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296화 (296/485)
  • 296화.  < 93화. 사막왕 (5). >

    13.

    일이 쉽게 잘 풀릴 때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문제는 대개 갑자기 위기가 왔을 때, 그때 생기기 마련.

    지금 문덕이 이끄는 팀, BJ대마도사를 위해 싸우는 플레이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막왕의 병사가 강력하긴 했지만, 수적 우위를 이용해 사막왕의 병사를 압도했을 때는 모두가 잘 싸웠다.

    공포심도 없었고, 물러섬도 없이 가진 능력의 100퍼센트, 그 이상을 완벽하게 끄집어냈다.

    꽈릉!

    “사막왕이다!”

    그러나 사막왕이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등장하는 순간, 2천 명이 넘는 플레이어들은 그대로 굳을 수밖에 없었다.

    행동은 물론 사고까지.

    사막왕의 등장에 그 누구도 움직이지 않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건 명백한 실수였다.

    본래는 이 순간 탱커들이 앞다투어 몸을 던져 사막왕의 어그로를 끌고 막아내는 게 정석이었다.

    매우 빠른 기동력 그리고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사막왕 같은 보스 몬스터를 이대로 놔두면 필시 놈이 활개를 칠 게 분명했고, 그로 인해 힐러와 딜러 수십 혹은 수백이 단숨에 게임오버 당해도 이상할 건 없었으니까.

    ‘어떻게 하지?’

    그러나 앞서 말한 공포감이 탱커들의 발걸음을 쉽게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일반적인 레이드였다면 해프닝을 넘어 레이드 실패라는 대형 사고가 나오기 직전의 순간.

    콰광!

    미다스가 등장한 건 바로 그런 시점이었다.

    콰광!

    그 누구보다 강렬한 방식으로.

    동시에 위험한 방식이기도 했다.

    - BJ대마도사가 공격했다!

    - 어그로 끌렸어!

    이 강력한 공격으로 말미암아 이제부터 사막왕은 미다스를 최우선으로 노리고 들어올 터.

    보스 몬스터를 상대로 탱킹과 어그로 관리를 미다스가 먼저 시작하는 격이었다.

    - 이거 위험한 거 아니야?

    - 마법사답지는 못하지.

    결코 마법사가 할 일은 아니었다.

    미다스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상대는 새로운 아이템 그리고 새로운 스킬을 가지고 나온 상황에서 섣불리 어그로부터 끌려서 좋을 건 없지 않은가?

    충분한 관찰과 판단 후에 사냥에 나서야 하는 게 정상.

    - 그래도 어쩌겠어? 이대로 놔두면 다른 플레이어들 다 뒈질 텐데.

    - 맞아, 여기서 BJ대마도사가 안 나섰으면 마네킹 쇼 나왔을걸?

    그럼에도 미다스가 나선 것은 누가 보더라도 자신을 이제까지 도와준 문덕 팀의 플레이어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게 아니고서는 이런 리스크를 감수하는 짓 따위는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으니까.

    “제가 시간을 끄는 사이, 다들 물러나십시오!”

    그리고 이어진 발언에 이제는 모두가 확신했다.

    ‘아!’

    ‘BJ대마도사님!’

    예상한 것처럼 모두를 위기로부터 구하기 위해 BJ대마도사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리스크를 품었음을.

    물론 진짜 이유는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자, 다들 위험하니까 물러나세요. 이제부터는 제가 상대하겠습니다.”

    ‘이 이상 다른 사람들이 활약하면 안 돼.’

    이제는 자신이 활약을 해야 한다는 것.

    미다스에게는 매우 중대한 문제였다.

    분명 지금 분위기가 들끓고 있긴 했고, 시청자들의 만족도도 높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미다스의 활약은 없었다.

    ‘여기서도 활약이 별 볼 일 없으면 결국 또 다음으로 넘어가게 된다.’

    즉, 미다스의 활약상이 없으면 결국 그것을 빌미 삼아 다음 라이브 방송에서도 강렬한 퍼포먼스를 요구한다는 의미.

    ‘어설프게 상황 돌아가서, 문덕 팀이 같이 잡겠다고 하면 거절하기도 힘들어. 그리고 정말 그렇게 되면…… 역대급 노잼 나온다.’

    한편으로 지금 여기에 모인 전력이 너무 강력한 것도 문제였다.

