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262화 (262/485)
  • 262화.  < 84화. 웰컴 투 더 헬 (1). >

    1.

    그런 말이 있다.

    - 운석이 떨어졌다!

    ㄴ 누가 개소리를 하네.

    - 야, 속보! 긴급 속보! 운석 도시에 운석 떨어졌어!

    ㄴ 개가 두 마리네.

    - 지금 운석 도시에 사고 터짐! 운석 터짐!

    ㄴ 뭐야 이거?

    한 명이 하면 개소리이지만, 여러 명이 동시에 개소리를 하면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거라 믿을 수밖에 없다고.

    지금 갓워즈와 관련된 커뮤니티가 그러했다.

    - 운석 도시에 운석이 떨어졌다! 진짜로!

    사전에 약속을 했었어도 불가능할 만큼 동시다발적으로 운석 도시의 운석 충돌 소식이 터졌고, 그러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그 소식을 사실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 무렵이었다.

    모두가 무슨 일이 생긴 것이 분명하다, 그리 직감하는 순간 워즈튜브에 운석이란 단어를 든 라이브 방송 채널들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 예, 현재 운석 도시에 플레이 중인 플레이어입니다!

    - 여러분, 저기, 저기에 운석이 떨어졌습니다!

    - 알림이 나왔습니다! 운석 충돌 필드가 조만간 발동한답니다!

    운석 도시에서 플레이 중인 플레이어들이 라이브 방송을 통해 앞다투어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말해주엇다.

    물론 그들이 라이브 방송을 켠 이유는 정보 전달을 위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 좋아요 숫자 100개 찍으면 직접 운석 떨어진 곳에 가겠습니다!

    - 후원해주시면 정보 드립니다.

    - 일단 다들 좋아요, 구독 해주십시오! 무조건 해주십시오!

    그저 이번 이슈거리를 이용해 어떻게든 이익을 남기기 위해 노력할 뿐.

    - 장난 아닙니다! 지금 플레이어들 대부분이 즉사했다고 합니다, 즉사! 저만 알고 있는 속보입니다!

    - 운석에 맞은 일부는 강제 로그아웃되면서 현실에서 피를 토했다고 합니다. 좋아요, 구독하시면 실시간으로 정보 알려드리겠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런 이유로 자극적이기 그지없는 내용의 루머들이 실시간으로 생성됐다.

    자연스레 그러한 루머가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며 세간이 느끼는 공포감을 성장시켰다.

    여하튼 그들의 노력 덕분에 사람들은 빠르게 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 운석이라니, 이 게임에 그런 게 있었어?

    - 아니, 그보다 왜 지금 갑자기 운석이 떨어진 거야? 누가 뭘 어떻게 한 거야?

    - 장난 아닌데, 피해자만 수만 명이라는데?

    그렇게 갓워즈와 관련된 모든 곳에 운석 도시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찼다.

    그 관련된 곳에는 당연히 라이징 스타 채널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허나, 라이징 스타 채널이 그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은 다른 곳과는 전혀 달랐다.

    아는 탓이었다.

    '이 운석 사건, 99퍼센트 확률로 BJ대마도사가 원인이다.’

    ‘BJ대마도사가 아니고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어.’

    ‘BJ대마도사가 또 하나 터뜨렸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사건의 배경이, 원인이, 이유가 될 수 있는 건 갓워즈 속에서 오로지 단 한 명, BJ대마도사 뿐이라는 것을.

    그게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이 박영준의 이렇다 할 명령 없이도 모두 라이브 방송을 대기하는 이유였다.

    “준비 다 된 거 보니 괜한 말은 할 필요가 없겠네.”

    그리고 그 라이브 방송실 안으로 박영준이 들어오더니 이내 준비된 직원들을 보는 순간 바로 본론을 내뱉었다.

    “BJ대마도사 긴급 라이브 방송이다!”

    2.

    운석 충돌.

    감히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갓워즈와 관련된 이들 모두는 공황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대체 어디서 답을 구해야 할지, 누구에게 상황설명을 부탁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는 공황 상태.

