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272화 (272/485)

272화.  < 87화. 운석 (2). >

3.

운석 충돌 필드에서 새로이 50인 파티를 구축한 중원 길드와 보스 몬스터 솔로 레이드에서 승리하라!

그 누구도 쉽사리 성공하리라 예상할 수 없는 과제.

그리고 모두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더 높았던 사냥터 난이도와 탐험가 길드 3백여 명이라는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까지.

- BJ대마도사가 해냈다!

BJ대마도사가 해낸 것은 앞으로 길이길이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될 만한 전설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엄청난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그 전설이 될 라이브 방송이 끝났을 때 세상이 언급하는 건 하나였다

- BJ대마도사가 운석의 힘을 얻었다!

BJ대마도사가 운석의 힘을 얻었다는 것, 오로지 그 하나에만 집중했다.

- 운석의 힘? 운석을 쓴다는 의미임?

ㄴ 운석을 쓴다? 마법 스킬임?

ㄴ 운석 소환 마법임? 메테오 스트라이크?

ㄴ 한 번 쓰면 원킬 난다는 그 마법?

그만큼 운석이라는 단어는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의 가슴을 자극하는 강력한 매력이 있었다.

- 메테오 스트라이크인가?

ㄴ 운석 소환 마법은 메테오 스톰이란 용어를 쓰는 게 학계 정설.

ㄴ 메테오 알지도 못하는 새끼들이 나불거리네. 메테오하면 메테오 스트라이크지!

ㄴ 메테오 스윔 무시함? D&D 안 해봄?

ㄴ 응, 다 아니야. 스킬명 딥 임팩트임. 내가 BJ대마도사 여친인데 물어봤음.

오죽하면 그 마법 스킬의 정확한 네이밍이 어떻게 되는가? 그걸 가지고 논쟁이 벌어질 정도.

그렇게 세간의 이목이 몰린 이슈는 온갖 루머와 거짓으로 몸을 부풀려간 채 사방으로 확산됐다.

그 속도는 어느 때보다 빨랐다.

“속보 들어왔어요.”

“속보?”

“BJ대마도사가 메테오 스트라이크를 쓰는 순간, 곧바로 10대 길드랑 전쟁을 할 속셈이래요.”

라이브 방송이 끝나고 약 10분 남짓한 시간이 지났을 때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이제 말도 안 되는 수준에 이를 정도였다.

“현우 형! 형이 게임하는 동안 말도 안 되는 사건이 일어났어요! BJ대마도사가 10대 길드랑 전쟁을 준비 중이에요!”

라이브 방송을 끝낸 후 캡슐에서 나오자마자 화장실에 들어갔다 큰일을 보고 나온 정현우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을 따름.

“……그래,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구나.”

너무나도 어이가 없어서 무어라 대꾸할 힘조차 들지 않을 지경이었다.

‘어우, 지친다, 지쳐.’

물론 그런 건수가 아니더라도 이미 정현우는 제대로 말을 하기 힘들 만큼 지친 상태였다.

‘2시간 넘게 빡겜했으니까…….'

일단 게임 플레이 타임부터가 길었다.

그리고 그 플레이 타임 도중에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휴식 시간을 취한 적이 없었다.

‘말도 안 되는 빡겜을.’

심지어 그 2시간 넘는 시간 동안 한 번 경험하기도 힘든 해프닝을 여러 번 경험한 상황.

‘어우, 용케 해냈다, 용케.’

다시 돌이켜봐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

솔직히 평소 때 같았으면 정현우는 캡슐방에 이렇게 남아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곧장 집으로 돌아가서 조카를 위해 치킨 두 마리 시키고, 한 마리를 깔끔하게 해치운 후에 그대로 잠들었지.

‘앞으로가 더 문제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정현우가 캡슐방에 남아있는 이유는 지금 BJ대마도사를 두고 이루어지는 주변 반응이었다.

“운석 소환이라, 데미지가 어느 정도이려나? 다른 누구도 아닌 BJ대마도사가 쓰는 거면 보스 반피 정도는 날릴 텐데?”

