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228화 (228/485)

228화.  < 73화. 숨은 BJ대마도사 찾기 (3). >

7.

[어느 주술사의 유품]

- 등급 : 레전더리

- 착용 가능 레벨 : 193레벨 이상

- 어느 주술사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깃털 모자다. 매우 강력한 힘이 잠재되어 있다.

- 모든 능력치 +333

- 습득 시 귀속 (거래 불가)

- 퀘스트 완료 시 아이템 능력 해방

어느 주술사의 유품.

당장 보이는 아이템의 옵션은 보잘 것 없었다.

아니, 보잘 것 없는 수준을 넘어 어째서 이런 아이템에 레전더리 등급을 줬는지 의문이 들 정도, 유니크 등급조차 아까울 정도의 옵션이었다.

그러나 미다스의 눈에는 달랐다.

!쿨타임 50퍼센트 증가

!마법 데미지 25퍼센트 증가

그의 눈에 보이는 숨겨진 옵션은 놀라운 수준, 그 이상이었으니까.

‘진짜? 진짜 이 옵션이 적용된다고?’

미다스 본인이 제 눈을 의심할 정도.

그럴 만큼 놀라운 옵션이었다.

‘쿨타임이 1.5배 느는 조건으로 데미지 1.25배 증가라니?’

산술적으로는 비효율적이었다 .

쿨타임이 1.5배 는다는 건 주어진 시간 동안 그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횟수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

허나, 게임이란 그런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었다.

‘가뜩이나 요즘 마법이 너무 많아서 쿨타임 꼬이는데, 이거면…….'

당장 미다스만 하더라도 보유한 마법의 개수가 너무 많아진 탓에 가진 마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력난도 해결 가능하다.’

반면 더 강한 마법을 쓰지만 그렇다고 마력 소모량이 추가로 늘어나는 것도 아니었다.

결론을 내리자면 평소보다 1.25배 이상의 화력을 퍼붓는 대신, 마력 소모량은 그대로라는 것.

‘그리고…….'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세트 아이템 2개 장착 시 모든 능력치 +15퍼센트

!세트 아이템 3개 장착 시 마법 데미지 +15퍼센트

이 아이템에는 세트 아이템 옵션마저 존재했다.

‘세트 옵션이 있다는 건…….'

그 옵션마저도 놀랍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미다스를 더 놀라게 하는 건 세트 아이템 옵션이 아닌 세트 아이템의 존재, 그 자체였다.

‘이거 말고 같은 게 2개 더 있다는 의미.’

이 놀라운 수준의 아이템과 비슷한 급의 아이템이 더 있다는 것.

‘나타르사 때랑 같다.’

물론 미다스는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당장에 얻을 수 있는 과실이 아니라는 것을.

당장 186레벨인 미다스는 이 아이템을 착용할 수조차 없었다.

‘퀘스트를 공략해야 해.’

그리고 이 아이템 효과는 숨겨진 옵션, 결국 퀘스트 진행을 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었다.

‘공략만 하면, 화끈하게 가는 거다.’

마지막으로 이 달콤한 과실을 앞두고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후후후, BJ대마도사는 죽지 않는 법.”

그 기대감을 품은 미다스가 곁에 있는 동료들을 보며 말했다.

“얘들아 기다려라, 주인님이 다시 한 번 더 캐리해줄게.”

그렇게 자신감 넘치는 말과 함께 미다스가 새로이 얻은 퀘스트 내용을 확인했다.

[어느 주술사의 유품]

- 퀘스트 랭크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229레벨 이하

- 퀘스트 내용 : 어느 주술사의 유품을 얻었다. 신비한 힘이 봉인되어 있다. 아무래도 그 힘의 주인에게 인정을 받아야 할 듯하다. 글라라에게 방법을 물어보자.

단, 인정을 받는 와중에 사망 시 퀘스트는 실패한다.

- 퀘스트 보상 : 알 수 없음.

