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화. < 98화. 오우거 군단 (2). >
4.
사람들이 BJ대마도사가 뿌린 세 종류의 떡밥을 모두가 번갈아 가면서 뜯고 맛보고 즐기고 있을 무렵.
오우거의 숲에서 사냥하는 플레이어들은 오로지 단 하나의 떡밥만을 곱씹고 있었다.
“그러니까 조만간 오우거의 숲에서 오우거 군대가 출몰한다, 이거지?”
“그래, 그것도 트윈 헤드 오우거를 앞세워서.”
오우거 군대가 등장한다, 라는 떡밥을.
그 외의 다른 떡밥에는 그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당연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 나오는데?”
“그런 내용은 없었어.”
“없었다고? 확실해?”
“퀘스트 과정 라이브로 다 나왔는데, 어디에도 그런 시점 언급은 없었거든. BJ대마도사가 연계 퀘스트로 알게 될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우리가 모르는 건 변함 없지.”
“이거 당분간 사냥도 조심해서 해야겠네.”
일단 오우거 군대 떡밥은 오우거의 숲에서 사냥하는 플레이어들에게는 언제 어느 순간 말도 안 되는 폭탄이, 그것도 핵폭탄이 터질지 모른다는 것과 같았다.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
“에이, 몸 사리기엔 너무 아깝지. 기회잖아, 기회.”
“뭐? 기회?”
“그래, 기회! 모래숲하고 똑같이 기회가 온 거야. 이름을 날릴 수 있는 기회.”
그리고 일부는 이 일을 두 번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하늘이 준 기회로 치부했다.
“미친놈, 오우거 군대라고! 하물며 너 탱커잖아? 오우거 군대가 오는데 막을 자신 있어?”
“막으면, 문덕 되는 거지.”
“맞아, 평생 무명이었던 문덕은 모래숲 이벤트에서 일약 스타가 됐다고.”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사례가 있었다.
“그리고 이번 오우거 군대를 설마 BJ대마도사가 혼자 잡겠어? 분명 플레이어 도움이 필요하겠지. 그런데 거기서 제대로 도움을 준 플레이어를 그냥 보고 넘어가겠어?”
“벌써 상금이 얼마가 걸릴지 궁금하네.”
“1억 명 실시간 시청자 돌파한 기념으로 말도 안 되는 액수가 걸릴지도 몰라.”
“1억 달러?”
“그건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억소리는 나오겠지.”
그것도 아주 확실하고, 화끈한 사례가.
무엇보다 오우거의 숲에는 다른 사냥터와는 다른 특이 사항 하나가 존재했다.
“그게 아니더라도 오우거의 숲에서 이렇게 나댈 수 있는 기회가 언제 오겠어?”
나대지 말 것.
그 특이 사항 때문에 입 다물고 사냥만 했던 나름 날고 기었던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드디어 좀 쑤셨던 몸을 풀 수 있는 무대가 만들어진 셈이었다.
“오우거의 숲에서 날뛴 자! 그런 타이틀을 커리어에 넣을 수 있는 기회라고.”
여러모로 다시 올 수 없는 기회.
한편 그 대목에서 몇몇 이들은 의문을 가졌다.
“그래서 중원 길드는 어떻게 할 거지? BJ대마도사의 라이벌인데 여기서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
5.
“어떻게 할 거지?”
킬러독의 질문에 예화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긴.”
그녀 대신 이나즈마가 대답했다.
“그 머리 두 개 달린 오우거를 우리가 잡아야지. 간단한 이야기잖아, 간단한.”
일말의 고민 따윈 없이 나온 그 대답에 킬러독은 짧게 한숨만을 내쉬었다.
그 한숨에 이나즈마가 발끈했다.
“왜? 그럼 설마 여기서도 조용히 가려고? 모래숲 때처럼? 그때 이미 도망쳐서 이미지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거듭된 항변에 킬러독은 다시 한 번 짧게 한숨만 내쉬었다.
앞서 내뱉은 한숨과 다른 의미의 한숨이었고, 때문에 이나즈마는 굳이 더 이상 화내지 않았다.
“난 이런 꼴 보려고 중원 길드에 들어온 게 아니야.”
대신 푸념을 뱉었다.
그 푸념을 뱉는 이나즈마의 표정은 다른 누구보다 좋지 못했다.
짊어지고 있는 수식어 탓이었다.
예화나 킬러독과 달리 그녀는 일본이 낳은 천재라는 수식어를 앞에 달고 있었다.
때문에 이미지가 짓뭉개졌을 때 입는 타격 역시 남들보다 빠르게 그리고 강하게 올 수밖에 없었다.
“잡아야죠.”
그렇게 표정을 이나즈마를 향해 예하가 드디어 답을 뱉었다.
