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화. < 75화. 원콤맨 (1). >
1.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고자 하는 법.
하물며 쥐도 그러는데 늑대와 같은 맹수가 궁지 속에서 속절없이 포기할 리 만무했다.
거물을 상대할 때 명심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 부분이었다.
궁지, 그 비슷한 곳에 몰리면 승부수를 던진다는 것.
“사장님, 중원 길드에서 제안이 왔습니다.”
“내용은?”
“BJ대마도사와 이벤트 매치를 하고 싶답니다. 그 대가로 아라의 지팡이란 아이템을 주겠답니다.”
“아이템 옵션은?”
“착용 시 마력 소모량과 쿨타임, 캐스팅 시간이 늘어나는 대신 공격력이 향상되는 게…… 레전더리급 중에서도 최고입니다. 이제까지 공개된 적도 없고요.”
“그걸 싸우기만 하면 주겠다?”
“예. 솔직히 이거 너무 과한 거 같은데 안 좋은 냄새가 납니다.”
그렇기에 중원 길드에서 그 파격적인 제안이 왔을 때 박영준은 당황하지 않았다.
“냄새고 뭐고, 좋은 거 주겠다는데 우리가 커트할 필요는 없지.”
“예?"
“중원 길드에서 보내준 제안서 정리해서 파일 만든 후에 BJ대마도사한테 보내줘.”
곧바로 대답을 했다.
고민은 없었다.
앞서 말했듯이 박영준은 BJ대마도사의 수작으로 궁지에 몰린 중원 길드가 분명 승부수를 던지리란 걸 알았다.
‘그래,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지.’
그리고 그들이 던질 수 있는 승부수는 많지 않았다.
‘칼이라도 뽑았으면 베어야지. 다른 곳도 아니고 칭화 그룹이 움직였는데.’
무엇보다 박영준은 칭화 그룹에 대해서 남들이 아는 것, 그 이상으로 알고 있었다.
‘갓워즈에 관심 없었던 칭화 그룹이 자기네 딸내미 앞세워서 돈 때려 박기 시작했으니까.’
칭화 그룹, 중국 최고의 IT기업인 그곳은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중국 공산당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때문에 칭화 그룹은 갓워즈라는 세상을 바꿀 게임이 등장했을 때 게임을 하는 데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 갓워즈를 만드는 방법, 김민수라는 인류 역사를 바꿀 천재가 만든 기술력을 훔치는 데 관심이 있을 뿐.
그러던 칭화 그룹이 2년 전부터 중원 길드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갓워즈에 막대한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해킹은 실패했다.’
하나는 본래 진행하던 계획이 실패했다는 것.
‘그럼에도 투자한다는 건, 이 게임을 하는 것에 무언가 의미가 있다는 거겠지.’
다른 하나는 이 갓워즈의 끝에 무언가가 있다는 것.
‘BJ대마도사가 이제까지 말도 안 되는 행보를 보여주는 것도 그 무언가 때문이고.’
지금 세계 권력자들이 BJ대마도사가 만든 판에 몰려드는 이유였다.
그리고 그게 BJ대마도사가 의도하는 바였다.
‘정말 놀라운 사내야.’
BJ대마도사의 능력이 새삼스러워지는 순간.
그렇기에 박영준은 이미 알고 있었다.
‘당연히 이번 도전도 웃으면서 받아들이겠지.’
중원 길드의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이리란 것을.
그렇게 박영준은 머릿속으로 상상했다.
‘어쩌면 이미 예상하고 만반의 준비를 한 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철저한 보안 그리고 비서들에게 둘러싸인 채 직접 내린 커피 한 잔을 머금으며 자신이 보낸 이메일을 받아들이며 여유 넘치는 미소를 짓고 있는 BJ대마도사의 모습을.
2.
“형, 여기 물이요.”
“그래, 고맙다.”
이혁주가 퉁명스럽게 건네주는 종이컵을 정현우가 받아들었다.
그러자 컵 속의 물이 파르르 떨었다.
정현우의 손이 떨린다는 증거, 그 증거를 감추려는 듯 단숨에 종이컵에 담긴 물을 머금은 정현우가 그대로 두 눈을 감았다.
