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화. < 83화. 운석 (2). >
4.
천운석.
운석 도시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재료 아이템.
이러한 천운석은 단 한 번도 G베이를 통해 거래된 적이 없었다.
즉, 돈으로 가치를 수치화한 적이 없었다는 의미.
대신 다른 것으로 수치화된 적이 있었다.
- 그거 들었어? 탐험가 길드의 에이스 헤일로가 천운석으로 아이템 만들 예정이래!
ㄴ 제작 라이브 방송 시청자 터지겠네.
ㄴ 최소 1천만은 깔고 가겠지!
다름 아니라 시청자 숫자!
이제까지 천운석으로 아이템을 제작하는 라이브 방송은 무조건 1천만 명을 넘겼었다 그렇기에 더욱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는 아이템이었다.
제아무리 무명의 플레이어라도 천운석만 있으면 단숨에 1천만 명의 넘는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광고할 수 있는 셈이었으니까.
영화로 따지면 무명인이 할리우드에서 유명 감독이 제작하는 영화의 주연급 조연으로 나오는 거고, 스포츠로 따지면 무명의 선수가 챔피언스 리그 혹은 월드시리즈에 교체 선수로라도 출전하는 격이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스타 메이커!
‘아, 미치겠다.’
지금 정현우가 좁디좁은 자신의 집 안 거실에서 시체처럼 바닥에 드러누운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지금 정현우가 구해야 하는 건 바로 그 천운석이었으니까.
‘하나도 못 구할 텐데 세 개라니?’
심지어 정현우는 그 복권 당첨만큼 힘든 걸 세 개나 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복권 당첨을 세 번 경험해야 하는 셈.
정현우가 제대로 분노조차 못 하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건 절대 못 깨.’
정현우의 상상력으로는 도무지 천운석을 3개나 모을 방법을 상상할 수 없다는 것.
솔직히 이쯤 되자 정현우는 퀘스트 내용보다는 다른 것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확실해. 이 게임 만든 인간은 그냥 깨라고 만든 게 절대 아니야.’
천운석은 기본적으로 한 달에 한 번 얻을 수 있었다. 3개를 얻으려면 최소 3개월이 걸린다는 의미.
한편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에는 레벨 제한이 있다. 그렇기에 지금 정현우가 받은 퀘스트의 제한은 239레벨, 그 이상이 되면 퀘스트 진행 자체가 불가능했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는 캐릭터 몇 번이나 새로 키울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못 깨.’
그런 점을 봤을 때 갓워즈란 게임은 처음부터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진행에 실패하면 다시 시작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이 분명했다.
그게 아니면 지금 이러한 설정은 이해되지 않았으니까.
‘대체 무슨 의미로 이딴 게임을 만든 거지?’
정현우가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에 빠질 무렵.
삐익!
문 열리는 소리, 그 소리의 뒤를 이어 끼잉! 하는 미약한 기계음 소리가 들렸다.
“형, 왔어?”
형의 등장에 정현우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좁디좁은 집답게 바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형의 모습이 바로 보였다.
정태우 역시 자신을 반기는 동생의 모습에 반색하며 물었다.
“일찍 왔네?”
보통 이 시간대에는 캡슐방에 있어야 하는 정현우이기에 나온 질문.
“아, 일이 좀 있어서.”
그에 대한 대답을 정현우가 대충 얼버무렸다.
혜린이의 방이 포함된 방 3개, 화장실 2개짜리 집에서 행복하게 지내고자 했던 꿈이 천운석 세 개 때문에 산산조각이 났다는 것을 설명할 방법도, 딱히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으니까.
"그러는 형은? 어디 다녀온 거야? 어? 그거?”
그런 이유로 화두를 돌리려던 정현우가 형의 손에 잡힌 가방을 보며 말했다.
“노트북 샀어?”
“산 게 아니고 빌린 거다.”
“빌려?”
“일을 하려면 도구는 있어야지.”
그 말에 정현우가 반색하며 말했다.
“그래? 진짜 일하려고?”
“사지가 멀쩡해졌는데 해야지. 최소한 혜린이 결혼 갈 때까지 학비랑 혼수비가 모일 때까지는.”
“그래, 형이 학비랑 혼수 모으고 내가 집값 모으면 딱 되겠네.”
말을 하던 정현우가 이내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젠장.’
골드와 럭키의 전투 퍼포먼스를 보는 순간까지만 해도 별거 아니라 여겨졌던 것이 아득하게 느껴진 탓이었다.
“무슨 일 있냐?”
