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353화 (353/485)

353화.  < 110화. 용의 알 (2). >

4.

갓워즈를 대표하는 길드는 단언컨대 10대 길드였지만, 그들이 처음부터 갓워즈를 대표할 만큼 인지도를 가진 건 아니었다.

갓워즈 극초창기, 갓워즈가 서비스를 시작하고 한두 달이 흘렀을 무렵에 갓워즈를 대표하는 길드는 어비스 길드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베타 길드와 헤이즈 길드 등이었다.

헤이즈 길드는 그런 곳이었다.

지금은 몰락했지만 한때는 정말 엄청났던 길드.

갓워즈란 게임을 초창기부터 한 미다스에게 헤이즈 길드는 엄청났던 길드였다.

‘내가 헤이즈 길드 마스터인 렐이랑 맞먹는 날이 올 줄이야. 진짜 많이 컸다, 컸어.’

때문에 헤이즈 길드의 마스터 렐 앞에 선 미다스는 어느 때보다 긴장한 상태였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이제부터 사이좋게 지냅니다.”

그 긴장감을 꾹 누른 채, 대신 여유 넘치는 미소를 지은 미다스가 이내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바라보는 렐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빌어먹을.’

좋을 리 없었다.

지금 이 손이 가지는 의미는 둘 중 하나였으니까.

이 손을 잡으면 목숨은 부지한다.

허나, 이 손을 거절하면 목숨도 부지 못한다.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놈.’

렐 입장에서 차라리 악마와 손을 잡는 게 더 낫다고 생각될 지경.

반면 그런 렐의 심정을 알 리 없는 미다스는 이내 무언가를 떠올린 듯 말했다.

“앞으로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 라이징 스타 채널에 연락하십시오. 아, 그리고 추가 보상 달라고 했던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신 건 좋은 일에 잘 쓰겠습니다.”

‘추가 보상 주신 거 감사하다고 해야지.’

솔로 플레이 조건으로 받게 된 보상에 감사를 표하는 것.

그 말이 렐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역시, 우릴 이용한 거야. 플레임 드래곤을 뜯어내기 위해서 처음부터 계획한 거야.’

혹시나 했던 의심이 확신이 되었으니까.

그 순간 렐은 오히려 편해졌다.

‘내가 상대할 수 있는 자가 아니야.’

BJ대마도사는 자신이 감히 어떻게 할 수 있는 자가 아니다.

애초에 싸우려고 했던 게 잘못이다.

그러니 차라리 여기서 악수 한 번 하고 인연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게 최선이다.

“예, 정말 좋은 일에 잘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사실에 이른 렐이 이내 미다스의 손을 잡았고, 둘이 악수를 했다.

우아아아!

그리고 그 광경을 보던 생존자 길드원들은 저도 모르게 그대로 소리를 내질렀다.

오랜 세월 이곳, 신대륙에서 짓밟혀왔던 존재 가치가 해방됐다는 사실에 대한 환호였다.

그 사실에 미다스가 미소를 지었다.

‘이제야 은혜를 좀 갚은 거 같네.’

어쨌거나 1티어급 길드 무리와 싸워온다는 게 기쁘고, 행복한 일은 아니었으니까.

“예,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십시오.”

“BJ대마도사여 영원하라!”

“예, 감사합니다. 생존자 길드 분들도 앞으로 좋은 일만 있으세요.”

“BJ대마도사님 감사합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위대한 솔로, BJ대마도사 만세!”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렇게 생존자 길드의 환호 속에서 그리고 헤이즈 길드의 똥 씹은 표정을 배경으로 삼은 채 미다스가 럭키와 골드 그리고 새로운 몸을 가지게 된 실버와 그 위에 올라탄 잭팟을 향해 말했다.

“얘들아, 이제 돌아가자.”

왕!

“예, 주인님!”

“끝까지 따라가겠습니다.”

미다스, 그가 넘을 수 없는 산 너머에서의 이벤트를 마쳤다.

5.

“용케 구해왔군.”

날아오르는 배.

그 위에서 다시 만난 NPC호곤이 미다스가 건네준 용의 피를 보며 감탄을 토해냈다.

그러나 미다스의 감탄은 다른 곳에서 나왔다.

‘이 배 대단하네. 실버가 들어와도 꿈쩍을 안 하는 게.’

소형화 모드를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길이가 20미터에 이르는 실버가 배에 올라탔음에도 배가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는 것.

한편으로는 우려도 생겼다.

‘그보다 실버가 덩치가 커도 너무 크단 말이야. 던전 입구 같은 곳 나오면 못 들어가는 거 아니야?’

