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1화. < 116화. 본 드래곤 (2). >
4.
화르르!
쉴 새 없이 타오르는 불꽃의 링.
크르르!
그 링 안에서 거대하기 그지없는 본 드래곤과 조촐하기 그지없는 플레이어가 단 둘이 마주한 광경은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 광경이었다.
- 지금 우리가 보는 게 리얼인가?
- 진짜 이 둘이 싸운다고?
- 실시간 방송인데도 안 믿기네.
웃음이든 뭐든 나오려면 그 장면이 상상이 되어야 하는 법.
하지만 너무나도 아득한 체급 차이 탓에 시청자들은 둘이 싸우는 장면을 도무지 머릿속에 그릴 수가 없었다.
“파이어볼 앤 아이스볼 앤 파이어 스피어! 사역마 블리자드, 사역마 아이스 스톰!”
그만큼 아득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선공을 날린 건 다름 아니라 미다스였다.
퍼엉!
미다스가 손아귀에 쥔 파이어볼 두 개를 순차적으로 본 드래곤의 머리, 그 가장 큰 범위를 맞췄다.
보는 입장에서는 기겁할 광경이었다.
- 진짜 쳤다!
분명 BJ대마도사가 솔로 레이드를 하겠다고 했지만, 솔직히 그걸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의외로 적었다.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믿는 이가 적은 것처럼.
- 혼자 하겠다는 게 구라가 아니었네?
때문에 몇몇은 BJ대마도사가 말만 그렇게 하고 텔레포트 마법으로 동료들을 데려오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본 드래곤을 공격한 이상, 사실상 텔레포트 마법진을 그릴 여유는 사라진 셈.
- 정말 솔로 플레이 할 속셈이구나!
이제는 원하든 원치 않든 솔로 레이드를 해야 하는 순간.
키르르르!
그 사실에 못을 박으려는 듯 본 드래곤이 자신을 공격한 미다스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어? 뭐야?
- 겁나 빠르다!
바닥을 네 발로 기어 움직이는 본 드래곤의 속도는 생각 이상으로 빨랐다.
미다스와의 거리, 약 400미터의 거리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좁혀질 정도.
그뿐만이 아니었다.
- 튀어야지!
ㄴ 튀긴 뭘 튀어? 도망칠 곳이 없는데!
현재 본 드래곤이 있는 주변은 불꽃 장벽에 의해서 가로막힌 상태.
움직일 수 있는 범위는 반경 1킬로미터 내, 그 안이 전부였다.
모두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최악의 상황.
‘해볼 만해.’
그러나 반대로 그 상황을 마주한 미다스는 제법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
여유의 근거는 여러 개였다.
“이 정도면 헤이스트까지는 쓸 필요 없겠네요. 일단 헤이스트는 킵하겠습니다.”
첫 번째 근거는 다름 아니라 미다스의 이동 속도.
동급 근접 딜러들, 그것도 랭커급 딜러와 비교했을 때도 부족함이 없는 미다스의 스탯은 본 드래곤을 상대로 충분히 추격전을 가능케 했다.
“라이트닝볼 앤 대폭발 앤 트라이던트.”
‘맞추는 건 일도 아니다.’
두 번째 근거는 바로 본 드래곤의 크기였다.
미다스 입장에서는 조준을 하기 위해 이렇다 할 노력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본 드래곤을 거대했으며, 결정적으로 본 드래곤의 등장과 함께 발동한 용의 폭풍 효과로 근처의 초목들이 전부 휩쓸린 상태였다.
여러모로 도망치면서 공격하는데 여유가 생길 수밖에 없는 셈.
마지막 근거는 자신감이었다.
‘어차피 드래곤 브레스 빼면 시체인 놈인데 드래곤 브레스도 볼 거 없고.’
본 드래곤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 앞에서 당당할 자신.
때문에 미다스는 자신 있게 소리쳤다.
“오늘 이거 못 잡으면 게임 접습니다.”
5.
- 오늘 이거 못 잡으면 게임 접습니다.
도발적인 발언.
“현명하군.”
그러나 그 발언을 듣는 순간 멀린은 어느 때보다 냉정한 반응을 보였다.
“보스 몬스터를 처음 보는데 다짜고짜 모든 전력을 가져오는 게 멍청한 짓이지. 가뜩이나 저런 곳이라면 더더욱.”
도망칠 곳이 없는 무대에서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도 모르는 보스 몬스터와 싸우는 건 미친 짓.
때문에 멀린이 보기에 BJ대마도사의 솔로 레이드 발언은 매우 현명하면서도, 냉철한 계산 끝에 나온 발언이었다.
