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화. < 106화. 손해 보는 장사 (1). >
1.
이빨이 빠지고, 가죽이 벗겨지고, 발톱이 뽑혀도 호랑이는 호랑이인 법.
- 지금 신대륙에서 실력 끝내주는 루키가 등장했다는데?
ㄴ 그래? 누군데?
ㄴ 레크? 여하튼 시청자 4천 명짜리 하꼬임. 처음 라이브 방송하는 듯. 그런데 장난 아님.
ㄴ 잠깐, 레크라고? 헤이즈 길드 전 탱커 아니야?
생존자 길드의 레크의 라이브 방송은 사람들의 이목을 확실하게 끌었고, 알음알음 갓워즈 커뮤니티에 퍼지기 시작했다.
- 그런 하꼬 방송 관심 없음.
- 여기서 그런 찌끄레기 방송 홍보 좀 하지 마!
- BJ대마도사 방송 아니면 그냥 갖다 버리셈.
물론 날개 달린 호랑이들이 득실거리는 신대륙에서 레크의 라이브 방송에 대한 관심은 대낮에 가로등 하나 켜진 수준에 불과했다.
- 어? 습격이다!
- 레크 방송에서 갑자기 습격 당함!
그러나 이어진 소식에 반응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 진짜? 신대륙에서 지금 습격이 나왔다고?
- 신대륙에서는 어지간하면 PK도 안 일어나는데?
어중이떠중이가 넘치는 100레벨 이하 사냥터, 관심을 받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이들이 넘치는 200레벨 이하 사냥터에서는 온갖 종류의 비매너 행위와 헤프닝이 발생했지만 신대륙은 아니었다.
철저하게 1티어급 길드, 그 이상의 권력자들에 의해 통제되고 관리되는 곳이었고, 특히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우연한 충돌 따위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이 갑작스러운 습격 사고를 예상하는 이는 없었다.
“정말 예측할 수가 없군.”
그중에는 아즈모도 있었다.
“레크를 고용한 이유가 이런 이유 때문일 줄이야.”
생존자 길드를 고용한 것까지는 납득할 부분이었다.
충분히 좋은 실력자였으며 동시에 원거리 딜러가 필요 없는 BJ대마도사 입장에서는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훌륭한 탱커.
때문에 아즈모는 BJ대마도사가 생존자 길드와 함께 신대륙 초입에서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한 밑작업을 하리라 생각했다.
조용히.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1티어급 길드들이 BJ대마도사를 무시하고자 한 상황에 가장 알맞은 방법이었다.
“하긴, 조용히 숨죽이고 게임하는 건 성격에 안 맞겠지.”
그러나 BJ대마도사는 조용히 하기는커녕 오히려 사고를 일으켰다.
“레크를 미끼로 삼아 헤이즈 길드랑 엮는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조만간 BJ대마도사가 직접 등장하겠지.”
그 순간이었다.
- 지금 반격 나옴!
- 대폭발 같은데?
- 어? 두 번 터졌어?
- 두 번이라고?
- 그럼 혹시?
대폭발 마법이 등장했고, 이내 남다른 그 폭발 효과를 확인하는 순간 레크의 라이브 방송 채팅창이 아수라장이 됐다.
그걸 본 아즈모가 미소를 지었다.
“등장했으니 이제 라이징 스타 채널에 공지가 올라오겠군. BJ대마도사가 레크의 라이브 방송에 게스트 출연 중이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한다고.”
- 라이징 스타 채널에 공지 올라옴!
- 게스트 출연이래, 게스트!
- 레크 방송에 BJ대마도사가 게스트로 나온다!
- 가만, 그럼 그 상태에서 습격 당한 거야? BJ대마도사가 공격당한 거야?
그의 예상대로 라이징 스타 채널에 바로 공지가 올려왔다.
- 여기 BJ대마도사 나온다고 해서 왔습니다.
- BJ대마도사안티팬입니다. 악플 여기다 달아도 되나요?
- 럭키, 럭키를 내놓아라!
그 순간 레크의 라이브 방송 시청자 숫자가 믿기 힘든 속도로 오르기 시작했다.