    - BJ대마도사 방 열렸다!

    - BJ대마도사 라이브 방송 시작!

    그런 와중에 시작된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은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와 같았다.

    이 혼란에 빠진 이들 중 답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앞 다투어 채팅창을 가득 채웠고, 자연스레 채팅창의 분위기는 마치 운석이 충돌한 것처럼 아수라장이 되었다.

    [라포 님이 11,111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라포 : 이게 뭔 일이야? 설명 좀 빨리해봐!]

    [구스타프 님이 11,111달러를 후원했습니다.]

    [구스타프 : 대체 뭘 하면 이런 이벤트가 일어나는 거야?]

    [사사키 코지로 님이 11,111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사사키 코지로 : 설마 게임 종료나, 그런 건 아니겠지?]

    심지어 이 갓워즈의 정점에 있는 이들조차 앞다투어 BJ대마도사에게 답을 구할 정도.

    너무 채팅 분위기가 어수선한 탓에 BJ대마도사가 대답조차 제대로 하기 힘들 정도.

    [아즈모 님이 10,13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야, BJ대마도사가 말하려고 하잖아, 다들 조용히 하고 집중하자!]

    [아즈모 님이 10,131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그리고 후원금 규칙 매너 좀 지키자. 응? 이러면 확 10만 달러로 올려버린다?]

    아즈모가 나선 후에야 그나마 BJ대마도사가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미다스가 입을 열었다.

    "다들 갑작스러운 사태에 당황하신 듯합니다.”

    담담한 목소리, 그 목소리의 여운이 남을 무렵에 미다스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일단 당황케 해드린 점에 대해서 사과드립니다.”

    이내 나온 사과.

    그 순간 채팅창에는 물음표가 떠올랐다.

    - 아니, 갑자기 왜 BJ대마도사가 사과를 해?

    누가 봐도 자연재해와도 같은 일에 왜 일개 플레이어가 사과를 할까?

    마치 본인이 이 자연재해의 원인인 것처럼?

    그러한 의문에 채팅창 사방에서 폭발하는 사이 미다스가 마저 말을 이어갔다.

    “제 새로운 마법, 메테오 스트라이크를 시험 삼아 사용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내뱉은 그 말에 1천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모인 채팅창에는 놀랍게도 정적이 깔렸다.

    그러나 미다스는 그 정적에 개의치 않고 말을 이어갔다.

    “여하튼 위력이 상당하네요. 이 정도일 줄 알았다면 사전에 경고를 했을 텐데…… 혹여 휘말리신 분이 있으시다면 라이징 스타 채널에 청구하시면 보상토록 하겠습니다.”

    말의 마침표와 함께 고개를 숙인 미다스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예의가 넘쳤다.

    - 잠깐! 그러니까 그게 스킬이라고?

    - 운석 충돌이 공격 마법? 그게?

    - 사방을 초토화시켰다는 그게?

    물론 그렇게 해서 내뱉는 말은 도무지 상식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었다.

    받아들이기에는 루머와 함께 뒤섞인 채 흩뿌려진 운석 충돌의 위력은 아득했으니까.

    - BJ대마도사잖아?

    - 맞아, BJ대마도사면 모르지.

    그러나 그 말을 내뱉은 이가 다른 누구도 아닌 BJ대마도사라는 것이 신빙성을 부여했다.

    이제까지 그가 보여준 모든 것 중에 기존의 상식선에서 그친 것은 없었으니까.

    당장 미다스의 지척에 있는 실버의 모습, 골드의 모습 그리고 럭키가 착용한 아이템은 그가 보여주기 전에는 세상 그 누구도 상상조차 못한 일이었다.

    더 나아가 운석 도시, 이 200레벨이 넘는 무대에서 솔로 플레이를 하는 BJ대마도사의 존재감은 상상조차 초월하는 일이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이들은 이제 현실적인 질문을 했다.

    [아즈모 님이 10,132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캐스팅 타임과 조건은? 그냥 막 쓸 수 있는 마법은 아닐 텐데?]

