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화. < 118화.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1). >
1.
검은 사막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플레이어들이 가장 먼저 목적지로 삼는 곳은 첫 번째 성스러운 나무 그마시안이 있는 곳이었다.
“저게 그 그마시안이야? 생각보다 쉬운데?”
그런 그마시안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시커먼 모래 사막 위로 오롯하게 솟아오른 높이 100미터짜리 새하얀 나무는 찾기 싫어도 찾을 수 없을 만큼 그 존재감이 강렬했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찾기 쉬운 곳을 왜 다른 애들은 못 찾는 거지? 보니까 빙빙 돌던데?”
하지만 그런 그마시안으로 바로 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왜 안 가긴, 지금 정령이 유효한 상황에서 크로커스를 잡는 연습을 하는 거지.”
“아."
그마시안에 도착하는 순간 검은 사막 입문자를 배려는 끝이 나고, 그 이후부터는 크로커스의 진짜 무서움을 마주해야 한다는 것.
“정령의 유효 시간이 일주일이거든. 그동안 최대한 연습하는 거지.”
그런 이유로 크로커스에 익숙해지기 위해 일부러 그마시안에 가지 않은 채 사냥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저주는? 저주 걸리면 포션 못 쓰잖아?”
“그조차도 훈련이지. 오는 게 보이는 크로커스를 상대로도 포션을 남발할 정도라면 그냥 게임 접는 게 낫지. 스타 플레이어들은 더더욱. 여기까지 왔는데 몹쓸 꼴을 보여주면 시청자들이 날아갈 텐데, 이 악물고 연습해서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지.”
특히 이름값이 높을수록 그런 훈련을 하는 빈도도 높아졌다.
“BJ대마도사가 아직도 그마시안에 도착하지 않은 것도 그래서였구나.”
“아무렴.”
이틀 전 검은 사막을 떠난 BJ대마도사가 그마시안에 아직 오지 않았다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의문을 가지지 않은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오히려 의문을 가지기보다는 대부분은 납득했다.
“제아무리 BJ대마도사라고 해도 검은 사막에서 살아남으려면 빡세게 연습해야지. 그것도 자기가 내뱉은 것처럼 혼자 살아남으려면 더더욱.”
“힘들겠네.”
검은 사막의 난이도를 생각하면 지독한 훈련이 필요하리라고.
“힘든 정도가 아니라 아마 지금 안 보이는 곳에서 쌍욕하면서 사냥 중일걸?”
2.
“빌어먹을!”
욕지거리와 함께 미다스가 던진 대폭발의 구슬이 그대로 검은 사막, 그 두터운 모래 위로 떨어졌다.
그렇게 떨어진 구슬은 마치 미사일처럼, 검은 사막의 모래를 뚫고 더 깊숙한 곳까지 파고든 후에야 비로소 제 이름에 걸맞은 폭발을 일으켰다.
콰과광!
그 폭발에 검은 모래가 비산했다.
콰과광!
그리고 이어서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을 때는 마치 분수가 치솟듯 검은 모래가 솟구쳤다.
[크로커스를 처치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 뒤로 들리는 알림에 미다스가 뒤에 가만히 있는 두 마리의 드래곤 그리고 럭키를 보며 말했다.
“빌어먹을!”
거듭 욕지거리를 내뱉는 미다스의 입가에는 짙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당연히 지금 내뱉는 욕지거리는 진심이 아니었다.
“이렇게 쉬운 곳을 이제야 오다니!”
너무 기뻐서 나오는 감탄사였지.
‘쉽게 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쉬울 줄이야!’
검은 사막이 자신에게 쉬운 무대가 되리란 건 이미 일찌감치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정도는 미다스가 생각한 것 이상이었다.
일단 미다스의 스펙업이 그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났다.
‘꾸준히 훈련해오면 갑자기 한 번에 터진다는데, 지금이 그때구나.’
그리고 그 스펙업과 미다스가 그동안 해온 훈련과 경험이 뒤섞이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이야.’
특히 그동안 연습의 제대로 빛을 발휘했다.
그동안 미다스는 자신의 투척 사거리와 정확도를 늘리기 위해 거듭 연습을 해왔었다.
허나, 그 훈련 성과가 드러나기란 쉽지 않았다.
아무리 열심히 훈련을 해도 제한된 환경에서는 그 역량을 100퍼센트는커녕 50퍼센트조차 발휘하기 힘들었으니까.
