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313화 (313/485)
  • 313화.  < 98화. 오우거 군단 (4). >

    11.

    호랑이가 없는 산에서는 여우들이 왕인 법.

    “나가 길드 애들이 뚫고 들어갔다!”

    “경쟁에서 지면 안 돼! 무리해서라도 뚫어!”

    “일단 트윈 헤드 오우거까지 가! 최소한 5순위 안에는 들어야 해! 그래야 기회라도 볼 수 있어!”

    그렇게 호랑이가 없는 틈을 타 여우들이 왕이 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이듯, 오우거의 숲에서 트원 헤드 오우거를 놓고 무수히 많은 파티 그리고 팀들이 경쟁하고 있을 무렵.

    “잠깐, 속보다!”

    “속보!”

    “BJ대마도사 접속했다!”

    그 무렵에 호랑이가 등장했음을 알리는 소식이 오우거의 숲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전달했다.

    그와 동시에 오우거의 숲에서 사냥 중인 플레이어들이 잠시 동안 멈칫했다.

    네온사인 불빛과 사람 가득한 도심에서 갑자기 정전이 난 것처럼.

    그게 BJ대마도사의 존재감이기도 했다.

    많은 이들의 눈앞을 단숨에 깜깜하게 만들 수 있는 자.

    물론 앞서 말했듯이 그 기괴한 광경은 잠깐에 불과했다.

    “……그래서 어디에 있는데?”

    “전장 밖에 있다고?”

    이어서 들려온 BJ대마도사의 상황, 그가 전장에 아직 들어오지도 않았다는 사실에 전투 중이던 플레이어들은 자신감을 얻었다.

    ‘밖이라는 건 지금 시작해도 처음부터 시작이라는 거지? 그럼 이야기가 다르지.’

    ‘제아무리 BJ대마도사라도 이제부터 달려서 우리들을 따라잡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제아무리 빠른 차라고 해도 이미 먼저 먼 길을 앞서 가는 차를 따라잡긴 힘든 법.

    물론 의심은 있었다.

    ‘그래도 BJ대마도사라면 모른다.’

    BJ대마도사라면 무언가 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을까, 어떤 작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

    “BJ대마도사가 럭키, 골드, 실버를 빼고 혼자 트원 헤드 오우거를 잡으러 움직인다고?”

    “진짜 혼자 움직이는 거야? 확실해?”

    그러나 이어진 소식을 들었을 때 플레이어들은 도리어 확신했다.

    ‘일단 어떻게든 트윈 헤드 오우거가 있는 곳까지는 최대한 빨리 가겠다, 이건가?’

    ‘어쨌거나 무대 위에는 오르겠다는 거겠지.’

    BJ대마도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아무리 그래도 이거 무리수다.’

    ‘제아무리 BJ대마도사라도 혼자서 트윈 헤드 오우거 레이드는 못 뛴다. 다른 파티랑 같이 뛰거나 그런 시도를 할지언정.’

    그리고 그 의도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무리수를 던진다는 건 한 가지 이유밖에 없었다.

    ‘확실해, 그냥 늦은 거야.’

    ‘어쨌거나 밥상 앞에는 서겠다, 지금 BJ대마도사의 목표는 그거군.’

    BJ대마도사가 정말 사정이 있어 접속이 늦었다는 것.

    즉, 다른 노림수 따위는 없다는 의미였다.

    ‘해볼 만해!’

    머릿속 그리고 가슴속에 있던 BJ대마도사란 변수가, 불안 요소가 사그라지는 순간이었다.

    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오우거 군대를 뚫고 트윈 헤드 오우거와의 거리를 좁히는 중원 길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든 소식을 들은 중원 길드 역시 다른 이들과 똑같은 판단을 했고, 똑같은 결론을 내렸다.

    “우리가 먼저 시도할 수 있어!”

    이대로 간다면 트윈 헤드 오우거 레이드를 가장 먼저 시작하는 건 자신들이 될 것이라는 것을.

    물론 시작과 성공은 별개의 이야기였지만, 어쨌거나 BJ대마도사보다 먼저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제까지 BJ대마도사와 벌였던 레이스와 상황이 달랐다.

