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323화 (323/485)
  • 323화.  < 101화. 이지스의 방패 (2). >

    3.

    기본적으로 갓워즈 몬스터들의 스펙은 상대하는 플레이어들보다 우위에 있게 설정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가 사냥꾼이 되고 몬스터가 사냥감이 되는 건 몬스터 디자인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어준 틈 덕분이었다.

    몬스터의 습성이나 정형화된 패턴, 약점과 같은 틈.

    그 틈을 보다 효율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노리는 것을 흔히 공략법이라고 말하고는 했다.

    즉, 공략법을 무시하고 몬스터를 잡는 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힘든 일이었다.

    하물며 그 대상이 플레이어들의 우위에 있다 못해 압도적인 스펙으로 설계된 보스 몬스터라면?

    그건 어떤 의미에서 확고부동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나는 이 보스 몬스터를 정말 잡고 싶지 않다, 라는 의지의 표현.

    - 방패 놔두고 잡겠다고?

    - 그건 그냥 안 잡겠다는 거잖아?

    당연히 BJ대마도사의 발언에 시청자들이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 미치겠다.”

    그리고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은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또 긴장 빨아야겠네.’

    ‘어떻게 라이브 방송 한 번을 쉽게 안 가지?’

    오늘 라이브 방송도 폭탄을 안고 불길을 걷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

    그러나 막상 BJ대마도사의 이런 행보에 대해서 왜? 라는 의문을 던지는 이들은 없었다.

    ‘뭐, BJ대마도사이니까, 쉽게 갈 리는 없겠지.’

    ‘그래, 여기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지.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어떤 의미에서는 이게 BJ대마도사다운 모습이었으니까.

    세상이 열광하는 그 BJ대마도사다운 모습!

    ‘역시 BJ대마도사는 놓치지 않았군.’

    물론 박영준은 직원들보다 좀 더 깊게 생각했다.

    ‘이번 던전의 비교 대상은 어비스 길드다.’

    이지스의 신전은 어비스 길드가 발견하고 최초로 공략했던 던전이었다.

    더욱이 지금 와서 알게 된 거지만 어비스 길드는 그냥 공략하게 아니라 강제로 공략한 것이었다.

    본래는 비밀 통로를 통해 편하게 공략했을 던전을 1박 2일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힘으로 부순 것.

    쉽게 말하면 공략법을 무시하고 깬 셈이었다.

    ‘그리고 그 어비스 길드는 이지스의 신전을 강제로 깼고.’

    갓워즈의 세계에서는 그게 훨씬 더 가치 있고, 위엄 있는 공략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대로 BJ대마도사가 이지스의 신전을 무난히 공략한다면 어떻게 될까?

    역시 BJ대마도사가 날아다딘다고 해도 어비스 길드에는 안 되는구나, 라는 평가가 나올 터.

    ‘이번 던전에 도전할 기회는 한 번뿐.’

    그리고 그 평가를 다시 뒤집을 기회는 이제 영영 오지 않았다.

    그런 만큼 여기서 어비스 길드를 뛰어넘거나 최소한 동등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

    즉, BJ대마도사의 이번 선택은 박영준이 보기에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래, 이제 어비스 길드와 전쟁을 준비해야지.’

    갓워즈 최강의 무리와 라이벌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

    그 사실에 이른 박영준의 온몸에는 소름이 돋았다.

    이제까지 감히 그 누구도 그러한 의지를 드러내기는커녕 품어본 적도 없었는데, 그것을 BJ대마도사는 망설임 없이 기꺼이 드러냈으니까.

    ‘쉽진 않겠지만.’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이번 BJ대마도사의 선택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선택이었다.

    보통은 라이징 스타 채널에서 그러지 말고 쉽게 가시죠, 라고 설득을 해야 할 정도.

    실제로 직원들도 거듭 눈빛을 보냈다.

    사장님이 한 번 말려주시죠, 이야기라도 해보시죠, 저희들도 방송 제작하면서 웃고 떠들고 싶어요, 라는 눈빛을.

    그러나 박영준은 나서지 않았다.

    ‘BJ대마도사는 해낼 거야, 평범한 각오로 내린 선택이 아니니까.’