반면 지금 검은 사막은 그 훈련의 성과를 100퍼센트가 아닌 120퍼센트 발휘할 수 있는 곳.
‘뭐, 최고는 저주 지대가 보인다는 거지만.’
동시에 미다스의 눈에는 검은 사막에서 마주할 수 있는 최악의 장소인 저주 지대마저 보였다.
그것도 아주 선명하게, 저주 지대 위로 붉으스름한 빛이 감도는 게 보였다.
그 메리트는 엄청났다.
분명 크로커스는 골치 아픈 몬스터였으나, 검은 사막은 대부분 340레벨을 찍은 플레이어들의 사냥터, 제아무리 골치 아픈 몬스터라고 해도 적응이 되면 잡는데 어려울 건 없었다.
그럼에도 검은 사막이 플레이어들에게 지옥 소리를 듣는 건 바로 검은 사막의 저주 때문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이곳에 오는 플레이어들 대부분은 게임에 인생을 바치는 건 물론, 게임 덕분에 인생이 바뀐 자들이었다.
갓워즈 덕분에 부귀영화를 누리는 자들이었고, 당연히 그들은 지금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일반 플레이어들은 상상도 못할 만큼 많은 돈을 게임에 투자하고는 했다.
당연히 포션 같은 소모 아이템에 쓰는 비용도 엄청났다.
포션 중독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
그렇기에 포션을 쓸 수 없다는 제약은 더더욱 그들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미다스도 다를 건 없었다.
‘검은 사막에서도 포션도 마음껏 쓸 수 있어.’
그런 상황에서 미다스는 그 저주에 대한 걱정을 조금도 할 일이 없어진 셈.
당연히 저주를 풀기 위해 성스러운 나무를 일일이 방문할 필요도 없었다.
얼마든지 마음껏 가고 싶은 곳을 가도 된다는 의미.
그 대목에서 검은 사막 너머로 솟구치고 있는 붉은빛 기둥을 바라보는 미다스의 생각은 하나였다.
‘이렇게 된 거 최대한 빨리 끝내자. 어차피 같이 할 사람도 없는데.’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최대한 빨리 공략하는 것.
3.
- BJ대마도사가 진짜 혼자서 할 수 있을까?
BJ대마도사의 솔로 선언 이후 세간의 관심은 솔로 플레이의 가능 여부였다.
이제까지 전례 없던 길을 가는 만큼 기대보다는 가능성의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는 건 당연지사.
- 에이, 못하겠지.
- 말이 그런 거지, 결국 도움 받겠지.
솔직히 BJ대마도사가 도중에 말을 바꾸리란 예상도 적지 않았다.
- 그런데 아직 소식 없던데?
- 그마시안에도 등장 안 했다고 함.
- 어디 있는지도 다들 모르겠다던데?
하지만 이렇다 할 소식이 없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 진짜 솔로 플레이 하려는 모양이다.
ㄴ 작정하고 훈련하는 듯.
ㄴ 그렇겠지. 솔로 플레이하려면 어느 때보다 준비가 철두철미해야 할 테니까.
그 사실에 오히려 사람들은 BJ대마도사의 솔로 선언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까 진짜인 모양이네.”
위자드 길드.
1티어급 길드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그곳의 길드 마스터인 소서 역시 그중 한 명이었다.
BJ대마도사의 솔로 선언이 위장이나 혹은 기만 작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상황이 진실 쪽으로 기울어졌다.
“어비스 길드가 드래곤 슬레이어 소드 획득법을 알려준다는 것도.”
그리고 그 마음을 완벽하게 기울이게 한 건 바로 드래곤 슬레이어 소드 획득법이었다.
“말했잖아, 진짜라고. 왜 내 말을 못 믿어?”
“보름 전에 우리 길드원 계약 기간 끝났다고 소리 없이 냉큼 빼간 인간 말을 어떻게 믿어?”
“아니, 우리가 뭐 훔쳐 가기라도 했나? 계약 기간 끝난 플레이어 제값 주고 데려갔을 뿐이라고.”
“그래도 최소한의 상도의가 있는 거지. 빅패밀리 길드는 그 상도의가 가장 없는 길드고. 응? 좀 작작 빼가.”
“어쨌거나 다시 이야기를 정리해줄 게.”
이야기의 시작점은 빅패밀리 길드, 현재 1티어급 길드 중에 가장 많은 길드원 수를 자랑하는 그곳의 마스터인 고드였다.
