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5화. < 111화. 잊어버린 땅 (1). >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 직후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BJ대마도사에 초점을 맞췄다.
그가 앞으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인지.
얼마나 멋진 활약을 보여줄 것인지.
키메라 드래곤의 육체를 가지게 된 실버가 얼마나 끝내줄 것인지.
하지만 1티어급 길드들은 달랐다.
“어비스 길드가 BJ대마도사를 잡으면 10대 길드 자리 하나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예. 돌려 말하긴 했지만, 사실상 그렇게 해석해도 무방합니다.”
“BJ대마도사 목에 걸린 현상금이 10대 길드 자리까지 올랐군.”
BJ대마도사를 잡는 순간 10대 길드, 갓워즈에서 가장 드높은 곳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
그 이야기를 들은 아즈모가 커피를 깊게 마셨다.
그리고 깊게 고뇌했다.
이번 일은 그만큼 엄청난 일이었다.
“이번 일로 1티어급 길드들이 어떻게 나올 것 같지?”
이윽고 나온 질문에 비서가 바로 대답했다.
“미친 듯이 달려들겠죠. 5년 가까이 뚫리지 않았던 천장에 처음으로 구멍이 생긴 셈인데. 심지어 어비스 길드가 보장해준다는데, 이건 일단 한 번 덤벼들고 봐야하는 거죠.”
1티어급 길드들과 10대 길드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했으며, 그 벽을 두고 누리는 부와 명예 역시 차원이 달랐다.
“가뜩이나 요즘은 1티어급 길드들도 미래를 장담하지 못하는 시대 아닙니까?”
“그렇지.”
더군다나 최근 갓워즈의 길드들은 끝을 모르던 호황기를 지나, 옥석이 가려지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었다.
예전처럼 갓워즈에서 이름 좀 있는 길드라고 구독자가 붙고, 투자자가 붙는 시대가 아니라는 의미.
당장 헤이즈 길드가 그 증거였다.
과거의 명성은 부질없으며, 이제 1티어급이라는 수식어 역시 영광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증거.
그런 상황에서 10대 길드의 울타리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건, 어쩌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였다.
“거대 무덤에서 전쟁이 나겠군.”
당연히 거대 무덤에서 사냥 중인 모든 1티어급 길드들이 BJ대마도사라는 왕관을 노리고 덤벼들 터.
“이미 1티어급 길드, 그들 중에서도 요즘 가장 기세등등한 길드들은 이미 거대 무덤에서 BJ대마도사와 전쟁 준비 중입니다. 소속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SNS나 개인 방송을 통해서 러브콜을 보내거나, 도발을 하는 중이고요.”
더욱이 이번의 도전자들은 그냥 1티어급 길드들이 아니었다.
“헤이즈 길드 때랑은 비교하기 힘들 겁니다. 솔직히 헤이즈 길드는 1티어급 길드 중에서 당장 무너져도 이상할 게 없는 곳이었으니까요.”
1티어급 길드들 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나는 자들.
실력과 자금력 그리고 명성과 팬덤,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은 자들이었다.
“당장 거대 무덤에는 1억 시청자를 찍은 플레이어만 두 명이나 존재하고 있고요. 1천만 찍은 플레이어들은 수백이고요.”
심지어 스타를 넘는 슈퍼 스타들마저 극히 소수이지만 존재하고 있었다.
이제 진짜 별들의 전쟁이 시작되는 셈.
그 순간 또 다른 소식이 왔다.
“헤이즈 길드 주가가 상한가를 찍었습니다.”
다른 비서 한 명이 전해준 그 말에 아즈모는 피식 웃었다.
“BJ대마도사랑 싸워서 그렇게 개박살이 났고, 이후에 생존자 길드 건으로 이미지가 개박살이 났는데 주가가 상한가를 쳤다고?”
