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289화 (289/485)
  • 289화.  < 91화. 파워업 (4). >

    11.

    제아무리 대단한 스타 플레이어라고 해도 시청자 숫자나, 구독자 숫자가 한계에 이르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그 한계에 이르면 대부분 정체기를 마주하고는 했다.

    그때 쓰는 수법이 바로 외부로부터 자극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다른 플레이어 혹은 이벤트를 통해서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것.

    지금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이 그랬다.

    - 오늘 라이브 방송은 어떨까?

    ㄴ 보통 내용은 아니겠지.

    ㄴ 아무렴, 왕가의 무덤이 공개되는 날이잖아?

    왕가의 무덤 라이브 방송.

    사실 방송 내용 주제 자체는 특별하다면 특별하지만, 매우 특별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 아즈모랑 멀린도 키배 뜨게 만든 곳인데, 분명 무언가가 엄청난 게 있을 거야.

    그러나 그 왕가의 무덤 퀘스트를 두고 아즈모와 멀린, 그 둘이 서로 언쟁을 펼치는 순간 그것은 매우 특별한 것이 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그를 두고 다양한 루머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 BJ대마도사가 어비스 길드에 전쟁 선포한다던데?

    ㄴ 무슨 소리야? 게시판 글 보니까 어비스 길드에 고맙다고 하던데. 도와준 거 아니야?

    ㄴ 도와주기로 했는데 어비스 길드가 태클 건 것일 수도 있잖아?

    ㄴ 그냥 아니꼬우면 싸울 수도 있는 거지.

    특히 BJ대마도사와 어비스 길드, 둘의 관계에 대한 루머는 왕가의 무덤의 존재감마저 잡아먹을 정도로 강렬했다.

    그럴 만했다.

    - 그런데 만약 진짜 싸우는 거라면?

    만약 정말 BJ대마도사와 어비스 길드 사이가 좋지 않다면, 둘 사이에서 스파크가 튄다면, 그때부터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나는 셈.

    그런 역사적 순간의 목격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고 싶은 이는 많지 않았다.

    - 확실한 건 BJ대마도사는 한다면 해.

    ㄴ 어비스 길드도 한다면 하고.

    결정적으로 BJ대마도사는 충분히 지르고도 남을 자였다.

    그게 이유였다.

    “아, 오늘 무난하게 가겠지?”

    “제발 무난하게 갔으면 좋겠다.”

    “괜히 여기서 깜짝 발표 같은 거 없었으면 좋겠다.”

    지금 라이브 방송을 앞두고 있는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이 어느 때보다 초조한 모습을 보이는 건.

    ‘사장님에게 듣긴 했지만…….'

    분명 사전에 이야기는 확실하게 들었다.

    오늘 이 무대에서 BJ대마도사가 어비스 길드와 사이가 좋은 것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BJ대마도사 아닌가?

    ‘BJ대마도사한테는 무슨 일이 생겨도 이상할 게 없어.’

    긴장의 끈은 결코 놓아서는 안 되는 상대.

    “사전 접속 시청자 숫자 5천만 명 돌파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사전 접속 시청자 숫자가 5천만 명이 넘어섰고, 그 사실에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이 모두 속으로 짙은 한숨을 머금었다.

    ‘어우.’

    알고 있었으니까.

    ‘다들 사건 터지길 기대하겠지?’

    이렇게 모인 어마어마한 이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레 초조함도 늘어났다.

    BJ대마도사의 모토는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것, 그런 그가 그 모토에 충실히 하고자 한다면 분명 여기서 무언가 터뜨릴 테니까.

    오직 한 명, 박영준만이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딱히 손으로 머리를 두드리는 기색 없이 상황을 바라볼 뿐.

    “영상 나옵니다!”

    그 분위기 속에서 드디어 라이브 방송이 시작됐다.

    “골드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라이브 방송의 첫 화면을 채운 것은 새로운 몸을 얻은 골드였다.

    물론 예전의 골드가 아니었다.

    검은 늑대의 머리를 가진 근육질 전사, 왕가의 수호자의 몸을 베이스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앞서 시청자들이 봤던 왕가의 수호자와는 달랐다.

