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206화 (206/485)

206화.  < 66화. 게임은 어려워야 제맛 (2). >

5.

제아무리 대단한 스타 플레이어라고 해도 매일 그리고 24시간 내내 라이브 방송을 하는 건 불가능한 법.

그런 이유로 스타 플레이어들은 방송을 하지 않을 때 어떻게든 자신들을 어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썼다.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을 한다거나, 같은 길드에 소속된 다른 유명 플레이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거듭 언급하는 식.

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 야야, 대박 사건! 장난 아님!

팬들의 경우에는 그냥 근거도 없이 뜬금포로 자신이 응원하는 플레이어에 존재를 언급하고는 짓, 속칭 영업을 했다.

- BJ대마도사 대박 사건 터짐!

때문에 누군가 BJ대마도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대부분은 그게 영업이라고 생각을 했다.

당연히 반응은 좋지 않았다.

- 또 뭔 개소리를 하려고? BJ대마도사가 하늘로 날아오르기라고 했어?

ㄴ 어? 어떻게 알았어?

그러나 이어서 나온 이야기에 사람들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 뭐라고? 진짜 날았어?

ㄴ BJ대마도사가 빅스테이지 오자마자 하늘 가오리 타고 날아오름!

ㄴ 진짜야?

ㄴ 스파이 영상도 뜸!

ㄴ NPC가 데리러 온 거 같은데, 처음 보는 NPC였음.

ㄴ 이거 빅이벤트의 냄새가 나네.

이제까지 BJ대마도사가 도시에 입성하고 NPC를 만난 이후에는 언제나 빅이벤트가 일어나고는 했으니까.

- 새로운 보스몹 등장인가?

- 새로운 스킬일지도 모르지.

자연스레 사람들은 BJ대마도사가 다음 라이브 방송에서 무엇을 보여줄지 관심을 가졌다.

- 저번 라이브 방송이 싱겁기는 했지.

ㄴ 싱겁다니, 마법사가 몬스터 뚝배기 부수는 게 퍽이나 싱겁겠네. 너 BJ대마도사 안티지?

ㄴ 안티 같은 소리하네, 솔직히 그때 BJ대마도사는 단 한 번도 60마리 넘는 무리랑 상대한 적 없다고!

ㄴ 아니, BJ대마도사가 무대 위에 몹이 몇 마리가 있는지 볼 수 있는 눈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그랬냐? 이제 운 좋은 걸로 깎아내리려고 하네.

ㄴ 운이 좋든 안 좋든, 고리 원숭이 1백 마리 상대로 퍼포먼스 보여주지 못한 건 맞잖아?

관심과 동시에 저마다의 의견을 내세우다 보니 논쟁도 일어났다.

- 그러고 보니 궁금하네. BJ대마도사가 고리 원숭이 100마리를 솔플로 할 수 있을까?

ㄴ BJ대마도사 혼자 30마리를 쌈 싸먹는데 럭키, 골드, 잭팟 터지면 100마리 잡을 수 있을 듯?

ㄴ 그건 아니지. 50마리랑, 100마리는 그냥 단순히 난이도 2배가 아니라고!

과연 BJ대마도사에게 무대나무 숲에서 진정한 솔로 플레이를 할 능력이 되는가?

오로지 BJ대마도사이기에 가능한 논쟁.

그러한 논쟁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한국의 어느 자그마한 캡슐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요즘 BJ대마도사가 고리 원숭이 100마리랑 맞짱 떠서 이기냐, 지냐가 핫하던데.”

게임을 마치고 휴게실로 들어온 이들 역시 그 논쟁을 이야깃거리 삼았다.

“불가능한 거 같진 않네.”

그 논쟁에 대해서 대부분은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쉽지는 않겠지.”

“쉽기는커녕 BJ대마도사도 각 잡고 해야지.”

단, 쉽지는 않으리란 것.

물론 이렇게 이야기가 끝났으면 논쟁이 이루어질 리는 없는 법.

“에이, BJ대마도사는 저번에 자기가 가진 거의 절반도 드러내지 않았거든요?”

“오, 혁주. 뭐 소식 좀 물어온 모양이네?”

“제 특급 정보에 따르면 지금 BJ대마도사가 히든 카드를 세 개 숨기고 있답니다.”

“세 개나?”

“그거 공개되는 순간 1백 마리가 아니라, 3백 마리도 가뿐히 잡을 수 있다네요.”

“진짜?”

BJ대마도사가 압도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그러한 주장이 곳곳에서 나왔다.

“아무렴요. BJ대마도사잖아요? 설마 티격태격하는 걸 보여주겠어요? 그러면 BJ대마도사란 이름 버리고 BJ허접도사로 바꿔야죠.”

이 역시 BJ대마도사이기에 가능한 주장.

어쨌거나 그런 이유로 시작된 논쟁은 쉬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결국 보다 지친 한 명이 말했다.

“우리 같은 쪼랩끼리 백날 이야기해봐야 답이 나오겠어? 게임 좀 하는 애가 말해야지.”

그 말에 이혁주가 반사적으로 반응했다.

“그럼 현우 형밖에 없네요. 한 번 물어보죠. 현우 형 생각은 어떤지. 아마 장담하는데 저랑 똑같은 생각일 겁니다. BJ대마도사가 고리 원숭이 1백 마리쯤은 가볍게 상대한다는 것에 전 재산을 거실걸요?”

6.

무대나무 위.

"빌어먹을!"

그 드넓은 곳에서 미다스가 진심 어린 짜증과 함께 손에 쥔 불덩이를 던졌다.

퍼엉!

그렇게 던진 파이어볼이 2미터 신장을 가진 고리 원숭이의 머리통을 명중하며 통쾌하기 그지없는 소리를 냈다.

