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6화. < 108화. 솔로 (1). >
1.
드디어 공개된 합성 아이템 옵션에 대한 세간의 반응은 하나 같이 똑같았다.
- 옵션 리얼임?
ㄴ 리얼은 무슨, 딱 봐도 주작이 날아올라도 한 다섯 번쯤은 날아오른 것 같은데.
ㄴ 아무렴. 당연히 조작이겠지. 설마 이런 아이템이 존재할 리가 없잖아?
보고도 믿을 수 없다!
그런 반응이 나올 만큼 두 아이템의 옵션은 사람들의 상식을 벗어나고 있었다.
- 그냥 일반 플레이어도 이거 끼면 괴물 되겠는데, 이미 괴물인 BJ대마도사가 이거 끼면 어떻게 될까?
ㄴ 어떻게 되긴 슈퍼괴물 되는 거지.
ㄴ 무섭다, 무서워.
하물며 이 아이템의 소유주는 상식을 벗어난 괴물, BJ대마도사.
- 조만간 이 템 끼고 방송하겠지?
ㄴ 그래, 이렇게 된 거 갈 데까지 가보자!
때문에 사람들은 이 아이템을 착용한 후 BJ대마도사가 보여줄 퍼포먼스를 기대했다.
그리고 때가 무르익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285레벨이다!’
생존자 길드의 도움을 받아 사냥을 한지 3일 차에 미다스가 드디어 285레벨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우와…….'
그 사실에 미다스는 일단 감격부터 했다.
이렇게 빠르게 레벨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감격.
그러나 감격은 짧았다.
“다들 움직여! A팀, 몬스터 제대로 막으란 말이야! 튀어 나가지 않게! 하나라도 빠뜨리지 마!”
자신을 위해 지금도 열심히 뛰는 생존자 길드를 보는 순간 미다스의 가슴을 벅차오르던 감격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이분들 아니었으면 이렇게 빨리는 불가능했을 거야.’
대신 무한한 감사함이 느껴졌다.
동시에 미안함도 느꼈다.
‘나 때문에 너무 고생들 하시네.’
사냥터에서 올릴 수 있는 레벨이 한계에 다다라서 경험치가 필요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먹는 것과 아예 먹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일.
생존자 길드가 미다스에게 해준 것은 협동이 아니라 봉사나 다름없었다.
‘더 이상 고생시키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그렇기에 미다스는 생존자 길드와 협업을 이것으로 끝낼 속셈이었다.
물론 관계를 단절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생존자 길드분들은 먼저 다음 사냥터로 보내드리고, 다음에 만날 때는 내가 한 번 제대로 서포트해드리자.’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이며, 그때는 서로에게 윈윈할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을 테니까.
그렇다고 이 자리에서 헤어지자는 말을 할 수는 없었다.
미다스가 무슨 대단한 위치라고, 여기서 생존자 길드 보고 이래라저래라할 수는 없고 해서도 안 되는 법.
‘사장님에게 말씀드리면 알아서 해주시겠지.’
이런 건 수장들끼리 대화로 정해야 할 일이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여기까지요?”
“예,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은 일찍 끝내겠습니다. 개인적인 약속도 있어서요.”
때문에 미다스는 그 의중을 숨긴 채 평범하게 사냥 자체만을 여기서 중단했다.
“알겠습니다.”
‘뭔가 일이 있으신 모양이군. 하긴, 그냥 단순히 게임을 하는 분이 아니시니까. 현실에서 할 일이 더 많겠지.’
BJ대마도사를 구세주처럼 섬기는 레크는 미다스의 그 말에 어떤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그럼 전 마저 정리할 테니까 여기서 헤어지겠습니다.”
“예.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그 짤막한 인사를 끝으로 미다스가 고개를 돌려 럭키와 골드, 실버에게 신호를 보냈다.
무대를 살짝 바꾸자는 신호.
왕!
그 신호에 가장 먼저 럭키가 가볍게 짖으며 미다스의 곁으로 다가와 머리를 비볐다.
“그래, 럭키야.”
그러한 럭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걸음을 내디디던 미다스가 인벤토리 창을 하나 열었다.
“템렙 맞췄으면 템을 껴야지.”
그리고는 곧바로 인벤토리 가장 상단, 1번 칸과 2번 칸을 장식하고 있는 두 아이템을 바라봤다.
‘드디어.’
주저함은 없었다.
미다스가 바로 장비창을 활성화한 후에 있는 두 아이템을 그 안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미다스의 목 주변에서 핏빛 로브가 등장하더니, 단숨에 그의 몸을 휘감았고, 동시에 그의 발이 빛이 나더니 새하얀 부츠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에이트리의 흔적을 모은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피를 탐한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들리는 달콤한 알림 속에서 미다스가 자신의 상태창을 바로 활성화했다.