    무려 2천 명이 넘는 플레이어가 여전히 팔팔하게 뛰고 있는 상황.

    그것도 그냥 단순한 플레이어들이 아니라 어떻게든 시청자들 앞에서 활약하고 싶어 몸이 달아오른 프로 플레이어들이었다.

    당장에는 당혹감에 주춤했지만, 본격적은 사막왕 레이드가 시작되면 앞 다투어 장렬한 전사를 보여주고자 할 터.

    그럼 사막왕 레이드는 생각보다 매우 싱겁게 끝날 수밖에 없었다.

    달리 말하면 미다스는 확신이 있었다.

    ‘잡기 어려운 놈도 아닌데.’

    사막왕을 혼자서 잡을 확신.

    [타락한 사막왕(Lv.259)]

    !10분마다 대강하 스킬 사용 가능

    !1분마다 어둠의 칼날 스킬 사용 가능

    !HP가 50퍼센트 이하일 때 야수화 스킬 사용

    !HP가 10퍼센트 이하일 때 모래지옥 스킬 사용

    그것도 막연한 확신이 아니라 확실한 정보를 근간에서 나오는 확신이었다.

    물론 보이는 사막왕의 페이즈는 무시무시한 수준이었다.

    일단 대강하 스킬을 10분마다 쓴다는 건, 아무리 제대로 진형을 갖추어도 10분마다 초기화된다는 의미.

    그것도 그냥 초기화가 아니라 피할 수 없는 강력한 범위 공격을 맞으면서 초기화되는 셈이었다.

    앞서 엄청난 데미지를 보여준 어둠의 칼날 스킬은 무려 1분 마다 초기화됐다.

    1분마다 모두가 탱커 뒤로 잽싸게 피신하지 못하면 바로 게임오버를 당한다는 의미.

    ‘생각보다 훨씬 쉽게 나왔어.’

    그러나 막상 미다스 입장에서는 어려울 게 없었다.

    일단 그에게 대강하 스킬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대강하야 위치 파악하고 튀면 될 일.’

    떨어지는 위치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대강하 스킬은 그저 숨 돌릴 시간을 주는 것 뿐.

    어둠의 칼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둠의 칼날 데미지가 보통은 아니지만, 우리들 중에 피해를 입을 인간은 없어.’

    그 데미지가 치명적인 건 어디까지나 일반 플레이어들 수준의 이야기.

    럭키나 골드, 실버의 탱킹 능력은 보스 몬스터급이나 다름없었다.

    심지어 미다스는 조건에 따라서는 그들보다 더 탱킹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야수화까지 가면…….'

    그 후에 2페이즈인 야수화 스킬도 무시할 스킬은 아니었다.

    사막왕이 거대한 사자가 되어 미쳐 날뛰는 스킬.

    아예 새로운 몬스터를 잡는 스킬이었다.

    ‘샌드백이지.’

    그러나 미다스에게는 그저 때릴 곳이 많아지는 스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여러모로 자신감이 넘칠 수밖에 없는 대목.

    때문에 미다스는 자신 있게 소리쳤다.

    “나 혼자 잡는 거 방해하면, 그땐 전쟁입니다.”

    - 솔로 선언이다!

    이 사막왕을 상대로 솔로 플레이를 선언했다.

    14.

    제아무리 사이드 메뉴가 기대 이상으로 맛있어도, 사람들은 메인 메뉴를 기다리는 법.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앞서서 나온 플레이들이 재미있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이드 메뉴에 불과.

    - 드디어 시작이다.

    - BJ대마도사의 무대다.

    - 그래, 이거지! 우린 BJ대마도사의 솔로 플레이를 보고 싶다고!

    그들이 정말 보고 싶은 것은 BJ대마도사의 활약이었다.

    기대감이 솟구치는 게 당연지사.

    - 어떻게 하려나?

    그 기대감의 시작은 바로 BJ대마도사가 고를 공략 방식이었다.

    - 럭키님의 사생결단으로 어그로 잡고, 다구리?

    ㄴ 그게 아니라 실버가 탱킹하고, 동시에 화력 퍼붓는 게 나을 듯. 딱 봐도 사막왕 페이즈가 평소 때랑 다르잖아? 이럴 때는 조심스럽게 가야지.

    ㄴ 조심? BJ대마도사 팬이 아니네. BJ대마도사에게 없는 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노래 실력이랑, 다른 하나는 조심성이야.

