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292화 (292/485)
  • 292화.  < 93화. 사막왕 (1). >

    1.

    갓워즈에서 재능을 가진 플레이어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았다.

    특히 갓워즈가 엄청난 부귀영화를 쥘 수 있는 무대가 된 이후로 재능을 가진 이들이 무작정 재능만 믿고 덤비기보다는 적잖은 투자와 준비를 한 후에 도전했다.

    재능도, 돈도, 노력도 했다는 의미.

    그럼에도 여전히 성공을 이루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대체 왜?

    그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일이었고 그러한 의문을 품은 이들의 대답은 똑같았다.

    “기회만 있으면 돼. 기회만 있으면 언제든 나도 유명해질 수 있어.”

    그저 자신에게는 운이 따르지 않고 있을 뿐이며, 그 운이 따르면 언제든 유명해질 수 있다고.

    당연히 그런 이들은 그 기회를, 유명해질 수 있는 무대를 찾아 헤매고는 했다.

    문제는 그렇게 사람들이 모이면 경쟁률이 높아지고, 그 무대에 오르는데 비용이 생긴다는 점이었다.

    대표적인 게 골드 하이에나였다.

    200레벨을 넘긴 프로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이름값을 드높일 수 있는 등용문과 같은 그곳에 오르는 데에도 이제는 많은 돈이 필요했다.

    그 이후 등장하는 등용문들도 마찬가지였다.

    돈이 필요했고, 자격이 필요했다.

    “그러니까 이번 모래숲에서 어떻게든 이름을 날리겠어. 이번 이벤트에 목숨을 걸겠어.”

    그런 이들에게 모래숲에서 펼쳐질 BJ대마도사의 이벤트는 엄청난 기회였다.

    이제껏 존재한 적 없었고, 다시는 찾아올 리 없는 기회.

    그게 이유였다.

    “좋습니다, 각오 잘 들었고, 앞으로 잘해봅시다.”

    “이걸로 우리 팀도 2백 명 돌파했네.”

    사막 위에 존재하는 모래로 만들어진 숲, 그 드넓은 모래숲 앞에 무수히 많은 플레이어들이 모여든 이유.

    “2백 명이면 아직 멀긴 했네요.”

    “그렇지, 이미 1천 명 넘긴 팀도 있으니까.”

    그렇게 모여든 플레이어들의 숫자나 구성은 그 어디에서도 본 적 없을 만큼 이례적이었다.

    이번 기회에 대한 간절함 역시 그만큼 이례적이라는 의미.

    그런 그들에게 드디어 기다리던 소식이 왔다.

    "BJ대마도사가 조만간 도착한다!”

    2.

    모래숲.

    숲과 초목, 심지어 바닥에 놓인 돌덩이마저 모든 것이 모래로 만들어진 그 숲을 처음 본 이들이 가장 먼저 놀라는 부분은 하나였다.

    ‘역시 크네.’

    모래숲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것.

    숲의 넓이를 말하는 게 아니었다.

    크다고 하는 건 다름 아니라 그 숲을 구성하는 요소들, 나무 같은 것을 말함이었다.

    마치 도심의 빌딩숲처럼, 모래숲에는 빌딩 크기의 나무들이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게 이 모래숲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였다.

    ‘저 나무들이 무너지면 아수라장도 그런 아수라장이 없지.’

    사상누각(沙上樓閣)이란 표현 그대로 모래로 만들어진 나무들의 내구성은 매우 약했다.

    작은 충격에도 그대로 무너질 정도.

    그리고 무너지는 순간 거대한 모래 해일이 일어나며 전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또한 그렇게 무너진 모래들은 조금도 다져지지 않은 탓에 푹푹, 발이 박히는 수준이 차원이 달랐다.

    그 아수라장 속에서 모래숲을 채운 몬스터들을 상대한다?

    ‘장난 아니겠어.’

    더욱이 미다스의 눈에는 저 모래숲을 가득 채운 몬스터들의 존재가 명확하게 보였다.