!퀘스트 보상 : 아라의 깃털 모자

!퀘스트 완료 시 ‘아라의 발자국’ 진행 가능

!퀘스트 실패 시 ‘조사 완료’ 퀘스트 진행 가능

‘오케이.’

퀘스트 내용을 파악한 미다스가 곧바로 NPC글라라에게 질문을 건넸다.

“이 아이템의 주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 질문에 NPC글라라가 대답했다.

“스승님의 유품의 주인으로 인정받기를 원하신다면…… 스승님께 직접 물어보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깃털 모자에 잠시 접근해 무어라 속삭인 NPC글라라가 고개를 끄덕인 후 말했다.

“스승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뭐라고?”

“이 주변에 등장한 그 괴물들을 처치하라고 하셨습니다.”

괴물들을 처치하라.

그 말에 미다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그럼 몇 마리나 잡아드릴까요.”

‘까짓것 한 번 잡아보지 뭐!’

어느 때보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 미다스, 그런 미다스의 질문에 NPC글라라가 대답했다.

“괴물을 처치하라 하셨습니다.”

똑같은 대답에 미다스가 고개를 갸웃하면서 되물었다.

“아니, 그러니까 몇 마리 잡으면 될까요? 무리 10개쯤 제거하면 될까요?”

“아뇨, 괴물을 처치하라 하셨습니다.”

“아니, 그러니……."

그 순간 미다스의 얼굴 위에 피어오른 자신감이 아스팔트 위 눈 녹듯 사라졌다.

그리고 그 사라진 자리를 딱딱하게 굳은 돌덩이로 대신한 미다스가 소리쳤다.

“설마 전부?”

그 말에 NPC글라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미소 지은 채 고개를 끄덕일 뿐.

8.

공연 중에 본 공연보다 공연 후가 더 뜨거워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BJ대마도사의 고리 원숭이 삼형제 라이브가 그러했다.

라이브 방송 당시에도 1천만 명이 넘는 시청자를 기록했던 그 방송의 열기는 도리어 방송 이후 더 커졌다.

- 와, 고리 원숭이 삼형제 레이드 영상 나온 지 24시간 만에 5천만 돌파했네.

그 열기가 표출된 곳은 고리 원숭이 삼형제 레이드 영상이었다.

원래 BJ대마도사의 경우에는 라이브 방송 이후 편집 영상도 조회수가 높기는 했다.

- 이번 건 1억 가뿐히 넘는 정도가 아니라, 그 이상도 되겠는데?

ㄴ 최소 3억 본다.

그러나 이번 고리 원숭이 삼형제 영상의 경우에는 그 조회수가 오르는 속도가 평소의 배, 그 이상이었다.

- 인기 터질 수밖에 없지. 개척자의 땅 솔로 플레이하려는 분이신데.

그 폭발적인 반응의 원인은 BJ대마도사의 개척자의 땅 솔로 플레이 소식이었다.

BJ대마도사가 고리 원숭이 삼형제를 잡았다! 라는 것보단 BJ대마도사가 개척자의 땅에서 솔로 플레이를 한다! 라는 게 훨씬 더 임팩트가 큰 이야깃거리였으니까.

본인이 직접 솔로 플레이를 선언한 바는 없었지만, 이미 여론은 답을 정해놓은 상태였다.

- 솔로 플레이 당연히 하겠지?

ㄴ 이 정도 퍼포먼스 보여주고 파티플 한다고 하면 배신이지.

ㄴ BJ대마도사 성격상 무조건 솔로지!

ㄴ BJ대마도사 = 솔로, 공식 외워두세요.

이제는 솔로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대역죄인이 되는 상황 속에서, 라이브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역으로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대체 BJ대마도사가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줬기에 모두가 솔로 플레이를 당연시하는 것인지.

조회수가 늘어나는 만큼 BJ대마도사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는 숫자도 늘어났다.

