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화. < 113화. 데이트 (3). >
7.
“그럼 이제 데이트 상대를 만나러 가볼까요?”
고르고 길드와 레드 스컬 길드를 만나러 가는 미다스의 모습에는 여유가 넘치는 수준을 넘어 기세가 넘치고 있었다.
그야말로 개선장군과 같은 모습.
‘아, 지르긴 질렀는데…….'
그러나 그 모습과 달리 속은 바짝 타들어가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미다스가 보여준 전투는 놀라운 것이었다. 보는 이들의 가슴을 뒤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하지만 그 때문에 씁쓸한 패배를 마주한 이들은 달랐다.
‘두 길드분들이 기분 나빠하시면 어떻게 해야 하지?’
미다스의 생각처럼 결코 기분 좋을 일은 아니었다.
물론 고르고 길드와 레드 스컬쯤 되는 명성 높은 길드라면 이 사실에 불만을 가지고, 이런 방식은 무효라고, 약속을 파기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사람 일이란 게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잘 될 리가 만무하지 않은가?
“진짜 이번 데이트는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에스코트부터가 남다를 거거든요.”
‘부디 좋은 분위기로. 분위기 험악하면 안 돼. 데이트라고, 데이트.’
결정적으로 이번 라이브 방송 컨셉은 데이트!
- 데이트 앞두고 계획을 타이트하게 짠 모양인데?
- 딱 봐도 데이트 해본 적 없는 티 줄줄 나죠?
- 형, 벌써부터 망할 것 같은데 그냥 안 하는 게 좋지 않을까?
- 붉은 머리 성격상 도중에 그냥 BJ대마도사 칼로 찌를 것 같다.
조금이라도 분위기가 애매모호하거나 안 좋다면, 시청자들이 그냥 놔둘 리 만무.
‘1티어급 길드랑 얼굴 붉히는 일은 피해야 해.’
그게 아니더라도 고르고 길드나 레드 스컬 길드와 감정이 나빠서 좋을 건 없었다.
“아, 저기 계시는군요.”
그렇게 노심초사한 심정을 숨긴 채 걸어가던 미다스의 눈에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50인의 플레이어가 보였다.
상대방도 마찬가지로 미다스를 발견하며 반응을 보였다.
곧바로 둘이 미다스를 향해 다가왔다.
메두사와 붉은 머리.
‘긴장하지 말자, 긴장하지 마. 보스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도 아니잖아?’
다가오는 둘을 바라보던 미다스가 긴장하는 사이, 다가온 두 여인이 동시에 말했다.
“대단하시네요, 솔직히 정말 우리들을 이길 줄 몰랐어요.”
“패배는 인정해야지. BJ대마도사, 명성 이상으로 대단하네.”
그 어느 때보다 밝고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그 모습에 채팅창이 아수라장이 됐다.
- 뭐지? 되게 좋아하는데?
- 어, 이러면 안 되는데?
- 느낌이 안 좋아.
- 에이 아닐 거야. BJ대마도사가 솔로 탈출이라니, 차라리 이 갓워즈 주인이 되는 게 현실적이지.
설마 저 둘이 이렇게 BJ대마도사를 반길 줄이야?
물론 둘이 하는 건 연기였다.
‘이런 꼴이 될 줄이야.’
‘빌어먹을 새끼, 내가 얼마나 가소롭게 보일까?’
네이와 하니, 그들의 속은 솔직히 썩어 문드러지기 직전이 아니라 이미 문드러진 상태였다.
‘그래도 지금은 참아야 해 어떻게든 지금은 평화롭게 넘어가고, 그 이후를 도모한다.’
‘기회가 나오면, 그때 아주 짓밟아주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BJ대마도사 앞에서 웃는 건, 그다음을 위해서였다.
당장 여기서 기분이 안 좋게 끝난다면, 결국 이번 데이트는 여기서 끝날 뿐.
하지만 좋은 분위기를 연출한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이런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보스 몬스터 레이드에서 우리 실력을 보여주면, 명분이 생겨.’
