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321화 (321/485)

321화.  < 100화. BJ엑스트라 (3). >

6.

- BJ대마도사 다음 방송 일정 공개됐다!

- 3일 후에 라이브 방송이래!

드디어 라이징 스타 채널에 뜬 이벤트 공지.

- 그래서 내용은?

- 내용, 내용을 보자!

그 공지가 나오는 순간 세상의 궁금증은 오로지 단 하나, 그 이벤트의 크기였다.

과연 정말 그들의 기대감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의문에 BJ대마도사는 기꺼이 대답했다.

- 이지스의 신전 공략 라이브?

- 에이, 설마! 이걸 라이브로 한다고?

- 이지스의 오브 얻으러 가는 거 실시간 공개하는 모양인데?

당신들이 예상했던 것, 그 이상의 빅이벤트를 준비해왔다고.

- 역시 BJ대마도사, 레베루가 다르죠? 레베루가.

- 설마 BJ대마도사팬 가입 아직도 안 한 흑우 없제?

- BJ대마도사가 별거 아니라고 했던 놈들은 당연히 이 개꿀 라이브 방송 안 보시겠죠?

그만큼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방송이었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공개 이상으로 파급효과가 큰 방송이었다.

- 그런데 이런 식으로 공개하고 나면 이제부터 다들 이지스의 오브 하나씩 들고 시작하는 거 아니야?

ㄴ 다는 아니겠지. 일단 순번은 정할 테니까.

ㄴ 대기 순번 토나오겠네.

ㄴ 분명한 건 이지스의 오브를 가진 길드와 가지지 못한 길드 차이가 크다는 거야.

ㄴ 아무렴, 평범한 힐 스킬도 광역 스킬로 만들어주는데.

ㄴ 그래도 결국 1티어급 길드들 아니면 엄두도 못 내잖아? 우리하고는 상관없지 않음?

ㄴ 그래, 그러니까 그 1티어급 길드들 서열이 바뀌는 거지. 가진 길드랑 못 가진 길드가 나뉠 거야.

이번 라이브 방송의 공개가 끝나는 순간 1티어급 길드들이 앞다투어 이지스의 오브 확보에 나설 테고, 그로 인해 얻은 자와 얻지 못한 사이의 크나큰 차이가 생길 터.

- 그러네? 그럼 1티어급 길드들이 서로 먼저 가지려고 지지고 볶고 장난 아니겠는데?

- 지지고 볶는 정도가 아니라 길드전 나오겠지. 순번을 그냥 가위바위보로 정할 리는 없잖아?

그 차이를 앞두고 1티어급 길드들이 순순히 합의하리란 생각은 그 누구도 하지 않았다.

그 때문이었다.

“이건 최근 제가 아주 비밀리에 듣게 된 소문인데요, BJ대마도사가 일부러 1티어급 길드들 사이를 갈라지게 하려고 이번 라이브 방송을 기획한 거래요.”

그와 관련해서 다양한 종류의 음모론이 생기는 건.

“이간질을 한다?”

“예."

“왜?”

지금 이혁주 역시 루머를 퍼뜨리는 이들 중 한 명이었다.

“왜긴요, 앞으로 BJ대마도사가 하얀숲 졸업하면 300레벨 사냥터잖아요? 1티어급 길드들 1군 애들하고 부딪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1티어급 길드 애들 사이가 좋으면 BJ대마도사를 어떻게 하겠어요.”

“왕따시키겠지.”

“하지만 지금은요? 다들 BJ대마도사한테 공략법이라도 물어보려고 하지 않겠어요?”

“아!”

그가 내뱉은 그럴싸한 루머에 듣고 있던 모든 손님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BJ대마도사가 한순간에 1티어급 길드들의 세력을 흔드는 파괴자가 되는 순간.

당사자인 정현우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순간이었다.

“혁주야.”

“아, 현우 형. 캡슐 세팅은 좀 나중에 해드릴게요.”

그런 정현우가 이내 이혁주를 불렀고, 이내 이혁주에게 손에 든 음료수 한 캔을 건네주며 말했다.

“떠드는 건 좋은데 목은 좀 축이면서 말해라. 응?”

“어?”

