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화. < 108화. 킬 더 드래곤 (2). >
4.
여황 개미 이벤트 라이브 방송, 생존자 길드 게스트 출연.
최근 BJ대마도사가 등장했던 라이브 방송 시간은 마라톤이란 표현이 붙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긴 방송들이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이번 BJ대마도사 라이브 방송이 시작됐을 때 대부분은 이번 방송 역시 길어지리라 생각했다.
코앞이 안 보일 만큼 자욱한 안개와 안개가 자욱하고, 키메라사우루스라는 막강한 몬스터가 우글거린다는 사실은 그러한 생각의 아주 막강한 근거가 되어주었다.
최소 2시간 이상.
- 오늘 정말 운이 좋군요.
그런 상황에서 고작 라이브 방송이 시작하고 20분이 채 되기도 전에 나온 보스 몬스터 레이드 소식은 시청자들의 어안을 벙벙하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 잡을 몬스터는 키메라 드래곤입니다!
그런 상태의 시청자들 귓속에 들어온 드래곤이란 단어는 무방비 상태에서 총을 맞는 것과 같았다.
치명적일 만큼 충격적인 상황.
“어? 뭐?”
“드래곤?”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이 모든 상황 중계를 관리하던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 역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당장 보스 몬스터가 뜬금없이 튀어나온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릴 법한 상황인데 드래곤이 나왔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이거 뭐 몰래카메라인가? BJ대마도사가 깜짝쇼 하는 건가?’
몇몇은 이 상황을 분위기 환기를 위한 BJ대마도사의 몰래 카메라라고 진지하게 생각할 정도.
박영준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었다.
BJ대마도사의 말을 듣는 순간 쉴 새 없이 돌아가던 박영준의 머릿속도 일순간 정전 사태에 돌입했다.
‘정신 차려.’
그런 상황에서 빠르게 사고가 돌아올 수 있었던 건, 라이브 방송 전 박영준이 한 각오 덕분이었다.
어떤 일이 생기든 즉각 대처한다!
거듭 머금은 그 각오가 아니었다면 아마 박영준 역시 적잖은 시간을 멍청한 표정을 지은 채 보냈을 터.
‘분석해.’
어쨌거나 정신을 차린 박영준의 손가락이 빠르게 그의 관자놀이를 툭툭툭, 두드리기 시작했다.
‘당장은 좋다.’
사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상황은 베스트였다.
‘장기전으로 가서 좋을 건 없으니까.’
어쨌거나 레이드 레이스가 길어지면 유리한 건 머릿수가 많은 헤이즈 길드 쪽이었으니까.
BJ대마도사에게는 천금 같은 기회였다.
‘헤이즈 길드가 순순히 이대로 갈 일은 없어.’
반대로 말하면 헤이즈 길드 입장에서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
‘이대로 가서도 안 되고.’
결정적으로 헤이즈 길드는 지금 벼랑 끝에 매달린 상황이었다.
이번 보스 몬스터 레이드 레이스에서의 패배가 사실상 길드 붕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릴 수 있을 만큼 아주 드높은 벼랑 끝에 매달린 상황.
또한 지금 상황 자체가 헤이즈 길드 입장에서는 감히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당연히 냉철한 이성적 사고 판단이 쉬이 될 수 없을 터.
툭툭!
이 대목에서 박영준은 떠올렸다.
‘어비스 길드라면 그런 헤이즈 길드에 딜을 할 거다.’
필시 이 순간을 어비스 길드 역시 그냥 두고만 볼 리가 없다는 것.
‘BJ대마도사를 방해하면, 어떤 식으로든 메리트를 보장해주겠다고.’
그리고 박영준이 아는 어비스 길드라면 이 순간 궁지에 내몰린 헤이즈 길드에게 자폭 공격을 시켜도 이상할 게 없었다.
남들이 들으면 미친 생각이었다.
다른 곳도 아닌 1티어급 길드가 그런 짓을 했다가는 그 자리에서 매장 당할 테니까.
‘이 게임에 걸린 걸 생각하면 싸지.’
하지만 이 게임의 끝에 걸린 것은 그런 충격적인 선택에 당위성을 부여해주었다.
