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340화 (340/485)

340화.  < 107화 합성 (1). >

1.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안개가 자욱한 원시림.

그 원시림 한가운데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문 하나가 있었다.

말 그대로 다른 것 없이 오롯하게 문 하나만 덩그러니, 다른 부수적인 것들은 하나도 없이.

그리 놓여 있는 탓에 그 문의 존재감은 무척이나 강렬했고 또한 비범했다.

미다스의 눈이 아니더라도 찾는데 그 문을 찾는데 조금의 어려움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심지어 그 주변에는 안개숲을 듬성듬성 채우던 그 강력한 키메라사우루스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럭키야, 네가 봐도 너무 대놓고 어서 오십시오, 하는 것 같지?”

왕!

“그럼 무슨 의미다?”

왕!

들어가는 게 너무 쉬워서 하품이 나올 지경.

“그래, 던전 난이도가 아주 지랄 맞는다는 의미지.”

달리 말하면 들어갈 땐 마음대로였지만, 나올 때는 아니라는 의미였다.

필시 저 문을 통과하는 순간 던전이 등장할 테고, 그 안에는 무시무시한 몬스터들이 가득 차 있을 터.

그 덕분에 미다스는 확실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이건 방송하지 말자.’

이번 이름 모를 대마법사 던전 공략은 라이브 방송을 하지 않기를.

라이브 방송을 하면 엄청난 시청자 숫자가 몰릴 것은 분명했다.

‘키메라사우루스 같은 애들이 거듭 나오기만 해도 쉽지 않은데……."

그러나 이미 미다스는 키메라사우루스를 보면서 이곳 사냥터의 난이도가 상식의 범주를 넘어서는 걸 알고 있었다.

그만큼 키메라사우루스는 강했다.

‘형태도 제각각이고.’

더욱이 키메라사우루스는 그 생김새가 정해진 게 없었다.

기본적인 외형은 벨로시랩터인데 팔이 땅에 닿을 만큼 길고, 머리에는 트리케랍토스의 뿔을 가지고 있는 놈이 있었고, 머리가 두 개 달린 브라키오사우루스도 있었다.

키메라라는 표현처럼 온갖 종류의 공룡들이 랜덤 식으로 합성되어서 나온다는 의미.

그만큼 사냥하는 입장에서는 힘들 수밖에 없었다.

‘공략법이 의미가 없어.’

앞선 전투 경험이 다음 전투를 치를 때 그다지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의미였으니까.

물론 그것으로 인해 미다스가 위험에 빠질 일은 없었다.

미다스의 능력으로는 몬스터를 조우하기 전에 놈들의 정보를 얼마든지, 마음껏 볼 수 있었으니까.

아니다 싶으면 그냥 무르면 될 일.

혹은 얼마든지 질질 시간을 끄는 것도 가능했다.

그게 미다스가 방송을 포기한 이유였다.

그건 결코 BJ대마도사에 어울리는 모습이 아니었으니까.

‘정말 이 던전 보상이 아이템 합성이라면…… 이건 어떻게든 공략해야 해.’

달리 말하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번 던전을 공략하겠다는 의지, 라이브 방송으로 인한 수입조차 포기하고 던전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했다.

“후우!”

때문에 망설임은 짤막한 숨소리를 내뱉는 동안 사라질 만큼 짧았다.

“좋아, 들어가자!”

왕!

“예, 주인님!”

미다스, 그가 문을 열었다.

2.

[이름 모를 대마법사의 던전에 입장했습니다.]

[이름 모를 대마법사의 두 번째 손님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던전에 입장하는 순간 미다스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알림과 알림창 하나였다.

[이름 모를 대마법사의 두 번째 손님]

- 타이틀 설명 : 이름 모를 대마법사의 두 번째 던전에 들어온 손님에게 주어지는 타이틀이다.

- 타이틀 효과 : 룬(모든 능력치 +37) 지급

그 알림창을 본 미다스가 기쁨 대신 쓴웃음을 머금었다.

‘올스탯 37포인트를 주는 타이틀이라니, 등골이 오싹하네.’