그 사실에 이혁주를 포함한 모두가 놀랐다.

‘현우가 혁주에게 음료수를?’

‘자기 돈으로 사서?’

그사이 정현우가 제가 준 음료수를 받아든 이혁주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파이팅.”

그 짤막한 외침을 내지르는 정현우의 입가에는 짙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럴 만했다.

‘라이브 방송 허락받은 것도 끝내주는데.’

당장 미다스 입장에서는 어비스 길드에서 이 엄청난 빅 이벤트를 허락해준 것만으로도 기뻐 미칠 일.

‘광고료로 선더스톰이라니.’

심지어 그 라이브 방송 광고로 이미 일찌감치 엄청난 스킬 카드 하나가 붙은 상태였다.

이미 어마어마한 이익이 보장된 상황.

‘럭키 데뷔전으로 이만한 것도 없지.’

마지막으로 이 어마어마한 무대에서 활약을 위한 모든 준비도 끝난 상태였다.

그런데 기분이 좋지 않다면 그게 이상한 일.

그런 정현우에게 지금 이혁주의 루머 따위는 가슴에 자그마한 간지럼조차 주지 못할 따름이었다.

오히려 이렇게 떠벌려주는 게 감사할 지경.

“혁주야, 이야기하는데 미안한데 그거 좀 마셨으면 나 캡슐 좀 세팅해주지 않을래?”

그렇게 실실 웃는 정현우의 모습에 이혁주는 생각했다.

‘현우 형, 미쳤구나.’

정현우가 결국 분노하다 못해 실성했음을.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섭다, 무서워.’

‘현우, 빡쳤구나.’

정현우가 결국 이성을 잃고, 평소 하지 않던 짓을 한다고 생각했다.

“바, 바로 해드릴게요.”

그 사실에 이혁주가 기겁하며 잽싸게 캡슐을 세팅하러 갔고, 그 모습을 미다스가 흐뭇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 눈빛을 품은 채 준비했다.

‘준비는 완벽하다, 남은 건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 뿐.’

자신이 해야 할 것을.

‘최선을 다해 엑스트라가 되자.’

7.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세상에 공개된 적 없었던 이지스의 신전 공략 라이브 방송.

- 드디어 시작이다.

- 오늘 맞지?

그 방송이 예고된 날짜가 됐을 때 사람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하늘 높이 찔렀다.

- 오늘 BJ대마도사의 전설이 시작된다!

- BJ대마도사님이 진짜 솔로 플레이가 뭔지 보여주실 거다.

- 난 이미 BJ대마도사님팬으로 닉네임도 바꿈.

- 아직도 설마 BJ럭키 믿는 흑우 없지?

그 기대감이 너무나도 거대해서 당사자 입장에서는 겁에 질릴 만큼.

- 어? 방송 열렸다!

- 진짜? 구라 아니야?

그런 상황 속에서 BJ대마도사가 택한 방법은 평소보다 일찍 방송을 하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였다.

- 아직 예고된 시간까지 10분이나 남았는데?

- 벌써? 방송 사고인가?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영화로 따지면 광고가 나오리라 생각한 시점에 배우가 스크린에 등장한 격이었다.

“안녕하세요, BJ대마도사입니다. 아! 이건 방송 사고가 아닙니다.”

사고는 아니었다.

“그냥 이런 끝내주는 이벤트 앞두고 초반에 설명으로 시간 빼는 게 예의는 아닌 것 같아서 말이죠. 그리고 이래저래 설명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서 이렇게 일찍 방송을 켰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팬서비스, 그 서비스에 당연히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 역시 우리 형이야, 뭘 원하는 지 안다니까!

- 형이라고 하지 말고 수장님이라고 하시죠?

- 오늘도 수장님의 이 은혜에 눈물부터 흘리고 갑니다.

격하게.

더 놀라운 건 10분 일찍 방송이 열렸음에도 벌써 6천만 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라포 님이 10,21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라포 : 뭘 좀 아네. 그래, 방송은 이렇게 해야지.]

[구스타프 님이 10,211달러를 후원했습니다.]

[구스타프 : 설명이 오래 필요하긴 하겠지. 던전이 던전인 만큼.]

