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화. < 98화. 오우거 군단 (1). >
1.
단말마 사냥법을 보여주겠다고 결단을 내렸을 때 그리고 게임에 접속했을 때 미다스가 가장 먼저 찾은 건 NPC세바의 위치였다.
이 유는 간단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NPC세바와 만난다면 라이브 방송은 끝이 난다는 것.
그리고 미다스는 NPC세바의 위치를 미리 확인한 후에 그 주변에서 단말마 사냥법을 썼다.
‘완벽한 연기였어.’
순회공연을 운운한 건? 당연히 수작이었다.
마치 자신은 정말 작심하고 게임하려고 했는데, NPC세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만둔 것처럼 보이기 위한 수작.
즉, 개수작이었다.
- 이거 이상한데?
- 주작이 날아오르는 냄새 안 남?
- 킹리적 갓심 해야 하는 거 아님?
때문에 몇몇 시청자들이 NPC세바와 마주한 미다스를 향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였다.
물론 몇몇에 불과할 따름이었다.
- 의심 같은 소리하네, 싸우는 거 못 봤음?
- 지금 오우거 22마리 단숨에 해치운 플레이어한데 주작을 논하는 동태 눈깔이 있다?
- NPC가 어디 있는지 알고 만남? 그리고 NPC반응만 봐도 처음 보는 거 맞는데?
- 설마 NPC세바를 돈으로 매수해서 연기시켰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미다스가 보여준 말도 안 되는 전투력 그리고 정황 증거를 봤을 때 그가 개수작을 부렸으리라 의심하는 건 시기와 질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개수작을 부린 당사자 양심 입장에서는 주인에게 한마디 할 법한 일이었다.
‘아, 반응 보니까 문제 없겠네.’
그러나 미다스의 양심은 그 부분에 대해 한마디를 하기에는 이미 갈 데까지 간 상태.
'1억 명 앞에서 완벽하게 했어.’
혹여 양심이 있더라도 지금 이 기념비적인 결과물 앞에서는 감히 제 구실을 할 수가 없었다.
- 그보다 BJ대마도사님 1억 돌파 축하합니다!
- 드디어 슈퍼스타가 되셨네요.
- 솔로 플레이로 슈퍼스타 플레이어가 된 슈퍼 솔로 BJ대마도사 만세!
- 슈퍼 솔로 만세!
- 슈퍼 솔로여 영원하라!
이어진 시청자들의 축하 인사에 미다스는 대답보다 앞서 감상에 젖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믿기 힘든 업적.
그러한 업적 앞에서 미다스가 느낀 감정은 내가 해냈다, 라는 감정이 아니었다.
‘시청자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자신을 응원해주는 채팅창, 그 너머의 사람들이 한없이 고맙다, 라는 감정뿐.
그 감정이 미다스를 감상에 깊게 빠지는 것을 막았다.
“감사합니다. 그 보답으로 바로 퀘스트 보상까지 한 번 제대로 까보겠습니다. 숨기는 것 없이 전부!”
그 고마우신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가 아니라 화끈한 즐길거리였으니까.
- 역시 우리 형이야.
- 형, 애인 같은 거 사귀지 말고 우리랑 영원히 가자.
그 사실에 시청자들이 만족을 표현했고, 미다스가 곧바로 NPC세바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피요로 님에게 당신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아!"
그렇게 NPC세바의 감탄사와 함께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가 다시 시작됐다.
“피요로 님은 무사합니까?”
“예, 무사하십니다.”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거듭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NPC세바.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이어서 퀘스트 완료를 알리는 알림이 들렸고, 미다스는 속으로 준비했다.
‘자, 보상 와라.’
이번 퀘스트의 보상인 레전더리 에픽 스킬 카드북이 오기를.
“아, 은인께 감사를 표하는 걸 잊었군요. 제 목숨을 구해주신 은혜, 부족하나마 이것으로 갚기를 원합니다.”