그 알림창 너머로 펼쳐진 광경은 통로였다.

반듯하게 돌을 깔아 만든 통로, 심지어 곳곳에는 스스로 빛을 내는 구슬들이 박힌 채 방문자를 위한 배려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 광경에 미다스가 실소를 머금은 채 선두에 서서 걸음을 내디디기 시작했다.

헥헥!

“주인님, 참으로 기괴한 곳입니다. 무엇을 위해 이토록 거대한 것을 만들었는지 의심부터 듭니다.”

“공룡 같은 거대한 게 이동하려면 이 정도 사이즈는 되어야지.”

그 뒤를 럭키와 골드, 실버 그리고 뇌전의 정령 기사 둘이 따라 움직였다.

꾸우!

물론 잭팟은 미다스의 머리 가마에 앉은 채 미다스를 가마 대신으로 써먹고 있었다.

그야말로 상전 노릇.

그렇게 이동하던 미다스의 걸음이 멈춘 것은 눈앞에 정보가 보이는 순간이었다.

[키메라사우루스(Lv.315)]

돔 야구장을 떠올리게 하는 거대한 공간에 키메라사우루스 한 마리가 고독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젠장, 티라노네.’

기본 베이스는 신대륙 초입의 보스 몬스터인 티라노사우루스.

‘보스보단 작다.’

그 크기는 미다스가 영상을 통해 봤던 보스 몬스터 티라노사우루스에 비해서는 작았다.

대신 티라노사우루스와 달리 앞다리가 땅에 닿을 만큼 무지막지하게 길었다.

‘꼬리는 철퇴.’

또한 꼬리 끝에는 안킬로사우루스처럼 거대한 철퇴 비슷한 것이 달려 있었다.

‘진짜 보스급이 아니라서 다행이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신대륙 초입에서 마주하는 보스 몬스터 티라노사우루스보다는 보이는 스펙이 부족했으며 보스 몬스터의 상징인 페이즈가 존재치 않았다.

달리 표현하면 그냥 순수한 기본 스펙은 준 보스급이라는 뜻.

‘스펙을 보면 맞상대는 힘들다.’

그런 키메라사우루스를 상대로 1대1로 탱킹을 해줄 만한 전력은 현재 미다스의 파티에 없었다.

‘그럼 골렘을 미끼로 집어넣고.’

그렇다면 필요한 건 희생양.

‘페이즈는 별거 없다. 그러니까 딜링에만 집중하자. 어차피 라이브 방송도 아니니까, 화력은 한 번에 퍼붓고, 쿨타임 끝날 때까지 푹 쉬자고.’

그런 희생양이 버티는 기간 동안 가진 전부를 토해내는 것.

‘기왕 하는 거 확실하게.’

이 대목에서 결단을 내렸다.

미다스, 그가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꺼냈다.

‘썬더스톰을 레전더리 에픽으로 만든다.

꺼낸 것은 NPC루언으로부터 얻은 레전더리 에픽 스킬 카드북이었다.

3.

크어어!

돔구장을 울리는 흉포한 음색과 함께 키메라사우루스의 거대한 입이 그대로 흙골렘 오른쪽 어깻죽지를 덥석, 물었다.

그리고는 마치 빵을 뜯어내든, 그 단단하기 그지없는 흙골렘의 몸뚱이를 뜯어냈다.

휘청!

몸뚱이의 일부를 크게 잃은 흙골렘이 균형을 잃고 뒤뚱거리는 사이 키메라사우루스가 재차 한 번 더 흙골렘을, 이번에는 그 둔해 보이는 머리를 그대로 단숨에 삼켰다.

보는 순간 오금이 저릴 법한 광경.

크-왕!

그러나 그 광경에 럭키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도리어 지지 않겠다는 듯이 럭키가 성난 울음을 토해내며 전광석화로 빛나는 몸을 내던졌다.

“가라, 나쁜개! 놈의 지척에만 가면 놈의 목덜미를 주인님께서 주신 이 검으로 난도질하겠다!”

그리고 그 위에 올라탄 수호자의 모습을 한 골드 역시 기세등등하게 검을 높이 들었다.