‘하물며 안개가 자욱한 곳이야. 원거리 딜러가 몰래 공격 좀 한다고 해서 들킬 일도 없어. 혹은 헤이즈 길드가 시선을 끄는 사이 준비한 암살자들이 움직일 수도 있고.’
심지어 넘을 수 없는 산 너머는 눈앞의 동료도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시야가 제한된 곳.
무슨 일이 일어나도, 증거를 남길 수 없는 곳이었다.
무모한 행위가 도리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는 곳.
그 대목에 이르는 순간 박영준의 손가락이 멈췄다.
그리고는 부하 직원을 향해 소리쳤다.
“지금 헤이즈 길드 동향 어때?”
“예?”
“헤이즈 길드 라이브 방송 상황 보고해.”
그 물음에 헤이즈 길드 라이브 방송을 모니터링하던 직원 한 명이 잽싸게 말했다.
“BJ대마도사가 보스 몬스터랑 조우한 소식을 듣고, 작전 회의를 하는 듯합니다.”
“작전 회의?”
“예, 그 외에는 딱히 특별한 행동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 대답을 듣는 순간 박영준은 확신했다.
‘헤이즈 길드 마스터 성격상 여기서 침착하게 나서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그런데도 작전 회의를 한다는 건 렐의 위에서 오더가 내려왔다는 거네.’
헤이즈 길드가 지금 각오를 다지는 중임을.
‘필시 자폭 공격을 해서라도 방해가 들어올 거다. 어차피 헤이즈 길드는 뒤가 없어.’
그리고 그 각오가 끝나는 순간 그들은 이성 잃은 짐승이 되리라는 것을.
‘생존자 길드를 배치해두길 잘했군.’
그 순간 박영준도 준비한 카드를 움직였다.
5.
엠마, 그녀는 BJ대마도사가 보스 몬스터를 발견하는 순간 핫라인을 통해 헤이즈 길드에 전달했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BJ대마도사의 레이드를 방해하세요.”
충격적인 명령.
그러나 반발은 없었다.
“약속은 지켜드리죠.”
사전에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헤이즈 길드와 어비스 길드는 계약을 했으니까.
“약속대로 레이드를 방해하면, 플레임 드래곤 스킬 카드를 헤이즈 길드에 드리겠어요.”
이번에 상품으로 걸린 플레임 드래곤 스킬 카드를 주겠다는 계약.
이대로 가다가는 그대로 벼랑 끝에 떨어지게 되는 헤이즈 길드 입장에서는 마지막 승부수였다.
그리고 달콤한 보상이기도 했다.
‘이 딜은 받을 수밖에 없지.’
일단은 무대가 좋았다.
안개 속에서는 뭔 짓을 해도 충분히 참작이 될 일.
‘어쨌거나 BJ대마도사가 못 잡으면 헤이즈 길드한테 다시 한 번 더 기회가 오게 된다.’
또한 이번 레이드 레이스는 결과적으로 누구 한 명이 보스 몬스터를 잡아야 끝나는 방식.
BJ대마도사가 실패하면 결과적으로 승패는 나오지 않고, 그리 되면 재승부도 가능했다.
패배자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
플레임 드래곤이란 스킬 카드 역시 매력적이었다.
가진 것만으로도 이슈가 될 수 있는 그 스킬이라면, 헤이즈 길드가 다시 한 번 반등하는데 적잖은 도움이 될 터.
‘여기서 뭐가 됐든 플레임 드래곤은 잃지만…….'
물론 이로써 어떤 상황이 됐건 어비스 길드는 플레임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잃는 셈.
‘BJ대마도사에게 주는 것보단 차라리 헤이즈 길드에 주는 게 낫지.’
그만큼 이번 일은 엠마에게도 승부수였다.
‘승산은 충분해.’
그리고 지금 타이밍은 충분히 승부수를 던질 만한 타이밍이기도 했다.
‘처음 보는 보스 몬스터다. BJ대마도사가 대단하다고 하더라도 섣불리 들어갈 수 없어.’
주변 환경도 환경이지만 지금 BJ대마도사는 갓워즈에서 처음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를 정말 우연하게 조우한 상태였다.
마음의 준비도 쉽게 되지 않은 상태 혹여 마음의 준비를 하더라도 레이드 자체를 조심히 그리고 천천히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헤이즈 길드가 와서 방해할 시간은 충분해.’
