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7화. < 124화. 나의 소원은 (1). >
1.
극한 지대에서 등장하는 네임드 몬스터, 정령 괴수.
이 정령 괴수의 특이점은 크게 세 가지였다.
하나는 생김새였다.
정령수들이 늑대나, 곰, 사자 같은 평범한 맹수의 외형을 가지는 것과 달리 정령 괴수는 괴수란 표현처럼 머리가 두 개 달리거나, 꼬리가 여러 개이거나 혹은 사자의 몸에 뱀의 머리가 달린 식이었다.
두 번째는 강함이었다.
분류만 네임드 몬스터이지 그 강함은 어지간한 보스 몬스터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았으며, 극한 지대에 등장한 몬스터를 부하로 다루는 카리스마 능력도 존재했다.
세 번째는 경쟁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었다.
극한 지대의 보스 몬스터인 몰락한 자의 수호자를 소환하기 위해서 필요한 극한의 정수는 정령 괴수로부터만 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쟁률이 낮으면 그게 이상한 일.
골치 아픈 점은 정령 괴수를 노리는 자들 모두가 숲이 바뀌는 순간에 맞춰서 정령 괴수 사냥을 위해 접속한다는 점이었다.
그냥 어중이떠중이 경쟁자가 아니라 보스 몬스터를 잡을 만한 전력과 경험을 갖춘 베테랑들과 똑같은 스타트라인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셈.
어쨌거나 정리하면 정령 괴수를 잡는 건 어떤 의미에서 보스 몬스터를 잡는 것보다 난이도가 높았다.
그게 이유였다.
“자, 다들 너무 긴장하지 말고. 우리는 어렵게 생각할 것 없어.”
숲이 바뀌기 5분 전까지만 하더라도 고드를 비롯해 올스타팀들이 여유가 넘칠 수 있었던 건.
“이미 돌의 정령 괴수를 노리는 파티들하고는 이야기가 다 끝났어.”
이미 진작에 그 강력한 경쟁자들과 야합을 마쳤으니까.
“찾으면 우리에게 양보하기로.”
그것도 그냥 방해를 안 하는 수준을 넘어 협조를 받기로.
물론 여유를 가질 뿐, 방심을 하는 건 아니었다.
“물론 BJ대마도사 쪽도 나름 뭔가 준비했겠지.”
상대는 그 누구도 아닌 BJ대마도사 아닌가?
필시 승산이 있을 만한 카드가 있으니까 이번 대결 방식을 먼저 제안했을 터.
“그러니까 긴장의 끈은 완전히 놓지는 말라고.”
그렇기에 모두가 촉각을 날카롭게 곤두세웠다.
그리고 그렇게 곤두세운 촉각을 BJ대마도사를 향해 기울였다.
“BJ대마도사 라이브 방송 켰다!”
덕분에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었다.
“잠깐, BJ대마도사가 뭔가 비법을 준비한 모양인데?”
BJ대마도사가 이번 대결을 위해 비장의 한 수를 준비했음을.
“다들 긴장해!”
그 소식에 고드는 곧바로 모든 팀원들을 향해 경계를 높이라는 주문을 했다.
“어쩌면 우리를 노릴 수도 있어! PK 시도도 염두에 둬!”
극단적인 경우, BJ대마도사가 경쟁자를 제거하는 수법을 쓸 수도 있었기에.
‘BJ대마도사라면 그러고도 남지.’
‘PK로 우리를 다 죽인 후에 천천히 잡자, 라고 생각하고도 남을 놈이야.’
BJ대마도사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수를 시도하는 건 물론 실현시킬 수 있었기에.
그렇기에 모두가 고드의 말을 허투루 받아들이는 이는 없었다.
“BJ대마도사가!”
그런 그들에게 속보가 왔다.
“기도를 한다!”
“기도?”
“어, 기도.”
“무슨 기도? 새로운 스킬이야?”
“아니, 그게…… 잠깐, 진짜 이게 맞아? 럭키 앞에서 무릎 꿇고 기도를 한다는 게? 정령 괴수 나오게 해달라고?”
듣는 순간 얼빠진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는 속보가.
그때였다.
“다들 정신 차려!”
