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화. < 84화. 웰컴 투 더 헬 (3). >
6.
[5분 후 운석 충돌 필드가 개방됩니다.]
[운석 충돌 필드에 입장 시 24시간 동안 퇴장이 불가능합니다.]
48시간짜리 카운트 다운의 끝을 앞둔 운석 충돌 필드.
“5분 남았다!”
“어우, 떨린다.”
갓워즈를 기준으로는 세기의 빅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이 이벤트를 앞둔 플레이어들은 크게 두 부류였다.
“한 번 제대로 맛이나 보자고!”
“무리하지 말고 초입에서 놀자!”
“다들, 긴장 풀어! 가볍게 하자고, 가볍게!”
하나는 그냥 이 이벤트를 하나의 특별한 경험으로 즐기고 싶어 하는 라이트한 플레이어들.
“BJ대마도사 밀착 취재하겠습니다! BJ대마도사를 보고 싶으신 분, 저를 따라오십시오!”
“BJ대마도사보다 먼저 보스 몬스터를 잡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늘을 위해서 제가 투자 엄청나게 한 거 아시죠? 다른 방송 보면 배신입니다, 배신!”
“다들 긴장해! BJ대마도사 얼굴이라도 보려면 각 잡고 게임을 해야 할 테니까!”
다른 하나는 어떤 식으로든 BJ대마도사의 행보와 자신들의 행보를 부딪치게 만들어서 이익을 추구하는 부류들이었다.
당연히 후자의 경우에는 BJ대마도사의 일거수일투족에 지대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BJ대마도사가 초반에 전력을 다할 거 같다고?”
“중원 길드랑 악수도 안 했어? 진짜 작심한 모양이네.”
“이야, 이거 1티어급 길드들 특히 골치 아프겠네.”
개중에서도 BJ대마도사와 접점을 떠나서, 그를 한 번 이겨보기 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운석 충돌 필드 앞에 선 플레이어들은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라이브 방송 중이야. 지는 모습 보여주는 순간 시청자들 반 토막씩 날아가는 거다.”
“BJ대마도사 페이스를 맞출 순 없어도 따라가는 모습은 보여줘야 해. 아니, 최소한 다른 1티어급 길드들보다는 빨리 움직여야 해.”
특히 라이브 방송, 문자 그대로 실시간으로 자신들의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입장에서는 결코 지거나, 부족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HP보다 시청자 감소가 더 치명적이라는 거 명심해.”
1티어급 길드 소속 프로 플레이어들에게는 게임 오버보다 시청자 숫자 감소가 훨씬 더 치명적이었으니까.
[운석 충돌 필드가 열렸습니다.]
때문에 문이 열렸을 때 실력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은 선택을 내렸다.
“들어가!”
“최대한 빨리 잡는다!”
“운석 충돌 지점까지 누구보다 빨리 가는 거다!”
전력 질주!
망설임은 없었다.
“보스 몬스터랑 싸우는 것도 아니고, 초입에서 쫄면 게임 접어야지!”
“우리 실력을 보여주자고!”
1티어급 길드라는 자리는 그저 단순히 레벨 좀 높다고, 실력 좀 있다고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으니까.
“저기, 몬스터다!”
“레벨은 보석급으로 확인된다!”
“형태는..… 오크! 오크다!”
당연히 온몸이 루비로 만들어진 오크와 돌로 만들어진 오크 무리를 앞에서 그들은 바로 답을 내렸다.
“좋아, 탱커들 라인 잡아!”
탱커도 그리고 딜러도 망설임 없이 전력을 다하기로.
우어어어!
"탱커들, 조금만 버텨, 내가 광역마법으로 초장부터......."
하지만 전투가 시작됐을 때 그들은 깨달을 수 있었다.
“씨발, 야, 튀어!”
“……뭐?"
“얘네들 뎀딜 미쳤어!”
이곳이 그들이 생각하는 운석 도시의 사냥터와는 차원이 다른 지옥임을.
[파티원이 강화된 루비 오크에 사망했습니다.]
그렇게 운석 충돌 필드가 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게임 오버 메시지가 울려 퍼졌다.
7.
이 세상에는 남이 고생하고, 무너지는 것을 보고 즐기는 자들이 의외로 많았다.
그리고 워즈튜브를 즐기는 시청자들 중에는 유독 그러한 부류가 생각보다 많았다.