‘아.’
그러자 정현우는 자신의 내부에서 올라오는 떨림을 보다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미치겠다.’
그것은 전율이었다.
‘진짜 그게 되다니.’
자신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느낀 전율.
‘이거 장난 아니다.’
그렇게 시작된 전율은 정현우의 머릿속에 그려졌던 온갖 그림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뒤흔들어진 그림들은 그 형태가 바뀌었다.
'......개념이 달라질지도 몰라.’
이제까지 불가능이라 여겨졌던 것이 그리고 한계에 이르렀으리라 여겨졌던 것이 가능해지고, 더 높아지는 식으로.
“어우.”
그렇게 새로운 그림이 다시 한 번 더 전율이 되어 정현우의 몸을 떨게 했다.
전율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
‘현우 형 왜 이렇게 떨지?’
물론 타인이 그런 의중을 알 리 만무했다.
‘너무 카페인 음료를 많이 먹어서 그런가? 요즘 너무 마시긴 했지. 시도 때도 없이 나오면 드셨으니까.’
이혁주가 보기엔 정현우의 떨림은 그저 카페인 과다 복용으로 인한 떨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뿐.
“현우 형, 몸 건강 좀 챙기세요.”
“응?"
“다 먹고 살려고 하는 거잖아요?”
“뭐?"
그런 이혁주의 걱정 어린 말에 정현우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표정을 짓는 사이, 정현우의 주머니에 들어있던 스마트폰이 부르르 몸을 한 번 떨었다.
자연스레 둘의 대화가 거기서 끝났다.
“지금 뭐 재미난 방송 있어요?”
이혁주는 당연히 자신이 원래 있던 곳, 휴게실로 향했고 정현우는 스마트폰을 들어 진동의 원인을 파악했다.
‘라이징 스타 채널?’
발신자를 확인한 정현우가 내용마저 확인했다.
‘중원 길드?’
중원 길드로부터 이벤트 매치 제안이 왔다는 것.
‘중원 길드라면…… 그 중국 거대 그룹의 지원을 받으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하는 그곳인가?’
그런 중원 길드에 대해 정현우는 남들만큼의 지식은 가지고 있었다.
그뿐이었다.
그 중원 길드에 얽힌 다양한 정치적, 경제적 부분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또 사장님이 큰손 잡으신 모양이네.’
그렇기에 라이징 스타 채널이 큰 고객으로부터 큰 거래를 얻었구나, 그리 생각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상황을 저울질하기에는 이 상황 자체가 정현우에게는 무척 고마운 상황이었다.
‘장시간 잠수한 후에 하는 복귀 방송을 미적지근하게 할 수는 없지.’
당장 굵직한 방송 주제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이벤트 매치는 꿩 대신 닭, 충분히 맛있게 먹을 만한 놈이었으니까.
물론 이러한 생각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사장님은 진짜 천재 같다니까. 어떻게 이렇게 나한테 필요한 것만 쏙쏙 잡으시지?’
어려운 건 언제나 그렇듯 실천.
‘설마 몰래 카메라로 내 일거수일투족을 도촬이라도 하시는 건가?’
하물며 이렇게 정현우에게 필요한 것만을 핀셋으로 꼭 집어서 확보해주는 라이징 스타 채널의 매니지먼트 능력은 받는 입장에서는 감탄을 넘어 소름이 돋을 지경.
‘보상이...... 응?’
그때 이벤트 매치의 대전료를 확인한 정현우의 얼굴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어?’
대전료의 정체는 아라의 지팡이.
그것을 확인하는 순간 정현우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좌우를 살폈다.
‘설마 진짜?’
정말로 라이징 스타 채널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한 게 아닌지.
‘에이, 그럴 리가. 아라 셋을 확보한 건 나뿐이고, 누구한테 말한 적도 없는데…… 그냥 중원 길드가 아라의 지팡이를 얻어서 대전료로 준 거겠지.’
물론 자신의 생각이 과대망상임을 깨달은 정현우의 입가에 실소가 그어졌다.
허나, 마음은 편치 않았다.
‘그보다 아라의 지팡이라니…….'
