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화. < 85화. 도와드립니다 (3). >
7.
싸움 구경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해프닝을 좋아했다.
BJ대마도사와 중원 길드의 레이드 레이스 도중 생긴 해프닝 역시 마찬가지였다.
- 웃기네.
- 이것도 나름 재밌네.
- 그냥 서로 몸 사리면서 야금야금 사냥하는 것보단 차라리 이게 더 재미있는 듯?
시청자들 대부분은 그 해프닝에 열광했다.
그러나 세상에는 코미디에도 리얼리티를 엄격, 근엄, 진지하게 부여하는 이들이 있는 법.
-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중원 길드가 진짜 도움이 필요한 건 아니지.
그런 이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중원 길드가 BJ대마도사의 도움을 받을 이유는 하등 없었다.
- 맞아, 이제까지 잘 해왔잖아?
ㄴ 총 전력은 BJ대마도사보다 우위일걸?
당장 중원 길드와 오로치 길드는 다른 플레 이어들이 곡소리를 내는 운석 충돌 필드에서 그 누구보다 많은 전투를 치르며 빠르게, 가장 깊숙이 전진한 상태였다.
- 그냥 짜고 치는 거라니까.
ㄴ 딱 봐도 연기지. 시청자 숫자 높이려는 개수작.
ㄴ 설마 이거 진짜 리얼이라고 믿는 흑우 없제?
때문에 일부는 지금 이 상황 자체가 연출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세상 일이란 모든 게 상대적인 법 아닌가?
100억을 가진 사람도 1,000억을 가진 사람 앞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되듯이.
BJ대마도사가 보여준 건 바로 그것이었다.
“파이어볼 앤 아이스볼 앤 라이트닝볼.”
일단 압도적인 화력을 보여줬다.
퍼엉!
볼 마법들, 200레벨이 넘는 마법사들에게는 비유를 하자면 복서의 잽 펀치와 같은 그 마법.
- 와, 그냥 볼 마법에 몬스터들이 박살이 나네.
- 다른 마법사 원딜은 유니크 마법으로 간신히 잡는 걸 BJ대마도사는 파이어볼로 잡네.
- 핵도 이 정도는 아닐 듯.
그러나 BJ대마도사의 손에서 만들어진 마법들의 위력은 200레벨이 넘는 마법사들의 강력한 한 방 마법들, 유니크 랭크의 마법과 비교해서 비슷하기는커녕 압도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BJ대마도사는 다양한 속성의 마법을 적재적소에 완벽하게 사용했다.
[강화된 아이언 코볼트를 처치했습니다.]
[강화된 실버 코볼트를 처치했습니다.]
[강화된 플래티늄 코볼트를 처치했습니다.]
불속성에 저항이 있는 놈에게는 얼음 속성을, 얼음 속성에 저항을 가진 놈에게는 번개 속성을.
- 맞추는 능력도 능력이지만, 전장을 파악하는 능력이 차원이 다르네.
- 진짜 영상으로 보는 우리도 구분하기 힘든데, 그걸 게임 플레이 도중에 찾아내서 맞추다니.
- 확실해. BJ대마도사의 전장 분석 능력은 갓워즈 최고 클래스야.
게임 속 스탯, 아이템, 스킬을 뛰어넘는 그 능력에 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
“리틀 토네이도.”
물론 가장 큰 감탄이 나오는 건 BJ대 마도사가 광역 마법을 쓰는 순간이었다.
- 드디어 왔다!
- 광역기 나온다, 다들 소리 지를 준비해!
미다스, 그가 광역 마법을 쓰는 순간 소름 끼칠 만큼 강인했던 몬스터 무리들이 부평초처럼 쓰러졌다.
커헝! 커헝!
이제는 몬스터들의 울음이 애처롭게 들릴 정도.
‘어, 뭐야? 끝났어?’
‘미치겠네. 캐스팅해도 마법 쓸 틈이 없잖아?’
그 광경 앞에서 마법 캐스팅을 하던 중원 길드의 마법사들은 그저 들러리일 따름이었다.
비단 그들만이 아니었다.
사실 마법사들보다 훨씬 편한 건 탱커들이었다.
