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2화. < 113화. 데이트 (2). >
4.
붉은 머리가 고대 트가르를 향해 홀로 뛰기 시작할 무렵.
“럭키야!”
왕!
“뛰어!”
왕!
그 무렵에 럭키 역시 홀로 숲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 미친, 지금 BJ대마도사 정신 나간 거 아니야?
굳이 차이점을 말하자면 BJ대마도사 쪽 시청자들 반응이 좀 더 격렬하다는 것.
- 파이어 스텝이라니! 다 죽게 생겼다, 이 솔로놈아!
-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데이트 실패하니까 결국 돌아버렸잖아!
그도 그럴 것이 지금 BJ대마도사는 럭키에게 파이어 스텝을 건 후에 잊어버린 땅을 질주케 하고 있었다.
당연히 그 후의 결과는 뻔했다.
- 등장했다!
- 여기 한 마리!
- 저기도 한 마리 뜸!
- 미친, 저긴 두 마리가 있었네!
럭키가 지나간 길이 불타올랐고, 그 불길이 사방으로 번지면서 그 길목에 잠들어 있던 고대 트가르들을 깨웠다.
쿠쿠쿠!
그리고 깨어난 고대 트가르들은 예외 없이 럭키를 쫓았다.
- 열한 마리다!
그렇게 럭키를 쫓기 시작한 고대 트가르의 숫자는 약속된 열 마리를 단숨에 넘었다.
쿠쿠쿠!
그렇게 시작된 추격전 광경은 정신이 혼미해질 만한 광경이었다.
- 와, 숲이 움직인다, 숲이!
- 저걸 어떻게 해?
거대한 고대 트가르 열한 마리, 그야말로 움직이는 숲이 되어버린 그들은 자신들을 향해 대적은커녕 적의를 품는 것조차 용납지 않았다.
위안거리는 하나였다.
- 그래도 속도는 느리잖아?
- 럭키님 속도면 얼마든지 튈 수 있음.
그 이동 속도가 빠르진 않다는 것.
덕분에 당장 럭키가 위험에 빠질 것 같진 않았다.
“자, 럭키야! 몰이 좀 해봐! 그동안 주인님이 딜링할게. 어그로 관리 좀 잘 해봐!”
그러나 이어진 미다스의 발언에 시청자들이 놀라며 대답했다.
- 저건 몰이가 아니라 파멸이라고 하는 거거든요.
- 미친놈아, 럭키님 죽게 생겼잖아!
- 이젠 주인이고 나발이고 반역의 때가 왔다. 럭키님, BJ대마도사 물어버립시다!
- 여기선 주인 물어 죽여도 정당방위라는 게 갓워즈 헌법학계의 정설임.
몰이 사냥이라 함은 탱커가 몬스터를 몰이하는 동안 잡을 수 있어야 성립되는 것.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열한 마리나 되는 고대 트가르를 잡을 방법은 마땅치 않았다.
- 블리자드로 어떻게 안 됨?
ㄴ 될 리가 있나!
ㄴ 아이스 스톰으로 홀딩하는 건?
ㄴ 그래봐야 시간 벌이지. 그 시간에 튀어야지.
ㄴ BJ대마도사에게는 물리 마법이 있잖아!
ㄴ 오, 그게 있었네!
BJ대마도사가 가진 마법 스킬만이 아니라 그냥 상식선에서 존재하지 않았다.
- 뭐, 한 1시간 동안 딜링하면 될 듯?
- 시간이 약이지.
방법은 말도 안 되는 장기전뿐.
“플레임 드래곤.”
물론 미다스가 플레임 드래곤을 외치는 순간, 그 순간에는 반응이 달랐다.
- 플레임 드래곤? 이건 좀 다르지 않나?
- 역시 배웠구나!
분명 플레임 드래곤은 남다른 스킬이었으니까.
[구스타프 님이 10,254달러를 후원했습니다.]
[구스타프 : 플레임 드래곤만으로는 못 잡아. 지속 시간 1분 남짓한데, 1분 동안 유지하면 다행이지. 플레임 드래곤도 HP가 있을뿐더러, 근접 딜러이니까. 저 고대 트가르 무리 안에 들어가면 30초 안에 파괴될걸?]
그러나 제아무리 플레임 드래곤이라도 상식적인 범주 내에서 강력한 스킬이었지, 이런 비상적인 상황에서 강한 스킬은 아니었다.
이쯤 되자 일부는 이런 의견을 제시했다.
[사사키 코지로 님이 10,255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사사키 코지로 : 그냥 이대로 고르고 길드랑 레드 스컬 길드가 있는 곳으로 가는 게 어때?]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냥 너 죽고 나 죽기 전법을 쓰자고.