- 유다희 양 강림했죠?
- 이럴 줄 알았어. 하지만 BJ는 내 말을 듣지 않았지.
- 죽었으면 빨리 육개장 쏘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그러한 부류 대부분은 자기가 진심으로 응원하는 플레이어가 아닌 이들의 파멸을 마음껏 즐겼다.
그러나 술 좋아하는 사람도 술을 너무 마시면 이상해지는 법.
워즈튜브 너무 과한 경우에는 보는 입장에서 즐거움보다는 오히려 거리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상황이 그러했다.
- 야, 시나몬 길드 망했음! 탱커 전멸함!
- 리틀 플래시 길드도 망했어! 튀다가 마법사들 아홉 명이 낙오되는 바람에 그대로 죽음! 원딜하고 탱커들하고 싸우고 난리 났음!
- 거긴 원딜하고 탱커하고 싸우는 거 보니 다행이네요, 솔솔 길드는 전멸 당해서 라이브 강제 방송 종료 당했는데.
- 캬, 아주 그냥 다죽네, 다 죽어.
처음에는 파티들의 전멸 소식, 파멸 소식에 시청자들은 오히려 웃음 넘치는 활자를 채팅창 위로 뿜어댔다.
- 아니, 잠깐만. 이거 너무 다 죽는데?
ㄴ 이거 뭐야? 너무 하잖아?
ㄴ 시나몬 길드나 리틀 플래시 길드가 1티어급은 아니지만 나름 센 길드인데, 동시 전멸?
ㄴ 맞아, 거기다가 이번 운석 충돌 필드 공략해보겠다고 나름 파티원 증강했었음.
그러나 동시다발적으로 들리는 파티들의 전멸 소식은 시청자들의 머릿속 스위치를 바꾸었다.
- 라이트 길드 전멸!
ㄴ 라이트 길드가?
ㄴ 지금 첫 전투도 안 끝났잖아?
ㄴ 첫 전투에 운석급 등장!
ㄴ 운석급이면 보스급이잖아? 필드 초입인데 보스급이 등장했다고?
ㄴ 이건 너무한 거 아니야?
이윽고 1티어급 길드인 라이트 길드의 전멸 소식을 듣는 순간 이제는 모두 인정했다.
- 여기 지옥이었네.
ㄴ 그냥 지옥도 아니고 불지옥임.
운석 충돌 필드가 그들의 상식을 벗어나는 난이도를 가진 무대임을.
중원 길드와 오로치 길드 역시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젠장, 다들 정신 차려! 보스전 치른다는 마음으로 페이스 잡아! 게임 오버만 최대한 피해! 시간은 내가 번다! 시간 버는 동안 탱커 라인 전열 구축하고 힐 멈추지 마!”
킬러독, 최전방에서 뛰는 근접 딜러인 그는 딜링이 아닌 미끼 역할을 자처한 채 몬스터 무리를 이끌며 시간을 벌었다.
“일단 쿨 타임 무시하고 전력으로 하겠어요. 라이트닝 플래시!”
이번에 새롭게 영입된 이나즈마 역시 중요한 전투 때에만 사용하는 강력한 스킬들을 아낌없이 사용한 채 활시위를 당겼다.
파직!
그렇게 이나즈마가 번개 줄기를 쏘는 사이, 하늘 위에서는 얼음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블리자드!
예화, 그녀의 강력한 광역 마법이 전장을 두드리는 순간, 그제야 비로소 중원 길드와 오로치 길드는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물론 숨을 돌린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여기서 쉬게 될 줄이야.”
“그러게요, 고작 일반 전투 두 번 치르고 휴식 타임을 가지게 될 줄은 몰랐네요.”
애초에 그들의 목적은 BJ대마도사보다 먼저 보스 몬스터를 잡는 것이었다.
당연히 그것을 위해서는 최대한 전투를 지속하는 게 맞았다.
“이거 곡소리 나겠는데?”
“맞아. 어중이떠중이들은 굳이 신경 쓸 필요도 없겠어.”
별 볼 일 없는 경쟁자들이 달라붙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긴 했다.
물론 그다지 중요한 장점은 아니었다.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지만.”
“그래, BJ대마도사의 상태가 제일 중요하지.”
가장 중요한 것은 오로지 하나였으니까.