그런 동생의 불편한 심기를 캐치한 정태우가 손에 든 가방을 식탁 위에 올려놓으며 질문을 던졌다.
“그냥 게임이 좆 같아서.”
“갓워즈?”
“내가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참 빌어먹을 게임이야.”
그러한 정현우의 불만에 정태우가 가방 안에서 노트북을 꺼내며 슬쩍 말을 건넸다.
“정상적인 게임은 아니지. 애초에 개발 단계부터가 팔려고 만든 게임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니까.”
“뭐?"
“그렇잖아? 다른 누구도 아닌 김민수가 주변의 의문에도 기어코 만든 게임이야. 그런 게임이 그저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탄생했을 리가 없지.”
그때 정태우가 이내 내뱉으려던 말을 멈춘 후에 잠시 눈알을 좌우로 굴리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예상이다, 예상. 진실은 김민수와 이야기해본 이들만이 알겠지. 그가 왜 갓워즈란 게임을 만들었지.”
“그래도 형이 있던 회사가 갓워즈 만들 때 보안 시스템 쪽 작업에 참여했었잖아?”
“그래, 거기 참가한 회사 보안 시스템 회사가 5곳이었고, 그중 하나인 우리 회사 직원이 3백 명쯤 됐지.”
자신과 갓워즈 사이의 관계는 아파트 지을 때 공사판에서 벽돌 좀 쌓은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한 의미의 설명에 정현우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였다.
우웅!
정현우의 스마트폰이 진동했고, 대화가 잠시 멈춘 틈을 타 정현우가 내용을 확인했다.
도착한 건 이메일.
‘사장님!’
그 이메일의 발신자를 확인한 정현우가 내용을 확인했다.
내용은 별거 없었다.
[다음 라이브 방송과 관련해 미팅을 하고 싶습니다. 미팅이 가능한 시간이 잡히면 알려주십시오.]
그러한 내용을 확인한 머릿속이 다시 한 번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고, 이내 결론을 냈다.
‘……미팅해서 지금 상황을 말씀드려야지.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공략을 사실상 포기해야 된다고.’
지금 이 문제는 그저 정현우 혼자 안고 죽을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그 결론에 이른 정현우가 그 자리에서 엄지를 빠르게 놀리며 이메일을 작성했다.
당장에라도 미팅이 가능하다고.
그렇게 문자를 보내는 순간 곧바로 답장이 왔다.
[그럼 보다 정확한 시간을 말씀해주시면 대기하겠습니다.]
그 대답을 보는 순간 정현우는 고민하지 않았다.
‘이건 미룰 문제가 아니야.’
이번 사안의 중대함을 고려한다면 바로 말해야 할 일.
‘30분 후에 뵈어요.’
때문에 정현우가 최대한 빨리 시간을 잡은 후에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 나 캡슐방 좀 다녀올게.”
“그래.”
그렇게 단숨에 정현우가 집 밖으로 나가는 순간 노트북을 켜고 자리에 앉은 정태우의 스마트폰이 짧게 진동을 토해냈다.
그리고 도착한 문자를 확인한 정태우가 쓴웃음을 지었다.
‘바로 일이 오는군.’
5.
까앙!
대장간 소리가 가득한 무대.
왕!
“주인님, 오셨습니까?”
그곳에 모습을 드러낸 미다스를 향해 럭키와 골드가 경쟁하듯 인사를 건넸다.
"그래."
그러나 미다스는 그 인사를 짧게 받은 후에 곧바로 라이브 방송 채널에 접속했다.
그렇게 입장한 비공개 채널에는 이미 시청자가 한 명 있었다.
- 와튼 : 저번 라이브 방송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라이징 스타 채널의 사장, 그의 채팅 내용에 미다스가 대답했다.
“하실 말씀이 있으면 먼저 하세요, 제 이야기는 나중에 들어도 좋으니까요.”
담담한 목소리.
그러나 심정은 전혀 달랐다.
‘아, 미치겠다. 이렇게 직접 뵈니까 말을 못 꺼내겠어.’
막상 사장님을 보니 그의 앞에서 자신의 참담한 소식에 대한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
그게 미다스가 라이징 스타 채널에게 먼저 말을 하라고 말한 이유였다.
- 와튼 : 알겠습니다.
- 와튼 : 일단 저번 럭키 VS 골드 라이브 방송의 광고 수입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라이징 스타 채널 사장은 일단 제 보고부터 했다.
- 와튼 : 이번 라이브 방송 광고료로 감마 제약과 블루불로부터 광고료를 받았습니다.