“BJ대마도사와 같이 라이브 방송을 했다는 게 호재가 된 모양입니다. 어쨌거나 BJ대마도사와 뭔가 접점이 있으니 라이브 방송을 한 게 아니냐, 라는 의견이 대세이니까요. 그리고 생존자 길드와 친해진 것도 호재로 보고 있습니다.”
“호재?”
“생존자 길드 때문에 BJ대마도사와 얼굴 붉힐 이유가 사라졌다, 뭐 일단 그렇게 볼 수도 있으니까요.”
이어진 비서의 설명에 아즈모의 실소는 비웃음이 되었다.
“BJ대마도사로 상대로 개박살이 나도 남는 장사다…… 이거 뭐 어비스 길드가 부추길 필요도 없었네.”
BJ대마도사와의 전쟁에서 감수해야 할 가장 큰 리스크는 패배할 경우 짊어져야 하는 페널티.
그러나 이제는 그 페널티조차 사라진 셈이었다.
“BJ대마도사가 어떻게 나올까요?”
이쯤 되면 궁금해지는 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BJ대마도사의 태도였다.
과연 그는 자신 앞에 등장한 이 엄청난 대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비서의 그 물음에 아즈모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에 말했다.
“BJ대마도사가 그동안 보여준 성격과 행동을 보면…… 너무 흥분해서 잠을 못 잔다는 것에 내 전 재산을 걸 수도 있지.”
2.
“얼굴이 왜 그래?”
자신의 방에서 나오는 동생의 얼굴색을 본 정태우가 커피를 타던 것을 멈추며 질문을 던졌다.
“가뜩이나 칙칙한 얼굴이 이제 썩을 것 같은 게 한숨도 못 잔 것 같은데?”
이어진 형의 말에 정현우가 눈살을 찌푸렸다.
“아니, 꼭 비유를 해도 가뜩이나 칙칙한 얼굴이라는 비유를 추가해야겠어? 응?”
“솔직히 네 얼굴이 칙칙한 건 사실이잖아? 특히 어제 집에 들어올 때는 최악이었고. 혜린이가 네 얼굴 보고 걱정하더라. 그래서 내가 이렇게 말해줬지.”
“뭐라고?”
“삼촌이 여자한테 차여서 그런 거라고, 별일 아니라고. 자주 있는 일이고 앞으로도 자주 있을 일이니까 금방 기운 차릴 거라고.”
이어진 그 말에 정현우는 아예 대답 자체를 하지 않았다.
말없이 큼지막한 냉장고 문을 열고 그 안에 있는 캔커피 하나를 그대로 꺼낼 뿐.
그리고는 커피를 단숨에 들이키고는 널찍한 거실에 마련된 소파에 몸을 푹 파묻었다.
‘아, 미치겠다.’
그러자 머릿속에 정현우를 잠들지 못하게 했던 고민이 떠올랐다.
‘잊어버린 땅을 어떻게 하지?’
원흉은 다름 아닌 다음 사냥터.
사실 잊어버린 땅 자체는 엄청난 기회였다.
만약 잊어버린 땅 입성을 소재로 라이브 방송을 한다면 이번에도 화끈한 반응이 나올 터.
그래서 더더욱 고민이었다.
‘혼자서 들어가야 할까? 아니면 그냥 아예 처음부터 팀을 맺고 들어가야 할까?’
이 화끈한 이벤트를 과연 혼자서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분명 가장 이익이 좋은 건 혼자서 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위험성.
‘타이틀 보상을 보면 거기 장난 아닐 거야. 넘을 수 없는 산보다 훨씬 힘들어.’
정현우가 보기에 잊어버린 땅은 그가 이제까지 마주한 그 어떤 사냥터와도 비교할 수 없는 난이도가 예정된 상황이었다.
그런 곳에서 혼자서 제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어설픈 모습을 보일 바에는 차라리 다른 길드들과 함께 같이 공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훨씬 더 나았다.
‘혼자냐 아니면 같이냐.’
