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화. < 107화. 합성 (6). >
18.
- 지금 BJ대마도사가 사고 쳤다.
ㄴ 또 뭐? 여자친구라도 공개했어?
ㄴ 그것보다 더 말도 안 되는 거임!
ㄴ 에이, 그거보다 말이 안 되는 게 뭐가 있어?
ㄴ BJ대마도사가 아이템 합성했다! 세트 아이템 하나로 합성했어!
ㄴ 말도 안 돼!
이제까지 갓워즈에 단 한 번도 등장한 적 없었던 아이템 합성 시스템의 등장은 갓워즈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의 마음과 머리를 뒤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 가지고 있는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보상 아이템 합성했음!
ㄴ 장갑 하나에 데미지 증가 70퍼센트 옵 붙음!
ㄴ 70퍼? 미친, 그게 말이 돼?
더욱이 그 합성 시스템을 통해 나온 아이템의 옵션은 그 흔들림을 더 크게 만들었다.
- 이제 에이트리의 흔적 세트랑 티라노사우루스의 핏빛 가죽 세트도 합성한다!
ㄴ 미친, 그게 얼마짜린데!
ㄴ 와, 그냥 아파트끼리 합성하는 거네.
그리고 더 큰 흔들림이 예약된 상태.
하지만 분위기는 거기까지였다.
- 어? 착용 레벨이 안 된다고?
- 아, 렙업 사냥하네.
- 헐, 이 분위기가 여기서 이렇게 끝나네.
이어서 나온 BJ대마도사의 발언에 달아오른 분위기는 식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정반대의 의미로 분위기가 식은 이들도 있었다.
“맙소사.”
멀린, 아즈모와의 대화를 위해서 대기하고 있던 그는 그 짤막한 탄식과 함께 자신의 양손으로 제 얼굴을 덮었다.
“맙소사.”
그 상태에서 똑같은 탄식을 재차 토했다.
그 정도였다.
“설마 280레벨조차 안 됐다니……."
이번에 BJ대마도사가 내뱉은 발언은 그 대단한 멀린조차도 잠시 동안 정신을 놓게 만들 정도로, 그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비단 그만 그런 게 아니었다.
엠마, 그녀 역시 어느 때보다 차갑게 가라앉은 표정 사이로 입을 꽉 다물었다.
‘300레벨은 아니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BJ대마도사의 레벨이 사냥터 레벨에 비해서 제법 낮으리란 건 예상하고 있었다.
허나, 그래도 280레벨쯤, 지금쯤이면 좋든 싫든 최소한 285레벨쯤은 달성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두 아이템을 요구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신대륙 입성 무렵에 270레벨대였던 모양.
‘그러면 중원 길드한테 강제 레벨업을 당할 때는 260레벨대였다는 건가? 그런데 그렇게 강하다고?’
당연히 여황 개미 이벤트 직전에는 그보다 훨씬 낮은 레벨이었다는 의미였다.
‘거짓말일지도 몰라.’
이쯤 되자 엠마는 오히려 이 자체가 BJ대마도사의 수작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어비스 길드,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여유가 넘치는 것처럼 연기함으로써 그걸 믿게 만들기 위한 수작.
너희들이 열심히 노력했지만 나에게는 제대로 된 타격도 주지 못했다, 라고 믿게 하려는 수작.
충분히 가능한 수작이었다.
BJ대마도사의 레벨 상황은 현시점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정보였으니까.
‘하지만 진짜라면?’
그렇기에 반대로 저 발언이 진실일 경우에 대해서도 엠마는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진짜라면 우리가 준비한 것 이상의 출혈을 각오해야 해.’
상대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이라면 당연히 그것을 상대하는 데에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 역시 그 이상이 될 수밖에 없기에.
“어떻게 생각해? BJ대마도사가 한 말이 진짜 같아?”
멀린 역시 엠마와 생각이 비슷했다.
BJ대마도사가 분명 자신들이 생각한 것보단 레벨이 낮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고백이 사실이란 보장은 없었다.
“모르죠. 하지만 분명한 건, 그저 단순히 정말 레벨이 낮다는 이유로 이런 발언을 한 건 아니라는 거예요.”