그 보고에 미다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광고는 블루불만 올라갔는데?’
자신이 알기로는 블루불하고만 광고를 한 줄 알았는데, 양쪽에게서 광고를 받는다?
- 와튼 : 블루불이 골드에게 베팅한 걸 보면 보는 눈이 있었죠.
- 와튼 : 그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이어진 설명을 들은 후에야 미다스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럭키랑 골드를 두고 베팅한 거구나.’
어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지.
‘와, 대단하다. 거기서 두 광고주를 경쟁시킨다는 생각을 했다고?’
그리고 라이징 스타 채널 사장이 얼마나 대단한 능력자인지.
‘어휴.’
그래서 더더욱 목이 막혔다.
‘진짜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지?’
자신을 위해 이토록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는 라이징 스타 채널 사장님에게 더 이상 노력하실 필요가 없다, 그러한 말을 어떻게 목구멍 밖으로 밀어낼 자신이 없었으니까.
‘정말 죄송합니다.’
그저 꿀 먹은 벙어리가 된 채 속으로 사과를 곱씹을 따름이었다.
- 와튼 : 그래서 현재 천운석 2개를 확보했습니다.
이윽고 나온 보상 앞에서 미다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아, 그렇군요.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무덤덤하게.
‘응?’
정말 감정 한 점 들어있지 않은 말을 내뱉은 후에야 비로소 미다스는 확인할 수 있었다.
‘가만, 천운석 2개? 진짜? 그럼 이제 하나만 구하면 되잖아?’
아득하다 못해 깜깜했던 자신의 눈앞에 갑자기 환한 빛이 내려오는 것을.
‘맙소사!’
그 사실에 너무 기쁜 나머지 그러한 감정마저 표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당연히 미다스의 표정은 무채색이었다.
일말의 감흥조차 찾기 힘든 무채색.
그래서일까?
- 와튼 : 딱히 놀라지 않으시는군요.
- 와튼 : 참고로 현재 중원 길드와 이벤트 매치에 대해 논의 중입니다.
- 와튼 : 이벤트 매치의 비용으로 천운석 1개를 받는 것으로 구두 합의된 상태입니다.
미다스가 이 보상에 만족하지 못하리라 판단한 듯 라이징 스타 채널 사장이 곧바로 다음 주제를 꺼냈다.
- 와튼 : 보상이 필요 없으시면 다른 것으로 바꾸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든 수정도 하겠다는 말까지.
‘미친, 하나 더 얻었다고?’
그 순간 미다스가 황급히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절대 바꾸면 안 돼! 무조건 콜!’
“아니요, 괜찮습니다. 아니,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좋습니다. 그 조건으로 가죠.”
일단 확실하게 중원 길드와의 이벤트 매치 수락을 표현한 미다스, 그러나 그의 머릿속은 정상이 아니었다.
‘뭐라고 감사하다고 하지? 아, 여기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거지? 미치겠네, 아, 미치겠다!’
이 말도 안 되는 구원을 갑작스레 내려주신 라이징 스타 채널 사장님께 대체 어떻게 감사를 표현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기에.
그렇기에 미다스는 제대로 된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채 제 머릿속의 생각을 제멋대로 토했다.
“중원 길드와의 매치업은 당연히 받아들여야죠. 방법은 아무래도 좋습니다. 필요하면 일부러 져드려도 됩니다.”
승부 조작이라도 해주겠다!
‘아차!’
그 말도 안 되는 말을 내뱉는 순간 미다스가 기겁하며 해명했다.
“아, 물론 장난입니다, 장난. 중원 길드 쪽에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받아들일 리가 없죠.”
‘큰일 날 뻔했네. 정현우, 정신 차리자, 정신! 승부 조작이라니, 지금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필터링 작동해라, 필터링!’
이후 미다스가 빠르게 상황을 얼버무렸다.
“모든 건 라이징 스타 채널에 전적으로 위임하겠습니다. 대결 방식이든, 보상이든, 뭐든, 정해주시면 제가 완벽하게 수행하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마치는 순간 채팅창에 글이 올라왔다.
- 와튼 : 예, 감사합니다.
- 와튼 : 믿어주시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와튼 : 받은 보상은 내일 중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미팅이 끝나는 순간, 미다스가 곧바로 양손을 머리 위로 들며 소리쳤다.
“럭키, 골드, 실버, 잭팟! 소리 질러! 댄스 타임이다!”
미다스, 그가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6.