    제대로 한 방 먹일 수 있다는 의미.

    “우리가 BJ대마도사보다 먼저 잡는다!”

    “오늘 여기서 우리가 역사를 쓴다!”

    흥분할 수밖에 없는 의미였다.

    “다들 전장에 집중하세요!”

    허나, 예화만큼은 예외였다.

    그녀 역시 남들과 판단은 같았다. BJ대마도사가 분명 문제가 생겨서 무리수를 뒀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대신 그녀는 이 게임에 걸린 게 뭔지 알고 있었다.

    ‘BJ대마도사가 어떤 짓을 할지 몰라.’

    그리고 BJ대마도사 역시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BJ대마도사가 퀘스트 진행을 위해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

    '필요하면 스틸도 할 거야.’

    예하,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물론 예화는 다짜고짜 BJ대마도사가 보스 몬스터 스틸을 하리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직 갈 길이 먼 BJ대마도사 입장에서는 이미지 관리가 매우 중요했으니까.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노리는 건 동승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능성이 높은 건 BJ대마도사가 트윈 헤드 오우거 레이드를 시도하는 파티에 합류하는 방식, 동승을 하는 경우였다.

    그리고 정황상 그 동승 상대는 중원 길드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분명 엄청난 딜을 하겠지.’

    물론 무임승차는 없었다.

    필시 BJ대마도사 쪽에서 엄청난 메리트를 제시해줄 터.

    ‘딜을 무시하면 강행돌파를 할 테고.’

    딜을 받든 혹은 딜을 거절하든, 뭐든 간에 예화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확실한 건 두 가지였다.

    ‘분명한 건 BJ대마도사는 혼자 못 잡는다.’

    아무리 BJ대마도사가 대단하다고 해도 럭키, 골드, 실버, 잭팟 없이 트윈 헤드 오우거를 단독 사냥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어떤 경우이든 간에 우리가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야 유리해져.’

    다른 하나는 중원 길드가 트윈 헤드 오우거를 잡을 능력이 부족하다면 앞선 고민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

    ‘전력을 최대한 온전하게 갖춘다.’

    그게 이유였다.

    “다들 페이스 유지하세요! 무리하지 말고, 최대한 전력을 유지하는 쪽으로 신경 쓰세요.”

    그녀가 당장에라도 뛰쳐나갈 듯한 중원 길드원들의 페이스를 진정시킨 건.

    그 명령에 중원 길드원들은 납득했다.

    ‘하긴, 무리할 필요는 없어.’

    ‘이미 주도권은 우리 손에 있다.’

    ‘설마 BJ대마도사가 진짜 혼자서 트윈 헤드 오우거에게 선공을 날리겠어?’

    납득했기에 그들은 명령처럼 여유를 가진 채, 착실하게 오우거와의 전투를 진행했다.

    그런 중원 길드에 다음 소식이 들려왔다.

    “저기, 마스터.”

    “무슨 일이죠?”

    “BJ대마도사 속도가…… 상식 범주 밖인데요?”

    “뭐라고요?”

    “아, 속보입니다. BJ대마도사가 트윈 헤드 오우거랑 조우했답니다.”

    “예?”

    12.

    미다스, 그가 질주를 시작했을 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하는 생각은 똑같았다.

    - 진짜? 가는 건가?

    ㄴ 야, 진짜 가는 거겠어? 쇼하는 거지.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실패할 수는 없으니, 뭐든 해보는 거라고.

    그뿐이었다.

    - 설마 트원 헤드 오우거를 마법사 혼자서 잡는 게 말이 돼?

    그 누구도 BJ대마도사가 정말 혼자서 트윈 헤드 오우거를 잡으리라 생각지도 못했다.

    일부는 이러한 의견도 제시했다.

    - 딱 봐도 동승 각이네.

    - 일단 잡는 파티 있으면 끼어들면 되겠지.

    본인이 먼저 시작할 순 없으니 이미 시작한 파티 옆자리에 같이 앉아 가는 방법을 쓸지도 모른다고.

    가장 그럴싸한 의견이었고, 그 의견이 BJ대마도사 라이브 방송의 대세가 된 이후 시청자들의 의문은 하나였다.