“그런데 진짜 운석 소환 마법이 맞긴 해?”

“이쯤 되면 맞는 거 아닐까?”

“그게 아니면 진짜 배신감 느낄 거 같은데.”

지금 모두가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확신을 가진다는 것.

‘빨리 신운석을 파악해야 해.’

정현우 입장에서는 정말 신운석이 말하는 운석의 힘이 운석 소환 같은 마법인지 아니면 다른 건지, 그것을 확실히 파악하는 게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그걸 알아야 이 들끓는 세간의 이목을 대처할 방법이 짤 수 있을 테니까.

‘아, 젠장 거기서 정신줄 놓지 말고 먼저 아이템 옵션 제대로 확인하고 지를걸…….'

사실 이 모든 일은 정현우가 저지른 사고였다.

‘정현우, 이 병신 같은 새끼.’

만약 정현우가 운석의 힘이란 단어를 라이브 방송 도중에 언급하지 않았으면 생기지 않을 사고.

‘이번 일로 라이징 스타 채널에 민폐를 끼치면, 사장님 볼 낯이 없다.’

정현우 입장에서는 더더욱 처리가 시급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머릿속으로 여러 경우의 수들을 떠올리며 그에 맞는 대처법들을 고민을 하던 정현우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이혁주를 향해 말했다.

“혁주야, 블루불 음료랑 감마 제약꺼 하나씩만 가져다줘.”

“두 개요? 한 번에 드시게요?”

“그래, 두 개 정도 마시지 않으면 게임 도중에 튕길 거 같아.”

그 요구에 이혁주가 혀를 내둘렀다.

“형, 힘들면 좀 더 쉬세요.”

“고맙다.”

그러한 이혁주의 말에 짧게 감사를 표하는 정현우, 그 모습을 본 이혁주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후에 에너지 음료 두 캔을 가져왔고, 그것을 받아든 정현우가 그 자리에서 두 캔을 단숨에 해치웠다.

그 모습에 이혁주가 말했다.

“바로 세팅해드릴게요.”

그 배려 속에서 정현우가 다시 갓워즈에 접속했다.

4.

“왔군! 기다리고 있었네!”

모르는 사람도 저도 모르게 인사를 하게 만들 만큼 반가운 기색이 역력한 NPC토스의 목소리.

그러나 미다스는 그러나 NPC토스의 인사가 무색하게 그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입을 열지도 않았다.

대신 인벤토리를 열고, 그 안에서 신운석을 꺼낸 후에 NPC토스에게 건네줄 뿐.

‘빨리 가자.’

이 짤막한 인사말을 나누는데 시간을 보내는 것조차 힘든 탓이었다

“오! 오오오!"

그런 미다스의 심정을 알 리 없는 NPC토스는 미다스가 건네준 신운석을 받아들며 감탄만 토했다.

“신의 돌이구나, 신의 돌! 이것을 내가 손에 넣을 수 있게 될 줄은 꿈조차 꿔본 적 없거늘!”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감격한 NPC토스의 모습, 그 모습 앞에서도 미다스는 괜한 대꾸를 하지 않았다.

“혹시 내게 이것을 다듬을 기회를 주지 않겠나? 내게 기회를 주면, 사례는 꼭 해주겠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이윽고 새로운 퀘스트 알림이 뜬 후에야 미다스의 눈이 움직였다.

[신의 돌]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239레벨 이하

- 퀘스트 내용 : 토스에게 신의 돌을 이용해 목걸이와 반지 한 쌍 제작을 요청하자.

- 퀘스트 보상 : 알 수 없음

!퀘스트 완료 시 스킬 카드북(레전더리 에픽)

!퀘스트 완료 시 ‘운석의 힘’ 진행 가능

‘응?’

그렇게 퀘스트 내용을 확인한 미다스의 무미건조하던 표정을 바꾸며 고개를 갸웃했다.

‘목걸이랑 반지?’

당장 눈에 보이는 건 장신구를 의미하는 단어들.

더욱이 하나가 아니라 세 개 전부를 제작하라는 말에 미다스는 당연히 자신이 착용 중인 장신구들을 떠올렸다.

