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255화 (255/485)

255화.  < 82화. 럭키 vs 골드 (3). >

6.

- BJ대마도사 또 달린다!

- 3시간 30분 넘게 사냥했는데 또?

3시간이 넘는 장시간 전투.

- 이번에는 속도전이야!

ㄴ 속도전?

ㄴ 블레이즈 골렘까지 꺼낸 후에 몬스터 쓸어버리는 중!

그 후에 다시 게임에 접속해서 속도전을 시작한 BJ대마도사의 모습에 모든 이들은 놀람을 감추지 않았다.

- 무슨 놈의 체력이 저래?

- 저렇게 게임하는 게 가능?

그만큼 BJ대마도사가 보여주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나름 실력자라 평가받는 이들도 하지 않고, 할 수도 없는 일.

‘젠장.’

달리 말하면 미다스 입장에서는 힘들어 죽을 것 같은 일이었다.

‘분명 한계다. 한계까지 왔어.’

더 골치 아픈 점은 그 한계점을 게임에 접속한 상태에서는 느낄 수 없다는 점이었다.

현실에서의 신체 능력이 떨어지면 몸이 무거워지거나, 호흡이 가파라지거나 그렇지만 게임 속에서는 그 어떤 증상도 나오지 않았으니까.

그저 어느 기준을 넘는 순간 강제로 로그아웃이 될 뿐.

하물며 이번 럭키의 진화 조건은 쉬지 않고 4,444마리의 몬스터를 처치하는 것.

‘아, 얼마 안 남았는데…….'

만약 이 순간 로그아웃이 된다면, 다시 처음부터 4,444마리라는 몬스터 사냥에 나서야 했다.

‘릴렉스, 작은 스트레스도 받지 말자.’

그 참담한 경우의 수를 떠올린 미다스가 스스로를 추스르며 다시 한 번 더 전장에 집중했다.

‘무덤덤하게 가는 거야.’

그러한 미다스의 눈앞에 펼쳐진 전장의 풍경은 무덤덤하게 보기에는 너무 강렬했다.

우우우!

일단 마주하고 있는 적, 스톤 버팔로 무리의 존재감이 남달랐다.

두두두!

돌로 만들어진 우락부락한 몸뚱이 그리고 마치 칼처럼 날카로운 뿔을 앞세운 스톤 버팔로 2백여 마리가 한 몸처럼 움직일 때마다 땅이 터질 듯한 소리를 냈다.

크-왕!

“주인님을 위하여!”

“위하여!”

더 놀라운 건 럭키와 골드 그리고 실버, 셋의 존재감이 그 스톤 버팔로 무리에 뒤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렬하다는 점이었다.

거대화 상태인 세 맹수들이 저돌적이기 그지없는 스톤 버팔로 무리들을 상대로 밀리기는커녕 오히려 밀어붙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쿵! 쿵! 쿵! 쿵!

등장한 네 마리의 블레이즈 골렘들 역시 럭키, 골드, 실버와 호흡을 맞추며 스톤 버팔로들을 도리어 뒷걸음질 치게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쉬익!

그러한 거물들의 싸움 속에서 불의 하급 정령 전사들 역시 꾸준한 활약을 했다.

파투의 창을 든 하급 정령 전사는 블레이즈 골렘이 남긴 불길 속에서 지나가는 스톤 버팔로의 몸을 창으로 찔렀고, 파투의 활을 든 하급 정령 전사는 블레이즈 골렘의 어깨 위에서 쉴 새 없이 사방으로 활시위를 당겼다.

[스톤 버팔로가 출혈 상태에 빠집니다.]

[스톤 버팔로가 중독 상태에 빠집니다.]

그리고 남은 한 마리는 이제 골드를 대신해 파투의 단검을 쥔 채 전장을 움직였다.

[스톤 버팔로가 파투의 저주에 걸립니다.]

그렇게 저마다 손에 든 무기를 이용해 스톤 버팔로들에 약화시키는 정령 전사의 활약 앞에서 전세는 야금야금 미다스 쪽으로 유리하게 변했다.

