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230화 (230/485)

230화.  < 74화. 존버 (2). >

5.

프로 선수들의 세계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적당한 연습 1백 번을 하는 것보다 절체절명의 순간 한 번을 경험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두 경우의 차이는 긴장감이었다.

평소 다니던 길은 수백 번을 다녀도 딱히 기억에 남지 않지만, 갑자기 트럭이 튀어나와 치일 뻔한 기억은 뇌리에 영원토록 남듯이.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평범하게 게임을 할 때보다는 치열하게 할 때 게임 실력이 훨씬 더 빨리 늘어났다.

하물며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상대해본 적 없는 몬스터 무리를 상대로, 어떻게든 최단 시간 내에 가장 효율적인 전투를 치러야 하는 여러 부담감 속에서 시간을 초 단위로 계산하면서 게임을 한다면?

지금 미다스가 블랙 하이에나를 상대로 놀라운 전투 능력을 보여주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단순히 데미지가 세다는 게 아니었다.

퍼엉!

[블랙 하이에나를 처치했습니다.]

데미지가 센 것은 솔직히 실력이 아니라 아이템 그리고 스탯에서 나오는 것.

미다스가 보여주는 건 말 그대로 실력이었다.

일단 스텝부터가 달랐다.

파밧!

뒤로 거듭 발걸음을 옮김에도 미다스의 움직임은 앞으로 갈 때만큼 빨랐다.

‘왼쪽으로.’

그리고 앞으로 갈 때만큼 방향 전환도 자유자재였다.

백스텝을 밟는 게 그저 잘한다 수준을 넘어 이제는 아예 앞으로 갈 때만큼 익숙해졌다는 의미.

더욱이 미다스는 그저 무작정 뒷걸음질을 치는 게 아니었다.

크르르!

커헝!

자신을 향해 몰려오는 블랙 하이에나들, 그들의 행동을 완벽하게 예측하고 그에 맞게 대응하고 있었다.

지금도 그랬다.

커헝!

블랙 하이에나가 몸을 날리는 순간 미다스가 옆으로 방향을 틀었고, 자연스레 미다스를 쫓던 블랙 하이에나들이 한데 뒤엉킨 채 그대로 멈추어버렸다.

그사이 백스텝을 밟아 단숨에 거리를 벌린 미다스가 손에 쥔 불덩이를 던졌다.

그렇게 던진 불덩이는 격한 움직임 속에서도 정확히 표적의 황금빛 과녘에 명중했다.

퍼엉!

[블랙 하이에나를 처치했습니다!]

그 데미지는 당연히 압도적!

이것만으로도 이미 블랙 하이에나 사냥에는 도가 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

그러나 미다스에게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게 하나 더 있었다.

커헝!

커헝!

덤벼드는 블랙 하이에나 무리들, 한데 뒤엉킨 탓에 그 숫자를 육안으로 명확히 가늠하기 힘들었으나 미다스에게는 아니었다.

‘남은 건 네 마리.’

미다스의 눈에는 그 몬스터들의 숫자가 명확하게 보였다.

보이지 않는 곳, 사각에서의 위협마저 보고 대응할 수 있다는 것.

‘두 마리 더 달려들고.’

여기에 하나 더 미다스의 시선은 황무지 같은 메마른 땅에서도 몬스터의 존재를 확실하게 구분했다.

정보가 보인다, 그 사실이 이제 미다스에게 전천후로 적용되는 수준에 이른 덕분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위험은 없었다.

“사역마 아이스 애로우, 사역마 라이트닝 애로우.”

두 사역마를 통해 마법 화살을 발사하면서 HP를 깎아내는 한편 미다스 본인도 비어 버린 탄창을 채웠다.

“파이어 스피어 앤 아이스 스피어 앤 라이트닝 스피어.”

트리플 캐스팅을 통해 비어버린 탄창을 채운 후 확실하게 덤벼드는 몬스터를 피하며 공격을 가했다.

[블랙 하이에나를 처치했습니다.]