[사사키 코지로 님이 10,212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사사키 코지로 : 아무렴 혼자서 깨는 거라면 다른 길드들보다 곱절이 걸려도 이상할 건 없으니까.]

이미 큰손마저도 자리를 잡고 있는 상태.

그뿐만이 아니었다.

[스카프 길드가 10,00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스네이크 길드가 10,00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마조네스 길드가 10,00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1티어급 유명 길드들이 후원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BJ대마도사22호팬 님이 10,00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 어? 22호팬이면?

- 아시오! 빅팬 아시오!

심지어 아시오마저 등장하는 순간.

사실상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에 관심을 있는 이들은 전부 채팅창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 와, 오늘은 후원자들 수준이 다르네.

- 다르겠지. 이지스의 오브를 얻을 수 있는 던전이잖아?

그만큼 오늘 라이브 방송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그 파급 효과가 남다르다는 의미.

1티어급 길드들이 저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미리 일찌감치 BJ대마도사와 얼굴이라도 마주쳐서 다음 거래 때 유용하게 써먹겠다는 것.

‘미안합니다.’

물론 안타깝게도 미다스는 그런 그들의 의견을 들어줄 생각도, 방법도 없었다.

“아, 일단 한 가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오늘 이지스의 던전 공략은 정석 루트와 다릅니다.”

‘내가 하려는 방식이 좀 다르거든요.’

그러한 발언에 곧바로 채팅창의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 다르다니?

- 뭔가 버그라도 발견한 건가?

그 반응 속에서 미다스가 말을 이어갔다.

“본래 이지스의 오브는 이지스의 신전을 공략하면 얻게 되는 보상 아이템이었습니다. 더불어 이지스의 신전은 평균 공략 시간이 12시간, 1박 2일짜리 던전이죠.”

그때 미다스가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땅 아래로 들어가는 광산의 입구 비슷한 것이 하나 보였다.

“하지만 제 경우에는 다릅니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도중에 이지스의 신전으로 들어가는 비밀 통로를 발견하게 됐죠. 정확한 것은 파악해야겠지만, 공략 타임은 약 2시간 안팎이 될 듯합니다.”

그제야 비로소 시청자들이 상황을 이해했고 이내 경악했다.

- 꿀이네?

- 꿀빤다는 거네?

- 개꿀이란 거지?

정리하면 BJ대마도사가 아주 쉽게 이지스의 신전을 공략한다는 의미였으니까.

그 발언에 미다스가 말했다.

“에이, 꿀빠는 건 아니죠. 도중에 들어간다는 거지, 몬스터가 약해지는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원래 던전이란 게 끝에 갈수록 어렵잖아요? 달리 말하면 그 어려운 놈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거죠.”

그럴싸한 말.

물론 표현처럼 그럴싸할 뿐이었다.

- 응, 개소리.

- 어디서 럭키 짖는 소리가 나네.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른 길드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쉽게 공략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으니까.

- 그보다 이런 식이면 오늘 공략 방송은 다른 길드들이 봐도 무의미하다는 거네?

- 좋다만 거지.

- 후원금 반납 가나요?

달리 말하면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었던 1티어급 길드 입장에서는 김칫국만 마신 셈.

그러나 그 사실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은 없었다.

“자, 그럼 오늘 던전 공략에 앞서서 준비한 것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오프닝 멘트를 마친 미다스가 본론으로 돌입했으니까.

- 드디어 본무대다!

- 그래 이걸 보고 싶었어!

애초에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건 그저 단순히 이지스의 신전을 공략하는 게 아니었다.

BJ대마도사가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주면서 이지스의 신전을 유린하는 것이었지.

그러한 모두의 생각에 미다스가 대답에 앞서 스킬 카드 하나를 그대로 꺼냈다.

“여기 선더스톰 스킬 카드가 있습니다.”

- 선더스톰?

- 진짜?

놀라는 시청자들의 반응, 그 반응 앞에서 미다스가 선더스톰 스킬 카드를 바닥에 내려놓은 후에 곧바로 인벤토리에서 무언가를 하나 더 꺼냈다.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작은 병 안이 붉은빛 감도는 액체로 가득 차 있었다.

