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214화 (214/485)

214화.  < 69화. 미싱 링크 (1). >

1.

기대가 크면 실패했을 때의 실망도 큰 법.

반대로 기대가 크면 성공했을 때의 환호 역시 더 컸다.

- BJ대마도사가 해냈다!

- 와, 진짜 이렇게 해낼 줄이야!

- BJ대마도사가 압도했다!

이번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 결과에 대해 세간이 예상보다 더 격렬하게 환호하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단순한 성공이 아니라 대성공이었으니까

더욱이 환호성이 나올 만한 대목도 여러 가지였다.

- 라이브 실시간 시청자 1천만 돌파다!

- 지금은 BJ대마도사가 대세라니까!

- 아직도 BJ대마도사 코인 안 탄 흑우 없제?

그중 하나는 바로 라이브 시청자 숫자 1천만 명 돌파!

물론 이미 앞선 라이브 방송에서 실시간 시청자 수 9백만을 돌파했었다.

때문에 1천만 달성은 떼놓은 당상이었으나, 그렇다고 해도 대단하고 축하할 일이란 건 변함이 없었다.

- 응, 미니 골드가 다 했어.

ㄴ 미니 골드 귀엽더라.

ㄴ 귀엽고 무섭지.

ㄴ 그렇게 귀여움?

ㄴ 장난 아님.

ㄴ BJ대마도사랑 비교해서 얼마나 귀여움?

ㄴ 그딴 이상한 거랑 비교하면서 나의 BJ골드를 모욕하지 마!

여기에 하나 더, 골드의 새로운 스킬은 BJ대마도사에 별 관심이 없는 이들도 관심을 가질 만한 요소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 요소는 그것이었다.

- 그런데 이 정도면 개척자의 땅에서도 솔로 플레이 한 번 해볼 만하지 않을까?

과연 BJ대마도사는 솔로 플레이를 계속할 수 있을까?

사실 이제까지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세상 그 누구도 육상 선수가 100미터를 8초에 뛸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처럼.

개척자의 땅은 플레이어들에게 그만큼 남다른 무대였다.

- 에이, 아무리 BJ대마도사라도 그건 힘들지.

ㄴ 대단한 건 알지만, 개척자의 땅에서는 힘들지 않을까?

ㄴ 하더라도 제대로는 못할 듯.

ㄴ 제대로 못하면 안 하는 게 낫지.

물론 BJ대마도사가 개척자의 땅에서 솔로 플레이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었다.

- 그래도 이런 이야기 나오는 거 보면 대단하긴, 대단하네. 아즈모 때도 이런 이야기는 안 나왔잖아?

ㄴ 아즈모가 정령 전사 얻은 후에도 이런 이야기는 안 나왔지.

ㄴ 그러고 보니 아즈모가 정령 전사 얻은 게 개척자의 땅 들어가기 전 아니었나? BJ대마도사도 얻을까?

ㄴ 아즈모 도움 없이는 힘들 듯. 아즈모 외에는 그걸 얻은 이가 한 명도 없잖아?

그러나 분명한 건 거론이 된다는 것부터가 이미 상식을 벗어난 일이라는 것.

어쨌거나 그런 식으로 BJ대마도사의 이름은 라이브 방송 이후에도 거듭, 뜨겁게 언급되고 있었다.

“BJ대마도사다!”

그런 상황 속에서 빅스테이지 위의 도시, 파파투에 BJ대마도사가 등장한 건 이미 끓고 있는 냄비에 폭약을 던지는 것과 같았다.

“BJ대마도사님, 저 라이브 보고 지금 접했어요!”

“끝내줬습니다!”

모두가 미다스의 등장에 환호했다.

그리고 그러한 환호에 미다스가 기꺼이 팬서비스를 했다.

"골드."

“예, 주인님."

“소형화다.”

“예!"

저번 전투의 MVP였던 미니 골드의 모습을 기꺼이 몰려든 팬들 앞에서 보여줬다.

“맙소사, 미니 골드다!”

