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361화 (361/485)
  • 361화.  < 113화. 데이트 (1). >

    1.

    - 그 제안을 받아들이죠.

    고르고 길드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나온 BJ대마도사의 멘트에 멀린이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간신히 넘어갔군.”

    엠마 역시 마찬가지였다.

    방송을 보던 그녀 역시 나지막하지만 분명한 한숨이었다.

    조금 전 상황은 그만큼, 그 둘이 안도의 한숨을 내쉴 만큼 위험한 상황이었다.

    “여기서 BJ대마도사의 페이스에 끌려갔으면……."

    BJ대마도사가 두 길드를 상대로 꺼낸 카드는 도무지 빠져나갈 구석을 볼 수 없었으니까.

    “진짜 무서운 놈이야. 대체 몇 수 앞을 내다보는 건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군.”

    더욱이 카드도 카드이지만, 그 타이밍이 절묘했다.

    그 어수선한 틈을 정확하게, 비수처럼 내찔렀다.

    그때 무언가를 보고 받은 엠마가 대답했다.

    “예화 덕분이네요.”

    “예화? 아, 그녀가 뒤에서 그 둘에게 조언을 해준 모양이군.”

    그 설명에 멀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메두사와 붉은 머리가 그 짧은 순간 명안을 떠올렸는지 이제는 이해가 되는 대목.

    “역시 그쪽도 보통내기가 아니라니까. 그런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것도 쉽지 않은데 오히려 기회를 만들다니.”

    “덕분에 상황이 유리해졌죠.”

    어쨌거나 지금 상황은 전화위복이었다.

    당장 BJ대마도사가 의도했던 판이 깨진 상황, 사실 그것만으로도 이미 큰 수확이었다.

    “BJ대마도사가 둘보다 빨리 잡을 수 있을 리 없으니까요.”

    그런 상태에서 이루어진 고대 트가르 타임 어택은 누가 보더라도 고르고 길드와 레드 스컬 길드에 유리했다.

    “보니까 블래스터 스킬을 쓰는 걸 보면 플레임 드래곤도 쓸 수 있을 텐데…… 그래도 안 되지. 고대 트가르를 보니까, 데미지 딜링이 부족할 거야.”

    플레임 드래곤의 존재는 무시할 수 없지만, 그 플레임 드래곤을 세상 그 누구보다 많이 써본 멀린이 보기에는 그래도 한계가 있었다.

    “플레임 드래곤의 지속 시간은 1분 남짓하니까. 고대 트가르와 1대1 교환 정도 나오겠지. 원모어에 리플레이를 더 하면 네 마리.”

    BJ대마도사가 플레임 드래곤을 이용해 고대 트가르 네 마리까지는 무난하게 잡을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드래곤이 된 실버 등이 있지만…… 오히려 고대 트가르의 나무줄기 공격하고 상성이 안 좋고.”

    그런 플레임 드래곤을 배제하고 나면, 오히려 잊어버린 땅은 BJ대마도사에게 치명적인 곳이었으니까.

    “다른 무엇보다 상대가 안 좋지만.”

    가장 최악은 그런 BJ대마도사의 경쟁 상대가 다른 누구도 아닌 고르고 길드와 레드 스컬 길드의 최정예 50인이라는 점이었다.

    고대 트가르 앞에서 제대로 싸우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잊어버린 땅에 입장한 지 고작해야 십여 분이 흘렀을 따름이었다.

    하루 동안 제대로 적응을 마치고, 훈련을 하고, 공략을 준비한다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여줄 터.

    솔직히 승부는 정해진 바였다.

    “남은 건 BJ대마도사를 데리고 갈 데이트 장소를 정하는 거군.”

    이제 고민해야 하는 건 그다음.

    멀린의 그러한 의문에 엠마가 대답했다.

    “데이트 장소는 자기가 아는 곳으로 가야죠. 고대 무덤에서 승부를 보게 될 거예요.”

    그 대답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멀린.

    그런 그가 이내 미소와 함께 말했다.

    “내일 BJ대마도사 라이브 방송에서 후원 채팅 좀 한 번 제대로 해봐야겠군.”

    내일이 기다려지는 순간.

    그리고 그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2.

    - 오늘이 BJ대마도사 데이트 시험 보는 날 맞지?

    BJ대마도사와 고르고, 레드 스컬 길드가 약속한 시간이 다가왔을 때, 의외로 갓워즈 커뮤니티는 조용했다.

    - BJ대마도사가 솔로 탈출하는 거 정말 힘들다.

    ㄴ 리얼, 데이트 장소로 드래곤 레어 가지고 왔는데, 데이트 자격 시험 봐야 함.

    ㄴ 역시 솔로가 최고라니까.

    커뮤니티에서는 잡담이 오고가곤 했지만, 그 정도는 평소보다 덜했다.