[미다스]
- 레벨 : 285
- 직업 : 대마도사
- 성좌 : 워드래곤
- 능력 : 근력 (5+2755/체력 (5+2689)/지력(1323+4213)/마력(290+3799)
- 잔여 스탯 : 4
‘괴물이네, 괴물.’
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오는 스탯.
‘여기에 상태 이상 효과는 지팡이랑 합쳐서 도합 380퍼센트 이상, 쿨타임도 대폭 감소에 마법 크기는…… 어우.’
그러나 정말 놀라운 건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의 스펙업이 더 크다는 점이었다.
‘이제 골렘들 덩치가 10미터 가깝게 되겠네. 정령 기사들도 5미터는 훌쩍 넘겠고.’
그 상태에서 미다스가 슬쩍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나지막이 외쳤다.
“파이어볼.”
그 순간.
말을 내뱉는 순간.
[캐스팅이 완료했습니다.]
정말 짤막한 시간 끝에 캐스팅이 완료됐고 이내 미다스의 손에 불덩이 하나가 등장했다.
농구공 크기의 불덩이가.
‘뭐 이렇게 커?’
예상보다 큰 파이어볼의 크기에 미다스가 짧게 놀랐다.
물론 이후에는 미소를 지었다.
‘진짜 끝내주네.’
이걸 보고 환호하지 않을 마법사 플레이어는 없을 터.
심지어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제 호곤을 만나서 퀘스트 완료하고, 보상으로 레전더리 에픽 카드를 받아볼까?’
아직 미다스가 할 일은 더 있었으니까.
2.
신대륙 초입의 해안가, 그곳에 둥둥 떠 있는 배 갑판 위.
“정말 놀라운 이야기로군.”
그 위에서 미다스가 해준 이야기를 전부 들은 NPC호곤이 감탄을 내뱉었다.
“설마 이곳에서 이름 모를 대마법사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을 줄이야.”
그 감탄 후에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던 NPC호곤이 이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쩌면 그가 발견한 건 용의 알일지도 모르네.”
그 말에 미다스가 대답했다.
“용의 알이요? 그런 게 있습니까?”
난생 처음 듣는 단어다! 라는 표정을 지은 채.
물론 연기였다.
이 대목에서, 아 그런 건 진작에 알고 있었거든요, 라고 대답해봤자 좋을 건 없지 않은가?
‘여기서 대충 맞장구 쳐줘야지.’
그런 미다스의 노력 덕분에 이야기는 부드럽게 진행됐다.
“그야말로 신화 속…… 아니, 그보다 더 위대한 존재이지. 제 스스로 신이 되거나 혹은 신조차 집어삼킬 수 있는 존재.”
“대단하군요. 저는 정말 처음 듣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을 걸세. 너무나도 위험한 존재이기에 용을 아는 이들은 숨기고자 할 뿐이니까. 그런 이유로 그 존재를 탐구하는 이들 조차 극소수에 불과할 따름이지.”
그 순간이었다.
말을 뱉던 NPC호곤이 조심스레 주변을 살핀 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입을 열었다.
“내가 그중 한 명이네.”
나지막한 목소리.
그건 확실한 증거였다.
“신들의 흔적을 찾는 게 내 본연의 임무였던 만큼, 그 과정에서 용에 대한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탐구심을 추구한 것일 뿐, 왕실에서도 알지 못하네.”
이것이 결코 밖으로 드러낼 수 없는 비밀임을.
‘오케이.’
그리고 그 비밀을 미다스와 공유하고자 한다는 것을.
그 순간이었다.
“일단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지금은 자네의 공이 더 먼저이겠군. 자네 덕분에 루언 기사단장을 구하게 됐네. 그에 대해 왕실에서는 자네에게 포상을 내리셨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알림과 함께 NPC호곤이 품에서 흑요석 스킬 카드북 하나를 미다스에게 건네줬다.
레전더리 에픽 스킬 카드북.
미다스가 망설임 없이 그것을 받아 챙겼다.
“이것으로 왕명은 끝났네. 새로운 왕명이 올 때까지 자네는 자유이지. 그래서 부탁 하나가 있네.”
“부탁이요?”
“제가 무언가 하실 부탁이 있으십니까?”
“이름 모를 대마법사는 분명 용의 알로부터 힘을 꺼내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을 걸세. 만약 찾아내지 못했다면 여전히 이곳에서 그 연구를 계속했을 테니까.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물을 분명 이곳 어딘 가에 그냥 덩그러니 놓고 갔을 거고.”
“연구물이라면……."