“그렇지.”
분명한 건 오직 하나.
“우리를 흔들기 위해 이런 연출을 하는 거겠지.”
BJ대마도사가 어비스 길드를 향해서, 정확히는 그 둘을 향해서 수작을 부렸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흔들릴 수밖에 없고.”
그리고 그 수작에 엠마와 멀린은 어쨌거나 필요 이상으로 힘과 머리를 쓸 수밖에 없다는 것.
“그보다......."
더욱이 고민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아이템 합성도 합성인데, 정말 BJ대마도사 레벨이 낮은 거라면…… 말도 안 되는 스펙이겠군.”
레벨이 깡패다, 갓워즈에서도 적용되는 그 논리대로라면, BJ대마도사가 레벨만 제대로 올리면 말도 안 되는 깡패가 되는 셈.
“앞으로 계획을 짤 때 그의 스펙을 더 높게 잡아야겠어.”
“상향 조정해야겠죠. 지금도 충분히 괴물이지만.”
여러모로 엠마와 멀린 입장에서는 머릿속이 더 복잡해지는 셈이었다.
그런 그 둘에게 BJ대마도사는 말했다.
- 아, 골드의 새로운 모습 소개 안 해드렸죠? 자, 골드야, 새로 얻은 드래곤 나이트의 몸을 한 번 보여드리렴.
- 주인님께서 주신 이 몸을 보고 다들 감탄하고, 찬양하라!
이제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머릿속에 있는 BJ대마도사에 대한 기존의 상식과 계산을 이제 깔끔하게 지우라고.
19.
플레이어들이 파티 플레이를 하는 이유는 오로지 단 하나였다.
그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
하지만 막상 그 효율을 제대로 끌어내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플레이어가 갖춘 스펙 이상으로 호흡이란 요소가 중요했으니까.
“A팀 오는 밸로시랩터 무리 막으면서 시간 벌고, B팀은 그 사이에 밸로시랩터 무리 체력 줄여 놓는다. HP 상태는 50퍼센트 미만으로. C팀, 근처에 몬스터 찾아서 물고 오고, D팀은 수색 시작해.”
그리고 지금 생존자 길드가 그 호흡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BJ대마도사님이 아직 여유가 있으시니까, 지금보다 페이스 전체적으로 10퍼센트 정도 높인다.”
그도 그럴 것이 레크를 포함해 생존자 길드가 스스로 말한 4일이란 기간 동안 준비한 게 바로 그 호흡이었다.
그저 단순히 서로의 호흡을 맞추는 데에는 솔직히 4일이란 시간은 필요가 없었다.
무려 반 년 넘게 1티어급 길드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여온 이들이 서로 호흡이 안 맞는다면 그게 이상한 일.
“명심해, BJ대마도사님의 페이스에 맞추는 거다. 훈련했던 것처럼.”
그들이 맞추고자 한 호흡은 바로 BJ대마도사의 플레이에 대한 호흡이었다.
어떻게 해야 BJ대마도사를 가장 완벽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나온 호흡.
‘말도 안 되네.’
그러한 고민과 노력 속에서 나온 생존자 길드의 지원은 미다스조차도 감탄하게 만들었다.
‘탐험가 길드 VVIP서비스보다 훨씬 빠르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사냥 속도는 이런 부분에서 최고라고 평가받는 탐험가 길드조차 뛰어넘을 정도.
‘진짜 대단하시네.’
그 사실에 미다스는 감탄을 넘어 감격했다.
알고 있었으니까.
이것을 보여주기 위해 생존자 길드는 BJ대마도사의 사냥 플레이 영상을 수없이 반복해서 보며, 분석하면서 그에 맞는 작전과 매뉴얼을 만들고, 그것을 몸에 익을 때까지 연습했으리란 것을.
그러면서도 딱히 그들이 이익을 보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 최선을 다해 응해줘야지.’
그런 그들에게 미다스가 할 수 있는 보답은 그들의 노력해서 만든 밥상을 가장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었다.
