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8화. < 112화. 소개팅 (1). >
1.
- 라이징 스타 채널이 잊어버린 땅에 관련해서 공지 올렸다!
ㄴ 짧게 요약해봐.
ㄴ 가장 먼저 잊어버린 땅에 오는 사람한테 BJ대마도사를 소개팅 시켜주겠대!
라이징 스타 채널이 떡밥을 던졌을 때 첫 반응은 대부분은 똑같았다.
- 소개팅?
BJ대마도사가 소개팅을 한다, 그 원초적인 표현에 주목했다.
- 드디어 BJ대마도사 솔로 탈출하는 거임?
- 이야, 라이징 스타 채널 복지 끝내주네. 사내 직원들 위해서 소개팅도 해주다니.
- 만약 그럴 일은 없지만, 정말 그럴 일은 눈곱만큼도 없지만 BJ대마도사 솔로 탈출시키는데 성공하면 라이징 스타 채널은 워즈튜브 접고 소개팅 업체로 가야지.
- 라이징 스타 채널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BJ대마도사 협박 때문에 했다는 게 학계 정설이던데?
BJ대마도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이라면 도무지 지나칠 수 없는 표현이었으니까.
물론 그 내용을 문자 그대로의 순수한 의미로 받아들이는 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첫 반응이 그러할 뿐, 그다음부터는 모두가 진지하게 이번 떡밥을 받아들였다.
- 정말 내가 생각하는 그 소개팅을 해준다는 건 아니지?
ㄴ 말이 소개팅이지, 만나서 이벤트 매치나 그런 걸 논의할 기회를 주겠다는 거겠지.
ㄴ 장난기 빼고 이야기하면 이거 진짜 엄청난 기회지. 헤이즈 길드 봐봐. 별거 한 것도 없는데 BJ대마도사랑 같이 방송했다는 이유로 요즘 주가 잘 오르잖아?
ㄴ 이거 하냐, 못 하냐에 따라서 앞으로 이름값이 달라지는 거지. 돈으로 살 수 없는 거야.
BJ대마도사와의 미팅이 엄청난 이벤트의 시발점이 되리란 걸 모르는 이는 없었으니까.
자연스레 세상의 관심은 하나로 좁혀졌다.
- 그래서 누가 소개팅 자리에 나오려나?
과연 BJ대마도사의 소개팅 상대가 누가 될 것인가?
그 관심을 품은 이들의 이목이 검은 숲에 집중되었고, 그에 호응하듯 검은 숲에서는 여러 사건사고들이 터졌다.
- 속보다! 랄 길드랑 영원 길드가 …붙었다!
- 로쉬 길드 당했다! 퀘스트 실패! 다시 시작임! 누구인지는 모르겠는데 PK당했다!
- 와, 벌써부터 서로 죽고 죽이네.
- 1티어급 길드들이 서로 이렇게 물어뜯는 건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
그동안은 보기 힘들었던 사건 사고들이.
- 그래, 이래야 갓워즈지.
- 예전 생각나네. 다 싸워라!
그 사실에 보통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그러나 반대로 열광할 수 없는 이들도 있었다.
“BJ대마도사가 기어코 독을 탔군.”
멀린, 그가 그러했다.
그는 어느 때보다 차갑게 가라앉은 표정으로 지금 상황을 바라봤다.
“이럴 줄 알았으면 10대 길드 자리를 걸지 않았을 텐데……."
어비스 길드가 BJ대마도사의 목에 10대 길드 자리라는 현상금을 건 건, 그들이 그 엄청난 현상금에 눈이 돌아가서 BJ대마도사를 물어뜯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BJ대마도사를 물어뜯기 전에 1티어급 길드들이 서로 물어뜯는 상황.
“설마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흘러갈 줄이야……."
물론 예상치 못한 상황이긴 했다.
이제까지 BJ대마도사가 새로운 필드를 발견할 때는 기본적으로는 다음 사냥터에 이동한 후.
지금 잊어버린 땅처럼 다음 사냥터에 등장조차 하지 않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솔직히 이걸 예상했다면 BJ대마도사를 상대로 여기까지 왔을 리 만무.
“상관없어요.”
하지만 멀린과 달리 엠마는 꽤 담담했다.
연기가 아니었다.
“상관없다고?”
“애초에 10대 길드를 내걸었을 때 1티어급 길드들이 손을 잡을 일은 없었어요. 서로 피 튀기는 경쟁은 당연히 해야죠. 그런 의미에서 차라리 이게 나아요. 정말 승산을 가진 이들은 이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선택지를 고를 테니까요.”
“승산이라면…… 고르고와 레드 스컬이겠군.”