그 상태에서 럭키가 흙골렘을 물어뜯는데 정신이 팔린 키메라사우루스의 등줄기에 이빨을 박아넣었고, 동시에 골드가 도약하며 키메라사우루스의 목덜미에 에이트리의 검, 그 새로운 무기를 찔러 넣었다.

끄어어어!

그 둘의 날카로운 공격에 흙골렘을 물었던 키메라사우루스가 비명을 내질렀다.

자연스레 자유를 되찾은 흙골렘이 머리를 잃은 상태로 키메라사우루스의 몸을 제 몸으로 두드렸다.

콰광!

둔한 굉음이 터졌다.

허나, 키메라사우루스는 그 육중한 공격에 조금의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키메라사우루스의 가공할 만한 능력.

“네놈!”

그러나 좁디좁은 공간에서 나름 최대한 거리를 확보한 채 가속력을 얻은 거대 사자 실버, 심지어 거대화 모드로 더 거대해진 실버의 몸통 박치기는 쉬이 버티지 못했다.

꽈릉!

천둥 소리가 터졌고, 그 소리와 함께 그대로 키메라사우루스의 육중한 몸이 바닥에 쓰러졌다.

“압도적인 힘으로!”

“뇌신의 심판이 있을지어다!”

그 순간 대기하고 있던 뇌전의 정령 기사 둘이 양손에 쥐고 있는 뇌전을 쓰러진 키메라사우루스를 향해 내던졌다.

파지지직!

도합 네 개의 굵직한 뇌전 줄기들이 마치 쇠사슬처럼 키메라사우루스의 몸을 휘감었다.

그 공격엔 비명도 나오지 않았다.

[키메라사우루스가 마비 상태에 빠집니다.]

상태 이상 효과가 비명마저 막은 탓이었다.

그러나 그 지속 시간은 길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상태 이상에서 회복한 키메라사우루스의 입에서 울음이 흘러나왔다.

크르르......!

고통에 찬 소리가 아니라, 분노에 가득 찬 소리가.

그 소리 속에서 키메라사우루스의 두 눈동자가 마치 뱀처럼, 일자로 길게 변했다.

그 얇아진 눈동자에 보이는 것은 어떻게든 죽이겠다는 의지.

“선더볼트!”

그때 뇌전 한 줄기가 그대로 키메라사우루스의 몸 위로 떨어졌다.

[키메라사우루스가 마비 상태에 빠집니다.]

그러자 들리는 알림.

‘5초.’

그러나 미다스의 눈에는 이 마비 효과가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때문에 바로 준비했다.

“선더스톰.”

이번에 새로이 레전더리 에픽 스킬 등급으로 바꾼 선더스톰을.

그렇게 천장 위로 등장한 선더스톰 뇌운은 평상시와 달랐다.

평상시라면 무작위로 뇌전을 토해냈었어야 할 뇌운이 얌전히 명령을 기다렸다.

“키메라사우루스, 올인."

그리고 기다리던 명령이 오는 순간 뇌운이 가지고 있던 벼락을 뿜어대기 시작했다.

파지직!

무작위가 아니라 오로지 단 하나의 표적, 키메라사우루스만을 향해서.

그게 선더스톰 마법의 레전더리 에픽 효과였다.

무작위가 아니라 작위적으로 표적을 정할 수 있다는 것.

당연히 그 데미지 딜량은 상상을 초월했다.

크-왕!

“주인님의 길에 영광이 되리라!”

더욱이 벼락비가 내리는 상황 속에서 이지스의 방패 효과 덕에 럭키와 골드, 실버가 거듭 공격을 할 수 있었다.

제아무리 강력한 적도 선더스톰 공격이 지속되는 동안 무방비 상태로 딜링을 할 수 있다는 의미.

그뿐만이 아니었다.

“트라이던트.”

선더스톰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서 미다스가 그대로 트라이던트를 던졌다.

하나씩.

데미지 딜링이 아니라 시간을 벌기 위해서.

그렇게 도합 세 개의 트라이던트를 던졌을 때 기어코 미다스의 귓속에는 알림이 들렸다.

