤트가 될 터.

    - 그런 괴물을 BJ대마도사와 올스타팀이 함께 잡는다?

    ㄴ 한 가지는 확실해. 몰락한 정령 군주 레이드 라이브는 절대 놓칠 수 없지.

    ㄴ 안 되겠다, 아무래도 사직서 내야겠어.

    ㄴ 왜?

    ㄴ 언제든 다음 BJ대마도사 라이브 방송을 볼 수 있게.

    ㄴ 그러네. 그럼 나도 여친하고 헤어져야겠어.

    ㄴ 나도.

    그러한 사실 앞에서 이제 시청자들은 어느 때보다 들뜬 마음,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 기대감에 미다스가 마지막으로 기름을 던졌다.

    “그때는 꼭 인페르노 잊지 않고 쓰겠습니다.”

    그날에는 오늘 보여주지 못한 것을,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겠다.

    "그럼 그때 뵙겠습니다.”

    2.

    몰락한 정령 군주!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빅 이벤트의 등장에 라이브 방송을 보던 수억 명은 놀랐다.

    - 야! 대박 사건!

    - BJ대마도사가 빅 이벤트 공개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얻은 소식을 세상 곳곳에 퍼뜨리기 시작했다.

    마치 경주를 하듯 분주하게.

    그중에서도 가장 분주한 건 라이징 스타 채널이었다.

    “보도 자료 빨리 짜!”

    “보도 자료 넣을 때 쓰게 영상 편집 좀 해줘! 특히 마지막 멘트 부분, 최대한 빨리!”

    들뜬 시청자들의 입을 통해 이상한 루머가 번지기 전에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게 라이징 스타 채널의 역할이었으니까.

    툭툭!

    그 분주함 속에서 박영준의 손가락 역시 분주하게 자신의 관자놀이를 두드렸다.

    ‘설마 이런 소원을 빌 줄이야.’

    이 순간 박영준은 지금 감탄하고 있었다.

    ‘올스타팀을 방패로 쓸 줄 알았는데…….'

    처음 BJ대마도사가 소원이란 단어를 꺼냈을 때 박영준은 필시 그가 올스타팀을 방패로 쓰리라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 칼로 쓰려고 할 줄이야.’

    그러나 BJ대마도사의 의도는 달랐다.

    그는 오히려 올스타팀에게 정중하게 제안했다.

    올스타팀이 원하던 것을 하게 해주겠다고.

    ‘BJ대마도사와 더블 헤드 드래곤을 잡는 게 올스타팀의 원래 창설 목적이었으니까.’

    아니, 원하던 것 이상이었다.

    더블 헤드 드래곤 레이드와 지금 언급된 몰락한 정령 군주 레이드는 인지도 면에서나 이슈 면에서나 차원이 다를 테니까.

    이런 상황에 마주한 올스타팀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가졌던 생각과 마음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되면 고드의 야심이 불타오르지.’

    특히 올스타팀의 리더인 고드의 경우에는 셈법이 달라질 게 뻔했다.

    놓쳤던 물고기가 거대해지다 못해 용이 되어서 눈앞에서 손을 내미는 격 아닌가?

    더욱이 이번에 손을 잡으면 그냥 잡는 게 아니었다.

    ‘야심을 위해서 BJ대마도사 편에 서는가, 아니면 야심을 버리고 반대편에 서는가, 그 문제가 있지만.’

    여기서 BJ대마도사를 제대로 지원한다면 그건 곧 BJ대마도사와 운명공동체가 된다는 의미.

    BJ대마도사가 마주하게 될 적은 곧 올스타팀의 적이 된다는 의미.

    ‘고드는 야심가다. 그런 그의 입장에서는 BJ대마도사 쪽에 자기가 가진 칩을 걸 거야.’

    그리고 박영준이 아는 고드는 여기서 안전하게 내건 칩을 회수하기보다는 칩을 묻고 더블로 가는 타입이었다.

    ‘BJ대마도사도 그걸 아는 거겠지.’

    박영준도 아는 그 사실을 BJ대마도사가 모를 리 만무.

    ‘진짜 천재다.’

    즉, 지금 만들어진 모든 판은 하나부터 열까지 BJ대마도사가 기획하고 만든 것이었다.