그 예상대로 NPC세바가 품 안에서 흑요석으로 만들어진 스킬 카드북을 꺼내 미다스에게 건네줬다.
- 뭐지? 색깔이 다른데?
- 스킬 카드북 같은데 혹시?
- 설마 저게 레전더리 에픽 스킬 카드북이야?
그 사실에 시청자들이 놀랐고 미다스는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이었다.
“주인, 느낌이 안 좋다.”
“뭐?”
잭팟이 미다스에게 경고를 내뱉었고, 그 경고성에 미다스가 뚱한 표정을 지었다.
“뭔 개소리야, 느낌이 안 좋긴 지금 아주 좋은 상황인데.”
레전더리 에픽 스킬 카드북을 먹었는데 안 좋을 게 뭐가 있단 말인가?
그러한 미다스의 항변에 잭팟이 매와 같은 날카로운 두 눈으로 미다스를 노려보며 말했다.
“주인 나는 새다. 개소리는 못 뱉는다.”
완벽한 사실을 근거로 한 반박.
“아니, 그게……."
그 반박에 미다스가 잠시 말문을 및은 모습을 보였다.
- 그렇지, 잭팟은 새지. 개소리는 못하지.
- 팩트로 주인을 조져버리네.
그 광경에 시청자들이 웃음을 즐겼다.
“그 힘이 느껴진다.”
그러나 이어진 잭팟의 경고에 그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바람 부는 날의 낙엽처럼 삽시간에 날아갔다.
미다스의 표정도 바뀌었다.
‘설마?’
잭팟이 말하는 그 힘의 정체가 이름 잃은 신의 힘이라는 것은 뻔할 뻔 자.
그리고 이름 잃은 신의 힘이 언급될 때마다 강력한 존재가 나오리란 것도 뻔할 뻔 자였다.
심지어 미다스는 알고 있었다.
‘트윈 헤드 오우거가 바로 나오는 건가?’
이다음 퀘스트에서 자신이 싸워야 하는 존재가 무엇인지.
한편 NPC세바 역시 잭팟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고개를 돌리더니 이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미다스를 향해 말했다.
“이곳을 벗어나야 합니다. 이곳에는 말도 안 되는 괴물이 있습니다!”
이윽고 등장한 떡밥에 미다스와 시청자들이 동시에 긴장했다.
- 뭔가 나온다.
- 또 말도 안 되는 거 나오려는 모양이네.
- 빅 이벤트 냄새가 나는데?
그 긴장감 속에서 NPC세바가 쐐기를 박듯 분명한 단어를 꺼냈다.
“머리 두 개 달린 오우거가 이곳에 있습니다.”
트윈 헤드 오우거!
이제껏 오우거의 숲에서 등장한 적 없었던 새로운 보스 몬스터가 등장하는 순간.
- 빅 이벤트 떴다!
- 역시 머리는 두 개 달려야 제맛이지!
그 사실에 시청자들이 열광했다.
‘휴우, 보니까 당장 잡는 건 아닌 모양이네.’
그리고 미다스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머금었다.
물론 겉으로는 미소를 지었다.
NPC세바가 꺼내는 단어에 만족한 듯한 미소, 그 미소와 함께 여유 넘치는 표정을 지은 채 퀘스트 대화를 이어갔다.
“예, 알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조만간 그 머리 두 개 달린 오우거의 뚝배기를......."
“그놈이 오우거를 모으고 있습니다.”
“예?”
그 순간 나온 추가 발언 앞에서는 미다스의 표정 연기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 미다스를 향해 NPC세바가 재차 말해주었다.
“놈이 오우거 군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와야 마땅한 순간.
‘참아야 해. 내색하지 마.’
그러나 미다스는 용케 그 순간 표정을 간수했다.
- 잠깐만. 군대라고? 지금 뭔가 굉장히 섬뜩한 단어가 나온 거 같은데?
