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화. < 91화. 파워업 (1). >
1.
왕가의 수호자.
검은 늑대의 머리에 근육질 남성의 몸을 가지고 있는 놈을 보는 순간 가장 먼저 반응한 건 다름 아니라 아즈모였다.
[아즈모 님이 10,158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저 녀석 모래숲에 있는 사막왕의 제단에서 본 것 같은데?]
그의 발언에 곧바로 채팅창에 동조하는 의견이 올라왔다.
[라포 님이 10,159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라포 : 그렇네. 거기 제단에 있는 석판에 그려져 있던 녀석이네.]
[구스타프 님이 10,16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구스타프 : 용케 알아차렸군. 그보다 이러면 스토리가 연결된다는 건가?]
사막왕과 관련이 있다, 그 사실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다시 한 번 뜨겁게 달아올랐다.
- 이번 건 뭔가 있어 보인다.
- 이거 스토리 좀 풀어주시죠?
갓워즈에 이제까지 공개된 적 없었던 사막의 이야기가 지금 공개되는 순간.
그러나 그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쿵!
왕가의 수호자, 놈이 이제 미다스를 시험하기 위해 움직이는 순간 시청자들의 모든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 와! 점프력 봐!
- 나네, 아주 그냥 날아!
높이만 4미터에 이르는 피라미드 벽돌, 그러한 벽돌을 평범한 계단 오르듯 가뿐하게 올라가는 그 점프력은 보는 이의 감탄을 가뿐하게 쥐어짜낼 정도로 경이로웠으니까.
동시에 시청자들은 깨달았다.
- 대충 알겠네. 저 가벼운 몸놀림이 장기인 녀석이네. 공격 스킬도 점프 계열일 테고.
- 보통 이런 놈들이 강하 스킬 같은 거 쓰지.
- 거기에 거대 피라미드잖아? 더 쉽지 않을 거야.
이번 레이드도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 BJ대마도사가 골치 좀 아프겠어. 저런 걸 맞추는 게 쉬울 리가 없잖아?
- 골치 아픈 정도가 아니라 거의 천적급 같은데?
더욱이 피라미드란 지형지물과 왕가의 수호자가 보여주는 도약력은 누가 보더라도 BJ대마도사와 상성이 최악이었다.
미다스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골 때리는 놈이네.’
그것도 아주 잘.
그도 그럴 것이 미다스의 눈에는 보였으니까.
[왕가의 수호자(Lv.249)]
!하이 점프 스킬 사용 가능
!HP가 1퍼센트 감소할 때마다 이동속도 및 점프력 2퍼센트 증가
!HP가 80퍼센트 이하일 경우 ‘강하’ 스킬 사용 가능
!HP가 20퍼센트 이하일 경우 ‘대강하’ 스킬 사용 가능
왕가의 수호자가 가진 능력들이.
그렇게 보이는 능력치들은 하나하나가 골치 아픈 것들이었다.
일단 하이 점프 스킬, 문자 그대로 점프력을 높여주는 스킬로, 그 자체로도 까다로웠다.
‘강하 스킬도 문제야.’
여기에 하나 더, 2페이즈부터 발동하는 강하 스킬은 하이 점프와 연계되는 스킬로 도약한 상태에서 벼락처럼 내리꽂히는 공격 스킬이었다.
뛰어오른 높이가 높을수록 데미지가 강력해지는 건 물론, 공중에서 자신의 공격 지점을 선택할 수 있었다.
즉, 평범한 포물선이 아니라 임의적인 동선이 그려진다는 의미였다.
‘대강하는…….'
대강하 스킬은 아예 도약과 함께 눈앞에서 사라진 후에 곧바로 원하는 지점에 추락하는 스킬이었다.
떨어지기 전까지는 그 위치를 파악할 수 없는 스킬.
데미지는 소위 필살기라는 분류에 들어갈 만큼 매우 강력한 스킬이었다.