소형화를 했는데도 저 정도 크기라면 던전 같은 좁은 곳에서는 제대로 된 활약이 불가능해질 터.

물론 대부분 갓워즈 내 던전 등은 덩치 큰 존재들도 싸울 수 있게 디자인되고는 했다.

만약 너무 작게 만들면 골렘을 소환하는 연금술사나 정령의 기사를 소환하는 정령 기사들은 게임을 접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이니까.

그러나 실버쯤 되는 어마어마한 덩치를 가진 소환수는 이제까지 등장한 바가 없었고, 때문에 미다스는 우려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예상대로 용의 피가 맞네. 필시 이름 모를 대마법사가 용의 알로부터 용의 피를 얻은 모양이야.”

그 순간이었다.

“아무래도 이 물건은 자네가 주인이 되는 게 낫겠군.”

NPC호곤이 갑작스레 미다스에게 곱게 접힌 정사각형 모양의 가죽을 건네주었다.

"이게 뭡니까?”

이내 정체를 묻는 미다스.

물론 그는 알고 있었다.

‘지도겠지.’

이미 퀘스트 보상이 뭔지 알고 있는 바.

“지도일세. 내가 용에 대한 기록이 남은 유적을 발견했을 때, 그곳에서 얻게 된 것이지. 이후 지도를 해석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네.”

그 설명에 미다스가 고개를 끄덕인 후에 지도를 펼쳤다.

[알 수 없는 지도]

- 도무지 알 수 없는 지도다.

그러자 뜨는 아이템 정보창에는 정말 불친절하기 그지없는 내용만이 있었다.

지도에 그려진 그림은 더더욱 불친절했다.

흔히 지도라면 지형이 그려지고, 길이 그려져 있기 마련인데 미다스가 손에 든 지도에는 지형이나 길은커녕 글자만이 있었다.

그러나 미다스는 그 사실에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드래곤의 둥지로 가는 지도]

!용의 힘이 강해질수록 지도가 보인다.

드래곤의 둥지!

‘레어다, 레어! 드래곤 레어!’

판타지 소설을 봤거나 영화를 봤다면 결코 흥분하지 않을 수 없는 단어가 등장했으니까.

당연히 미다스도 그것을 상상했다.

‘금은보화 가득하고, 강력한 아이템도 넘치는 드래곤 레어!’

보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거대한 둥지를!

‘그래, 지도는 모름지기 보물 지도여야지. 아무렴.’

물론 한 가지 생각도 들었다.

드래곤의 둥지라는 건 필시 그곳에 드래곤이 있다는 의미, 그건 곧 드래곤과 싸워야 한다는 의미 아닌가?

하지만 미다스는 그 사실에 겁먹지 않았다.

‘까짓것 드래곤 잡고 골드 몸으로 줘야지. 일석이룡이다.’

금은보화 앞에서 눈이 뒤집힌 미다스의 눈에 그런 것 따위가 들어올 리 만무했기에.

그때였다.

미다스가 머릿속으로 드래곤을 잡고, 금은보화를 얻은 후에 그것을 팔아서 번 돈으로 큼지막한 외제 SUV를 구매해서 형과 조카와 피크닉을 가고, 뚜껑이 열리는 스포츠카도 함께 구매해서 여자 친구와 함께 속초 밤바다를 구경한 후에 이내 자신이 낳은 딸이 조카 앞에서 응애응애, 우는 장면까지 상상했을 무렵.

스스스!

글자들이 녹아내리더니 이내 선이 되고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지형을 갖추기 시작했다.

“맙소사.”

그것을 본 NPC호곤이 놀라더니 이내 미다스의 가슴팍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 혹시 용의 알을 가지고 있나?”

그 순간 미다스는 자연스럽게 연기를 시작했다.

“용의 알이요? 아니요, 그건 아니지만…… 무언가 특별한 것을 가지고 있긴 합니다.”

“보여줄 수 있겠나?”

이어진 물음에 미다스가 주변을 두리번거린 후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비밀을 지켜주실 수 있으십니까?”

“물론일세.”

그제야 비로소 미다스가 인벤토리에서 용의 알을 꺼낸 후에 NPC호곤에게 보여주었다.

“맙소사.”

그걸 본 NPC호곤이 놀라더니 이내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아무래도 자네도 이곳까지 오는 길이 순탄치는 않았을 것 같군.”

그 말에 미다스가 쓴웃음을 머금었고, 그 쓴웃음을 향해 NPC호곤이 이제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지도는 용의 알이 가진 힘, 정확히는 용의 힘에 반응하는 듯하네. 용의 힘이 커지면 지도도 제 정체를 드러낼 터.”

