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314화 (314/485)

314화.  < 98화. 오우거 군단 (5). >

13.

텔레포트 마법은 마법사와 동행해야 쓸 수 있다, 갓워즈에서 상식과도 같은 일.

- 소환을 했어?

- 어떻게?

그 상식이 무너지는 순간 당연히 채팅창은 아수라장이 됐다.

그러나 혼란을 느끼는 시청자들에게 그 혼란을 정리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

크왕!

“네놈! 주인님을 괴롭힌 죄! 죽음으로 갚아라!”

“갚아라!”

텔레포트를 통해 등장한 럭키와 골드 그리고 실버가 동시에 트윈 헤드 오우거에게 덤벼들었으니까.

- 잠깐 일단 이것부터 보자!

- 다들 게임에 집중하자!

진짜 보고 싶은 광경이 펼쳐지는 순간.

당연히 라이징 스타 채널도 그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그 광경을 송출했다.

크르르!

그렇게 송출된 화면에서 가장 먼저 트윈 헤드 오우거에게 덤벼든 건 실버였다.

트윈 헤드 오우거와 비교해도 덩치가 밀리지 않는 거대 사자 모습인 실버가 그대로 트윈 헤드 오우거를 향해 몸을 날렸다.

“실버, 거대화!”

미다스가 그런 실버의 몸을 거대화로 더 키웠다.

쿵!

쿠웅!

쿠구궁!

실버가 발을 내디딜 때마다 몸집이 커졌고, 대지의 비명소리 역시 커졌다.

이윽고 트윈 헤드 오우거와의 거리가 서로에게 두 걸음 남짓한 거리가 됐을 때 실버의 덩치는 트윈 헤드 오우거를 압도하고 있었다.

그 차이가 트럭과 자동차처럼 보였다.

충돌하면 결과가 뻔히 보이는 차이, 그 차이임에도 둘은 물러서지 않았고 그대로 충돌했다.

실버의 거대한 머리가 그대로 트원 헤드 오우거의 가슴팍에 꽂혔다.

콰광!

땅이 울리고, 대기가 파르르 떨렸다.

놀라운 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었다.

크르르!

거대화 상태인 실버를 상대로 그보다 분명 작은 덩치의 트원 헤드 오우거가 밀리지 않고 힘겨루기를 했다.

오히려 힘겨루기에서 우세한 건 트윈 헤드 오우거 쪽이었다.

크어!

크아!

거친 기합과 함께 트윈 헤드가 제 가슴팍을 짓누르는 실버의 머리를 오른손으로 내리쳤다.

쾅!

생물체가 서로를 때리는 소리가 아니라, 쇳덩이가 성벽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났다.

크흥!

그 강렬한 소리만큼 충격 역시 강렬한 듯 실버의 입에서 짤막한 신음 소리가 나왔다.

그럼에도 실버는 물러서거나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맞고 버티는 게 자신의 본분이었으니까.

“네놈, 내 귀여운 후배를 괴롭히지 마라!”

크-왕!

럭키와 골드가 트원 헤드 오우거의 등 뒤로 이동해서 공격할 때까지 버티는 것이.

“럭키, 전광석화! 골드 광전사!”

그렇게 실버를 돕기 위해 등장한 그 둘에게 미다스가 그대로 기름을 끼얹었고, 전광석화 모드인 럭키의 이빨이 트윈 헤드 오우거의 왼쪽 다리 오금을 물고, 럭키를 밟고 도약한 골드가 손에 쥔 칼이 트윈 헤드 오우거의 등줄기에 꽂혔다.

“죽어라!”

이후 골드가 광기 어린 소리를 내지르며 절벽을 등반하듯 칼을 거듭 찔러가며 트윈 헤드 오우거의 등줄기를 오르기 시작했다.

크어!

크아!

그 공세에 트원 헤드 오우거가 괴성을 내지르며 전력을 다해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크흥!

그 몸부림에 실버가 결국 뒤로 물러났고, 럭키 역시 물러났다.

“네놈! 네놈!”

오직 한 명, 골드만이 로데오를 하는 카우보이처럼 트원 헤드 오우거의 등줄기에 칼을 꽂은 채 버티고 있을 뿐.