‘드래곤 레어는 내가 캐리한다.’
하물며 다음 무대, 빅이벤트에서 고르고 길드와 레드 스컬 길드가 BJ대마도사를 뛰어넘는 대활약을 한다면?
그리된다면 세간의 평가는 어떠할까?
최소한 BJ대마도사와 두 길드가 제대로 운명을 걸고 승부를 보는 걸 원할 터.
시비를 걸 최소한의 명분은 생기는 셈이었다.
“BJ대마도사님하고 같이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에 두근두근하네요.”
“내가 있을 땐 그 괴물 같은 스킬은 자제해달라고. 굳이 그런 게 필요하지도 않고. 내가 앞에서 다 처리해줄 테니까. 나만 믿으라고.”
두 여인이 미다스를 상대로 어느 때보다 살갑게, 연인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썸을 타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물론 미다스에게 그런 의도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오케이, 됐다.’
그의 입장에서는 그냥 상대방이 기분이 좋은 것 같다, 그 사실 하나면 됐으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달리 말하면 그 이상 무리를 할 생각은 없었다.
‘하루 푹 쉬고, 내일 드래곤 레어 공략하러 가자.’
약속한 일정은 여유를 충분히 가진 채 내일 혹은 차후 조정을 해서 진행하자고.
“그렇게 반겨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본격적인 데이트는 내일 하는 게 어떻습니까?"
그러한 미다스의 의지 표현에 하니와 네이가 서로를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 둘의 생각은 똑같았다.
‘이대로 끝내면 안 돼.’
‘내일이 되면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몰라.’
BJ대마도사에게 시간을 주는 것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그러니 여기서 그를 놓쳐서는 안 된다.
“그러지 말고 이대로 드래곤 레어 근처까지라도 진행하는 게 어떨까요?”
“그쪽이 제대로 활약해준 덕분에 나와 우리 길드원들은 힘이 남아돌고 있다고. 그냥 호흡이라도 한 번 맞춰보는 게 어때?”
당장 속행하자!
그 적극적인 의사 표현이 미다스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날 위해서 이렇게까지…….'
이토록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협조적인 그 둘을 향한 감격을 꾹 참기 위해서.
‘거절해야지.’
그렇기에 도리어 미다스는 여기서 그 둘을 배려하고자 결단을 내렸다.
‘어떤 위험이 있을 줄 알고.’
드래곤 레어로 가는 길이 험난할 텐데, 두 길드에 재정비를 할 시간은 줘야하지 않은가?
“아닙니다. 굳이 무리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렇게 미다스가 재차 사양의 의지를 드러내는 순간.
[멀린 님이 10,258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멀린 : 시청자들을 위해서라도 보여주는 게 어때? 막상 방송은 10분도 채 안 했잖아? 오랜만에 시청자들을 위해서 팬서비스를 해줘야지.]
멀린이 미다스에게 추가 라이브 방송을 요청했다.
[멀린 님이 10,259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멀린 : 팬서비스를 해주면 이 자리에서 바지만이 아니라 상의도 같이 맞춰주지.]
그것도 화끈한 팁을 주면서.
그러자 시청자들도 열광했다.
- 그래, 멀린 말이 맞아. 우린 뭐 본 게 없다고?
- 아직 주문한 치킨 도착도 안 했다! 치킨집 사장님도 생각해 달라!
- 간만에 하는 방송인데 10분 싸우고 끝낸다는 게 말이 됩니까?
- 여기서 뒤로 빼니까 형이 그동안 솔로였던 거야. 여기서는 바로 들어가야지.
그 격렬한 시청자들의 열광 앞에서 결국 미다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뭐,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가볍게 드래곤 레어 근처까지 한 번은 가보겠습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하니와 네이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 길 안내를 해주시죠. 드래곤 레어는 어디에 있나요?”
“자, 안내만 하라고. 길은 내가 아주 확실하게 쓸어줄 테니까. 내 실력을 제대로 선보이지."