    - 그런데 오늘 게시판 왜 이렇게 조용해?

    세간의 관심이 없는 게 아니었다.

    - 당연히 조용하지, 다들 지금 라이브 방송 볼 준비 중인데.

    정말 끝내주는 이벤트를 앞두고는 길거리가 어느 때보다 고요해지는 법.

    - 이미 미리 열린 채팅방에서 떠드는 중임.

    달리 말하면 BJ대마도사와 고르고 길드, 레드 길드 라이브 방송 채팅창은 어느 때보다 소란스러웠다.

    - 맙소사, 아직 라이브도 안 했는데 3개 라이브 채널 합쳐서 시청자 2억 명이 실화임?

    세 곳 합쳐서 2억 명.

    분명 중복되는 숫자도 있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숫자였다.

    이번 이벤트에 대한 세간의 이목이 대단한 증거.

    - 이건 솔직히 에피타이저지.

    - 아무렴, 드래곤 레어 나오면 개터질 텐데.

    - 역시 대세는 BJ대마도사라니까.

    이마저도 더 큰 이벤트를 앞두고 치러지는 오프닝 쇼라는 사실에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

    그 무렵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리겠습니다. BJ대마도사입니다.”

    미다스, 그의 등장에 이미 폭발 중이던 그의 라이브 방송 채팅창이 혼돈의 도가니가 됐다.

    “오, 벌써 많이들 접속하셨네요. 다들 제 데이트에 관심이 많으신 모양입니다. 저도 벌써 기대됩니다.”

    이어서 나온 미소를 가득 지은 채 여유 넘치는 미다스 모습에 곧바로 대답이 나왔다.

    - BJ대마도사님이 어떻게 차일지 궁금합니다.

    - 그런데 지금 왜 웃으시는 거죠?

    - 지금 웃음이 나오냐?

    - 이 순간에 웃고 있는 걸 보니까 사실상 포기한 듯.

    적지 않은 이들이 여유 넘치는 미다스의 모습에 의문을 표했다.

    그럴 만했다.

    [구스타프 님이 10,245달러를 후원했습니다.]

    [구스타프 : 쉽지 않을 텐데, 뭔가 방법이 있는 건가? 내가 보기엔 딱히 방법이 없었는데.]

    [라포 님이 10,246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라포 : 보니까 럭키나 골드, 실버로 고대 트가르 잡는 거 힘들 것 같은데? 고대 트가르 공격 범위나 속도가 럭키보다 빠르던데.]

    [사사키 코지로 님이 10,247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사사키 코지로 : 두 길드 상대로 PK를 걸어서 그들을 방해하는 게 가장 가능성 있는 방법이지.]

    누가 보더라도, 특히 전문가들이 보기에 BJ대마도사에게 승산은 없었으니까.

    그 사실에 미다스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아니, 왜 제가 진다는 생각을 하십니까? 전 BJ대마도사입니다, 솔플의 제왕이라고요.”

    그 말에 바로 대답이 나왔다.

    - 솔로의 제왕이라고?

    - 아, 데이트 포기하고 이제 평생 솔로 하시겠다는 각오를 하신 거군요!

    BJ대마도사가 현 상황을 앞에 두고 그냥 해탈했다고.

    [멀린 님이 10,248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멀린 : 어차피 져도 데이트 약속은 유효하니까 뭐든 남는 장사이겠지. 그게 여유의 이유이겠지?]

    무엇보다 멀린, 그의 말처럼 이번 매치업의 패배가 그리 치명적인 것도 아니었다.

    지면 데이트 장소가 바뀔 뿐.

    사실상 이벤트 매치였다.

    진지할 필요가 없고, 무리할 필요는 더더욱 없는 매치.

    ‘뭐, 그렇긴 하지.’

    미다스 역시 딱히 그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었다.

    딱 한 명.

    [아즈모 님이 10,249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다들 BJ대마도사를 너무 무시하네.]

    아즈모만이 그 분위기에 반기를 들었다.

    [아즈모 님이 10,25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만약 BJ대마도사가 이기면 어떻게 하려고?]

    그 발언에 채팅창의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다.

    [아즈모 님이 10,251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이봐 멀린, BJ대마도사가 진다는 것에 그렇게 확신이 들면 상품이라도 걸어보라고.]

    이윽고 아즈모가 멀린을 지목하면서 말하자 자연스레 멀린 대 아즈모 구도가 됐다.

    - BJ대마도사 두고 내기하는 건가?

    - 이거 재미있겠네.

    - 뜬금 이벤트 발생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갓워즈를 대표하는 두 대마도사의 대결 구도에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

    미다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거 뭔가 콩고물 떨어질 것 같은데, 일단 닥치고 있자.’

    그의 입장에는 흥미를 넘어서 흥분이 생길 지경.