    ‘아이템 세팅했다.’

    단단한 구릿빛 근육질 몸 위로는 황금으로 만든 것이 분명한 갑옷들이, 마치 이집트를 주제로 삼은 영화에서 볼법한 양식의 갑옷이 자신의 존재감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사막왕 세트지?”

    “어비스 길드가 준 거 같아.”

    사막왕을 잡으면 얻을 수 있는 레전더리 아이템 5개, 그 전부가 골드의 몸을 채우고 있었다.

    그 위엄 넘치는 모습에 채팅창은 이제 감탄사조차 잊었다.

    - 이제 겁나네. 골드가 얼마나 강해졌을지.

    - 이 정도면 BJ대마도사는 한 번에 때려잡을 듯.

    - BJ대마도사 10초 컷 가능할 듯.

    이 엄청난 세팅을 마친 골드가 앞으로 전장에서 보여줄 퍼포먼스에 몸서리를 칠뿐.

    ‘제발 해프닝 없이 가자.’

    반대로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은 긴장감에 몸서리를 쳤다.

    - BJ대마도사입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드디어 미다스의 목소리가 들렸고,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의 시선이 카메라를 다루는 파트로 향했다.

    그 임무를 맡은 직원이 잽싸게 카메라를 조정했다.

    그러자 화면에 BJ대마도사의 모습이 보였다.

    - 일단 라이브 방송에 앞서서 감사의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그와 동시에 BJ대마도사의 발언이 나왔다.

    - 이번 왕가의 무덤 퀘스트 진행을 비롯해 저번에 제 부탁대로 분위기를 띄워주신 어비스 길드 그리고 멀린 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의외로 무척 담담한 발언에 초조함에 몸서리치던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정말로?’

    ‘이제 끝인가?’

    설마 이렇게 상황이 간략하게 정리될 줄이야?

    채팅창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 어? 진짜 그냥 연출이었어?

    - 그냥 협력 관계인 모양인데?

    - 그냥 바로 밝히네?

    너무나도 싱거운 상황 설명에 품었던 무언의 기대감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 사실에 모두가 당황했다.

    물론 박영준은 달랐다.

    ‘완벽하군.’

    그가 보기에는 지금 BJ대마도사의 이 반응은 지금 취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반응이었으니까.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어비스 길드와 거래 계약을 한 상태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 굳이 불화가 피어오를 만한 씨앗을 만들 이유는 하등 없었다.

    더 나아가 루머가 나올 만한 여지도 없애기 위해서는 이렇게 초반에 확실하게 못을 박는 게 좋았다.

    ‘이제 어비스 길드도 섣불리 못 움직인다.’

    이렇게 못을 박으면, BJ대마도사와 어비스 길드가 사실은 친한 사이다, 라는 관계를 만들면 어비스 길드도 대놓고 BJ대마도사를 공격하는 게 힘들어질 테니까.

    - 그럼 감사의 인사는 끝났으니, 이제 라이브 방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그렇게 못을 박은 BJ대마도사가 바로 본 방송을 시작했다.

    12.

    “이제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그 말을 뱉는 순간 미다스의 머릿속에는 방송 시작 전 자신이 준비한 시나리오가 떠올랐다.

    ‘계획한 건 이게 아니었는데.’

    본래 미다스는 이번 라이브 방송에서 어비스 길드를 열렬하게 찬양할 생각이었다.

    어비스 길드님 감사합니다, 라는 말과 함께 머리에 하트 표시를 그리고 춤이라도 출 생각.

    그러나 막상 본 방송을 앞뒀을 때 미다스의 머릿속에는 의문이 들었다.

    과연 그렇게 한다고 어비스 길드가 좋아할까?

    ‘하지만 분명 실수로 생긴 일인데, 너무 과하게 액션 취하면…….'

    그도 그럴 것이 어비스 길드의 그 발언은 분명 사고였다. 사전에 합의된 게 아닌 돌발적인 사고.

    그러한 사고를 무마하는 과정인데, 괜히 자극적이고 적극적이어서 좋을 건 없었다.

