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278화 (278/485)
  • 278화.  < 89화. 솔로 투어 (2). >

    4.

    종종 그런 부류들을 볼 수 있다.

    에이, 그게 뭐가 힘들어?

    갓워즈의 사막 횡단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막 횡단이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들 중 몇몇은 어려울 게 뭐가 있냐? 라는 반문을 하고는 했다.

    물론 그러한 반문은 사막 횡단도 아니고 사막에서 단 한 번이라도 전투를 치러보면 사라졌다.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힘들다는 것.

    그토록 사막 횡단을 힘들게 만드는 건 크게 보면 두 가지 요소였다.

    하나는 사막이란 환경이 가지는 특징이었다.

    “뭐 보이는 거 있어?”

    “보이겠냐?”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밭과는 별개로 사막이란 무대는 목적지를 잡고 이동하는 게 무척이나 힘들었다.

    “그보다 우리 제대로 가는 거 맞아? 똑바로 가야 한다면서?”

    심지어 갓워즈란 게임에는 밤이 없었다.

    별이라는 것을 지침 삼아 한 방향으로 고집스럽게 이동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미.

    “물풍뎅이는 어때?”

    “아직 안움직여.”

    그래서 필요한 아이템이 바로 물풍뎅이 나침반이었다.

    물눙뎅이.

    성인 남자 엄지손가락 크기인 녀석은 이름처럼 물이 있는 방향을 찾아 이동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물풍뎅이 나침반은 그런 물풍뎅이를 투명한 케이스 안에 넣어둔 것을 의미했다.

    오아시스와 거리가 어느 정도 가까워지면 케이스 안에 든 물풍뎅이가 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이용해 오아시스로 향하는 방향을 정하는 것이었다.

    “아, 무슨 게임이 이래? 아주 그냥 게임을 하는 건지, 지옥에서 벌을 받는 건지 이해가 안 가네.”

    “진짜 쓰레기 게임이라니까.”

    “젠장, 지금까지 한 게 아까워서 게임도 못 접겠고……."

    물론 이러한 것은 그저 게임 내 설정에 불과했고, 플레이어들에게 중요한 건 오아시스가 어느 정도 범위 내에 오기 전까지는 사실상 표류와 다름없는 길을 걷는 셈이었다.

    “역시 비싼 돈 들여서라도 황금 풍뎅이를 손에 넣었어야 했어.”

    사실 물풍뎅이와 다르게 다음 오아시스 위치를 확실하게 알려주는 황금 풍뎅이가 있었다.

    황금 풍뎅이란 이름처럼 황금이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놈으로 그 인식 범위가 물풍뎅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었다.

    완벽한 나침반인 셈.

    더불어 이런 황금 풍뎅이는 각 오아시스에서 NPC를 통해 얻는 퀘스트 보상으로 구할 수 있었다.

    “에이, 탐험가 길드에 돈을 얼마를 줘야 하는데, 그 돈이면 그냥 국밥 사먹는다.”

    “국밥이 뭐야? 사막 횡단하는 내내 황금 풍뎅이 구매하는데 필요한 돈이면 국밥 집도 살 수 있을걸?”

    문제는 그 퀘스트를 사실상 탐험가 길드가 독점하고 있다는 것.

    어쨌거나 이게 사막 횡단을 방해하는 첫 번째 요소였다.

    “그보다 몬스터도 안 보이네.”

    두 번째 요소는 당연히 등장하는 몬스터였다.

    눈 앞을 가리는 방해물 하나 없는 사막, 그럼에도 사막에서 몬스터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전부 땅속에 숨어있는데 보이면 이상한 일이지.”

    모래 속에 숨어 있기에.

    “어? 저기 땅이 방금 꺼졌는데?”

    “젠장, 다들 전투 준비해!”

    그렇기에 사막에서의 전투는 언제나 기습전, 그것도 기습을 당하는 입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암석 전갈이다!”

    “세 마리! 세 마리야!”

    특히 사막에서 암석 전갈 혹은 모래뱀이라도 만나는 날은 어지간한 프로 플레이어 파티도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일.

    “다들 게임 오버 조심해!”

    더군다나 게임 오버를 당할 경우 다시 부활하는 장소는 마지막으로 방문한 오아시스였다.

    “여기서 더 당하면 리턴해야 해!”