그 말에 미다스가 말했다.
“전 모릅니다.”
“예?”
“뭐라고요?”
상식 밖의 대답에 놀라는 둘.
“아니, 에스코트해주겠다면서요? 그런데 길을 모른다고?”
“지금 우리 가지고 장난치는 거야? 응?”
결국 그 둘이 평정심을 잃고 날 선 반응을 보이는 순간, 미다스는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소개는 녀석이 해줄 겁니다.”
그리고 곧바로 미다스가 손가락을 튕긴 후 그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키자, 모두가 볼 수 있었다.
“망토?”
혼자 외로이 펄럭이는 망토 하나를.
8.
- BJ대마도사가 플레임 드래곤 네 마리를 폭발시켜서 고대 트가르를 쓸어버렸음.
도무지 듣기만 해서는 이해할 수 없는 속보가 나왔을 때.
- 그러니까 BJ대마도사가 이겼다고? 진짜?
- 붉은 머리와 메두사가 손을 잡았는데 졌다는 거야?
당연히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충격을 느꼈다.
동시에 아쉬움을 느꼈다.
-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볼 걸!
- 그냥 BJ대마도사가 질 줄 알고 안 봤는데, 이런 시나리오가 나올 줄이야.
- 난 세 팅 다 해놨는데 똥 싸는 와중에 끝났어!
그 역사적인 순간을 라이브로 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한 아쉬움을.
- 그럼 지금은 그냥 만나서 잡담만 떠는 거겠네. 별로 볼 건 없겠다.
- 그냥 여기까지 보고 다른 거 봐야지.
- 잠깐만. 이거 분위기가 화기애애한 거 같은데?
- 어? 라이브 방송 그대로 하려는 모양인데?
- 멀린이 팁 주면서 방송 속행시킴! 드래곤 레어 보러 간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라이브 방송 속행 소식은 시청자들의 아쉬운 마음에 불을 지폈다.
- 일단 방송부터 들어가자!
- 이번에는 안 놓친다.
- 이번 기회에 화장실에 그냥 모니터 설치해야지.
당연히 시청자들이, 특히 앞서서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 채널에 들어오지 않았던 이들이 앞다투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청자 1억 6천 명 돌파!”
그야말로 압도적인 숫자가 돌파하는 순간.
그러나 막상 그 역사적인 숫자를 맞이한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은 그 사실에 놀라지 않았다.
정확히는 놀랄 틈이 없었다.
“이제 숫자는 됐고, 다들 방송에 집중하자고!”
그 후 시작된 드래곤 레어 원정 방송은 그 어떤 방송보다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을 괴롭혔으니까.
그도 그럴 것이 이후 시작된 데이트는 모두가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화끈했다.
“와, 이거 전투가 너무 치열해.”
“눈을 둘 데를 모르겠네, 모르겠어.”
고대 트가르를 상대로 이미 압도할 만한 전력을 갖춘 존재들이 손을 잡은 상황.
“실버 쪽 지금 멋진 장면 나왔는데, 이거 들어가죠.”
“아니, 지금 붉은 머리! 붉은 머리 쪽으로 송출해야 해.”
“메두사 쪽도 장난 아닙니다!”
그런 상황에서 1억 명의 시청자를 동원할 능력을 가진 슈퍼 스타들이 경쟁하듯 자신의 존재감을 내뿜고 있었다.
한 번에 하나의 장면을 송출할 수밖에 없는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 입장에서는 어떤 것에 스포트라이트를 줘야할 지, 정말 머리 아픈 고뇌를 거듭 강요받는 상황.
“BJ대마도사는?”
“그냥 캐스팅 중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BJ대마도사가 그다지 대단한 활약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역시 BJ대마도사가 판을 읽을 줄 아네.”
“여기서 원맨쇼하면 컷 배분 꼬일 줄 알고 일부러 적당하게 진행하는 거겠지.”
“방송을 알고 있다니까.”
만약 BJ대마도사마저도 지지 않겠다는 듯이 활약을 했다면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은 미쳤을 테니까.