‘와.’

그것을 본 미다스도 앞서 스스로 무덤덤해지다, 라는 다짐을 잊은 채 감탄을 토했다.

눈앞의 광경에 대한 감탄이 아니었다.

‘이것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니.’

이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으리란 사실에 대한 감탄.

그 감탄 속에서 미다스가 손에 든 파이어볼을 전장을 향해 망설임 없이 던졌다.

퍼엉!

그 파이어볼에 닿은 스톤 버팔로의 몸이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며 파편이 되어 바닥에 흩뿌려졌다.

퍼엉!

그 후에도 미다스의 공격 하나하나가 그대로 스톤 버팔로의 몸뚱이를 돌덩이로 만들었다.

그 광경에 미다스가 다시 감탄했다.

‘나도 그렇고.’

아르비아의 지팡이 없이도 이토록 강력한 데미지가 나온다면, 과연 아르비아의 지팡이를 손에 들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으로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광경.

[스톤 버팔로를 처치했습니다.]

[암석 파괴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러한 미다스에게 기꺼운 알림이 들렸다.

“파이어볼 앤 체인 라이트닝!”

허나, 그 기꺼운 알림에도 미다스는 여전히 전장에 집중했다.

기껍지만, 기다리던 알림이 아니었으니까.

미다스가 기다리던 알림은 스톤 버팔로 무리의 숫자가 이제 한 자릿수로 줄어들 무렵이었다.

[럭키의 몸에서 신좌의 힘이 끓어오릅니다.]

[럭키의 몸이 변화합니다.]

[당신의 신수 럭키가 신좌로부터 새로운 힘을 얻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쉴 수 없었던 전투의 끝을 알리는 알림이 들렸고, 그 알림에 미다스가 소리쳤다.

“얘들아 마무리하자!”

그 외침에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장이 정리됐다.

“모여! 끝내자!”

그리고 전장이 정리되는 순간 드디어 미다스가 전투의 종료를 알렸다.

그제야 비로소 전장에서 명령이 떨어지길 기다리던 럭키와 골드, 실버 그리고 블레이즈 골렘을 포함한 모두가 미다스의 주변으로 모였다.

헥헥!

“주인님, 위대한 전투였습니다. 소름이 돋습니다.”

그렇게 모인 이들 앞에서 미다스가 럭키와 골드를 바라봤다.

‘이제 결정할 때군.’

이제는 럭키와 골드, 둘 중 누구에게 전장의 메인 무대, 최전방에서 활약하는 주연으로 삼아야 할지.

왕!

그런 미다스의 앞에 더 거대해진 몸을 가진 럭키가 다가와 그대로 납작 엎드렸다.

[당신이 직접 럭키의 새로운 능력을 선택하십시오.]

그리고 이내 들리는 알림과 함께 미다스의 눈앞에 10장의 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한 카드가 저마다 빛을 내뿜었다.

‘맙소사, 레전더리가 다섯 장이라고?’

그중 절반이 황금빛인 것을 확인한 미다스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럭키를 바라봤다.

“역시 럭키, 운이 좋군.”

왕?

주인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럭키를 앞에 둔 채 미다스가 그대로 머리를 긁적였다.

‘아, 이거 또 고민 좀 하겠네.’

분명 대단한 일이었으나, 결국 그중 고를 수 있는 건 한 장.

당연히 미다스 입장에서는 고민되는 선택이었다.

‘뭐를 선택해야 하…….'

그 선택 앞에서 미다스가 하나하나, 레전더리 등급 스킬의 내용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어?'

다행히도 고민은 길지 않았다.

[언체인]

- 스킬 등급 : 레전더리

- 스킬 효과 : 어떠한 것으로도 구속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언체인.

‘맙소사, 이거 유령화잖아?’

일명 유령화 스킬.

문자 그대로 몸을 물리적인 간섭을 받지 않는 유령과 같은 상태로 만드는 스킬이었다.

대표적인 예가 고스트였다.