    조용히 덮는 게 상책일 뿐.

    ‘그래, 내가 템 받은 것도 자랑해봤자, 오히려 괜한 루머나 만들어지겠지. 어비스 길드가 내가 무서워서 템을 줬다는 식으로.’

    그게 미다스가 담담한 발언을 한 이유였다.

    ‘아, 그래도 너무 담담했나?’

    그러나 막상 발언을 하고 나니 아쉬운 감이 생겼다.

    결국 큰 선물을 준 어비스 길드에 제대로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한 셈.

    준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아, 실수한 거 같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이었기에 미다스는 더 이상 그 부분에 대해서 미련을 품지 않았다.

    ‘당장은 방송에 집중하자.’

    무엇보다 지금은 라이브 방송 중, 그 사실을 떠올린 미다스가 다음 순서로 넘어갔다.

    “일단 왕가의 무덤으로 들어가기 전에 골드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하겠습니다.”

    그 순간 미다스가 긴 한숨을 내뱉었다.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문제라는 말에 자연스레 채팅창이 뒤숭숭해졌다.

    - 문제라니? 문제 될 게 있나?

    - BJ대마도사 표정 보니까 꽤 심각한 문제인 거 같은데?

    아무리 봐도 딱히 문제가 될 여지가 없는 상황, 그렇기에 시청자들은 더더욱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시청자들에게 미다스가 말했다.

    “너무 파워업을 해버렸습니다.”

    - 뭐?

    그 말에 물음표로 채워지는 채팅창.

    반면 미다스는 거듭 표정을 유지한 채 말했다.

    “골드가 너무 강해지는 바람에 도무지 위기감이란 놈을 만들 수가 없게 됐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말뜻을 이해한 시청자들이 채팅창에 불만을 토해냈다.

    - 아, 또 개소리 시작하네.

    - 럭키님도 안 하는 개소리를 사람이 하네.

    그러나 막상 그 발언을 반박하는 이는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가 보더라도 압도적인 파워업을 한 골드가 추가된 BJ대마도사 파티의 전력은 상식 수준 이상이었다.

    하물며 BJ대마도사 혼자서 왕가의 수호자를 처리한 상황 아닌가?

    다른 곳은 몰라도 이곳, 왕가의 무덤에서 위기를 느낄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그리고 위기감이 적은 방송은 재미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말인데, 이제부터 이 왕가의 무덤은 골드가 솔플하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스스로 리스크를 높이는 수밖에.

    “방송을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러한 미다스의 선택에 채팅창이 다시 한 번 더 소란스러워졌다.

    - 와, 이런 식으로 꿀 빠는 걸 정당화하네.

    - 이거 완전히 악덕 고용주 아님?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님?

    - 쯧쯧, 그러니까 솔로로 지내는 거지.

    그 소란에 미다스는 만족했다.

    ‘좋아, 분위기 바뀌었다.’

    이 순간 더 이상 어비스 길드와의 관계에 대해 신경 쓰는 이는 없다는 것, 그 역시 미다스의 노림수였기에.

    그렇기에 미다스는 이 기세를 빠르게 이어갔다.

    “자,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오늘 골드의 멋진 솔로 플레이를 기대해주십시오!”

    그 말을 남기며 미다스가 피라미드, 그곳에 왕가의 수호자가 나왔던 입구로 들어갔다.

    13.

    [왕가의 무덤에 입장했습니다.]

    [왕가의 무덤에 입장한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시스템 알림과 함께 미다스의 눈앞에 등장한 것은 거대한 트럭 서너 대도 거뜬히 들어갈 법한 계단이었다.

    - 크네.

    - 이야, 뭔가 스케일 좀 있어 보이는데?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한없이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의 등장에 시청자들이 감탄을 토해냈다.

    한편 미다스의 눈이 빠르게 주변을 파악했다.

    ‘몬스터는 없다.’

    당장 그의 눈에 보이는 몬스터는 없었다.

    물론 미다스는 방심하지 않았다.

    ‘절대 이렇게 쉽게 갈 리가 없지.’

