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305화 (305/485)

305화.  < 96화. 솔로 복귀 (2). >

5.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법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직면한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

다른 하나는 시간이 들더라도 후환이 없도록 문제를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

물론 가장 좋은 건 둘 다였다.

탐험가 길드의 방식은 당연히 둘 다, 신속 정확한 방식이었다.

“오우거, 전부 처리해!”

명령을 내뱉는 순간 니플이 신속하게 전장으로 몸을 던졌다.

“라이트닝 부메랑!”

그리고는 곧바로 홀리 나이트 클래스의 스킬 중 하나인 라이트닝 부메랑을 꺼내 들고는 먼 곳에 보이는 오우거를 향해 던졌다.

파직!

날아간 부메랑이 오우거의 머리와 부딪치며 강렬한 스파크를 만들었다.

크어!

그 공격에 당한 오우거가 잠시 동안 정신을 잃은 듯 돌처럼 굳었고 이내 정신을 차리자마자 니플을 향해 달려들었다.

쿵! 쿵! 쿵!

크어어어어!

오우거의 뜀박질에 땅이 울리고 울음에 숲이 울리는 광경은 제삼자의 시점으로 봐도 오금이 저리고도 남았다.

휘잉!

그러나 니플은 그런 무시무시한 오우거의 존재를 무시한 채 전장을 헤집으며 또 다른 오우거들을 향해 부메랑을 던졌다.

휘잉, 휘잉!

거듭해서.

크어!

크아!

그렇게 무려 다섯 마리나 되는 오우거의 어그로를 끄는 순간 니플이 등에 짊어지고 있던 방패를 손에 쥐고는 그것을 앞세웠다.

크어!

그 순간 니플의 지척에 접근해 있던 오우거가 괴성과 함께 니플을 향해 맨주먹을 휘둘렀고, 니플이 방패를 들었다.

콰앙!

니플의 몸뚱이가 그대로 날아가도 이상할 게 없을 만큼 강력한 충격음이 숲을 울렸다.

아니, 니플의 몸이 정말로 날아갔다.

탱커가 날아가는 순간, 보통의 파티 사냥이라면 아, 엿됐네, 라는 소리가 나오는 순간.

그 순간 공중에 뜬 니플이 가볍게 공중제비 한 바퀴를 돌더니 바로 자세를 잡고 안전하게 바닥에 착지했다.

그 후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오우거들을 끌고 숲을 다니기 시작했다.

“후우.”

일명 나비 전법이었다.

그저 몬스터를 막아서는 방법으로는 두어 마리의 몬스터를 상대하는 게 전부이지만, 이 나비 전법은 훨씬 더 많은 몬스터를 상대로 시간을 끌 수 있었다.

탱커의 가치를 판가름하게 해주는 전법이기도 했다.

이 전법을 쓸 줄 모르면 그저 전투 내내 오는 몬스터와 몸을 비빌 뿐이지만, 이 전법을 제대로 쓸 수 탱커들은 최전선에서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으니까.

니플은 당연히 이 전략을 쓸 수 있었다.

‘다섯 마리 정도라면 10분은 가뿐하게 버티지.’

그것도 아주 제대로.

그게 그가 이번 BJ대마도사 건수의 책임자로 임명된 이유였다.

탐험가 길드의 VVIP서비스 도중에 생기는 큰 문제 대부분은 몬스터가 너무 많이 등장할 경우였고, 그런 경우에는 다른 어떤 능력보다 몬스터를 많이 잡아두는 능력이 중요했으니까.

‘문제는 처리다.’

물론 그저 잡아두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렇게 자신이 시간을 끄는 사이 나머지 길드원들이 나서서 오우거를 제거하는 한편, BJ대마도사를 도와야 했다.

사실 돕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저 구출을 하면 될 뿐.

하물며 BJ대마도사가 그냥 플레이어도 아니고, 오우거를 상대로 탱킹을 하고도 남을 플레이어 아닌가?

‘만약 BJ대마도사가 방해라도 한다면…….'

그래서 골치가 아팠다.

그 BJ대마도사와 탐험가 길드는 지금 겉으로 웃으면서 서로의 배를 향해 칼을 찌르는 중.

