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8화. < 99화. 하얀숲 (3). >
8.
마치 뱀처럼 유유히 흐르는 거대한 강물.
솨아아!
그 고요하기 짝이 없는 강물 위로 뗏목 하나가 물살을 일으키며 움직이고 있었다.
솨아아!
그러한 뗏목의 크기는 상당했다.
축구장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크기, 덕분에 50명에 이르는 플레이어들 비롯해 덩치가 어마어마한 사자와 늑대가 탔음에도 뗏목에는 자리가 넘쳐났다.
그렇게 뗏목이 거대할 수 있는 건 뗏목을 구성하는 나무가 상상 이상으로 크고, 굵은 덕분이었다.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뗏목이었다.
크기보다는 그토록 거대한 나무를 뗏목으로 만든다면 필시 환경단체의 격한 반대의 부딪칠 게 뻔했으니까.
뗏목을 타는 입장에서는 현실에서 감히 즐길 수 없는 아주로 특별한 경험인 셈.
하지만 그 경험을 즐기는 이는 없었다.
“다들 정신 집중해!”
“궁수들 주변 탐색하고, 탱커들은 공격 오면 그냥 몸으로 막아! 절대 뗏목에 영향 가지 않게 해!”
“명심해! 뗏목이 무너지면 다 끝이다! 힐러든, 딜러든 뭐든 간에 공격 날아오면 피하지 말고 몸으로 받아! 뗏목이 하얀숲에만 가면 시체도 거기서 리스타트하니까!”
그 뗏목을 향해 시도 때도 없이 그리고 수도 없이 쏟아지는 온갖 몬스터들의 원거리 공격은 여행자에게 결코 한눈을 팔 기회 따윈 주지 않았으니까.
“젠장, 뗏목 너무 큰 거 아니야?”
도리어 뗏목을 지켜야 하는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이 거대하기 짝이 없는 뗏목이 불만스러울 따름이었다.
여러모로 유쾌할 수 없는 무대였다.
“BJ대마도사님이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서포트하는 거다! AAA길드의 명예를 걸고!”
그중에서도 미다스를 가장 유쾌하게 하지 못하게 만드는 건 바로 AAA길드 소속 아시오의 저 목소리였다.
“명심해!”
얌전하게 생긴 외모와 다르게 실전에 들어갔을 때 보여주는 아시오는 호통을 내질렀다.
"예!"
그리고 그 호통 소리에 그와 같이 움직이는 파티원들은 다른 일반 파티와는 비교하는 게 미안할 정도로 짜임새 있고,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그게 아시오의 진짜 능력이었다.
그는 그저 단순히 장거리 공격에 뛰어난 게 아니라 동료들을 지휘하는 능력이 뛰어났으며, 그 능력을 통해 자신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데에 매우 능했다.
특히 먼 사거리를 통해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전황을 지휘하는 지휘력은 그의 날 선 호통 소리에도 단 한 명의 동료들도 불만 어린 표정을 짓지 않을 만큼 뛰어났다.
지금 그의 동료들은 아시오의 지휘 아래에서 지금 이곳, 하얀숲까지 단 한 번의 게임 오버도 경험하지 않고 올 수 있었으니까.
“절대 발목 잡지 마!”
그러한 부분이 바로 아시오의 매력 포인트였다.
얌전해 보이는 얼굴에서 나오는 거친 카리스마에 많은 시청자들이 그의 팬을 자처했다.
그렇게 호통을 내지른 아시오가 이내 고개를 돌려 BJ대마도사를 바라보며 말을 마저 이어갔다.
“BJ대마도사가 원맨쇼할 수 있게 지원하는 거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시오의 입가에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의 미소가 해맑게 걸렸다.
그 미소를 본 미다스도 미소를 지었다.
‘젠장.’
그리고 그 미소 사이로 미다스가 차오르는 쓴맛을 억지로 삼켰다.
‘꼬여도 이렇게 꼬이냐?’
그런 미다스의 머릿속으로 삼십여 분 전의 일이 떠올랐다.
팬서비스를 마치는 순간 미다스는 바로 아시오와 그의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그에게 말했다.
같이 뗏목 한 번 제대로 타지 않겠냐고.
물론 그냥 말하지 않았다.
남들이 보면 그냥 지나가는 사람한테 시비를 걸 듯, 약간 그런 어조를 섞었다.
딱히 관심이 없던 이도 그 말을 듣는 순간 이 새끼가 한 번 해보자고 하네? 라고 생각할 정도로.
당연히 미다스는 아시오가 이 도발을 기꺼이 받아들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아시오의 입에서 정말입니까? 영광입니다! 라는 답이 나오는 순간 모든 게 꼬이기 시작했다.