고드, 그가 빠르게 반응했다.
“기만전술이잖아, 기만전술! 우리들이 지금처럼 얼빠진 표정을 짓게 만들려는 수작질이라고!”
‘이런 짓을 하리란 건 이미 상정 범위 내였다.’
저번 라이브 방송 이후 고드는 모든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었고, 그 수 중에는 지금 이런 수도 포함되어 있는 덕분이었다.
"긴장 풀지 말고! 우리는 우리 몫을 하면 돼! 어차피 BJ대마도사의 이런 장난질은 잠깐뿐이니까!”
그러한 고드의 말에 올스타팀 멤버들이 하나둘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어휴, 또 속을 뻔했네.”
“BJ대마도사, 진짜 무서운 놈이네.”
그리고는 BJ대마도사의 이 심리전에 혀를 내두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이었다.
“저, 저기……."
“뭐지?”
새로운 속보가 왔다.
“BJ대마도사 코앞에서 정령 괴수 리젠됐다는데요?”
“뭐?”
“럭키 앞에서 기도하는데, 그 기도 도중에 바로 코앞에서 리젠됐답니다.”
“아니, 그러니까 기도 메타가 통했다고?”
2.
절대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마라, 갓워즈의 초일류 플레이어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
"풉!"
그 초일류 플레이어의 정점에 있는 멀린, 그가 지금 라이브 방송을 보던 도중에 커피와 함께 기침을 내뿜었다.
“쿨럭, 쿨럭.”
그 정도였다.
- 잠깐, 잠깐! 갑자기 이렇게 리젠되면 어떻게 하라고? 미치겠네, 진짜 게임 왜 이래?
지금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나오는 상황은 그 초일류 플레이어조차 당황케 할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광경이었다.
엠마라고 해서 다를 건 없었다.
그녀 역시 두 눈을 휘둥그레 뜬 채 그리고 입을 떡 하니 벌린 채, 여러모로 몹쓸 꼴을 한 채 라이브 영상을 바라만 볼뿐이었다.
그렇게 둘 사이에 침묵이 내려왔고, 그 둘 중 누구도 침묵을 깰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도리어 침묵을 깬 건 BJ대마도사였다.
- 일단 후퇴! 얘들아 후퇴해!
그토록 바라던 땅의 정령 괴수, 그 머리 두 개 달린 늑대 앞에서 BJ대마도사는 후퇴를 명령했다.
‘그래.’
현명한 판단이었다.
돌의 정령 괴수는 그 자체로도 강하지만, 무리를 이끄는 능력을 가진 몬스터였다.
다른 곳도 아닌 극한 지대의 강력한 몬스터들이 돌의 정령 괴수를 지키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는 의미.
“여기서 당장 싸우는 건 미친 짓이지.”
멀린의 말처럼 그런 괴물 무리를 상대로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제대로 된 준비도 갖추지 못한 상태로 전투를 치르는 건 미친 짓이었다.
“돌 타입이고요.”
또한 엠마의 말처럼 현재 극한 지대의 속성은 돌, 매우 단단하기 그지없는 무대였다.
“마법은 잘 먹히겠지만, 럭키와 골드 그리고 실버가 데미지 딜링하긴 쉽지 않을 거예요.”
물리 공격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방어력을 가진 몬스터들이 우글거린다는 증거.
제아무리 BJ대마도사와 그 파트너들이 대단하다고 해도 여기서 속전속결은 힘들었다.
“그리고 정령 괴수는 한 마리만 등장하는 게 아니죠.”
“그렇지.”
결정적으로 정령 괴수는 극한 지대의 보스 몬스터가 아니었고, 그런 이유로 한 번에 적게는 세 마리에서 많게는 다섯 마리까지 등장했다.
BJ대마도사가 잡는 것과 별개로 극한 지대 곳곳에 여전히 남아있다는 의미.
“올스타팀에게 찬스는 아직 남아있어. 그것도 여전히 강력한 찬스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의미였다.
“아니, 어쩌면 더 좋을지도 모르지.”
그 대목에서 멀린은 오히려 이제는 담담히 커피를 마시는 여유를 보이기 시작했다.