    전력 누수가 심할 경우 최근에 떠났던 오아시스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

    사막 횡단이 어려운 이유였다.

    물론 그런 환경에 맞게 플레이어들은 나름의 방법을 찾아내고는 했다.

    개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바로 지뢰 찾기 방법이었다.

    뛰어난 기동력을 가진 근접 딜러가 먼저 앞서서 제 몸으로 지뢰처럼 숨어있는 몬스터들을 자극해서 모래 밖으로 끄집어내는 방식.

    “자, 지금 저기 소형화 상태인 고리 원숭이 한 마리가 사막 위를 홀로 걷고 있습니다.”

    골드, 소형화 모습 상태인 그가 외로이 사막을 거니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이런 사막에서 홀로 다닌다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지요.”

    당연한 말이지만 그 역할은 굉장히 위험했다.

    제아무리 기동력이 좋은 근접 딜러라고 해도 모래 사막 위를 멋대로 달릴 수는 없는 법.

    “특히 사막 모래 속에는 무엇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지뢰밭을 거니는 것과 같습니다.”

    무엇보다 주변에 얼마만큼의 몬스터가 있는지 육안으로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자칫 잘못해서 몬스터 무리에 포위당한 채, 제대로 도망치지도 못하고 그대로 게임오버를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골드라고 해서 다를 바 없는 일.

    물론 그걸 알면서도 미다스가 골드에게 무모한 짓을 시키는 건 아니었다.

    믿는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골드에게는 문제가 없습니다. 엘프의 부츠를 신고 있으니까요.”

    엘프의 부츠!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사막을 평지처럼 달리게 해주는 아이템이 골드의 발을 덮고 있다는 것.

    실제로 그 옵션 하나 때문에 100레벨대 아이템에 불과한 엘프의 부츠는 엄청난 고가에 거래됐다.

    사막에서 그 부츠보다 더 도움이 되는 아이템은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까.

    소형화 모드인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 부츠를 착용할 수 있는 메리트가 훨씬 더 높다는 것.

    “아, 골드가 무언가를 발견한 모양입니다.”

    어쨌거나 그 엘프의 부츠 덕에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기동력을 사막 위에서도 발휘하게 된 골드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퍼억!

    망설임 없이 사막 위를 지나가며 손에 든 칼로 모래 위를 쉴 새 없이 두드렸다.

    푸홧!

    그러자 곧바로 모래 더미 사이로 기둥 하나가 솟구쳤다.

    등장한 건 거대한 뱀이었다.

    모래처럼 보이는 피부를 가진 거대한 뱀.

    “엄청난 녀석이 등장했습니다!”

    모래 뱀!

    암석 전갈과 함께 사막에서 마주하기 가장 싫은 몬스터.

    “자, 투어 안내 설명은 잠시 멈추고 이제부터 사냥을 시작하겠습니다.”

    특히 제 몸의 절반 정도를 항상 모래 속에 파묻은 채, 상황에 따라서 모래 속으로 숨어들거나 모래 속을 헤집고 다니는 놈으로 사냥하기가 무척 껄끄러운 놈이었다.

    치열한 전투가 예고될 수밖에 없는 녀석.

    “골드 들어와!”

    그렇기에 미다스는 시청자들에게 양해 멘트를 날린 후에 곧바로 골드를 자신이 있는 쪽으로 불렀다.

    자신들이 미리 만든 무대에서 싸우기 위해서.

    “예, 주인님!”

    샤아!

    그렇게 모래뱀을 끌고 달려오는 골드 앞에서 미다스가 빠르게 전열을 가다듬었다.

    할 수 있는 건 그뿐이었다.

    푸푸푸!

    모래 속으로 파고들어 모래 아래에서 움직이는 모래뱀을 향해서 마법 투척 공격은 사실상 무의미했다.

    “아시다시피 모래 속을 움직이는 몬스터들을 상대로는 원거리 공격이 무의미합니다! 맞추기도 쉽지 않고, 맞춰도 의미가 없죠!”

    강력한 마법을 던져도, 모래 더미에 닿는 순간 폭발이 일어날 뿐이며, 그러한 식의 공격은 제대로 된 데미지를 주기 힘들었으니까.

    이게 모래뱀이 상대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였다.

    쫓고 쫓기는 와중에는 데미지 딜링이 매우 제한된다는 것.