‘젠장, 내 팬일 줄이야.’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시오는 BJ대마도사와 같이 퀘스트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면서 그가 이번 뗏목 퀘스트에서 최고의 활약을, 원맨쇼를 할 수 있게 전력을 다해 지원을 해주겠다고 했다.
지금 눈앞에 펼쳐진 장면이 그 의지의 결과였다.
“저기! 저기 오크 궁수들과 마법사들이 있습니다!”
“BJ대마도사님, 좌측에 몬스터가 등장했습니다!”
“모두 BJ대마도사님이 활약하는 동안 뗏목에 어떤 공격도 오지 않게 온몸으로 막도록!”
오크 무리가 등장하는 순간 일사불란하게 포지션을 잡은 AAA길드원들이 이내 모두 미다스를 향해 소리쳤다.
“공격하십시오!”
밥상은 우리가 다 차렸으니 이제 마음껏 드십시오!
그 외침에 미다스가 울며 겨자 먹기로 소리쳤다.
“파이어볼 앤 파이어 스피어 앤 대폭발, 사역마 파이어 애로우, 사역마 아이스 애로우.”
‘젠장!’
그리고 시작된 미다스의 포격은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럴 만했다.
자신의 앞에 탱커들이 방패를 세워준 상황에서 자신은 그저 먼 거리에 있는 몬스터를 향해 마법을 퍼부으면 되는 일.
‘왜 이렇게 포지션을 잘 잡아?’
더욱이 탱킹을 하는 탱커들의 자리나 포메이션은 원거리 딜러, 특히 마법사에게 최적화된 상태였다.
몬스터를 공격함에 있어서 조금의 방해도 없이 확실한 시야와 공간을 제공하고 있었다.
‘이렇게 해주는데 못 맞추면 그게 개망신이지.’
어려울 건 없었다.
반대로 그 무엇보다 화려한 일이었다.
‘젠장.’
결과 역시 화려했다.
콰앙!
꾸어!
미다스의 마법이 명중할 때마다 뗏목을 향해 불화살과 마법을 던지던 붉은 피부의 오크들이 비명을 내지르면서 그대로 날아갔다.
“와우! 역시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아시오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곁들였다.
왕!
“그래, 나쁜개. 나도 저 사람 마음에 안 든다.”
그런 아시오의 모습에 이제는 럭키와 골드가 경계심마저 드러낼 지경.
[레드 오크 마법사를 처치했습니다.]
[레드 오크 궁수를 처치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심지어 사냥을 통해 얻는 경험치 역시 미다스가 혼자서 독식하고 있었다.
‘미치겠네.’
이 순간 미다스가 사전에 품었던 계획은 더 이상 원형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산산조각이 나있었다.
“BJ대마도사님, 저기, 이번에는 코볼트 무리가 보입니다!”
그렇게 미다스가 산산조각이 난 계획을 품에 안은 채 하얀숲을 향해 나아갔다.
9.
- 빅 이벤트라고 호언장담할 때 미심쩍었는데 진짜 빅 이벤트 맞네.
- 설마 이런 엄청난 정보를 공개할 줄이야.
- 이거 갑자기 나도 갓워즈 하고 싶어지네.
라이징 스타 채널이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공개했을 때 세상이 받은 충격은 컸다.
개중에서도 갓워즈를 직접 하는 플레이어들이 느끼는 충격은 더 컸다.
- 진짜 이걸 공개한 거라고? 장난이 아니라?
- 이런 금싸라기 같은 정보를 공짜로 공개하다니, 말도 안 돼.
이제까지 갓워즈 플레이어들 입장에서 갓워즈의 고급 정보들은 그들만의 세상, 가진 자들만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자들만을 위한 것들이었다.
평범하거나 그들의 울타리에 들어가지 못한 이들에게는 감히 맛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들.
그런데 지금 그런 가진 자들조차 맛보지 못한 게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공개된 것이었다.
충격, 그 이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일.
때문에 충격에서 끝나지 않았다.
- 솔직히 BJ대마도사를 돈 많은 금수저 새끼가 나대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잘못 생각한 것 같다.
- 나도 그래. 이제 보니까 게임을 즐기는 진심으로 멋진 플레이어였어. 이런 정보를 돈도 안 받고 공개하잖아?
- 정말 게임 빡세게 하려고 일부러 연애 포기했다는 게 BJ대마도사 학계의 정설!
ㄴ 응, 그건 아니야.
BJ대마도사에 대한 세간의 여론이 우호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 지금부터 BJ대마도사 까면 사살!