물론 누가 들어도 개소리였다.
그저 분위기를 한 번 뜨겁게 만들기 위해 농담 삼아 지껄일 만한 우스갯소리.
- 그러네.
- 타임 어택이니까 두 길드보다 빨리 잡으면 되니까.
- 죽은 플레이어는 사냥을 못 하지.
- 그 방법 괜찮은 듯.
그러나 시청자들 중 일부는 그러한 의견을 개소리가 아니라, 진지한 하나의 방법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정도였다.
그 정도로 지금 BJ대마도사가 하는 짓은 자멸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미친 짓이었다.
그 무렵이었다.
스스스!
미다스의 머리 위로 거대한 황금빛 벌레들이, 날파리 같은 벌레들이 등장한 건.
츠츠츠.
그러한 황금 날파리들의 움직임을 따라 황금빛 선이 그려졌고, 이내 거대한 원 하나가 등장했다.
스으으!
이후 더 늘어난 황금 날파리들이 원 안을 빠르게 움직이자, 원 안에 가지각색의 도형을 품은 진이, 마법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화르르르!
이윽고 그 황금빛 마법진에 불이 붙더니, 그 불이 거세게, 사방을 덮칠 기세로 뿜어지기 시작했다.
플레임 드래곤.
오로지 전설이 된 별들만이 선보였던 그 전설의 증거가 등장하는 순간 채팅창의 분위기가 고요해졌다.
- 왔다.
- 플레임 드래곤이다.
이 경이로운 광경 앞에서 우스갯소리 따위를 내뱉는 이는 없었으니까.
크르르!
이윽고 불꽃으로 만들어진 육신을 가진 플레임 드래곤이, 그 몸길이 30미터의 괴물이 등장했다.
크르르!
하나도 아닌 둘이나.
- 원모어 효과 적용됐구나!
- 와, 미친다, 미쳐!
- 커플 플레임 드래곤이다!
- 플레임 드래곤도 커플이다!
그 사실에 시청자들은 거듭 환호성을 내질렀고, 그 환호성을 향해 미다스는 소리쳤다.
“리플레이, 메모라이즈 플레임 드래곤.”
등장한 플레임 드래곤 두 마리에 다시 한 번 더 두 마리나 되는 플레임 드래곤을 추가했다.
그 순간 그의 의도를 모두가 깨달았다.
- 진짜 이번 한 번에 승부 볼 생각이구나.
- 플레임 드래곤 유지되는 동안 전투를 끝내볼 속셈이야!
어차피 쿨타임 때문에 자주 쓸 수 없는 플레임 드래곤을 한 번에 쓸 때 제대로 쓰겠다고.
- 이번 한 번에 끝내야 해.
- 뒤는 없다.
당연히 플레임 드래곤이 존재하는 동안 저기 11마리나 되는 고대 트가르를 처치해야 했다.
아니, 처치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승산을 볼 수 있을 만한 전황을 만들어야 했다.
- 1분이다.
즉, 플레임 드래곤이 유지되는 1분 남짓한 시간에 오늘 승부가 결정되는 셈이었다.
- 역시 BJ대마도사, 화끈하네.
- 빠르기 하면 BJ대마도사를 따라올 수가 없지!
속전속결.
보는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고, 환호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 분위기 속에 미다스가 기름을 끼얹었다.
“플레임 드래곤 네 마리가 미쳐 날뛰는 그림은 갓워즈 역사상 최초일 것 같은데, 여기에 이상한 눈보라나 얼음덩어리 같은 거 끼면 보는 것만 불편하시겠죠? 예, 양념 따윈 안 치겠습니다. 그러니 이대로 즐겨주시죠.”
플레임 드래곤을 위한 독무대를 마련해주겠다!
플레임 드래곤들이 시간을 끄는 동안 광역 마법 하나라도 더 써야 하는 상황에는 어울리지 않는 대답.
결코 현명하지 않은 대답이었다.
- 그래, 이래야 BJ대마도사지.
- 드디어 허세가 육체를 지배하기 시작했군.
그러나 시청자들은 기꺼이 그러한 BJ대마도사의 선택에 환호를 보냈다.
- 어차피 실패할 텐데, 멋지게 실패하자고!
솔직히 플레임 드래곤 네 마리라고 하더라도 열한 마리나 되는 고대 트가르를 단숨에 잡을 수 있을 것 같진 않았으니까.
결국 승부는 정해져 있었고, 그렇다면 차라리 멋진 장면을 보는 게 남는 장사 아닌가?
