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1화. < 123화. 바르망의 유산 (1). >
1.
세상 모든 건 시간이 약인 법.
- 그러니까 정리해보자고.
BJ대마도사 발언 직후 혼란에 빠졌던 사람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이내 상황을 분석해내기 시작했다.
- 그러니까 BJ대마도사가 하던 퀘스트 완료 조건은 많이 잡는 게 아니라 하얀 사막 몬스터를 전멸시키는 거였다?
- 그런데 그걸 숨기고 현상금을 걸었다?
그리고 그렇게 분석된 결과가 나왔을 때 세상은 평가했다.
- 정리하면 퀘스트 깨는데 777만 달러 쓴 거네?
- 역시 BJ대마도사, 버스비로 777만 달러 쓰네.
이번에도 BJ대마도사가 자신의 명성에 어울리게 남다른 스케일의 이벤트를 열었다고.
그 외에 딱히 BJ대마도사를 향한 평가나 이야기는 없었다.
문제는 다른 플레이어들에 대한 평가였다.
- 그런데 까놓고 말하면 하얀 사막에서 입에 거품 물고 사냥한 플레이어들은 낚인 거잖아?
이러니저러니 해도 하얀 사막에 온 플레이어들이 이용당한 건 분명한 사실.
- 상금 탄 플레이어들 빼고는 다 닭 쫓다가 지붕보는 신세된 거지.
ㄴ 개가 됐다, 이거네?
그마저도 상금을 타지 못한 이들은 아무런 보수 없이 BJ대마도사를 위해 봉사활동을 한 꼴이 된 셈.
- 그보다 올스타팀도 별거 아니네. 상금 못 탄 거 보면.
ㄴ 원래 그렇잖아? 이름 있는 애들이 실속이 없어.
ㄴ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실속이 없을 줄이야.
ㄴ 처음에 등장했을 때는 마치 이 전쟁을 끝내러 왔소, 하고 등장했는데 현실은 뭐다?
특히 현상금 레이스의 우승 후보로 꼽히던 올스타팀에 대해서는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고, 비난도 컸다.
여러모로 올스타팀의 분위기가 밑바닥까지 내려갈 수밖에 없을 정도.
- 그보다 이렇게 되면 올스타팀은 BJ대마도사한테 2번 당한 거네?
ㄴ 설마 같은 플레이어한테 세 번 연속 당하진 않겠지?
ㄴ 맞아, 똑같은 플레이어한테 똑같이 세 번 당하는 게 게임 역사에 있을 리 없지.
심지어 BJ대마도사가 준 물을 먹은 게 이번이 두 번째였다.
이쯤 되면 결국 이번 사태에 대해서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
그게 이유였다.
“다들 여론 상황은 다들 알고 있지? 그래서 모두를 불렀어.”
고드, 그가 하얀 사막 위에서 이번 현상금 레이스에 참가한 올스타팀 멤버 전부를 모은 건.
“내 책임이다.”
그렇게 모인 이들 앞에서 고드는 가장 먼저 고개부터 숙였다.
“내가 오판을 했고, 결국 그로 인해서 올스타팀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멍에를 줬다.”
일말의 변명 따윈 없는 깊은 사과.
“해서 올스타팀 리더 자리에서 물러나겠어. 더 이상 이 자리에 있을 생각은 없고, 차후 누가 리더가 됐건 빅패밀리 길드는 군말 없이 그 리더의 의지를 따르겠어.”
이어진 사퇴 선언에 좌중에서 끓던 불만이 삽시간에 그대로 식어버렸다.
말 그대로였다.
분명 고드가 모이라고 했을 때 적지 않은 이들은 꽤 진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
필요하다면 올스타팀 탈퇴를 선언할 각오를 마쳤을 정도.
이미 길드 마스터나 관계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눈 상태였다.
‘이렇게 나올 줄이야.’
하지만 고드가 먼저 사죄를 하고 물러나겠다고 하는데 그 자리에서 냅다 준비해온 독한 멘트를 내뱉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니, 이렇게 될 줄 다른 사람들은 알았나?”
“솔직히 BJ대마도사의 의도를 읽을 정도였으면 게임이 아니라 주식을 했었어야지.”
“BJ대마도사가 개새끼였던 거야.”
뱉을 수 있는 말은 위로의 말뿐.
동시에 몇몇 이들은 계산기를 두드렸다.
‘고드가 물러나면 이제 누가 대장 자리 하려나?’
‘길드 혼자 움직이는 것보단 올스타팀 대장 자리에 앉아 움직이는 게 훨씬 낫지.’