단숨에 10만을 넘어, 50만을 넘고, 그 상태에서도 멈추지 않고 숫자가 거듭 올라갔다.
“이 기세면 못해도 3백만은 넘겠는데, 헤이즈 길드 입장에서는 골치 아프겠군.”
그것을 본 아즈모의 입꼬리가 좀 더 올라갔다.
그때 비서가 한마디 했다.
“헤이즈 길드가 바보도 아니고 그냥 여기서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물러나지 않을까요?”
헤이즈 길드 입장에서는 이미 코가 꿰인 상태이긴 하지만, 그보다 최악은 이 이상 코가 꿰이는 것.
비서의 말처럼 일단 도망치고, 차후에 일을 수습하는 게 지금 상황에서는 베스트였다.
“둘 사이가 안 좋은 게 처음 드러난 사실도 아니잖습니까?”
헤이즈 길드와 생존자 길드 사이의 관계가 무슨 비밀 같은 것도 아니었으니까.
“헤이즈 길드에서 그렇게까지 이성적인 놈이었다면 이렇게 일을 대놓고 벌리지 않았겠지. 그렇잖아? 언제나 도망치던 사냥감이 라이브 방송을 켰다, 그럼 의심부터 해야지.”
“위에서 지령도 내려올 텐데요?”
“그 지령이 잘 통했으면 헤이즈 길드가 내년에 사실상 상장 폐지를 당할 일도 없었겠고.”
그제야 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부터 전쟁이겠네요.”
“그건 아니지.”
“아니라고요?”
“그렇잖아? 전쟁을 하면 승패가 나뉘고, 그럼 당연히 BJ대마도사가 승자가 되겠지. 그리고 이야기도 거기서 끝나고. 헤이즈 길드 입장에서는 사과 방송 한 번 하면 끝나는 거야.”
그때 아즈모와 비서가 잠시 말을 멈췄다.
말없이 거대한 모니터를, 그 모니터 위로 클로즈업 된 은빛 늑대 한 마리를 바라봤다.
럭키!
BJ대마도사의 등장을 그 어느 것보다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럭키의 등장에 아즈모가 멈췄던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BJ대마도사는 여기서 전쟁을 하지 않을 거야. 일단 대화를 신청하겠지. 그리고 그 대화에서 누가 보더라도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헤이즈 길드에 할 테고. 계속 엮어갈 수 있도록.”
그 순간이었다.
- 헤이즈 길드의 브람스, 대화 좀 합시다!
BJ대마도사, 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2.
한 번 시작된 PK가 도중에 멈추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도중에 멈춘다는 건 권투로 따지면 어느 한쪽이 경기 도중에 갑자기 가드를 내리는 것과 마찬가지, 상대방이 상황을 모르고 주먹을 휘두르면 그대로 실신할 수도 있었으니까.
또한 PK를 했다는 것부터가 감정적으로나 계산적으로나 어느 한쪽은 끝장을 보겠다는 의미였다.
하물며 개인 대 개인도 아니고, 수십 명이 뒤엉키는 전투를 도중에 멈춘다?
있을 수 없는 일.
“젠장, 대폭발이 두 번 폭발하다니?”
“자, 잠깐! 저기 럭키 같은데?”
“BJ대마도사다.”
그러나 BJ대마도사는 그 있을 수 없는 일을 실현시켰다.
BJ대마도사의 존재감이 새삼스러워지는 순간.
동시에 미다스에게 천금 같은 기회가 주어지는 순간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여기서 전투를 멈춘다는 건 싸우다 가드를 내리는 것과 마찬가지.
여기서 미다스가 공격을 퍼붓는다면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입힐 수 있었다.
또한 명분도 있었다.
어쨌거나 공격한 건 저쪽이 먼저 아닌가?
“헤이즈 길드의 브람스, 대화 좀 합시다!”
그러나 그 순간 미다스가 꺼낸 것은 공격이 아니라 대화였다.
‘싸우는 거야 상관없지만, 여기서 내가 싸움을 터뜨리면 레크님 처지가 골치 아파진다.’