- 누가 헬모드라고 했어? 이건 악마도 혀를 내두를 난이도 같은데?
- 헬모드란 표현 쓰지 마세요, 악마들이 화낸단 말이에요!
- 어? 웃어?
시청자들조차 당황하는 순간, 당혹감 어린 표정 대신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 BJ대마도사는 이 순간 웃고 있어요!
- 지금 웃음이 나오냐?
그러한 미소에 놀라는 시청자들을 향해 미다스가 말했다.
“아, 이번에도 재미있겠네요. 이래야 게임이 할 맛이 나는 거죠. 안 그래요?”
미소를 보다 싱그립게 만들면서.
‘미치겠다.’
물론 속은 썩어 문드러지기 직전이었다.
‘다른 군대도 아니고 오우거 군대라니, 무슨 놈의 게임을 이딴 식으로 만들어?’
군대라면 최소 백 단위가 넘어간다는 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오우거가 그 정도 무리를 이룬다?
‘그걸 어떻게 막으라고?’
잡는 걸 떠나서 그 어마어마한 군대의 돌진을 과연 버틸 수 있는 탱커 라인을 구축하는 게 가능할까?
상상조차 되지 않는 광경.
‘젠장.’
때문에 미다스는 굳이 상상력을 발휘하려고 하지 않았다.
‘일단 묻고 가자.’
굳이 머릿속에 돌덩어리를 얹을 필요는 없었으니까.
‘지금은 계획대로 마무리해야 해.’
무엇보다 지금 미다스의 방송은 마침표를 찍은 상태가 아니었다.
1억 명이 넘는 기념비적인 결과물을 얻은 상태에서 용의 눈을 제대로 찍어야 후회가 없을 터.
“역시 게임은 뻥뻥 터지는 게 맛이죠. 어쨌거나 이걸로 다음 라이브 방송 주제는 정해졌네요.”
일단 미다스가 퀘스트에 대한 것을 확실하게 마무리했다.
“아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들도 조만간 라이징 스타 채널을 통해 등장할 빅 이벤트를 기대해주십시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공개 떡밥은 뿌려둬야지.’
그 후에 미다스가 직접 제 입으로 빅 이벤트라는 단어를 꺼냈다.
그 언급에 시청자들이 놀랐다.
- 빅 이벤트라고? 이거 말고 또 있어?
- 아니, 그보다 BJ대마도사 입에서 빅 이벤트란 단어가 나온 거 확실하지?
- 트윈 헤드 오우거 나올 때도 빅 이벤트 소리는 없었잖아?
트윈 헤드 오우거 그리고 오우거 군대라는 말 앞에서도 재미있겠네, 정도로 끝났던 BJ대마도사가 빅 이벤트라는 단어를 꺼냈다면 그게 보통 큰 것이 아닐 건 분명한 일.
그 기대감 앞에서 미다스가 마무리에 접어들었다.
“아주 끝내주는 걸 겁니다. 안 그래, 잭팟?”
“주인, 이상한 소리하지 마라.”
“야, 이럴 땐 고개를 끄덕여주는 거야.”
“주인, 지금 헛소리하는 것 같다.”
이어진 잭팟의 대답에 미다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후에 어깨를 으쓱한 후 시청자들을 향해 말했다.
“대화는 여기서 끝내야겠네요. 그럼 지금까지 라이브 방송을 시청해주신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종료를 알리는 멘트.
- 잠깐만, 빅 이벤트가 뭔지는 말해주셔야죠!
- 떡밥에 뭘 첨가했는지 정도는 알려주시죠!
그 멘트에 이제는 시청자들이 헤어지기 싫다는 듯 아우성을 던질 무렵.
“아, 까먹고 말씀 안 드렸네요.”
그때 미다스가 말했다.
“저 소환수 하나 더 소환하는 능력 있는 거 다들 아시죠?”
“불의 뜨거운 심판이 있을지어다!”