“그럼 용의 힘을 키우는 수밖에 없겠군요. 방법이 있겠습니까?”

“용의 피를 먹여보게.”

말과 함께 자신이 받았던 용의 피를 다시 미다스에게 건네주는 NPC호곤, 그것을 받은 미다스가 곧장 용의 피를 용의 알에 흘렸다.

스르르!

그러자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용의 알이 단숨에 용의 피를 머금었다.

자연스레 정보도 바뀌었다.

[용의 알]

!부화를 위해서는 ‘이름 잃은 신’의 힘이 필요.

!부화도 : 61퍼센트

!용의 피를 모아 각성시키면 ‘용의 힘’개방 가능

드디어 ???의 알이 제 본래 이름을 차지했다.

더불어 그 아래 정보도 바뀌었다.

‘오케이, 이제 각성 퀘스트만 하면 되겠군.’

그것만으로도 상황을 이해하기에는 어렵지 않았다.

“효과가 있군요. 하지만 아직 각성을 시키는 데에는 부족한 듯하니 좀 더 많은 용의 피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용의 피는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잡으면 얻을 수 있을까요?”

당연히 이미 전후사정을 아는 미다스가 속전속결로 질문을 던졌고, 그 질문에 NPC호곤이 잠시 두 눈을 껌뻑이더니 이내 대답했다.

“키메라 드래곤에게서 용의 피를 구해왔으니, 필시 키메라사우루스에도 용의 피 일부가 있을 걸세. 지극히 적겠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 되는 법. 조금씩 모으면 용의 알을 각성시키는데 필요한 양을 모을 수 있을 걸세. 가져오면 내가 정제해주지.”

“몇 마리 필요합니까?”

이어진 질문에 NPC호곤은 검지를 곧게 폈고, 그 사실에 미다스가 고개를 갸웃한 후에 말했다.

“1백 마리요?”

그 말에 NPC호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미다스가 재차 질문을 던졌다.

“그럼 1천 마리?”

그제야 비로소 NPC호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미다스는 이를 꽉 깨물었다.

‘젠장, 그걸 1천 마리나 잡으라니?’

무리가 아니라 단일 개체로 활동하는 키메라사우루스 1천 마리를 잡으라는 건 차원이 다른 이야기.

‘템도 안 주는데?’

더욱이 키메라사우루스는 드롭 아이템이 없었다.

경험치 말고는 남는 게 없다는 의미.

‘아니지.’

그 대목에서 미다스는 생각했다.

‘그래도 보상이 있을 거야. 이렇게 힘든 일 하는데 분명 화끈한 보상을 주겠지. 마스터 스킬북이나 레전더리 에픽, 하다못해 레전더리 스킬 카드북 정도는 나올 거야.’

큰 고생에는 큰 보상이 따른다, 라고.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그런 미다스의 귓속에 알림과 함께 창이 떴다.

[각성]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319레벨 이하

- 퀘스트 내용 : 용의 알을 각성시키기 위해 용의 피를 모아오자. 키메라사우루스 1천 마리를 잡으면 될 것 같다.

- 퀘스트 보상 : 없음

!퀘스트 완료 시 ‘잊어버린 땅’ 진행 가능

그것을 보는 순간 미다스는 속으로 소리쳤다.

‘빌어먹을 쓰레기 게임.’

6.

“빌어먹을 쓰레기 게임이야.”

멀린이 툭 내뱉은 말에 엠마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고, 그 시선에 멀린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설마 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이야.”

"저도 그런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네요.”

갓워즈에 대해 불만을 가진 플레이어는 세상에 넘쳤다.

허나, 적어도 멀린은 아니었다.

그는 갓워즈란 게임으로 말미암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와 명예를 손에 넣은 이였으니까.

그에게 갓워즈는 천금보다 더 가치 있는 게임이 되어야 마땅하다는 의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런 말을 내뱉는 건, 지금 그가 느끼는 감정이 그만큼 처참하다는 의미였다.

“누군 힘들게 우글우글 몰려가서 사냥하고, 레벨업 해서 강해지는데 누군 그냥 혼자서 사냥하다가 드래곤 한 마리를 뽑는군.”

이번 BJ대마도사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멀린조차 탄식을 토해내게 할 만큼 압도적이었다.

“여기에 천운이 따라 얻게 된 플레임 드래곤 스킬 카드도 하늘에서 뚝 떨어지고.”

더 큰 문제는 BJ대마도사는 여기서 스펙업을 한 번 더 할 수 있다는 것.

“이대로 그냥 놔두다가는 정말 못 막을 것 같은데? 이제는 강력한 우군마저 생겼잖아?”