그렇게 전투를 마친 후에 미다스의 몸 어디에도 흙먼지가 묻은 흔적은 없었다.

깔끔한 전투를 치렀다는 증거.

그 증거를 확인한 미다스가 나지막이 말했다.

“혹시 나 천재였나?”

그때였다.

“주인님의 영광을 위하여!”

“위하여!”

가까운 곳에서 들리는 골드와 실버의 목소리가 미다스가 고개를 돌려 그 둘을 바라봤다.

그러자 보이는 광경은 놀랍기 그지없었다.

일단 가장 먼저 보이는 건 골드였다.

푸슈!

그야말로 번개처럼, 블랙 하이에나가 쫓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손에 쥔 파투의 단검으로 블랙 하이에나의 몸을 이리저리 찌르는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선배님에게 물려받은 대검의 맛을 보아라!”

그렇게 저주를 걸린 녀석들을 블랙 클레이모어를 든 실버가 놀라운 공격 속도로 내리쳤다.

콰직!

마치 공장 기계처럼 절묘하게 맞물리는 골드와 실버의 공세에 블랙 하이에나들이 빠르게 제거되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역시 처음부터 가능했던 건 아니었다.

“선배님, 이제 좀 싸울 만합니다!”

“그래, 이제야 좀 가소로워 보이는구나!”

거듭 누적된 전투 경험 속에서 최적화가 된 것.

그러한 최적화를 이룩한 것은 또 있었다.

크-왕!

럭키, 거대화 모드 상태로 변한 녀석 역시 블랙 하이에나를 그야말로 유린했다.

그 느낌은 골드와 실버와 달랐다.

골드와 실버가 기계 같다면 럭키는 야성, 그 자체였다.

쾅!

덤벼드는 놈들을 몸통박치기로 무너뜨린 후에, 개중 한 마리를 덥석 물어버리는 럭키.

케헹!

그리고 그렇게 물어뜯은 블랙 하이에나를 하늘 높이 내던지는 모습에 기계적인 계산은 조금도 없었다.

꾸우!

동시에 럭키가 하늘 높이 내던진 녀석 중 하나는 그대로 잭팟의 먹잇감이 되었다.

그렇게 단숨에 한 마리를 공중에서 낚아챈 잭팟은 그 놈을 더 높이 들어 올린 후에 그대로 럭키 주변에 몰려든 블랙 하이에나 무리 위로 투척했다.

퍼억!

그 투척 공격에 블랙 하이에나들이 볼링핀 쓰러지듯이 바닥에 쓰러졌다.

크르르!

그렇게 쓰러진 무리들은 어느 순간 다가온 럭키의 그림자가 조용히 물어뜯었다.

‘아, 진짜 이거 방송했으면 또 엑스트라 됐겠네.’

앞서서 나름 천재 아닐까? 했던 생각이 산산조각이 나는 순간.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그보다 얘네들도 주인 잘못 만나서 다들 개고생이네, 개고생이야.’

저렇게 놀라울 정도의 전투를 보여준다는 것은 블랙 하이에나와의 치열한 전투를 쉼 없이 치러왔다는 증거.

‘얘들아 조금만 버텨. 내가 나중에 호강하게 해줄게.’

[블랙 하이에나를 처치했습니다.]

[퀘스트 조건을 완료했습니다.]

이윽고 전투가 종료되는 순간, 미다스의 귓속에 그토록 들리던 알림이 들렸다.

‘어?’

“끝났어?”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알림에 미다스가 믿기지 않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인벤토리의 아이템이 변화했습니다.]

이내 들린 알림에 인벤토리를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미다스는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아라의 깃털모자다!’

자신이 퀘스트를 완료했음을.

“드디어 해냈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그때 숨 돌릴 틈조차 주지 않으려는 듯 바로 퀘스트 하나가 귓속을 파고 들었다.

'응?'

그와 동시에 미다스가 눈앞에 발자국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 끝에 붉은 빛기둥이 하나 솟구쳤다.