이러니저러니 해도 올스타팀이란 이름이 가진 무게감은 결코 낮지 않은 바, 그런 올스타팀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건 여러모로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 자리가 지금 깔끔하게 비었으니 생각하는 바도 달라질 수밖에.
“이제부터 할 말은 올스타팀의 리더가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야.”
그렇게 모두가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말문을 닫고 있는 사이 고드가 기습하듯 모두를 향해 말했다.
“왜 BJ대마도사가 마지막에 밝혔을까?”
그 갑작스러운 질문에 모두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야 우리 빡치게 하려고 그런 거 아니야? 게임은 상대방을 빡치게 하려고 하는 거잖아?”
개중 한 명이 반문을 했고, 그 반문에 고드는 재차 질문했다.
“BJ대마도사는 여기서 입 다물고 있었으면 다음 퀘스트도 조용히 할 수 있었어. 그런데 그냥 우리를 빡치게 하려고 했다?”
“그야…… 멀린이 도발했잖아?”
“그 BJ대마도사가 멀린의 도발 때문에 순간 감정에 취해서 저도 모르게 뱉었다? 차라리 멀린이 준 후원금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대답을 해줬다는 게 낫겠어. 다시 말하지만 BJ대마도사라고, BJ대마도사. 이제는 다들 알잖아? 이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
이어진 고드의 말에 좌중은 반박을 포기했다.
그리고 고민을 했다.
‘BJ대마도사는 뱀보다 더 영악한 놈이다.’
‘그런 인간이 아무런 의도도 없이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런 멘트를 했을 리 없어.’
고드의 말처럼 필시 BJ대마도사라면 그 멘트마저 노림수일 터.
“내 생각은 이래. 일단 당장 그 멘트를 뱉음으로써 우리를 돈도 못 버는 광대 무리로 만들어버렸지. 그다음에는? 과연 BJ대마도사는 광대가 된 우리가 뭘 한다고 생각했을까?"
“명예 회복을 노린다고 생각하겠지.”
이어진 소서의 대답에 고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
“그래, 우리는 이제 어떤 식으로는 올스타팀의 명예 회복을 해야 해. 그리고 명예 회복을 하려면 정정당당하게 붙어야지. 비겁하게 싸우고 이기면 의미가 없잖아?”
“아!”
그제야 대부분이 고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 BJ대마도사는 우리와 싸움을 피할 수 없다는 걸 알아. 그래서 할 바에는 차라리 공정하게 하고 싶은 거지. 필시 그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을 거야.”
올스타팀이 마주해야 하는 난관이 모두가 생각하는 것보다 골치 아프다는 것을.
“개인적인 생각은 여기까지야. 리더도 아닌 주제에 이 이상 발언하는 건 주제넘은 짓이 될 테니까. 그럼 이제 다음 리더를 뽑아보자고.”
그렇게 제 의견 발표를 마친 고드가 물러나는 순간, 그 순간 올스타팀 멤버들은 다시 계산기를 두드렸다.
과연 이 팀의 리더가 되는 게 이익일지 손해일지.
그중 빠르게 계산을 마친 이들 중 한 명이 말했다.
"그러지 말고 고드, 당신이 좀 더 해보는 게 어때?”
그 말에 고드가 쓴웃음을 지었다.
‘넘어왔군.’
그리고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처음 고드는 이번 일이 터졌을 때 두 가지를 원했다.
‘이로써 올스타팀은 유지됐고, 내 자리도 유지된다.’
하나는 올스타팀이 해체되지 않을 것 다른 하나는 올스타팀의 리더로 남아있을 것.
지금 분위기는 그것을 위해 고드가 의도한 바였다.
“새로 리더를 뽑으면 어떻게 뽑든 말이 나올 테고, 그러다가 올스타팀이 무너질 수도 있지.”
“시켜줄 리도 없지만 난 리더 자리는 사양이야. 또 문제 생기면 내 책임이 되잖아? 그 정도 책임감은 짊어지고 싶지 않다고.”
“실수는 사과로 갚는 게 아니라 성공으로 갚아야지.”
그리고 의도한 것처럼 분위기를 무르익기 시작했고, 그 분위기 앞에서 고드는 여전히 곤란하다는 듯한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너무 그러지 말라고, 내가 사퇴하겠다고 말한 지 10분이 안 됐는데 이런 식으로 분위기 만들면 곤란해. 최소한 하루 정도는 지나고 말해주라고.”
권유를 사양했다.
물론 이미 속으로는 각오를 마친 상태였다.
‘BJ대마도사, 날 엿 먹인 대가는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비싸게 치르게 해주마.’
어떻게든 복수를 끝내주겠다고.
더불어 이 순간 고드는 그 어느 때보다 승리를 확신했다.