“이미 붉은 머리와 메두사가 만나서 합의를 끝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엠마의 그 말에 멀린은 표정을 살짝 풀었다.
“그 둘이 손을 확실하게 잡았다…… 그럼 이야기는 다르지.”
분명 두 길드 그리고 두 슈퍼 스타의 동맹은 BJ대마도사를 잡아먹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니까.
한편으로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정보를 대체 어떻게 얻는 거지? 그 둘이 손을 잡았다는 건 극비일 텐데?”
이러니저러니 해도 표면상 붉은 머리와 메두사는 지독한 라이벌 관계, 그런 그 둘이 물밑에서 손을 잡았다는 의심은 할 수 있을지언정 확실한 정보를 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으니까.
타당한 의문이었고, 그 의문에 엠마가 대답했다.
“어려울 건 없죠, 두 길드에 최근 칭화 그룹이 아주 큰 투자를 약속했으니까요.”
그 대답에 멀린이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둘이 아니라 셋이 손을 잡았군.”
그런 멀린의 표정은 어느 정도 풀려 있었다.
“BJ대마도사가 한 번에 그 셋을 어떻게 상대할지, 이제는 그게 궁금해지는군.”
이어진 물음에 엠마가 말을 이어갔다.
“쉽진 않을 거예요. 무엇보다 지금 BJ대마도사는 잊어버린 땅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지 않고 있어요.”
그 대답이 엠마가 표정이 담담한 또 다른 이유였다.
“그의 성격이라면 쇼맨십을 위해서라도 라이브 방송을 하고도 남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사냥 영상 하나 올리지 않는 걸 보면…… 보여줄 만한 그림이 아니라는 거겠죠.”
언제나 압도적인 모습만을 보여줘야만 하는 BJ대마도사가 라이브 방송을 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야 뻔할 뻔 자.
“심지어 실버의 새로운 몸을 보여주겠다고 호언장담마저 한 상태잖아요?”
“BJ대마도사가 고생 중이라 이거군.”
그 대목에서 이제는 멀린도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했다.
“BJ대마도사가 욕지거리를 내뱉으면서 사냥하는 꼴이 갑자기 정말 보고 싶어지는군."
2.
[고대 마력의 정수를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아, 빌어먹을.”
퀘스트 아이템을 확보하는 순간 미다스가 인상을 사납게 찌푸리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렇게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 줄이야.”
불만의 이유는 퀘스트 진행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왕!
“그래, 럭키야. 이 게임 너무 쓰레기 게임이라니까. 1시간이나 걸리다니!”
물론 우스갯소리였다.
“나니까 1시간이지, 다른 플레이어들이었다면 아마 3박 4일은 기본 잡고 들어갔을 거야.”
왕!
“진짜 게임을 뭐 이딴 식으로 만들어? 응? 나는 괜찮지만, 다른 플레이어들도 생각 좀 해야지! 안 그래?”
왕!
“응? 뭐라고?”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공략하는데 고작 1시간이 걸린 사실에 진심으로 불만을 가질 리 만무.
왕!
“주인님 경쟁자들이 엿 먹게 될 걸 상상만 하니까 미소가 절로 나온다고? 럭키, 요놈. 아주 심보가 검구나!”
왕!
불만은커녕 너무 신이 나서 럭키와 콩트를 멈추지 않을 지경.
‘이제 퀘스트 공략하고, 300레벨만 찍으면 된다.’
더 나아가 지금 이 순간 미다스의 가슴은 어느 때보다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럼 소개팅 준비는 끝.’
엄청난 스펙업도 스펙업이지만, 그 스펙업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
만점 받을 자신감을 품은 채 수능 날짜를 기다리는 것과 비슷했다.
두려움보단 설렘이 가득할 수밖에 없는 일.
“이 쓰레기 같은 퀘스트 빨리 해치워버리자.”
때문에 미다스는 어느 때보다 설렘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본래 있던 석상으로 향했다.
그렇게 석상에 도착한 후에는 바로 인벤토리에서 획득한 고대 마력의 정수를 꺼냈다.
[고대 마력의 정수]
- 등급 : 레전더리
- 효과 : 고대 트가르 중 극히 일부만이 가지고 있는 정수다. 강력한 마력으로 잠든 상대를 깨울 수 있다. 대상에게 뿌려보자.
이후 아이템 설명을 따라 정수를 석상에 뿌렸다.
끼기긱!
그 순간 석상에서 돌과 돌이 부딪치는 소리, 소름 돋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소리의 근원지는 다름 아닌 석상의 눈과 입.
끼기긱!