“이나즈마 말처럼 트윈 헤드 오우거를 잡아보지도 않고 이대로 다음 사냥터로 넘어가는 건 의미가 없어요.”
“어떻게?”
이어서 나온 킬러독의 의문에 예화가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말했다.
“가장 확실한 건 스틸이죠.”
스틸, 그 단어가 나오는 순간 킬러독과 이나즈마가 동시에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는 크게 뜬 눈을 한 번 깜빡이자마자 표정을 구기며 말했다.
“스틸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
“이미지에 똥칠하고 싶은 거야?”
처절한 반박.
마땅한 반박이기도 했다.
스틸은 명명백백한 비매너 행위, 다른 누구보다 이미지가 중요한 스타 플레이어들은 결코 해서는 안 되는 행위였다.
“말했잖아요, 확실한 카드라고. 그거 말고 지금 이 순간 BJ대마도사를 엿 먹일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때문에 엠마도 당장 그것을 하겠다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BJ대마도사의 이번 퀘스트 진행을 망쳐야 해.’
그러나 내심은 달랐다.
사실 예화는 이미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이 끝나는 순간 BJ대마도사보다 먼저 트원 헤드 오우거를 잡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한 번, 한 번만 무너뜨리면 돼.’
이미 어비스 길드로부터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공략 공개 작전을 들었고, 그 작전에서 중원 길드에 주어진 임무는 BJ대마도사의 발목을 잡는 것이었으니까
‘이 게임에 걸린 걸 생각하면 그깟 이미지에 똥칠하는 건 일도 아니지.’
무엇보다 예화는 이 게임에서 유명인이 되어서 돈을 벌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녀는 이미 유명인이었고, 돈도 많았으니까.
그저 앞서 말한 것처럼 BJ대마도사를 고꾸라뜨리면 될 뿐.
‘어떻게든 한다.’
단지 킬러독이나 이나즈마의 반발을 막기 위해 그 속내를 드러내지 않을 뿐이었다.
“물론 그다음 카드로는 우리가 먼저 트원 헤드 오우거란 보스 몬스터를 잡는 게 있죠. 난이도는 훨씬 높지만.”
그 속내를 감춘 채 나온 예화의 말에 킬러독과 이나즈마가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선택지가 됐건, 트윈 헤드 오우거라는 미증유의 보스 몬스터를 상대하는 만큼 전력을 구축하는 게 우선이에요. 또한 오우거 무리를 뚫어야 하고요. 무엇보다 이번 건은 운석 낙하필드나 모래숲 때와 달리 전투 시기를 알 수 없어요. 만전을 기하는 건 물론, 언제든 게임에 접속할 수 있도록 대비도 해야죠.”
이어진 말에도 역시 둘은 고개를 끄덕였고, 예하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BJ대마도사의 반응도 중요하고요. 운이 좋다면 그가 접속 못하는 타이밍에 트원 헤드 오우거가 나올 수도 있잖아요?”
그 말에 킬러독과 이나즈마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군.”
“맞아, 트윈 헤드 오우거가 등장했는데 BJ대마도사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것만큼 끝내주는 상황도 없을 테니까.”
굳었던 분위기가 풀어지자, 예화가 이제는 관심을 돌리며 다른 이에게 질문했다.
“그래서 BJ대마도사는 뭘 하고 있죠?”
6.
크어어어!
오우거의 단말마.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 단말마가 끝남과 동시에 들리는 레벨업 알림에 미다스가 환호성을 내질렀다.
“오케이, 240레벨이다!”
[전쟁만을 위한 용이 당신에게 새로운 기회를 줍니다.]
그 환호성에 대답하듯 그의 성좌가 보내는 알림이 미다스의 240레벨을 축하해주었다.
미다스는 그 축하 선물 개봉을 다음으로 기약하지 않았다.
[기회를 사용하시겠습니까?]
그 알림이 들리는 순간 미다스가 곧바로 럭키를 향해 크게 소리쳤다.
“럭키야, 노래 한 곡 불러봐라!”
아우, 아우우우!
그러자 곧바로 시작된 럭키의 하울링.
“예!"
그 하울링 속에서 미다스가 드디어 240레벨 스킬 카드 보상을 수락했고, 그의 눈앞에 100장의 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알록달록, 눈이 돌아갈 듯한 빛들.
'금, 금, 금.'
그 속에서 미다스가 간절하게 전설의 황금 카드가 나오기를 간절하게 빌었다.
그 간절함이 평소보다 더 짙었다.
‘최근 정령 전사용 레전더리 템 사느라 돈이 없어! 그러니 제발!’
이유는 하급 정령 전사들을 멋지게 보이기 위해서 무리한 지출을 했다는 것.
이번 보상에서 레전더리 등급 스킬이 절실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간절히 단 하나의 색만을 쫓던 미다스의 눈이 이내 한 곳에 멈추었다.
그리고는 바로 럭키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우우우!