“……편하긴 진짜 편하네.”
“딜링도 딜링인데 보석급 처리해주는 건 말도 안 되는 수준이야.”
보석급 몬스터들, 탱커들에게는 가장 골치 아픈 그 변수들을 가장 먼저 제거해주는 BJ대마도사의 능력은 적이라고 해도 감탄이 나올 정도로 엄청 났으니까.
근접 딜러들도 마찬가지였다.
“괜히 깊게 들어가지 마. 방해만 될 뿐이니까.”
킬러독, 언제나 가장 전장의 깊숙한 곳에 달려들던 그조차도 BJ대마도사의 화력에 괜한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주변인을 자처할 정도였다.
그 광경에 이제는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 이쯤이면 도움 받는 거 맞네.
BJ대마도사가 헬퍼로서 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동시에 모두가 감탄했다.
- 저번보다 화력이 더 늘어난 듯?
- 또 스펙업 한 게 확실함.
- 지팡이 조금 달라진 거 같은데, 업그레이드 했나?
- 그건 그렇고, 진짜 BJ대마도사가 작정하고 딜링에 집중하면 뎀딜이 장난 아니네.
순수하게 원거리 딜러라는 포지션에 집중했을 때 BJ대마도사가 보여주는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과거 붉은산에서 레드 고블린 토벌 당시, 그 당시에도 BJ대마도사는 자신이 원거리 딜러에 충실할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줬는지 세간에 보여준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 BJ대마도사와 같이 힘을 합치던 이들 대부분은 평범한 플레이어들.
- 다른 것보다 중원 길드 같은 1티어급 길드랑 파티 플레이 하니까 더 소름 끼치네.
지금처럼 최정예를 모은 파티와 함께 했을 때와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시너지 효과가 대단하다, 같은 의미가 아니었다.
- 1티어급 길드도 BJ대마도사한테 묻힐 줄이야.
중원 길드와 오로치 길드조차 BJ대마도사 앞에서는 다른 보통의 플레이어들과 다를 바 없어진다는 것.
여러모로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신기하면서도 재미난 광경이었다.
‘좋아, 1절은 완벽했다.’
그 반응에 미다스는 보다 더 노골적인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그럼 2절로 가야지.’
“근접 딜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할 듯합니다.”
미다스가 갑작스레 중원 길드와 오로치 길드의 근접 딜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도움?’
- 뭘 도와달라는 거지?
당사자들과 시청자들이 고개를 갸웃했고, 그들에게 미다스가 말을 마저 했다.
“제가 응원이 없으면 힘이 안 나는 타입이라서요, 뒤에서 응원 좀 부탁드립니다.”
“응원?”
“예, 응원이요. 뭐, 노래나 춤까지 부르실 필요는 없고 BJ대마도사 파이팅, 정도만 외쳐주시면 됩니다."
그 말을 들은 당사자들과 시청자들은 재차 고개를 갸웃했다.
그 정도로 예상을 벗어나는 제안.
물론 이내 상황이 파악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 BJ대마도사 어그로 끄는 거봐. 역시 탱커 체질이라니까!
- 캬, 근접 딜러들을 응원 단장으로 만드네!
- 와, 근접 딜러들 진짜 부럽다! 뒤에서 응원만 하면 되잖아!
그 의미를 파악한 시청자들이 열광했다.
‘이 빌어먹을 새끼가!’
반면 그 요구를 받은 근접 딜러들은 분노했다.
특히 개중에서도 킬러독이 느끼는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스몰 파크 랭킹 1위 출신으로 어느 길드를 가더라도 유망주들 사이에서는 최고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그로서는 게임을 시작한 이후 이런 대우를 받는 건 처음.
무엇보다 그는 킬러독이었다.
이제까지 언제나 죽이고자 하는 대상의 목덜미를 물어뜯고, 승리를 쟁취하던 살인개.
그러한 킬러독은 이 순간 속으로 분을 삭이지도 않았다.
대신 신호를 보냈다.
예화, 그녀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놈하고 싸워도 됩니까?’
여기서 PK를 한 번 해도 되겠냐?
킬러독의 요구에 예화는 이번만큼은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 이상 끌려갈 순 없어.’