여전히 승산은 남아있다는 의미.
그렇게 엠마가 날카로운 눈동자로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에 집중했다.
그런 그녀에게 화면 속 BJ대마도사가 말했다.
- 저기 움직이는 흐릿한 게 키메라 드래곤 같습니다. 안개 때문에 외형이 어떤지는 잘 안 보이네요. 크기는 그래도 꽤 되는 듯합니다.
그 대답에 엠마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데 덤벼들 수 있을 리 없지.’
예상한 그대로의 광경.
- 이런 상태에서 무작정 덤벼드는 건 미친 짓이죠. 제가 지금 제대로 준비된 것도 아니고.
그다음에 이어진 광경 역시 엠마의 예상, 그대로였다.
- 쟤 페이즈가 어떻게 될지, 공격 범위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때문에 엠마는 이다음 광경 역시 자신의 예상과 크게 다를 바 없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래, 조심히 가야지.’
그런 그녀에게 BJ대마도사가 말했다.
- 그러니까 고민할 필요가 없겠네요. 그냥 화끈하게 가봅시다. 총력적 가겠습니다.
“뭐?”
난 조심히라는 단어 따위는 모른다고.
6.
“그냥 화끈하게 가봅시다. 총력전 가겠습니다.”
그 발언을 내뱉는 순간 채팅창에는 곧바로 환호성이 가득 찼다.
- 역시 이래야 솔로도사지.
- 솔로는 두려울 게 없다!
- 어차피 죽어봤자 울어줄 애인도 없잖아?
모두가 BJ대마도사의 호기 넘치는 외침을 반겼고, 그 사실에 미다스가 미소를 지었다.
누가 보더라도 정말 뒤를 돌아보지 않는 패기 넘치는 모습.
‘젠장.’
물론 속내는 달랐다.
‘저딴 게 다 있어?’
미다스가 이렇게 나온 이유는 오로지 단 하나.
[키메라 드래곤(Lv329)]
!적을 인식하는 순간 활동 시작.
!3분마다 드래곤 나이트 1마리씩 소환.
!6분마다 모든 능력치 10퍼센트씩 증가
!12분마다 회복 속도 20퍼센트씩 증가
!24분마다 HP 30퍼센트 회복
자욱한 안개를 뚫고 보이는 몸길이 50미터짜리 키메라 드래곤의 말도 안 되는 스펙 때문이었다.
'미친.'
솔직히 이런 페이즈 자체가 미다스로서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단순히 HP상태가 아니라 시간에 따라서 추가 페이즈가 발동하는 건 이제까지 갓워즈 어디에서도 등장한 바 없었으니까.
‘이거 무조건 빨리 잡아야 해.’
분명한 건 전투 시간이 길어질수록 플레이어 쪽이 압도적으로 불리하다는 사실이었다.
페이즈대로라면 24분이 되는 순간, 키메라 드래곤의 능력치와 HP회복 속도는 처음보다 40퍼센트 이상 증가할 것이며, 단숨에 HP가 30퍼센트 회복이 되는 건 물론, 무려 6마리나 되는 드래곤 나이트를 소환한다는 의미.
‘드래곤 나이트 셋만 되어도 이쪽은 뒤진다.’
당장 드래곤 나이트 한 마리를 상대해본 미다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끔찍한 이야기.
하물며 레이드가 시작되고 48분째가 된다면?
잡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셈.
“자, 그럼 일단 전투 준비를 들어가보겠습니다. 보니까 당장 저한테 공격 안 오는데 여유 있게 가보겠습니다.”
‘빨리. 빨리!’
사실 지금 이 순간 이렇게 허세를 부리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조차 미다스 입장에서는 간담이 서늘해지는 일이었다.
“뇌전의 정령 기사 소환, 프로스트 골렘 소환.”
그야말로 가시밭길 위에서 억지로 웃으면서 춤을 추는 기분.
‘빨리하되, 조급하면 안 돼.’
반대로 그만큼 중요한 순간이었기에 미다스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 위해 머리를 최대한 굴렸다.
그러면서 주변을 파악했다.
‘놈의 덩치는 상당하다.’
당장 보이는 키메라 드래곤의 덩치는 상당했다.
몸길이가 무려 50미터!