- 와우!

그 숨 막히는 광경에 시청자들이 채팅을 잊은 채 그리고 텔레포트에 대한 건 잊은 채 집중했다.

그때였다.

“잭팟, 수호자 모드다!”

미다스의 외침에 허공을 맴돌던 잭팟이 미다스의 곁으로 오더니 이내 수호자의 모습을 갖추었다.

“오리온의 노래, 골드한테!”

“알았다, 주인.”

그리고는 이어진 명령에 잭팟이 바로 골드를 향해 오리온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더 이상 BJ대마도사의 텔레포트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이는 없었다.

- 골드님 레전드 편 찍으실 모양이다!

- 골드팬들 전부 소집!

- 다들 후원 준비해!

그저 앞으로 시작될 골드의 활약에 열광할 뿐.

한편 미다스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전장을 파악했다.

‘오우거들은 안 오고.’

다른 플레이어들과 치열한 전투를 치르느라 모이지 않는 오우거 군대들.

이내 그것을 확인한 미다스가 트원 헤드 오우거를 바라봤다.

[트윈 헤드 오우거(Lv281)]

!무리 소집 스킬 사용 가능

!HP가 70퍼센트 이하일 경우 ‘위기고조’ 스킬 발동

!HP가 10퍼센트 이하일 경우 ‘분노 전염’ 스킬 발동

그리고 보이는 놈의 정보에 미다스가 미소를 지었다.

‘생각보다 훨씬 약하다.’

트윈 헤드 오우거가 자신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약하다는 것.

‘가진 스킬도 파티 버프용들이고.’

또한 페이즈마다 발동하는 스킬들도 개인용보다는 파티용이었다.

기본 스킬인 무리 소집 스킬은 말 그대로 무리를 소집하는 스킬이었고, 위기고조 스킬은 울음을 통해 주변 부하들의 모든 능력치를 상승시켜주는 스킬이었다.

마지막 페이즈인 분노 전염은 쉽게 말하면 주변 부하들을 광전사 모드로 만드는 것이었다.

오우거 군대 전체와 싸운다면 골치 아픈 설정이지만, 트윈 헤드 오우거하고만 싸우면 골치 아플 것은 없었다.

‘그래, 게임이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지.’

사실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다.

제아무리 난이도 지랄맞기로 유명한 갓워즈라고 해도 정도가 있는 법.

수천 마리의 오우거 군대를 이끌고 등장하는 상황에서 보스 몬스터마저 강하다는 건 분명 정도를 벗어나는 일이었다.

어쨌거나 미다스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이었다.

‘그럼 가지고 놀아야지.’

여러모로 멋진 그림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

‘좋아, 그럼 플랜C다.’

그 그림을 고른 미다스가 소리쳤다.

“이제부터 진짜 내 본 실력을 보여주겠다!”

미다스의 외침에 자연스레 카메라가 미다스에 꽂혔고, 시청자들의 이목도 미다스에 꽂혔다.

- BJ대마도사가 본격적으로 나오려는 모양이네.

- 그래, 아까는 좀 그랬지만 이제 멋진 모습 보여줘야지!

- 트윈 헤드 오우거, 작은 고추의 매운 맛을 보여주마! 폭풍 캐논 BJ대마도사가 간다!

- 쥐구멍 들어간 BJ대마도사 팬분들 다시 나오세요!

그리고 BJ대마도사의 끝내주는 화력쇼를 기대하며 기꺼이 응원을 보냈다.

“용열병!”

그리고 나온 용열병 스킬에 기대감은 더 커졌다.

- 뭐 나오려나? 무한 파이어볼?

- 그냥 첫판부터 끝장을 봐야지! 대폭발 5연발 가즈아!

- 트라이던트 5연발로 가즈아!

- 물리 마법! 물리 마법을 꽂아넣는 거다!

그런 시청자들의 기대감에 미다스가 대답했다.

“블레이즈 골렘 소환!”

- 어?

- 응?

예상과 다른 골렘의 등장.

물론 놀람은 짧았다.

- 그래, 탱킹 추가해야지.

- 아무렴, 블레이즈 골렘이 빠지면 섭하지.