이유는 다름 아니라 레크와 생존자 길드.
만약 여기서 미다스가 생존자 길드를 도와 헤이즈 길드를 전멸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면 어떻게 될까?
헤이즈 길드가 당장은 미다스에게 사과를 할 것이다.
그러나 레크와 생존자 길드는 달랐다.
그 둘 사이의 관계는 더 최악이 될 테고, 미다스가 떠나는 순간 곧바로 보다 강력한 응징을 시도할 터.
‘괜히 헤이즈 길드랑 관계가 꼬여서 좋을 것도 없고.’
또한 미다스 입장에서도 헤이즈 길드와 아주 관계가 나빠지는 게 좋기만 한 건 아니었다.
여러모로 여기서 상황을 악화시켜서 좋을 게 없다는 의미.
‘어차피 칼은 내 손에 쥐어졌다.’
그리고 어쨌거나 피해자는 미다스였고, 헤이즈 길드가 가해자로 미다스에게 유리했다.
“브람스, 당신이 거기 있는 거 다 아니까 나오시죠.”
브람스를 콕 집어서 언급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나는 당신네 사정을 다 알고 있다.
“괜히 도망치고 그러지 맙시다. 그때는 진짜 나도 상황 수습 못하고, 안 할 거니까.”
그러니까 괜히 도망칠 생각하지 말고 내가 만든 테이블 앞에 앉아라.
그러한 미다스의 노림수는 바로 먹혔다.
“BJ대마도사, 저 새끼가 내가 여기 있는 걸 어떻게 아는 거야?”
당장 전장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브람스 입장에서는 자신이 언급되는 것이 놀라울 따름.
“너희들이 말해준 거야? 어? 정보 유출이야?”
당연히 의심의 화살은 주변을 향할 수밖에 없었다.
“아, 아닙니다.”
- 아닙니다.
황급히 브람스 옆에 있는 헤이즈 길드원과 현실의 서포터팀이 부정을 했으나, 듣는 입장에서는 믿을 수 없었다.
“젠장.”
‘이거 어떻게 하지?’
그리고 그것을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
‘BJ대마도사랑은 같이 숨도 쉬지 말라고 했는데…….'
당장 위에서 내려온 지령부터 머릿속을 어지럽게 했다.
‘그렇다고 여기서 그냥 물러나면…… 무조건 질책이 내려올 테고. 아니, 그보다 BJ대마도사랑 전쟁 나면 내 탓이잖아?’
그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판단이 가능하면 그게 이상한 일.
“저기……."
“시끄러워!”
길드원의 말에 신경질적인 반응이 자연스레 나왔다.
“지금 레크 쪽 라이브 방송 시청자 숫자가 3백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뭐?”
그리고 이어진 설명이 브람스의 머릿속에서는 더 이상 제대로 된 사고가 불가능했다.
지금 이 순간을 무려 3백만 명이 넘는 이들이 본다는 이야기 아닌가?
“어? 지금 속보가 왔습니다.”
“속보?”
“아즈모가 레크 채팅창에서 후원했답니다.”
“아즈모? 후원?”
“예, 바로 10만 달러 쐈답니다.”
이윽고 언급된 아즈모의 이름 그리고 아즈모의 재력을 보는 순간 브람스는 고민하지 않았다.
‘아즈모라니!’
이 바닥에서 10대 길드랑 싸워도 아즈모랑은 싸우지 말라는 말이 있었으니까.
“야, 다들 공격 중지!”
“예?”
“싸움 멈추고 물러나! 일단 당장은 BJ대마도사랑 이야기한다!”
“하, 하지만 위에서는……."
“그럼 BJ대마도사랑 아즈모, 둘이랑 싸울래?”
그렇게 브람스가 BJ대마도사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3.
레크와 브람스.
한때는 헤이즈 길드를 지키는 굳건한 벽이었던 그 둘이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선을 그은 채 서로 마주 봤다.
당연히 서로를 마주 보는 표정과 기색은 좋지 못했다.