    그동안 경험해온 바에 따르면 갓워즈는 결코 플레이어가 꿀을 얌전히 빨아먹는 걸 용납지 않았으니까.

    필시 치열한 전투가 예고되어 있을 터.

    ‘그래, 와라.’

    도리어 미다스는 그 치열한 전투를 바라고 있었다.

    현재 골드의 솔로 플레이 선언에 시청자들의 모든 관심이 모인 상태, 그런 상태에서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전투가 필요한 건 물론 치열하면 치열할수록 좋았다.

    “이제 슬슬 전투의 냄새가 나는군요. 골드야, 어때? 설레지?”

    “예, 주인님의 영광을 제 손으로 쌓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그 사실을 미다스가 골드와의 대화를 통해 거듭 강조했다.

    - 그래, 이렇게 된 거 얼마나 잘 싸우는지 보자.

    ㄴ 확실한 건 럭키빠들은 이제 버로우해야지.

    ㄴ 여기서 럭키빠가 왜 나옴?

    ㄴ 럭키보다 파워업한 골드가 훨씬 강할 게 뻔하잖아?

    ㄴ 그건 붙어봐야 아는 거지.

    ㄴ 그걸 꼭 붙어봐야 아나?

    ㄴ 골드빠들 왜 이렇게 혓바닥이 길어? 후달려?

    ㄴ 후달려? 허허, 골드팬분들 슬슬 한 번 전쟁 준비하셔야겠는데요?

    그렇게 던진 떡밥은 채팅창 내에서 꼬리를 물며 럭키 VS 골드의 분위기로 번졌다.

    당연히 채팅창의 분위기는 살벌해졌다.

    - 골드 전투 보고 아가리 닫으실 준비해라.

    - 딱 봐도 개털려서 럭키 헬프 외칠 각 나왔죠? 골드빠들 아가리할 각 나왔죠?

    정말 전쟁 직전.

    ‘반응이 너무 뜨거운데?

    보던 미다스도 이제는 부담감을 느낄 정도였다.

    ‘싸울 때 최대한 화끈하게 싸우자.’

    여러모로 전투가 필요할 때.

    그러나 막상 계단을 계속 내려가고 있음에도 미다스의 눈에 전투의 흔적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제발 몬스터 좀 와라.’

    이제는 미다스가 절박해질 정도.

    그 순간이었다.

    파바밧!

    미다스가 계단 하나를 더 내려가는 순간 어둠으로 가득했던 공간에 갑자기 불꽃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며, 갑작스레 세상이 환하게 변했다.

    - 어, 저거?

    그리고 이내 계단의 끝이 모습을 드러냈다.

    - 호수네?

    - 오아시스인가?

    그러한 계단의 끝에는 자그마한 호수, 흔히 보는 수영장 크기의 호수가 자리 잡고 있었다.

    오아시스라는 표현을 쓰기에도 조금은 무색한 크기.

    그러나 미다스의 눈에 그런 사실은 들어오지 않았다.

    ‘없다.’

    주변에 그 어떤 몬스터도 없다는 사실, 그 사실만이 미다스의 눈에 들어올 뿐.

    - 그래서 몬스터는?

    - 전투 안 함?

    - 갓워즈는 보스몹을 뿌려라!

    - 빨리 골드 솔플 보여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시청자들 역시 그 사실을 짐작한 듯, 불평불만을 채팅창 위에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하, 걱정하지 마세요. 퀘스트 진행하면 뭔가 나올 겁니다.”

    그 반응 속에서 미다스가 황급히 움직였다.

    ‘목걸이를 이 오아시스에 적시라고 했지?’

    NPC이브니가 해준 조언을 떠올리며, 잽싸게 목걸이를 푼 후에 오아시스에 다가갔다.

    그러면서도 거듭 상황을 설명했다.

    “갓워즈 모르세요? 운빨좆망겜이잖아요? 분명 아주 강력한 몬스터가 나올 겁니다.”

    이윽고 미다스가 목걸이를 오아시스에 적셨다.

    그러자 알림이 들렸다.