용인할 수 있는 범위 내라는 것.

“골렘이 소환했으니, 이제 진짜 제대로 갑니다!”

- 좋아, 소환했으니 이제 가즈아!

- BJ대마도사팬분들, 소리 지를 준비하세요!

미다스가 다시금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기대감을 심었고, 시청자들의 마음속 기대감이 싹을 트는 순간 다시 외쳤다.

“불의 정령 기사 소환!”

이번에는 불의 정령 기사를 소환했다.

“뜨거운 불의 심판이 있을지어다!”

그렇게 등장한 정령 기사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다시 한 번 더 식은 반응을 보였다.

물론 이번에도 나름 용인했다.

- 그래, 어떻게 배운 정령 기사 스킬인데 꺼내야지.

- 여기까지는 인정.

그 후에 미다스가 재차 말했다.

“그럼 한 번 뜨겁게 가볼까요?”

- 오! 이제 진짜 간다!

- 뜨겁다는 건 대폭발 간다는 의미인듯!

다시 기대감이 타오르고, 그 기대감을 향해서 미다스가 말했다.

“중급 불의 정령 소환.”

- 응?

공격 대신 새로운 정령을 소환했다.

그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하급 정령 소환을 한 미다스는 다시 한 번 쿨타임이 끝나는 순간, 블레이즈 골렘을 하나 더 소환했다.

그 작업을 거듭 반복했다.

“하급 정령 소환! 정령 전사로 진화!”

쉼 없이.

“중급 불의 정령 소환!”

“블레이즈 골렘 소환!”

“하급 불의 정령 소환!”

그렇게 속속 등장한 정령 전사들과 중급 정령들 그리고 골렘들이 전장을 향했다.

당연히 전장의 분위기는 미다스 쪽으로 빠르게 유리해졌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 아, 소환 언제 끝남?

- 이게 무슨 대마도사야?

- BJ대소환사로 개명하시죠?

그런 시청자들의 반응에도 미다스는 멈추지 않았다.

“정령 기사 소환!”

일전에 예고한 바대로 두 번째 정령 기사를 소환했고, 그제야 비로소 어이가 없던 표정을 짓던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 드디어 전부 다 소환했다!

- 끝났다!

- BJ대마도사 팬분들 드디어 응원할 때입니다!

그사이 두 번째 정령 기사가 트윈 헤드 오우거를 향해 달렸다.

사실 그쯤에서 전장의 광경은 모두가 상상했던 것과 달랐다.

쿵!

트윈 헤드 오우거 주변을 블레이즈 골렘 4마리와 정령 기사 2마리 그리고 실버가 포위한 채 틈이 날 때마다 공세를 퍼부었고, 그러한 블레이즈 골렘의 몸뚱이에 올라탄 중급 정령들이 쉴 새 없이 불덩이를 던졌으며, 트윈 헤드 오우거의 온몸에는 무기를 쥔 하급 불의 정령 전사들이 개미처럼 달라붙어 있는 상태였다.

크어!

크아!

실버를 이길 만한 힘이 있는 트윈 헤드 오우거라고 해도 무엇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트윈 헤드 오우거가 가진 스킬 중 이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스킬을 하나도 없었으니까.

“주인님의 제물이 되어라!”

크-왕!

그사이 전광석화 상태인 럭키와 광전사 모드인 골드는 트윈 헤드 오우거의 틈을 거듭 노렸다.

크러러!

크라라!

그때 트윈 헤드 오우거의 울음소리가 달라졌다.

- 소리가 다르네, 소리가?

- 속보 들어옴! 다른 플레이어들이 싸우는 오우거들 미쳐 날뛴다고 함!

- 광역 버프 발동했다!

- 그럼 페이즈 바뀌었다는 건데? 이번이 두 번째 스킬 발동 아닌가?

- 설마 3페이즈가 마지막은 아니겠지?

3페이즈에 돌입했음을 알리는 소리.

- BJ대마도사님, 빨리 활약 좀 해주세요!

- BJ대마도사님 이대로 아무것도 못하면 팬들 다 죽습니다! 부끄러워 죽는다고요!