- BJ대마도사님 그동안 연애도 못한 솔로에다가 평생 게임만 하다가 솔로로 뒈질 거라고 저주 걸던 거 사죄하겠습니다.
- 저도 그동안 BJ대마도사 왜 나와, 럭키 보고 싶은데, 그냥 좀 뒈졌으면, 하면서 후원금 보낸 거 사죄하겠습니다.
좀 과장하면 광신도마저 생길 정도.
그 무렵이었다.
- BJ대마도사가 뗏목 퀘스트 시작했다!
누가 보더라도 BJ대마도사의 활약, 그것도 그냥 활약이 아닌 대활약이 예정된 뗏목 퀘스트 소식이 전달됐다.
- AAA길드 아시오랑 같이 파티했다!
- 즉석에서 바로 제안함!
심지어 혼자가 아니라 롱토스 아시오, 그 유명한 스타 플레이어와 함께 한다는 소식에 여론은 생각했다.
- 둘이 붙는 건가?
- 배틀 가는 거야?
분명 둘이 싸우리라고.
- 그럼 당연히 BJ대마도사를 응원해야지!
- 나 믿을 거야, BJ대마도사 믿을 거야.
그리된다면 BJ대마도사 편에 서겠다고.
그 뒤를 이어서 새로운 속보가 들렸다.
- 싸우는 게 아니라 아시오가 BJ대마도사 원맨쇼 도와줌!
- 아시오가 발표했어! 나는 BJ대마도사의 활약을 위해서라면 주역이 아니더라도 좋다고!
- 고백했다! 아시오가 BJ대마도사 광팬이래! 채팅 아이디가 BJ대마도사22호팬이래!
아시오마저 BJ대마도사의 편에 섰다!
충격적인 소식, 그러한 상황에 방점을 찍은 건 다름 아닌 아시오 본인의 인터뷰였다.
“BJ대마도사의 무대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관람하고, 그의 전설에 미약하나마 도움이 된 것은 내가 갓워즈에서 얻은 경험 중 가장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뗏목 퀘스트를 마치고 하얀숲에 도착한 아시오가 자기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 BJ대마도사에 대한 칭찬으로 1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했다.
“뗏목 위에서요? 끝내줬죠. 쉴 새 없이 엄청난 화력으로 몬스터 애들을 맞추는데, 몬스터가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았습니다. 제가 봤을 때 화력이 더 강해지신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극찬!
- 와, 저 정도로 칭찬하는 건 처음 봄.
ㄴ 에이, 이거 구라 아니야?
ㄴ BJ대마도사가 돈 주고 립서비스 산 거 같은데?
너무나도 극찬이라서 오히려 의심이 들 정도였다.
- 구라 같은 소리하네, BJ대마도사가 그러면 그런 거지!
- 맞아, 롱토스가 설마 구라를 칠까? 돈 없는 양반이 아니잖아!
그러나 이미 BJ대마도사에게 극도로 우호적인 여론은 그러한 의심 여론을 싹조차 트지 못하게 짓밟았다.
- 어느 정도이기에 롱토스가 저렇게 표현하는 걸까?
- 진짜 장난 아닌 모양이네.
- BJ대마도사 없이도 트윈 헤드 오우거를 짓밟았는데 BJ대마도사까지 포함되면 어떻게 될까?
자연스레 BJ대마도사의 전투력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다 못해 여론을 통해 부풀려지기 시작했다.
그 기대감의 정점은 아시오의 마지막 멘트였다.
“장담컨대 하얀숲에서 개미들 상대로 아마 이제까지 그 누구도 보여준 적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실 겁니다. 생각해보십시오. BJ대마도사 없이도 그 무시무시한 트윈 헤드 오우거를 잡았는데, 거기에 이 말도 안 되는 화력을 가진 BJ대마도사, 그분이 더해졌을 때의 광경을. 과연 어떤 몬스터 무리가 그분에게 위협이 될 수 있겠습니까?”
BJ대마도사는 하얀숲에서 그 누구도 보여주지 못하고 해낸 적 없는 것을 해낼 것이다!
- 그래, 한 번 보고 말하자!
- BJ대마도사가 하얀숲에서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고!
이 대목에서 이제는 안티든, 팬이든 모두가 똑같이 BJ대마도사의 하얀숲 플레이를 기대하고, 고대하기 시작했다.
‘아.’
여기까지 미다스가 2시간 동안 뗏목 위에서 지내는 동안 이루어진 일이었다.
‘미치겠다.’
분명 게임에 접속하기 전까지만 해도 어떻게든 자신에게 쏟아지는 기대감을 짓밟으려고, 조금이라도 더 작게 만들려고 했던 노력이 무색하다 못해 무참해질 지경.