돌나무조차도 무시하고 적을 향해 달리던 고스트!

‘돌격의 정점이다.’

당연히 이 스킬은 근접 딜러에게 있어서 최강의 스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표적을 향해 그 어떤 방해 없이 접근할 수 있으니까.

때문에 그것을 보는 순간 미다스는 더 이상 다른 레전더리 스킬 4개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상상할 뿐이었다.

‘이거 럭키가 가지면…… 와우.’

전용 아이템으로 스펙업을 한 언체인 모드에서 적의 개입 없이 일방적인 학살을 벌이는 장면을.

그와 동시에 그 옆에서 실버에 올라탄 채 전장을 그냥 힘으로 헤집는 골드의 모습도 떠올랐다.

'음.'

그 누가 낫다, 감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들.

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그 둘 중 한 명을 억지로 조연으로 내리는 것은 솔직히 말도 안 되는 짓이었다.

즉, 답은 이미 정해진 바였다.

‘……내가 서포트해야겠네.’

둘에게 메인 무대를 맡기고, 그들을 돕는 조연 역할은 BJ대마도사가 하는 것.

‘아, 당분간 BJ엑스트라겠네.’

그렇게 역할 분담을 끝낸 미다스가 이제는 얼굴 위에서 웃음기를 전부 뺐다.

‘그럼 지르러 가야지.’

이제 남은 건 돌이킬 수 없는 투자를 하는 것뿐이었으니까.

7.

“아직 자네 지팡이는 완성이 되지 않았네.”

NPC토스의 말에 미다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 지팡이가 아니라, 동료들의 무구를 만들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그 말에 NPC토스가 털 한 점 없는 얼굴 위 눈을 가늘게 뜬 채 미소와 함께 말했다.

“필요한 건 이미 말해주었으니…… 그래서 재료는 준비해왔나?”

“예."

미다스는 대답 대신 곧바로 인벤토리에 투구 세 개, 갑옷 세 개 그리고 부츠 세 개를 꺼냈다.

“오, 흑운석으로 만들어진 녀석들이군.”

그렇게 꺼낸 무구의 정체는 다름 아닌 이곳, 운석 도시에서 만들어지는 레전더리 등급 아이템, 흑운석 세트였다.

“흑운석은 운석 중에서도 가장 단단한 놈이지.”

흑운석 세트의 특징은 바로 방어력!

일단 기본적으로 방어력과 체력 스탯이 매우 높게 붙어 있었다.

또한 각 부위에는 방어와 관련된 주요한 옵션들이 있었다.

일단 흑운석 투구에는 감소한 체력의 퍼센티지 만큼 방어력이 상승하는 ‘고통의 희열’ 스킬 옵션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흑운석 갑옷에 붙은 건 체력이 감소한 만큼 체력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생존본능’ 스킬이.

마지막으로 흑운석 신발에는 어그로를 끈 몬스터 숫자만큼 방어력이 상승하는 ‘만부부당’ 스킬이 달려 있었다.

'탱커 세트.'

그야말로 탱커를 위한 세트였다.

‘그것도 그냥 탱커가 아니라 각 파티에서 최고의 탱커들만 입는 세팅이지.’

더 나아가 그저 딜러와 힐러 앞에서 그들을 지키는 탱커가 아니라, 최전선에서 가장 많은 몬스터로부터 시간과 공격 기회를 버는 속칭 메인 탱커들이나 입을 수 있는 아이템 세트였다.

당연히 가격은 엄청났다.

아이템 하나 가격이 한화로 억이 넘는다고 보면 될 정도.

‘집값.’

그러한 것을 3세트를 준비했으니, 집값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누굴 위한 것인가?”

“저기, 골드 하이에나를 위한 겁니다.”

더불어 이 흑운석 세트는 당연히 실버를 위한 아이템이었다.

“재료비는 3만 골드이네.”

그렇게 미다스가 꺼내 바닥에 내려놓은 아이템을 확인한 NPC토스가 보수를 요구했다.