“역시 럭키! 네가 최고다! 네가 정말……."
그러나 이내 카드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미다스의 칭찬은 사그라질 수밖에 없었다.
[텔레포트]
- 스킬 등급 : 레전더리
- 스킬 효과 : 서로 연결된 두 개의 문을 그릴 수 있다. 이동하기 위해서는 마법사가 꼭 동행해야 하며, 문은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다.
그 스킬을 보는 순간 미다스가 내뱉으려는 칭찬을 삼키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쓰읍."
텔레포트.
나쁜 스킬은 아니었다, 레전더리 등급에 맞게 효용 가치는 분명 존재했다.
표현처럼 두 개의 문, 마법진을 통해서 이동할 수 있다는 메리트는 무척 훌륭했다.
문만 그려두면 마법사의 동행 하에서 언제든 이동할 수 있는 셈이었으니까.
또한 블링크와 달리 조건이 붙는 대신 그 이동 거리가 굉장히 멀었다.
‘……이거 애매한 놈인데.’
문제는 그 붙은 조건들.
일단 텔레포트 문은 한 번 사용하면 재사용이 불가능했다.
‘좋긴 한데, 일회용에 충족할 조건이 너무 많아.’
또한 원하는 지점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그곳에도 문을 그려야 한다는 것도 문제였다.
쉽게 말하면 이런 거였다.
적의 배후로 텔레포트를 하고 싶다면, 마법사가 그 적의 배후로 이동한 후에 마법진을 그리고, 다시 마법진을 그려 놓았던 장소로 돌아와서 동료들과 함께 이동해야 하는 셈.
상식적으로 그럴 바에는 그냥 마법사가 침투할 때 같이 침투하면 되는 문제였다.
‘사실상 도주기지.’
이런 이유로 텔레포트는 긴급 탈출용으로 써먹고는 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효용 가치는 매우 훌륭했다.
마스터 랭크가 되면 한 번에 무려 10명이 되는 인원이 이동할 수 있었으니까.
‘나한테 썩 필요 없는 거.’
그러나 생존력에 있어서는 이미 상식의 범주를 벗어난 미다스 입장에서는 그리 인상적인 마법은 아니었다.
비단 미다스만 그런 게 아니었다.
럭키, 골드, 실버들 역시 도주가 필요할 때면 달리면 될 정도로 빠른 기동력을 가지고 있었다.
꾸우!
날개 달린 잭팟 같은 경우에는 고려 대상에 올려놓을 필요조차 없었다.
자연스레 미다스의 시선이 다른 스킬들을 향했다.
‘딱히 비싼 건 없네.’
현재 보이는 레전더리 카드는 텔레포트 하나.
그게 아니더라도 붉은빛을 내뿜는 유니크 등급 스킬 중 희귀하거나 좋은 게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어차피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렇다면 답은 정해진 바였다.
‘그럼 텔레포트가 낫지.’
결국 가장 비싼 놈을 고르면 될 일.
[텔레포트 스킬을 습득하셨습니다.]
그렇게 미다스가 선택을 마친 후에 짧게 푸념을 뱉었다.
말 그대로 짧은 푸념이었다.
“좋아, 럭키야.”
왕?
“한 번 더 하울링 가보자.”
아직 미다스가 골라야 할 건 하나 더 있었으니까.
왕!
“이번에는 레전더리 에픽으로 가보자!”
왕!
그것도 앞선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뭐로 갈까? 정령 기사? 이번에야말로 드래곤즈 아이를 레전더리 에픽으로 업그레이드할까?’
때문에 앞서서보다 훨씬 더 많은 고민을 품은 채 미다스가 인벤토리에서 꺼낸 레전더리 에픽 스킬 카드북을 펼쳤다.
그러자 이내 에메랄드빛을 내뿜는 카드들이 그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미다스가 그 카드 뒷면에 있는 스킬들을 훑기 시작했다.
사실 내용을 자세히 훑을 필요는 없었다.
이미 모든 스킬들이 레전더리 에픽이 됐을 때 얻는 효과를 확인하고 기록해둔 바.
‘일단은 텔레포트만 확인해보자.’
굳이 확인해볼 게 있다면 조금 전 새로이 얻은 레전더리 스킬 하나면 충분했다.
자연스레 미다스의 시선이 많은 레전더리 카드 중 하나, 텔레포트 스킬 카드에 꽂혔다.
아우우우!
‘어디 보자.’
럭키의 하울링을 배경음 삼은 채 미다스가 내용을 확인했다.
[텔레포트]
- 스킬 등급 : 레전더리 에픽
- 스킬 효과 : 서로 연결된 두 개의 문을 그릴 수 있다. 문은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다.
‘응?’
이윽고 내용을 확인한 미다스의 고개가 그대로 옆으로 기울어졌다.