무엇보다 지금 미다스의 눈앞에 펼쳐진 새하얀 숲은 그리 쉬운 무대가 아니었다.
‘가득이나 개미굴인데……."
하얀 숲에서 등장하는 몬스터 자이언트 앤트들은 기본 무리 숫자가 천 단위가 넘어가는 녀석들이었다.
많을 때는 정말 만 단위가 넘게 모이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그 어마어마한 숫자가 많은 만큼 개체 하나하나의 공격력이나 방어력은 약한 편이었다.
문제는 그 어떤 게임도 물량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는 것.
‘여긴 후퇴가 기본이라고.’
때문에 하얀숲에서 사냥하는 방식은 히트 앤 런이었다.
자이언트 앤트 무리를 발견하면 일단 딜러들이 광역 마법들로 최대한 숫자를 죽인 후에 괜히 치열하게 싸우지 말고 물러나는 방식, 그 후에 다시 광역 스킬의 쿨타임이 차면 같은 방식으로 치고 빠지는 방식이었다.
‘젠장, 그런데 남다른 퍼포먼스라면…… 튀지 말라는 거잖아?’
그런데 만약 BJ대마도사가 그런 방식의 전투를 보인다면 지금의 기대감은 어떻게 될까?
분명한 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그 옛말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리란 것.
‘어우…….'
사실 이쯤 됐으면 미다스는 딱히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어쩔 수 없다. 여기까지 왔으면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는 수밖에.’
중원 길드 그리고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조금이라도 덜 배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
다행히도 지금 미다스에게는 나름 전력 강화를 할 수 있는 몇 가지 요소들이 있었다.
‘일단 어비스 길드가 준 이지스의 오브부터 획득하고.’
당장 최우선 과제는 이지스의 오브를 획득해서 잭팟에게 주는 것이었다.
‘이지스의 오브만 와도 사실 전력 강화는 차원이 달라지니까.’
단일 버프 스킬을 광역 버프 스킬로 만들어주는 이지스의 오브의 가치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
‘그다음은 용의 알.’
또한 현재 미다스는 용의 알의 힘을 각성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상황이었다.
퀘스트 NPC를 찾아가 보다 정확한 내용을 파악해야 하겠지만 그 역시 메리트가 넘치는 일이었다.
‘레벨업.’
마지막 요소는 바로 미다스 본인의 레벨이었다.
현재 미다스의 레벨은 244레벨, 솔직히 말해서 하얀숲 사냥터에 어울리는 레벨이 아니었다.
달리 말하면 레벨만 올리면 사냥터에서 활약상도 달라진다는 것.
‘250레벨만 되면 썬더스톰이다.’
무엇보다 대마도사 클래스는 250레벨에 썬더스톰이라는 아주 강력한 광역 마법을 배울 수 있었다.
‘아, 이것도 엄청나게 비싼데.’
물론 엄청난 만큼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는 것보다 힘들 지경.
그러나 중요한 건 구하더라도 레벨이 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점이었다.
‘좋아.’
그렇게 우선순위를 정한 미다스가 곧바로 고개를 돌리자, 이내 하얀숲 사이로 붉은빛 기둥 하나가 치솟은 게 보였다.
필시 저곳에 다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NPC 혹은 관련 던전이 존재할 터.
“얘들아, 움직이자.”
그곳을 목적지로 잡은 미다스가 곧바로 자신의 동료들을 불렀다.
“다들 나만 믿어. 아주 그냥 끝장을 내줄 테니까.”
그리고는 이내 제 가슴을 두드리며 어느 때보다 진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실 각오의 표현이었다.
‘결국 내가 잘해야 해. 내가 우리 파티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다. 정신 차리자, 미다스!’
모든 건 자신에게 달렸다는 것.
‘내가 캐리한다.’
그러니 자신이 최고의 활약을 해야 한다는 것.
“알겠지?”
“예, 주인님!”
이어서 나온 미다스의 되물음에 골드가 기다렸다는 듯이 가장 먼저 대답을 했다.
꾸우!
“예, 저도 주인님만 믿고 따르겠습니다.”
이어서 잭팟과 실버도 반응을 했다.
때문에 미다스는 의문을 가졌다.
“럭키야?”
본래대로라면 가장 먼저 반응했을 럭키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는 것.
그렇게 의문을 품은 채 럭키를 바라본 미다스는 그제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아!’
럭키의 머리 위에 뜬 물음표 하나를.
“그래, 믿을 건 우리 갓키님이지.”
미다스가 30초 만에 각오를 바꾸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