[아라의 발자국]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229레벨 이하

- 퀘스트 내용 : 아라가 당신을 한 번 더 시험하고자 한다. 아라의 발자국을 따라 그 끝에 이동하자. 단, 발자국에서 벗어나는 순간 발자국은 사라지고 퀘스트는 실패한다.

- 퀘스트 보상 : 아라의 청동 장갑

!퀘스트 완료 시 ‘아라의 마지막 유품’ 진행 가능

!퀘스트 실패 시 ‘조사 완료’ 진행 가능

마지막으로 퀘스트 창이 등장하는 순간 그리고 내용을 보는 순간 미다스는 안 좋은 예감을 느꼈다.

‘아, 이거 딱 봐도 가는 도중에 습격당하는 건데…….'

6.

안 좋은 예감은 언제나 적중하는 법.

미다스의 상황이 그러했다.

“씨발 진짜!”

그의 예상대로 아라의 발자국의 따라 이동하는 그를 향해 새로운 블랙 하이에나 무리가 덤벼들었다.

더욱이 전투 상황은 앞선 상황보다 좋지 않았다.

앞선 상황에서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지금 미다스는 아라의 발자국 밖으로 벗어날 수 없는 상황.

기찻길 위의 기차와 다를 바 없었다.

‘이제 좀 할 만해지니까, 변형 문제가 나오다니!’

블랙 하이에나와의 전투에 적응하며 그나마 여유를 가지게 되나, 싶었던 미다스 입장에서는 욕지거리가 나올 상황.

반대로 말하면 기회였다.

언제나 그렇듯 훈련에 적응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그 훈련의 효율은 극히 떨어지는 법 이런 식으로 방식을 바꾸는 것은 훈련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이 빌어먹을 쓰레기 게임! 플레이어가 게임을 편히 하는 꼴을 못 보네, 못 봐!”

물론 미다스 입장에서는 그저 쌍욕이 나올 만한 상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당연히 이동하는 속도는 무척이나 느릴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아라의 발자국은 무척이나 길었다.

‘아니, 몇 시간 째 이동했는데 여전히 멀리 보이네.’

느린 속도이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4시간 동안 이동했음에도 목적지를 가리켜는 붉은 기둥과의 거리는 조금도 좁혀지지 않았을 정도.

‘설마 이틀 이상 걸리는 거 아니지?’

그 사실에 미다스의 머릿속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

미다스, 그가 발자국의 끝에 도달한 것은 아라의 발자국 퀘스트를 진행한지 3일차였다.

“아……."

발자국의 끝에 도착한 미다스는 너무 지친 듯 그 사실에 환호조차 내지르지 않았다.

그저 잠시 동안 멍하니 빛의 기둥을 바라만 볼 뿐.

그렇게 한없이 시간을 보내던 미다스가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이 게임 만든 인간, 진짜 또라이 새끼인 게 분명해.”

아득바득, 이를 간 후에야 비로소 미다스가 붉은빛 기둥을 내뿜는 것을 확인했다.

기둥을 내뿜는 건 자그마한 상자였다.

형태는 흔히 생각하는 보물 상자의 모습, 그러나 너무나도 오랜 세월 속에 휘말린 듯 낡아 빠진 모습이 값비싼 보물 따위는 들어있지 않을 듯했다.

미다스가 그 상자에 손을 댔다.

[상자가 당신의 발걸음을 검사합니다.]

[당신이 시험에 합격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윽고 들리는 알림에 미다스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보이는 거 믿고 전투 없이 왔으면 실패했겠네.’

발자국에서 멀어졌음에도 운 좋게 이 상자를 찾았을 경우마저 대비한 시스템을 향해 미다스가 비웃음을 머금는 상자가 자신의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건 닿는 순간 파상풍에 걸릴 듯이 녹이 잔뜩 쓴 청동 장갑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쓰레기 통 속에 쓰레기가 나오는 순간.

허나, 미다스의 시선은 달랐다.

"어?"

도리어 이 순간 미다스는 앞서 치른 고생이 무색해질 만큼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라의 청동 장갑]

- 등급 : 레전더리

- 착용 가능 레벨 : 193레벨 이상.