    ‘평소 때보다 최소 5배 이상이다.’

    너무 많아서 그 숫자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조차 힘들 정도.

    ‘모래뱀은 그냥 세 마리씩 모이는 게 기본이네.’

    개중에서도 소름 끼치는 건 강력한 개체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무리를 짓고 있다는 점이었다.

    ‘모인 플레이어들은 평소 모래숲에 있는 것보다 최소 10배 이상인 것 같고.’

    물론 모래숲 주변에 모인 플레이어들의 숫자는 그 이상으로 많았다.

    ‘진짜 엄청 모였구나.’

    이미 이야기는 들었다.

    1티어급 길드 소속 길드 10개가 합심하여 3백 명짜리 파티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부터, 프로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일반 플레이어들이 모여 1천 명이 넘는 팀도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까지.

    사실인지 밝혀진 바는 없지만 10대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도 팀을 꾸려 준비 중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오히려 상금에 관심 있는 부류는 소수…….'

    사실 그건 상금만 놓고 봤을 때 그리 남는 장사가 아니었다.

    이미 라이징 스타 채널은 상금 수여 대상자를 파티 혹은 팀 단위로 정해둔 상태.

    1천 명이 팀을 구성해서 BJ대마도사를 찾으면, 그 팀에 5만 달러가 지급되는 식이었다.

    그 경우 개인당 받는 금액은 50달러 수준이라는 의미.

    그리 인상적인 금액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도전하는 건, 그 상금보다 다른 것에 더 가치를 두고 있다는 의미였다.

    ‘돈보다 인지도를 원하는 프로들이 대부분이네.’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

    ‘하긴, 200레벨 넘는 플레이어들 중 대부분은 게임에 인생을 갈아 넣은 프로들이지. 나처럼.’

    그러한 기회를 바라는 이들을 향해 미다스가 짧게 숨을 고른 후에 걸음을 내디뎠다.

    왕!

    “주인님, 정말 대단한 숲입니다. 주인님이 이룩할 전설을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실버, 네 생각도 그렇지?"

    “네, 선배님!”

    사막 위를 걸어오는 그의 뒤를 따라서 럭키와 골드, 실버와 잭팟이 움직였다.

    그 누구도 보여줄 수 없는 존재감이 모래숲에 대기 중인 이들의 이목을 바로 사로잡았다.

    “어? 저거?”

    “골드 하이에나! 실버다, 실버!”

    “그럼?”

    모래숲 주변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BJ대마도사다! 그가 드디어 왔어!”

    이윽고 BJ대마도사임을 확인하는 순간, 모래숲에 모인 이들의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BJ대마도사가 등장하면 잠잠하던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던 평소와는 정반대의 상황.

    즉, 이곳에 모인 이들의 각오나 마음가짐이 평소에 마주하던 플레이어들과 정반대라는 의미였다.

    ‘드디어 왔다.’

    ‘직접 보니까 장난 아니네.’

    ‘이제부터 저 BJ대마도사를 잡아야 한다, 이거지?’

    때문에 미다스가 느끼는 압박감 역시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까놓고 말해서 지금 모인 이들은 BJ대마도사를 잡기 위해 모인 이들 아닌가?

    적이라면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자들.

    그러한 자들이 수백 단위로 모여 팀을 만들고, 그런 팀 수십 개가 눈앞에 있었다.

    압박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게 이상한 일.

    ‘쫄지마.’

    그럼에도 미다스는 그들 앞에서 여유를 보여야 했다.

    ‘BJ대마도사답게 가자.’

    "흠."

    이곳에 서있는 건 그 누구도 아닌 BJ대마도사였으니까.

    “보니까 제 이벤트에 많은 분들이 참가해주셨네요. 다들 참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미다스가 이 묵직한 분위기 속에서 평소처럼 유쾌한 인사를 건넸다.

    그 유쾌한 반응에 모인 이들은 침을 삼켰다.