일촉즉발이라기보다는 이미 터질 만큼 터져서 사생결단이 아니고서는 답이 나오지 않을 지경.
그러나 그 둘은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안녕하세요, BJ대마도사입니다.”
이유는 다름 아닌 미다스.
한쪽은 그에게 고용된 입장, 다른 한쪽은 죄를 지은 입장이기에 입이 있어도 먼저 말을 뱉을 수 없었다.
“오늘 레크 님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다들 반갑습니다.”
그렇게 강제로 침묵하는 그 둘 사이에서 미다스가 능숙하게 상황을 진행했다.
“레크 님, 지금 채팅창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이어진 질문에 레크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다들 놀라고 있습니다. 어떻게 상황이 돌아가는지 질문이 쏟아지고 있고요.”
“그럼 상황 설명부터 해야겠군요. 간략하게 정리하면 공룡 사냥을 앞두고 혼자 하기 뭐해서 생존자 길드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 대가로 제가 생존자 길드 라이브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하기로 했고요.”
그 순간 미다스가 고개를 돌려 브람스를 바라봤다.
“그런데 짜잔, 하고 제가 등장하려는 순간 갑자기 깜빡이도 없이 치고 들어오네요.”
“그건……."
그 말에 무어라 항변하려는 브람스.
허나, 미다스는 그 항변을 용인하지 않았다.
“실수였다고요?”
도리어 브람스가 내뱉으려던 말을 대신 내뱉는 미다스가 이내 크게 웃으며 다시 레크를, 정확히는 레크의 라이브 방송 시청자들을 향해 말했다.
“70명 넘게 플레이어 데리고 와서 다짜고짜 사람 치고 실수라고 한다…… 갑자기 실수하고 싶어지네.”
그러자 레크가 곧장 시청자 반응을 말해줬다.
“실수하는 거 보고 싶다고 하는군요.”
“그래요?”
“또한 대부분이 헤이즈 길드가 잘못했다고 하는군요.”
“그렇죠?”
“아, 후원도 왔습니다. BJ대마도사솔로기원1호팬 님이 1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그런 건 그냥 걸러주셔도 됩니다.”
짤막한 대화.
그 대화를 끝으로 미다스가 다시 브람스를 바라봤을 때 브람스의 표정은 사납게 구겨져 있었다.
그마저도 참은 탓이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상대가 BJ대마도사가 아니었으면 라이브 방송이고 나발이고 바로 머리통을 후려쳤을 테니까.
“뭐, 하지만 헤이즈 길드의 입장도 이해는 합니다.”
그때 나온 미다스의 발언에 브람스의 표정이 달라졌다.
“생존자 길드랑 헤이즈 길드의 관계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둘 사이에서 제가 알지 못하는 더 큰 문제가 있을 수도 있죠. 솔직히 헤이즈 길드가 밑도 끝도 없이 PK를 할 리가 없잖아요?”
이어서 나온 설명에 브람스는 분노 어린 표정을 삽시간에 지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심지어 감사까지 표했다.
허나 미다스는 그 감사를 받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문제는 생존자 길드랑 신대륙 초입에서 같이 사냥하기로 이미 계약이 됐다는 겁니다. 그래서 물어보는 건데, 헤이즈 길드는 제가 생존자 길드랑 같이 사냥하는 내내 공격할 겁니까?”
이어진 물음에 브람스는 간신히 열었던 입을 꾹 다물었다.
과연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한다는 증거.
“대답이 바로 안 나오는 걸 보면 나랑 전쟁할지 안 할지 계산기를 두드리시는 거 같은데…… 그럼 이렇게 합시다. 제가 생존자 길드랑 사냥하는 내내 헤이즈 길드는 건드리지 마십시오. 그렇게 해주면 헤이즈 길드에 그만한 보상을 하겠습니다.”
보상.
그 단어에 모두의 관심이 모였고, 미다스가 보다 확실하게 말했다.
“제 말대로 해주시면 헤이즈 길드랑 신대륙 초입에서 이벤트 매치 해드리겠습니다. 방식은 헤이즈 길드 마음대로. 보스 몬스터 레이드이든, 아니면 몬스터 빨리 잡기나 노래 배틀이든 뭐든 간에.”