- 와, 끝내주네. 이 정도면 솔로 플레이 할 만하지.

ㄴ 그래서 개척자의 땅에 언제 간데?

자연스레 BJ대마도사의 개척자의 땅 입성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 지금 무대나무 숲 떠남?

ㄴ 아직 개척자의 땅으로 갔다는 내용은 없음.

그러나 관심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 모두가 바라는 소식은 쉬이 들리지 않았다.

- 무대나무 숲에 남아있다는 거네?

ㄴ 레벨 좀 올리려나 봄.

물론 그 사실에 당장 의문을 가지는 이는 없었다.

- 각 잡고 가려는 모양이네.

- 시작부터 씹어먹겠다, 이거지.

오히려 BJ대마도사가 진짜 제대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뿐.

- 오늘은 소식 없음?

ㄴ 없음.

그러나 하루이틀이 지난 후에도 그리고 사나흘이 지난 후에도 이렇다 할 소식이 없자,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 무대나무 숲에서 BJ대마도사 본 사람? 안 보이던데?

- 개척자의 땅에도 없음. 분명 개척자의 땅에 오려면 퀘스트를 받아야 할 텐데?

무엇보다 어디에서도 BJ대마도사를 찾을 수가 없었다.

- 아니, 이게 말이 됨? BJ대마도사가 혼자도 아닌데, 아무도 그를 발견 못한다는 게?

이쯤 되자 루머가 붙기 시작했다.

“BJ대마도사 요즘 안 보인다면서?”

“게임 접었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인가?”

BJ대마도사가 게임을 접었다는 소문부터.

“암살당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암살?"

“킬러한테 저격을 당했대.”

“왜?"

“너무 게임을 잘해서.”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는 소식까지.

“혁주야 넌 뭐 들은 거 없어?”

이혁주에게 있어서는 미쳐 날뛸 수 있는 무대였다.

“듣긴 했는데……."

그러나 막상 이 루머와 관련한 이혁주의 반응은 시큰둥하기 그지없었다.

“했는데?”

“……이게 영 신빙성이 없어서요.”

“뭔데?”

오히려 그 시큰둥한 이혁주의 반응에 관심이 집중됐고, 그 관심 속에서 이혁주가 말을 꺼냈다.

“BJ대마도사가 애인한테 게임하는 거 걸려서 게임 금지당했다는 소문이거든요.”

그리고 나온 말에 좌중의 모든 이들이 동시에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에이, 말도 안 되는 소리. 상남자 중의 상남자인 BJ대마도사가 애인이 하지 말라고 게임을 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

“상남자인 BJ대마도사는 애초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애인을 만들지 않고도 남지.”

“아무렴. 혹여 있었어도 헤어졌겠지.”

“아니, 애초에 애인이란 단어 자체를 망각하고 있을 거야.”

그때였다.

모두가 BJ대마도사가 애인이 없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열거할 무렵, 안에 있던 한 명이 말했다.

“현우네.”

등장하자마자 카운터 근처의 냉장고 앞에서 에너지 음료를 꺼낸 후에 마시는 정현우의 모습에 한 명이 툭 말을 던졌다.

“요즘 현우, 각 잡고 게임하는데 무슨 일 있어? 초창기보다 더 빡세게 하는 거 같은데?”

그 물음에 이혁주가 조심스레 말했다.

"저번에 잠깐 통화하는 게 들렸는데, 병원하고 통화하는 것 같았어요.”

“병원? 아.”

그 이상 이야기는 필요 없었다.

이곳에 있는 이들 대부분은 정현우의 사정을 대략적이나마 알고 있었으니까.

‘형한테 안 좋은 일 생긴 모양이구나.’

‘형도 형인데, 조카도 있으니…….'

‘어이구, 불쌍한 현우.’

그런 상황에서 굳이 본인에게 좋을 리 없는 이야기를 본인 없는 자리에서 하는 건 실례일 터.