그때 엠마가 한마디 했다.
“아무래도 방해를 해야겠어요.”
그 말에 멀린이 놀라며 물었다.
“방해?”
“이대로 BJ대마도사가 본 드래곤을 잡게 놔둘 순 없어요. 지금 이건 좀비 매머드 레이스가 아니라 보스 몬스터 레이스이니까요."
“……보스 몬스터 레이드 레이스를 명시해달라는 게 이 때문이었군. 빌어먹을, 이걸 예상하고 있었던 거야.”
그제야 상황을 이해한 멀린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만약 여기서 BJ대마도사가 본 드래곤을 잡는다면 이루었던 모든 공든 탑이 무너지는 셈.
엠마 말대로 어떻게든 막아야 할 때였다.
“그래서 방법은?”
문제는 막을 방법이 그다지 마땅치 않다는 것.
달리 말하면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이프리트의 축복을 쓰면 되요. 그러면 저 불꽃 장벽은 넘을 수 있을 거예요.”
그 대답에 멀린이 바로 반문했다.
“지금 당장 경매장을 털어봐야 구할 수 있는 건 서너 개밖에 안 될 거야. 이제 와서 다른 길드에 요청해도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고."
이프리트의 축복은 구하고 싶다고 해서 구할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통할지도 의문이지. 그 탱커가 어디까지나 8초 동안 버틴 거지, 넘은 건 아니니까.”
그마저도 확실한 게 아니었다.
“많이는 필요 없어요, 한 개면 충분해요. 필요한 건 드래곤 슬레이어가 아니라 방해꾼이니까요.”
이어진 엠마의 설명에도 멀린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이 솔로 레이드의 방해꾼을 자처하는 순간 캐릭터를 버려야 할 텐데, 누가 그걸 하지?”
화면 속 BJ대마도사는 다른 무엇도 아닌 본 드래곤을 상대로 솔로 플레이를 펼치는 상황.
그야말로 역사적인 순간에 이프리트의 축복을 쓰면서까지 방해를 한다?
역사적 죄인, 역적이 된다는 의미.
“사냥뱀 길드가 있어요. 충분히 값만 맞으면 해줄 거예요. 그들이 아니더라도 여지는 있죠.”
물론 거절하기에는 너무 큰 돈을 주는 방식이 있기는 했다.
“쉽지 않을 거야.”
그러나 좋은 방식은 결코 아니었다.
“돈은 그렇다고 쳐도, 우리가 의뢰한 게 알려지면 좋을 건 없어. 이런 일은 더더욱.”
얼마의 대가가 들지도 모를뿐더러 그건 결국 어비스 길드의 약점이 하나 생기는 셈이었으니까.
더 나아가 사전에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급하게 작업을 했다가는 꼬리를 밟힐 가능성도 컸다.
“그렇다고 이대로 잡는 걸 두고 볼 순 없잖아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방해해야 해요. 뒤를 돌아볼 때가 아니에요. 이 판은 우리가 이긴 판이라고요.”
하지만 이어진 엠마의 말에 멀린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녀의 말처럼 오늘의 패배는 그저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다 차려놨던 밥상을 고스란히 바치는 셈.
“레이드를 실패하면 우리가 승자에요.”
반면 여기서 BJ대마도사가 레이드에 실패만 하면 제로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두 길드가 승자가 되는 셈이었다.
방해를 시도해볼 만한 메리트가 충분한 상황.
“빌어먹을.”
결국 멀린이 두 손을 들었다.
“일단 이프리트의 축복부터 구해보자고. 그게 아니면 답이 없으니까. 내가 플레이어들 쪽을 알아볼 테니까, 엠마 당신이 경매장 쪽을 알아봐 줘. 분명 개인적으로 인벤토리에 넣어두고 있는 이들이 있을 테니까. 그리고 사냥뱀 쪽과도 이야기를 해보고.”
그리고는 엠마의 선택지에 손을 올리는 순간.
그 순간이었다.
번쩍!
그들이 보는 라이브 방송이 거대한 화염으로 물들었다.
보는 입장에서는 잠시 눈이 멀 정도 강렬하게.
- 콰콰콰콰!
그 뒤를 이어서 거대한 폭음이 둘의 고막을 쉴 새 없이 그리고 사정없이 두드렸다.
그 소리에 그 둘은 놀라지 않았다.
특히 멀린은 놀라기는커녕 분명하게 말했다.
“드래곤 브레스군.”
이것이 어떤 공격인지 이미 진절머리 날만큼 경험해본 적이 있었으니까.
당연히 이 공격의 특징도 알고 있었다.