    - 얼마를 주려나?

    과연 BJ대마도사가 동승을 위해 어떤 대가를 지불할 것인가?

    - 템은 애매하니까 돈으로 주겠지?

    ㄴ 그럼 이번에도 백만 달러?

    ㄴ 에헤이! BJ대마도사 재력 무시하네. 1백만 달러가 뭐야?

    ㄴ 아무렴, BJ대마도사 정도 되는 부자면 화끈하게 1천만 달러 줄 수도 있음.

    ㄴ 그렇지, 그 정도 금액은 나와야 게임 좀 화끈해지지.

    당연히 거론되는 대가는 무지막지했다.

    때문에 모두가 생각했다.

    - 그럼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겠네.

    - 어차피 도착만 하면 되는 거니까.

    동승을 노리는 이상 BJ대마도사가 굳이 가장 먼저 도달하기 위해 무리할 이유는 없다고.

    - 그런데 왜 이렇게 서두르지?

    그러나 그런 예상이 나온 것치고 미다스의 움직임은 빨랐다.

    - 서두르는 정도가 아니잖아?

    - 엄청 빠른데?

    모두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어어!

    크아아!

    오우거 군대들이 그런 미다스를 발견하고는 그 뒤를 쫓았으나, 그 거리가 쉽게 좁히지 않을 정도.

    쉬익!

    그야말로 바람과 같이 오우거의 군대를 가로 지르고 있었다.

    - 이거 그냥 장난삼아 가는 것 같지 않은데?

    - 이 속도면 트원 헤드 오우거랑 가장 먼저 싸우겠는데?

    그쯤 되자 시청자들은 대세가 되었던 의견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 잠깐, 가장 먼저 도착하면 어떻게 됨?

    ㄴ 보스몹은 선빵 날린 쪽이 선공권 가지는 게 불문율이잖아.

    ㄴ 그다음에는?

    ㄴ 잡거나 튀거나 죽거나 셋 중 하나지.

    ㄴ 뭐든 싸운다는 거네?

    정말 BJ대마도사가 싸우려고 하는 게 아닌지.

    ‘당연히 붙어야지.’

    물론 싸우는 게 미다스의 계획이었다.

    ‘애들이야 텔레포트로 부르면 되고.’

    최단 시간 내에 트윈 헤드 오우거의 근처로 이동한 후에 텔레포트 마법진으로 밖에 있는 럭키와 골드, 실버 잭팟을 데려오는 것이 미다스의 계획이었으니까.

    듣기만 해도 멋진 계획.

    그러나 이 멋진 계획에는 나름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그냥 처음부터 트원 헤드 오우거에게 달라붙으면 그 주변 부하 오우거들이 몰려들 게 당연지사, 그런 부하 오우거들을 상대하면서 트원 헤드 오우거를 잡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

    그래서 시간을 지새웠다.

    ‘잔챙이들은 다른 플레이어들이 처리해주면 되고.’

    다른 플레이어들이 전열을 갖추고 오우거 군대와 맞상대해주기를.

    그들이 치열하게 오우거들을 잡아주고, 동시에 트윈 헤드 오우거 주변의 부하들을 끌어내주기를.

    그 덕분에 지금 미다스의 눈에 비친 트원 헤드 오우거 주변의 오우거 숫자는 지극히 줄어든 상태였다.

    아니, 줄어든 정도가 아니라 무주공산이었다.

    사실상 트윈 헤드 오우거만 망망대해 위 돛단배처럼 남아있는 상황.

    ‘남은 건 멋지게 잡는 것 뿐.’

    이제 남은 건 시청자들이 만족할 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뿐이었다.

    지금 달리는 모습 역시 퍼포먼스였다.

    애초에 미다스는 트윈 헤드 오우거가 나오는 위치를 알고 있었고 그래서 이미 이 지역에 대한 조사를 끝내두었다.

    지리를 파악해두고, 이미 뛰어보는 연습마저 끝냈다는 의미.

    사실상 이곳은 홈그라운드와 같았다.

    크어어!

    크아아!