    [왕가의 오아시스의 힘이 이름 잃은 신의 힘을 진정시킵니다.]

    [정체 모를 자로부터 더 이상 추격을 당하지 않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그뿐이었다.

    무언가 특별한 일은 생기지 않았다.

    ‘어? 왜 이래?’

    그 사실에 당황하는 미다스.

    그때였다.

    스윽!

    자신을 향해 무언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왔다!’

    그 사실에 미다스가 속으로 환호성을 내지르는 순간, 곧바로 옆에 있던 골드가 소리쳤다.

    “네놈! 정체를 밝혀라!”

    그 외침에 곧바로 긴장감이 팽배해졌다.

    - 뭔가 등장한 듯.

    - 어? 저거?

    이윽고 모두가 등장한 것의 정체를 확인했다.

    - 왕가의 수호자다!

    등장한 건 피라미드 밖에서 싸운 왕가의 수호자와 똑같이 생긴 존재였다.

    차이점은 하나, 이번에 등장한 왕가의 수호자는 손에 지팡이를 쥐고 있다는 것.

    물론 미다스의 눈에는 그런 것쯤은 보이지 않았다.

    ‘오케이, 그림 그려졌어!’

    왕가의 수호자 대 왕가의 수호자!

    이 끝내주는 매치업이 나왔다는 사실에 반색할 뿐.

    “자, 여러분 바로 전투 들어갑……."

    그렇게 미다스가 전투 개시를 외치려는 순간.

    “수호자의 시험을 통과한 방문자에게 인사드립니다.”

    그 순간 등장한 왕가의 수호자가 그대로 한쪽 무릎을 꿇으며 미다스에게 인사를 건넸다.

    - 어? 무릎 꿇었는데?

    - 그냥 NPC같은데?

    누가 보더라도 전투와는 거리가 먼 분위기.

    ‘아니, 왜? 평소라면 여기서 몬스터 등장해서 플레이어 엿 먹어야지!’

    미다스 입장에서는 미치고 환장할 분위기였다.

    “저는 이곳, 왕가의 무덤을 관리하는 왕가의 무덤지기입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왕가의 무덤지기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했다.

    "방문자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퀘스트를 진행했다.

    미다스 입장에서는 답답한 진행.

    그게 이유였다.

    “혹시 강력한 몬스터를 잡아달라, 뭐 이런 겁니까? 응?”

    ‘제발 전투를 줘, 전투를!’

    미다스의 반문에 그러한 소망이 깃든 이유.

    그 모습에 채팅창에 웃음이 나왔다.

    - BJ대마도사가 급하네.

    - 하긴 이렇게 분위기 띄웠는데 여기서 아무것도 안 할 순 없잖아?

    BJ대마도사의 말에 담긴 그의 심정을 알았으니까.

    한편으로는 모두 생각했다.

    - 딱 봐도 여기서 끝나겠네.

    - 이대로 그냥 끝나면 BJ대마도사가 골드랑 싸우기라도 해야지.

    - BJ대마도사는 골드와 싸워라!

    - 우리는 피를 원한다!

    오늘 라이브 방송에서 특별한 이벤트는 없으리라고.

    ‘미치겠네.’

    미다스 입장에서는 찝찝 한 하루가 되리라고.

    “예."

    그때 왕가의 무덤지기가 대답을 했다.

    "응?"

    - 어?

    그 사실에 미다스와 시청자들이 동시에 놀라는 사이, 왕가의 무덤지기가 말을 이어갔다.

    “방문자를 쫓아 온 존재가 현재 스스로를 사막왕이라 자처하는 자와 접촉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막왕이 왕가의 유산을 손에 넣을지도 모릅니다. 방문자께서는 부디 왕가의 유산을 지켜주십시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그리고 들리는 알림.

    동시에 사막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새로운 알림이 들렸다.

    [모래숲에 이벤트가 발생했습니다.]

    [모래숲으로 사막의 몬스터들이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모래숲의 몬스터들이 강력해집니다.]

    모래숲, 그곳에 이벤트가 발생했음을 알리는 알림이.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