    BJ대마도사의 이 선택이 그저 돌발적인 선택이 아니라 엄청난 각오 끝에 나온 선택임을 알았기에.

    4.

    ‘아, 그냥 일단 지르긴 했는데…….'

    그냥 잡겠다!

    그 선언 이후 미다스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다름 아니라 후회라는 두 글자였다.

    그리고 그 후회라는 두 글자는 제단 위로 올라가는 계단, 그 계단의 시작에 꼿꼿하게 서 있는 고대 그리스 전사 형태의 청동 동상을 보는 순간 더 짙어졌다.

    [이지스의 수호자]

    !이지스의 방패를 공격한 자를 최우선 타깃으로 삼는다.

    !이지스의 방패로부터 ‘이지스의 가호’ 효과 발동

    !이지스의 가호가 발동하는 동안 물리 및 마법 방어력 498퍼센트 증가

    ‘어우, 498퍼센트라니…….'

    보는 순간 현기증이 나는 이지스의 가호 효과에 미다스가 속으로 한숨을 맴돌았다.

    거기까지였다.

    ‘뱉으면 지켜야지.’

    이미 모두 앞에서 당당하게 공략법 무시하고 가겠다고 질렀는데 이제와서 못 하겠다고, 봐주지 않을래요? 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

    또한 해야 할 이유도 있었다.

    ‘이지스의 방패 스킬도 얻어야 하고.’

    딱 봐도 범상치 않은 스킬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그저 힘들다고 저버릴 순 없는 일 아닌가?

    ‘생각하자.’

    때문에 미다스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할 건 다름 아니라 방패를 부수지 않고 수호자를 잡는 방법뿐이었다.

    ‘일단 딜링은 죽어라 해야겠고.’

    확실한 건 준비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긴 장기전 그리고 데미지 딜링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그만큼 탱커의 부담감이 높아진다는 의미.

    ‘어그로 관리는 간단해.’

    그나마 다행인 점은 수호자의 어그로는 방패를 공격한 대상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것이었다.

    물론 방패를 부수고자 하는 입장에서 이보다 골치 아픈 일은 없었다.

    어그로 관리 자체가 안 된다는 의미였으니까.

    ‘가만.’

    그때 미다스는 떠올렸다.

    ‘어차피 방패 부술 일도 없으니까 그냥 방패 처음 때린 놈이 독박 쓰면 되는 거 아닌가?’

    지금 자신이 마주하고자 하는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복잡할 건 없다는 것을.

    ‘그럼 독박은…….'

    더불어 이 순간 시청자들이 가장 재미있어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그 생각에 이르렀을 때 미다스가 움직였다.

    “자, 그럼 이제 슬슬 준비하죠.”

    말과 함께 미다스가 소리쳤다.

    “정령 기사 소환 앤 블레이즈 골렘 소환 앤 불의 중급 정령 소환.”

    미다스의 3연속 소환 캐스팅에 곧바로 채팅창이 아수라장이 됐다.

    - 또 소환해?

    - BJ대마도사, 딜링 좀 해, 딜 좀! 너도 원딜이야, 원딜!

    BJ대마도사가 트윈 헤드 오우거 사냥 때처럼 이번에도 골렘과 정령들의 도움으로 편하게 꿀 빠는 레이드를 하리라 생각된 탓이었다.

    “정령 기사 소환.”

    그러한 시청자들의 푸념 속에서 미다스가 두 번째 정령 기사를 소환했고, 그 모습에 시청자들이 혀를 내둘렀다.

    - BJ대소환사의 라이브 방송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BJ대마도사팬 다 죽게 생겼다, 이놈들아!

    그 순간 미다스가 소리쳤다.

    “파이어볼.”

    미다스의 파이어볼 캐스팅에 채팅창에서 푸념이 사라졌다.

    - 어? 마법이네?

    - 마법이야?

    - BJ대마도사가 마법을 캐스팅했어?

    푸념 대신 차오른 놀람 속에서 캐스팅을 마친 미다스가 바로 손에 든 파이어볼을 제단 위 이지스의 방패를 향해 던졌다.

    퍼엉!

    그리고 들리는 강렬한 폭발 소리.