“마스터, 그래서 지금 BJ대마도사는 뭘 하고 있어?”
그렇기에 휴식을 취하던 길드원들이 예화에게 BJ대마도사의 행보를 질문했다.
이 자체도 좋을 건 없었다.
어떤 레이스든 간에 상대방을 너무 의식하게 되면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는 법.
질문을 하는 것도 전투에 집중하기 위해서 일부러 BJ대마도사에 대한 소식을 끊은 탓이었다.
“잠시만요.”
심지어 예화 본인 역시도 전투에 집중하기 위해 일부러 BJ대마도사에 대한 소식을 차단한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정보를 얻는다는 건 그만큼 지금 마주한 상황이 예상을 아득히 벗어났다는 의미.
“BJ대마도사에 대해 보고하세요.”
그녀가 나서서 서포터에게 요청을 한 후에야 보고가 왔다.
그렇게 그녀가 보고를 받는 사이 남은 길드원들은 서로 그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BJ대마도사도 꽤 고생하겠네. 설마 이런 던전인지는 본인도 모르고 있었을 테니까.”
“그렇겠지. 더군다나 표정 봤잖아?”
“앞뒤 안 보고 그냥 정면 돌파할 표정이었지. 그리고 BJ대마도사잖아? 그렇게 전력으로 부딪힐 거라고 온몸으로 말해놓고서 쉬는 게 쉽지 않겠어. 천하의 BJ대마도사잖아? 응? 그 대단하신 자존심을 위해서도 이 꽉 물고 하겠지.”
킬러독과 대화를 나누던 이나즈마가 이내 웃으며 말했다.
“여기서 좀 더 무리해서 우리가 압박감을 주면, 어쩌면 자연스레 파멸할지도 모르겠는데?”
상황이 생각보다 자신들에게 유리할지도 모른다, 그러한 생각에 나머지 이들이 각오를 다졌다.
‘그래, 우리가 힘들면 BJ대마도사도 힘들어.’
‘힘들어도 BJ대마도사라면 절대 내색하지 않겠지. 그렇게 무리하게 되는 거고.’
‘이번에는 다르다.’
그리고 그 각오라는 철골 위로 세 번째 매치업에서는 이제 자신들이 승자가 될지도 모른다, 그 기대감이라는 콘크리트를 덧붙였다.
그 순간이었다.
보고를 받은 예화가 모두를 향해 말했다.
“BJ대마도사가 지금 첫 전투도 안 했다고요?”
“예?"
그 말에 모두가 똑같은 반문을 했다.
“첫 전투도 안했다고?”
“대체 지금까지 뭐하고?”
자신들이 두 번이나 전투를 치르는 사이, 대체 뭘 했기에 첫 전투를 시작조차 안 했단 말인가?
그러한 의문에 예화 본인도 이해가 안 되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 순간이었다.
새로운 속보가 도착했다.
“아, 전투 시작했다고요?”
BJ대마도사가 전투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중원 길드와 오로치 길드의 플레이어들이 얼빠진 표정에 다시 긴장감을 넣었다.
예화 역시 찌푸린 미간을 펴며 말했다.
“좋아요, 실시간으로 보고해주세요.”
8.
크어어!
“으아아!"
곳곳에서 참혹한 소란이 울려 퍼지는 운석 충돌 필드.
그 소란 속에서 미다스는 필드 입장 이후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괜히 처음부터 달려봤자 의미 없어. 이건 빨리 완주하는 게 아니라, 완주를 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다.’
이 사냥터 난이도는 타임 어택 같은 것을 감히 시도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라는 것.
‘일단 분위기 좀 보자.’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일단 어느 정도 상황이 진행된 후에 움직이는 게 나았다.
자동차 경주로 따지면 선두 차량들과 부딪치며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을 먼저 보내고 유유자적 안전하게 트랙을 보는 것과 같았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시청자들도 돌아가는 게 이상하다는 걸 눈치챌 테니까.’
더 나아가 조금만 더 지나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제 몸으로 이곳 필드의 참혹함을 시청자들에게 알려줄 터.
그때쯤이면 미다스가 안전주의로 나서도 시청자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줄 터였다.
달리 말하면 당장은 아니었다.
- BJ대마도사 왜 안 달림?
- 당장 달릴 것 같았는데, 가만히 있네.