그런 상황에서 BJ대마도사가 순순히 탐험가 길드에 협조적으로 나오리란 보장은커녕 없었다.

도리어 여기서 판을 엉망으로 만들려고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게 훨씬 더 상식적인 판단일 터.

'최대한 빨리 정리한다.'

크어!

그 사실 앞에서 각오를 다지는 니플의 눈앞으로 또 다른 오우거의 주먹이 날아왔고, 니플이 잽싸게 방패를 앞세우며 제 방패와 오우거의 주먹을 충돌시켰다.

콰앙!

그리고 터지는 굉음과 함께 니플의 몸이 짤막한 비행을 마치고 바로 땅에 착지했다.

서커스 쇼처럼 눈이 돌아갈 법한 광경.

그 눈코 뜰 새 없는 광경 속에서 니플이 용케 눈을 돌려 자신의 채팅창을 바라보았다.

- BJ대마도사가 정리했습니다.

“뭐?”

그리고 나온 채팅에 니플이 놀랐고, 그사이 오우거 두 마리가 동시에 니플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아!’

니플이 채팅창에서 시선을 돌린 후 정면을 바라봤고, 앞뒤로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기 위해 몸을 낮춘 채 눈앞에 있는 오우거의 다리 사이로 잽싸게 빠져나갔다.

그 후에도 거듭 오우거의 공세가 시작됐고, 그 공세 속에서 한눈을 파는 건 누가 봐도 불가능해보였다.

‘젠장, 무슨 소리야? 정리라니?’

그러나 용케 한눈 팔 여유를 찾아낸 니플이 다시 한 번 더 채팅창을 바라봤고, 그런 그의 눈에 새로운 채팅 내용이 보였다.

- BJ대마도사가 라이브 방송 종료했습니다.

- BJ대마도사가 오고 있습니다.

BJ대마도사가 오고 있다!

‘뭐라고?’

그 소리에 어느 때보다 섬뜩한 기운을 느끼던 니플의 머리 위로 갑자기 벼락 하나가 떨어졌다.

꽈릉!

그 벼락을 맞는 순간 니플은 생각했다.

‘날 죽이려…….'

BJ대마도사가 이 혼란을 틈타 그냥 탐험가 길드를 싹 쓸어버릴 생각이라고.

그런 니플의 귓속으로 이내 알림이 들렸다.

[성스러운 벼락이 당신의 체력을 크게 회복시켜줍니다.]

'응?'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는 알림.

“니플님!”

그 알림 뒤로 BJ대마도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도와드리러 왔습니다!”

무척이나 친절한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니플은 더 이상 생각하는 걸 포기했다.

6.

콰앙!

[오우거를 처치했습니다.]

대폭발의 폭음과 함께 들린 알림을 끝으로 소란으로 가득 했던 오우거의 숲에 고요함이 찾아왔다.

“후우."

내뱉는 숨소리가 이제는 선명하게 들릴 만큼의 고요함이.

‘미치겠군.’

‘아, 어쩌다가…….'

탐험가 길드원들 입장에서는 숨이 막힐 법한 고요함이었다.

‘BJ대마도사에게 도움을 받게 된 거지?’

사고가 터졌다, 여기까지는 있을 수 있는 일.

그러나 그 과정에서 BJ대마도사의 도움을 받았다? 그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일이 지금 일어났다.

“다치신 분 없죠? 있으시면 손드세요, 잭팟이 바로 벼락 한 방 때려드리겠습니다.”

BJ대마도사가 탐험가 길드를 도와 이 사고를 정리했다.

물론 BJ대마도사의 도움이 필요한 사고는 아니었다.

BJ대마도사 없이도 충분히 탐험가 길드가 제 역량으로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의 사고.

그러나 도움을 받았다는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니플, 그가 그 사실을 부정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부정하기에는 사실은 명명백백했으며 무엇보다 상대방은 BJ대마도사였다.

‘괜히 어설프게 말을 돌리다간 문제가 더 커진다.’

결코 어설픈 수작질이 통하지 않는 상대.

그러나 대답을 내뱉는 니플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고, 얼굴 위로 짜증이 조금 드러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감정이란 건 그리 쉽게 감출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어? 내가 자존심을 건든 건가?’