일단 아라의 지팡이는 매우 가치가 넘치는 아이템이었다.
당장 보고서에 나온 아이템 옵션만 보더라도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수준이었다.
더욱이 아라의 지팡이는 정현우가 퀘스트를 통해 확보한 아라 세트 아이템과 달리 거래가 가능한 상황.
‘아직 공개된 적 없는 아이템이니, 가치는 곱절.’
결정적으로 아라의 지팡이는 이제까지 단 한 번도 갓워즈에 정체가 나온 적이 없었다.
나왔다면 정현우가 아라의 깃털 모자를 처음 봤을 때 그리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어쨌거나 대단한 대전료였다.
그만큼 부담스러운 대전료이기도 했다.
‘중원 길드가 각 잡고 나온 모양이네. 이 이벤트 매치로 거금을 쓰는 걸 보면.’
이 정도로 거금을 준다는 건 라이징 스타 채널의 영업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물론 주는 쪽에서도 적잖은 기대감을 가진다는 의미.
‘그렇다면 고객님께 제대로 화끈하게 보여줘야지.’
정현우가 그 부담 앞에서 각오를 되새김질하며 스마트폰 스크롤을 아래로 내렸고, 이내 새로운 이메일 내용이 정현우를 반겼다.
[아즈모 쪽에서 스몰 파크 랭킹 1위 달성 축하 선물을 보냈습니다.]
그 내용을 본 정현우가 미소를 지었다.
‘역시 나 챙겨주는 건 아즈모 님밖에 없네.’
축하 선물, 그것도 어떤 의미에서 랭킹 1위 달성 기념으로 처음 받는 선물.
기분이 나쁠 리 없었다.
‘앞으로도 충성 바치겠습니다.’
그렇게 아즈모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함께 기대를 품었다.
‘그보다 아즈모님 정도면 선물 스케일도 다르실 텐데 얼마나 대단한 거 보내셨으려나? 막 천만 원 넘는 시계 보내신 거 아니야? 비싼 호텔 이용권? 과연 어떠…….'
과연 선물이 무엇일지.
그러한 기대감에 아즈모가 답했다.
‘미친, 씨발!’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부자다.
‘철벽 세트? 아니, 이런 걸 선물로 준다고?’
어떤 유명한 연예인이 팬으로부터 벤틀리, 페라리 같은 값비싼 차를 선물 받았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설마 그 주인공이 자신이 될 줄이야?
‘아니, 잠깐만 진짜 이거면…….'
그 사실에 정현우의 심장이 벌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벌렁거림 속에서 정현우의 머릿속에 다시 한 번 더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이거면…… 게임 끝이다.’
자신의 파티 내에서 가장 부족했던 부분 하나, 능숙한 탱커라는 조각이 맞춰지는 그림이.
모든 그림이 완벽하게 맞춰지는 순간.
그 완벽한 그림을 맞춘 정현우에게 더 이상 고민할 건 없었다.
‘일단 라이브 방송으로 이벤트 매치를 알려야겠네.’
길었던 숨바꼭질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3.
모두가 BJ대마도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발견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는 상황.
- 라이징 스타 채널에 라이브 방송 하나 올라왔다!
때문에 라이징 스타 채널에 갑자기 등장한 라이브 방송에 세간은 빠르게 반응했다.
- BJ대마도사야?
ㄴ 타이틀은 이벤트 매치라는데?
ㄴ 이벤트 매치? BJ대마도사 아닌 건가?
아직 제대로 방송이 켜진 것도 아니고, 그저 채팅창이 켜진 것뿐임에도 단숨에 1백만 명이 넘는 시청자 숫자가 달라붙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시청자 숫자는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 와, 벌써 3백만 찍었네?
- BJ대마도사 장난 아니네. 이 정도면 이제 사실상 슈퍼 스타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 이제 1티어급은 된다고 봄.
모인 시청자들 본인도 놀랄 만큼 많은 숫자.
“안녕하세요, BJ대마도사입니다.”
- 우와!
그렇기에 방송이 시작되고 BJ대마도사가 등장했을 때 채팅창의 반응은 폭발적, 그 단어를 쓰는 게 부족할 정도로 엄청났다.