    호의보단 적의로 가득 찬 이들 수천 명 앞에서 과연 이렇게 반갑게 인사를 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이 정도 숫자를 보고도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네.’

    ‘역시 BJ대마도사, 배포가 남달라.’

    감탄이 나오는 대목.

    “대답이 없는 걸 보니, 다들 저 잡고 싶어서 꽤 칼을 갈고 오신 모양입니다. 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그때 미다스가 곧바로 손가락을 한 번 튕겼다.

    신호였다.

    - 어? 나온다!

    이제 카메라 영상을 송출하라는 신호.

    - 비공개 풀렸다!

    - 와, 사람들 봐!

    - 모인 숫자 장난 아니네. 1만 명은 가볍게 넘겠는데?

    - 사막에 있는 플레이어들은 죄다 온 모양이네.

    그렇게 열린 방으로 들어온 시청자들은 이미 모인 어마어마한 인파를 보며 감탄부터 토해냈다.

    모인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BJ대마도사가 라이브 열었다!”

    여기 모인 이들에게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 시작은 이벤트 시작을 알리는 알림과 같았으니까.

    “다들 대기해!”

    “언제 움직일지 몰라!”

    “버프 돌려!”

    “포션 꺼내!”

    그 알림에 모래숲 주변에 모인 이들이 언제든 모래숲에 몸을 던지기 위한 준비를 했다.

    “오늘 제가 할 일은 하나입니다.”

    그 분주함 속에서 미다스가 입을 열었다.

    “사막왕을 잡으러 갈 겁니다. 딱히 그 외에 제가 할 건 없습니다.”

    말을 하던 미다스가 고개를 돌려 몰려든 이들 그리고 몰려오는 이들을 바라본 후에 말을 이어갔다.

    “이벤트 참가자분들은 그저 절 찾았다는 인증샷만 찍으시고, 상금을 받아 가시면 됩니다. 아, 대신 몇 가지 조건은 있습니다. 최소한 100미터 내에서 찍은 인증샷만 인정됩니다. 너무 멀면 의미가 없죠. 더불어 상금은 파티 단위입니다. 조작했다가 걸리면 후환은 책임 못 집니다.”

    그 말에 좌중의 반응이 더 차갑게 식었다.

    채팅창도 마찬가지였다.

    - 이쯤 되면 상금이 중요한 게 아닌 거 같은데?

    - 이야기 들어보니까 파티 멤버가 기본 백 단위라면서? 그럼 나눠봐야 의미 없지.

    이곳에 모인 이들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어쩔 수 없지. 일단 분위기가 다운되는 건 피해야 하니까.’

    미다스, 본인을 포함해서.

    “이 제안이 별로인 모양인데, 좋습니다. 특별 이벤트 하나 추가하죠.”

    그런 미다스가 결국 이곳에 모인 이들이 원하는 걸 제시했다.

    그가 갑자기 움직이더니 지팡이로 사막 위 모래에 원을 그렸다.

    지름 약 10미터짜리 원.

    그 원 중심에 미다스가 들어간 후에 말했다.

    “절 기준으로 이 거리 안에 들어오시는 분은 럭키랑 골드, 실버, 잭팟 그리고 저 중에서 원하는 사람하고 1분 동안 마음껏 셀카를 찍을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인터뷰도 해드리고요.”

    지척까지 온 이에게는 1분 동안 수천만 명이 보는 라이브 방송에 출연할 기회를 주겠다!

    ‘저 안에 들어가면 돼.’

    ‘들어가는 순간 인지도 상승이다.’

    그제야 비로소 모인 플레이어들의 얼굴에 흥분이라는 놈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다들 정말 절실하네.’

    이 이벤트에 건 각오가 남다르다는 증거.

    “자, 그럼 모래숲으로 가보겠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들어가는 순간 바로 시작하는 겁니다.”

    그러한 각오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추격자들을 뒤로 한 채 미다스가 모래숲에 다가가던 미다스의 귓속에 알림이 들렸다.