물론 박영준의 생각은 달랐다.
‘방송을 아는 게 아니라 고민 중인 거지.’
그가 보기에 지금 BJ대마도사가 얌전한 것은 방송 때문이 아니라 고민 때문이었다.
‘레드 스컬 길드와 고르고 길드는 이대로 그냥 쉽게 물러날 생각이 추호도 없으니까.’
상식적으로 두 길드가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이런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할 리는 만무.
‘그들은 드래곤 레어 공략에서 주역이 되려고 할 거다. 그래서 자격을 얻으려고 하겠지.’
그런 두 길드가 노리는 바는 필시 다음 무대에서 BJ대마도사와 싸울 자격, 즉 라이벌 자격이었다.
‘대응 방식에서 중원 길드 냄새가 나.’
그 대목에서 박영준은 저 두 길드 사이에 중원 길드가 끼어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
그리고 정말 그렇다면 골치 아픈 일이었다.
‘어비스 길드에 중원 길드, 고르고 길드와 레드 스컬 길드, 지금 네 곳의 네 여인이 머리를 맞댔다면.......'
하나만으로도 쉽지 않은 세력 네 곳이 손을 잡으리란 건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때문에 박영준은 확신했다.
‘당장 해야 하는 건 리딩이다.’
지금 BJ대마도사가 판을 읽기 위해 저토록 조용한 것이라고.
9.
퍼엉!
미다스가 던진 마법이 폭음을 토해내는 순간.
[고대 트가르를 처치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 순간 들리는 알림에 미다스는 기뻐하지 않았다.
대신 담담한 표정으로 전장을 바라볼 뿐.
그 모습에 시청자들이 짧게 혀를 내둘렀다.
- 왜 이렇게 조용하지?
- 데이트 도중에 고백이라도 할 것 같던 양반이, 막상 데이트 들어가니 조용하네.
- 데이트 처음이라서 긴장한 듯?
- 역시 이럴 줄 알았어.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결국 실전에서 약한 모습 나오죠?
이러니저러니 해도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 채널에 접속한 이들은 BJ대마도사의 활약을 보고 싶은 자들이었으니까.
미다스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바를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에 부응할 수가 없었다.
'젠장, 너무 기뻐서 표정 관리가 안 돼.'
감정을 드러낼 틈을 주는 순간 저도 모르게 기쁨과 환호를 주체할 수 없을 것 같았으니까.
지금 미다스가 받는 대접은 그 정도였다.
“다들 정신 차리고 이동해!”
“쉬는 시간은 없다! 이대로 계속 간다!”
“BJ대마도사는 최대한 쉬게 해! 오늘은 우리가 전부 밥상 차린다!”
“막타만 BJ대마도사한테 준다고 생각해!”
50인 파티, 그것도 그냥 파티가 아니라 1티어급 길드 중에서도 상위권 길드의 최정예들로 구성된 파티가 오롯이 BJ대마도사만을 위해 바치고 있는 상황.
“BJ대마도사, 난 아직 멀쩡해! 그러니까 이대로 전진한다! 멈출 생각 따윈 하지 마!”
“들으셨죠? 붉은 머리가 힘이 넘치니 계속 가죠.”
심지어 갓워즈를 대표하는 슈퍼 스타 두 명이 쉴 새 없이 미다스를 위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탐험가 길드의 VVIP서비스조차 명함을 내밀지 못할 정도.
‘고통 참는 것보다 기쁨을 참는 게 더 힘들 수도 있구나.’
이런 상황에 미치지 않는 게 기적일 지경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펄럭펄럭!
두 길드의 살신성인 덕분에 미다스는 알가마스의 망토와 같이 후방에서 천천히 그리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이대로만 간다면 추가 보상으로 알가마스의 망토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
‘완벽해.’
당연히 미다스 입장에서는 굳이 여기서 나댈 이유가 없었다.
‘이대로만 가는 거다, 이대로만.’
그 순간이었다.