“BJ대마도사가 어떤 카드를 준비했을지는 모르지만, 분명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진 못했을 테니까.”
제아무리 대단한 카드도 상황에 맞지 않으면 쓸모가 없는 법.
“그리고 만약 그 카드가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식이었다면……."
“여기서는 그 카드를 쓰기 힘들겠죠. 이 타이밍에 도움을 요청하는 건 BJ대마도사 답지 않으니까요."
“그래, 그거지. BJ대마도사는 솔로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
즉, 이 상황에서 BJ대마도사는 솔플을 할 수밖에 없었다.
- 아, 이거 골치 아프게 됐네요. 이렇게 갑자기 튀어나올 줄은 몰랐는데…….
그 순간 BJ대마도사의 멘트를 확인한 멀린이 빠르게 스마트폰을 들더니 그대로 후원 채팅을 날렸다.
3.
- 와, 기도 메타가 진짜 먹히다니.
ㄴ 역시 갓키님! 지금도 골드 미는 흑우 없제?
ㄴ 신은 존재했다!
ㄴ 그리고 그 신은 BJ대마도사가 솔로 탈출하는 걸 거부했다!
정신없는 BJ대마도사의 채팅방.
[멀린 님이 10,283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멀린 : 역시 BJ대마도사, 정령 괴수 솔로 공략이라니.]
[멀린 님이 10,284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멀린 :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전무후무한 플레이에 언제나 감탄이 나올 따름이군.]
[멀린 님이 10,285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멀린 : 좋아, 이번에도 BJ대마도사가 솔로 공략에 성공하면 라이징 스타 채널 회식비는 내가 쏘겠어. 마음껏 먹고 청구서는 어비스 길드에 보내라고.]
그러한 채팅방의 분위기 속에서 멀린의 3연속 후원 채팅이 나오자 분위기가 정리됐다.
- 와! 3연속 후원!
- BJ대마도사님 돈복 터지네!
- 후원 묻고 회식비 더블로 가!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렇게 큰손이, 그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멀린이 3번 연속 후원 채팅을 하는 건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었으니까.
당연히 채팅창의 분위기 역시 멀린이 만든 흐름을 따라갔다.
- 그래, BJ대마도사는 역시 솔로지.
- 솔로 공략 기대합니다!
모두가 BJ대마도사의 솔로 공략을 응원하는 분위기가 됐다.
달리 말하면 이제는 죽이 되던 밥이 되던 무조건 혼자서 공략을 해야 되는 분위기.
‘어 이게 웬 떡이지?’
물론 애초에 솔로 플레이 외에 다른 방법은 조금도 염두에 주지 않은 미다스 입장에서는 그저 기쁜 일일 따름이었다.
‘멀린 님 언제나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멀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샘솟을 정도.
지금 라이브 방송이 아니었다면 당장 이 자리에서 108배를 해드릴 수 있을 정도였다.
‘나중에 꼭 밥 한 끼 대접할게요.’
허나, 지금은 라이브 방송 중이었고 때문에 미다스는 멀린의 후원 채팅에 기쁜 기색을 내색하지 않았다.
“아, 예. 예상한 상황하고는 거리가 매우 멀지만 어쩌겠습니까? 솔로 공략 해야죠.”
원래는 이게 아닌데, 라는 멘트를 날렸다.
“쉽지 않겠지만.”
그럼으로써 지금 상황이 매우 힘든 거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여하튼 멀린 님 정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물론 마지막에 멀린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거기까지였다.
“그럼 이제 공략에 집중해봅시다.”
‘이제 그 누구도 이 상황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으니 이제는 본격적인 레이드를 시작할 때.
“럭키.”
왕!
“워 하울링이다.”
일단 미다스는 가장 먼저 럭키의 워하울링부터 발생시켰다.
아우우우!
럭키의 하울링과 함께 모든 아군들의 능력치가 상승했다.
“골드와 실버.”
“예, 주인님.”
“명만 내려주십시오.”
“오는 것들 막아.”
그 하울링을 배경음 삼은 채 미다스가 이제 몰려오는 스톤 골렘과 스톤 트롤 그리고 돌로 만들어진 정령수들 앞에 골드와 실버, 두 드래곤을 벽으로 세웠다.