원래 레전더리였을 때보다 줄어든 설명.
‘마법사 동행이 필요 없다고?’
그것을 본 미다스가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렸다.
‘가만, 그럼 텔레포트를 이용해서 다른 곳에 있는 동료들을 내가 있는 곳에 데려올 수 있다는 건가?’
그렇게 몇 종류의 그림을 그리던 미다스가 이내 자신이 그린 그림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 잠깐.’
그리고는 이내 그림 그리는 것을 멈추고 생각했다 ‘이거 사기가 아니라 씹사기 같은데?’
상상한 것 이상으로 엄청난 게 손에 들어온 것 같다고.
7.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이 끝나고 5일이 지났을 때, 그때 일이 일어났다.
쿵!
오우거의 숲의 동쪽에서 지진이 난 것 같은 거대한 땅울림이 났다.
크어어어어!
그리고 이내 화산이 폭발하듯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괴성이 숲을 뒤흔들었다.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깨닫지 못한 플레이어는 없었다.
당황하는 이도 없었다.
“드디어 오우거 군대가 등장했다!”
“트윈 헤드 오우거가 등장했다!”
당황은커녕 시곗속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모든 것이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 오우거 군대 등장했다!
일단 오우거의 숲에 드디어 BJ대마도사가 라이브 방송에서 예고했던 존재가 등장했다는 속보가 세상 곳곳에 퍼졌다.
- 드디어!
- 생각보다 빨리 나왔네!
- 일단 보러 간다!
- 가장 빨리 라이브 방송으로 보여주는 플레이어한테 무조건 100달러 쏜다!
그 속보에 대기 중이던 워즈튜브 시청자들이 이 뜨거운 열기에 빠질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무조건 기회 잡는다!”
“사전에 훈련한 대로 움직이면 돼!”
“하늘이 준 기회다! 후회 남기지 마!”
그리고 게임 플레이 타임도 쉬어가면서 기다리고 있던 플레이어들, 별이 되었거나 혹은 별이 되기를 바라던 플레이어들은 앞 다투어 게임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 아스트 길드 접속했다!
- 멘하탄 길드도 방송 켰다!
자연스레 워즈튜브에 오우거의 숲과 관련된 라이브 방송들이 우후죽순 켜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방송을 통해 속속 오우거의 숲 풍경이 게임 밖으로 전달되었다.
- 와, 미친! 오우거가 몇 마리야?
- 한 번에 열댓 마리가 같이 움직이잖아?
그렇게 펼쳐진 광경은 정말 장관이었다.
영광을 위해 모여든 수천 명의 플레이어들과 1천을 가뿐히 넘어서는 오우거 군대가 대결을 앞둔 광경을 장관이라 하지 않으면 무어라 할 수 있을까?
그 장관 속에서 시청자들은 찾았다.
- 그래서 BJ대마도사는?
- 아직 접속 안 했음.
- 라이징 스타 채널 공지도 잠잠한데?
과연 BJ대마도사는 어디 있는가?
물론 처음에는 그가 없다는 것에 큰 의문은 없었다.
- 이제 접속하겠지.
- 맞아, 바로 게임에 접속하는 게 아니잖아? 세팅하고, 상황 파악부터 해야지.
- 원래 슈퍼 히어로는 뒤늦게 등장하는 거 모름?
상황을 파악하고, 준비하는 데에는 언제나 시간이 필요한 법.
때문에 BJ대마도사의 부재에 대해서는 소수만이 의문을 품었다.
- 10분 지났는데?
그러나 속보가 터지고 10분이 흘렀을 때에도 라이징 스타 채널이나 정보는 없었다.
그 무렵에는 이제 다수가 의문을 품었다.
- 뭐지? 좀 늦는데?
- 애인도 없어서 게임만 하는 사람이 왜 이렇게 늦지?
- 똥 싸느라 늦을 수 있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그리고 좀 더 시간이 지났을 때 30분이 훌쩍 넘는 순간에도 BJ대마도사는 보이지 않았고, 라이징 스타 채널 역시 어떠한 공지를 올리지 않았다.
이내 그 부재의 시간이 1시간이 되었을 때 그리고 이제 정말 본격적인 영광을 위한 플레이어 대 오우거 군대의 전투가 시작됐을 때 세상은 생각했다.
- BJ대마도사 지금 접속 못하는 거 아니야?
- 접속하더라도 벌써 1시간 지났잖아? 이 정도면 이미 늦은 거 아님?
- 다른 팀들은 손 잡고 움직이는 중임!
- 가만, 이거 뭔가 이상하게 흐르는데?
BJ대마도사라는 최고의 실력자가 어쩌면 오늘 처음으로 무대에 오를지 못한다고.
그 무렵이었다.
- 중원 길드 접속했다!
BJ대마도사의 라이벌을 자처하던 중원 길드가 라이브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