- 가즈아!
그렇게 고대 트가르와 플레임 드래곤, 그 둘 외에 그 어떤 불순물도 들어가지 않은 거대 괴수들의 전투가 시작됐다.
크르르!
끄르르!
네 마리의 플레임 드래곤과 열한 마리의 고대 트가르, 그 둘이 동시에 뒤엉켰다.
그 광경은 장관, 그 이상이었다.
- 맙소사.
- 이게 갓워즈다!
- 진짜 신들의 전쟁 같네.
몸길이 30미터의 플레임 드래곤 네 마리가 동시에 움직이는 것도 장관이었지만, 그 돌진에 물러서기는커녕 도리어 뿌리를 내리며 땅에 꼿꼿하게 선 채, 나무줄기들을 내뿜어 플레임 드래곤을 휘감는 열한 마리의 고대 트가르의 존재도 장관이었다.
- 붙었다!
- 와, 치열하네.
- 불 대 나무, 불이 유리해야하는데, 고대 트가르들 잘 버티네. 화염 내성이 꽤 되는 듯?
- 나무줄기 봐봐, 플레임 드래곤 몸뚱이 갉아먹는 중임!
그렇게 서로가 뒤엉킨 채 서로를 갉아먹었다.
고대 트가르의 공격에 플레임 드래곤의 불길은 점차 줄어들었고, 반대로 플레임 드래곤의 공격에 고대 트가르의 나무로 된 몸뚱이는 불타올랐으니까.
- 와, 괴수대전이네!
그 어떤 첨가물 없는 그 전투에 시청자들은 기꺼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허나, 환호성은 길지 않았다.
- 고대 트가르들 장난 아니네.
- 피통이 대체 몇인 거야?
- 이런 몬스터를 잡으라고 만들다니, 미친 거 아니야?
전투는 치열했으나, 막상 고대 트가르들의 머릿수는 쉽사리 줄어들지 않았다.
- 1분 다 되어가는데 고작해야 세 마리 잡다니, 이게 말이야?
반면 플레임 드래곤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미 바닥을 보인 바.
결국 그 시간이 됐다.
- 1분 끝!
1분이 되자, 플레임 드래곤의 타오르던 몸이 빠른 속도로 꺼지기 시작했다.
- 실패다!
- BJ대마도사가 졌다!
그 광경에 시청자들은 BJ대마도사의 패배를 확신했고, 그에 대한 탄식을 내뱉었다.
그 순간이었다.
꽈르르릉!
거대한 폭발이 탄식을 내지르던 시청자들의 고막을 부술 듯이 두드렸다.
채팅을 치는 것조차 잊을 정도.
그러한 폭음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고요함만이 남은 자리에서 미다스가 말했다.
“자, 열한 마리 사냥 끝.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5.
갓워즈의 프로 플레이어들에게는 많은 능력이 요구되고는 했다.
그중에서도 요구되는 능력 중 하나는 어떤 돌발상황에서도 놀라지 않는 능력이었다.
괴물의 괴성 혹은 동료의 비명, 갑작스러운 공격이나 뜬금없는 폭음이 언제 터져도 이상할 게 없는 갓워즈에서 일일이 놀란 가슴을 부여잡았다가는 언제 게임오버를 당할지 몰랐으니까.
그게 이유였다.
꽈르르릉!
“맙소사, 이게 무슨 일이야.”
“뭐지? 폭탄인가?”
어마어마한 폭발음이 아즈모가 가진 호화 요트, 그 안에 설치된 100만 달러짜리 스피커를 통해 뒤흔들고 그 사실에 아즈모의 비서들이 놀라는 와중에 아즈모 본인은 침착할 수 있었던 건.
- 자, 열한 마리 사냥 끝.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어우, 깜짝이야, 거기서 그게 폭발하다니……."
이후 BJ대마도사의 발언에 정신을 차린 아즈모의 비서 중 한 명이 자신들과 달리 담담하게 커피를 머금는 아즈모의 모습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혹시 알고 계셨습니까?”
이 사실을, 이 엄청난 것을 사전에 알고 있지 않은 이상 저리 평온할 리가 없다.
비서들의 그 의문에 아즈모가 대답했다.
“그럴 리가. 저런 건 나도 처음 봤다고.”
진심 어린 대답이었으나, 비서들은 쉬이 믿지 않았다.
“알고 계셔서 멀린을 자극한 거 아니십니까? BJ대마도사에게 직접 들었다거나……."
이걸 알고 있었다면 앞서서 아즈모가 멀린을 상대로 자극한 것이 납득이 되는 바.