그사이 NPC토스가 말을 이어갔다.

“신의 돌이 가진 힘을 하나에 보관해서 제대로 끌어내기란 불가능한 법. 허나, 자네가 구해다 준 천운석 3개를 이용해 나눠담을 그릇을 만든다면 신의 돌이 가진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걸세. 그래, 자네가 낀 목걸이와 반지가 좋겠군.”

이어진 그 설명을 듣는 순간 미다스는 이제 확신할 수 있었다.

‘장신구 업그레이드 찬스다!’

이번 퀘스트가 다른 무엇도 아닌 자신의 장신구를 업그레이드할 기회임을.

‘그래, 업그레이드 할 때가 됐지!’

생각해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미다스가 가진 목걸이야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해왔지만 반지는 이렇다 할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80렙짜리를 지금 쓰는 게 말이 안 되잖아?’

개중에서도 자가라의 반지는 80레벨짜리 아이템, 업그레이드를 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

그 사실에 이른 미다스가 이내 감동에 벅찬 표정을 지었다.

‘역시 갓NPC였어!’

NPC토스의 은혜를 향한 감동.

‘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토스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 순간 미다스가 이제까지 무례하던 자신의 모습에 크게 반성하며 태도를 바꾸었다.

“아이고, 일단 절부터 받으십시오.”

그 자리에서 NPC토스를 향해 절을 하며 말했다.

“무엇이든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해주시죠.”

“아니, 필요 없네. 이미 자네가 구해다 준 천운석 3개에 지금 이 신의 돌이면 충분하지!”

“그렇습니까?”

그리고 이어진 말에 미다스가 재차 감동에 벅찬 오른 표정을 지었다.

당연히 이 순간 얼굴에 피곤과 짜증, 근심걱정을 품은 미다스 따위는 없었다.

“얘들아! 토스님에게 고맙다고 인사 안 하고 뭐하냐? 빨리 와서 절해, 절!”

왕?

“주인님?”

그저 신이 너무 난 나머지 정신마저 나간 플레이어 한 명이 있을 뿐.

5.

“사장님, 왜 이렇게 신이 나신 거야?”

동료 직원의 질문을 받은 직원이 곧바로 고개를 돌려 사무실 내의 전용석에 앉은 박영준을 바라봤다.

그 눈에 비친 박영준은 제 손가락으로 머리를 두드리고 있었다.

그가 고민을 할 때 보이는 버릇.

그러나 관자놀이를 두드리는 그의 손가락에는 평소와 달리 리듬감이라는 것이 존재했다.

마치 악기를 연주하듯.

“그러네?”

박영준이 정말 신이 났을 때, 미칠 정도로 기쁠 때나 보여주던 버릇이었다.

보기 힘든 모습.

“뭐, 기분 좋을 만하시겠지. 오늘 대박이었잖아?”

물론 그 모습에 의문을 가지는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라이브 시청자 숫자 6천6백만까지 찍었고.”

당장 이번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화제성은 억을 넘어섰지.”

시청자 숫자도 숫자이지만, 시청자 숫자 외적으로 언급되는 수준이 보통이 아니었다.

1억 명이 넘는 시청자를 보유한 이들과 비교해도 부족함을 조금도 느끼지 않을 정도.

솔직히 이제는 BJ대마도사를 향해 스타 플레이어를 뛰어넘는 슈퍼 스타 플레이어란 칭호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당연히 라이징 스타 채널의 인지도 역시 어느 때보다 크게 급상승한 중이었다.

“레이드도 성공했고.”

심지어 이번 라이브 방송에서 BJ대마도사가 가진 무패의 신화는 유지된 상태였다.

그 과정에서 여러모로 타협을 하긴 했지만 그 타협 역시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

“다음 라이브 주제도 정해졌고.”

오히려 그 타협이 새로운 기대감을 낳은 상황.

여러모로 기뻐할 상황이 맞았다.

물론 부하 직원들은 몰랐다.

‘완벽하다.’

박영준이 이토록 기뻐하는 진짜 이유는 그런 이미 나온 결과물 때문이 아님을.