    핑!

    그 소리와 함께 이제까지 잠자코 있던 수호자의 청동으로 된 두 눈에 새하얀 안광이 깃들었다.

    그리고는 그 하얀 안광이 그대로 화살처럼 날아와 미다스에 꽂힘과 동시에 알림이 들렸다.

    [신전의 수호자가 당신을 주시합니다.]

    그 알림 속에서 미다스가 수호자의 눈빛을 외면하기는커녕 더 강렬하게 노려보며 말했다.

    “오늘 탱킹은 제가 합니다.”

    말과 함께 미다스가 수호자를 팔을 내밀고는 제 쪽으로 손가락을 까닥였다.

    와라!

    그 제스처에 수호자가 곧바로 미다스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전투가 시작됐다.

    5.

    - BJ대마도사? 괴물이지.

    BJ대마도사가 말도 안 되는 괴물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이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 죽일 수 없는 괴물.

    개중에서도 많은 이들, 특히 갓워즈의 랭커들이 높게 평가하는 건 BJ대마도사의 탱킹 능력이었다.

    - BJ대마도사의 화력은 충분히 머릿수로 채울 수 있어. 하지만 그 화력과 함께 막강한 탱킹 능력을 가진 경우는 없지. 이제까지 그 어떤 마법사도. 그래서 BJ대마도사가 말도 안 되는 짓을 할 수 있는 거야.

    그 탱킹 능력이 BJ대마도사가 보여준 말도 안 되는 전투를 가능케 해준다는 것.

    - 단순히 탱킹에 필요한 템이 좋거나 능력치가 좋아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야. 넓은 시야, 빠른 정보 습득 능력, 더 빠른 분석 능력 그리고 몬스터의 패턴 파악 능력과 예측 능력, 사건 처리 능력, BJ대마도사가 원거리 딜링에서 보여주는 장기들은 탱커일 때도 매우 유효하거든.

    더욱이 BJ대마도사의 탱킹 능력은 그저 단순히 템과 스탯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그 이상의 요소가 아우러져서 나오는 것이었다.

    그러한 세간의 드높은 평가에 BJ대마도사가 기꺼이 그 평가가 옳았음을 보여줬다.

    - 그러니까 저런 게 가능한 거야. 저런 말도 안 되는 보스 몬스터를 상대로 10분 넘게 제대로 탱킹을 하는 건.

    다른 무엇도 아닌 이지스의 신전의 수호자를 상대로.

    - 뭐,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만.

    더욱이 미다스는 그냥 버티는 게 아니었다.

    ‘후우.’

    매우 빠르고 날렵하며 동시에 자신만을 노리고 들어오는 수호자를 상대로 미다스는 무작정 계획 없이 도망치지 않았다.

    “주인님, 제가 금방 끝장을 내겠습니다!”

    “불의 심판이 있을지어다!”

    실시간으로 주변의 동료들의 위치를 파악한 후에 그들이 있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여기서 왼쪽으로 움직이면.......'

    그러면서 유도했다.

    ‘놈의 옆구리를 럭키가 칠 수 있지.’

    동료들이 더 공격하기 쉽도록.

    그렇게 미다스가 준 기회를 럭키가 흔들림 없이 제대로 노렸다.

    주인을 쫓는데 혈안이 된 수호자, 그 청동으로 만들어진 수호자의 오른쪽 측면을 정면으로 가격했다.

    오우거의 이빨검을 앞세운 채로.

    쾅!

    그 공격에 수호자의 몸이 자신의 왼편으로 날아갔고, 이내 바닥을 두 바퀴 굴렀다.

    교통사고를 떠올리게 하는 강렬한 충격!

    허나, 수호자는 그 강력한 충돌을 당했음에도 잽싸게 자리에서 일어나고는 미다스를 바라봤다.

    끝까지 간다!

    그 의지를 드러냈다.

    “불의 심판이 있을지어다!”

    그 순간 정령 기사가 미다스를 향해 달려가려던 수호자의 머리 위를 자신이 손에 든 불꽃으로 만들어진 검으로 내리쳤다.

    콰앙!

    그게 끝이 아니었다.

    퍼엉!