“아니라니까. 난 정말 몰랐어. 그건 그냥 홧김에 한 거야. 멀린이 너무 우쭐해서 나서는 게 보기 싫어서, 놈 성질 좀 긁어보려고.”
비서들의 의문에 아즈모가 거듭 항변했다.
“이거 내 비서들까지 의심하는 걸 보니, 다른 이들은 더 의심하겠네.”
그러면서 이내 스마트폰을 터치하며 말했다.
“아무래도 일단 설명은 해야겠네. 후원 채팅으로 BJ대마도사가 정말 이런 마법을 가지고 있을지 상상도 못했다고.”
이어진 후원 채팅을 치는 아즈모의 입가에는 진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멀린이 절대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6.
- 꽈르르릉!
폭음이 멀린이 있는 회의실을 울리는 순간, 그 순간 멀린은 소리를 내질렀다.
“빌어먹을!”
갑작스러운 폭음에 대한 놀람이 아니었다.
‘설마 이런 카드를 숨기고 있을 줄이야.’
BJ대마도사에게 당했다, 라는 사실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었지.
그 분노를 내지른 상태에서 멀린은 입을 꽉 다물었다.
지금 일어나 엄청난 사태를 앞에 두고, 그의 머릿속 계산기가 복잡한 계산을 시작했다.
그 무렵이었다.
멀린의 눈에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에 뜬 후원 채팅이 보였다.
[아즈모 님이 10,256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어우, 깜짝 놀랐네. BJ대마도사가 정말 이런 카드를 가지고 있을지 상상도 못했다고.]
그 채팅에 멀린의 머릿속 사고가 잠시 멈췄다.
[아즈모 님이 10,257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멀린,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난 정말 BJ대마도사가 이런 걸 쓸 줄 전혀 몰랐어.]
이어서 나온 아즈모의 채팅에 멀린의 입가에서 빠득, 이가 갈리는 소리 하나가 터졌다.
확신의 소리였다.
‘이 빌어먹을 새끼 둘이 짜고 나를…….'
아즈모와 BJ대마도사가 자신에게 엿을 하나라도 더 처먹이기 위해 수작질을 부렸음을 확신하는 소리.
그러나 그러한 분노는 오래가지 않았다.
- 아무렴요, 이건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겁니다. 뭐, 어쨌거나 상황 보니까 제가 타임 어택 이긴 거 같은데 맞죠?
BJ대마도사의 그 말이 끝나는 순간 멀린의 머릿속은 차갑게 식었다.
이제부터 BJ대마도사의 독주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
- 그럼 다음에는 두근두근 데이트 라이브 방송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더 이상 BJ대마도사의 행보에 반대할 방법이나, 명분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고, 이제 고르고 길드와 레드 스컬 길드는 BJ대마도사의 드래곤 레어 공략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줘야 했다.
더 무서운 건 그다음이었다.
“드래곤 레어에 뭐든 엄청난 게 있겠지.”
이런 이벤트 무대를 경험할 때마다 말도 안 되는 스펙업을 이룩해왔던 BJ대마도사 아닌가?
그런데 어중간한 곳도 아니고 드래곤 레어다?
공략이 끝나면 지금보다 더 강해져 있을 터.
“차라리 안 하니만 못 했어.”
이럴 바에는 그냥 BJ대마도사가 혼자서 드래곤 레어를 공략하도록 놔두는 게 나았다.
- 기대되네요, 어떤 데이트가 될지. 다들 응원해주십시오. 아, 멀린 님 감사합니다. 멀린 님이 조만간 주실 매머드의 가죽 바지 입고 데이트 자리에서 멋진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최소한 가는 길에 등을 밀어주는 짓 따위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
“빌어먹을.”
여러모로 멀린 입장에서는 욕지거리만 들끓는 상황.
반면 엠마는 냉정하게,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을 말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윽고 그녀가 말했다.
“이번 판은 우리가 졌어요.”
패배를 인정한다, 그 발언에 멀린은 바로 눈치챘다.
“그럼 다음 판을 준비하겠다는 건가?”
패배를 인정해야 새로운 판이 깔리는 법.
“어떻게?”
물론 새로운 판을 까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지금 상황이라면 BJ대마도사가 어지간한 제안 자체를 무시할 가능성이 컸으니까.
그러한 멀린의 의문에 엠마가 대답했다.
“데이트가 말썽이면 거기서 끝, 하지만 데이트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애프터가 가능하죠."
“애프터?”
“예."
"그게 무슨 의미지?”
재차 이어진 의문에 엠마가 말했다.
“이번 드래곤 레어 데이트가 다음을 기대하게 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끝나야 한다는 의미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