[키메라사우루스를 처치했습니다.]

사냥이 끝났음을 알리는 알림.

그 알림 앞에서 미다스가 긴 한숨을 내뱉었다.

“어우.”

동시에 미다스가 시간을 가늠했다.

‘14분 23초’

키메라사우루스를 혼자서 사냥했다는 건 엄청 대단한 일이었다.

그러나 한 마리를 잡는데 14분이나 걸렸다는 건 그렇게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었다.

‘장난 아니네.’

키메라사우루스가 그만큼 가공할 만한 몬스터라는 것이었다.

심지어 키메라사우루스는 드롭하는 아이템도 없었으며, 정식으로 보스급 몬스터인 것도 아니었다.

‘이런 거 두 마리만 동시에 나와도 멘탈 박살 나겠어.’

여러 마리가 동시에 나와도 이상할 건 없다는 의미.

‘그게 아니더라도 여기 보스 몹이 나온다면 얘보다 훨씬 강하겠지.’

결정적으로 이 던전에서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가 키메라사우루스보다 약할 가능성은 없었다.

‘앞으로는 더 강한 놈들이 나올 테고.’

그리고 이 던전 공략 이후 마주할 몬스터들 중에 지금 것보다 약할 놈은 없었다.

‘내가 너무 들떴어.’

이쯤에서 미다스는 그동안 자신감 넘치던 스스로의 모습을 반성했다.

‘갓워즈가 어떤 게임인데, 이걸 고작 무기 좀 얻고, 스킬 좀 좋은 거 생겼다고 날로 먹을 자신을 하다니.......'

그 반성 속에서 각오를 바꿨다.

‘던전 공략하고 나면,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템 맞춘다.’

4.

“아이템이 필요해.”

“예?”

갑작스러운 박영준의 말에 부하 직원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이템이라니, 사장님도 요즘 게임하세요?”

“나 말고 BJ대마도사 말이야. BJ대마도사한테 줄 새로운 아이템이 필요하다고.”

이어진 반문에 직원의 더 고개를 기울였다.

“예?”

세상천지에 BJ대마도사에게 아이템을 구해다 줘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나 박영준은 진지했다.

“BJ대마도사가 아이템 세팅을 바꾼 지 너무 지났어. 심지어 최근에도 무기만 바꿨고.”

이어진 설명에 부하 직원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은 채 반문했다.

“굳이 바꿀 필요가 있나요? 지금 낀 아이템이 어지간한 레전더리 템보다 좋은데. 그리고 설마 BJ대마도사가 돈이 없어서 못 바꿨겠어요?”

너무나도 타당한 반문, 그 반문에 박영준이 역으로 반문했다.

“그래, 좋겠지. 그런데 얼마나 좋은지는 모르잖아? 너한테 BJ대마도사 템이 지금 동급 템 대비 얼마나 좋은지 프레젠테이션 만들어오라고 하면 만들어올 수 있어?”

그 반문에 고개를 흔드는 부하 직원의 얼굴에 더 이상 어처구니없는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 부하 직원에게 박영준이 마저 말을 이어갔다.

“지금까지는 굳이 그런 걸 설명해줄 필요가 없었어. BJ대마도사가 솔로 플레이를 했으니까. 그 자체만으로도 남다르다는 게 증명됐지. 하지만 신대륙에서는 아니야.”

신대륙 입성 이후 박영준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BJ대마도사가 더 이상 솔로 플레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그게 이상한 건 아니었다.

모두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까지 BJ대마도사를 가장 특별하게 만들었던 요소가 사라진 건 분명했다.

“다른 부분에서 포인트를 줘야지.”

그렇다면 이제 그 솔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라는 요소를 대신해 시청자들의 이목과 관심을 사로잡을 새로운 요소를 만들어줄 때.

그게 바로 워즈튜브란 놈이었다.

그저 순순히 게임을 잘하는 것보다 그걸 어떻게 기획하고, 연출하느냐, 그게 더 중요한 바닥.

“새로운 아이템 세트가 필요해.”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BJ대마도사에게는 새로운 요소가 필요했다.