“이 공격은 피해도 피한 게 아니지.”
드래곤 브레스가 얼마나 강력한 공격인지 그리고 피하더라도 그 열기 그리고 흔적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만큼 치명적인 공격이라는 것도.
그 예상에 부응하듯 BJ대마도사가 말했다.
- 젠장! 뼈밖에 없는 새끼가 왜 브레스를 쓰는 거야!
예상치 못한 공격에 놀란 듯, 평소와 달리 필터링 되지 않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
그제야 비로소 조금 전 화면을 가득 채운 불길과 폭음의 의미를 깨달은 시청자들이 채팅창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 드래곤 브레스를 쓴다고?
- 와, 이거 장난 아니네.
- 지금 드래곤 브레스 쓰는 본 드래곤하고 1대1 한다는 거임? 사실상 죽는 거잖아?
애초에도 그리 높지 않았던 BJ대마도사의 승률이 한없이 떨어지는 순간, 그 순간 멀린이 엠마를 바라봤다.
이거 굳이 우리가 힘들게 손 대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하는 시선으로.
그때 BJ대마도사가 말했다.
- 갑자기 욕을 해서 죄송합니다. 너무 놀라서…… 일단 간신히 목숨을 구했네요. 간신히. 그런 이유로 이 시간부로 잡담은 끝내겠습니다. 다음에 맞으면 죽을지도 모르니까요.
그 말 앞에서 엠마 역시 멀린과 비슷한 눈빛을 한 채 고개를 끄덕이며 스마트폰에서 손을 치웠다.
“일단 조금 더 지켜보죠.”
그리고는 라이브 방송에 집중했다.
6.
화르르르!
드래곤 브레스가 지나간 길 위로 불꽃으로 만들어지는 갈대가 넘실거리는 사이.
"후우!”
그사이로 미다스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꿀꺽꿀꺽!
쉴 새 없이 포션을 마시면서.
그렇게 단숨에 포션병 하나를 비운 미다스가 포션병을 내던지면서 자신을 빠른 속도로 쫓는 본 드래곤을 바라보았다.
“데미지 장난 아니네.”
그런 그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나지막한 소리의 혼잣말이 흘러나왔다.
- 어? 지금 BJ대마도사 혼잣말 들었음?
그러나 지금 라이브 방송에 송출되는 플레이어가 하나뿐인 상황에서 그 혼잣말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2억 명이 넘는 시청자들에게 선명하게 전달됐다.
당연히 그의 심정도 선명하게 전달됐다.
- 데미지 장난 아닌 모양인데?
- 죽어가네, 죽어가.
- 당연히 죽어가겠지, 드래곤 브레스가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놈인데.
사실 그 혼잣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미 시청자들은 혀를 내두르는 중이었다.
- 드래곤 브레스가 그렇게 세?
ㄴ 그렇게 센 정도가 아님.
ㄴ 더블 헤드 드래곤 때 브레스 맞고 휴가 간 플레이어들이 수두룩한데.
ㄴ 저거 맞고 살아남으면 타이틀도 나온다. 모든 능력치 +10짜리 룬 보상 주는 타이틀.
드래곤 브레스의 위력이 무지막지하다는 것은 이다음 사냥터에서 보게 될 더블 헤드 드래곤을 통해 증명된 상태였으니까.
- BJ대마도사가 대단하긴 대단하네, 저걸 맞고 버티네.
- 와, 이걸 사네.
- 마법사 플레이어 중에 저거 맞고 버틴 인간은 BJ대마도사가 유일할걸?
- 역시 BJ대마탱커. BJ대마도사는 탱커로 가야 한다니까.
오히려 지금 살아서 혼잣말을 내뱉는 BJ대마도사를 향해 경악을 금치 못할 지경.
‘오케이, 다 속아 넘어갔다.’
물론 혼잣말을 포함해 이제까지 내뱉은 모든 멘트는 미다스의 연기 대사였다.
‘역시 알가마스의 망토, 효과 죽이네.’
현재 미다스는 기본적인 체력과 마법 방어력도 엄청날뿐더러, 알가마스의 망토 효과는 드래곤 브레스에 정면으로 명중 당해도 BJ대마도사의 HP를 50퍼센트 이상 깍지 못했으니까.
물론 알가마스의 망토 효과로 체력 대신 마력이 소모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미다스의 마력량도 상식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단지 그가 쓰는 마법의 숫자와 스케일이 상식을 짓밟는 수준이라서 마력 부족으로 허덕였을 뿐.
심지어 미다스는 본 드래곤이 드래곤 브레스를 쓰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었다.
‘앞으로 5번만 더 버티면 끝이야.’