이미 페이스 대부분이 BJ대마도사에게 넘어간 수준이지만, 이 이상 조롱거리는 될 수 없는 법.
명분 없는 도발에는 그에 어울리는 반발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차라리 지더라도 한 번 이빨을 드러내는 게…….'
혹여 그 반발이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꼬랑지를 내린 개보다는 피투성이가 되는 게 나을 때가 있는 법.
그렇게 고민하는 예화와 킬러독을 향해 미다스는 말했다.
“괜히 힘들게 무리하실 필요 없습니다. 근접 딜러 역할은 럭키랑 골드, 실버가 해줄 테니까요."
그 순간 모두가 고개를 돌려 이제까지 잠자코 있던 럭키 그리고 골드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런 시선 속에서 미다스가 말했다.
“골드.”
“예, 주인님!”
“럭키에 올라타.”
그 말이 나오는 순간 채팅창에 더 이상 도발이란 단어를 떠올리는 사람은 없었다.
- 럭키골드 등장이다!
- 드디어 이거 나오는구나!
그저 열광할 뿐.
그 열광에 미다스가 하나를 더했다.
“잭팟!
꾸우?
“골드 머리 위에 올라가.”
꾸우!
주인의 명령에 잭팟이 망설이지 않고 그대로 골드의 투구 위에 섰다.
- 브레맨 음악대네, 브레맨 음악대야!
마치 브레멘 음악대처럼.
그 광경에 시청자들이 더더욱 열광했고, 반대로 분노를 표하던 킬러독은 그 분노를 삼켰다.
만약 여기서 킬러독이 BJ대마도사의 요구에 반발한다면, 그건 곧 지금 저 럭키골드잭팟이 보여줄 역대급 퍼포먼스를 망치는 셈.
제아무리 킬러독이라고 해도 그 역대급 퍼포먼스를 망친 원흉이 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물론 미다스의 의도는 도발 같은 게 아니었다.
‘이 기회에 좀 쉬세요.’
자신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사이, 휴식 시간을 드리겠다!
미다스가 그 호의를 듬뿍 담은 채 말했다.
“자, 응원 준비하세요.”
8.
퍼엉!
전장을 강타하는 강력한 마법들.
크-왕!
“주인님의 영광을 위하여!”
꾸우!
그러한 마법 포격 사이로 움직이는 갑옷을 두른 늑대와 고리 원숭이의 모습은 장관이라는 표현의 수준을 넘어선 것이었다.
- 진짜 끝내주네.
감히 세상 그 누구도 본 적 없고, 상상한 적 없었던 그저 경이로운 장면일 뿐.
그런 장면 앞에서 이제 더 이상 BJ대마도사에게 중원 길드가 도움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이는 없었다.
‘나설 틈이 없다.’
‘진짜 쩔을 받게 될 줄이야.’
심지어 중원 길드와 오로치 길드원들, 본인들마저도 지금 자신들이 BJ대마도사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좋아, 계획대로 되고 있어.’
미다스 입장에서는 베스트 시나리오였다.
‘몬스터 잡는 페이스에 속도가 붙었어.’
일단 미다스 본인에게도 지금 상황은 사냥을 하는데 있어서 무척이나 편리했다.
당장 탱커들이 든든하게 자리를 잡아주고 있었고, 중원 길드와 오로치 길드의 원거리 딜러들은 미다스의 부족한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주고, 보조해주고 있었다.
“BJ대마도사 파이팅!”
근접 딜러들을 후방에 배치시킨 것 역시 나름 노림수였다.
미다스 특성상 근접 딜러가 전방에서 활약할 경우 광역 마법을 쓰는 게 쉽지 않았다.
동시에 근접 딜러를 후방에 배치할 힐러와 탱커들, 원거리 딜러들 입장에서 안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만약 지척에 위험 요소가 등장하면 근접 딜러들이 제거해줄 테니까.
심리적 안정감 속에서 전투를 치를 수 있다는 의미.
“응원 들으니 힘이 절로 나네요.”
그리고 그 안정감을 누리는 이들 중에는 미다스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동시에 근접 딜러가 전방에 없다는 것은 몬스터에게 속칭 ‘막타’를 날리는 경쟁자가 없다는 의미였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실제로 지금 이 거듭된 전투 속에서 절반 이상의 경험치는 미다스의 것이었다.