- 아라가 끼고 다니던 청동으로 만든 장갑이다. 착용자의 손을 무겁게 만들지만, 그만큼 강력한 힘을 준다.

- 모든 능력치 +345

- 습득 시 귀속 (거래 불가)

- 착용 시 캐스팅 속도 50퍼센트 감소

- 착용 시 마법 데미지 25퍼센트 증가

보이는 옵션은 아라의 깃털 모자와 비슷했다.

다른 것은 이번에는 캐스팅 속도가 감소한다는 것.

어쨌거나 대단한 옵션이었다.

‘잠깐만.’

그러나 미다스의 머릿속을 채운 건 지금 눈에 보이는 아이템이 아닌 마지막 하나 남은 아라의 유물이었다.

‘설마 마지막 유물은 마력 소모량 50퍼센트 증가하고, 마법 데미지 25퍼센트 증가하는 거 아니야?’

아라의 마지막 유물이 어떤 옵션일지.

‘정말 그러면 세트 옵션까지 포함하면…….'

그리고 정말 옵션이 자신의 예상대로라면 모든 아이템을 착용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75퍼센트 증가에, 능력치 증가, 추가 데미지 옵션…….'

이윽고 계산을 마치고 나온 결과를 가늠하던 미다스가 실소를 지었다.

“허허.”

그 실소와 함께 미다스가 고개를 절레저렐 흔들었다.

‘에이, 설마. 그게 될 리가 없잖아?’

그렇게 제 스스로 내놓은 결과를 부정하는 미다스가 손을 내밀어 아라의 청동 장갑을 집어 들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19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들리는 알림에 미다스는 더 이상 조금 전의 결과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전쟁만을 위한 용이 당신에게 새로운 기회를 줍니다.]

지금 해야 하는 것은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는 것, 그 사실에 집중할 뿐.

그 사실을 앞둔 미다스가 길게 숨을 고른 후에 고개를 돌렸다.

“럭키야!”

호우우우!

주인의 부름에 럭키가 설명따윈 필요없다는 듯 바로 그 자리에서 앉아 하울링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실버가 놀라며 골드를 향해 말했다.

“선배님, 저 나쁜 개가 무엇을 하는 겁니까?”

“흥, 별 소용도 없는 짓을 하는 것뿐이다. 오히려 저 나쁜 개 때문에 부정을 타서 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퉁명스러운 골드의 대답에 실버가 고개를 갸웃하는 사이 미다스의 귓속에 다시금 알림이 들렸다.

[기회를 사용하시겠습니까?]

“예."

그렇게 대답을 마친 미다스의 눈앞에 100장, 똑같은 뒷면을 가진 카드들이 눈앞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 카드들이 저마다의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 속에서 미다스의 눈이 바로 코앞에서 황금빛으로 내뿜는 카드에 그대로 꽂혔다.

[블리자드]

- 스킬 등급 : 레전더리

- 스킬 효과 : 얼음 덩어리를 품은 구름을 소환한다. 스킬 랭크가 오를수록 떨어지는 얼음 덩어리의 개수와 크기가 증가한다.

블리자드!

그것을 보는 순간 미다스가 곧바로 럭키를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

“럭키야, 나왔다!”

왕!

그 손짓에 럭키가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들었고, 그 광경을 본 실버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선배님, 별 소용이 없는 것 같은데 주인님의 반응이 왜 저럽니까?”

짝짝짝!

그러나 실버의 그 질문에 골드는 대답 대신 박수를 치며 소리쳤다.

“주인님, 역시 저는 주인님께서 바라시는 결과가 나오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실버가 선배로부터 좋은 것을 배우는 순간.

“블리자드라니, 진짜 이게 나오네!”

왕!

“그래, 럭키야. 이게 진짜 비싼 스킬이거든.”

왕!

“당연히 비싼 만큼 위력이 끝장나지. 범위 마법 중에서 데미지도 데미지인데 이게 연속해서 데미지가 들어가거든. 얼음을 맞을 때마다 데미지가 들어가는 거지. 진짜 지금 당장 내가 써도……."