그 요구에 미다스는 보수 대신 인벤토리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꺼냈다.

가장 먼저 꺼낸 것은 갑옷이었다.

앞선 검은색 구멍 뚫린 갑옷과 달리 이번에 꺼낸 것은 핏빛이 감도는 루비 같은 갑옷이었다.

"오, 혈운석으로 만든 녀석이로군. 그것도 알리비아의 솜씨가 깃든.”

알리비아의 혈운석 갑옷.

핵심 옵션은 처치한 몬스터 숫자만큼 능력치가 최대 33퍼센트까지 상승하는 ‘킬 포인트’ 스킬! 딜러들에게 있어서는 가장 매력적인 아이템이었다.

“알리비아가 게으른 녀석이라 구하기 힘든 녀석일 텐데.”

‘그래서 비싸게 줬지.’

당연히 가격도 그만큼 비쌌다.

그러한 갑옷 다음으로 미다스가 꺼낸 것은 은빛으로 빛나는 부츠였다.

“징기의 부츠로군.”

앞선 운석류 아이템과 달리 운석 도시에서 퀘스트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 징기의 부츠였다.

효과는 착용 시 이동 속도와 도약력 43퍼센트 증가!

전투 실력에 자신 있고, 미쳐 날뛰는 게 장기인 근접 딜러들에게 가장 핫한 아이템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꺼낸 건 투구였다.

한가운데 독수리의 눈 모양이 새겨진 황금빛 투구.

“독수리의 눈이군.”

이글 아이 투구.

효과는 이름 그대로 이글 아이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아이템은 인기 있는 아이템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느 정도 재력이 있는 딜러들이라면 이글 아이와 같은 스킬을 습득하고 있었으니까.

실제로 시세 자체는 지금 여기 있는 아이템들 중에서 가장 저렴했다.

‘아, 결국 눈탱이 맞았어.’

문제는 이중 하나는 보통 시세보다 2배나 넘는 가격을 주고 샀다는 것.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거래가 활발하게 되는 아이템은 시세로 장난질을 치기 어렵지만, 거래가 적은 아이템은 도리어 에라, 모르겠다! 하고 말도 안 되는 시세에 올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으니까.

하물며 독수리의 눈 투구는 인기도 없어 매물 자체도 미다스가 검색했을 때 6개가 전부였다.

‘젠장.’

그야말로 울며 겨자를 먹을 수밖에 없는 셈.

어쨌거나 그렇게 모드 준비를 마친 미다스가 인벤토리에 손을 넣은 후 그 안에서 묵직한 가죽 주머니를 꺼냈다.

그렇게 꺼낸 주머니에는 90,000이라는 숫자가 쓰여있었다.

“여기 있습니다.”

미다스가 그 주머니마저 바닥에 깔린 아이템 위에 올려놓았다.

‘내 전 재산이다.’

사실상 미다스가 가진 자산의 전부가 지금 이 바닥에 깔리는 순간.

“좋아, 바로 작업을 해주지. 시간은…… 12시간 후에 오게. 자네 지팡이와 같이 만들어주지.”

그리고 그것을 받아든 NPC토스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미다스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 순간 눈앞에 있는 자신의 전재산은 이제 절대 되돌릴 수 없는 아이템이 될 터.

물론 여기서 미다스는 후회하지 않았다.

결정을 내린 건 그 누구도 아닌 자신, 때문에 미다스는 후회 대신 각오를 다졌다.

‘어떻게든 뽕 뽑는다.’

이 투자를 무색하게 만들지 않겠다고.

8.

갓워즈에서 이슈 메이킹은 여러모로 중요했다.

이슈 메이킹의 유무에 따라서 시청자 숫자가 배 단위로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그만큼 타이밍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폭풍이 몰아치는데 불을 피우면 의미가 없는 것처럼, 빅 이슈가 있을 때는 다들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 BJ대마도사 노림수가 뭘까?

- 갑자기 장기전 능력을 검증하다니, 필시 뭔가 거대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니까 그런 거겠지?