“드래곤 나이트는 어디까지나 드래곤을 지키는 기사, 당연히 드래곤 나이트가 있다는 건 그 힘의 근원이 되는 드래곤이 있다는 의미라네. 이곳 어딘가에 이름 모를 대마도사가 만든 드래곤이 있을 걸세. 그것의 피를 구해다주게.”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새로운 퀘스트가 시작됐다.
[용의 알]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319레벨 이하
- 퀘스트 내용 : 호곤이 용의 알에 대한 조사를 위해 이름 모를 대마법사가 만든 드래곤의 피를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부탁을 들어 주자.
- 퀘스트 보상 : 알 수 없음
!퀘스트 보상 : 알 수 없는 지도
!퀘스트 완료 시 ‘각성’ 진행 가능
그것을 보는 순간 미다스가 길게 숨을 골랐다.
‘이번에도 또 보통 퀘스트가 아니네.’
이름 모를 대마법사가 만든 드래곤이 일반적인 드래곤보다는 약하겠지만 어쨌거나 드래곤을 잡아달라는 퀘스트 내용.
이번에도 아득한 과제였다.
‘하지만 지금의 나라면 해볼 만하다.’
그러나 그 과제 앞에서 미다스는 투정을 내뱉는 대신 자신감을 곱씹었다.
막연한 자신감이 아니었다.
지금 미다스의 스펙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해진 상태였으니까.
‘스킬 카드 보상하고 레전더리 에픽 스킬 카드북도 있고.’
여기에 미다스에게는 지금보다 더 강해질 여지가 하나 더 마련된 상황이었다.
이 정도면 근거 있는 자신감이라 할 수 있을 터.
그런 미다스의 귓속에 NPC호곤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그리고 조금 전 들어온 이야기에 따르면 넘을 수 없는 산의 결계가 사라졌네.”
“결계요?”
“자네가 이름 모를 대마법사의 던전을 공략한 것이 결계에 영향을 미친 모양이야.”
“그게 무슨 의미인가요?”
“이제부터 그곳에 누구든 갈 수 있다는 의미이지.”
그리고 뒤를 이어서 알림이 들렸다.
[넘을 수 없는 산이 개방됩니다.]
신대륙에 새로운 이벤트가 발생하는 순간이었다.
3.
- BJ대마도사가 또 이벤트 발생시켰다면서?
ㄴ 넘을 수 없는 산 개방함. 이번에는 그냥 개방도 아니고, 아예 필드 하나 새로 열었음.
ㄴ 맞아, 시간제한도 없다고 하더라고.
다시 한 번 더 BJ대마도사를 통해 시작된 빅 이벤트.
- 뭐, 이럴 줄 알았어. 다들 예상했잖아?
- 설마 BJ대마도사가 조용히 사냥터 졸업하리라고 예상한 애들은 없겠지?
허나, 이번 빅 이벤트의 등장에 사람들은 당황하기는커녕 오히려 예상했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당연히 행동도 빨랐다.
“예상대로 필드가 열렸으니까 바로 가자.”
“이미 준비는 끝났고, 부딪치기만 하면 돼.”
특히 신대륙 초입에서 사냥 중인 몇몇 길드들은 예열조차 마친 상태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움직인 건 다름 아니라 헤이즈 길드였다.
헤이즈 길드는 이 알림이 신대륙 초입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전달되는 순간, 바로 라이징 스타 채널에 연락을 했다.
그리고 제안을 했다.
- 그러니까 새로운 필드에서 새로운 보스 몬스터 사냥을 두고 경쟁하고 싶다고요? 쉽게 말해서 레이드 레이스를 하자? 새로운 필드의 보스 몬스터 레이드 레이스를 하자고.
- 거기 나오는 보스 몬스터가 뭔지는 압니까?
당연한 말이지만 헤이즈 길드가 전후사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한 제안이 아니었다.
“아니요, 당연히 모릅니다. 단지 그들은 이벤트가 필요할 뿐이니까요.”
‘그리고 잡고 싶은 생각도 없고.’
애초에 헤이즈 길드가 잡고자 원하는 건 정체 모를 보스 몬스터가 아니었으니까.
“더불어 헤이즈 길드 쪽에서는 BJ대마도사님의 솔로 플레이를 요구했습니다.”
- 솔로?
“예, 생존자 길드를 빼고 레이드 레이스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헤이즈 길드가 잡고 싶은 사냥감은 BJ대마도사였으니까.
‘뭔가 수작이라도 부릴 줄 알았는데, 그냥 아예 대놓고 덤벼드는군.’
너무 뻔한 속내.
- 이거 너무 노골적인데요?
당장 BJ대마도사도 그 의도에 눈살을 찌푸릴 정도.