    [모래숲에 도착했습니다.]

    [모래숲 방문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퀘스트 조건을 완료했습니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알림과 함께 창이 떴다.

    [사막왕]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259레벨 이하

    - 퀘스트 내용 : 정체 모를 자의 힘을 얻은 사막왕을 처치하라!

    - 퀘스트 보상 : 알 수 없음.

    !퀘스트 보상 : 정체 모를 자가 남긴 보물

    !퀘스트 완료 시 ‘왕가의 비약’ 진행 가능

    동시에 미다스의 눈앞에 붉은빛 기둥 하나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솟구쳤다.

    ‘저기군.’

    사막왕의 위치를 알려주는 그 기둥을 확인한 순간 미다스가 소리쳤다.

    “그럼 이제부터 레이드를 시작하겠습니다.”

    그 외침과 함께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그대로 모래숲을 향해 몸을 던졌다.

    그 사실에 모두가 기겁했다.

    - BJ대마도사 뛴다!

    “BJ대마도사가 움직인다!”

    시청자들은 물론 그를 잡기 위해 온 플레이어들, 그들 중 그 누구도 BJ대마도사가 이토록 빠르게 레이드를 시작할 줄은 상상도 못한 바.

    ‘천천히 가면 무조건 따라잡혀.’

    반면 미다스 입장에서는 이게 최선이었다.

    당장 이곳에 모인 이들은 며칠 동안 머물면서 계획을 짜고, 주변을 탐색한 자들.

    BJ대마도사가 어떻게 움직일지, 나름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예상하고 그에 맞는 대응법을 준비한 자들이었다.

    ‘일단 판부터 깨자.’

    그런 그들을 상대로 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생각할 수 없는 방법을 쓰는 수밖에.

    ‘준비는 끝났다.’

    그것을 위해 이미 미다스는 사전에 포션 도핑은 물론 버프도 마친 상태였다.

    - 와, 빠르네!

    - 이미 버프 다 해둔 듯?

    그리고 지금 미다스의 뒤를 따라 오는 럭키와 그 위에 탄 골드 그리고 실버 역시 마찬가지로 모든 버프가 끝난 상태였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따라붙는 이들을 뿌리치는 건 불가능했다.

    - 그런데 이렇게 하면 몬스터 어그로는 어떻게 함?

    추격자도 추격자이지만, 이렇게 무작정 달리는데 몬스터들의 어그로를 피할 수 있을 리 만무.

    ‘아주 몬스터가 넘치는데.’

    당장 엄청난 숫자의 몬스터들이 미다스의 정면에 가득한 게 보였다.

    ‘좋아, 이제 시작하자.’

    “얘들아, 작전 개시다!”

    그 순간 미다스의 외침에 골드를 짊어진 럭키와 잭팟을 머리 위에 짊어진 실버가 멈췄다.

    - 다들 멈췄다!

    - 뭐 하려는 듯!

    - 어? BJ대마도사는 그냥 달리는데?

    오로지 단 한 명, 미다스만이 전력으로 달릴 뿐.

    “블레이즈 스텝.”

    - 어? 블레이즈 스텝?

    - 설마?

    그런 미다스의 발에 불이 붙었다.

    3.

    미다스, 그는 몬스터의 머리 위에 있는 신호등과 같은 불빛을 통해서 몬스터의 어그로 상태를 볼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미다스는 본인이 하고자 한다면 한 마리의 몬스터에게도 어그로를 끌리지 않은 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동시에 원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지역 내의 모든 몬스터들의 어그로를 끌 수도 있었다.

    - 아니, 대체 지금 몇 마리를 뒤에 붙인 거야?

    지금 미다스가 하는 건 후자였다.

    - BJ대마도사 미친 거 아니야?

    보통은 하지 않는 짓이었다.

    현재 미다스의 뒤에 달라붙은 몬스터의 숫자는 대충 가늠해도 3백 단위.