- 헉! 저거 오우거의 피눈물이다!

- 개당 1천 골드짜리!

값비싼 소모 아이템, 오우거의 물약.

그러한 오우거의 물약이 무려 일곱 병이나 그 자리에서 등장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미다스가 포션들이나 버프 아이템들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 맙소사, 개당 5백 골드 넘는 포션들이잖아!

- 죄다 값비싼 것들뿐이네.

- 이게 다 얼마야?

- 벤츠 E클래스 한 대는 살 듯?

다 합치면 정말 차 한 대는 가볍게 살 수 있을 정도.

특히 마력회복 포션의 양이 엄청났다.

“아무래도 우리 애들 유지하려면 시간당 이 정도 포션은 써야 할 것 같더군요.”

더 놀라운 건 이 어마어마한 것을 한 시간에 다 써버린다는 BJ대마도사의 발언이었다.

- 맙소사.

- 아즈모도 이 정도는 아닐 듯.

그 발언에 시청자들이 혀를 내둘렀다.

[아즈모 님이 10,213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오늘은 그냥 조용히 지켜보려고 했는데 안 되겠네.]

[아즈모 님이 10,214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나보다 더한 것 같다고? 진짜 돈 쓰는 게 뭔지 한 번 제대로 보여줄까?]

그 순간 튀어나오는 아즈모의 발언에 미다스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렇게 준비한 것들이 의미 없게 됐습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말.

“이분 앞에서는 저도 엑스트라가 될 수밖에 없거든요.”

이어진 말에 의문은 더 커졌다.

- 엑스트라?

- 누구 또 있나?

- 아니, 있다고 쳐도 BJ대마도사를 엑스트라로 만드는 존재가 있기는 한 거야?

- BJ대마도사를 엑스트라로 만든다고? 이거 완전히 BJ대마도사 여친 생기는 소리잖아?

그 의문 속에서 미다스가 소리쳤다.

“소개합니다.”

말과 함께 미다스가 손을 뻗었고 카메라가 자연스레 그곳을 비추었다.

그렇게 비춘 곳에는 마치 늑대의 털과 같은 풍성한 은빛 머리칼을 가진 미남자 한 명이 서 있었다.

너무나도 아름답게 생겨서 감히 플레이어라는 생각이 들 수 없을 정도.

- 어? 누구지?

- 이거 실제 인물 맞음?

- 응? 잠깐, 이거 느낌이?

때문에 그 현실감 없는 외모에 시청자들 대부분은 도리어 그가 누구인지 바로 예상할 수 있었고, 그 예상을 미다스가 확신으로 바꿔줬다.

“인랑 모드 럭키입니다!”

럭키, 그의 새로운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

그 순간 채팅창이 폭발했다.

- 맙소사. 우리 럭키님이!

- 럭키님이 드디어 사람이 되셨다!

-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 역시 럭키님이 대세지. 야! 다들 닉네임 바꿔!

- 잠시뿐이지만 못 생긴 BJ대마도사 빨아서 죄송합니다. 다시는 BJ럭키님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 설마 BJ대마도사 같은 거 팬하는 이상한 애 없지?

당장 채팅이 폭발하는 건 물론 후원도 남달랐다.

[BJ럭키999999호팬님이 5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다시돌아온럭키팬 님이 10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BJ대마도사꺼져 님이 100유로를 후원했습니다.]

[이제누가짐승이지 님이 100파운드를 후원했습니다.]

격렬한 반응.

허나,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럭키가 인랑이 됐을 때 가지는 파괴력을 알고 있는 이들의 반응은 달랐다.

[라포 님이 10,215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라포 : 인랑 모드면 능력치 그대로 승계에다가, 플레이어가 가진 모든 아이템 착용 가능한데, 아니 그보다 이거 사기 아님? 신수한테 이렇게 퍼줘도 게임이 되는 건가?]

[구스타프 님이 10,216달러를 후원했습니다.]

[구스타프 : 그리고 주인은 갓워즈에서 그 누구도 얻지 못한 아이템마저 얻은 BJ대마도사. 게임 참 더럽네, 더러워.]