    [아즈모 님이 10,252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BJ대마도사 급을 생각해서 레전더리 등급을 걸자고. 아이템이든 스킬 카드든. 설마 BJ대마도사가 돈이 필요하진 않을 거 아니야?]

    이어진 발언에 미다스는 ‘그냥 돈으로 주셔도 됩니다’라는 발언을 간신히 목구멍 안으로 삼켰다.

    그때 대답이 나왔다.

    [멀린 님이 10,253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멀린 : 보니까 바지는 바뀐 게 없는 듯하니 매머드의 가죽 바지를 주도록 하지.]

    거대 무덤 보스 몬스터인 좀비 매머드를 잡을 경우 낮은 확률로 얻을 수 있는 레전더리 아이템인 매머드의 가죽 바지!

    ‘우와!’

    그것이 언급되는 순간 미다스가 속으로 환호성을 내질렀다.

    말 그대로 속으로만이었다.

    ‘정신 차려, 여기서 기뻐하는 모습 보이지 마. 여유 있게.’

    겉으로는 별거 아니란 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했다.

    “멀린 님이 이렇게 귀한 상품을 걸었는데, 정말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그 표정에 시청자들은 피식 웃었다.

    - 어차피 상품을 걸면 뭐해. 이길 수가 없는데.

    - 그림의 떡이지.

    - 솔직히 저 정도 템은 BJ대마도사가 당장 경매장에 올라온 거 싹 쓸어버릴 수도 있잖아?

    어차피 이 모든 게 가벼운 해프닝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자, 그보다 이제 슬슬 시간이 오네요. 앞으로 5분 후에 약속한 대로 타임 어택을 시작하겠습니다. 평가는 공평하게, 시청자 여러분들이 해주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렇기에 이어진 발언에도 시청자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기다릴 뿐이었다.

    - 그래, 빨리 끝내고 빅 이벤트로 가자.

    - 오프닝 쇼니까 다들 즐기자고!

    그리고 5분이 지났을 때, 쇼가 시작됐다.

    3.

    “전투 개시!”

    붉은 머리의 쩌렁쩌렁한 외침을 시작으로 고르고와 레드 스컬, 두 길드에 속한 궁수들이 손에 든 활시위를 빠르게 당기기 시작했다.

    핑!

    그렇게 날아간 화살들이 순차적으로 울창한 숲의 나무들을 찌르기 시작했다.

    쿠쿠쿠!

    그중 한 그루가 제 뿌리를 땅에서 뽑아내며 요란한 소리를 내뱉기 시작했다.

    고대 트가르가 등장하는 순간.

    그 순간 곧바로 붉은 머리가 고대 트가르를 향해 전력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질주하는 이는 50인의 멤버 중에서 오로지 그녀뿐이었다.

    나머지는 전부 대기 상태.

    - 뭐지?

    - 미친 건가?

    그 사실에 시청자들이 기겁하는 사이, 고대 트가르의 몸에서 뻗어 나온 열 개의 나무줄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로지 단 한 명, 하니를 향해서.

    촤륵!

    무려 열 개나 되는 나무줄기들이 붉은 머리를 노리고 움직였다.

    도망칠 구석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 상황.

    그 상황에서 붉은 머리가 손에 든 검을, 그 날렵하게 생긴 곡도를 풍차처럼 휘두르기 시작했다.

    쉬익!

    그러한 그녀의 칼놀림에 다가오던 나무줄기들이 분쇄기를 마주한 야채마냥 썰려 나갔다.

    “공격 개시!”

    그와 동시에 준비하고 있던 마법사들과 궁수들이 원거리 포격을 시작했다.

    - 맙소사.

    - 붉은 머리 혼자 탱킹할 모양이야!

    일당백, 붉은 머리의 목적이 드러나는 순간.

    ‘고대 트가르는 굳이 몸싸움을 할 필요 없이, 나무줄기 공격만 받아내면 알아서 어그로가 끌린다.’

    더불어 그녀의 선택은 나름 합리적이라면 합리적이었다.

    고대 트가르는 굳이 탱커들이 달라붙어서 진로를 막을 필요가 없이, 그 공격만 받아내는 것으로 충분히 어그로 관리 및 탱킹이 가능했으니까.

    누군가 그 나무줄기 공격을 혼자서 받아낼 수만 있다면, 굳이 탱커들이 가까이 가서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잘 됐을 경우의 이야기였다.

    - 아무리 그래도 저건 무리수 아니야?

    붉은 머리의 실력이 대단한 건 세상 모두가 인정하는 바.

    쉬익!

    실제로 지금 그녀는 파도처럼 몰아치는 나무줄기들을 빠짐없이 잘라내고 있었다.

    타고난 재능은 물론 훈련과 준비 없이는 보여줄 수 없는 곡예.