‘이미 네놈의 밑천은 전부 파악했으니까.’
BJ대마도사의 한계를 이번 일을 통해 확실하게 파악했다는 것.
그 자신감을 속으로만 품은 채 고드가 말했다.
“그러니까 여기서 이러지 말고 무기명 투표를 하자고, 무기명 투표.”
2.
- 여기다.
새하얀 사막, 그곳을 하염없이 걷던 미다스 일행이 검의 목소리를 듣는 처음으로 발을 멈췄다.
그렇게 발을 멈춘 곳에는 딱히 특별한 건 보이지 않았다.
물론 미다스는 달랐다.
‘이 너머에 있네.’
그의 눈에는 붉은빛 기둥이 번쩍이는 게 보였으니까.
그러나 그 사실을 내색할 순 없는 법.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여기 맞나요?”
미다스가 모르는 척 연기를 했다.
- 나를 휘둘러라.
그에 대답하듯 나온 검의 목소리에 미다스가 검을 들고 그대로 허공을 한 번 휘둘렀다.
스윽!
그러자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허공이 베이더니 그 너머의 공간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너머의 광경도 딱히 하얀 사막과 다를 게 없었다.
- 보이는가? 저기 나무에 걸린 가죽 하나를.
메마른 고목나무, 그 나무에 가죽 하나가 걸린 게 추가됐다는 것을 제외하면.
어쨌거나 보이는 바는 보잘 것 없었다.
그러나 정말 보잘 것 없는 것이었다면 이토록 어려운 퀘스트는 아니었을 터.
- 드래곤의 가죽이다. 그 무엇도 아닌 신을 먹어치운 드래곤, 악카투스의 가죽.
이윽고 검이 저 가죽의 정체를 말해줬고, 그 사실에 미다스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맙소사.’
그 표정은 앞서 한 것과 달리 연기가 아니었다.
‘왜 이렇게 작아?’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미다스의 눈에 보이는 가죽은 가로세로 길이가 50센티미터에 불과했다.
비유를 하자면 좀 큰 손수건 크기.
수건으로도 쓰기 애매한 크기였다.
그게 미다스가 진심으로 놀란 이유였다.
‘이걸로는 모자도 못 만들겠는데?’
드래곤의 가죽이라면 필시 강력한 방어구 아이템의 재료가 될 터.
허나, 지금 보이는 양이라면 제대로 된 방어구를 만드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아니지. 신축성이 대단할 수도 있잖아? 마력 같은 걸 먹이면 늘어날 수도 있고.’
물론 이내 미다스는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아무렴. 드래곤 가죽을 주는데, 어떤 식으로든 아이템을 만들 수 있게 해주겠지.’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이템으로 만들 수도 없는 드래곤 가죽을 줄 리는 만무.
그렇게 스스로를 달랜 미다스가 검을 향해 말했다.
“대단한 가죽이겠군요. 엄청난 방어력과 효과를 가지고 있겠죠?”
그 질문에 검이 곧바로 대답했다.
- 잘 아는군. 정말 대단한 가죽이지. 제아무리 대단한 검으로도 상처를 내기 힘들고, 강력한 마법으로도 흠집을 만들기 힘든 가죽. 특히 저 가죽은 드래곤 하트를 보호하는 목의 가죽이다. 드래곤이 가진 가죽 부위 중 가장 질기고, 강인한 곳이지.
이어진 말에 미다스가 우려를 버리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듣기만 해도 레전더리 에픽 등급 아이템 냄새가 솔솔 나네. 설마 모든 공격 무시, 이런 방어구 나오려나? 아, 그럼 내가 가서 탱커해야겠네.’
생각 이상으로 끝내주는 방어구가 나올 것 같은 느낌.
그 느낌에 미다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말했다.
"그럼 저 가죽으로 방어구를 만들면 정말 끝내주겠군요! 얼마나 끝내줄까요?”
그 말에 검이 대답했다.
- 드래곤의 가죽으로 방어구를 만든다?
“예."
- 재미있는 발상이군.
“예?”
그 순간 미다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재미있는 발상이라고요?”
- 말했다시피 저 가죽은 드래곤의 가죽 중에서도 가장 강인한 부위. 드래곤 슬레이어 바르망조차도 꿰뚫지 못한 부위다. 그런데 그런 가죽을 두드리고, 가공해서 무언가를 만든다? 그런 능력이 있으면 굳이 드래곤 가죽으로 만든 방어구가 필요 없을 것 같군.
그리고 이어진 설명을 듣는 순간 미다스는 갸웃했던 고개를 바로 세웠고, 그 순간 그의 얼굴 어디에도 미소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미친!’