    아즈모가 대표적이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이 강력한 마법의 조건을 아는 게 더 중요한 일.

    그 질문에 미다스는 답했다.

    “캐스팅 타임은 666시간, 사용 시에 천운석을 하나 소모하는 것이 조건입니다.”

    그 대답에 채팅창이 또 한 번 폭발했다.

    - 소비 아이템이 천운석? 미쳤네?

    - 아니, 천운석인 건 그렇다고 쳐도 그걸 그냥 시험 삼아서 소모했다는 거야? 천운석을?

    - 천운석은 어떻게 얻었대?

    재료도 재료일뿐더러, 그것을 주저함 없이 시험 삼아 쓰는 BJ대마도사의 스케일에 대한 놀람.

    달리 말하면 이제는 대부분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아즈모 님이 10,133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그럼 앞으로 최소 한 번은 더 쓸 수 있겠네.]

    이어서 나온 아즈모의 말에 채팅창은 다시 한 번 더 아수라장이 됐다.

    - 하나 더 있다고? 천운석이?

    - 최소 하나라고 했잖아? 둘 이상일 수도 있어!

    - 그럼 이미 하나 썼으니, 최소 두 개 이상이라는 거네?

    천운석을 일개 플레이어가 2개 이상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경악.

    그게 어떤 의미에서는 결정타였다.

    - 진짜 마법인가?

    천운석마저 자기 마음대로 원하는 만큼 가질 수 있는 BJ대마도사가 저런 마법을 쓰는 것은 이상할 리가 없다고 확신케 해주는 결정타.

    - 이렇게 되면 앞으로 게임 어떻게 되는 거지?

    ㄴ 어떻게 되긴, BJ대마도사가 다 해먹는 거지!

    그리고 그게 사실이라면 앞으로 갓워즈란 게임에서 감히 그 누구도 BJ대마도사에 대적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한 채팅창의 분위기를 보던 미다스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이렇게 진지하게 믿으시면 이게 구라라고 밝히는 게 좀 그런데……."

    - 응?

    - 뭐?

    - 구라?

    이어진 채팅창의 반응에 미다스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에이, 설마 정말 믿으셨어요? 솔직히 저런 마법을 쓰면 제가 여기서 라이브 방송을 하겠습니까? 그냥 10대 길드 전부 앞에 두고 죽기 싫으면 머리 숙이라고 하지.”

    그제야 진실을 파악한 시청자들이 길길이 날뛰었다.

    - 이런 걸로 장난을 치네? 이러니 솔로지.

    - 성격 지랄 맞네. 이러니까 솔로지.

    - 역시 괜히 솔로가 아니야. 성격이 이런데 누가 옆에 있겠어?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미다스가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운석 충돌은 제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진행에 따라 발동된 이벤트입니다. 상황을 보면 새로운 사냥터가 등장했으며, 이 이벤트는 블랙 골드 하이에나 때처럼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진행하지 않는 분들도 참가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내뱉는 말도 충분히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운석 도시의 모든 플레이어가 참가 가능한 이벤트가, 그것도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존재한 적 없었던 이벤트가 열린 셈.

    “당연히 저는 그곳으로 퀘스트 진행을 하러 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 중원 길드와의 이벤트 매치업을 치를 생각입니다. 중원 길드가 제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이긴 하지만.”

    이어서 나온 말은 어떤 의미에서 앞서 한 말보다 훨씬 더 충격적인 것이었다.

    - 잠깐, 뭐라고? 중원 길드?

    - 설마 진짜 중원 길드랑 붙는 거야? 오로치 길드랑 손잡은 그 중원 길드랑?

    - 이벤트 무대에서 이벤트 매치라고?

    누가 보더라도 BJ대마도사가 받을 리 만무한, 무리한 대결을 수락하는 순간.

    “방식은 중원 길드에 위임하겠습니다. 물론 이쯤 되면 방식은 정해진 거나 다름없지만.”

    그러한 물음에 곧바로 대답이 나왔다.

    [예화 님이 100,00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예화 : 운석 충돌 필드의 보스 몬스터 레이드 레이스로 가죠.]