    운이나 우연에 기대 않은 채.

    적어도 박영준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고, 때문에 그의 온몸에는 소름이 돋았다.

    물론 박영준은 그 전율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판이 만들어졌을 뿐, 아직 원하는 바를 이룬 것은 아니었다.

    ‘이 건수를 어비스 길드가 그냥 두고 볼 리 없지.’

    무엇보다 BJ대마도사의 적은 단순한 적이 아니라 이 갓워즈의 왕과 같은 존재였다.

    ‘무한 미로를 지나, 암흑대륙에 닿으면…… 사실상 어비스 길드와 같은 대륙을 공유하는 셈. 이제 어비스 길드 입장에서도 결전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

    그리고 이제 그 왕과의 거리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그만큼 이제는 서로가 숨겨둔 비장의 수를 꺼내들 게 뻔했다.

    ‘일단 고드 쪽과 이야기부터 하는 게 먼저이겠지.’

    그 격전 앞에서 박영준은 빠르게 움직이되 서두르지 않았다.

    ‘그 전에…….'

    또한 잊지 않았다.

    "잭."

    “예, 사장님.”

    “오늘 일 끝나고 회식 좀 할 건데, 미리 전화로 예약 좀 해주겠어?”

    “회식이요? 좋죠. 그래서 어디 예약할까요?”

    “최근에 오픈한 곳 있잖아, 한식이었는데……."

    “연온이요?”

    “아, 맞아. 거기. 거기 좀 예약해 봐.”

    “거기 미슬랭 2스타인데요? 1인당 비용이 최소 150달러 이상 나올 겁니다.”

    “그래, 그러니까 거기 가자고. 위대한 대마도사 멀린 님에게 얻어먹는 날이 쉽게 오는 게 아니잖아?"

    “아!"

    멀린이 한 약속을.

    “알겠습니다, 바로 예약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술도 하나 예약해줘.”

    “술이요?”

    “발렌타인 30년산으로, 선물로 보낼 사람이 있거든. 물론 청구서는 고마우신 멀린 님에 보내고."

    그 선물이란 말에 직원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선물이라면 BJ대마도사한테 보내시는 건가요?”

    “그럴 리가.”

    직원의 그 말에 박영준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 사람한테 이런 걸 보내면 기분 상해하지.”

    “기분이 상해요? 왜요?”

    “BJ대마도사한테 발렌타인 30년 같은 건 우리한테 캔맥주 같은 거니까. 누가 캔맥주 한 캔 선물로 보내주면 넌 기분이 어떻겠어?"

    “날 놀리나, 하겠죠.”

    “그래, 그렇지. 여하튼 따로 보낼 사람이 있어.”

    말을 하던 박영준이 옅게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가장 믿어야 하는 사람이.’

    3.

    - 몰락한 정령 군주라니! 새로운 보스 몬스터가 이렇게 먼저 공개된 건 처음 아님?

    극한 지대에 등장한 새로운 보스 몬스터.

    - 공개도 공개인데, BJ대마도사가 올스타팀이랑 손잡고 잡는 게 더 끝내주는 거지.

    ㄴ 맞아, 이건 역대급 파티잖아?

    그러한 보스 몬스터를 이제껏 보여준 적 없었던 파티 조합이 잡는다는 소식에 세상은 기꺼이 열광했다.

    물론 모두가 열광만 하는 건 아니었다.

    - 그런데 소환 조건이 몰락한 자의 수호자랑 같다면서? 그럼 극한의 정수 모아야겠네?

    ㄴ BJ대마도사가 극한의 정수 모아뒀을까?

    ㄴ 그건 모르겠지만 쉽진 않을걸?

    일부는 당장 몰락한 자의 정령 군주를 소환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 미치겠다.’

    그게 정현우를 고민케 하는 원인이었다.

    ‘극한의 정수 어떻게 구하지?’

    당연한 말이지만 정현우의 수중에 극한의 정수 따위는 단 하나도 존재치 않았다.

    이제부터 몰락한 정령 군주를 소환하기 위한 재료를 모아야 하는 셈.

    ‘G베이는 거래 내역조차 없고.’