‘어후…….'
미다스 입장에서는 절로 한숨이 나올 만큼 여러모로 쉽지 않은 요소들.
‘이 놈을 어떻게 잡아야 시청자들이 좋아할까?’
심지어 미다스에게는 왕가의 수호자를 끝내주게 잡아야 하는 추가 과제가 있었다.
쿵!
그렇게 미다스가 고민하는 사이, 어느새 왕가의 수호자가 피라미드를 올라오며 미다스와의 거리를 좁혔다.
꾸우!
그 사실에 미다스의 머리 위에 있던 잭팟이 날갯짓을 하며 경고를 보냈고, 미다스 역시 대비를 했다.
‘사생결단으로 잡을까? 하지만 피라미드는 럭키한테 불리해. 피라미드 밖으로 끄집어내면 편하긴 하겠지만…… 그럼 재미가 없고. 골드한테 탱킹을 맡길까? 아니야, 밀려. 위험해.’
물론 여전히 미다스의 머릿속은 왕가의 수호자 레이드를 위한 방법들로 가득 찼다.
‘응?’
그 순간이었다.
‘뭐지?’
하이 점프와 함께 단숨에 3개나 되는 피라미드 벽돌을 뛰어넘는 왕가의 수호자, 그러한 왕가의 수호자 발아래 X자 표시가 생성되었다.
쿵!
이내 왕가의 수호자가 X자 표시에 착지하는 순간 그 자국이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X자 표시가 하나 더 생겼고, 이내 왕가의 수호자가 도약과 함께 그 표시 위에 착지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깨닫는 건 어렵지 않았다.
‘오케이.’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는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 역시 어렵지 않았다.
“시청자 여러분, 오늘 제가 사과의 의미로 저 왕가의 수호자를 혼자서 상대하겠습니다!”
미다스, 그가 다시 한 번 진짜 솔로 플레이를 선언했다.
2.
종종 말한다. 고수는 쉬운 일을 해도 느낌이 다르다고.
달리 말하면 고수의 진짜 실력은 어려운 일을 했을 때 비로소 드러난다는 의미였다.
지금 미다스가 보여주는 게 그러했다.
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거대 피라미드와 그 피라미드를 구성하는 거대 벽돌들.
“어우, 뭐 이리 높아?”
현실이라면 손에 도구를 쥐여줘도 감히 오르지 못할 그곳을 미다스가 동네 아이가 놀이터를 뛰어노는 것처럼 뛰어다니고 있었다.
“진짜 게임 뭐 같이 만드네요. 게임 좀 쉽게 만들지. 이거 뭐 편하게 사냥할 수가 없네.”
한 번의 도약으로 벽돌에 올라서는 섰고, 벽돌 위를 빠른 속도로 질주했으며, 때때로는 도약하며 피라미드 벽돌 서너 개를 단숨에 내려갔다.
쿵!
그것도 그저 혼자 노는 게 아니라 등 뒤에는 무시무시한 왕가의 수호자를 둔 채 이루어졌다.
더욱이 왕가의 수호자는 분명 미다스보다 더 빠른 이동 속도 그리고 더 높은 점프력을 가지고 있었다.
본래는 술래잡기가 이루어질 수 없는 대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다스는 그 술래잡기에서 술래를 상대로 조금도 잡힐 듯한 낌새를 드러내지 않았다.
퍼엉!
드러내기는커녕 파이어볼로 크게 도약하여 착지하는 왕가의 수호자를 정확하게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오케이, 명중!”
넘치는 여유를 보였다.
- BJ대마도사가 대단한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 그냥 평지에서 잘 뛰니까 그냥 잘 뛰네, 했는데 피라미드 같은 곳에서 싸우는 거 보니까 장난 아니구나.
- 이제 좀 진짜 무섭네.
그러한 미다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감탄을 넘어 이제는 소름이 끼칠 정도.