돌처럼 딱딱하게 닫혀있었던 눈과 입이 거친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대는 누구인가?”
이어서 나온 목소리에 미다스는 곧바로 대답했다.
“미다스라고 합니다.”
짤막한 소개, 그 소개 앞에서 석상의 돌로 만들어진 눈알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미다스를 훑어봤다.
그 후에 석상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
“나는 알가마스라고 한다. 일단 나를 깨워준 은인에게 사례를 하고 싶다.”
사례, 그 두 글자가 미다스가 함박웃음으로 지으며 말했다.
“사례를 받기 위해서 한 일이 아닙니다. 너무 크게 마음에 두실 필요는 조금도 없습니다.”
겉으로는 사례를 극구 사양하는 모습.
‘빨리, 빨리!’
물론 속으로는 이미 사례를 제대로 받아먹을 준비 정도가 아니라 이미 김칫국을 배터지게 마신 상황.
“아니다. 은혜를 갚아야 다음 부탁을 할 수 있는 법.”
어쨌거나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NPC알가마스는 자신을 깨워준 미다스에게 사례를 해주었다.
푸홧!
NPC알가마스의 근처에서 흙이 솟구쳤다.
끄륵!
그리고 흙이 솟구친 자리에 돌로 만들어진 어린 아이 크기의 두꺼비가 등장했다.
끄륵, 끄륵!
그렇게 등장한 돌두꺼비가 속을 게워내는 듯한 소리를 몇 번 내더니 이내 무언가를 뱉어냈다.
[스킬 카드북(레전더리 에픽)]
- 개봉 시 소유한 레전더리 스킬 중 하나를 레전더리 에픽 스킬로 진화시킬 수 있다.
- 339레벨 이상 사용 불가
레전더리 스킬 카드북이 등장하는 순간.
그것을 확인한 미다스가 잽싸게 스킬 카드북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아이고, 이런 거 안 주셔도 되는데.”
그리고는 속에도 없는 소리를 내뱉었다.
“이것으로 빚이 사라졌으니, 다시 한 번 더 빚을 지고 싶다.”
그런 미다스에게 NPC알가마스가 말했고, 그 말에 미다스는 표정을 바꾸었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지금까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그건 말한 것처럼 지금까지의 이야기.
앞으로의 이야기가 쉬우리란 보장은 없었다.
‘어려운 게 나올 거야.’
필시 잊어버린 땅에 어울리는 매우 높은 난이도의 퀘스트가 나올 터.
“이곳은 세상이 잊어버린 땅. 그럼에도 이곳에 왔다는 건 필시 용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 그리고 그 용의 힘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이겠지.”
이어진 물음에 미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게 자유를 찾아주면, 자네가 찾고자 하는 걸 찾아주지.”
그 말에 미다스는 바로 질문을 던졌다.
“알가마스 님이 자유를 되찾으시려면 무슨 방법이 필요합니까?”
“고대 트가르의 심지가 필요하다.”
그 순간 미다스의 눈이 잽싸게 켜놓은 인벤토리창을 향했다.
[고대 트가르의 심지 X 44]
그리고는 인벤토리 한 칸을 차지하는 아이템을 확인한 후에 곧장 물었다.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1천 개.”
그 대답에 미다스의 머릿속으로는 계산이 시작됐다.
‘보통 3마리 당 1마리 꼴로 나왔어. 내 입장에서는 아이템 가진 놈만 잡으면 되기는 하지만…….'
계산을 마치는 순간, 미다스가 눈살을 찌푸렸다.
‘쉽지 않다.’
정말 혀를 내두를 만큼 최악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적잖은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는 퀘스트였으니까.
‘시간이 아슬아슬하다.’
무엇보다 미다스에게는 조만간 있을 소개팅을 해야 할 예정, 그 전에 준비를 끝내야 했다.
'쯧.'
여러모로 머릿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는 일.
“그 심지를 모아 내 주변에 쌓아두고 불을 붙여라.”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그때 미다스의 눈앞에 퀘스트창이 등장했다.
[알가마스의 자유]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339레벨 이하
- 퀘스트 내용 : 알가마스의 부탁을 들어주자.
- 퀘스트 보상 : 알 수 없음
!퀘스트 보상 : 알가마스의 망토
!퀘스트 완료 시 ‘드래곤 레어’ 진행 가능
‘다음 퀘스트는 드래곤 레어라고?’
그것을 본 미다스의 머릿속에 더 이상 계산 따위는 하지 않은 채 바로 허리를 깊게 숙이며 말했다.
“당장 애들을 몰고 가서 고대 트가르 뚝배기를 깨고 오겠습니다! 알가마스 님의 자유를 위하여!”