    그렇기에 미다스는 의미 없는 공격에 마력을 낭비하는 대신, 모래뱀이 마중할 준비를 했다.

    “프로스트 골렘 정면에 서!”

    쿵!

    프로스트 골렘 두 마리를 성벽처럼 앞세웠다.

    “정령 전사들 대기!”

    그리고 그러한 프로스트 골렘들의 몸 위에서 이제 네 마리가 된 얼음의 하급 정령 전사들이 저마다의 무기를 쥔 채 대기했다.

    데미지 딜링을 위함이 아니었다.

    프로스트 골렘의 빙결 상태 이상 효과 그리고 정령 전사들이 손에 쥔 무기들의 디버프 효과를 거는 것.

    “주인님!”

    이윽고 골드가 프로스트 골렘을 지나치는 순간, 곧바로 프로스트 골렘의 앞에서 모래가 솟구쳤다.

    샤아!

    재차 등장한 모래뱀이 그대로 프로스트 골렘 한 마리를 향해 자신의 머리를 내던졌다.

    콰앙!

    마치 성벽 위로 투석기가 던진 암석이 부딪친 것처럼, 모래뱀의 박치기에 프로스트 골렘의 몸이 뭉텅뭉텅 부서지며 바닥에 떨어졌다.

    쿠웅!

    동시에 프로스트 골렘의 거대한 몸이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그사이 다른 프로스트 골렘 한 마리가 벌린 두 양팔로 모래뱀을 그대로 꽉 안았다.

    [모래뱀의 움직임이 느려집니다.]

    그제야 발동하는 상태 이상 효과.

    스윽!

    그렇게 모래뱀이 느려진 사이, 프로스트 골렘의 몸뚱이 위에 올라 타 있던 정령 전사들이 저마다 쥔 무기로 모래뱀의 몸에 상처를 냈다.

    [모래뱀이 출혈 상태에 빠집니다.]

    [모래뱀이 중독 상태에 빠집니다.]

    [모래뱀이 파투의 저주에 걸립니다.]

    파투 시리즈의 디버프 효과들이 삽시간에 모래뱀의 전신을 옭아맸다.

    콰앙!

    그럼에도 모래뱀은 한 번의 몸부림만으로 자신을 껴안은 프로스트 골렘을 뿌리치고는 단숨에 프로스트 골렘의 온몸을 자신의 몸으로 칭칭 휘감았다.

    쩌저적!

    그렇게 모래뱀에 휘감긴 프로스트 골렘의 몸이 산산조각이 날 듯한 비명을 내질렀다.

    퍼엉!

    그때 날아온 불덩이가 단숨에 모래뱀의 몸뚱이에 큼지막한 흉터를 만들었다.

    크왕!

    크왕!

    이어서 거대한 짐승 두 마리가, 거대화 모드인 늑대 럭키와 하이에나 실버가 프로스트 골렘을 휘감은 모래뱀의 몸뚱이에 자신들의 그 날카로운 이빨을 그대로 물어뜯었다.

    크왕!

    럭키의 그림자 역시 그대로 모래뱀의 몸을 물어뜯었다.

    샤아!

    그러한 공격에 모래뱀은 이렇다 할 반응을 제대로 보이지 못했다.

    이미 전신은 프로스트 골렘을 휘감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세 마리나 되는 짐승에게 물린 상태를 바로 탈출하기란 쉽지 않은 일.

    “주인님을 위하여!”

    그때 크게 도약한 골드가, 어느새 소형화 모드에서 거대화 스킬을 사용하면서 거대한 덩치를 가지게 된 골드가 제 손에 든 프로스트 골렘의 파편, 그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모래뱀의 머리에, 덩크슛을 하듯 내리쳤다.

    콰앙!

    얼음덩어리가 산산조각이 났고, 모래뱀의 살벌한 눈동자에서 빛이 잠시 사그라졌다.

    퍼엉!

    그 순간 드디어 미다스의 포격이 시작됐다.

    퍼엉!

    시작은 파이어볼.

    푸홧!

    이어서 나온 파이어 스피어가 모래뱀의 머리, 그 황금빛 과녁을 거듭 명중시켰다.

    “트라이던트!”

    그 후에 나온 것은 다름 아니라 트라이던트!