    ㄴ 여자친구도 없지.

    ㄴ 아, 그렇지. 너무 당연해서 빼먹었네.

    이제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보스 몬스터를 공략해온 BJ대마도사였으니까.

    그러한 예상에 미다스가 자신이 고른 카드를 보여줬다.

    “골드야!”

    “예, 주인님!”

    미다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럭키를 탄 골드가 미다스를 쫓고 있던 사막왕의 앞을 가로막았다.

    눈앞에 방해물의 등장에 사막왕은 무시하는 대신 그 방해물로 목표를 바꾸었다.

    스윽!

    사막왕이 검은 칼을 들고 휘두를 준비를 했다.

    골드 역시 그 적의를 정면으로 받아들였다.

    “주인님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한다!”

    그 외침과 함께 골드가 럭키를 박차고 도약했다.

    약 10미터에 이르는 도약!

    그렇게 도약한 골드가 그대로 벼락처럼 내리꽂히며 제 손에 든 사막왕의 보검을 내리쳤다.

    카앙!

    사막왕과 골드, 두 칼이 충돌하며 고막을 찌릿찌릿하게 만드는 강렬한 소리를 내뱉었다.

    그 소리와 함께 사막왕과 골드가 그대로 마주한 채 서로를 노려봤다.

    - 와!

    - 그림이다!

    사자의 머리에 인간의 몸뚱이를 가진 사막왕 그리고 검은 늑대의 머리에 인간의 몸뚱이를 가진 골드.

    심지어 서로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은 똑같이 사막왕 세트!

    - 나름 기대는 했지만 진짜 이런 그림이 나오네.

    - 영화네, 영화야!

    마치 이집트를 배경으로 만든 전쟁 영화의 마지막 하이라이트 전투 장면을 떠오르게 만들 만큼, 절로 감탄이 나올 만한 장면이었다.

    ‘1대1 승부는 영화로 보면 되는 거고.’

    물론 영화처럼 서로 한계를 보려는 듯 1대1 승부를 필사적으로 치르는 멋진 장면 따위를 미다스는 볼 생각이 없었다.

    ‘우리 방송은 아니지.’

    “럭키, 전광석화다!”

    그 그림 같은 대치 국면 속으로 미다스는 바로 럭키를 투입했다.

    크-왕!

    그러자 전광석화 상태로 변한 럭키가 그대로 사막왕의 등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덤벼들었다.

    스윽!

    대치 국면 속에서 사막왕이 반사적으로 럭키를 상대하기 위해 그대로 등을 돌렸다.

    달리 말하면 골드를 등졌다는 의미.

    “네놈!”

    그 틈을 골드가 놓치지 않고 손에 든 사막왕의 보검을 그대로 내찔렀다.

    푹!

    그대로 사막왕의 몸에 칼이 깊숙하게 들어갔다.

    휘익!

    반대로 사막왕이 럭키를 향해 휘두른 칼은 럭키가 재빠른 몸놀림으로 피해버렸다.

    사막왕이 소득 없이 손해만 입는 순간.

    - 와, 럭키 골드 조합 무섭네!

    - 저걸 어떻게 이겨?

    - 내가 사막왕 처지면 그냥 로그아웃하고 게임 끈다.

    - 갓워즈는 몬스터에게도 항복 옵션을 허용하라!

    그 순간 어수선한 채팅창 반응 사이로 미다스의 손에 든 것을 그대로 사막왕을 향해 던졌다.

    - BJ대마도사가 뭐 던졌다!

    - 어? 방향이 이상한데?

    그렇게 미다스가 던진 것은 사막왕이 아니라 골드의 발치를 향해 날아갔다.

    - 설마 골드랑 사막왕이랑 헷갈린 거 아니야?

    당연히 드는 의문.

    그러나 그 의문은 오래 가지 않았다.

    - 단검?

    - 파투의 단검이다!

    미다스가 던진 것의 정체를 파악한 시청자들은 바로 그의 의도를 눈치챌 수 있었다.

    “골드야, 양념 좀 해라!”

    “예, 주인님!”

    그 명령을 끝으로 미다스가 인벤토리 안에서 무기를 꺼낸 후 골드 근처에 무기를 던졌다.

    파투의 창을 비롯해 사막왕의 독검까지.