그의 눈에는 본 드래곤이 어떤 조건에 드래곤 브레스를 쓰는지는 물론 그 조건인 HP상태가 실시간으로 보였으니까.
‘데미지 딜량만 잘 조절하면 돼. 어차피 나 혼자이니까.’
또한 지금 이곳 사냥터에는 오로지 단 한 명, 미다스만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본 드래곤의 HP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오로지 미다스 하나뿐이라는 의미.
그건 곧 드래곤 브레스를 내뱉게 만드는 타이밍까지 조절이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그게 이유였다.
‘역시 숨기는 게 맞았어.’
미다스가 지금 힘든 척, 위험한 척, 어려운 척 여기를 하는 건.
‘이거 효과 드러내면 긴장감 진짜 사라질 거야.’
만약 알가마스의 망토 효과를 드러낸다면 이번 솔로 레이드 자체에 대한 이 살 떨리는 긴장감이 신기루처럼 사라질 테니까.
‘왜 날아왔냐고 분명 뭐라 하는 인간도 있을 테고.’
그 정도 화염 속성에 대한 방어력을 가졌으면 그냥 불꽃 장벽을 걸어서 넘지, 왜 플라이 마법을 썼냐는 질문이 나올 가능성도 99퍼센트 이상이었다.
그럼 자연스레 BJ대마도사가 허세 부리려고 괜한 짓을 했다는 여론도 나올 터.
더 나아가 앞으로도 화염 공격을 가진 몬스터를 조우할 때마다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여러모로 좋을 건 없는 셈.
‘뭐, 나중에 공개되면 지랄나겠지만, 설마 이걸 당장 누가 얻을 수 있겠어?’
또한 알가마스의 망토를 얻는 조건은 여러모로 매우 난이도가 높았다.
당장 1년 내에는 이것을 얻을 플레이어는 나오지 않을 정도.
즉, 미다스가 입 다물고 있으면 알가마스의 망토 능력이 드러나는 일은 없었다.
‘자, 그럼 연기에 집중하자.’
여러모로 연기를 할 수밖에 없는 대목.
달리 말하면 미다스는 넘치고 있었다.
“드래곤 브레스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본 드래곤 상대로 정말 힘겨운 레이드가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힘찬 응원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어렵게 잡는 걸 보여주는 거야.’
본 드래곤을 상대로 연기를 할 만큼 여유가.
‘어차피 잡는 건 일도 아니니까.’
그리고 본 드래곤을 잡을 자신이.
그 무렵이었다.
[아즈모 님이 10,267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그러지 말고 최소한 럭키나 골드 정도라도 데려오는 게 어때? 이대로는 쉽지 않을 텐데?]
아즈모의 발언에 채팅창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 솔직히 여기서 솔로 레이드 강행하는 건 좀 그렇지.
- 럭키랑 골드는 기동력도 있으니까 소환하는 게 나을 듯?
그 사실에 미다스의 속이 바짝 타기 시작했다.
‘잠깐만. 이러면 안 좋은데?’
이런 분위기라면 어떤 식으로든 골드나 럭키를 데려올 수밖에 없을 터.
미다스 입장에서는 좋을 것 없는 흐름이었다.
‘아즈모 님한테 뭐라고 나무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누구도 아닌 아즈모가 한 말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갑자기 머릿속에 없던 고민이 생기는 순간.
[멀린 님이 10,268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멀린 : BJ대마도사가 솔로 레이드를 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일 텐데, 재촉하지 말고 응원을 하자고.]
그 순간 새로운 후원 채팅이 날아왔다.
[멀린 님이 10,269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멀린 : 격려의 의미로 미션을 주지. 만약 정말 본 드래곤을 솔로킬 내면 다음 사냥터인 검은 사막에서 드래곤 슬레이어를 얻는 방법을 알려줄 테니까.]
강력하기 그지없는 채팅이.
말 그대로였다.
- 드래곤 슬레이어? 설마 그 말도 안 되는 드래곤 슬레이어 소드를 말하는 건가?
- 그걸 얻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드래곤 슬레이어, 그 엄청난 아이템의 등장에 채팅창의 흐름은 한 곳만을 향했다.
- 역시 솔로가 최고라니까. 솔로로 사니까 이런 기회가 오잖아?
- 형, 그냥 혼자 해.
- 이건 못 먹어도 혼자 해야지.
BJ대마도사가 솔로 레이드를 할 수밖에 없는 흐름.
그 흐름에 미다스가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해보죠.”
그리고 그 표정과 함께 기도했다.
‘멀린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 거예요.’
부디 멀린의 인생에 축복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