“어비스 길드가 우리 쪽에 의뢰를 했어. 드래곤 슬레이어 소드 획득법을 알려주겠다, 드래곤 슬레이어 소드 획득법을 얻을 수 있는 퀘스트는 최대 100명까지만 진행이 가능하다, 올스타팀을 구축해서 진행해라, 그 과정에서 BJ대마도사를 견제해서 얻을 경우 소유권을 인정하겠다.”
고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와 함께 위자드 길드에 제안을 했다.
“그중 열 자리를 줄게. 단, 마법사 플레이어만.”
같이 BJ대마도사를 엿 먹이고 드래곤 슬레이어 소드를 얻자고.
이쯤 되면 믿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믿고 자시고 할 문제가 아니었다.
현재 검은 사막에 자리잡은 1티어급 길드들의 꿈은 BJ대마도사를 잡는 것.
‘BJ대마도사랑 붙는 건 물론 덤으로 드래곤 슬레이어라.’
그런데 거기에 상상치도 못한 상품이 걸린 상황인데 고민을 한다면 그게 이상한 일.
"그래서 방법은?”
“그건 수락하겠다는 거지?”
“방법부터 듣고.”
“에이, 이 바닥에 듣고 빠지는 게 어디 있어? 듣는 순간 같이 패밀리가 되는 거지. 좋아, 그럼 같이 한다고 믿고 말해줄게. 방법은 간단해. 우리 올스타팀이 BJ대마도사보다 먼저 드래곤 슬레이어를 얻으러 가는 거야.”
그 설명에 소서가 고작 그게 다야? 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 후에 우리 두 번째 올스타팀이 두 번째 드래곤 슬레이어를 얻으러 가는 거지. 그다음에는 세 번째 팀이.”
“세 번째 팀?”
그러나 이어진 설명에 소서는 표정을 바꿨다.
“현재 손을 잡은 7개 길드가 드래곤 슬레이어를 하나씩 먹을 때까지 도는 거지. 그렇잖아? 길드당 최소한 하나씩은 먹어야 공평하지. 하나 가지고 돌려쓸 수도 없잖아?”
“……드래곤 슬레이어 하나 얻는데 며칠 정도 걸리지?”
“마지막에 더블 헤드 드래곤을 꼭 잡아야 하더라고. 더블 헤드 드래곤이 120시간마다 리젠되니까, 기타 시간 다 계산하면 최소 보름 정도는 걸리는 것 같더라고.”
7개 팀 그리고 보름, 그 시간을 계산한 소서가 말했다.
“BJ대마도사랑 원수가 되겠군.”
“아니, 뭐 우리가 싸우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정보 얻어서 정상적으로 게임 플레이를 하는 건데 원수까지 되겠어? 하지만 원수가 된다면야 어쩔 수 없지.”
대답하는 고드의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부디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라는 의미의 미소가.
그 미소를 본 소서는 더 이상 머릿속에 미심쩍은 기색은 없앴다.
“그래서 앞으로 계획은?”
“붉은 나무가 시작점이야. 일단 거기부터 가야지.”
“붉은 나무? 어디에 있는데?”
“위치는 랜덤. 한 번 만나면 사라지며, 새로운 위치는 검은 사막 곳곳에 배치된 비석을 통해서 알 수 있지.”
“골 때리는 난이도군.”
“갓워즈가 원래 그렇잖아?”
“그럼 일단 붉은 나무부터 찾으러 가야겠군. 그래서 지금 상황은?”
“현재 비석은 찾았어. 하지만 붉은 나무 위치는 몰라. 100명 멤버가 모집되어서 퀘스트를 받아야 할 수 있으니까."
“BJ대마도사는?”
“뭐, 어비스 길드 쪽에서 어련히 공략법 잘 알려줬겠지. 설마 우리보다 늦게 알려줬겠어?”
이야기를 듣던 소서가 실소를 머금었다.
“BJ대마도사는 붉은 나무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겠군.”
4.
"오케이, 도착.”
짤막한 말을 마친 미다스의 눈앞에는 표현 그대로 붉은 나무 한 그루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나무의 높이는 3미터 남짓.
드넓은 사막에서는 육안으로 쉽사리 찾을 수 있는 크기가 아니었다.
‘이런 걸 그냥 덩그러니 찾으라니, 퀘스트 난이도 한 번 아주 지랄 맞네.’
그야말로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는 격.
‘레전더리 에픽 스킬 카드북을 괜히 2개나 주는 게 아니었어.’