- 엄청난 투자를 한다고 했잖아? 그거랑 어떤 연관이 있을까?

- 아즈모랑 손잡았다고 했으니, 그와 관련된 거겠지.

- 뭐든 엄청날 듯!

지금 갓워즈의 강력한 폭풍 중 하나인 BJ대마도사 앞에서도 마찬가지였다.

- 그보다 다른 곳은 잠잠하네.

- 잠잠해야지. 여기서 나대봤자 바로 묻힐 게 뻔한데.

모두가 BJ대마도사란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 어? 중원 길드에서 속보 냈다.

ㄴ 무슨 속보?

ㄴ 오로치 길드랑 손잡았다는데?

ㄴ 오로치 길드랑? 잠깐, 그럼 중원 길드가 이나즈마랑 손을 잡았다는 거야?

그런 와중에 중원 길드와 오로치 길드의 연합 소식이 들렸다.

폭풍이 가시기도 전에 불을 지른 격.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중원 길드의 의도를 눈치챌 수 있었다.

- 잠깐, 이 시점에서 그 둘이 손을 잡았다고?

- 딱 봐도 BJ대마도사 노리고 손잡은 거네.

중원 길드가 다시 한 번 더 BJ대마도사에게 리벤지를 원한다!

- 또? 중원 길드 저번에 개발렸잖아?

ㄴ 맞아. 주제 파악을 해야지.

물론 일부는 중원 길드에는 도전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미 블랙 골드 하이에나 때 BJ대마도사에게 무참히 짓밟힌 게 며칠 전 일.

허나, 말 그대로 일부에 불과했다.

- 그래서 전력보강 했잖아?

- 이나즈마랑 손을 잡은 거면 이야기가 다르지. 일본이 낳은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라고!

- 이제 정말 제대로 각 잡고 덤비는 거 같은데, 이 정도면 BJ대마도사도 싸움을 받아줄 듯?

- 맞아, 그리고 재미있을 거 같잖아?

다른 온갖 이유를 떠나서, 대부분은 이나즈마와 손을 잡은 중원 길드랑 BJ대마도사가 붙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했으니까.

사실 그거면 충분했다.

관객이 바란다, 그 이상의 명분은 필요 없었으니까.

“이렇게 나오네.”

“중원 길드, 진짜 장난 아니네.”

“이거 못 피하겠는데?”

“결국 또 중원 길드랑 붙는 건가?”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 역시 그 소식을 듣는 순간 이 매치업을 피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한 명의 의견은 달랐다.

‘이나즈마랑 손을 잡았다…….'

박영준, 그는 생각했다.

‘결국 중원 길드가 BJ대마도사의 덫에 걸렸군.’

이 모든 게 BJ대마도사의 노림수라는 것을.

‘하긴 나라도 BJ대마도사가 장기전 능력을 검증하는 걸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겠지.’

BJ대마도사의 장기전 능력 검증,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누가 보더라도 솔로 플레이 능력 검증이었다.

당연히 그걸 본 이들은 왜 여기서 장기전 능력을 체크하는지 의문을 가질 터.

그러한 의문은 아즈모와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이는 BJ대마도사가 솔로 플레이를 고집할 생각이며, 자연스레 그 둘이 그렇게까지 긴밀한 관계가 아니라는 추측을 할 터였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BJ대마도사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여기서 BJ대마도사를 궁지에 몰아넣으면 아즈모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둘이 진짜 한 팀이 되면 그 둘은 세상으로부터 고립한다.’

박영준이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BJ대마도사를 궁지에 몰아넣어서 아즈모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럼으로써 논외의 존재로 만드는 것이었다.

아즈모와 BJ대마도사가 정말 누가 보더라도 한 팀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관계가 나오는 순간 갓워즈의 모든 권력자들, 10대 길드를 포함한 모든 실력자들이 그 둘을 경계할 게 분명했다.

그건 곧 그 둘이 갓워즈의 권력자들이 만든 이너 서클에서 퇴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에 BJ대마도사를 무너뜨리기 위해 중원 길드에 오로치 길드를 덧붙였고.’