- BJ대마도사님 겜 안 함? 설마 쫄?
- BJ쫄보도사 등장한 듯.
- 럭키님, 원딜러 좀 강퇴요!
당장 몬스터의 머리통을 씹어 부술 듯한 포스를 뿜어댄 주제에 필드 입장 후 아무것도 안 하는 미다스를 보고 가만히 있을 리 만무.
미다스 역시 알고 있었다.
‘어쩔 수 없지.’
시간 벌이를 하려고 한다면 시청자들이 납득할 만한 그림이 게 필요하다는 것을 ‘쇼를 하는 수밖에.’
그것을 위해 미다스가 한 것은 다름 아니라 돈지랄이었다.
- 어? 지금 뭔가 꺼냈는데?
- 포션병이 용 모양이네? 설마?
- 드래곤 플라워 포션? 진짜? 5천 골드짜리?
인벤토리에서 값비싼 버프 도핑용 포션을 꺼낸 후에 그것을 자신의 앞에 놓으며 말했다.
“이 사냥터가 어떻게 돌아가든 솔직히 관심 없습니다. 중원 길드와의 매치업도 크게 관심은 없습니다.”
그리고는 이내 인벤토리에서 또 다른 도핑용 포션을 꺼냈다.
- 와, 피얼음이다!
- 3천 골드짜리 포션이다!
값비싼 놈을 꺼낸 후에 자신의 앞에 세워두며 말했다
“애초에 오늘 방송 주제는 저번에 말한 것, 그대로입니다. 제 실력을 보여드리는 거죠.”
그러한 미다스의 말은 평소보다 느릿했다.
‘1초라도 더.’
이유는 당연히 시간을 벌기 위해서.
그러한 미다스의 수작은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먹혔다.
- 그래, BJ대마도사가 아등바등 싸우는 건 아니지.
- 아무렴! 돈 있는데 돈 써야지!
- 이런 돈지랄은 언제든 환영이야!
이 세상에 돈을 바닥에 뿌리는 것보다 재미난 구경거리는 없는 법.
‘원래는 숨기려고 했지만, 바로 보여줘야지.’
“프로스트 골렘 소환.”
또한 미다스는 자신이 얻은 새로운 마법, 프로스트 골렘을 모든 시청자들 앞에서 보여주었다.
- 프로스트 골렘이라고?
- 역시 BJ대마도사! 그냥 뽑네, 뽑아!
- 레전더리 등급 아니면 스킬 취급을 안 해주네!
보기 힘든 프로스트 골렘에 시청자들은 기꺼이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허락했다.
더욱이 한 마리가 아니었다.
미다스는 천천히 프로스트 골렘을 한 마리 더 소환했다.
“블레이즈 골렘.”
이후에는 세 번째 골렘으로 블레이즈 골렘을 소환했다.
프로스트 골렘 두 마리 그리고 블레이즈 골렘 두 마리.
화르르!
스으으!
두 종류의 골렘들이 온몸으로 뿜어대는 한기와 열기가 부딪치며 수증기를 만드는 장관에 시청자들이 탄성을 내뱉었다.
- 장관이네.
- 300레벨 넘는 연금술사들도 보여주기 힘든 걸, 200레벨 초반인 대마도사가 보여주네.
그 무렵이었다.
- 잠깐, 지금 속보 들려오는데?
- 와, 미친! 게임 난이도 미쳤네!
- 전멸! 사방에서 전멸 소식 들려온다!
채팅창에 운석 충돌 필드의 난이도를 짐작하게 해주는 속보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오케이.’
미다스 입장에서는 시간을 끈 보람을 느끼는 순간.
그 순간 미다스가 반응을 보며 말했다.
“난이도가 높은 모양인데, 다행입니다. 실력 발휘하는데 샌드백이 너무 약하면 좀 그렇잖아요?”
자신감을 드러낸 후에 옆에 대기 중인 럭키와 골드, 실버를 바라보며 말했다.
“얘들아, 이번에는 주인님 혼자 뛸 거니까 아무리 위험한 순간이 오더라도 구경만 해.”
그 말을 끝으로 미다스가 꺼내놓은 포션을 하나둘씩 마시며 도핑을 시작했다.
‘젠장, 이 비싼 것들을…….'
느낄 수 없는 복통이 느껴지는 듯한 기분.