니플의 그 불편한 낌새를 파악한 미다스가 긴장했다.

‘하긴, 나 때문에 개고생하다가 불가피한 사고가 터졌는데 그걸로도 모자라서 도움까지 받으면…… 기분이 좋을 건 없지.’

그러나 이내 니플의 심정을 이해하고는 미다스가 말했다.

“하하, 사실 제 도움 따위는 필요 없으셨죠. 하지만 그래도 제가 받은 도움이 있는데 도와드리는 게 도리 아닙니까? 은혜는 갚으라고 있는 거니까요. 안 그래요?”

그 말이 니플에게는 이렇게 들렸다.

나에게 엿을 줬으니, 나도 너희들에게 엿을 줬을 뿐이야.

표정이 더 구겨질 수밖에 없는 일.

‘아, 또 실수했다.’

그 모습에 미다스도 이제는 긴장을 품었다.

물론 그 사실을 내색하진 않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라이브 방송은 종료했으니, 오늘 일이 알려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무엇보다 불가피한 사고 아닙니까? 뭔가 대단한 일도 아니죠. 이런 거 일일이 신경 쓰다가는 그냥 갓워즈 접어야죠. 그러니까 다시 사냥합시다.”

별거 아닌 일 가지고 기분 상해하지 말고, 그냥 하던 일이나 하자.

“그럼 다시 세팅하겠습니다. 아, 준비되면 말해주세요. 탐험가 길드의 페이스에 맞춰드리겠습니다.”

그 속행 선언에 니플의 표정이 달라졌다.

‘속행?’

그는 BJ대마도사가 여기서 판을 뒤엎을 줄 알았으니까.

그로 인해 자신의 커리어에 오점이 생길 것을 각오하고 있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속행 선언이 고맙게 느껴진다는 말이 아니었다.

도리어 반대였다.

‘또 하자는 건…….'

한 번 실수는 실수이지만, 두 번 실수는 부주의이며, 세 번째는 실수가 아닌 능력이 되는 법.

'......우릴 제대로 말려 죽일 속셈이구나.’

BJ대마도사가 탐험가 길드를 체면을 바닥 끝까지 끌어내리라 생각을 했다.

“잠시 길드하고 대화를 하겠습니다.”

그 순간 니플은 이번 건수가 자신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님을 깨닫고는 곧바로 길드와 이야기를 준비했고, 그 모습을 본 미다스는 생각했다.

‘길드랑 대화? 설마 여기서 끝나는 건가?’

자칫 잘못하면 여기서 꿀 빠는 걸 멈춰야 될지도 모르겠다고.

‘어떻게 하지?’

미다스 입장에서는 결코 반갑지 않은 이야기.

‘계속 서비스를 받으려면 탐험가 길드분한테 메리트를 드려야 해.’

그 반갑지 않은 이야기를 반가운 이야기로 바꾸기 위해서는 당연히 상황을 바꿔야 했다.

미다스가 머릿속으로 저울질을 했고, 이내 답을 내놓았다.

“아, 니플 님. 대화 중에 죄송합니다. 한 가지 제안을 해도 되겠습니까?”

7.

- 아즈모 : 그래서 거기서 BJ대마도사가 탐험가 길드에 단말마 사냥을 멈추는 제안을 했다고?

채팅창 위로 뜬 아즈모의 채팅에 박영준이 쓰고 있는 마이크에 대고 자그맣게 말했다.

“예."

말이 글자가 됐고, 말을 뱉은 박영준의 입은 미소가 됐다.

- 아즈모 : 너희들이 내 페이스를 못 쫓아오니까, 너희들에게 맞춰주겠다. 그런데도 못 쫓아오면.

“아주 개망신이죠. 다시는 사냥을 돕겠다는 말을 감히 내뱉을 수 없을 만한 개망신.”

그 사건 이후 BJ대마도사는 탐험가 길드의 페이스에 맞추기 위해 단말마 사냥을 포기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배려.

허나, 탐험가 길드 입장에서는 이 페이스마저 쫓아가지 못한다면 사실상 자신들이 BJ대마도사의 사냥에 어울리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 아즈모 : 거기에 이미 사고 관리 능력도 BJ대마도사가 낫다는 게 증명됐고.