그러한 야단법석 속에서 미다스가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그대로 굳어버렸다.

왕?

주인의 그 굳은 모습에 고개를 갸웃하는 럭키, 그러나 미다스의 눈에 그런 럭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맙소사.’

지금 이 순간 미다스의 머릿속은 자신이 부정했던 결과만이 가득할 뿐이었으니까.

7.

- BJ대마도사 찾은 사람?

ㄴ BJ대마도사 위치 제보해주시면 1천 골드 드립니다!

숨은 BJ대마도사 찾기 이벤트의 여파는 생각보다 훨씬 더 컸다.

“어우, 미치겠네.”

“왜?"

“나한테 BJ대마도사 위치 알려달라는 전화만 어제 열 통을 받았어.”

“너도? 나도 받았어. 최초 발견자 되면 반으로 나눠주겠다고.”

여전히 최초 발견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

100만 달러, 상상 이상의 상금의 당첨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사람들의 몸은 달아오를 수밖에 없었다.

물론 마냥 좋기만 한 건 아니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외도로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

“그런데 이래도 될까? 라이브 방송 안 한지 2주째잖아?”

“BJ대마도사 게임 접은 거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고.”

“의견만 나오면 다행이지, 구독자 증가 추이나, 영상 조회수 증가세가 꺾였어.”

너무나도 오랜 시간 라이브 방송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유증이 이제는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 사실을 박영준도 모르지 않았다.

‘버텨야 한다.’

그럼에도 박영준은 서두르지 않았다.

‘중원 길드라는 거물을 상대해야 하는 길이야. 손해 보는 게 무섭다고 해서 서둘러서는 안 돼.’

도박판에서 당장 눈앞의 손해를 두려워하면서 무리하다가는 결국에는 게임 자체에서 패배한다는 것을 박영준은 잘 알고 있었으니까.

‘대답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그렇기에 그는 BJ대마도사를 재촉하지도 않았다.

결국 이 상황에서 가장 부담을 많이 느끼는 건 BJ대마도사, 본인일 테니까.

그렇게 말없이 툭툭, 손가락으로 제 머리를 두드리던 박영준의 고막을 스마트폰의 알림이, 이메일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알림이 가볍게 두드렸다.

박영준이 곧바로 내용을 확인했다.

‘아즈모?’

발신자는 아즈모.

내용은 간단했다.

[스몰 파크 랭킹 1위 달성 축하합니다. 선물을 보냅니다.]

그 내용을 확인한 박영준은 미소 대신 도리어 싸늘한 눈빛을 품었다.

‘아즈모가 걱정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건가?’

아즈모의 의도를 모를 리 없기에.

그렇게 싸늘한 눈빛을 보내는 박영준, 그때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새 메일이 도착했다.

‘BJ대마도사!’

이번 발신자는 다름 아닌 BJ대마도사.

그가 보낸 내용 역시 간단했다.

[일주일만 기다려 주시면 라이브 방송이 가능할 듯합니다.]

그러나 그 내용이 가지는 무게감은 간단한 수준이 아니었다.

‘답을 찾았구나!’

누가 보더라도 불가능한 상황을 타개할 무언가를 찾았다는 내용.

‘일주일이 필요하다, 이거지. 그건 일도 아니지.’

그것을 보는 순간 박영준 역시 준비해 놓은 카드를 꺼냈다.

“지금 숨은 BJ대마도사 찾기 반응 어때?”

박영준의 물음에 직원 한 명이 대답했다.

“나쁘진 않은 듯한데, 슬슬 가라앉는 듯합니다.”

“그래? 그럼 금액을 올리자고.”

“예?"

갑작스러운 말에 놀라는 부하 직원들을 향해 박영준이 손가락 세 개를 펴며 말했다.

“3배로 올려.”

“3만 달러요?”

그 순간 경악하는 직원들, 그 앞에서 박영준이 웃으며 말했다.

“최초 발견자 상금도 당연히 3배로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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