어쨌거나 BJ대마도사를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서는 일단 그와 싸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핵심이었고, 중원 길드는 그 방법으로 오로치 길드 그리고 이나즈마라는 강력한 패와 손을 잡았다.

분명 지금 기준에서 그들은 도전자의 자격이 있었다.

이미 세상 사람들이 붙으면 누가 이길지 모르겠다, 그러한 기대감을 가졌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아이템을 세팅한 럭키와 골드, 실버가 등장하면 계산이 달라질 테지만.’

그러나 만약 BJ대마도사가 새로운 카드를 꺼낸다면?

더 강력해진 모습을 보인다면?

계산은 새로 할 수밖에 없는 일.

문제는 이미 터뜨린 사실을 되돌릴 수는 없다는 점이었다.

‘물러나거나 혹은 추가 전력을 영입하거나.’

그 상황에서 중원 길드의 선택지는 둘 중 하나였다.

그냥 도전을 접거나 아니면 본인들도 또 한 번 더 전력 증가를 하거나.

‘추가 전력을 영입하겠지.’

물론 칼을 뽑았는데 그냥 다시 칼집에 넣는 것은 중원 길드 성격상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럼 결국 싸우기 위해 추가로 무언가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쯤이면 권력자들의 시선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자연스레 중원 길드를 향한 시선도 달라질 수밖에.’

BJ대마도사와 아즈모가 한 몸이 되는 것도 견제할 일이지만, 중원 길드와 오로치 길드를 비롯해 점차 몸을 부풀려가는 것도 충분히 경계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것을.

만약 그 뒤에 어비스 길드마저 있는 것이 표면적으로 드러난다면, 도리어 어비스 길드가 공공의 적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덫이었다.

BJ대마도사가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중원 길드, 그들의 발목을 역으로 잡기 위한 덫.

때문에 박영준은 이 상황에 대해서 큰 고민을 하지 않았다.

‘슬슬 BJ대마도사가 준비한 패를 꺼내겠군. 럭키와 골드, 실버를 이용한 방송을.’

그저 이 모든 것을 계획한 BJ대마도사가 마지막 카드를 꺼내주기를 기다릴 뿐.

“BJ대마도사한테서 연락이 왔습니다. 다음 라이브 방송 건에 대한 겁니다.”

그리고 그런 박영준에게 기다리던 것이 왔다.

“그래? 주제는?”

“럭키 대 골드랍니다.”

“럭키 대 골드?”

“그게…… 내용을 보니 둘이 싸울 모양입니다.”

“싸운다고?”

그것을 듣는 순간 박영준이 웃었다.

‘정말 여러모로 대단하다니까.’

럭키와 골드, 실버를 이용하리란 생각은 했지만 설마 이런 식으로 준비할 줄이야?

그 순간 박영준의 머릿속에 그림 하나가 그려졌다.

그 그림을 그린 박영준이 부하 직원에게 질문을 던졌다.

“네가 생각하기에 어떨 것 같아?”

“끝내주긴 할 것 같네요. BJ럭키팬과 BJ골드팬이 BJ대마도사팬보다 후원 수입이 2.23배 정도 높으니까요."

“아니, 그거 말고 누가 이길 것 같아?”

“그야…… 흠……."

그 질문에 부하 직원이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했다.

그렇게 고민을 하는 부하 직원을 앞에 둔 박영준이 빠르게 타자를 치더니 이내 이메일을 보냈다.

그것을 본 부하 직원이 말했다.

“뭐 하셨나요?”

“블루불하고 감마 제약에 제안서 넣었어.”

“제안서요?”

“럭키 대 골드, 누구에게 베팅할 거냐고.”

“예? 베팅이요?”

“응. 베팅해서 이긴 쪽 광고를 틀어주는 거야.”

“네? 아, 아니, 잠깐! 사장님! 그럼 진 쪽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놀라며 반문하는 부하 직원 앞에서 박영준이 어느 때보다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떻게 되긴, 날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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