그런 BJ대마도사를 이제까지 방식으로 막을 수 있으리란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달리 말하면 이제 새로운 방식을 꺼낼 때라는 것.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나요?”

그때 툭 나온 엠마의 물음에 멀린은 말했다.

“전쟁이지.”

어느 때보다 단호하게.

“무시 따위가 아니라, 그냥 대놓고 싸움을 걸자고. 애초에 BJ대마도사는 오는 싸움을 마다하는 성격도 아니잖아? 그냥 계속 싸움을 시키는 거야.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무너지겠지. 무엇보다 이젠 BJ대마도사랑 싸우는 게 끝내주는 콘텐츠가 될 테고. 아니, 끝내주는 정도가 아니야. 모두가 궁금해하고 있잖아? 누가 BJ대마도사를 막게 될지.”

이어진 설명에 엠마는 반문하지 않았다.

멀린의 말은 타당했으니까.

신대륙 초입에서 BJ대마도사를 상대로 무시 정책을 펼친 건 그가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으리란 예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어떠한가?

이번에 BJ대마도사는 상식 밖의 전력을 손에 넣은 것은 물론 생존자 길드라는 우군을 보다 강력한 길드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탄생한 생존자 길드는 향후 BJ대마도사와 300레벨 후반대까지 같이 활동할 가능성이 컸다.

혹은 그 이후에도 BJ대마도사가 같이 움직일 가능성도 농후했다.

무시한다고 해서 그들이 게임 진행에 실패할 가능성은 한없이 낮다는 것.

“맞아요. 그래서 이미 준비했어요.”

해서 엠마는 일찌감치 그에 맞는 대응책을 준비해둔 상태였다.

“준비라고?”

“다음 사냥터인 거대 무덤에서 사냥 중인 1티어급 길드들에 이미 통보했어요. BJ대마도사와 전쟁을 벌이라고. 정확히는 전쟁을 벌이면 지원을 해주겠다고 했죠. 그리고 전쟁에서 승리하면 할 수 있는 최고의 지원을 약속해주겠다고.”

멀린이 원하는 대로 전면전을.

그 단어에 멀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잡기만 하면 단숨에 1티어급 길드들 중에서 최고가 될 수 있는 기회이니까.”

이미 헤이즈 길드를 고꾸라뜨리면서 BJ대마도사의 몸값은 한없이 오른 상태.

“예, 어쩌면 11대 길드가 나올 수도 있죠. 혹은 10대 길드의 자리가 바뀌거나.”

그런 BJ대마도사를 잡은 최초의 길드가 10대 길드 뒤를 잇는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도 이상할 건 없었다.

그건 파격적인 혜택이었다.

“10대 길드의 한 자리나, 11대 길드라……."

“10대 길드 자리가 너무 오래 고착화되긴 했잖아요?”

“그렇지.”

더불어 어비스 길드가 준비한 혜택이기도 했다.

어비스 길드와 그들의 우호 세력이 힘을 써준다면, 자리 하나 정도는 마련하는 건 힘들지만 가능한 일.

어쨌거나 1티어급 길드들, 그들 중에서도 헤이즈 길드와 달리 기세가 타오르는 이들에게는 기회였다.

1티어급이 귀족이라면 10대 길드의 울타리는 왕족, 그 울타리를 넘을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오는 게 아니었으니까.

해서 멀린은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리란 사실에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그래서 가능성은?”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궁금할 뿐.

“거대 무덤에서 이미 질릴 만큼 사냥한 플레이어들이에요. 이미 일찌감치 진을 치고, 세팅까지 한 상태에서 그들이 질 가능성은......."

그때 대답을 하던 엠마가 잠시 말을 멈춘 후에 무언가를 생각하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없진 않지만 BJ대마도사가 언제까지 승리할 가능성은 없죠.”

그리고는 이제는 계산이 끝난 듯 확신에 찬 채 말했다.

“갑자기 완전히 새로운 무대를 가져오지 않는 한.”

그 대답을 들은 멀린이 고개를 끄덕인 후 말했다.

“그래, 빨리 고꾸라뜨려야지.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우리가 BJ대마도사와 싸우게 될지도 모르니까.”

우웅!

그때 엠마의 스마트폰에 메시지가 도착했고, 대화가 잠시 멈췄다.

이후 스마트폰을 보는 엠마의 표정이 구겨졌고, 그 표정을 본 멀린은 쓴웃음을 머금었다.

“라이징 스타 채널에서 연락이 온 모양이군.”

이제부터 도박판에서 돈 잃은 자가 가장 속 쓰린 상황이 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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