당장 미다스 본인이 얻는 것도 얻는 거지만, 럭키와 골드 그리고 실버 역시 경쟁자 없이 경험치를 뜯어내고 있었으니까.
‘벌써 2레벨이나 올렸어.’
하루도 아니고 고작 한 시간 남짓한 전투만으로 2레벨이나 오른 건 그 덕분이었다.
- 이제 꽤 잡았지?
- 슬슬 운석 충돌 지점이 보일 때가 됐는데?
달리 말하면 그만큼 많은 몬스터를 잡았다는 의미였다.
‘청소는 충분히 됐다.’
당장 미다스의 눈에도 몬스터로 우글거리던 숲이 이제는 평범한 숲으로 보였다.
‘남은 건 보스 몬스터뿐.’
그렇다는 건 이제 이 헬퍼 컨셉을 버리고, 다시 레이드 레이스를 위한 경쟁을 시작할 때가 왔다는 의미.
‘응?’
그렇게 미다스가 다음을 준비하는 순간, 그의 눈에 무리가 보였다.
‘뭐지?’
30명으로 구성된 파티.
‘백?’
그러한 파티 여러 개가 미다스와 중원 길드를 향해 야금야금,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아니, 삼백 넘겠는데?’
꽤 대단한 숫자.
‘거리가 멀어서 정보가 안 보이네.’
아쉽게도 보다 정확한 정체를 확인할 수는 없는 상황.
그러나 미다스는 딱히 정보 없이도 그들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다.
‘설마 탐험가 길드?’
지금 이곳, 운석 충돌 필드라는 무대에서 삼백이 넘는 플레이어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그리고 그럴 의지와 이유를 가진 집단은 탐험가 길드가 전부였으니까.
물론 미다스가 운석 충돌 필드를 앞에 두고 마주한 탐험가 길드 파티는 40인 파티였다.
그렇기에 미다스는 더더욱 확신했다.
‘일부러 숨겼구나.’
그런 눈속임을 하면서, 뒤로는 그 수 배가 넘는 전력을 대동할 수 있는 곳은 탐험가 길드밖에 없었기에.
‘보스를 스틸할 속셈이다.’
한편으로 이 정도 숫자를 준비했다는 것은 탐험가 길드가 보스 몬스터를 강탈할 마음이 넘쳐흐른다는 의미였다.
‘탐험가 길드 새끼들은 하고도 남아.’
무엇보다 미다스가 아는 탐험가 길드라면 이 상황 속에서 BJ대마도사를 상대로 거리낌 없이 덤벼들고도 남을 자들이었다.
10대 길드, 갓워즈에서 그들은 절대적인 권력을 쥔 폭군과도 다를 바 없었으니까.
BJ대마도사의 이름값 따위는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는 의미.
이러한 상황에서 미다스가 골라야 할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탐험가 길드에 양보하든가 아니면 붙어서 쟁취하든가.
물론 고민은 짧았다.
‘내가 먹어야 해.’
냉큼 내줄 생각이었다면 여기까지 올 일도 없었을 터.
물론 싸운다는 것 역시 무척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싸운다는 건 결국 다른 누구도 아닌 탐험가 길드와 얼굴을 붉히게 된다는 것 아닌가?
1티어급 길드와 관계가 섭섭해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
그때 미다스의 머릿속에 시나리오 하나가 떠올랐다.
‘……3절 가볼까?’
9.
- 럭키골드잿팟 조합 장난 아니네.
- 실버랑 프로스트 골렘 조합도 장난 아님. 프로스트 골렘 빙결 효과 때문에 애들 다 얼어붙잖아.
- BJ대마도사도 장난 아님.
이제는 BJ대마도사의 원맨쇼 무대가 되어버린 운석 충돌 필드.
그 무대를 라이브 방송을 통해 바라보는 엠마의 표정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기분이 가라앉은 듯한 표정은 아니었다.
마치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이제 실행만을 남겨둔 듯한 표정.