깨달은 탓이었다.
‘이거 아이템 얻는 파트가 아니었어?’
이번 보상은 결코 자신이 생각하던 것이 아님을.
‘아니, 이런 게 어디 있어? 드래곤의 가죽을 주면 당연히 아이템 재료로 줘야지!’
자연스레 미다스의 가슴에서는 믿음을 배신당한 억울함이 치솟기 시작했다.
‘내가 이 퀘스트 깨는데 얼마를 썼는데!’
그리고 다시 속이 쓰려오기 시작했다.
당연히 말투도 바뀌었다.
“그래서 저 빌어먹을 가죽은 왜 보여주는 겁니까? 예?”
어느 때보다 날 선 목소리.
- 말했다시피 바르망이 네게 줄 가르침은 드래곤을 잡는 법이다. 그리고 드래곤을 잡기 위해서는 최소한 저 가죽을 꿰뚫을 능력이 필요하지. 즉, 저것은 시험지다.
그리고 이어진 검의 말에 미다스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아니, 드래곤 슬레이어도 못한 걸 제가 어떻게 합니까? 예?”
여전히 날 선 그 반응에 검이 잠시 침묵했다.
“어휴, 진짜 남겨주려면 좀 제대로 된 걸 남겨주시지 이상한 것만 남겨주시고 있네. 잠깐만. 바르망이란 양반도 못 뚫을 걸 저보고 뚫으라고요? 이거 뭔가 내용이 이상한대? 이 시험 제대로 만든 거 맞아요? 공정성 있어요? 예? 야매 냄새가 나는데?”
그사이 미다스가 쉴 새 없이 푸념을 내뱉었고, 이내 그 푸념이 끝나자 검이 다시 말했다.
- 방법은 하나, 네가 가진 무기를 강인하게 단련시키는 것뿐.
그 방법에 미다스가 아예 대놓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예예, 그러시겠죠.”
그 순간이었다.
“예? 뭐요?”
무언가를 깨달은 듯 미다스가 황급히 질문을 던졌고, 그 질문에 검이 대답했다.
- 바르망은 드래곤을 잡기 위해 자신의 모든 지식과 비술을 동원해 나를 만들었다. 너 역시 나와 같은 무기가 필요하다. 그게 바르망이 남긴 가르침이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그 순간 알림과 함께 퀘스트창이 떴다.
[바르망의 유산]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379레벨 이하
- 퀘스트 내용 : 바르망의 가르침을 따라 보다 강한 무기를 제작하여 악카투스의 가죽을 파괴하라!
- 퀘스트 보상 : 알 수 없음
!퀘스트 보상 : 바르망의 지팡이.
!퀘스트 완료 시 ‘마지막 시험’ 진행 가능
아이템 업그레이드 찬스!
그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미다스가 그대로 얼어붙었다.
‘맙소사.’
그런 그에게 검이 말했다.
- 물론 싫다면 포기해도 좋다. 지금부터 네가 해야 할 일은 무척이나 힘들고 어려운 일일 것이다. 바르망조차 결국 나를 만드는 것이 늦어, 때를 놓쳤으니까.
검의 그 경고에 미다스는 어느새 양손으로 검을 쥔 채 말했다.
“어휴, 포기라니요. 꼭 바르망 님의 가르침을 받아 그분의 의지를 받들고 싶습니다!”
어느 때보다 예의 넘치는 모습으로.
“그래서 뭘 하면 됩니까?”
그 질문에 검이 대답했다.
- 하얀 사막에서 네가 변종 크로커스를 잡는 것을 보며 네 무기의 이야기하며, 네 특성을 파악했다. 그 과정에서 네 안에 그리고 네 무기에 강력한 힘이 잠들어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요? 그럼 그 힘을 깨우면 되겠네요?”
- 그렇지. 이제 좀 이야기가 되는군.
“어떻게 하면 됩니까?”
- 내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앞으로 검은 사막에서 크로커스를 8,912마리 잡으면 될 것 같다.
“예? 몇 마리요?”
- 크로커스 8,912마리. 보다 강한 몬스터를 잡으면 더 적은 숫자만 잡아도 될 것이다.
명시된 숫자 그리고 보다 강한 몬스터라는 표현을 듣는 순간 미다스는 검이 말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었다.
‘레벨이 부족하다는 거구나.’
지금 자신은 레벨이 부족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는 것을.
‘빌어먹을.’
그러니까 이번 퀘스트에서 개구멍 따위는 없으니, 그냥 눈 딱 감고 레벨업 사냥을 해야 한다는 것을.
그러한 미다스에게 검이 말했다.
- 빨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