    기다렸다는 듯이 불의 중급 정령들이 제 몸을 뜯어 만든 불덩이를 내던졌고, 연달아 폭발음이 들렸다.

    - 끔찍하네.

    보는 이들조차 소름이 돋을 광경.

    푸홧!

    그 퍼부어지는 불의 공세 속에서 수호자가 이내 튀어나왔다.

    그러한 수호자의 청동으로 된 몸에는 티끌의 그을림조차 보이지 않고 있었다.

    데미지가 거의 없었다는 의미.

    - 끔찍하네.

    그 사실에 시청자들이 다시 한 번 더 소름이 돋았고, 그 느낀 바를 채팅으로 토해냈다.

    - 10분 내내 탱킹하는 BJ대마도사도 끔찍하지만, 그거 맞고 멀쩡한 수호자도 끔찍하네.

    여러모로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전투.

    물론 이 전투의 양상에 대한 세간의 의견은 똑같았다.

    - 그런데 이러면 BJ대마도사 쪽이 불리한데?

    미다스에게 유리할 게 없다!

    당연했다

    미다스의 경우에는 정령 기사나 중급 정령들 그리고 골렘을 유지하는데 마력이 소모됐으며, 그 마력은 무한한 게 아니었다.

    - 어쨌거나 공격도 허용하고.

    또한 제아무리 미다스가 잘 피한다고 해도 수호자에게 공격을 허용할 때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필요할 때면 제 몸을 방패 삼아 공격을 막아내고 시간을 버는 것 역시 탱커의 역할이었다.

    심지어 수호자는 오로지 미다스만을 악착같이 쫓는 상황!

    - 무엇보다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잖아?

    - HP상태를 모르고 탱킹하는 건 골인지점 모른 채 마라톤 하는 거랑 같지.

    결정적으로 미다스가 처한 상황은 탱커들이 가장 끔찍해 마지않은 상황이었다.

    물론 그게 미다스가 기꺼이 탱커를 자처한 이유였다.

    ‘HP는 분명 깎이고 있다.’

    그의 눈에는 수호자의 HP상태가 너무나도 잘 보이고 있었으니까.

    ‘이 페이스대로 가면 1시간이면 잡는다.’

    언제쯤 이 지리멸렬한 싸움이 끝나는지도 이미 계산을 마친 상태.

    - 오래 가긴 할 듯.

    - 일단 치킨부터 시키고 와야겠어.

    - 장기전 갈 거 같으니 담배나 한 대 피우고 옵니다.

    그리고 그러한 장기전이 되어봤자 좋을 게 없다는 것 역시 이미 계산을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1시간 내내 이렇게 잡을 순 없지.’

    그에 따른 대비책도 이미 준비해두었다.

    “이제 패턴 좀 익숙해졌으니까, 좀 더 제대로 한 번 딜링 들어가 보겠습니다.”

    도망치던 미다스가 그 멘트와 함께 마법 하나를 캐스팅했다.

    “인페르노.”

    꺼낸 마법은 다름 아닌 인페르노!

    - 아! 인페르노의 저주가 있었지!

    상대방의 마법 방어력을 감소시키는 인페르노의 저주를 걸 수 있는 그 마법의 등장에 시청자들이 반색했다.

    - 가만, 럭키하고 골드나 실버는 물리 공격이잖아?

    - 정령들은 마법임!

    최소한 그 효과를 이용하면 정령들의 공격 데미지는 지금보다 훨씬 더 달라붙을 게 분명한 일.

    [캐스팅이 완료되었습니다.]

    그렇게 새로이 꺼내든 인페르노 마법 캐스팅이 끝나는 순간 미다스는 바로 인페르노의 악마를 소환했다.

    푸후후!

    등장한 인페르노의 악마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미다스를 쫓던 수호자의 몸에 불길을 붙였다.

    “주인님의 그림자도 못 밟게 하겠다!”

    그리고 불길이 잦아드는 순간 전력으로 달려온 골드가 그대로 수호자를 몸통박치기로 날렸다.

    콰앙!

    그 공격에 수호자의 몸이 공처럼 대지를 두 번 튕겼다.

    “네놈!”