그 고민이 밤잠을 설치게 했다.
‘같이 가는 게 제일 무난하고 좋지.’
아니, 사실 다른 길드 혹은 플레이어들과 같이 잊어버린 땅에 입성하는 게 합리적이고 안정적이었다.
솔직히 솔로 플레이로 하나, 다른 이들과 함께 공략하나 얻는 이익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 차이가 엄청나진 않았으니까.
단지 미련이 남을 뿐이었다.
‘더 이상 무리해서 솔로 플레이를 할 이유는 없잖아? 그거 한다고 뭐 더 주는 것도 아니고.’
BJ대마도사는 솔로다, 이제까지 쌓아온 그 이미지에 대한 미련.
사실 정현우 혼자였다면 이런 고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머리가 깨지더라도 한 번 혼자 부딪쳐봤을 것이다.
‘나 혼자 게임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나 지금 정현우의 옆에는 라이징 스타 채널이라는 파트너가 함께 하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게 프로였다.
‘프로답게, 현실과 실리를 챙기자.’
이상과 망상을 구분하는 것.
‘라이징 스타 채널하고 미팅을 통해서 전달해줘야지. 이것저것 보고할 것도 있고.’
그렇게 고민 끝에 답을 내린 정현우가 스마트폰으로 라이징 스타 채널에 이메일을 한 통을 보낸 후에 소파에서 일어났다.
“나가게? 오늘 컨디션 안 좋은 것 같은데 조금이라도 눈 붙이는 게 어때?”
그때 나온 형의 염려 섞인 말에 정현우가 형을 바라보았다.
그제야 비로소 정현우는 알 수 있었다.
“그러는 형이나 좀 자는 게 어때? 나보고 칙칙해 죽을 지경이라더니, 형도 지금 다크서클이 입까지 내려온 거 같은데.”
자신만큼 피곤함으로 가득 찬 형의 안색을.
“형네 회사 너무 일을 많이 시키는 거 아니야? 조금은 쉬엄쉬엄해야지. 돈도 돈이지만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지.”
그런 형을 피곤하게 만드는 이를 향해 정현우가 짤막한 비난을 내뱉었고, 그 비난에 정태우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시간 외 수당은 꼬박꼬박 입금되고 있어. 요즘은 거의 24시간 일하는 것으로 치고 수당으로 받고 있는 수준이지. 덕분에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수입이 4배는 더 나올 것 같다.”
“형, 올 때 커피 좀 더 사올까? 잠 쫓는 껌 같은 건 필요 없어?”
바로 태도를 바꾸는 정현우의 모습에 정태우가 쓴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
“조심히 다녀와라.”
“알았어. 형도 열심히 일해. 아니지, 일 안해도 돈 들어온다고 했으니 일이 없어야지. 형, 그럼 열심히 일하지 마.”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태우의 스마트폰이 울렸고, 이내 내용을 확인한 정태우가 이내 커피를 들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고, 그런 형을 향해 정현우가 혀를 찼다.
"쯧."
‘누구인지는 몰라도 형 일거리 늘린 새끼는 꼭 오늘 배탈나서 설사나 해라.’
그 저주를 끝으로 정현우 역시 집 밖으로 나섰다.
3.
[와튼 님이 접속했습니다.]
채팅창 위로 사장님의 아이디를 보는 순간 곧바로 미다스가 짧게 숨을 머금었다.
그 상태에서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준비한 대로 말하면 돼. 긴장하지 마.’
그러나 세상천지에 사장님 앞에서 긴장하지 않는 사원은 존재할 수 없는 법.
막상 준비한 멘트는 머릿속에서만 맴돌 뿐, 쉽사리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와튼 : 오랜만에 뵙습니다.]
[와튼 : 저번 키메라 드래곤 레이드는 대단했습니다.]
결국 이번에도 대화의 물꼬를 튼 건 라이징 스타 채널 사장이었다.