알가마스의 망토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더니 미다스의 주변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마치 더 이상 안내할 필요가 없다는 듯이.
그제야 미다스도 볼 수 있었다.
‘왔구나.’
울창한 숲, 그 사이로 고대 트가르가 아닌 다른 몬스터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을.
그러한 몬스터의 형태는 가지각색이었다.
‘오우거에 트롤에 웨어울프에…….'
이제까지 갓워즈를 해오면서 마주한 몬스터들이 전부 모인 듯한 종류.
‘고블린 무리까지.’
무리를 짓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허나, 그들의 이름은 하나 같이 똑같았다.
‘가디언들이군.’
드래곤 가디언, 단 하나의 이름만을 가진 만큼 그 몬스터들의 목적 역시 단 하나였다.
둥지에 들어오는 모든 침입자를 배제하는 것.
‘쉽지 않다.’
그 사실에 미다스는 긴장했다.
외형은 다르지만 결국 똑같은 몬스터라는 건, 얼마든지 협력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
즉, 이제부터는 오우거와 트롤과 고블린 등이 서로 힘을 합쳐 덤벼드는 걸 상대해야 의미, 이제까지 경험해 본 적 없는 전투를 치러야 한다는 의미였다.
‘능력치들도 장난 아니네.’
더욱이 가디언 하나하나의 능력치는 일반 몬스터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셌다.
‘이거 위험해.'
고르고 길드나 레드 스컬 길드라고 하더라도 이대로 가다가는 피를 볼 수 없을 정도.
때문에 미다스는 말했다.
“망토가 움직임이 이상해진 게 아무래도 드래곤의 레어 근처에 온 듯합니다.”
그 발언에 쉼 없이 질주하던 50인의 파티가 처음으로 멈췄고, 이내 모두가 한 자리에 모였다.
그런 그들에게 미다스가 말했다.
“제가 퀘스트 도중 얻은 단서에 따르면 드래곤의 레어에는 드래곤 가디언과 나이트가 있다고 합니다. 둘 모두 써보고, 경험해 본 입장으로 보건대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이어진 경고, 그 경고의 의미는 간단했다.
“숨 돌릴 틈도 없을 겁니다.”
‘이제 내가 나설 차례다.’
앞으로 게임 난이도가 오를 테니, 나도 전력으로 전투에 참가하겠다.
"그러니까......."
그러한 말을 뱉던 미다스가 고개를 돌려 이제까지 뒤에서 쉬고 있었던 럭키 그리고 골드를 바라봤다.
크르르!
“분골쇄신, 주인님의 영광을 위해 이 한 몸 바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미다스의 의지를 읽은 둘이 전의를 드러냈다.
스윽!
그때 붉은 머리가 럭키의 앞을, 메두사가 골드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말했다.
“아직 제대로 부딪쳐 본 것도 아닌데 지레짐작으로 겁 먹을 필요가 있나요? 일단 저희들이 전력을 가늠해보죠.”
“나한테 맡기라고, 뭐든 간에 내가 박살을 내줄 테니까.”
당신은 빠져라.
그 발언에 미다스가 조금은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쟤들 장난 아닌데…… 아, 이거 뭐 어떻게 설명할 수도 없고…….'
내가 이 두 눈으로 드래곤 가디언들이 장난 아닌 걸 똑똑히 봤습니다! 라는 말은 할 수 없기에.
“아무것도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들이 최선을 다해 모든 지원을 해드릴 테니까요. 그게 약속이었잖아요?”
“아무렴, 약속했지. 우리가 전력을 다해 도와주겠다고. 설마 그 약속을 못 지키게 하려는 건 아니지?”
그렇기에 메두사와 붉은 머리의 그 말에 미다스는 그 어떤 반박도 하지 못한 채 표정을 구겼다.
그리고 그 굳은 표정에 두 여인은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BJ대마도사, 네가 활약할 기회는 티끌만큼도 주지 않으마.’
‘오늘 넌 아무것도 못하고 끝날 거다.’
드래곤 레어 공략 데이트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