    문제는 극한의 정수가 이제까지 G베이와 같은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거래된 적이 없다는 점이었다.

    아니, 비공식적인 루트에서도 거래가 된 적은 없었다.

    ‘하긴, 거래될 리가 없지. 1티어급 길드랑 10대 길드들이 서로 몰아주기 하는 물건이니까.’

    일단 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부터가 제한적이었으며, 경쟁률은 치열한 반면 습득 확률은 매우 낮았다.

    얼음, 불, 돌, 번개, 이렇게 네 종류를 모으는데 걸리는 시간은 통상 한 달 남짓.

    그마저도 한 길드가 동시에 이 네 개를 모으는 경우는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당연히 극한의 정수를 가진 길드끼리 협상을 통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순번에 따라 몰락한 자의 수호자 레이드를 했다.

    ‘계모임.’

    정현우의 표현처럼 일종의 계모임이었다.

    ‘거기다가 내가 갑자기 곗돈 타고 싶다고 하면 줄 리가 없지.’

    그러한 계모임이 갑작스러운 외부인에게 선의를 보이며 냉큼 극한의 정수를 줄 리는 없었다.

    ‘돈으로 산다고 하면…… 얼마를 요구하려나?’

    혹여 주더라도 대가를 치러야 할 터.

    그것도 그냥 대가가 아니었다.

    ‘저번에 올스타팀이 나한테 지른 거 생각하면 날 엄청난 부자로 보고 말도 안 되는 액수를 제안할 텐데.......'

    언제나 그렇듯 부자들에게는 더 큰 가격표가 제공되는 법이니까.

    결국 방법은 하나였다.

    “에휴.”

    ‘목마른 놈이 우물 파야지.’

    정현우 본인이 직접 뛰어서 구하는 수밖에.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리젠 타임하고 루팅 아이템 정보를 볼 수 있으니까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정현우가 가진 능력을 생각하면 한 달까지는 걸리지 않을 터.

    ‘그동안 레벨도 올리고, 올스타팀하고 이야기하고.’

    몰락한 정령 군주를 잡기 위해 필요한 준비 시간을 고려하면 그 정도 시간 정도는 충분히 벌 수 있었다.

    ‘그래도 죽어라 뛰어야겠네.’

    물론 쉬운 일 역시 아니었다.

    “에휴.”

    그러한 현실에 거듭 한숨을 내뱉는 정현우를 향해 정태우가 손에 젓가락을 쥔 채 말했다.

    “밥 먹는데 한숨 푹푹 쉬는 걸 보니 무슨 일 있는 모양이군.”

    형의 그 말에 정현우가 오른쪽 눈가를 찡그리며 말했다.

    “있어 그런 게. 말 못 할 고민이랄까?”

    “삼촌 말 못 할 고민이 뭐야?”

    그때 기습적으로 나온 조카의 질문에 정현우가 찌푸린 눈살을 풀고 대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런 게 있어. 예를 들면 이성과의 고민이랄까? 혜린이도 나중에 남자친구 생기면 알게 될 거야."

    “에휴.”

    그러자 이번에는 정태우가 짙은 한숨을 내뱉었다.

    택도 없는 소리를 하고 자빠졌네, 라는 의미의 한숨.

    그 순간이었다.

    딩동!

    초인종 소리와 함께 인터폰에서 기계의 목소리가 돌렸다.

    [정태우 님에게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그 투박한 목소리에 정현우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선물? 아직 명절은 아닌데 짐작 가는 곳 있어?”

    “글쎄."

    정태우 역시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며 문앞으로 향했다.

    “형, 이상한 일 하는 거 아니지? 막 어디 은행 서버 해킹한다거나 그런 거. 입막음으로 테러 당해서 죽는 해커 3호, 이런 거 아니지?”

    그사이 정현우가 내뱉은 웃기지도 않는 말을 배경음 삼은 채 다시 식탁이 있는 부엌으로 돌아온 정태우의 손에는 고급스러운 종이 케이스 하나가 들려 있었다.

    “뭐야?”

    “발렌타인이다.”

    “발렌타인? 오늘 2월 14일 아닌데? 아니, 잠깐만. 형! 발렌타인에 선물을 받는다고?”