    그렇게 꼬리에 오우거 서른 마리를 둔 채 달리던 미다스의 눈에 트윈 헤드 오우거가 보였다.

    그 순간 미다스가 소리쳤다.

    “블링크!”

    외침과 동시에 미다스의 모습이 사라졌고, 미다스를 쫓던 오우거들이 그대로 정지했다.

    크어?

    크르르?

    그리고는 오우거들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한 다음에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적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어그로가 초기화됐다는 증거.

    그 사실을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확인한 미다스가 시청자들을 향해 말했다.

    “자, 초기화 했으니 또 달려보겠습니다.”

    -정말 잡을 거예요?

    “그야……."

    그때 나온 물음에 미다스가 대답하려는 순간, 그 순간이었다.

    꽈릉!

    보통의 오우거 때와는 질적으로 다른 발소리 하나가 단숨에 미다스를 두드렸고, 시청자들의 스피커를 두드렸다.

    - 어?

    - 설마?

    모두가 동시에 깨달았다.

    "트윈 헤드 오우거네요.”

    미다스가 정말 트원 헤드 오우거에 도달했음을.

    최초는 아니었다.

    이미 앞서서 트윈 헤드 오우거를 찍기 위해 목숨 걸고 덤벼든 파티가 있었으니까.

    “지금은 이 주변에 저밖에 없는 것 같군요.”

    허나 앞서서 온 플레이어들은 목숨을 건 대가를 치렀고, 현재 트원 헤드 오우거의 주변에 있는 플레이어는 미다스가 유일했다.

    그 사실에 채팅창이 패닉으로 가득 찼다.

    - 잠깐, 진짜 레이드 가는 건가?

    - BJ대마도사님 진짜 혼자 잡으시게요?

    그러한 의견에 미다스가 오히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잡아야죠. 설마 그럼 제가 다른 파티 잡는 거에 돈 내고 동승할 거라고 생각하신 겁니까?”

    단호한 대답.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채팅을 거듭 토해냈다.

    BJ대마도사를 믿지 못하는 게 아니었다.

    - 아니, 어떻게요?

    그저 BJ대마도사가 말하는 상황 자체를 상상하지 못할 뿐.

    그러한 모두의 의문 속에서 미다스가 대답 대신 주변을 탐색하는 모습을, 전투를 앞에 두고 상황을 파악하는 모습을 보였다.

    진지하게.

    그렇게 주변 탐색을 마치고 좀 더 시간을 지새운 미다스가 짧게 심호흡을 몇 번 했다.

    그 모습에 시청자들도 이제는 긴장했다.

    - 정말 갈 것 같다.

    - 진짜 잡으려는 모양이야.

    BJ대마도사가 진심이란 것을 파악했으니까.

    “자, 들어가겠습니다.”

    이윽고 그 말을 끝으로 미다스가 주문을 외웠다.

    “파이어볼.”

    [캐스팅이 완료됐습니다.]

    이윽고 캐스팅이 끝나는 순간 미다스가 손에 쥔 파이어볼을 트원 헤드 오우거의 오른쪽 머리를 향해 던졌다.

    퍼엉!

    곧바로 들리는 폭음.

    크어!

    크아!

    그 소음 뒤로 각기 다른 두 줄기의 울음이 미다스에게 꽂혔다.

    그제야 비로소 트원 헤드 오우거의 모습이 드러났다.

    신장 6미터!

    그 드높은 신장을 갑옷 같은 근육으로 덮고 있는 머리 두 개 달린 오우거의 모습이.

    - 맙소사.

    - 진짜 던졌어!

    그 트윈 헤드 오우거의 등장에 시청자들이 기겁하는 사이, 미다스가 트윈 헤드 오우거를 향해 소리쳤다.

    “야! 네가 그렇게 싸움을 잘해?”

    반면 트윈 헤드 오우거는 대답 대신 행동했다.

    꽈릉, 꽈릉!

    지진을 일으키며 미다스와의 100여 미터 거리를 좁혔다.

    - 아?

    - 헉!

    채팅 한 번 치면 끝날 만큼 단숨에.

    제대로 된 대비책 따위를 꺼내들 여유조차 보이지 않는 그 상황에 시청자들이 이제는 채팅도 멈추었다.