제아무리 맛있는 밥상을 차려도 먹는 이가 제대로 먹지 못하면, 맛있게 보이지 않는 법.
즉, 여기서 미다스가 더 놀라운 결과물을 보여줘야 생존자 길드의 평가도 올라가는 셈이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전쟁만을 위한 용이 당신에게 새로운 기회를 줍니다.]
때문에 레벨업 알림이 들렸을 때 미다스는 그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이 페이스를 유지하자.’
이 흐름이 깨질 만한 요소는 배제했다.
‘아니, 페이스를 끌어올려야지.’
그러면서 본인 역시 집중했다.
“럭키, 골드, 실버. 가서 쓸어.”
왕!
“여부가 있겠습니까, 폭풍처럼 쓸어버리겠습니다.”
“선배님, 제 위에 타십시오!”
셋이 전장에 향하는 사이 미다스가 스킬을 사용했다.
“뇌전의 정령 기사.”
라이브 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뇌전의 정령 기사 존재를 보여줬다.
당연히 그 광경에 모두가 놀랐다.
- 뇌전의 정령 기사?
- 남들은 보기도 힘든 스킬은 무슨 심심할 때마다 배워서 선보이네.
- 가만, BJ대마도사라면 2마리 소환 가능하지 않음?
물론 그 과정 속에서 몇몇은 포착했다.
[라포 님이 10,00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라포 : 아무리 봐도 마력 소모량이 못 버틸 거 같은데, 포션을 한 번을 안 마시네.]
[구스타프 님이 10,00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구스타프 : 사역마들 움직임이 달라. 평소와 다르게 마법만 쓰는 게 아니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 분명 뭔가 있어.]
[사사키 코지로 님이 10,00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사사키 코지로 : 확실한 건 여러 부분에서 스펙업을 했다는 거겠지.]
[아즈모 님이 10,00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누군 열심히 게임해서 강해지는데, 누군 그냥 단숨에 강해지네. 이거 서러워서 게임 하겠어? 멀린도 말이 없잖아? 안 그래?]
BJ대마도사가 여황 개미 이벤트 당시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스펙업을 이룩했다는 것.
- 와, 아즈모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나오네?
- 그보다 멀린은 왜 말이 없지?
- 솔직히 말문 막히는 광경이지. 아즈모 말처럼 멀린도 이거 보고 허탈할 걸?
그리고 그 수준이 이제는 슈퍼 스타 플레이어들조차 쉽사리 엄두를 못 낼 수준이라는 것.
‘채팅창이 소란스럽겠네.’
허나, 그 소란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하는 미다스 입장에서는 반응할 도리가 없었다.
‘차라리 잘 됐어.’
그리고 딱히 반응할 이유도 없었다.
지금은 오로지 눈앞에 다가오는 몬스터에게 신경을 쏟아부을 때.
그게 이유였다.
‘페이스는 유지해야 하니까…… 괜히 여기서 골드와 실버의 새로운 능력은 꺼낼 필요가 없겠지. 뇌전의 정령 기사까지만 꺼내자.’
미다스가 여기서 두 가디언이 룰 브레이커를 쓰고 보스 몬스터 스킬마저 사용하면 시청자들의 반응이 폭발할 게 분명했다.
감히 그 누구도, 심지어 미다스조차도 얻기 전까지는 예상한 적 없었으니까.
‘제아무리 생존자 길드라고 해도 그것까지 상상하고 준비했을 리도 없고.’
문제는 그 예상 못하는 이들 중에는 생존자 길드 역시 포함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능력을, 그것도 상식 범주 밖의 능력을 꺼낸다면 다른 이들이야 보고 즐기면 되지만 생존자 길드는 그 능력에 염두에 두고 페이스를 조절해야 했다.
그 경우 지금 이 페이스가 무너질 가능성이 컸다.
지금은 터뜨리는 게 아니라 착실하게 갈 때다. 참자. 반응이 약하더라도, 시청자 숫자가 감소하더라도, 버틴다.’
미다스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참아야 할 때.
“이제 꺼낼 건 다 꺼냈으니, 이대로 레벨업 사냥만 하겠습니다.”