미다스가 활약할 여지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

“좋습니다, 이제부터! 진짜 갑니다.”

그 상태에서 미다스가 소리쳤다.

“그 전에 마력 좀 채우겠습니다. 지금 진짜 마력 없어서 죽기 일보직전이거든요.”

그리고는 곧바로 인벤토리를 연 후에 포션을 하나씩 꺼내 마시기 시작했다.

- 아, 미치겠다.

채팅창이 탄식으로 가득 찼다.

그렇게 차례차례, 값비싼 포션을 비워간 후에 마력을 가득 채운 후에 미다스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어우, 마력 소모 장난 아니네요.”

짧은 푸념.

그 푸념을 뱉은 미다스가 짧은 심호흡과 함께 이제는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말했다.

“진짜 갑니다, 위대한 의지!”

그 말을 끝으로 미다스가 바로 위대한 의지를 발동시키자 그가 왼손에 쥔 지팡이가 그의 팔을 휘감았다.

자유가 된 두 손.

- 오오! 드디어!

시청자들 역시 이제는 다시 기대감을 품었다.

“리볼버!”

- 리볼버다!

- 그럼 둘 중 하나네!

- 대폭발이냐, 트라이던트냐?

그 상태에서 미다스가 리볼버마저 꺼내자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고, 미다스는 그 기대감에 기꺼이 응했다.

“대폭발 애드원.”

- 대폭발이다!

- 애드원 켬.

- 트윈 헤드 오우거, 너 이 새끼 뒈졌어! BJ대마도사의 무서운 맛을 보여주마!

대폭발 5연발이 예고되는 순간!

그렇게 천천히 캐스팅을 준비하던 미다스의 손바닥에 이내 대폭발의 구슬이 잡혔고, 그 사실에 시청자들은 이제 어수선하지 않았다.

그저 펑펑 터질 때마다 환호성을 내지를 준비를 할 뿐.

그렇게 대폭발을 던질 준비를 하던 미다스가 갑자기 고개를 갸웃했다.

“아, 잠깐만요.”

이후 몇 번 더 이리저리 움직이던 미다스가 말했다.

“아, 미치겠네.”

갑작스러운 말에 시청자들이 고개를 갸웃하는 사이 미다스가 말을 마저 뱉었다.

“던질 각도가 안 나와요.”

- 뭐?

“우리 애들이 너무 많아서 던질 각도가 안 나온다고요. 제 시야로 한 번 보세요.”

미다스의 요청에 곧바로 화면이 미다스 시점으로 바뀌었다.

그러자 보이는 광경, 그 광경 어디에도 트윈 헤드 오우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쿵!

그저 트원 헤드 오우거를 포위한 채 놈이 불쌍할 정도로 단체 공격을 퍼붓는 미다스의 부하들이 보일 뿐.

- 안 보이긴 안 보이네.

미다스의 말처럼 대폭발을 던질 만한 각도가 나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네요, 자리 좀 바꾸겠습니다.”

결국 미다스가 지금 있던 자리를 포기하고는 천천히 자리를 옮기면서 각도를 찾았다.

그럼에도 각도는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아, 뷰가 왜 이래? 어떻게 던지라고? 미치겠네.”

절로 나오는 푸념, 그 푸념 끝에 미다스가 이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젠장, 별 수 없네요. 블레이즈 골렘 하나 취소하고, 노멀 골렘 하나 뽑겠습니다. 골렘 위에 올라가지 않는 이상 각도가 절대 안 나올 것 같습니다.”

골렘 위에서 싸우겠다!

그 차선책을 꺼내든 미다스가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블레이즈 골렘이여, 흙으로 돌아가라!”

전투 중인 블레이즈 골렘 하나를 취소하고는 이내 노멀 흙골렘을 소환하려고 했다.

허나, 미다스가 당장 골렘 소환하는 건 불가능했다.

캐스팅은 가능하나, 이미 마법을 손에 쥔 미다스는 그 마법을 쓴 후에야 골렘 소환 마법을 발동할 수 있었으니까.

“사역마 골렘 소환!”

때문에 사역마를 통해서 골렘을 소환했다.

당연히 캐스팅 속도는 미다스가 했을 때보다 매우 느렸다.