물론 시청자들은 알지 못했다.
‘낙하지점을 알면 일도 아니지.’
이 놀라운 퍼포먼스의 비결이 왕가의 수호자의 낙하지점이 볼 수 있다는 사실, 그 덕분이란 것을.
그만큼 낙하지점이 보인다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였다.
낙하지점이 보인다는 것은 동선도 유추가 가능하다는 의미였으니까.
그러한 동선 유추가 가능한 상태에서는 공격을 피하는 건 물론 맞추기도 쉬웠다.
더욱이 지금 미다스가 가진 스킬들은 모두가 피라미드에서 전투를 치르는데 유리한 것들뿐이었다.
무빙 캐스팅을 통해 이동하면서 얼마든지 캐스팅이 가능했고, 불굴의 의지 덕분에 캐스팅이 취소될 이유가 없었으며, 위대한 정신 스킬 덕분에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특히 양손을 자유롭게 쓴다는 것의 메리트가 상당했다.
“후우!”
필요에 따라서는 암벽을 타듯 양손으로 단숨에 피라미드 벽돌을 올라설 수 있었으니까.
‘지금은 피하는데 집중해야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도망치는 것만으로도 벅찰 때도 있었다.
지금처럼 양손을 이용해서 벽돌을 올라야 하는 순간, 이 순간에는 사실상 데미지 딜링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그 부분이 크게 문제 되진 않았다.
“사역마 라이트닝 볼트, 사역마 윈드 애로우.”
미다스의 두 사역마들은 결코 쉬지 않았으니까.
쉬기는커녕 오히려 사역마들에게 이곳, 피라미드란 무대는 활약하기에 최적의 무대였다.
공중을 비행할 수 있는 녀석들에게 피라미드의 높이나, 크기는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사역마가 라이트닝 볼트를 시전합니다.]
[사역마가 윈드 애로우를 시전합니다.]
그저 제 주인을 쫓는 왕가의 수호자를 향해 마법 화살을 발사하면 될 뿐.
- 사역마 두 마리 딜링도 장난 아니네.
- 장난 아닌 정도가 아니라 BJ대마도사 스탯을 생각하면 저거 한 발 한 발이 보통 마법사들 스피어 급일걸?
그 사실에 시청자들이 혀를 내둘렀다.
‘좋은 흐름이야.’
그리고 그런 시청자들의 반응에 미다스가 미소를 머금었다.
채팅창이 오로지 자신의 이야기로 가득 찬다는 건 그만큼 방송에 집중한 인원이 많다는 의미.
- 5천만 명 돌파했다!
- 시청자 폭발한다!
동시에 시청자 숫자 역시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었다.
쿵!
그리고 자신을 노리는 왕가의 수호자의 HP는 빠른 속도로 내려가고 있었다.
‘남은 HP는 21퍼센트.’
강하 스킬을 사용하며 피라미드 위에 거미줄과 같은 균열을 만들어내며 등장한 왕가의 수호자의 HP상태를 본 미다스가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렸다.
‘마무리를 준비해야 해.’
이제 이 라이브 방송의 마무리를 위한 그림을.
그 그림을 그리던 미다스의 귓속으로 알림이 들렸다.
[왕가의 수호자가 마지막 시험을 시작합니다.]
그 알림과 동시에 이제까지 미다스를 쫓던 왕가의 수호자가 하늘을 향해 도약했다.
- 어? 사라졌다!
그렇게 도약한 왕가의 수호자의 모습이 햇빛 속에 가려지더니 이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형태가 됐다.
그 사실에 의문을 가지는 이는 없었다.
- 대강하다!
- 왕가의 수호자가 대강하 스킬 사용한다!
갓워즈에서 이러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스킬은 오직 하나, 대강하 스킬뿐이니까.
때문에 시청자들은 이제 기대했다.
- 대강하 스킬은 떨어지기 전까지 보이지 않잖아?