    그렇게 튕겨나간 수호자가 다시 자세를 잡았을 때 다시 한 번 더 골드가 몸통박치기를 날렸다.

    콰앙!

    거듭된 공격에 수호자가 다시 한 번 더 날아갔다.

    쿵!

    - 블레이즈 골렘 쪽이다!

    다름 아닌 블레이즈 골렘이 있는 곳으로.

    골드가 의도한 바였고, 블레이즈 골렘 입장에서는 기다리던 바였다.

    당연히 블레이즈 골렘은 망설임 없이 자신 앞에 날아온 수호자의 몸뚱이 위로 자신의 거대한 팔을 내리쳤다.

    콰광!

    지진과도 같은 굉음이 터졌다.

    퍼엉!

    그 굉음의 뒤를 이어 불의 중급 정령들이 불덩이들이 강력한 폭음을 만들었다.

    이윽고 소란이 잦아들기 시작했을 때 시청자들은 다시 한 번 더 기대감을 품었다.

    - 이번에는 통했나?

    - 최소한 데미지 받은 흔적은 남았겠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공세에 시청자들이 다시 기대감을 품었다.

    [수호자가 당신을 주시합니다.]

    이윽고 수호자가 미다스를 쫓기 위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한 수호자의 청동으로 된 몸뚱이 어디에도 치열한 전투의 흔적 따윈 보이지 않았다.

    - 아.

    절로 터지는 탄식과 허탈감, 그러한 상황 속에서 움직인 건 다름 아니라 럭키였다.

    앞서 거듭했던 공격이 아무런 성과도 보이지 못했음에도 달리는 럭키의 몸에 망설임은 없었다.

    도리어 이빨을 드러낸 채 크르르, 늑대일 때와는 여러모로 다르지만 짐승의 울음소리를 나지막이 내뱉는 럭키의 몸에서는 각오만이 보였다.

    세상이 끝날 때까지 싸우겠다는 각오.

    - 럭키님!

    - 그래, 이제 믿을 건 럭키뿐이야!

    그러한 각오에 시청자들이 다시 한 번 더 기대감을 품는 순간, 그 순간이었다.

    [인랑 모드가 해제됩니다.]

    갑작스러운 알림과 함께 인랑 모드인 채로 달리던 럭키의 몸이 커지고, 털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아이템 착용이 해제됩니다.]

    동시에 럭키가 차고 있던 아이템들이 팝콘처럼 튀어 오르며 사방에 흩뿌려졌다.

    크-왕!

    이윽고 완연한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럭키가 그대로 수호자의 몸에 몸통박치기를 날렸다.

    분명 그 공격은 위력적이었다.

    쾅!

    수호자를 밀어낼 정도.

    그러나 조금 전 수호자를 나뒹굴게 만들었던 때와는 다르게 그저 수호자를 비틀거리게 할 뿐이었다.

    - 인랑 모드 끝났다!

    - 왜 하필 여기서!

    그 광경에 시청자들이 절규를 토해냈다.

    가장 믿음직하던 럭키가 그리고 오늘 그 누구보다 주목을 받던 주인공이 무대를 내려오는 순간이기에 마땅히 나오는 절규.

    - 됐어, 이제 포기하자. 포기하면 편해.

    - 우린 안 될 거야.

    - 그냥 방패 깨고 잡읍시다!

    그 절규 속에서 시청자들 대부분은 이제 할 만큼 했다, 공략법대로 가자는 의견을 표했다.

    너무나도 타당해서 반박 따윈 불가능한 의견들.

    “이런, 럭키가 돌아갔네요.”

    그 사실에 미다스가 멘트를 날렸다.

    “그럼 별수 없네요, 오늘 럭키에게 독무대 만들어주려고 일부러 엑스트라를 자처했는데……."

    그 발언에 모두가 의문을 표하는 사이.

    “결국 제가 나서 끝내야겠네요.”

    ‘자, 그럼 주인공으로 다시 돌아올 때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수호자를 향해 미다스가 준비했던 진짜 히든 카드를 꺼냈다.

    “헬 파이어.”

    ‘이 마법 앞에서는 방어력이 몇 배가 오르건 상관없지.’

    모든 방어력을 무시하는 마법, 헬파이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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