그 외형은 흔히 생각하는 드래곤과 매우 흡사했다.
‘날개는 없어.’
차이점이라고는 드래곤이 흔히 가지는 날개를 가지지 못했다는 것.
‘HP량 단순한 공격력은 크지만, 그 외의 스킬도 없고.’
어쨌거나 미다스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요소였다.
‘그냥 덩치 큰 표적이야.’
덩치만 큰 몬스터보다 잡기 쉬운 몬스터를 상대로는 큰 고민 따위는 필요 없었으니까.
“이지스의 방패.”
걱정할 요소는 오로지 하나.
‘덩치만큼 공격력은 세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저 압도적인 피지컬에서 나오는 공격력과 범위는 무시할 수 없다는 것.
그에 대한 대처법은 하나였다.
‘얼려놓고 두드려 패주마.’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것 .
“용열병, 아이스 스톰 앤 블리자드 앤 트라이던트 애드원.”
그 외침과 함께 미다스가 소리쳤다.
“럭키, 워하울링이다!”
아우우우!
그러자 곧바로 럭키가 전력을 다해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함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잭팟, 수호자 모드!”
“주인, 집중해라.”
“오리온의 노래!”
동시에 미다스가 잭팟에게 오리온의 노래를 시켰고, 그런 오리온의 노래는 이지스의 오브를 통해 등장한 모든 동료들을 적셨다.
[오리온 신의 힘이 모든 동료들의 몸에 깃듭니다.]
대규모 버프가 시작되는 순간.
아우우우!
“럭키, 인랑 모드!”
그 순간 미다스가 워하울링을 내지르던 럭키를 인랑 모드로 바꾸었다.
“럭키, 가름의 그림자! 그리고 전광석화!”
럭키를 위한 모든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골드, 실버 일기토!”
“예, 주인님!”
“명을 받듭니다.”
그다음은 당연히 골드와 실버.
“골드, 실버 광전사.”
그리고 이내 그 골드와 실버가 가진 고삐에서 손을 놓는 순간, 그 둘이 이제는 주인의 명령 없이 전장으로 달리기 시작했을 때.
오오오오오!
마치 뿔피리를 부는 것과 같은 청아하기 그지없는 소리가 안개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안개가 바람에 휘날리며 잠시 동안 흩어졌고, 그 사이로 키메라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냈다.
- 맙소사!
- 크기 봐! 미친 50미터는 넘겠어!
- 저런 괴물을 상대한다고?
이제는 그 모습을 확인한 시청자들이 저마다 절규를 내지르는 순간.
[캐스팅이 완료됐습니다.]
그 순간 미다스의 귓속에 알림이 들렸고, 그 알림이 들리는 순간 미다스가 소리쳤다.
“아이스 스톰 앤 블리자드!”
그러자 몰아치기 시작한 눈보라 그리고 그 사이로 떨어지기 시작한 얼음 덩어리.
그것을 본 모두가 생각했다.
- 아니, 진짜 뒤도 안 돌아보고 초반 몰빵하네?
- 이런 식이면 전투 유지력이 10분이 채 안 될 텐데?
- 모든 것을 쏟아부은 BJ대마도사는 거짓말처럼 패배했다, 이런 거 아니지?
그러한 시청자들의 생각에 미다스가 소리쳤다.
“10분! 10분 안에 못 잡으면 그냥 튑니다!”
자신의 각오를.
7.
처음 보는 보스 몬스터, 그것도 드래곤이란 이름을 가진 50미터짜리 대형 몬스터를 10분 안에 잡는다.
- 이게 말이 돼?
누가 들어도 말도 안 되는 소리.
- 솔로잖아?
심지어 그 말을 지껄인 이는 수백 명의 파티를 이끌고 온 무리의 우두머리도 아닌 개인이었다.
- 가능할 리 없어.
- 보스 몬스터가 어떤 줄 알고?
- 이건 아무리 봐도 무리수야.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을 때 대부분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 아이스 스톰으로 동상 데미지 줘도 얼마나 주겠어?
아이스 스톰으로 줄 수 있는 효과가 그리 인상적이지 못하다는 것.
휘이잉!
그렇게 몰아치는 눈노라에 자욱했던 안개마저도 얼어붙었고, 일순간 키메라 드래곤의 주변 시야가 밝아졌다.