‘좋은 건 나중에 꺼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미다스가 거짓말을 내뱉은 채 사냥에 집중했다.
20.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업 알림이 들린 건 사냥을 시작하고 7시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7시간 동안 3레벨 올렸다.’
더불어 세 번째 알림이었다.
‘말도 안 되는 페이스다.’
막상 당사자인 미다스조차 믿을 수 없는 결과물이었다.
허나, 그건 어디까지나 미다스의 기준.
- 사냥 끝났나?
- 아직도 사냥 중임?
- 아, 7시간짜리 라이브 방송 보기 힘드네.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솔직히 말해서 지루한 라이브 방송이었다.
“시청자 숫자가 많이 줄었습니다.”
레크의 말처럼 한때 4천만까지 치솟았던 시청자 숫자는 현재 채 3백만 명도 남지 않은 상황.
- 골드랑 럭키 때문에 봤다.
- 골드, 럭키 없었음 진작에 때려치웠지.
- 골드의 새로운 몸 멋있네.
- 럭키도 그렇고, 골드도 그렇고 갈수록 잘생겨지네. 누구랑 다르게.
그마저도 골드의 새로운 육체가 아니었다면 시청자 숫자는 1백만 명을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을 터.
어쨌거나 이제 끝이 왔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슬슬 정리하세요.”
그 말에 생존자 길드원들이 동시에 긴 한숨을 내뱉었다.
‘이제야 끝났다.’
처음에는 이 기나긴 마라톤이 끝났다는 사실에 대한 안도의 한숨이었다.
‘대단하다, 어떻게 저 화력을 이렇게 유지하지?’
그 후에는 BJ대마도사가 보여준 능력에 대한 한숨이었다.
설마 이 정도까지 괴물이었을 줄은 상상도 못했으니까.
‘어쨌거나 진짜 다행이네, 이런 BJ대마도사가 적이 아니라서.’
마지막 한숨은 그런 BJ대마도사와 같은 편이, 그것도 아주 끈끈한 편이 되었다는 것에 대한 안도의 한숨이었다.
그렇게 생존자 길드원들이 한숨을 내뱉을 무렵, 라이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도 준비했다.
- 이제 끝났네.
- 자, 다들 나갑시다!
- 간만에 장거리 방송 뛰었네. 어우, 힘들어.
- BJ대마도사님 다음에 올 때 재미난 거!
이 긴 하루를 마칠 준비.
“그럼 다들 잘 가세요, 다음에는 게스트가 아니라 제 라이브 방송에서 뵙겠습니다. 아!”
그런 그들에게 미다스가 선물을 줬다.
“그리고 남은 두 세트 아이템 합성한 거 옵션은 라이징 스타 채널 게시판에 바로 올리겠습니다.”
아주 화끈한 선물을.
21.
[에이트리의 신발]
- 등급 : 레전더리 에픽
- 착용 가능 레벨 : 285레벨 이상
- 에이트리의 흔적들을 모아 하나로 합쳐 만든 신발이다. 에이트리의 힘이 강력하게 느껴진다.
- 모든 능력치 +702
- 마법 공격력 +50
- 이동 속도 30퍼센트 증가
- 마력 소모량 30퍼센트 감소
- 모든 마법 데미지 40퍼센트 증가
- 모든 마법 크기 80퍼센트 증가
- 습득 시 귀속 (거래 불가)
[티라노사우루스의 피로 만든 로브]
- 등급 : 레전더리 에픽
- 착용 가능 레벨 : 285레벨 이상
- 티라노사우루스의 핏빛 가죽을 쥐어짜내 뽑은 피로 만든 로브다. 티라노사우루스의 강인한 생명의 원천이 담겨 있다.
- 모든 능력치 +701
- 마법 공격력 +49
- 물리 방어력 20퍼센트 증가
- 마법 방어력 20퍼센트 증가
- 상태 이상 저항력 30퍼센 트 증가
- 모든 마법 쿨타임 30퍼센트 감소
- 상태 이상 효과 188퍼센트 증가
- 습득 시 귀속 (거래 불가)
이제까지 다 모은 이들조차 손에 꼽을 정도인 두 세트 아이템을 각각 하나로 합성한 결과물들을 바라보는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의 표정은 하나 같이 똑같았다.