3.
프로들의 세계는 러닝머신 위와 비슷하다.
미친 듯이 달려야지 그나마 그 자리라도 지킬 수 있는 곳.
갓워즈라고 다를 건 없었다.
갓워즈를 플레이하다보면 정말 쉽게 게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오고는 했다.
좋은 스킬이 나와서, 좋은 아이템이 나와서, 좋은 파티원들을 많아서.
대부분은 그런 상황을 그냥 즐겼다.
평소와 다르게 사냥하는 게 편하고, 레벨도 쑥쑥 오르고 아이템도 잘 나오는 상황을 마음껏 누렸다.
그게 이상한 건 아니었다. 그런 맛이 있어야 게임도 재미가 있는 법이니까.
그러나 프로 플레이어들이라면 달랐다.
상황이 좋아졌다?
그럼 한 번 어디까지 해볼 수 있는지 보자, 끝을 봐보자.
지금 미다스가 그러했다.
“후우."
골렘 위에 올라선 미다스가 짧은 심호흡과 함께 손에 들린 농구공 크기의 파이어볼을 던졌다.
그렇게 던진 파이어볼이 크나큰 포물선을 그리며 머나먼 거리를 날아가기 시작했다.
100미터에서 더 멀리, 200미터를 지나 그 이상.
퍼엉!
이윽고 500미터에 이르는 거리를 지난 후에야 비로소 12미터, 고대 트가르의 몸에 닿았다.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사거리.
그뿐만이 아니었다.
“후우!"
미다스는 빠르게 손에 든 파이어볼을 재차 던졌고, 이어서는 아이스볼을 던졌다.
“파이어 스피어 앤 아이스 스피어 앤 라이트닝 스피어.”
곧바로 캐스팅을 다시 했고, 캐스팅이 끝나는 순간 거의 예비 동작 없이 마법을 던졌다.
콰앙!
그리고 그렇게 날아간 마법들은 다가오는 고대 트가르의 몸을 빠짐없이 두드렸다.
콰앙!
심지어 놀랍게도 그중 상당수는 고대 트가르의 머리에 있는 황금빛 과녁을 두드렸다.
예전이라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명중률.
미다스, 그가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을 한 결과물이었다.
‘명중률 74퍼센트.’
그 노력 끝에 나온 결과물은 놀라웠다.
‘80퍼센트 이상 끌어올린다.’
물론 미다스는 여기서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더 멀리, 더 정확하게 그리고 더 빠르게. 이번 기회에 내 사거리를 늘리는 거다.’
그런 미다스의 모든 오감은 그 노력에 집중되어 있었다.
[고대 트가르를 잡았습니다.]
그렇게 미다스가 끊임없이 포격 훈련을 거듭할 무렵, 귓속에 알림 하나가 들렸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30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300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룬이 지급됩니다.]
300레벨!
그 알림 앞에서만큼은 멈추지 않을 것 같았던 미다스의 몸이 멈출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감격, 그 두 글자가 미다스의 온몸을 옭아맸으니까.
[전쟁만을 위한 용이 당신에게 매우 특별한 기회를 줍니다.]
[기회를 사용하시겠습니까?]
그 상태에서 들린 알림에 미다스는 바로 대답했다.
“예."
그 순간 골렘 위에 올라선 미다스의 눈앞에 100장의 카드들이 등장했다.
형형색색, 모두 같이 화려한 빛을 내뿜으면서.
최소 레어 등급 이상, 심지어 레어 등급보다 유니크 등급 카드를 뜻하는 붉은빛이 더 많았다.
물론 미다스의 시선은 그런 붉은빛조차 주지 않았다.
‘황금, 전설의 황금 카드…….'
황금향을 쫓았고, 이내 미다스의 눈이 한 곳에 멈췄다.
그 순간이었다.
“어?”
갑자기 놀라는 미다스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고, 그러다 발이 미끄러졌다.
“어!”
이윽고 숨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미다스의 몸이 골렘 아래로, 그대로 땅 위로 추락했다.
쿵!
아주 거센 소리와 함께.
왕!
“주인님, 괜찮으십니까? 누구냐? 감히 누가 우리 주인님을 공격한 것이냐?”
그 순간 밑에서 대기하고 있던 럭키와 골드가 기겁하며 미다스에게 다가왔다.
그만큼 거센 충격.
당사자 입장에서는 짜증과 분노가 솟구쳐야 마땅할 정도의 충격이었다.
그러나 땅에 떨어진 미다스는 얼굴을 찌푸리기는커녕 오히려 얼빠진 표정만을 지은 채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블래스터도 나오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