    그 강력한 얼음창이 이제 정신을 차려가는 모래뱀의 머리에 그대로 꽂혔다.

    [모래뱀이 얼어붙습니다.]

    자연스레 그대로 얼어붙은 모래뱀, 그러한 모래뱀을 럭키와 실버가 사정없이 물어뜯기 시작했다.

    “네놈!”

    그리고 골드 역시 주먹을 해머처럼 얼어붙은 모래뱀의 몸을 내리쳤다.

    [사역마가 파이어 애로우를 시전합니다.]

    [사역마가 아이스 애로우를 시전합니다.]

    이어서 두 개의 사역마가 쉼 없이 가진 마법 화살들을 기관총처럼 모래뱀을 향해 발사했다.

    [모래뱀이 얼어붙습니다.]

    그리고 트라이던트가 다시 한 발 더 꽂히는 순간, 모래뱀이 다시 한 번 더 무차별적인 공세에 노출되었다.

    샤아!

    이윽고 모래뱀이 제 몸의 자유를 되찾고, 놈이 이제는 전력을 다해 프로스트 골렘의 몸을 버리며, 잽싸게 탈출을 시도했다.

    그리고는 단숨에 모래 속에 제 머리를 파묻었다.

    “어딜 도망가!”

    그때 미다스가 소리쳤다.

    “럭키, 사생결단!”

    크-왕!

    이윽고 터진 사생결단에 모래에 몸을 파묻었던 모래뱀이 다시 고개를 들이밀었다.

    그렇게 들이민 녀석의 머리 위로 다시 한 번 더 골드가 자신의 두 주먹을 내리쳤다.

    콰앙!

    그리고 미다스 역시 손에 쥐고 있던 아이스 스피어를 그대로 한 번 더 내던졌다.

    샤아!

    [모래뱀을 처치했습니다.]

    그 거듭된 공세 속에서 모래뱀이 단말마를 끝으로 바닥에 쓰러졌다.

    "모래뱀은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죠.”

    그것을 본 미다스가 짤막한 멘트를 끝으로 채팅창을 바라보았다.

    - 저기, BJ대마도사님 1시간 동안 준비해온 해설 멘트라는 게 지금 바로 이거입니까?

    그러자 나오는 질문에 미다스가 대답했다.

    “예, 1시간 동안 솔로 투어에 맞는 해설 멘트 준비하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원래는 투어 동안 참가자분들하고 토크쇼 하는 걸로 오디오를 채울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그 대답에 채팅창에 헛웃음으로 가득 찼다.

    - 시간 필요하다는 게 설마 멘트 수정 시간일 줄이야.

    설마 그가 필요하다고 말했던 시간이 멘트 때문일 줄이야?

    상상치 못한 일.

    - 세상에 이렇게 1시간을 무의미하게 날리는 일도 있구나.

    - BJ대마도사님, 그냥 입 다무시는 게 더 이득일 듯?

    - 멘트 칠 때마다 시청자 숫자 1만 명씩 날아가던데?

    그리고 그렇게 시간을 들여 준비해온 멘트 역시 상상 이상으로 허접하기 그지없었다.

    채팅창이 헛웃음으로 차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 그럼 딱히 전술 변화는 없다는 거네?

    - 이대로 간다는 건가?

    한편으로는 BJ대마도사의 사냥 방식에는 딱히 수정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 사실에 몇몇 시청자들이 불안함을 드러냈다.

    - 뭐, 이대로도 가능은 할 거 같은데 횡단이 쉽지 않을 듯.

    - 아무렴. 이 수준이면 날로 먹는 건 불가능하지.

    분명 BJ대마도사의 전투능력은 대단했다.

    보통 플레이어들이라면 파티 전멸도 각오해야 하는 모래뱀을 상대로 이토록 빠르게 그리고 확실하게 사냥을 하는 파티는 손에 꼽을 정도.

    혼자서 사막을 횡단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증명한 셈이었다.

    - 이런 속도면 사막 다 건너는데 한 달은 걸릴 듯?

    - 좀 많이 쉬겠네.

    그러나 BJ대마도사에게 기대했던 압도적인 무언가는 아닌 셈.

    그런 시청자들의 반응에 미다스는 대답했다.

    “아니, 이 정도로 잘 잡으면 되는 거지 이 이상 압도하면 이 게임이 이상한 거죠. 안 그래요?”