“아이언 골렘 소환.”
그것만으로도 모자랐는지 미다스는 그 자리에서 바로 아이언 골렘을 등장시켰다.
아우우우우!
“럭키, 금강불괴다!”
그리고는 이내 워하울링을 내지르던 럭키에게 금강불괴 스킬을 발동시켰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깨닫는 건 어렵지 않았다.
- 일단 탱킹 위주로 가겠다는 건가?
- 돌이잖아? 어차피 물리 공격 퍼부어봤자 효과가 없으니 럭키랑 골드, 실버는 탱킹으로 버티는 와중에 BJ대마도사가 마법으로 줄여나가는 게 답이지.
탱커들이 시간을 끄는 사이 BJ대마도사가 마법으로 일단 잔챙이들을 제거하는 것.
- 정석이네.
ㄴ 솔직히 이거 말고 다른 방법은 없지.
ㄴ 그럼 잔챙이들부터 정리하겠지?
ㄴ 아무렴. 그냥 정령 괴수한테 덤벼들어도 잡을까말까 한데, 부하들 잔뜩 있는 상황에서 정령 괴수를 노려봤자 의미 없지.
어느 파티를 데려다 놓아도 골랐을 방법이었고, 때문에 그 선택이 의문을 제기하는 이는 없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딜링 좀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런 시청자들 앞에서 미다스가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용열병, 폴링 스타, 위대한 의지.”
두 개의 버프 스킬을 발동시킴과 동시에 자신의 양손을 자유롭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미다스가 뒤로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 거리 벌린다!
- 파어웨이 제대로 쓰려고 하네!
그 사실에 시청자들이 환호하는 사이, 미다스와 정령 괴수와의 거리가 4백 미터에 이르렀다.
[용맥 효과가 적용됩니다.]
그리고 그 거리에 있는 용맥, 그 빛 무리 위에 미다스가 자신의 두 다리를 꼿꼿하게 박았다.
[발리스타 효과가 발동합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나는 순간.
“여러분!”
그 상태에서 미다스가 소리쳤다.
“새로운 스킬 하나 공개하겠습니다!”
신 스킬 공개 선언!
- 새로운 스킬?
- 진짜 메테오 나오나?
- 메테오는 무슨, 이쯤 됐으면 어스퀘이크 한 번 나와야지!
- 응, 물리 마법이야.
그 사실에 시청자들이 채팅창 속에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제 안에 있는 흑염룡을 깨우겠습니다! 흑염 발동!”
그리고 미다스가 흑염룡, 세 글자를 꺼내는 순간 채팅창의 분위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 뭘 깨운다고?
- 흑염룡?
이윽고 상황을 깨달은 시청자들이 채팅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 그러면 그렇지.
- 딱 봐도 개그네.
- BJ대마도사 빠들 또 속냐!
- 진짜 BJ대마도사가 솔로로 오래 지내다보니까 정신이 나간 모양이야. 내가 아는 장르 소설 작가도 솔로로 오래 지내다가 정신 나갔는데.
- 여러분 솔로로 오래 지내다 보면 이렇게 됩니다. 이래도 혼자 사시겠습니까?
누가 보더라도 BJ대마도사가 장난을 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헬 파이어!”
그러한 생각은 미다스가 헬파이어 스킬을 꺼내들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캐스팅이 끝나고 미다스의 손바닥 위에 시커먼 불꽃이 등장했을 때, 그 사실에 놀라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 설마 저거 시커먼 불꽃이라고 해서 흑염룡이라고 부르는 건 아니지?
원래 헬파이어는 검은 불꽃이었으니까.
- 뭐, 강력한 스킬 쓰기 전에 헬파이어 써서 방어력 깎고 들어가는 게 무난하지.
- 잠깐, 그런데 왜 헬파이어? 잔몹 처리해야 하는 거 아니야?
- 그러네? 헬파이어를 왜 여기서 꺼내?
도리어 사람들의 의문은 잔챙이들을 처리해야 하는 이 순간 헬파이어를 꺼낸 이유였다.
쥐 잡는데 소 잡는 칼을 꺼낸 격 아닌가?
그러한 시청자들의 의문에 미다스가 대답 대신 손에 든 헬파이어를 그대로 던졌다.