‘말도 안 되네.’
‘와, 이 템 실화인가?’
‘지금 갓워즈에 나온 모든 템들 중에 단일 아이템으로는 최고 수준인 거 같은데?’
모두가 하나 같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두 아이템의 옵션은 정말 이제까지 나온 갓워즈의 그 어떤 아이템도 상종이 불가능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이런 게 거래됐으면 얼마일까?”
“거래됐으면 그냥 게임이 박살이 났겠지.”
“아무렴, 이건 핵무기 같은 거야. 거래되면 안 돼.”
습득 시 귀속, 거래 불가라는 옵션이 그나마 보는 이들을 안도하게 만들어줄 따름.
“BJ대마도사도 대단하네, 세트 아이템 가격도 장난 아닌데 결국 안고 죽은 거잖아?”
한편으로 이 엄청난 것들을 한순간에 거래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든 BJ대마도사의 결단력에 대한 감탄도 나왔다.
“부자인 건 알았지만 진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난 부자인 모양이네.”
“대체 재산이 얼마일까?”
“적어도 억 단위는 넘을 거야. 달러로.”
“대단하다니까, 나 같으면 그런 돈 있으면 게임 따윈 안 하고 방탕하게 온갖 여자랑 사귀면서 다닐 텐데.”
자연스레 이야기는 BJ대마도사의 재력에 관련된 이야기로 흘러갔다.
달리 말하면 삼천포로 빠지기 시작했다는 의미.
물론 박영준은 예외였다.
툭툭, 머리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그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어비스 길드만이 존재했다.
‘오늘 일로 어비스 길드를 흔드는 건 성공했어. 필시 BJ대마도사의 레벨 발언에 생각이 많아졌을 테니까.’
일단 BJ대마도사가 어비스 길드에 타격을 준 건 좋은 일이었다.
‘그러니까 그들의 대응을 읽어야 해.’
하지만 싸움이란 게 그냥 한 번 주먹을 맞췄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 법.
정말 싸움에서 이기고 싶으면 맞춘 다음에 적이 어떻게 반응할지, 그것을 파악하는 게 중요했다.
‘지금 상황에서 어비스 길드가 BJ대마도사를 상대로 뭔가 할 수 있는 패는 헤이즈 길드뿐.’
그 부분에 있어 어비스 길드가 쓸 수 있는 카드는 없었다.
돈이나 아이템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님을 이번에 더 확실하게 증명된 상황 아닌가?
결국 BJ대마도사가 헤이즈 길드와 한 약속을 이용하는 수밖에.
‘나라면 어떻게든 생존자 길드랑 떼어놓으려고 할 거야.’
또한 생존자 길드의 참가를 막는 쪽으로 기획할 가능성이 컸다.
오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생존자 길드랑 호흡을 맞춘 BJ대마도사를 헤이즈 길드로 상대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를 리 없을 터.
‘어떻게든 BJ대마도사를 솔로로 만들려고 하겠지.’
나름 상대방의 수가 예측되는 상황.
남은 건 그에 대한 대처법이었다.
그리고 지금 현재 BJ대마도사에게는 아주 확실하고 편리한 대처법이 존재하고 있었다.
‘여기서 가장 편한 건 소원 하나를 쓰는 거다.’
중원 길드에 받은 소원 3개를 이용하는 것.
‘하지만 소원을 함부로 쓸 수는 없지.’
물론 그 강력한 카드를 바로 이 자리에서 고민도 없이 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건 말 그대로 최후의 보루 같은 녀석이었으니까.
즉, 박영준이 해야 할 건 그 카드를 쓰지 않고서 목표를 이루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BJ대마도사가 솔로로 남게 해서는 안 돼.’
BJ대마도사를 솔로 탈출시키는 것.
툭툭!
그것을 위해 고민을 거듭하던 박영준의 손가락이 이내 멈췄다.
‘일단 BJ대마도사와 이야기를 나눠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