- 와튼 : 받은 보상은 내일 중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 채팅으로 미팅을 끝내는 순간 박영준은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리던 제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툭툭 치기 시작했다.
그 순간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건 천운석에 대한 BJ대마도사의 반응이었다.
‘마음에 안 들었구나.’
남들은 하나라도 가지고 싶어 안달이 난 천운석.
‘하긴, 이미 BJ대마도사가 가진 아이템들은 일반적인 레전더리 수준을 넘었지. 천운석이 있다고 해서 엄청난 스펙업이 이뤄지는 게 아니야.’
그러나 막상 BJ대마도사의 기준에서는 그렇게까지 필요한 물건이 아니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상징성과 흥행성 같은 요소를 제외하면 천운석 자체는 그렇게 가치가 있는 물건도 아니고.’
결정적으로 천운석의 가치를 한없이 높여주는 건 희귀성과 흥행성이었지, 그 자체의 능력치는 그 가치와 비교했을 때 좋지 못했다.
쉽게 말하면 구하기 어려운 다이아몬드 장신구 같은 놈이었다.
분명 가치는 있지만 여러모로 봤을 때 그걸 살 바에는 금을 사는 게 효용 가치 면에서는 더 나은 법.
BJ대마도사 입장에서는 다른 더 가치 있는 것을 얻는 게 나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셈이었다.
‘내 실수다.’
결국 천운석을 가져온 것은 박영준의 실수였다.
상징성 그리고 상대방에게 굴욕을 준다는 그 희열에 빠진 나머지 저지른 실수.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박영준은 실수에 몸부림치지 않았다.
‘그러니 만회해야 해.’
물을 엎지른 이가 해야 하는 건 그 물을 다시 담는 게 아니라, 더 시원한 물을 컵에 따라와 대접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힌트는 BJ대마도사가 다 줬어.’
더 나아가 이미 만회하기 위한 방법에 것은 BJ대마도사가 확실하게 말해주었다.
‘일부러 져줘도 좋다.’
필요하다면 중원 길드를 상대로 승리를 주라고.
당연히 그 승리를 내주는 조건은 매우 가치가 넘칠 것이 분명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BJ대마도사의 첫 패배를 얻는 기념비적인 일이 될 테니까.
물론 정말 져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중원 길드가 그 제안을 받아들일 리 없지.’
애초에 중원 길드 입장에서는 그 제안은 말이 제안이지, 그 자체로 굴욕이었다.
받아들이는 순간 사실상 끝이나 다름없는 제안.
때문에 중원 길드는 그 제안을 받는 순간 역으로 제안을 할 게 분명했다.
‘그러니까 중원 길드는 오히려 자신들을 이겼을 때의 메리트를 더 크게 제시할 거야. 진심으로 승부를 하자고.’
져준다는 개소리 집어치우고, 이기면 뭐든 줄 테니 자신들을 제대로 이겨보라고.
도발을 통해 더 큰 무언가를 뜯어내는 셈이었다.
‘대신 이쪽도 조건을 걸어야지.’
하지만 중원 길드가 바보도 아니고 더 큰 보상을 내걸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리 만무했다.
필시 그들은 그것을 빌미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몇 가지 얻어가고자 할 터.
그게 이유였다.
‘BJ대마도사는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BJ대마도사가 매치업 조건이든 뭐든 정해지면 자신은 그것을 수행하겠다는 말을 꺼낸 이유.
더 큰 보상을 뜯어내기 위해 기꺼이 더 큰 위협을 무릅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대단하군.’
그러한 BJ대마도사의 의지에 박영준은 결국 감탄을 토해냈다.
‘설마 오로치 길드와 손을 잡은 중원 길드를 상대로 이런 배짱 승부를 하다니…… BJ대마도사 상대로는 도박 좀 한다고 명함도 못 내밀겠군. ’
그 감탄 속에서 박영준이 미소를 지었다.
‘진짜 최고의 파트너라니까.’
그 미소를 지은 채 화면 하단을 바라봤다.
그러자 그곳에서 알림이 올라왔다.
[현재 해커로부터 5번의 해킹 시도를 당했습니다.]
[해킹을 시도한 해커에 대한 데이터를 첨부합니다.]
그것을 본 박영준이 더 짙은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 새로 손을 잡은 쪽도 훌륭하고. 내가 고용한 해커를 상대로 완벽하게 막아내다니.’
그것을 끝으로 박영준이 손가락을 멈춘 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 더 이상 고민은 없었다.
‘그럼 이제 중원 길드와 협상을 해야겠군.’
있는 건 그저 행동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