쉬이!
그렇게 던진 검은 불꽃이 그대로 제비 모양이 되어 전장을 빠르게 가로질러 돌로 만들어진 머리 두 개 달린 거대 늑대, 그중 오른 머리의 미간에 그대로 꽂혔다.
화르르르!
꽂힌 헬파이어가 삽시간에 늑대 머리 위로 번졌다.
그 자체로도 데미지 딜링은 강력했다.
- 명중했다!
- 10초다!
그러나 헬파이어가 진정 무서운 건 저 불길이 유효한 동안 대상의 모든 방어력은 무의미해진다는 것.
- 리볼버까지 썼겠지, 아주 제대로 딜링 들어가겠네!
- 에라, 모르겠다! 그냥 가즈아!
- 대폭발 5연발 가즈아!
그 짧은 시간 동안 BJ대마도사가 보여줄 화려한 화력쇼에 시청자들이 기대감 어린 반응을 보였다.
“후우, 일단 숨 좀 고를게요.”
- 응?
그리고 그런 시청자들 앞에서 미다스는 보여줬다.
“아, 여기까지 뛰어오느라 숨이 좀 차네요.”
여유가 넘치는 모습을.
- 뭐여? 지금 10초 밖에 없는데!
- 가만! 그러고 보니까 캐스팅도 안 했어!
- 미친! 아무리 BJ대마도사라고 해도 대폭발 캐스팅에 10초 이상은 걸린다고!
그 사실에 도리어 시청자들이 다급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후우, 그럼 숨 좀 돌렸으니까 이제 슬슬 마법 준비하겠습니다.”
허나, 그 다급한 시청자들의 모습 앞에서도 미다스는 여전히 여유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대폭발. 애드원.”
천천히 대폭발 캐스팅을 외쳤다.
- BJ대마도사가 드디어 미쳤어.
- 흑염룡이 아니라 또라이가 깨어난 거 같다.
- 중2병이 아니라 중이염에 걸린 게 아닐까?
그 모습에 시청자들이 이제는 포기한 듯 허탈한 심정 담긴 채팅을 쳤다.
그 순간이었다.
- 저기 그런데 지금 10초 넘게 지난 거 같은데?
- 그렇지? 다들 10초 지났지? 그런데 대체 왜 헬파이어가 안 꺼지고 그대로 있는 거지?
시청자들이 던진 의문이 채팅창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캐스팅이 완료됐습니다.]
이윽고 시청자들 눈앞에 대폭발의 구슬이 등장했다.
- 꺼먼 거? 꺼먼 거다!
- 시커먼 놈이다!
새카맣기 그지없는 대폭발의 구슬이.
그 순간 설명은 필요 없었다.
- 뭔지 모르겠지만 BJ대마도사가 쓰는 화염계 스킬이 검은 불꽃으로 나오는 것 같아!
- BJ대마도사가 진짜 신 스킬 가져왔다!
- 잠깐, 그럼 지금 플레임 드래곤 꺼내면 진짜 흑염룡 깨어나는 거야?
BJ대마도사가 정말 흑염통을 깨울지도 모른다는 것, 그 사실이 시청자들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만들었으니까.
- 진짜 흑염룡 나온다!
- 역시 BJ대마도사! 언젠가 흑염룡 꺼낼 거라고 믿고 있었다구!
- 솔로로 평생 지내면 흑염룡을 꺼내게 됩니다. 이래도 커플입니까?
그 격한 반응 속에서 미다스가 손에 든 대폭발의 구슬을 그대로 정령 괴수를 향해 던졌다.
콰과과광!
그러자 거칠기 그지없는 폭발음이 들렸다.
콰과과광!
두 번 연속해서.
- 와! 딜링 시작했어!
- 가만, 헬파이어 효과 지속 시간이 진짜 여전히 유효한 거라면 이거 장난 아니겠는데?
그 광경에 시청자들이 다시 채팅을 쏟아냈으나, 미다스의 눈에는 더 이상 그런 채팅창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
‘좋아, 초지일관 발동.’
그저 황금빛 과녁, 그곳에 생긴 붉은빛 동그라미만이 보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