    평소에는 하급 정령 전사들을 통해 써먹었을 아이템들이었으나, 지금은 정령 전사를 소환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못했다.

    ‘정령 전사는 못 버텨.’

    사막왕의 어둠의 칼날, 그 광역 스킬에 정령 전사들이 버틸 가능성은 높지 않았으니까.

    ‘골렘도 마찬가지이고.’

    미다스가 골렘을 소환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여기서 골렘이나 정령 전사들을 소환해봤자, 딱히 큰 메리트 없이 마력만 낭비하게 될 가능성이 컸다.

    물론 이유가 있다고는 해도 미다스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무기를 던진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 하긴, 정령 전사 꺼내봤자 순삭될 테니까.

    - 그래도 그렇지, 저 비싼 무기를 그냥 던진다고?

    무기를 던진다는 것은 그 아이템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다는 의미.

    - BJ대마도사니까 가능한 거지, 엄청난 부자이니까 가능한 거.

    - 파투의 단검에 사막왕의 독니 시세 얼마이지?

    - 파투의 단검은 시세도 시세인데, 매물이 없잖아!

    하물며 미다스가 던진 아이템 하나하나의 값어치는 엄청났다

    특히 개중에서도 파투의 단검이 가지는 가치를 생각하면, 미다스가 한 건 지금 무법지대에서 길가에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카 차키를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 은신 쓰고 아이템 먹튀하는 애들 무섭지도 않나?

    - 저런 건 구스타프나 아즈모도 못할 듯!

    - 역시 대부호가 맞았어.

    게임 접을 각오로 미다스의 아이템을 노리는 이들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노릇.

    당연한 말이지만 미다스가 정말로 돈이 넘쳐서 아이템을 던진 건 아니었다.

    ‘내 아이템 먹으러 오는 새끼한테는 대폭발을 먹여준다.’

    미다스에게는 은신이든 카모플라쥬든, 어떤 스킬도 간파할 수 있는 눈이 있었으니까.

    ‘제발, 제발 무사히 가자.’

    그럼에도 여전히 초조함이 가슴을 간질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어느 때보다 긴장한 채 그러나 겉으로는 여유로운 척 연기를 한 채 주변을 경계하던 미다스의 귓속에 알림이 들렸다.

    [사막왕이 파투의 저주에 걸립니다.]

    [사막왕이 사막왕의 독에 중독됩니다.]

    골드가 차례차례 사막에 떨어진 무기를 번갈아 주워가며 사막왕에게 디버프 효과를 주는 알림이.

    그 알림에 미다스가 소리쳤다.

    “용열병.”

    이제는 자신도 전투에 참전하겠음을 알리는 외침이었다.

    “파이어볼.”

    그 이후 나온 짤막한 캐스팅.

    그뿐이었다.

    - 어? 파이어볼만?

    - 설마?

    미다스는 자신이 가진 무수히 많은 강력한 스킬들을 배제한 채 오로지 파이어볼만을 외쳤다.

    보통의 마법사였다면 싱겁다 못해 시청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을 대목.

    그러나 BJ대마도사의 시청자들은 달랐다.

    - 무한 파이어볼이다!

    이제부터 미다스가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끝내주는지, 모두가 알고 있었으니까.

    퍼엉!

    그 열광 속에서 미다스가 파이어볼을 던졌다.

    15.

    - 럭키를 쫓으면 골드랑 BJ대마도사가 공격하고, 골드를 쫓으면 럭키랑 BJ대마도사가 공격을 하고, 이거 지옥이네, 지옥.

    - 거기에 BJ대마도사 파이어볼만 쓰고 있는 것도 골치 아프지. BJ대마도사는 도망치면서도 공격할 수 있다고.

    - 그것도 그런데 강력한 스킬들 다 쿨 아끼고 있는 게 크지. 아직 사안하고 트라이던트는 쓰지도 않음.

    BJ대마도사의 사막왕 공략이 시작되고 10분째.

    - 어? 사막왕이 뛰어올랐다!

    - 대강하다!

    - 10분 쿨이구나!

    그때 나온 사막왕의 반격에 채팅창에 긴장감이라는 단어가 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때?”

    그 방송을 보는 아즈모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어리고 있었다.

    물론 그 긴장감은 사막왕의 대강하 스킬 때문이 아니었다.

    애초에 아즈모는 지금 BJ대마도사가 사막왕을 잡는 것에 관심도 없었다.