“진짜 귀엽네. 역시 대세는 골드야. 저런 귀여움마저 가졌는데 이제 럭키랑 상대가 안 되지.”

“럭키의 시대는 저무는……."

“럭키님, 얘가 럭키님 욕합니다!”

“아, 아닙니다, 럭키님! 저는 여전히 럭키님을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골드의 모습에 팬들이 열광으로 보답했다.

그러나 그러한 팬서비스는 오래 가지 못했다.

“어, 저기!”

“하늘 가오리다!”

NPC히투, 하늘 가오리를 타고 그가 등장하는 순간 더 이상 팬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는 사라졌으니까.

“이번에는 대체 뭘까?”

“뭔가 또 대단한 걸 하겠지?”

플레이어들 사이로 즐거운 분위기 대신 기대감이란 분위기가 풍기기 시작했다.

이윽고 하늘 가오리가 내려오는 순간, 그 위에 탄 NPC히투가 미다스에게 말했다.

“일단 가면서 대화를 나누는 게 어떻겠나?”

“예."

그 짧은 대화를 마치고 하늘 가오리에 오르는 미다스에게는 간절함이란 분위기가 풍기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였다.

“부탁한 일은 어떻게 됐나?”

“해냈습니다.”

어느새 하늘 위를 날기 시작한 하늘 가오리.

그 위에서 대화를 잠시 멈추고 인벤토리에서 우두머리 고리 원숭이의 피 아이템을 꺼내 주는 미다스는 간절하게 소망했다.

‘부디 내가 공략할 수 있는 난이도의 퀘스트가 나와라.’

언제 어느 순간 퀘스트 진행 중단이 될지 모르는 미다스의 처지에서는 더 이상 큰 그림을 보는 건 불가능했다.

당장 한 발을 더 내딜 수 있느냐, 없냐, 그것만이 중요할 뿐.

더욱이 미다스의 간절함은 남들과 달리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고리 원숭이 주술사라니, 듣기만 해도 힘들 것 같지만.’

그가 본 히든 정보에 따르면 다음 공략 퀘스트 타이틀은 고리 원숭이들의 주술사!

딱 봐도 고리 원숭이들의 주술사를 냉큼 잡아 오라는 퀘스트 아닌가?

분명 앞서 히투의 물약 퀘스트 난이도보다 낮을 일은 없었다.

아니, 필시 보스 몬스터급일 터.

난이도가 낮은 정도가 아니라 이제까지 미다스가 마주한 그 어떤 퀘스트보다 난이도가 높을 가능성이 컸다.

사실 이 순간 미다스가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하나였다.

‘1대1. 제발 1대1.'

부디 그 고리 원숭이들의 주술사란 놈이 수백 마리가 넘는 고리 원숭이 무리를 이끌지 않고 단독 행동하는 놈이기를.

1대1 만이 미다스가 퀘스트를 공략할 수 있는 유일한 틈이었으니까.

“구해왔군.”

그러한 기도를 알 리 없는 NPC히투는 미다스가 건네준 피를 확인한 후에 곧바로 그것을 안이 보이는 작은 병에 넣었다.

이후 몇 번 병을 흔들자, 그 안에 핏물 대신 시커먼 액체가 등장했다.

그것을 지그시 바라보던 NPC히투가 입을 열었다.

“이 우두머리를 사냥할 때 특별한 일이 있었을 텐데, 설명을 해줄 수 있겠나?”

“우두머리가 괴성을 내지르자, 갑자기 보통의 고리 원숭이들이 우두머리처럼 검게 변색했습니다.”

그 설명에 NPC히투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의 말이 맞았군.”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이어서 들리는 알림에 미다스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런 미다스 앞에서 NPC히투가 입을 열었다.

“신의 힘을 받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네. 하나는 신의 힘이 담긴 무언가를 이용하는 것. 다른 하나는 무엇일 것 같나?"

그 질문에 미다스는 고민이 없었다.

'그야.......'