하물며 이번 VVIP서비스의 계기였던 사고 관리 능력 역시 누가 더 나은지 증명된 상황.

솔직히 지금 당장 BJ대마도사가 VVIP서비스가 필요 없다고 해도 탐험가 길드가 그것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J대마도사는 여전히 탐험가 길드의 서비스를 받는 중이었다.

- 아즈모 : 그렇다고는 해도 탐험가 길드를 괴롭히기 위해서 굳이 레벨업 페이스를 높일 필요는 없지 않나?

아즈모가 이번 대화를 시작한 이유가 바로 그 부분이었다.

대체 왜 BJ대마도사는 계속 탐험가 길드의 서비스를 받는가?

그 의문에 박영준은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대답했다.

“지금 BJ대마도사의 사냥 페이스에 맞추기 위해 탐험가 길드는 더 많은 병력을 보충했습니다.”

- 아즈모 : 보고 받았어. 그때보다 2배나 되는 인력을 투입했더군.

“다른 VVIP들을 위해 투입한 전력마저 각출해서 데려온 상황이죠. 카드사로 따지면 그동안 VVIP에게 주는 혜택까지 축소하면서 어느 단 한 명의 고객에게 유례가 없는 혜택을 주는 겁니다. 그럼 그 VVIP들의 기분은 어떻겠습니까?”

그 질문에 아즈모가 바로 잠시 고민했다.

- 아즈모 : 흠, 태어나서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은 없어서 쉽게 상상이 안 가는 질문이군.

- 아즈모 : 그래도 상상해보니까 기분이 썩 좋을 것 같지는 않네.

그 대답이 바로 박영준이 생각하는 BJ대마도사의 의도였다.

“그렇죠, VVIP분들의 기분이 안 좋겠죠.”

만약 거기서 BJ대마도사가 탐험가 길드와 잡은 손을 놓았다면, 그건 탐험가 길드가 그냥 BJ대마도사의 실력을 서포트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끝날 일이었다.

탐험가 길드의 체면은 구겨지지만, 탐험가 길드를 애용하는 VVIP고객들의 빈정이 상하거나 할 만한 사건은 전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BJ대마도사에 특별대우를 해주는데 기존 VVIP고객들이 기분이 좋다면 그게 비정상적인 일.

“그리고 이제 조만간 300레벨 사냥터에 돌입합니다. 그곳에서 탐험가 길드의 VVIP서비스를 받는 분들은 탐험가 길드에 돈으로 제공 할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해주시는 진짜 가치 있는 사람들이죠.”

하물며 BJ대마도사가 레벨이 오를수록 그 때문에 빈정이 상하게 될 VVIP의 수준도 오를 수밖에 없었다.

“탐험가 길드는 이제 어떤 식으로든 피를 흘릴 겁니다. 바닥이 흥건해질 정도로.”

탐험가 길드 입장에서는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

BJ대마도사 입장에서는 확실한 심판이었다.

- 아즈모 : 정말 대단하군, BJ대마도사의 노림수는.

그 사실에 아즈모가 감탄하는 순간, 박영준의 입가에는 보다 짙은 미소가 지어졌다.

‘진짜 폭탄은 아직 터지지도 않았지만.’

BJ대마도사가 지금 보여주는 이 모든 게 진짜 메인 디시를 앞두고 나온 에피타이저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나온 미소 그리고 박영준이 화상통화를 못하게 만든 미소였다.

만약 화상통화를 했다면 이 감정을 아즈모에게 감추는 것은 불가능했을 테니까.

- 아즈모 : 어쨌거나 당분간 BJ대마도사는 탐험가 길드랑 오우거 3,333마리를 잡겠군.

“예, 잡으면서 탐험가 길드를 처절하게 짓밟기 위해 복수의 칼을 갈고 있을 겁니다.”

8.

[오우거를 처치했습니다.]

[퀘스트 조건을 완료했습니다.]

기어코 3,333번째 오우거를 처치하는 순간, 미다스는 더 이상 사냥을 할 수 없었다.

‘해냈다.’