- BJ대마도사가 이것도 피할 수 있을까?
과연 이 보이지도 않는 강력한 공격을 BJ대마도사가 과연 어떻게 피해낼 수 있을지.
물론 미다스는 볼 수 있었다.
대강하 스킬의 낙하지점이 고정되는 순간 미다스의 눈에는 바로 X자 표시가 보일 테니까.
즉, 미다스 입장에서는 그 X자에서 멀어지면 될 뿐이었다.
‘그럼 재미없지.’
그러나 고작 그런 장면을 보기 위해 시청자들이 이토록 열과 성을 드러낼 리는 만무.
그렇기에 미다스는 소리쳤다.
“대강하 스킬 공략법은 간단합니다.”
그 외침에 시청자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 낙하지점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공략이 간단하다고?
그 의문에 미다스는 기꺼이 대답했다.
“가만히 있으면 저한테 떨어질 게 뻔하거든요.”
- 아!
그 대답의 의미를 파악한 시청자들은 이내 열광했다.
- 크으, 역시 BJ대마도사네. 온몸으로 받을 속셈이야.
- 그래, 가만히 있으면 거기 떨어지겠네!
- 완벽한 공략법에 감동의 눈물이 절로 나옵니다.
- 그동안 괜히 대강하 스킬 피하겠다고 뛰어다니던 쫄보 탱커들은 이거 보고 반성하셔야 할 듯.
그냥 온몸으로 받겠다!
어지간한 탱킹력 좋은 탱커조차 내뱉지 못할 그 발언에 시청자들이 열광했다.
“리볼버.”
그 의지 속에서 미다스는 피라미드의 벽돌 위에 꼿꼿하게 선 채로 하늘을 바라보며 캐스팅을 시작했다.
“헬파이어 앤 애드원 트라이던트 앤 인페르노.”
피하지 않고, 맞붙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와, 긴장된다.
그렇게 하염없이 시간이 흐르는 순간, 그 순간 미다스의 발치 아래 X자가 등장했다.
‘온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는 의미.
이윽고 그로부터 정확히 5초 후에 미다스의 머리 위에서 왕가의 수호자가 등장했다.
- 왔다!
- 등장했다!
미다스와의 거리는 약 100미터.
분명 숫자상으로는 먼 거리, 그러나 대강하를 시작한 왕가의 수호자에게 있어서는 눈 깜짝할 사이면 충분한 거리였다.
표현 그대로였다.
보이는 순간 왕가의 수호자가 그대로 피라미드 위에 꽂혔다.
꽈릉!
그리고 들리는 굉음과 함께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먼지 구름.
휘잉!
때마침 불어온 바람이 이내 단숨에 먼지 구름을 걷어냈다.
- 버텼나?
그리고 등장한 풍경 속에서 시청자들이 빠르게 BJ대마도사의 존재를 찾기 시작했다.
- 없어?
그러나 보이는 것은 오로지 단 하나, 왕가의 수호자뿐.
그 순간이었다.
검은 불꽃으로 만들어진 새 한 마리가 그대로 왕가의 수호자를 덮쳤다.
화르륵!
그렇게 시작된 검은 불꽃이 단숨에 왕가의 수호자의 드러난 가슴팍을 뒤덮었다.
[지옥의 불길이 왕가의 수호자를 무력하게 만듭니다.]
이어서 들리는 알림.
푸홧!
그 알림이 들리기 무섭게 곧바로 얼음창 하나가 날아와 그대로 왕가의 수호자의 가슴팍에 꽂혔다.
[왕가의 수호자가 얼어붙습니다.]
그와 동시에 왕가의 수호자가 얼음 동상처럼 굳었고, 그제야 비로소 시청자들은 발견할 수 있었다.
- 저기 있다!
- 어떻게?
어느새 위로 이동한 BJ대마도사의 존재를.