- BJ대마도사다!
- 어디야? 지금 배경부터 까봐!
- BJ대마도사님 보고 싶었어요!
- 게임하려고 평생 솔로 선언하셨다는 게 사실인가요?
그동안 쌓인 온갖 의문과 관심이 쏟아졌다.
[BJ골드25124호팬 님이 1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BJ럭키32219호팬 님이 2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BJ잭팟11238호팬 님이 10유로를 후원했습니다.]
[BJ실버8822호팬 님이 2,000엔을 후원했습니다.]
[BJ대마도사13호팬 님이 1원을 후원했습니다.]
당연히 BJ대마도사의 등장을 향한 팬들의 강렬하기 그지없는 애정도 쏟아졌다.
그 열떤 관심 속에서 미다스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동안 숨바꼭질은 재미있으셨습니까?”
말과 함께 미다스가 고개를 스윽 돌리며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 맙소사, 개척자의 땅이다!
- 어떻게? 퀘스트 깼다는 이야기를 못 들었는데?
그 무대가 개척자의 땅임을 확인한 시청자들이 경악을 하며, 한편으로는 납득을 했다.
- 이러니 못 찾지.
- 맞아. 개척자의 땅에 있는데 무대나무 숲만 지랄나게 뒤지면 뭐해?
- 다들 헛지랄했네.
어째서 그동안 BJ대마도사를 찾을 수 없었는지.
- 와, 이 숨바꼭질 무효야, 무효!
- 이거 사기 아님?
물론 이 사실에 대해 격한 불만을 토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속은 기분이 드는 것은 물론 이제는 더 이상 일확천금의 꿈은 꿀 수 없게 됐으니까.
- BJ대마도사는 사기 친 벌로 BJ럭키를 출연 시간을 확대하라!
- BJ골드와 실버 특집 방송을 하면 유혈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어떤 식으로든 보상을 받고 싶어지는 게 당연지사.
그러한 채팅창 반응에 미다스가 대답했다.
“어쩔 수 없네요. 그럼 제가 부족하나마 춤과 노래로 여러분들의 마음을 달래드리겠습니다.”
어떻게든 쇼를 통해 보상을 주겠다.
- 그건 좀.
- 생각해보니 전 피해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 보상을 달랬지, 테러를 해달라고 한 적 없습니다만?
그 보상 정책에 너무나 당연하게도 격한 거부 반응이 나왔고, 그 반응에 미다스가 어깨를 으쓱했다.
“노래와 춤이 별로다…… 뭐, 대충 예상했습니다. 오랜 공백 끝에 라이브 방송인데 그런 작은 이벤트로 만족할 순 없죠.”
그렇게 분위기를 정리한 미다스가 본론을 말했다.
“중원 길드로부터 도전장이 왔습니다.”
채팅창의 분위기 역시 반전했다.
- 중원 길드라면 요즘 돈 겁나 때려 박는다는 그곳?
- 최근에 실력자들 대거 영입했다고 하지 않았어?
- 도전장이라고?
최근 개척자의 땅에서 쌓은 명성이 적지 않은 중원 길드에서 BJ대마도사에게 도전장을 냈다.
그리고 지금 BJ대마도사는 개척자의 땅에 있으며, 그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 킁킁, 빅매치의 냄새가 난다.
관심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일.
“승부 방식은 간단합니다. 갈기 하이에나 한 무리를 누가 더 빨리 잡느냐, 속도전 같은 거죠.”
이어진 승부 내용에 채팅창이 바로 달아올랐다.
- 와, 화끈하게 가네.
- 그래, 이런 매치를 보고 싶었다.
물론 일부는 들끓는 분위기 속에서 냉정하게 현실을 읽었다.
- 제아무리 BJ대마도사라고 해도 중원 길드 상대로 혼자서는 절대 못하지.
ㄴ 그렇지. 이런 승부에서 혼자서 어떻게 이김?
ㄴ 화력 싸움, 그것도 단판 싸움인데 무조건 파티플해야지.
BJ대마도사 혼자 중원 길드가 구성한 올스타팀을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당연히 이번에는 BJ대마도사도 파티를 구성했으리란 것.