    그 순간 그들이 들은 건 하나였다.

    “블링크!”

    미다스가 블링크를 사용하는 소리 하나뿐.

    크어?

    크아?

    그 소리와 함께 미다스가 사라졌고, 트원 헤드 오우거의 두 개의 머리를 가웃갸웃했다.

    시청자들이 보던 화면 역시 바뀌었다.

    무시무시한 트윈 헤드 오우거 대신 푸르른 숲만이 보였다.

    - 트윈 헤드 오우거 어디 감?

    - 뭐야? 블링크 쓴 거야?

    - 지금 튄 거임?

    그 광경에 시청자들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망치는 게 이상한 건 아니었다.

    그 누구더라도 트윈 헤드 오우거가 저토록 빠르게 오는 상황에서 도망치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

    단지 미다스가 앞서서 너무 큰 자신감을 드러낸 게 문제였다.

    - 형, 실망이야. 남자가 칼이라도 뽑았으면 휘두르기라도 해야지.

    - 맞아, 형이 그래서 솔로인 거야.

    그러한 시청자들의 채팅에 미다스가 정색하며 말했다.

    “아니, 다들 저거 봤잖아요? 저걸 보고 어떻게 정면에서 맞상대합니까?”

    말과 함께 나무 한그루를 장막 삼아 빠끔히 고개만 내밀어 트윈 헤드 오우거를 살핀 미다스가 잽싸게 내밀었던 머리를 빼고는 조심스럽게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어우, 장난 아니네.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아니, 이 빌어먹을 게임은 좀 상식적으로 몬스터를 만들어야지, 이게 게임이냐?”

    미다스의 푸념에 시청자들이 쓴웃음을 머금었다.

    - BJ대마도사님 진짜 아무것도 준비 안 하셨구나.

    - 진짜 연애하다가 늦은 건가?

    누가 보더라도 BJ대마도사가 밑도 끝도 없이 지른 것처럼 보였으니까.

    그러한 그들 앞에서 미다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별 수 없죠.”

    그 말과 함께 미다스가 슬그머니 지팡이를 이용해 땅바닥에 큼지막한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름 약 10미터짜리 원을.

    - 어? 텔레포트인가?

    - 텔레포트 맞네!

    시청자들이 이내 텔레포트 마법진임을 파악했고, BJ대마도사의 의도를 파악하고는 혀를 찼다.

    - 튀려고 하네.

    여기서 텔레포트 마법진을 그리는 이유는 도주, 그 외에는 없었으니까.

    그렇게 큼지막한 원을 그린 미다스가 그들의 예상에 부응하듯 말했다.

    “텔레포트.”

    캐스팅을 했다.

    그런 미다스의 외침에 미다스가 그린 마법진이 아주 옅은 파란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 후에는 원의 면이 파란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문이 활성화됐습니다.]

    이제 미다스가 그 위에 올라서서 이동을 외치면 텔레포트가 발동될 터.

    그러나 미다스는 마법진 위에 서지 않았다.

    “이동!”

    서지 않은 채 그대로 이동을 외쳤다.

    - 뭐지?

    - 위에 안 서면 효과 없는데?

    그 광경에 시청자들이 놀랐다.

    그러나 그 놀람은 오래 가지 않았다.

    미다스의 주문과 함께 마법진 위로 흐릿한 홀로그램이 등장했으니까.

    - 럭키? 골드? 실버?

    - 얘네들이 왜?

    럭키와 골드 그리고 실버의 모습이 홀로그램 영상처럼 보였고, 흐릿하게 보이던 그것은 점차 선명해지더니 이내 분명한 모습을 감추었다.

    꾸우!

    동시에 하늘 위에서는 잭팟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왕!

    “주인님, 제가 왔습니다!”

    “저도 왔습니다.”

    이윽고 실체를 갖춘 럭키와 골드, 실버가 인사를 건넸다.

    그런 그들에게 미다스가 손가락으로 트윈 헤드 오우거를 가리키며 말했다.

    “얘들아, 저기 있는 괴물이 나 괴롭혔어! 혼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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