    그 3백도 보통 3백이 아니었다.

    모래뱀 열다섯 마리에 암석 전갈 서른일곱 마리 그리고 이백이 넘는 샌드맨.

    - 그래도 잘 도망치잖아?

    - 진짜 잘 도망침.

    - 이걸 누가 마법사라고 생각하겠어?

    물론 미다스가 잘 도망치는 건 맞았다.

    온갖 버프를 받은 미다스의 이동 속도는 동일 레벨대의 근접 딜러들보다 훨씬 빨랐을뿐더러 현재 미다스는 사막 필드에서 최고의 아이템이라 평가받는 엘프의 부츠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었다.

    - 잘 도망치면 뭐해? 마라톤하는 것도 아닌데.

    갓워즈란 게임은 이런 식으로 도망친다고 해서 무언가가 해결되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 그래도 덕분에 추격자들은 안 붙잖아?

    ㄴ 당연히 안 붙겠지! 폭탄 들고 뛰는 인간 옆에 누가 가?

    물론 미다스가 뒤에 폭탄을 달고 달리는 덕분에 그를 잡으려고 모인 플레이어들은 감히 접근하지 못했다.

    “미치겠네, 저걸 어떻게 하라고?”

    “아니, 그보다 저러다 BJ대마도사 죽으면 이벤트 끝이잖아?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가?”

    오죽하면 몇몇 플레이어들은 저 폭탄에 BJ대마도사가 터지기 전에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진지하게 할 정도.

    [라포 님이 10,175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라포 : 내가 생각한 숨바꼭질하고는 뭔가 많이 다른데?]

    [구스타프 님이 10,176달러를 후원했습니다.]

    [구스타프 : 체르노빌 원자로 속에 숨으면 찾기 힘든 거랑 비슷한 건가?]

    이번 이벤트에 돈을 대주는 후원자들조차도 이 광경을 보면서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물론 아즈모는 달랐다.

    [아즈모 님이 10,177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난이도가 상승했으면 상금도 올라야지.]

    [아즈모 님이 10,178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지금 상태에서 BJ대마도사 10미터 안에 들어가면 100만 달러 준다.]

    이 위기 순간 아즈모는 혀를 차는 대신 오히려 건 상금액을 기존의 20배로 올렸다.

    - 1백만 달러 떴다!

    - 그냥 가서 인증샷만 찍고 죽어도 개이득!

    그 사실에 채팅창이 불타오르는 순간, 그 순간이었다.

    “블링크!”

    미다스의 외침과 동시에 그의 몸이 그대로 사막의 숲, 어디론가 사라졌다.

    - 블링크네?

    - 왜 갑자기?

    그 사실에 시청자들이 의문을 가졌다.

    - 위기 순간도 아니었잖아?

    블링크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쓰는 히든 카드 같은 스킬을 왜 대체 지금 쓴 걸까?

    그에 대한 의문은 오래 가지 않았다.

    - 어? 몬스터들이?

    - 갑자기 멈췄어?

    미다스를 미친 듯이 쫓던 몬스터들이 그대로 갑자기 멈추더니 주변을 바라보았으니까.

    그 광경을 몰래 바라보던 미다스가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아, 말씀 안 드렸네요. 이번에 운 좋게 레전더리 에픽에서 블링크 스킬을 꺼낸 덕분에 블링크 스킬에 새로운 효과가 추가되었습니다.”

    - 레전더리 에픽?

    그런 미다스의 눈에는 보였다.

    ‘올 그린.’

    몬스터들의 머리 위에 뜬 초록빛 신호등들이.

    “블링크 사용하는 순간 모든 어그로가 초기화됩니다.”

    - 뭐라고?

    그 사실에 충격을 받는 시청자들, 그들과 어그로가 초기화된 몬스터를 뒤로한 미다스의 눈앞에는 이제 깨끗하게 몬스터가 치워진 모래숲이 보였다.

    “그럼 사막왕 레이드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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