그러한 시청자들의 관심에 미다스가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하하…… 맞으면 진짜 죽을 것 같아서 블링크 썼습니다.”
그런 그의 설명에 채팅창이 아수라장이 됐다.
- 결국 튀었네.
- BJ쫄보도사 어디 안 가죠.
- 날 속였어!
- 잠시나마 BJ대마도사를 빤 내가 호구지. 다시 BJ골드님 빠로 돌아갑니다.
그러한 시청자들의 반응에 미다스가 소리쳤다.
“아니, 다들 저거 보세요! 피라미드가 개박살이 났는데 저기 맞으면 게임오버라니까요? 저걸 어떻게 버텨요!"
나름의 항변.
그 항변 속에서 미다스가 손에 든 트라이던트를 다시 한 번 더 던졌다.
[왕가의 수호자가 얼어붙습니다.]
그러자 이제 막 빙결 상태가 풀리려던 왕가의 수호자가 다시 한 번 더 얼어붙었다.
그와 동시에 사역마들이 애로우 계열 마법을 쉼 없이 왕가의 수호자를 향해 토해냈다.
“처음에는 한 번 맞고 버티려고 했는데 떨어지는 순간 느껴지더라고요. 아 이거 맞으면 게임오버 되겠구나.”
그리고 미다스는 수다를 토해냈다.
“제가 그동안 어떻게 노 게임오버로 해왔는데, 여기서 배짱 부리다가 죽을 순 없잖아요?”
쉼 없이.
그러한 수다 속에서 미다스가 다시 한 번 더 트라이던트를 던지며 왕가의 수호자를 결박했다.
갓워즈에서 오로지 BJ대마도사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여유.
- 그냥 끝내요.
- 빨리 끝내시죠, 밥이나 먹으러 가게.
그러한 여유 속에서 미다스가 마무리를 했다.
“인페르노.”
얼어붙은 왕가의 수호자의 몸을 인페르노의 불길로 뒤덮은 후에 마지막으로 소리쳤다.
“메모라이즈 선더볼트.”
꽈릉!
왕가의 수호자 레이드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3.
- 꽈릉!
한 줄기 섬광과 동시에 강렬한 소리가 라이징 스타 채널 라이브 방송실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소리가 사라진 라이브 방송실 안이 적막감으로 가득 찼다.
그 적막감을 품은 직원들의 얼굴에는 얼이 빠진 기색이 역력했다.
당연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라이브 방송에서 BJ대마도사가 갑자기 사과 방송을 하더니, 이후 아즈모와 멀린이 험악한 분위기로 싸웠고, 그러다가 갑자기 왕가의 수호자를 잡았다.
그 모든 과정을 시청자가 아니라 관계자 입장에서 지켜보는 것은, 마치 납치범에게 갑자기 납치를 당한 채 영문도 모르고 끌려다니는 것과 비슷했다.
감탄이나, 탄식조차 나오지 않을 지경.
박영준도 마찬가지였다.
‘미치겠군.’
그의 머릿속도 이 말도 안 되는 상황 앞에서는 아수라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움직였다.
그가 스마트폰을 들고 전화를 걸었다.
그 사실에 직원들 중 몇 명이 시선을 보냈다.
그때였다.
“라이징 스타 채널입니다. 어비스 길드 관계자분과 통화를 원합니다. 예, 대기하겠습니다.”
갑자기 나온 어비스 길드라는 말에 직원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사, 사장님! 어비스 길드에 전화를 왜?”
결국 직원 한 명이 저도 모르게, 자신의 행동이 무례한 것임에도 모른 채 전화를 하는 이유를 물었고, 그 질문에 박영준이 잠시 대기 하는 틈을 빌려 설명을 해줬다.
"어비스 길드가 뭣도 모르고 BJ대마도사를 보고 발끈한 멍청이 짓을 한 건지, 아니면 사전에 BJ대마도사와 계획된 쇼를 한 건지,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순간은 지금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