“그 아이템이 기존 세트보다 쓸모없다고 해도 최소한 비교라도 할 수 있게. 하다못해 이슈라도 될 수 있게."

그 설명에 이르렀을 때 부하 직원은 더 이상 박영준의 의도에 의문을 던지지 않았다.

“그럼 뭘 구해주실 건가요?”

어떤 아이템을 구할 것인가? 그 의문을 던질 뿐.

“신대륙 초입에서 마법사 클래스들의 최고 아이템 세팅이 뭐지?”

“그야 무기는 두말할 것도 없이 에이트리 시리즈고, 방어구는……."

그 순간 부하 직원이 무언가를 떠올린 듯 말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핏빛 가죽 세트랑 에이트리의 흔적 세트 아이템, 둘 중 하나겠죠.”

신대륙 초입에서 얻을 수 있는 방어구 세트는 크게 두 종류였다.

보스 몬스터인 티라노사우루스를 잡을 때 낮은 확률로 나오는 티라노사우루스의 핏빛 가죽 세트.

신대륙에 낮은 확률로 발생하는 여러 종류의 이벤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에이트리의 흔적 세트.

“아직도 떠오르네요, 그때 뭐가 더 낫냐, 그 떡밥 두고 진짜 모든 커뮤니티가 불탔을 때가.”

당연히 사람들은 둘 중 뭐가 더 좋냐? 라는 것을 놓고 어마어마한 논쟁을 벌였다.

“심지어 티라노 셋은 멀린이, 에이트리 흔적은 아즈모가 거의 동시에 맞췄었죠.”

그중 티라노사우루스의 핏빛 가죽 세트를 멀린이 가장 먼저 맞췄고, 에이트리의 흔적 세트는 아즈모가 가장 먼저 맞췄다.

논쟁을 넘어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는 일.

그 둘 역시 자신이 가진 아이템이 더 낫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골적으로 경쟁을 했다.

그리고 그 논쟁은 현재도 진행 중이었다.

사실 비교를 하려면 두 마법사가 아니라, 한 명이 두 아이템 세트를 번갈아 착용해야 했다.

멀린과 아즈모가 각기 다른 아이템을 착용하고 사냥을 백날 해봤자 우위를 정할 순 없었다.

그러나 둘 중 한 세트를 착용해본 경험을 가진 마법사도 손에 꼽을 정도, 당연히 그 어떤 마법사 플레이어도 두 아이템 세트를 동시에 소유한 적이 없었으니까.

어쨌거나 한 가지는 확실했다.

“그거라면 비교로는 최고겠네요.”

시청자들에게 BJ대마도사의 아이템 세팅이 얼마나 대단한지 비교 대상으로 그 둘만 한 건 없다는 것.

“그런데 어떻게 구하죠?”

문제는 돈으로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풀세트를 가진 이들 중 확인된 이들은 사실상 멀린과 아즈모, 둘이 전부인 상황.

혹여 세트를 소유한 다른 이들이 있다고 해도 돈이 아쉬워서 아이템을 팔 이들은 아니었다.

“경매장에도 매물이 없잖아요?”

당장 경매장에서 거래조차 되지 않는 아이템들이었으니까.

그 질문에 박영준은 대답했다.

“이미 아즈모나, 멀린이나 쓰지도 않고 창고에 보관 중인데 받으면 되지.”

“그 둘이 줄까요?”

“그냥 달라고 하면 줄 리가 없지. 그러니까 제안하는 방법을 바꿔야지.”

“그럼?”

“나한테 템주면 뭐가 더 좋은 건지 실험해드립니다, 둘도 뭐가 더 나은지 궁금하잖아요? 라고.”

그 대답 사이로 박영준이 미소를 지으며 마저 말을 뱉었다.

“물론 질 것 같으면 빼도 좋습니다. 쫄리면 뒈지세요, 라는 말을 덧붙이면 더 좋겠지.”

그 순간 부하 직원은 그 둘이 이 제안을 최소한 진지하게 고려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대단하시네요.”

그저 감탄만 나올 뿐.

그 감탄에 박영준이 말했다.

“와튼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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