그저 주먹을 쥔 채 전율을 느낄 뿐.

그만큼 대단한 일이었다.

솔로 플레이로 그토록 많은 오우거를 잡은 건 장담컨대 미다스가 갓워즈 역사상 유일할 터.

‘일주일 만에.’

더욱이 그 엄청난 성과는 일주일이라는 짤막한 나날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더불어 일주일 동안의 사냥에서 얻은 결과는 퀘스트 공략을 했다는 사실 하나만이 아니었다.

[미다스]

- 레 벨 : 238

- 성좌 : 워드래곤

- 직업 : 대마도사

- 능력 : 근력 (5+2138)/체력 (5+2081)/지력 (1092+3471)/마력 (243+2977)

- 잔여 스탯 : 0

당장 미다스가 230레벨을 넘는 건 물론 238레벨을 달성한 상태.

‘하루에 1렙업 이상 했어.’

이 역시 갓워즈의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레벨업 페이스였다.

소득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패럴라이즈]

- 스킬 랭크 : F

- 스킬 효과 : 상대방을 꼼짝 못 하게 마비시킨다.

230레벨 달성 스킬 보상에서는 레전더리 등급 스킬은 패럴라이즈를 얻었다.

‘이번엔 제대로 운이 따랐어.’

이 역시 엄청난 소득이었다.

패럴라이즈는 어지간한 공격 마법보다 전투에서 훨씬 더 유용한 마법이었으니까.

특히 미다스의 손에서 발휘되는 상태 이상 효과는 다른 마법사 플레이어들과 차원이 달랐다.

‘사안, 트라이던트 그리고 패럴라이즈. 이것만으로도 보스 몬스터의 시간은 1분 이상 빼앗을 수 있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악몽과도 같은 수준.

그러한 놀라운 결과물들 앞에서 미다스는 진심을 담아 생각했다.

‘전부 탐험가 길드 덕분이야.’

이토록 달콤한 결과를 보게 해준 탐험가 길드가 정말 너무 고맙다고.

물론 당사자인 탐험가 길드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진짜 페이스 쫓아가기 힘들다.’

‘무슨 속도가 이래?’

BJ대마도사의 사냥 페이스를 쫓아가느라 게임임에도 숨이 턱턱 막힐 지경.

더욱이 그 사건 이후 탐험가 길드는 BJ대마도사를 돕는 길드원들에게 거듭 말했다.

절대 그때와 같은 사고를 내지 말라고.

평소보다 부담이 컸고, 부담이 큰 만큼 힘듦도 클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계속 가야 해.’

그리고 이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계속 이 상황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탐험가 길드의 수작으로 말미암아 BJ대마도사는 레벨업 페이스가 급격히 빨라진 건 분명한 사실이었으니까.

‘끝까지.’

이대로 계속 간다면, 결국 파멸을 맞이하게 되는 건 BJ대마도사가 될 터.

그것을 위안으로 삼으며 숨을 돌린 니플이 BJ대마도사를 향해 말했다.

“계속 사냥을 하시겠습니까?”

그 질문에 미다스는 생각했다.

‘그야 당연히 하고 싶지만…….'

마음 같아서는 그냥 퀘스트 무시하고 이 달콤한 꿀을 계속 빨고 싶을 지경.

그러나 미다스는 알고 있었다.

“아, 그 전에 퀘스트부터 공략하고요.”

‘처음에 라이브 방송에서 말한대로 오우거 3,333마리를 잡았는데 탐험가 길드가 더 도와줄 이유는 없지.’

자신이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탐험가 길드의 VVIP서비스는 이제 끝이라는 것을.

여기까지 VVIP서비스를 받은 것부터가 이미 충분히 엄청난 이득을 본 것임을.

‘그래, 여기서 만족하자.’

그렇기에 미다스는 더 이상 욕심을 발휘하지 않았다.

그런 미다스의 눈에 NPC 한 명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이윽고 등장한 NPC가 소리쳤다.

“나는 오우거 사냥꾼 피요로! 이곳에 오우거 3,333마리를 잡은 위대한 사냥꾼이 있다고 하는데, 누구인가?”

“접니다.”

새로운 퀘스트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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