    너무나도 타당한 말.

    - 이거 반박이 안 되네.

    - 하긴, 이것보다 더 강하면 그게 더 말도 안 되는 일이겠네.

    때문에 시청자들은 미다스의 발언에 이렇다 할 반박을 하지 못했다.

    솔직히 이 이상 활약하는 게 상식적으로 가능할 리 없지 않은가?

    물론 이 모든 건 미다스의 준비였다.

    ‘좋아, 분위기 잘 잡혔어.’

    애초에 처음부터 솔로 투어를 원했던 미다스다.

    그런 그가 고작 지금 보이는 것만으로 그러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을 리는 만무.

    ‘좀 더 약한 모습을 보이다가…….'

    지금은 그저 뜸을 들이는 것뿐이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운석의 힘을 꺼내주는 거야.’

    폴링 스타, 그 강력한 능력에 세상이 더욱더 크게 놀랄 수 있도록.

    “자, 그럼 이대로 계속 가겠습니다. 아, 해설 싫으시다고요? 그럼 노래로 갈까요? 신청곡 받습니다!"

    그렇게 미다스가 다시 투어를 시작했다.

    [아즈모 님이 10,145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그냥 해설해주세요. 제발.]

    1시간 동안 준비한 해설 멘트와 함께.

    5.

    - 암석 전갈, 아주 무시무시한 몬스터이죠. 하지만 지금은 제 아이템 공급원입니다.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을 보던 엠마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BJ대마도사, 그가 1시간 만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솔로 투어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그녀는 놀랐다.

    ‘역시 예상대로야.’

    하지만 이내 그녀는 생각했다.

    ‘1시간 동안 가시적인 스펙업이나 전술적인 변화는 없었어.’

    제아무리 BJ대마도사라고 해도 1시간 만에 무언가 획기적인 변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하루가 주어져도 불가능한 일이지.’

    혹여 그 이상의 시간이 주어지더라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고작 하루이틀만에 상황을 변화시킬 만한 무언가가 있었다면, 애초에 미리 준비해두었을 터.

    ‘그렇다면 괜히 꾸물거리는 것보단 움직이는 게 낫지.’

    딱히 추가적인 무언가를 할 수 없다면, 그냥 괜히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단 움직이는 게 나을 수 있었다.

    ‘현명해.’

    엠마가 봤을 때 BJ대마도사의 선택은 파격적이라기보다는 굉장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뿐이지.’

    달리 말하면 현재 BJ대마도사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이것이 전부라는 의미였다.

    - 암석 전갈 세 마리, 사냥에 9분 정도 걸릴 듯합니다. 잠시 해설을 멈추겠습니다.

    이어진 BJ대마도사의 멘트를 들은 엠마가 이내 고개를 돌려 다른 모니터를 바라봤다.

    그러자 그 모니터 위로 채팅이 올라왔다.

    [사냥뱀 : 사냥뱀들 대기 중.]

    [사냥뱀 : 사막왕의 독검 세 자루 준비 ]

    사막왕의 독검.

    사막왕의 무구 중 하나로 강력하기 그지없는 독 데미지를 주는 아이템이었다.

    사막에서는 무척이나 유용한 무기였다.

    ‘장기전으로 가면 타격은 충분히 줄 수 있어.’

    치고 빠지는 식으로 야금야금 전력을 줄이기에는 이만한 무기가 없었으니까.

    하물며 그 독검이 하나도 아니고 세 자루다?

    한 명이 잡히더라도 혹은 둘이 잡히더라도 어떻게 할 수 있다는 의미.

    사냥뱀 길드가 준비한 회심의 무기였다.

    물론 BJ대마도사가 온전한 상태라면 그 무기를 제대로 써먹기는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BJ대마도사의 전투 속도는 상식 범위 내.

    충분히 틈을 발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위치도 실시간으로 파악 가능해.’

    결정적으로 어비스 길드는 원할 때마다 BJ대마도사의 위치를 파악하는 건 물론 그것을 모든 이들에게 공개할 수 있었다.

    ‘지금 BJ대마도사의 전력을 상대로 승산은 70퍼센트 이상이다.’

    이윽고 마지막 계산을 마친 엠마가 결단을 내린 듯 키보드를 두드렸다.

    [엠마 : 사냥 개시.]

    암살자들이 움직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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