“예, 정말 멋진 라이브 방송 중계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이구, 이 등신. 정신 차려.’
그 사실에 자책과 함께 심기일전을 한 미다스가 이내 다시 한 번 숨을 고르면서 준비했다.
‘이번에 잊어버린 땅 신대륙 발견했는데, 혼자서 공략 힘들 것 같으니 같이 할 사람을 구해주십시오, 라고 말하자.’
자신이 뱉을 말을.
“후우."
이내 정리를 마친 미다스가 말을 내뱉기 전 목에 찬 숨을 토해내는 순간.
[와튼 : 이번 솔로 플레이 추가 보상이었던 플레임 드래곤 스킬 카드를 수령했습니다.]
그 순간 나온 채팅 내용, 플레임 드래곤 스킬 카드란 단어에 미다스의 머릿속은 단숨에 백지장이 되어버렸다.
당연히 준비했던 멘트 역시 더 이상 머릿속에 없었다.
‘뭐?’
심지어 표정을 짓는 것조차 잊어버린 듯, 무표정으로 채팅창을 바라만 봤다.
‘잠깐만.’
이윽고 상황을 이해한 미다스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든 건 다름 아닌 의문이었다.
‘어떻게?’
미다스가 플레임 드래곤 스킬의 가치가 엄청나다는 것을 모를 리 만무.
그런데 지금 그 엄청난 놈이 다른 것도 아닌 솔로 플레이 보상으로 주어졌다?
대리운전을 해줬는데 수고했다면서 수고비로 롤렉스 시계를 받은 격.
미다스의 개념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
‘맙소사.’
때문에 미다스는 이해하는 것을 건너뛰고 감탄으로 넘어갔다.
‘이걸 받아내시다니, 대체 영업력이 얼마나 대단하신 거지? 미쳤네, 미쳤어. 우리 사장님 진짜 미치셨네.’
고작 솔로 플레이를 한다는 것, 그 조건 하나로 플레임 드래곤 스킬 카드를 받아낸 라이징 스타 채널 사장의 능력에 대한 감탄.
‘아니, 잠깐.’
그 감탄 뒤로는 감동이 이어졌다.
‘그렇다는 건 라이징 스타 채널이 먹은 게 없다는 거잖아?’
본래 그 추가 보상이란 건 라이징 스타 채널을 챙겨주기 위해 받고자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라이징 스타 채널은 그것을 자신들을 위해 쓰는 대신 미다스를 위해 써준 셈.
필시 이것을 얻기 위해서 라이징 스타 채널이 다른 부분에서 손해를 봤을 가능성도 높았다.
물론 그것을 고려하더라도 한 것에 비해서는 엄청난 보상이란 건 변하지 않았다.
그때 새로운 채팅이 올라왔다.
[와튼 : 잘 아시겠지만 요즘 1티어급 길드들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와튼 : 1티어급 길드에 소속된 스타 플레이어들이 개인 방송을 통해서도 매치업을 바라고 있고요.]
[와튼 : 붉은 머리랑 메두사도 개인 방송에서 BJ대마도사님과의 매치업을 소망했습니다.]
마지막 채팅을 보는 순간 미다스는 입을 꽉 다물었다.
붉은 머리 그리고 메두사.
둘 모두 개인 채널에서 라이브 방송으로 1억 명 시청자를 기록해본 경험이 있는 슈퍼 스타들이었다.
그것도 반짝 스타들이 아니라 갓워즈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유명세를 누리는, 시작부터 일찌감치 별이 되었던 스타들.
물론 수치상으로는 지금 미다스보다 아래였다.
‘그 둘이 개인 방송에서 나랑 붙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고? 아예 대놓고 러브콜을?’
하지만 미다스에게는 까마득한 별과 같은 자들이었다.
그런 별이 그저 관심을 표하는 수준을 넘어서, 이제는 이벤트 파트너로, 구애를 보인다는 것.