    역사상 역대급 돌발 상황 속에서 역대급 이벤트 매치가 성사되는 순간이었다.

    3.

    “그럼 48시간 후, 운석 충돌 필드가 개방되는 순간 뵙겠습니다. 그때를 위해서 미리 구독하는 거 잊지 마세요.”

    그 말을 끝으로 라이브를 종료한 미다스가 곧바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얘들아!”

    왕!

    “예, 주인님!”

    쥔 이유는 간단했다.

    “대박 났다! 초대박!”

    누가 보더라도 이번 오프닝이 미칠 영향력은 역대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

    일단 채팅창 반응부터가 평소의 반응과는 차원이 달랐다.

    원래도 다른 채팅창에 비해 시청자들의 기세나, 반응이 가장 뜨거움에도 그것과 비교해서 그 이상일 정도.

    당장 시청자 숫자가 증거였다.

    “광고 없이 그냥 열었는데 2천만 명이 봤어!”

    왕!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이렇다 할 예고 없이 바로 켠 10분 남짓한 라이브 방송에 2천만 명이 몰린다?

    솔직히 이건 어지간한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 자리에서 미다스가 벌인 이벤트가 중원 길드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콜을 외쳤다.

    “그리고 심지어 중원 길드가 바로 콜했어!”

    왕!

    “럭키야, 뭐라고? 지금 왜 에화 님 계신 곳으로 절을 안 하고 머리를 세우고 있냐고?”

    왕!

    “그래, 절해야지. 만나면 바로 절해야지. 10만 달러를 주신 분인데. 10만 달러. 아, 10만 달러!”

    물론 미다스의 뇌리에 가장 남는 건 중원 길드가 내놓은 10만 달러라는 금액이었지만.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인님의 앞날에 새로운 영광이 깃들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선배님의 말이 맞습니다!”

    “그래, 고맙다.”

    어쨌거나 이번 여파는 이루 말할 수 없을 터였다.

    운석 충돌이라는 갓워즈 최초의 이벤트를 세상 모두가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심지어 갓워즈의 관심이 없는 이들조차도 그 대화에 끼어들 터.

    그리고 그렇게 대화에 끼어든 이들의 마무리는 다들 똑같을 것이다.

    그곳에서 BJ대마도사와 중원 길드가 레이드 레이스를 한다더라!

    세간의 모든 관심이 몰릴 것이 분명한 이벤트.

    ‘광고료도 엄청 오르겠지?’

    당장 광고 단가부터가 차원이 다를 게 분명했다.

    ‘이제 남은 건 레이드 레이스 결과인데.......'

    물론 그런 순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결과였다.

    제아무리 빅이벤트라고 해도, 하는 것만으로도 이득이 남는다고 해도 승자보다 더 많은 가치를 누릴 수는 없는 법.

    곧바로 미다스가 퀘스트창을 활성화했다.

    [운석]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239레벨 이하

    - 퀘스트 내용 : 운석이 충돌하며 특별한 무대가 생겼다. 그곳을 조사해보자!

    - 퀘스트 보상 : 알 수 없음

    !퀘스트 보상 : 운석 충돌 필드 입장 시 ‘크레이터 방문자’ 타이틀 지급

    !크레이터 방문자 타이틀 보상 : 룬(모든 능력치 +3퍼센트)

    !퀘스트 완료 시 ‘신의 돌’ 진행 가능

    내용을 확인한 미다스가 고개를 돌려 운석이 떨어진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손에 들린 무기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미다스가 얼굴에서 웃음기를 제거했다.

    ‘패배를 염두에 두어서는 안 돼.’

    이런 상황에서 만약 패배한다면, 그로 인해 퀘스트 공략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보다 치명적인 타격은 없는 일.

    “얘들아.”

    왕!

    “예, 주인님.”

    때문에 빅 이벤트까지 남은 48시간 동안 미다스는 쉴 틈이 없었다.

    “레벨업하러 가자.”

    ‘210레벨부터 찍는다.’

    전력을 다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때였으니까.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