    “여기 프로필입니다. 캐릭터 네임은 문덕. 간략히 말하면, 운 없는 케이스입니다. 실력은 있는데, 1티어급 길드들에 치여서 뜨지 못한 케이스. 특히 전적 중에 어비스 길드랑 부딪쳤다 깨진 적이 있습니다.”

    “어비스 길드랑 부딪쳤어?”

    “골드 하이에나 레이드 때 간신히 티켓을 얻었는데, 하필이면 그때 어비스 길드가 참전했거든요. 적의를 가진 건 아니고, 그냥 운이 없었죠.”

    문덕.

    지금 BJ대마도사의 이벤트로 말미암아 일약 스타가 된 자.

    아즈모가 관심을 가지는 건 그 부분이었다.

    “그 외에는?”

    “아내가 꽤 헌신하는 모양인데, 최근 임신을 했답니다. 이번 기회에 목숨을 건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인 듯합니다.”

    이번에 문덕이 라이징 스타가 됨으로써 BJ대마도사가 얻을 것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

    말 그대로였다.

    “그림 멋지군.”

    “예, 멋지죠. BJ대마도사가 1티어급 길드, 10대 길드에 치여서 시궁창에 빠진 자를 구원해준 거니까요.”

    당연한 말이지만 문덕이 유명해지는 순간 그에 대한 이야기가 세상에 퍼질 것이다.

    "그것도 그냥 돈을 원하는 게 아니라, 가족을 먹여 살릴 돈이 필요한 사람을.”

    매우 감동적인 이야기.

    더불어 엔딩은 해피 엔딩이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해피 엔딩으로 만들어준 건 다른 누구도 아닌 BJ대마도사였다.

    그렇다면 과연 사람들은 BJ대마도사를 어떻게 볼까?

    “앞으로 BJ대마도사 추종자들이 늘어나겠네.”

    적어도 10대 길드와 1티어급 길드에 치이는 바람에 시궁창을 거니는 이들에게는 그들보다는 나은 자로 보일 게 분명했다.

    “그리고 앞으로 BJ대마도사가 지나갈 사냥터들은 문덕 같은 플레이어들이 넘치는 곳이고.”

    더불어 그런 자들이 이제부터는 무척이나 많이 등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이유였다.

    “내가 보기에 BJ대마도사가 노린 것 같단 말이야.”

    “제가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문덕과 접촉한 건 아니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이런 그림을 원했을 것 같습니다.”

    아즈모가 진지한 표정으로 지금 상황을 지켜보는 이유.

    BJ대마도사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그림을 준비한 건…… 분명 그런 이유가 있다는 거겠지.”

    그리고 왜 이 시점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지, 그 모든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테니까.

    “어비스 길드 쪽이 뭔가 수작을 준비하고 있고, BJ대마도사가 그것을 눈치챘을 가능성이 가장 높겠지."

    “그쪽을 알아보겠습니다.”

    그러한 아즈모의 의중을 파악한 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 피했다!

    - BJ대마도사가 이번에도 대강하 피했어!

    - 미친 반사속도!

    그사이 BJ대마도사 라이브 방송이 소란스러워졌고, 자연스레 아즈모의 시선이 라이브 방송을 향했다.

    그런 아즈모가 나지막이 말했다.

    “라이징 스타 채널…… 어쩌면 이 이름도 처음부터 계획해서 지은 건지도 모르겠네.”

    “BJ대마도사 그리고 박영준이라면 그러고도 남겠죠. 정말 제대로 그림을 준비한 모양입니다.”

    “그럼 그 그림에 우리도 참가해야지.”

    “참가요?”

    “문덕이란 새로운 라이징 스타가 나왔으니, 우리가 대신 소소하게 선물이나 주자고.”

    “소소한 선물이라고 하시면……."

    “뭐, 100만 달러 정도?”

    그 대답에 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소소하네요.”

    “너무 소소한가?”

    “아닙니다, 적당할 듯합니다.”

    “흠…… 앞에 액수가 1인 게 좀 그렇군. 200만 달러로 하자고.”

    그 짧은 대화를 끝으로 아즈모가 다시 라이브 방송에 집중했다.

    그러자 새로운 장면이 보였다.

    - 사막왕이 야수화했다!

    사막왕 레이드가 2장에 돌입하는 장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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