사역마의 경우에는 미다스가 가진 캐스팅 속도 증가 능력을 부여받지 못했으니까.

- 빨리!

- 형, 딜링하는 거 한 번만 보자! 오늘 파이어볼 하나 던진 것밖에 못 봤다고!

그 광경에 시청자들이 이제는 분노를 넘어 애걸복걸하며 그를 재촉했다.

[사역마가 골렘 소환 마법을 사용했습니다.]

쿠쿠쿠!

이윽고 캐스팅이 끝나자 땅이 흔들리며 흙골렘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 됐다!

- 형, 빨리! 다 잡아간다!

그렇게 골렘이 등장했고, 시청자들이 재촉했다.

“아, 저기 시청자 여러분.”

그 재촉 속에서 이내 미다스가 무언가를 깨달은 듯 곤란한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

“어떻게 올라가죠?”

말과 함께 미다스가 양손에 쥔 대폭발 구슬을 보여줬고, 시청자들이 탄식을 토했다.

- 아, 미치겠네!

대폭발 구슬을 양손에 쥐고 있는 이상 두 발만으로 골렘 위에 올라야 하는데 그건 누가 보더라도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그렇다는 건 대폭발 마법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

- 오케이, 4달러 ! 아니, 4달러가 아니지. 트라이 던트로 갑시다!

- 대폭발 버리고 트라이던트로 가요!

- 그냥 버려요, 버려!

이어진 시청자들의 요구에 미다스가 고개를 끄덕인 후 대폭발을 애먼 곳을 향해 그대로 던졌다.

물론 그냥 던지는 건 아니었다.

대폭발의 범위를 생각하면 최대한 멀리 던지는 게 안전했으니까.

콰광!

콰광!

그렇게 애먼 먼 곳으로 날아간 두 개의 대폭발이 동시에 터졌다.

콰광!

콰광!

이어서 두 번 터지는 대폭발 소리, 그럼에도 미다스가 손에는 대폭발 구슬이 하나 더 생성됐다.

애드원으로 인해 생긴 대폭발이었고. 그 대폭발마저 애먼 곳에 던진 후에야 비로소 미다스가 골렘 등산을 시작했다.

천천히.

- 아, 왜 이렇게 느려?

- 미치겠네.

그때였다.

크어!

크아!

갑자기 오우거 한 무리가 미다스가 있는 방향을 향해 왔다.

- 또 뭐야?

- 잠깐, 저기? BJ대마도사가 대폭발 던진 방향이잖아?

- 설마?

미다스가 던진 애먼 곳에 하필이면 오우거 무리가 있었고, 그들이 반응한 모양.

그 사실에 미다스가 황급히 소리쳤다.

“아, 젠장!”

골렘 끝까지 올라갔던 미다스가 그대로 바닥에 내려온 다음에 소리쳤다.

“오늘 왜 이래?”

이런 상황에서 뒤에서 달려오는 오우거 무리를 무시하고 트윈 헤드 오우거를 공격할 순 없는 노릇.

그 사실에 도리어 시청자들은 만족했다.

- 그래, 꿩 대신 닭이라도 잡자!

- BJ대마도사님, 마법 좀 쓰세요, 마법 좀!

어쨌거나 활약을 볼 수 있는 순간, 그 순간이었다.

크어어어어!

크아아아아!

트윈 헤드 오우거의 입에서 이제껏 듣지 못했던 울음 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울음소리를 듣는 모두가 생각했다.

- 설마?

- 단말마?

그것이 트윈 헤드 오우거가 내지른 마지막 단말마임을.

[트윈 헤드 오우거를 처치했습니다.]

[퀘스트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이어서 알림을 들은 미다스가 보다 확실하게 말했다.

“잡았네?”

트윈 헤드 오우거 레이드가 끝났음을.

그 순간 미다스와 시청자들의 귓속에 들렸다.

크-왕!

“나쁜개! 저기 주인님이 위험하다!”

“주인님,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럭키와 그 위에 올라탄 골드의 목소리가.

“주인, 방해되니까 그냥 비켜라.”

그리고 잭팟의 시큰둥한 목소리가.