많은 이들이 그런 생각을 품었다.
[아즈모 님이 10,097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그래서 BJ대마도사는 어떻게 파티를 구성했지? 뉴페이스를 오늘 소개해줄 생각인가?]
그리고 아즈모가 그 많은 이들을 대표해서 질문을 던졌다.
그러한 의문에 BJ대마도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죠, 뉴 페이스를 소개해드려야죠. 오늘 이 자리는 그들의 데뷔를 위한 자리이니까요.”
데뷔 무대!
그 말에 채팅창의 분위기가 다시 한 번 더 변했다.
- 빅뉴스다!
- BJ대마도사가 드디어 솔로 탈출 선언했다!
이제까지 언제나 솔로 플레이를 해왔던 BJ대마도사가 드디어 파티 플레이를 결정하고 멤버를 소개하는 순간!
당연히 기대감이 하늘을 찔렀다.
과연 BJ대마도사가 자신에 어울리는 파트너로 누구를 골랐을지.
- BJ대마도사도 올스타 멤버 소집했나?
- 설마 어비스 길드?
- 10대 길드 연맹 나오는 거 아님?
그 기대감 속에서 미다스가 소리쳤다.
“자, 소개합니다. 우리 파티의 새로운 탱커입니다!”
그 외침과 함께 마치 벽돌로 만든 듯한 갑옷을 두른 이가 등장했다.
일단 시청자들은 그 갑옷에 집중했다.
- 철벽 세트다!
- 맙소사, 철벽 세트도 구한 거임?
그 후에는 탱커 영입 자체에 관심을 가졌다.
- 역시 탱커 영입하는구나.
- 하긴, BJ대마도사 멤버 중에 순수하게 랭킹을 해주는 이는 없으니까
- 그래서 누구임?
자연스레 탱커가 누구인가? 하는 부분에 관심이 넘어가는 순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등장한 이가 쓰고 있는 투구의 페이스 가드를 올려 얼굴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 순간 미다스가 카메라 앞에 나서며 말했다.
“새로운 멤버의 얼굴은 60초 후에 공개됩니다. 광고 보고 오시죠!”
- 응?
갑작스러운 미다스의 발언에 채팅창에 물음표로 가득 차는 순간, 미다스가 웃으며 말했다.
“장난입니다.”
말과 함께 미다스가 다시 물러났고, 그제야 비로소 시청자들은 새로운 탱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 실버?
- 고리 원숭이?
- 갑옷 어떻게 입음?
작아진 실버가 갑옷을 두르고 있는 광경을.
그 사실에 모두가 경악하는 사이, 곧바로 질문이 나왔다.
[아즈모 님이 10,098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어떻게 무장했지?]
[아즈모 님이 1,099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아니, 그보다 다른 멤버는?]
[아즈모 님이 10,099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내가 돈을 가지고 실수를 하다니.]
당혹감 넘치는 아즈모의 반응, 그 반응 미다스가 도리어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아즈모님이 왜 이렇게 당황하시지? 쓰라고 선물 주신 거 아닌가?’
그냥 깜짝 공개한 것도 아니고 아즈모가 준 선물을 입혔는데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건 미다스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바.
물론 방송은 계속됐다.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미다스가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예, 이번에도 솔로 플레이입니다.”
중원 길드를 홀로 맞상대하겠음을.
사실 미다스 입장에서는 이상할 게 없었다.
‘뭐, 애초에 이벤트 매치이고 대전료까지 두둑하게 받았는데 쇼맨십을 제대로 보여줘야지.’
딱히 승패가 매우 중요하지도 않은 말 그대로 이벤트 매치.
더욱이 중원 길드는 어마어마한 대전료마저 지불해줬다.
그렇다면 중원 길드를 위해서라도 최대한 화끈한 쇼맨십을 보여주는 게 당연지사.
‘뭐, 솔직히 추가 멤버가 필요없는 것도 사실이고.’
무엇보다 미다스는 지금 이 전력으로 충분히 승부를 해볼만한 자신이 있었다.
“방송일은 이틀 후! 그럼 그때 뵙겠습니다!”
그것으로 라이브 방송이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