“헤이즈 길드랑 이벤트 매치한 게 다들 마음에 들었나봅니다.”
‘와, 진짜 헤이즈 길드랑 이벤트 잡아서 다행이다. 이게 이렇게 대박이 될 줄이야!’
당연한 말이지만 미다스 입장에서는 그 계기가 헤이즈 길드와의 이벤트 매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솔로 조건 받은 것도 그렇고.’
그것도 그냥이 아니라 솔로 플레이로 상대해준 덕분이라고.
[와튼 : BJ대마도사님 덕분에 헤이즈 길드 주가가 올랐습니다.]
[와튼 : 그걸 보고 몸이 달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죠. 지금 현재 제안만 받고 있습니다.]
[와튼 : 혹시 원하시는 방식이 있으십니까?]
그렇기에 그 질문이 나오는 순간 미다스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방식이야 상황 따르겠지만, 한 가지만은 변함없이 갈 겁니다. BJ대마도사는 솔로 외길만을 걷는다는 것."
이 정도 메리트가 보장된다면 솔로 플레이 리스크 정도는 당연히 감수할 수 있다는 것.
아니, 감수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무조건 솔로다. 죽을 때 죽어도 솔로로 죽는다. 뽕 뽑는다.’
솔로 플레이 조건으로 플레임 드래곤이 들어왔는데, 눈에 뵈는 게 있을 리 만무.
[와튼 : 알겠습니다.]
[와튼 : 차후 계획하신 게 있습니까?]
이어서 나온 물음에 미다스는 대답했다.
“러브콜을 원하시는 고객님들 전부를 상대해드리고 싶지만, 제 몸이 하나라서 그건 힘들 것 같고 결국 많이 부른 쪽하고 만나드릴 수 밖에 없겠죠?”
[와튼 : 경매 방식을 원하시는군요.]
“예. 그리고 경매라면 일단 경매품이 어떤 상태인지 제대로 쇼케이스가 필요할 테고.”
[와튼 : 라이브 방송을 하실 예정이시군요. 쇼케이스용으로.]
“네, 물론 솔로로 할 겁니다. BJ대마도사는 솔로 외길이니까요.”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4.
- BJ대마도사는 솔로 외길이니까요.
다시 한 번 솔로 플레이 라이브 방송을 하겠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박영준은 놀라지 않았다.
“예, 그럼 차후 일정이 잡히면 연락주십시오.”
‘역시 예상대로다.’
오히려 그는 지금 이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두고 있었다.
이제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
그렇다면 생각은 피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더 나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쪽으로 가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BJ대마도사의 포지션은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지금 그의 몸값은 정말 상식 밖으로 올라간 상태.
그로 인해 1티어급 길드들이 BJ대마도사를 두고 이제는 서로 경쟁을 하는 상황이었다.
지금 BJ대마도사는 그 경쟁을 부추기기 위한 양념을 뿌렸다.
‘다시 한 번 더 솔로 플레이 조건을 내걸면, 더더욱 몸이 달아오를 수밖에 없지.’
생존자 길드랑 같이 움직이는 BJ대마도사는 1티어급 길드 입장에서도 부담스럽지만, 혼자서 움직이는 BJ대마도사는 한 번 해봄 직하니까.
‘결국 승자는 한 명.’
무엇보다 이 경쟁 속에서 결국 1티어급 길드를 벗어나 왕관을 쓸 수 있는 건 한 명뿐이었다.
‘패자들이 곱게 승자가 나오는 걸 용인할 리 없지.’
달리 말하면 나머지는 그 한 명을 죽이려고 하리란 것.
그 대목에 이르렀을 때 박영준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BJ대마도사, 판을 만들 줄 아신다니까.’
이제 박영준이 해야 하는 건 BJ대마도사가 만들어준 판에서 아쉬운 이들을 모아두고 상대하는 것이었으니까.
‘그럼 갑질 한 번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