    놀란 동생의 모습에 정태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술 이름이다. 발렌타인.”

    “아, 술. 그런데 그거 비싼 술 아니야? 몇 년 산인데?”

    “30년 산.”

    “뭐?”

    그 말에 정현우가 놀라며 정태우로부터 케이스를 받아들었다.

    술은 잘 모르지만 30년이란 세월이면 결코 짧지 않은 세월.

    “이런 거 엄청 비싸지 않아? 그런데 왜 이런 게 선물로 와?”

    그사이 케이스에 붙어 있는 편지를 읽은 정태우가 그 편지 내용을 짤막하게 간추렸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 좋은 일이 있었는데, 직접 식사를 사줄 순 없어서 선물로 보냈다더군.”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정현우가 케이스를 식탁 위에 올려놓으며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부럽다, 부러워.”

    부러움 가득한 한숨.

    “누군 선물 한 번을 못 받는데, 누구는 그냥 일하다 보니 고급 양주가 뚝 떨어지네.”

    “그렇게 부러우면 너도 선물 받아.”

    “에이, 나한테 선물해줄 사람이 어디 있어?”

    “여자 친구를 사귀면 되잖아?”

    그때 나온 형의 조언에 정현우가 표정을 구겼고, 그 표정에 정태우가 실실 웃으며 말했다.

    “아, 미안. 너무 불가능한 걸 이야기했구나. 그냥 조금만 참아. 생일에 혜린이가 선물 줄 테니까. 벌써 준비 중이야.”

    “아빠! 쉿!”

    그 순간 열심히 밥을 먹던 조카가 크게 놀라며 아빠를 향해 쉿쉿, 소리를 거듭 냈다.

    그 모습에 정현우가 실소를 지었다.

    물론 정현우는 알고 있었다.

    형이 그저 자신을 놀리기 위해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 한숨만 거듭 내뱉는 동생의 긴장을 풀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그러한 형의 노력 덕분에 긴장을 풀게 된 정현우가 머릿속을 정리했다.

    ‘그래, 내 힘으로 구하자.’

    괜한 고민 대신 현실을 직시했다.

    ‘갑자기 산타클로스가 짜잔하고 등장해서 극한의 정수 전부를 무료로 주겠다고 할 리가 없잖아? 내가 착한 아이도 아니고.’

    어차피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을 한다고 해서 결코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으니까.

    우웅!

    그렇게 마음을 가다듬은 정현우의 스마트폰이 짧게 진동했고 이내 정현우가 스마트폰 알림을 확인했다.

    ‘어?’

    발신자는 라이징 스타 채널.

    그것을 확인한 정현우가 곧바로 이메일 내용을 확인했다.

    그리고는 두 눈을 크게 떴다.

    ‘극한의 정수가 필요하면 다 구해주겠다고? 중원 길드가?’

    보고도 믿기 힘든 내용.

    "우와와아아!"

    그 사실에 정현우가 저도 모르게 놀란 소리를 내뱉었고, 그 반응에 정태우와 정혜린이 동시에 말했다.

    “무슨 일이야?”

    “삼촌! 무슨 일이야?”

    그 부녀의 반응에 정현우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

    ‘아차.’

    당연한 말이지만 여기서 자신이 BJ대마도사인 것을 커밍아웃할 수는 없는 일.

    “아, 그게……."

    해서 정현우는 이야기를 지어냈다.

    “아는 사람이 소개팅 잡아주겠다고 해서.”

    그 말에 정태우가 진심 어린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한테 소개팅이라면 엄청난 일이지. 이해한다, 라는 의미가 담긴 모습.

    정현우 입장에서는 썩 탐탁지 않은 반응이었으나, 정현우에게 그런 것을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형, 잠깐. 나 밖에 좀 나갔다 올게.”

    ‘직접 물어보자.’

    그 모습에 정태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진심을 담아 조언했다.

    “그래, 이제부터 다이어트 좀 하고 머리도 좀 정리하고. 너한테 소개팅은 로또 당첨보다 오기 힘든 거니까, 제대로 해라."

    물론 그런 형의 말은 정현우의 귀에 조금도 들리지 않았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