- 어?
- 뭐야?
그리고 이내 시청자들의 눈에 들어온 건 온몸이 눈으로 덮인 채 얼음 동상처럼 굳어버린 키메라 드래곤의 존재였다.
- 얼었어?
- 빙결?
동상이 아닌 빙결 효과.
- 어째서?
- 트라이던트를 쓴 것도 아니잖아?
그 사실에 놀라는 사이, 럭키와 그림자 분신, 실버와 골드 그리고 프로스트 골렘과 뇌전의 정령 기사, 불의 정령 기사가 앞다투어 얼어붙은 키메라 드래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일방적으로.
사냥이라기보다는 학대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무방비 상태의 키메라 드래곤을 두드렸다.
- 와, 또 뭔가 했구나!
- 역시 우리 형! 믿고 있었다구!
그 사실에 시청자들은 당연히 놀랐다.
그렇게 10초가 흘렀을 때.
- 블리자드 떨어진다!
얼어붙은 키메라 드래곤의 몸뚱이 위를 정말 상식 밖이라 할 만큼 거대해진 얼음 덩어리가 두드리기 시작했고, 그 사실에 시청자들이 크게 열광했다.
그리고 다시 거기서 10초가 훌쩍 흘렀을 때.
- 그런데 왜 빙결 안 끝남?
그쯤에 이르자 시청자들은 이 너무나도 긴 무방비 상태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이윽고 25초가 됐을 때였다.
파사사사삭!
키메라 드래곤의 몸에서 얼음이 깨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맙소사, 20초 넘게 홀딩이라니?
- 보스 몬스터 상대로 이 정도 홀딩이 말이 돼?
- 이거 버그네. 신고하러 감.
그 사실에 시청자들이 기겁하는 사이, 미다스가 손에 들고 있던 얼음창을 던졌다.
트라이던트!
예전보다 그 크기가 2배 가까이 커진 창이 그대로 날아가 키메라 드래곤의 머리를 정확히 명중했다.
[키메라 드래곤이 얼어붙습니다.]
그와 동시에 키메라 드래곤이 몸부림 한 번 친 상태에서 그대로 다시 얼어붙었다.
콰직!
그리고 그 얼어붙은 키메라 드래곤의 몸뚱이 위를 인랑 모드의 럭키가 금빛 광채를 내뿜으며 사정없이 할퀴며 지나갔고, 럭키의 그림자가 그 뒤를 따르며 상처를 더 깊게 만들었다.
쾅!
더불어 공격성만 남은 골드와 실버는 경쟁적으로 얼어붙은 키메라 드래곤의 몸뚱이에 상처를 냈다.
“뇌신의 심판이 있을 지어다.”
“불의 심판이 있을 지어다!”
그리고 불과 뇌전, 두 정령 기사 역시 두 커플에 지지 않겠다는 듯이 경쟁적으로 얼어붙은 키메라 드래곤의 몸뚱이를 두드렸다.
골렘도 마찬가지였다.
쿵!
쿵!
앞서 소환한 블레이즈 골렘과 새로 등장한 프로스트 골렘, 두 마리 골렘 그 거대한 몸에서 나오는 강력한 물리적 공격으로 키메라 드래곤의 몸을 깨부술 듯 내리쳤다.
그리고 다시 키메라 드래곤이 자유를 되찾을 무렵에 미다스가 손에 든 트라이던트를 하나 더 던지며 키메라 드래곤의 자유를 짓밟았다.
- 맙소사.
그제야 비로소 시청자들은 알 수 있었다.
- 이거 홀딩기로만 1분 이상 나오겠는데?
BJ대마도사가 앞서 말한 10분 안에 잡는다, 그것이 허언이 아니라 자신감의 표현임을.
그렇게 변하는 분위기 속에서 미다스가 마저 캐스팅을 했다.
“선더볼트 앤 선더스톰, 사역마 아이스 애로우, 사역마 파이어 애로우.”
그 캐스팅이 끝나는 순간 미다스가 시청자들을 향해 말했다.
“10분 안에 끝내겠다는 말 취소합니다.”
그 외침에 곧바로 화면에 미다스의 얼굴이 클로즈업됐고, 그 상태에서 미다스가 말을 마무리했다.
“5분, 5분 안에 끝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