그 말에 곧바로 레크가 소리쳤다.
“채팅이 폭발했습니다.”
그럴 만했다.
BJ대마도사란 갓워즈 최고의 핫 플레이어와 이벤트 매치를 가진다는 건 특혜 중의 특혜!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메리트는 엄청났다.
- 이거 대박 아님 ?
- 대박 정도가 아니라 잡기라도 하면 단숨에 떡상하는 거지.
심지어 그 이벤트 매치에서 이기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인생역전도 가능한 일!
- 헤이즈 길드가 그동안 몰락길만 걷다가 드디어 꽃길 한 번 오는구나.
- 다른 길드는 억만금 줘도 못 하는 걸 공짜로 하네.
- 헤이즈 길드가 운이 좋군!
하물며 헤이즈 길드는 이런 종류의 반전이 그 누구보다 필요한 길드였다.
‘이거 엄청난데?’
브람스 역시 이 제안에 반색했다.
‘어떻게 하지? 예스할까?’
그러나 반대로 여기서 확답을 내릴 순 없었다.
이 정도 건수는 길드 마스터가 나서야 하는 일, 여기서 브람스가 제멋대로 오케이 사인을 내릴 만한 건수의 일은 아니었다.
또한 사전에 내린 명령, BJ대마도사와 엮이지 말라는 명령도 여전히 유효했다.
“빨리 결정 내리시죠. 싫으면 그냥 전쟁하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미다스는 그런 브람스에게 결정을 내릴 시간을 주지 않았다.
“요즘 덤비는 인간이 없어서 심심하긴 했거든요.”
심지어 협박까지 했다.
“새로운 스킬도 얻었고. 새로운 아이템도 얻었고.”
- 어? 진짜 지팡이가 달라졌네?
- 새로운 스킬?
- 또 거기서 스펙업을 했다고?
아주 섬뜩한 협박.
“럭키, 골드, 실버! 빨리 끝내자!”
왕!
“주인님, 금방 끝내겠습니다.”
그 협박에 힘을 실어주듯 럭키와 골드, 실버가 트리케라톱스를 일방적으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 광경을 보는 브람스는 트리케라톱스에 감정이 이입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초조함을 느꼈다.
‘어떻게 하지? 할까? 딱 봐도 오케이하는 게 이득이잖아? 반대로 여기서 안 하면 전쟁이고, 그럼 내 탓인데.......'
그렇게 브람스가 고민하는 순간.
“저기……."
그 순간 레크가 입을 열었다.
“아즈모님이 후원 채팅 날리셨습니다.”
그 말에 고민하는 브람스 대신 미다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헤이즈 길드와 생존자 길드가 화해하면 축하의 의미로 헤이즈 길드에 사례금을 주겠다고요.”
“아, 사례금이요?”
이어진 설명에 미다스가 씨익 웃었다.
‘역시 아즈모님, 도와주실 때 화끈하게 도와주신다니까.’
아즈모가 자신의 의중을 깨닫고 지원을 해주려는 모양.
“그래서 얼마 보내셨나요?”
그 기분 좋은 미소와 함께 내건 질문에 레크가 잠시 멍하니 있더니 이내 말했다.
“……100만 달러입니다.”
“이야, 우리 아즈모님 100만 달러를 쏘셨네요. 자, 브람스 님. 어떻게 하실 겁니까? BJ대마도사와 이벤트 매치에 100만 달러 받으실래요, 아님 저랑 싸울래요?”
그 순간이었다.
‘응? 잠깐만. 얼마?’
그제야 액수의 의미를 깨달은 미다스가 당혹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100만 달러? 미친? 진짜?’
허나, 당혹감에 흔들리는 미다스 표정에 관심을 가지는 이는 없었다.
“BJ대마도사님의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 조건을 받고, 생존자 길드랑 사냥하시는 동안 절대 어떤 습격과 공격도 하지 않겠습니다.”
모든 관심은 헤이즈 길드가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몰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