솔직히 지금 얻은 성과들은 이미 라이브 방송이 끝나기 전에 예상된 바였고, 놀랄 건 없었다.

‘완벽한 판이 만들어졌어.’

박영준을 어느 때보다 즐겁게 하는 건 지금까지가 아니라, 앞으로 있을 일이었다.

박영준, 그는 탐험가 길드와 내기를 했다.

보스 몬스터를 잡는 쪽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다음 무대에서 탐험가 길드의 개입은 없다.’

그리고 그 내기의 승자는 BJ대마도사가 됐다.

더불어 그 사실은 탐험가 길드도 알고 있었다.

테오에게 보고 받은 길드 마스터가 그것을 감수하고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니까.

어쨌거나 그 내기대로 BJ대마도사는 다음 무대에서 탐험가 길드 눈치 보는 것 없이, 그들의 영역에서 무엇을 해도 되는 권리를 얻어냈다.

‘뭘 해도 좋지.’

BJ대마도사 성격상 그런 권리를 얻었는데 그냥 적당히 지나갈 일은 없었다.

동시에 BJ대마도사 성격상 탐험가 길드의 눈치를 본다는 이유로 하고 싶은 걸 참을 일 역시 없었다.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판을 벌일 거다.’

장담컨대 BJ대마도사는 이제까지 그 누구도 보여준 적 없었던 쇼를 벌일 터.

지금 박영준이 고민하는 건 과연 BJ대마도사가 어떤 쇼를 할까? 그 부분에 대한 것이었다.

툭툭!

그게 박영준이 어느 때보다 신이 나서 고민을 하는 이유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수중에 운석의 힘이란 것도 들어왔고.’

현재 BJ대마도사는 엄청난 떡밥을 던졌고, 그 떡밥에 갓워즈를 즐기는 모든 이들이 불타오르는 상황.

‘BJ대마도사라면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을 보여주겠지.’

그리고 박영준은 BJ대마도사가 모두가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더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가만, 이거 그림 하나 괜찮은 거 나오겠는데?’

그 순간 무언가를 떠올린 박영준의 손가락이 멈췄다.

그리고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자신을 바라보는 부하 직원을 향해 말했다.

“알."

“예, 사장님.”

“10대 길드에 연락 좀 해줘.”

“연락이요? 예.”

그 명령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전화기에 손을 가져다 대는 직원 알.

“자, 잠깐만요. 사장님 지금 어디라고 하셨죠?”

그러나 이내 자신이 전화 걸어야 할 대상이 무엇인지 떠올린 직원이 기겁하며 박영준을 바라봤다.

그런 직원에게 박영준이 말했다.

“10대 길드. 번호 아는 거 어렵지 않잖아? 거기 마케팅팀 번호 받아놓았을 텐데?”

“아니, 그게 번호를 모르는 건 아닌데…… 그게 무슨 일로 전화를 거시는 거죠?”

이어진 부하 직원의 질문에 박영준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에 대답해줬다.

“BJ대마도사와 함께 하는 사막 투어를 기획 중인데, 예약 문의하실 생각 없냐고.”

“예?”

그 말에 그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사무실 내 모든 직원들이 굳어버렸다.

‘지금 이게 무슨 소리이지? 사막 투어?’

‘예약? 10대 길드 상대로?’

‘그러니까 10대 길드를 상대로 버스비를 받겠다는 건가?’

누가 들어도 말도 안 되는 소리.

때문에 부하 직원들은 박영준이 그냥 오늘 기분이 너무 좋아서 장난을 치리라 생각했다.

“하하, 사장님 재미있……."

“아!”

그때 박영준이 부하 직원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이번에는 유성 관람 최초로 즐길 수 있는 특전도 있다고 덧붙여서 보내줘.”

그제야 비로소 직원들은 알 수 있었다.

“투어 비용은 정가제가 아니라 입찰제라는 것도 잊지 말고. 그리고 현금 사절, 카드 환영이란 것도. 추가로 입찰액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 투어는 취소된다는 것도 전달해줘.”

박영준, 그가 진심임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