사실상 레이드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 미친, BJ대마도사 아무것도 안 했어!

여러모로 전설적인 일화가 될 레이드가.

14.

푸슈!

천천히 열리는 캡슐문.

“상황은 어떻게 돌아가는 거죠?”

그 문을 제 손을 이용해 더 빨리, 강제로 열고 등장한 리 페이의 물음에 대기 중이던 비서가 말했다.

“그게…… 채팅을 통해 전달한 그대로입니다.”

그 대답이 이유였다.

게임 도중에 리 페이가 강제로 로그아웃을 한 이유.

“그러니까 BJ대마도사가 혼자서 트원 헤드 오우거와 레이드를 한다?”

“예."

“심지어 본인은 단 한 번도 공격도 하지 않은 상태고?”

“예."

“그런데 거의 다 잡은 것 같다?”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는 것.

“정확히는…… 조금 전 레이드가 끝났습니다.”

이어진 비서의 말에 리 페이는 더 이상 질문을 하는 대신 손을 내밀었고, 비서가 잽싸게 들고 있는 얄팍한 태블릿PC를 그녀의 손에 쥐여줬다.

- 시청자 여러분…….

그런 태블릿PC 화면 위로는 이미 라이브 방송이 송출되고 있는 중이었고, 리 페이가 영상을 보는 순간 눈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니라 무릎을 꿇고 있는 BJ대마도사였다.

- 죄송합니다.

그 상태로 사과를 하는 BJ대마도사의 모습에 리 페이는 비서를 바라보았다.

혹시 이게 꿈은 아닐까? 그러한 표정을 지은 채.

그 표정에 비서는 어찌할 바 모르는 표정만 지었다.

그렇게 둘 사이를 흐르는 적막감 속에서 BJ대마도사가 시청자들을 향해 말했다.

- 제대로 공격 마법도 못 쓰고 아무것도 한 것 없이 트윈 헤드 오우거를 잡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리 페이는 표정을 바꿨다.

그냥 제발 이게 꿈이라고 해줘! 라는 표정으로.

그 상태에서도 BJ대마도사는 말을 이어갔다.

- 오늘 라이브 방송이 이렇게 될 줄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니, 그렇잖아요?

그러한 BJ대마도사의 발언에 리 페이는 이제 이것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받아들였다.

‘당했다.’

자신이 BJ대마도사의 함정이 빠졌음을 인정했다.

말 그대로였다.

‘전부 놈의 수작이었어.’

이 모든 것, 심지어 1시간 넘게 보이지 않았던 것은 BJ대마도사의 계획이었다.

그 방법을 통해 중원 길드라는 변수를 비롯해 모든 변수를 미리 끄집어낸 것이다.

- 설마 트윈 헤드 오우거가 이렇게 약할 줄 제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그것도 처음 보는 몬스터인데. 저한테 보자마자 몬스터 공략이 보이는 눈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의 말처럼 트윈 헤드 오우거가 너무 약한 바람에 본인이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하긴 했으나, 이건 그냥 사소한 해프닝이었다.

- 몬스터가 약해서 활약할 기회가 없는 게 제 잘못은 아니잖아요?

달리 말하면 트윈 헤드 오우거가 모두의 예상보다 강했다 하더라도 BJ대마도사는 잡을 수 있었다는 의미였으니까.

아니, 사실 그런 사정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중요한 건 결국 BJ대마도사는 원하는 바를 이루었고, 중원 길드는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이었으니까.

빠득!

그 사실 앞에서 리 페이가 이를 갈았다.

“저기 아가씨.”

그리고 비서가 그녀에게 스마트폰을 건네줬다.

건네받은 리 페이는 발신자를 묻지 않았다.

이 순간 전화를 걸 상대는 한 명뿐이었으니까.

“엠마."

그리고 이 순간 그녀가 전화를 걸 이유는 하나뿐이었으니까.

“예, 알아요. 다음 사냥터가 사실상 중원 길드가 나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걸."

그렇게 짤막한 통화를 마친 리 페이가 스마트폰을 말과 함께 비서에게 건네줬다.

“제 이름으로 사용 가능한 모든 카드를 준비해두세요.”

올인, 그녀가 마지막 판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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