이미 앞서서 우두머리 고리 원숭이의 포효에 부하 원숭이들이 이름 잃은 신의 힘을 얻는 것을 본 상황.

답을 도출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신을 믿는 것이죠.”

그 답에 NPC히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신을 믿는 것이지. 물론 믿음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 그 과정에는 두 가지가 필요하네."

“두 가지요?”

“하나는 신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신과 신도를 이어질 사제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

그 말에 미다스의 표정이 굳었다.

“그럼……."

앞서 미다스가 경험한 상황을 NPC히투의 말대로 해석한다면, 현재 이름 잃은 신이 존재한다는 것 아닌가?

“좀 더 정확히 파악해야겠지만, 아무래도 자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큰일이 일어나는 모양이야.”

그 말을 마친 NPC히투가 하늘 가오리를 툭툭 몇 번 쳤고, 이내 하늘 가오리가 날아가는 방향을 바꾸었다.

그와 동시에 NPC히투가 손에 든 것을 미다스에게 건네줬다.

“자네가 구했으니, 자네가 가지게.”

자연스레 미다스가 건네준 것을 받았다.

[히투의 물약]

- 등급 : 레전더리

- 효과 : 이름 잃은 신의 힘이 담겨 있는 물약이다. 결코 마셔서는 안 된다.

‘응?’

그것을 본 미다스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보이는 내용 때문이 아니었다.

!저주를 품은 목걸이 업그레이드 재료

그 아래, 미다스만이 볼 수 있는 정보 앞에서 미다스는 잠시 사고를 멈추었다.

그럴 만했다.

‘잠깐만, 저번에 업그레이드 했을 때 붙은 게 리플레이 스킬이었지?’

그가 가진 저주를 품은 목걸이는 업그레이드를 할 때마다 놀라운 결과물을 주었으니까.

‘대박이다!’

상상했던 것 이상의 호재가 나온 셈.

‘아니지.’

물론 다 끝난 게 아니었다.

재료라는 건 결국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는 것.

앞으로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진행을 못한다면 결국 그림 속의 떡일 따름이었다.

‘고리 원숭이들의 주술사, 어떻게든 잡아야 해.’

결국은 다음 퀘스트 내용이 핵심!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것을 알기 위해 미다스가 질문을 던졌고, 그 질문에 NPC히투가 대답을 했다.

“이번 사건을 내게 말해준 이가 있네. 그를 만나러 가는 걸세.”

“그가 누구입니까?”

“고리 원숭이들의 주술사지.”

“예?”

미다스가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 NPC히투가 마저 말을 했다.

“내게 이 상황을 알려준 게 다름 아니라 고리 원숭이들의 주술사네. 그러니 그에게 답을 찾아야지."

그제야 비로소 미다스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다행이다. 싸우는 게 아니었구나.’

아무래도 당장은 문제가 생기지 않을 터.

물론 미다스는 긴장을 풀지 않았다.

‘그래도 그다음은 모르지.’

그 각오를 품은 채 미다스가 정면을 바라봤다.

‘제발.’

그런 그의 눈에 무대나무 위에 있는 집 한 채가 들어왔고, 그곳을 향해 NPC히투가 말했다.

“저기네. 저기가 고리 원숭이들의 주술사가 살고 있는 곳이네. 보통은 이렇게 올 수 있는 곳이 아니지.”

그 말에 미다스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화를 멈출 수는 없는 일.

“올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개척자들의 땅으로 가기 전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간절히 노력하는 자들이 닿을 수 있는 곳이지."

이어진 설명에 미다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뭔 개소리야?’

그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으니까

그러나 그러한 의문은 오래 가지 않았다.

“자세한 건 그에게 직접 물어보게.”

2.

흔히 말한다.

호수 위의 백조가 그 우아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쉼 없이 발짓을 한다고.

갓워즈 역시 마찬가지였다.

갓워즈를 대표하는 슈퍼 스타 플레이어들이 라이브 방송, 영상을 통해 보여주는 화려함 아래에는 쉼 없는 노력이 있었다.