물론 정현우가 지금 열심히 게임을 하는 이유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달랐다.

‘이제 반쯤 해치운 거 같다.’

어떻게든 빨리 어느 주술사의 유품 퀘스트를 완료해야 한다는 것.

달리 말하면 정현우 역시 인지하고 있었다.

‘미치겠다, 라이브 방송 한 번 해야 하는데…….'

라이브 방송의 공백이 길어지면 좋을 게 없다는 것을.

그러니 최대한 빨리 퀘스트를 완료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냥 신변잡기 방송은 안 돼.’

중요한 건 BJ대마도사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그저 평범한 방송은 안 된다는 점이었다.

‘블랙 하이에나 사냥도 그래. 지금처럼 아등바등 잡는 건 안 돼. 화끈하게 잡아야지.’

일반 몬스터를 상대하더라도 압도적으로!

그렇지 않고서는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했다.

‘193레벨 찍고, 아라의 깃털 모자 확보하면 시간을 최소 7분대까지 낮출 수 있어.’

그것을 위해서라도 지금 하는 것은 완벽하게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

물론 이건 정현우의 사정이었다.

‘라이징 스타 채널에 어떻게 양해를 구하지?’

라이징 스타 채널 입장에서는 이런 정현우의 심정을 현재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사실 이건 정현우의 실수였다.

‘아, 그냥 처음에 제대로 말했어야 했어. 괜히 멋진 모습 보여주겠다고 했다가…….'

처음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라고만 말했을 뿐 자세한 사정은 말해주지 않았다.

이번 퀘스트가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을뿐더러 정현우 입장에서는 강해지는 과정에 대한 양해보다는 스펙업을 마친 후에 그걸 말해주고 싶은 탓이었다.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단 바로 강해진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인상적인 법이니까.

그러다가 결국 말할 타이밍을 놓쳤다.

‘두 번째네.’

더불어 이런 식으로 시간을 날리는 게 이번이 두 번째였다.

‘사장님 볼 낯이 없다.’

정현우 입장에서는 그저 라이징 스타 채널 그리고 사장님에게 미안한 마음만이 가득할 뿐.

그때였다.

정현우가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똑같은 실수를 세 번은 해서는 안 된다, 라는 각오를 다질 무렵.

“스몰 파크 랭킹 갱신됐다. 1위 바뀌었어!”

“1위가 바뀌었다고? 그럼?”

“BJ대마도사가 1위 찍었어!”

휴게실에서 들려오는 떠들썩한 소리에 정현우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진짜?’

스몰 파크 랭킹 1위!

‘내가?’

사실 그건 이미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된 내용이었다.

200레벨 이하 플레이어들 중에 과연 누가 고리 원숭이 삼형제를 혼자 잡을 수 있을까?

떼놓은 당상이라도 그 상을 받을 때는 감격할 수밖에 없는 법.

더욱이 정현우는 밑바닥까지 떨어졌던 자 아닌가?

별거 아닌 놈이 은퇴까지 했다가 다시 복귀해서 신인왕을 받는 셈.

‘아.’

난생처음 받아보는 그 기념비적인 결과물에 정현우가 벅차오르는 감격에 전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정현우의 머릿속에 아이디어 하나가 번뜩였다.

‘1위 기념으로 라이브 방송하면 되지 않을까?’

이걸 빌미로 라이브 방송을 하면, 어쨌거나 시간을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래, 이거야!’

급조된 것 치고 나쁘지 않은 계획에 정현우가 라이징 스타 채널과 연락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드는 순간, 또 다른 소식이 들렸다.

“라이징 스타 채널에서 BJ대마도사 1위 기념 공지 올렸네. 응? 이벤트도 하네?”

‘이벤트?’

멈칫하는 정현우의 귓속으로 재차 이야기가 들렸다.

“숨은 BJ대마도사를 찾으면 상금을 주겠다는데?”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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