    허나, 그 집중력이 영원하리라 생각하는 이는 없었다.

    - 한 번 실수하면 끝인데?

    결정적으로 그녀에게는 단 한 번의 실수가 곧 참담한 몰락으로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너무나도 불합리한 상황.

    휘리릭!

    그러한 시청자들의 우려에 대답하듯 나무줄기 하나가 붉은 머리의 다리를 단숨에 휘감았다.

    - 아!

    탄식이 절로 나오는 순간.

    그 순간 붉은 머리의 온몸이 불꽃으로 변하면서 강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 몸이 불타? 저런 스킬이 있었어?

    - 스킬 아니야! 이프리트의 축복이다!

    불길의 정체는 소모 아이템인 불의 정령왕 이프리트의 축복.

    일정 시간 동안 자신의 육체를 불의 정령왕과 같이 모든 것을 태우는 육체로 만드는 스킬이었다.

    - 저게 얼마 짜린데!

    - 미친, 보스용으로도 못 쓰는 걸!

    당연히 그 값어치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소모품임에도 부르는 게 값!

    그런데 지금 그 아이템을 일반 몬스터를 잡는 이 무대에서 쓴 것이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이긴다.’

    BJ대마도사와의 이번 대결에서 이기기 위한 각오는 그 정도였다.

    그 정도로 뜨겁고, 격렬한 것이었다.

    화르르!

    그러한 불길 앞에서 고대 트가르의 나무줄기는 단숨에 재가 되어 사그라질 뿐이었다.

    사실상 나무줄기 공격이 무색해지는 순간, 그 순간 남은 건 딜링 뿐이었다.

    “도핑 계속해!”

    “포션은 충분하다! 퍼마셔!”

    그리고 그 딜링 역시 남달랐다.

    - 데미지 박히는 게 다른데?

    - 다들 포션 도핑 미친 듯이 했어!

    보스 몬스터 레이드를 할 때, 그 이상의 포션 도핑을 마친 50인의 화력은 전날에 봤던 화력과 차원이 달랐으니까.

    [고대 트가르를 처치했습니다.]

    그러한 두 길드의 공세 앞에서 고대 트가르가 버틴 시간은 기껏해야 2분 남짓할 따름이었다.

    - 미쳤네.

    - 어제 5분 넘게 걸리지 않았나?

    - 바로 각잡고 공략 준비하니까 시간을 반으로 줄이네.

    심지어 그게 끝이 아니었다.

    쿵!

    마치 사냥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 새로운 고대 트가르 한 마리가 전장에 등장했다.

    이 상황 속에서 다른 무리가 일찌감치 한 마리를 선별해온 것이었다.

    “타깃 체인지!”

    고대 트가르를 찾아다니는 시간조차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곧바로 다음 전투를 시작했다.

    - 속도 장난 아니다.

    -20분 컷 나오겠는데?

    그 속도에 시청자들이 혀를 내둘렀다.

    [고대 트가르를 처치했습니다.]

    이윽고 타임 어택 시작 후 채 5분이 되기도 전에 2마리나 되는 고대 트가르를 바닥에 쓰러지는 순간, 시청자들은 확신했다.

    그러면서 확신했다.

    - 맙소사, 이걸 어떻게 이겨?

    - BJ대마도사라고 해도 이건 절대 못 이기지.

    고르고 길드와 레드 스컬, 두 길드의 콜라보 앞에서는 이제까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BJ대마도사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음을.

    비단 시청자들만 그런 게 아니었다.

    ‘완벽하다.’

    ‘오늘 컨디션, 호흡, 모든 게 완벽해.’

    ‘오늘 BJ대마도사를 잡는다.’

    이 순간 사냥에 나선 50인의 플레이어들 모두가 예외 없이 이번 매치업에서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그 무렵이었다.

    “타깃 체인지!”

    세 번째 트가르를 잡기 위해 움직일 무렵.

    “잠깐! 저기, 잠깐만요!”

    그 무렵에 한 명이 전투를 막더니 소리쳤다.

    “BJ대마도사 10마리 다 잡았다는데요?”

    듣고도 믿을 수 없는 갑작스러운 속보.

    그 속보에 놀라는 이는 의외로 없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시는 거죠?”

    메두사 네이의 말처럼, 듣고도 믿을 수 없었으니까.

    “그게…… 플레임 드래곤 네 마리가 폭발하면서 끝났답니다.”

    이어진 발언에도 다들 놀라기보다는 콧방귀를 뀌었다.

    “플레임 드래곤이 폭발하다니,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네 마리라고? 럭키, 골드, 실버도 플레임 드래곤을 쓸 수 있게 된 건가?”

    “그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잖아?”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을 볼 수 없는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반응.

    달리 말하면 당장 제 스스로 라이브 방송을 볼 수 있는 시청자들은 달랐다.

    -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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