말과 함께 화면이 정령 기사를 향했고, 그 상태에서 라이브 방송이 종료되었다.
2.
대부분 라이브 방송은 끝나는 순간 열기가 꺼지고는 했다.
- BJ대마도사 라이브 방송 끝났다!
- 미친, 대체 떡밥이 몇 개가 나온 거야?
그러나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은 끝나는 순간 열기가 꺼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뜨거워졌다.
그만큼 BJ대마도사가 남긴 떡밥은 거대했다.
- 트윈 헤드 오우거에 오우거 군단이라니, 이거 딱 봐도 모래숲급 이벤트 나오겠는데? 또 한 번 라이징 스타 등장할 것 같은데?
- 빅 이벤트라니, BJ대마도사가 직접 빅 이벤트라고 했는데 대체 이게 뭘까?
- 정령 기사 두 마리! 그 화력도 미쳤는데 거기서 정령 기사가 하나 더 추가된다고?
동시에 많았다.
하나만으로도 활활 타오르기 부족함이 없는 떡밥들이 동시에 세 개나 던져진 셈.
떡밥을 받아먹는 입장에서는 갑자기 테이블 위에 자장면, 스파게티, 냉면이 동시에 올라온 격이었다.
즐겁기보다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 아즈모 : 빅 이벤트 말이야.
그렇게 혼란을 느끼는 이들 중에는 아즈모도 있었다.
- 아즈모 : 알려면 얼마를 주면 될까? 돈으로 어떻게 안 될까?
라이브 방송이 끝나기 무섭게 아즈모는 박영준에게 연락을 했고, 그곳에서 빅 이벤트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BJ대마도사의 입에서, 그것도 1억 명이라는 기념비적인 시청자를 기록하는 순간 빅 이벤트란 단어가 나왔는데 그게 보통 폭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리 없지 않은가?
그리고 실제로도 빅 이벤트였다.
“죄송합니다,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공략 과정을 처음부터 제대로 공개한다는 걸 이렇게 드러낼 수는 없지.’
아즈모에게도 이 빅 이벤트에 대한 내용은 거래할 수 없다고 바로 못을 박을 정도.
때문에 대화는 여기까지 하는 것이면 충분했다.
그 이상 대화를 나눠봤자, 본론이 아닌 사담이 될 뿐이었으니까.
“갓워즈의 끝에 있는 걸 생각하면 여러모로 조심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런데 박영준이 사담을 했다.
사실 그건 박영준의 개념에서 보면 멍청한 짓이었다.
괜히 상대방이 단서를 얻을 낌새를 만들 필요는 없었으니까.
지금 한 말도 마찬가지였다.
갓워즈의 끝에 있는 걸 생각해봐라, 달리 말하면 그것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이벤트라는 의미.
실제로도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는 그와 관련된 것이 맞았다.
만약 이대로 아즈모가 그래, 그렇지, 라고 대답하고 만다면 얻는 소득은 하나도 없는 셈.
“김민수가 만든 게임 아닙니까?”
그럼에도 박영준은 사담을 추가했다.
‘아즈모, 당신은 김민수가 왜 이 게임을 만들었는지 알잖아?’
정말 이 게임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기 위해서.
- 아즈모 : 그렇지, 김민수가 만든 게임이지. 죽음을 앞두고. 조심 또 조심하는 게 당연해. 이해한다고.
그렇게 아즈모를 찌르자 반사적으로 나온 대답에 박영준은 웃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그럼 다음에 일이 있으면 찾아뵙겠습니다.”
웃음과 함께 대화를 마쳤고, 대화가 끝나는 순간 그대로 웃음을 지워버렸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김민수가 죽음을 앞두고 갓워즈를 만들었다, 그 단어를 떠올리며 생각했다.
‘사람이 죽기 전에 남기는 건 유언과 유산뿐이다.’