“6분 후에 레벨업 사냥을 하시면 됩니다.”

레벨업 사냥이라는 노력이.

아즈모라고 해서 다를 건 없었다.

그 역시 하루 대부분을 레벨업을 위한 사냥에 투자했다.

“시간은?”

그리고 그 투자는 일반적인 플레이어들의 투자와는 차원이 달랐다.

“현재 신체 컨디션으로는 48분 32초 동안 사냥하신 후에 나오시면 될 듯합니다.”

극한의 효율을 뽑아내기 위해 1초 단위로 시간을 계산한 후 투자할 정도.

“준비된 음료입니다.”

당연히 최고의 컨디션을 위한 온갖 종류의 식단 관리, 의학적 지원도 이루어졌다.

아즈모가 게임을 할 때마다 의사 3명을 포함해 무려 11명이 되는 지원팀이 붙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더욱이 아즈모는 게임만 하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가 하는 일 중 중요한 일들 대부분은 게임 속이 아닌 현실에서 이루어졌다.

“라이징 스타 채널 대답은?”

특히 최근에는 게임 밖에서 신경 쓸 일이 더 많아졌다.

그런 아즈모에게 있어 게임에 접속하기 전에 생기는 텀, 그 짤막한 시간은 천금보다 귀한 셈.

“BJ대마도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에 답변해주겠다고 합니다.”

“그게 전부야?”

“예."

그 천금 같은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대화, 그 대화 도중에 갑자기 아즈모가 침묵했다.

길게.

무려 3분이나 고민에 시간을 투자한 아즈모가 이내 입을 열었다.

“두 번째 카드를 준비해.”

“예?”

그 고민 끝에 나온 아즈모의 말에 놀라는 비서를 향해 아즈모가 재차 말했다.

“BJ대마도사가 정령 전사 마법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 그거에 대비하자고.”

이어진 설명에 비서는 예, 라는 대답 대신 반문을 했다.

“그럴 리가 있을까요? 그 정보는…… 우리 쪽도 운 좋게 얻은 것 아닙니까?”

반문을 내뱉는 비서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막연한 확신이 아니었다.

“3년 전 그 방법을 발견한 이후 상황을 지켜봤지만,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습니다.”

“뭐, 그렇지. 빅스테이지에서 한 달에 한 번 등장하는 히든 NPC를 찾는 것부터가 말도 안 되는 난이도이니까.”

말을 뱉으며 과거를 회상하던 아즈모가 짧게 혀를 찼다.

자신이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퀘스트 난이도.

“퀘스트 난이도도 엄청났지. 고리 원숭이 44개 무리를 처치한 후 보스 몬스터인 고리 원숭이 3형제까지 잡은 후에 파투의 무기 시리즈 3개를 바쳐야 했으니까.”

이어서 나온 아즈모의 말에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BJ대마도사 쪽이 그 정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실제로 그 NPC는 매달 감시하면서 동향을 살피고 있으나, 여전히 접촉이 없었습니다. BJ대마도사는 그 NPC가 있는 지역에 간 적도 없고요.”

“그렇긴 하지.”

비서의 말에 아즈모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봐도 그 퀘스트를 아무런 조짐도 없이 BJ대마도사가 공략할 가능성은 없어 보였으니까.

애초에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단지 게임에 접속하기 전 어떠한 불안감이, 혹시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을 뿐.

그런 아즈모에게 비서가 보다 확실하게 말했다.

“BJ대마도사가 고리 원숭이들의 주술사를 찾아가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 말에 아즈모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시간 다 됐습니다. 게임 접속하시죠!”

이제는 백조의 발짓을 할 때였으니까.

결국 아즈모가 고민을 포기하며 말했다.

“이렇게 골치 아프게 게임하는 것도 이제 한계야. 빨리 BJ대마도사가 레벨업해서 BJ대마도사 버스나 탔으면 좋겠군."

그 짧은 푸념에 비서가 말했다.

“진심이십니까?”

“그럴 리가.”

그 대화를 마지막으로 아즈모가 캡슐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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