그렇게 포션 도핑마저 마친 미다스가 이제 본격적인 준비를 했다.
“용열병.”
차근차근.
“위대한 정신.”
두 종류의 버프를 마친 미다스가 이제는 자유로워진 손을 비비며 말했다.
“인페르노 앤 블리자드 앤 리틀 토네이도, 사역마 체인 라이트닝, 사역마 쇼크 웨이브."
광역 마법 5개!
그 캐스팅마저 끝나길 기다린 미다스가 이내 골렘들을 향해 소리를 내질렀다.
“자, 이제 앞으로만 가는 거다! 내가 직접 간다! 그러니까 골렘들은 내 뒤를 따라와!”
쿵!
주인의 명령에 맞춰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네 마리의 골렘들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시청자들이 감탄을 토했다.
- 진짜 무서울 게 없겠네. 든든하다, 든든해!
- 국밥 2그릇 정도 먹은 든든함이네.
- 역시 BJ대마도사야! 이 말도 안 되는 난이도 상대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잖아?
- 몬스터들아 기다려라! 솔로의 무서움을 보여주마! 슈퍼 솔로 BJ대마도사가 간다!
동시에 이 지옥을 마주하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물론 그들은 몰랐다.
‘오케이, 이쪽은 몬스터 없다.’
미다스가 일부러 몬스터가 없는 방향으로 간다는 것을.
"진짜 얼마나 강한지 한 번 제대로 경험해 보고 싶네요. 몬스터 빨리 만났으면 좋겠다!”
그렇게 미다스가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지껄였다.
그런 미다스가 3분 후 미다스가 말했다.
“아, 저기 몬스터 무리가 있네요!”
‘쳇, 피할 수 없겠네.’
미다스의 첫 전투가 시작됐다.
9.
“1분 39초?”
보고해주세요, 그 말 이후 예화가 보고를 받았을 때 그 이야기를 들은 플레이어들의 얼굴에는 경악이 떠올랐다.
‘1분 39초라니? 우리는 한 번 전투 치르는데 4분이 넘었는데?’
‘어떻게?’
이어서 예화가 바로 설명을 덧붙였다.
“광역 마법 5개를 썼다고요?”
그 설명에 대충 그림이 그려졌다.
몰려든 몬스터, 그 위로 미다스가 가진 다양한 광역 마법이 흩뿌려지는 광경을.
동시에 의문이 들었다.
‘예화 님이 블리자드 써도 그리 큰 데미지 못 줬는데?’
‘여기 몬스터들의 마법 저항력과 HP는 일반 몬스터의 최소 2배 이상 급이야.’
‘우리가 아는 BJ대마도사라면 5개 광역 마법으로 원킬이 절대 나올 수 없다.’
자신들이 아는 BJ대마도사의 딜량을 생각하면 절대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없기에 생기는 의문.
물론 그 의문에 대한 답은 간단했다.
“기존보다 최소 데미지 딜링 자체가 20퍼센트 이상 상승됐다, 그 말인가요?”
BJ대마도사의 화력이 블랙 골드 하이에나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는 것.
참담한 소식이었다.
그러나 예화는 이 상황에 표정을 구기거나, 낙담하지 않았다.
‘광역 마법을 쿨타임 없이 쓰는 건 불가능해.’
광역 마법을 마음껏 쓰는 건 갓워즈 특성상 불가능한 일.
‘하물며 BJ대마도사가 계속 원하는 식으로 몬스터와의 전투를 치를 순 없어.’
또한 몬스터와 조우하는 건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이었다.
즉, 이번처럼 광역 마법만으로 편하게 몬스터를 처리하는 건 사실상 처음이기에 가능한 일.
혹여 광역 마법의 쿨타임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면 그건 알아서 시간을 허비하는 셈이니 신경 쓸 필요도 없는 경우였다.
‘맵핵이라도 켜지 않은 이상.’
승산은 충분히 있다.
‘어쨌거나 쉴 여유는 없어.’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휴식으로 시간을 보낼 여유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그게 이유였다.
“이제부터 휴식은 전투 네 번에 한 번으로 줄이겠어요.”
예화, 그녀가 이 지옥 같은 필드에서 전투 페이스를 높인 이유.
그렇게 운석 충돌 필드에서 보스 몬스터 레이드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