그런 그녀가 보고 있는 3개의 모니터, 그중 가장 오른편에 있는 모니터의 채팅창에 채팅이 떴다.
[현재 목표 근처로 접근 중]
[생존자 312명]
[추가 투입 83명 대기 중]
그 채팅 내용을 확인한 엠마의 머릿속으로는 최근 탐험가 길드의 길드 마스터, 벤처와의 대화가 떠올렸다.
‘탐험가 길드가 먼저 나설 줄이야.’
벤처, 그는 운석 충돌 필드가 등장하는 순간 엠마에게 먼저 제안했다.
운석 충돌 필드를 탐험가 길드가 접수할 생각이라고.
BJ대마도사를 짓밟겠다고.
‘위기감을 느낀 거겠지.’
그렇게 과격한 방법을 쓰는 이유는 탐험가 길드가 느끼는 위기감이 선을 넘은 탓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까지 무언가를 새로 발견하는 것은 탐험가 길드의 몫이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갓워즈의 모든 새로운 것은 BJ대마도사를 통해 등장하는 상황.
위기감을 느껴 마땅한 일이었다.
‘벤처 성격상 앞뒤를 재는 일도 없고.’
더불어 탐험가 길드는 10대 길드 중에서 가장 과격한 타입이었다.
당장 갓워즈 내에서 NPC들을 자기들 소유물처럼 다루고, 사냥터를 지배하며 관리하면서 돈과 대우를 요구하는 곳은 탐험가 길드가 유일했고, 그런 이유로 10대 길드 중에서 욕도 가장 많이 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이제까지 장사를 할 수 있었던 건 자신들의 이익을 침범하는 이들에게 가장 과격한 응징을 한 덕분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벤처가 한 건 통보였다.
이번 일에 BJ대마도사를 자기들이 처리할 생각이니까 어떤 이익이 얽혀 있어도 개입하지 말라는 통보.
‘뭐, 내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지.’
어쨌거나 엠마 입장에서는 마다할 일이 아니었다.
대신 그녀는 탐험가 길드에 말했다.
적당한 때에 중원 길드와 오로치 길드가 뒤로 물러날 수 있도록 상황 보고만 해달라고.
지금 보고 받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보다 준비는 제대로 했네. 5백 명 가까운 인원을 투입할 줄이야.’
그리고 그렇게 보고 받은 탐험가 길드의 계획은 엠마가 보기에도 놀랄 정도로 대단했다.
투입 인원 5백 명!
그것도 어중이떠중이가 아니라 탐험가 길드가 운석 도시에서 동원할 수 있는 최정예들만을 추려 만든 숫자였다.
방법도 용의주도했다
메테오 콜렉터, 테오가 길을 뚫고 그 뒤로 정체를 감춘 탐험가 길드원들이 야금야금 이동하는 방식.
이후 중요한 때가 왔을 때 모든 플레이어들이 합류하여 보스 몬스터 레이드에 나서는 방식.
‘제아무리 BJ대마도사라고 해도 이 대규모 인원을 상대로는 저울질을 할 수 없지.’
그렇게 탐험가 길드의 상태를 보던 엠마가 고개를 돌려 가장 왼편에 있는 BJ대마도사 라이브 방송을 보았다.
‘눈치 채지 못한 것 같고.’
여전히 원맨쇼에 취하는 BJ대마도사의 모습에 엠마가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이었다.
엠마가 BJ대마도사의 파멸을 머릿속으로 그리는 순간, 라이브 영상 속의 BJ대마도사가 말했다.
- 아, 잠시만요. 지금 제 주변으로 3백 정도 되는 인원이 접근하는데…… 혹시 탐험가 길드인가요?
그 말에 엠마의 표정이 굳는 사이 BJ대마도사가 말을 이어갔다.
- 흠, 3백이나 넘는 파티를 맺어서 오는 걸 보니 여기서 사냥하시는 게 많이 힘든 모양이네요.
3백이 넘는 인원이 온다, 듣기만 해도 섬뜩한 이야기가 삽시간에 약한 자들의 발버둥이 되는 순간.
그렇게 발버둥을 치는 탐험가 길드에게 BJ대마도사가 말했다.
- 어쩔 수 없네요, 제가 좀 도와드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