이윽고 자신의 가설을 떠올린 박영준이 저도 모르게 탄식을 토했다.
“맙소사.”
박영준, 그가 이 게임의 끝에 걸린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순간.
그러나 박영준의 놀라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BJ대마도사는 이런 걸 알고 있는데도 어비스 길드의 그 도발을 맞도발로 받아친 건가?’
진짜 놀라운 걸 그걸 알면서도 BJ대마도사는 물러섬 없이 베팅을 했다는 것.
자신이라면 어땠을까?
짧은 시간이나마 BJ대마도사가 됐을 때의 자신을 떠올린 박영준이 헛웃음을 흘렸다.
그 후에는 의문을 품었다.
‘정말 한 번 만나보고 싶군, 어떻게 이런 엄청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결단을 내릴 수 있는지.’
과연 BJ대마도사가 갓워즈란 게임을 어떻게 상대하고 있는지.
3.
“빌어먹을 쓰레기 게임.”
라이브 방송이 종료되는 순간 미다스가 쓴소리를 내뱉었다.
“게임을 만들어도 어떻게 이렇게 쓰레기 같이 만들지?”
거듭된 푸념과 함께 미다스가 고개를 들어 눈앞에 뜬 새로운 퀘스트창을 바라봤다.
[트윈 헤드 오우거]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279레벨 이하
- 퀘스트 내용 : 트윈 헤드 오우거가 군대를 모은다는 소식을 들었다. 트윈 헤드 오우거와 오우거 군대가 조만간 등장할 것 같다. 등장하는 순간 트윈 헤드 오우거를 처치하자.
- 퀘스트 보상 : 없음
!퀘스트 완료 시 ‘툰가 왕의 서신’ 진행 가능 미다스의 시선이 그 퀘스트창의 한 구절에 꽂혔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보상이 없다는 건 너무 하잖아!”
보상 : 없음, 그 항목이 미다스를 어느 때보다 미치게 만들었다.
“이게 말이 돼? 럭키야.”
왕?
“이게 게임이냐? 응?”
왕?
“뭐라고? 이 게임 만드는 인간이 또라이인 게 분명하다고?”
얼마나 미치는 일인지 미다스가 전력을 다해 표현할 정도.
끼잉…….
“그래, 럭키야 미안해. 내가 좀 미쳤나 봐.”
그렇게 애꿎은 럭키를 괴롭히던 미다스가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 듯 미다스가 분위기를 전환한 후에 퀘스트창을 바라보며 이제는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했다.
‘일단 확실한 건 트윈 헤드 오우거가 오우거 군대를 끌고 등장한다.’
그 순간 미다스가 고개를 머리 위로 들자, 보스 몬스터 등장 때나 나오던 시계가 보였다.
‘등장은 126시간 후.’
다행히도 등장하는 시점은 명확히 파악 가능한 상태.
‘확인해봐야 하지만, 비밀의 정원 밖으로 나가면 등장 포인트가 보일 가능성이 높아.’
등장 위치마저 파악 가능하다면 전투를 갑작스럽게 치를 필요는 없을 듯했다.
충분히 의미 있는 메리트였다.
언제 어느 순간 어디서 전투를 치를지 모른다면 무언가 하기도 전에 실패할지도 몰랐으니까.
‘어떤 식으로 나올지는 모르지만, 어떻게든 전력을 확보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때문에 지금 미다스가 해야 할 건 전쟁에 대비하는 것,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그 대비책 역시 하나뿐이었다.
‘240레벨 찍고 카드 보상받은 후에 레전더리 에픽으로 뭘 뽑을지 정해보자.’
레벨업, 그보다 확실한 건 없었으니까.
그렇게 결론에 이른 미다스가 주변을 확인한 후 자신의 동료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왕!
“네, 주인님.”
“뭐냐, 주인?”
“여기서 240레벨 찍자.”
비밀의 정원 오우거들에게 절망적인 소식이 떨어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