“예, 노골적이죠.”
‘달리 말하면 꺼낼 패가 이것밖에 없다는 거지.’
한편으로는 이것만 넘긴다면 상대방이 내세울 패는 더 이상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하긴, 내놓을 패가 뻔하면 괜히 숨기는 것보단 바로 까는 게 낫지.’
당연한 말이지만 박영준은 이 제안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실 겁니까?”
지금부터 해야 하는 이야기는 건 그 패를 상대하기 위해 어떤 패를 낼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일단은 가장 확실한 건 중원 길드한테 소원을 줘서, 압박하는 것. 그 소원을 이용하면 헤이즈 길드의 뒤에 있는 어비스 길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테니까. 그게 아니면 공론화시킨 후에 명분 싸움으로 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되겠지.’
박영준 역시 나름 다양한 방법을 준비해둔 상태였다.
“좋은 생각이라도 있으십니까?”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BJ대마도사의 의사, 때문에 박영준은 질문을 했고 그 질문에 화면 속 BJ대마도사는 짧게 생각하더니 이내 말했다.
- 이대로 하면 너무 손해인데, 우리 쪽이 콜하는 조건으로 뭘 더 받아올 수 있습니까?
그 말에 박영준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
이윽고 놀란 박영준이 되물었다.
4.
- 와튼 : 그러니까 지금 솔로 플레이 조건을 수락하신다는 겁니까?
채팅창에 뜬 말에 미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리고는 보다 확실하게 대답했다.
“그쪽이 그런 걸 원하면 해줘야죠. 대신 그냥 단순히 해주기에는 좀 너무 손해 보는 건데 그냥 받을 순 없잖아요?”
그 대답을 뱉는 미다스의 머릿속에는 별 다른 의문은 없었다.
‘어차피 생존자 길드하고는 더 이상 못하지. 여기까지 끌어들이는 건 예의가 아니야.’
애초에 미다스 입장에서 생존자 길드는 이제 더 이상 미안해서라도 같이할 수 없는 상황.
어차피 솔로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편으로 헤이즈 길드의 제안 역시 미다스 입장에서는 그다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
그냥 잡는 것보단 경쟁적으로 잡는 게 시청자 숫자 면에서나, 흥행 면에서나 훨씬 이득일 터.
‘약속은 지켜야지.’
또한 어차피 치러야 할 일이기도 했다.
여기서 약속을 어기는 모습을 보인다면, 앞으로 그 누구도 BJ대마도사를 신뢰하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해볼 만해.’
물론 이 제안을 받아들인 가장 큰 이유는 이 레이스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당장 미다스는 넘을 수 없는 산 너머의 키메라사우루스들은 수없이 사냥해본 상태였다.
‘내 눈이 있으면 더더욱.’
심지어 미다스에게는 눈이 있었다.
안개로 자욱한 넘을 수 없는 산 너머에서 보스 몬스터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눈을.
‘못 잡을 건 없다.’
마지막으로 화력 역시 충분했다.
‘여차하면 같이 잡는 거고.’
혹여 부족하다 싶으면 그때는 주변 도움을 받아서 공동 레이스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함께 가주는 것만으로도 고맙지만…….'
그런 관점에서 보면 보다 많은 플레이어들과 같이 사냥하는 게 미다스에게는 위험부담을 줄일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즉, 헤이즈 길드가 보스 몬스터 잡으러 가는데 참가해준다는 것부터가 미다스 입장에서는 이득이었고, 딱히 추가 이득을 챙길 필요도 없었다.
‘우리 사장님하고 직원 분들도 먹고는 살아야지.’
단지 이대로 그냥 조건을 수락해버리면 라이징 스타 채널이 받는 이익이 없다는 게 마음에 걸릴 뿐.
때문에 미다스는 보다 확실하게 말했다.
“이 정도로 요구하는 대로 해주는 건데, 헤이즈 길드 쪽이나 다른 곳에서 추가로 받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사장님이 원하시는 걸 마음대로 요구해보세요.”
‘사장님, 이번에는 사장님하고 직원분들 것 좀 챙기세요. 광고료 좀 두둑하게.’
이건 자신이 주는 선물이라고.
- 와튼 : 알겠습니다.
- 와튼 : 그럼 헤이즈 길드와 다시 협상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내 나온 대답에 미다스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네,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네요.”
그 웃음을 끝으로 미팅이 끝났다.
“좋아, 하나 처리했고.”
그 순간 미다스가 소리쳤다.
“그럼 이제 나머지 처리해야지. 럭키야.”
왕!
“하울링 한 번 질러봐라.”
미다스, 그가 스킬 카드 보상을 받을 준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