[사사키 코지로 님이 10,217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사사키 코지로 : 드디어 한 번 1대1로 싸워볼 만한 상대가 나왔군.]

그러한 관심 속에서 미다스가 신전을 향해 몸을 돌리며 말했다.

“그럼 이제 엑스트라는 빠지겠습니다, 다들 BJ럭키님의 활약을 즐겨주세요.”

8.

- 이제 엑스트라는 빠지겠습니다.

이제 시작된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

“다행이군.”

그 방송을 보던 멀린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뱉었다.

“만약 거기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면 정말 제대로 곤욕을 치를 뻔했어.”

그런 멀린의 머릿속으로 만약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 제안을 거부했을 때의 상황이 떠올랐다.

“어차피 강행했을 테니까.”

정말 그리됐다면 필시 BJ대마도사는 라이브 방송을 그냥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럴 권한이 그에게 있었다.

그의 루트나 공략법은 어비스 길드의 것과 전혀 달랐고, 그렇다는 건 BJ대마도사만의 오리지널이라는 의미였으니까.

무엇을 하든 명분상 부족할 게 없다는 의미.

동시에 BJ대마도사는 어비스 길드가 허락을 해주지 않았다는 말을 펼치며 어비스 길드를 궁지에 몰아넣었을 것이다.

물론 좋기만 한 건 아니었다.

“그보다 인랑이라니…… 끔찍하군.”

선더스톰까지는 예상했다.

허나, 여기서 럭키의 인랑 모드가 나올 줄이야?

BJ대마도사의 한계가 대폭 올라가는 순간이었고, 그를 잡아야 하는 이들의 부담감 역시 대폭 오르는 순간이었다.

“안 그래?”

그렇게 소감을 마친 멀린이 대답 없는 엠마를 향해 말을 걸었다.

“그렇죠.”

“그런 것치고 표정이 너무 담담해서 말이야.”

“딱히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니까요.”

“그래?”

반문하는 멀린이 이내 표정으로 질문했다.

왜 이게 놀랄 일이 아니라는 건지, 라는 표정으로.

그 물음에 엠마가 담담히 설명했다.

“럭키의 가세는 대단하죠. BJ대마도사의 파티에 사사키 코지로 같은 엄청난 근접 딜러가 추가된 셈이니까요.”

“검객이라니, 좋은 비유로군.”

“그렇죠. 대단한 일이죠. 분명 그는 솔로 플레이라는 수준을 벗어나고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검객 하나가 추가됐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죠.”

“뭔가 준비하고 있나본데, 그냥 그걸 말해주지 않겠어?”

“중원 길드가 길드 세 곳을 인수했어요.”

곧바로 나온 대답.

“스카프 길드, 레드 스네이크 컴퍼니 그리고 청량 길드요.”

이후 언급된 길드 이름을 듣는 순간 멀린이 짧게 감탄을 토해냈다.

“전부 1티어급 길드들이군.”

“예, 아슬아슬하게 1티어급 길드를 유지하고 있는 길드들이죠. 현재 길드 내 최고 레벨 플레이어들이 350레벨을 넘지 못하는 아슬아슬한 길드들. 특히 최근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가 공개되면서 아슬아슬한 길드들 몸값이 많이 내려가고 있고요.”

“그래도 몸값들이 상당할 텐데?”

갓워즈에서 1티어급 길드들은 황금알을 낳는 양계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시대.

그런 시대에서 아무리 저렴하더라도 1티어급 길드들의 몸값은 달러를 기준으로 억소리가 나와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런데 그런 걸 3곳이나 인수한다?

“중원 길드에게는 그리 부담스러운 금액도 아니죠.”

말은 그렇게 했지만 분명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그리고 그 정도는 써야죠.”

그럼에도 엠마가 담담한 표정을 짓는 건 이 게임에 걸린 것의 가치를 알기 때문이었다.

“중원 길드는 물론 우리들도.”

당연히 이제 어비스 길드도 그 가치에 어울리는 대가를 치를 때.

그 각오를 마친 엠마가 화면 속 BJ대마도사를 보며 말했다.

“벼랑 끝 승부를 원했으니, 우리도 같이 맞춰줘야야죠.”

이제 진짜 전쟁이라고.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