하지만 퀘스트 보상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기도 했다.
레전더리 에픽 스킬북의 가치는 이미 뼈저릴 만큼 느끼고 있었으니까.
‘이걸로 세 개.’
더욱이 미다스는 현재 용의 뼈를 전부 모으면서 얻은 레전더리 에픽 스킬북 하나를 소유하고 있는 중이었다.
‘어우.’
그야말로 심장이 폭발할 만큼 설레는 일.
“후우."
게임 속임에도 미다스가 심호흡을 하듯 숨을 길게 내쉰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좋아.’
이윽고 마음을 가다듬은 미다스가 붉은 나무 근처로 이동했다.
쩌적!
그 순간 붉은 나무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붉은 나무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형태를 바꾸기 시작했다.
마치 트가르처럼.
그렇게 팔과 다리를 뽑아낸 붉은 나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론 미다스는 그 사실에 놀라지 않았다.
이미 그의 눈에는 보였으니까.
[NPC 트리움]
붉은 나무가 NPC라는 사실을.
“나를 찾아온 자, 누구인가?”
이윽고 입을 여는 NPC트리움을 향해 미다스는 미리 인벤토리에서 꺼낸 편지를 건네주며 말했다.
“알가마스님의 부탁을 받고 왔습니다.”
“알가마스?”
“예."
“놈이 용케 자유를 되찾은 모양이군. 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저주에 시달리는데."
저주.
그 두 글자에 미다스는 시나리오를 직감할 수 있었다.
‘저주를 풀어줘야 드래곤 슬레이어의 무덤을 알려주겠구나.’
그사이 나뭇가지로 편지를 집은 NPC트리움이 잠자코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툭!
그때 NPC트리움의 몸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툭!
하나가 아닌 두 개가.
‘왔다!’
떨어진 건 다름 아닌 레전더리 에픽 스킬 카드북!
“어? 뭔가 떨어졌네요.”
허나, 미다스는 그것의 정체를 모르는 척 연기를 하면서 그것을 줍기 시작했다.
“제가 주워드리죠.”
마치 떨어진 지갑을 주워 주인에게 건네주려는 듯이.
‘이건 내꺼다.’
물론 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네가 가져라.”
“예?”
“이것으로 알가마스와의 빚은 다 갚았다. 더 이상 그에게 진 빚은 없으며, 네게 진 빚도 없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알림이 들렸다.
“그러니 이제부터 나와 거래를 하자. 드래곤 슬레이어의 무덤을 알고 싶다고 했지?”
“예."
“그럼 내 저주를 풀어주어라. 그리하면 내 그 무덤으로 가는 곳을 알려주겠다.”
이어진 말에 미다스는 망설이지 않았다.
‘드래곤 레어는 꽝이었지만, 드래곤 슬레이어 무덤은 다르겠지. 이번에는 제대로 뽑아먹는다.’
드래곤 슬레이어의 유물을 마다할 이유는 없는 법.
“예! 제가 뭘 해드리면 됩니까?”
“내게 이 저주를 건 신의 신전이 이곳에 있다. 그 신전을 파괴하라.”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이어진 대답에 미다스의 귓속에 알림과 함께 퀘스트창이 떴다.
[드래곤 슬레이어]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359레벨 이하.
- 퀘스트 내용 : NPC트리움의 부탁을 받아 그에게 저주를 내린 신전을 찾아 부수자.
- 퀘스트 보상 : 드래곤 슬레이어의 무덤
!퀘스트 완료 시 ‘봉인된 검’ 진행 가능
그 퀘스트 내용을 보던 미다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저기 그런데 신전은 어디에 있습니까?”
“그건 나도 모른다. 난 저주에 받아 움직이는 자유조차 빼앗긴 몸, 나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른다. 내가 아는 사실은 오직 하나, 검은 사막에 등장하는 비석 중에 신전을 가리키는 곳이 있다는 것.”
이어진 설명에 미다스는 혀를 찼다.
‘난이도 진짜 욕 나오네. 아주 그냥 깨지 말라고 작정을 했어, 작정을.’
그뿐이었다.
미다스는 딱히 걱정하지 않았다.
“여러모로 힘들 것이다.”
“아, 예.”
대답을 하는 미다스의 눈에는 분명하게 보였으니까.
“힘들겠죠.”
‘나만 빼고.’
검은 사막 위로 선명하게 보이는 붉은 빛기둥 하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