그러나 미다스에게 그 통쾌함을 즐길 여유는 없었다.

끼이!

끼에!

일곱 마리나 되는 고리 원숭이들이 그를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해 사방에서 달려들고 있었으니까.

심지어 럭키와 골드, 잭팟의 도움을 바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들 역시 미다스와 다를 바 없는 상황, 모두가 예닐곱 마리가 넘는 고리 원숭이를 상대하고 있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미다스가 뒷걸음질 치며, 자신을 쫓아오는 고리 원숭이를 향해 파이어볼을 던졌다.

그와 동시에 미다스가 이를 꽉 물었다.

‘내가 미쳤지.’

NPC히투로부터 받은 퀘스트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미다스는 생각했다.

일단 고리 원숭이 1백 마리를 상대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해보자고.

지금 상황이 바로 그 테스트 상황이었다.

‘나름 준비한다고 준비했는데…….'

물론 철두철미한 미다스가 테스트한답시고 그냥 대가리를 들이 박을 리는 없었다.

나름 충분히 머리를 굴릴 만큼 굴려서 시나리오를 짰고, 그에 맞는 시뮬레이션을 몇 번이고 돌렸다.

심지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백 마리만 있는 무대나무를 찾기 위해 무려 20분 동안 수색을 했다.

‘예상보다 훨씬 힘들어.’

그러나 막상 실전을 치렀을 때 미다스가 느끼는 부담감은 예상, 그 이상이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니라 머릿수였다.

제아무리 미다스라고 해도 1백 마리나 되는 고리 원숭이 모두의 동선을 예측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이제 슬슬 찰 때가 됐는데…….'

[사안이 충전됐습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기다리던 알림이 들리는 순간, 미다스는 지팡이를 들며 소리쳤다.

“사안!"

그 외침에 아르비아의 지팡이에 달린 뱀머리의 눈이 빛나며 미다스의 정면 덮쳤다.

끽!

[고리 원숭이가 석화 상태에 빠집니다.]

이어서 들린 알림과 함께 미다스의 정면에 있던 서른두 마리나 되는 고리 원숭이들이 그대로 석상이 되었다.

놀라운 광경.

‘젠장.’

그러나 그 광경에 미다스는 조금도 기뻐할 수 없었다.

사안 마법은 그에게 있어 위기 순간을 벗어날 때를 위한 비장의 한 수.

‘아직도 39마리나 남았어!’

그러한 한 수를 39마리나 되는 고리 원숭이가 남아있는 상황 속에서 쓴다는 것.

미다스가 생각하기에 전황이 매우 긴박하다는 증거였다.

“파이어볼 앤 아이스볼 앤 파이어 스피어! 사역마 아이스 스피어!”

그 절박함 속에서 미다스가 쉼 없이 마법 캐스팅을 외쳤다.

크-왕!

크르르!

그사이 럭키와 럭키의 그림자 분신이 석화 상태에 빠진 고리 원숭이를 공격했다.

꽈앙!

그러한 럭키의 몸은 쇳덩이처럼 빛나고 있었다.

금강불괴!

보기에는 멋진 광경이었으나, 따지고 보면 썩 좋은 광경이 아니었다.

금강불괴 스킬 사용 상태에서는 그것을 풀기 전까지는 어떤 스킬도 사용할 수 없는 법.

심지어 거대화 상태도 아니었다.

제대로 된 전투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태.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거대화 스킬을 쓸 경우 럭키는 너무나도 맞추기 쉬운 표적이 되어버린다는 것.

더욱이 고리 원숭이들이 가진 투척 스킬은 아이스월도 부술 만큼 그 위력이 상당했다.

금강불괴를 쓴 것 역시 럭키의 HP를 최대한 보존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공격력보단 생존 능력이 더 중요해.’

만약 그런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면 1백 마리가 넘는 고리 원숭이를 상대로 럭키가 죽을지도 몰랐으니까.

그건 치명적인 일이었다.

럭키를 다시 깨우기 위해서는 신수의 생명이란 값비싼 아이템이 필요한 건 둘째 치고 플레이어와 같은 페널티를 감수해야 했으니까.

그마저도 럭키는 사정이 좋았다.

“주인님!”

골드의 경우에는 만약 죽는다면, 다시 소환은 가능하되 아이스 나이트로 다시 소환하는 건 불가능했다.

“제게 공격 명령을!”

골드에게 광전사와 거대화 스킬을 쓰지 않은 채 방패를 앞세운 안전지향적 전투를 치르라 명령한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동안 탱커 역할을 톡톡히 했던 럭키와 골드가 탱커 역할을 벗어던지는 셈.

꾸-우!

이런 상황 속에서 잭팟 역시 무리할 수 없는 일.

잭팟은 공격에서 배제된 채 혹시 모를 위급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허공을 맴돌기만 했다.

화르르!

결과적으로 블레이즈 골렘들의 부담감이 커졌다.

앞서 말한 상황 속에서 제대로 된 탱킹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 블레이즈 골렘밖에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 부담감은 미다스의 부담감으로 이어졌다.

블레이즈 골렘을 유지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미다스의 마력이었으니까.

‘침착해.’

[캐스팅이 완료됐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미다스는 최대한 침착함을 고수하면서, 캐스팅이 끝난 마법을 순차적으로 사용했다.

파이어볼을 시작으로 하나하나씩.

행동은 최대한 간결하고 빠르게.

그러나 정확하게 표적의 금빛 과녁을 향해서.

퍼엉!

[고리 원숭이를 처치했습니다.]

그렇게 미다스는 굳어버린 고리 원숭이 무리들, 그들 중에 밖으로 나와 있는 것들을 빠르게 제거했다.

‘얼마 안 남았다.’

이후 석화 지속 시간이 끝날 때가 왔음을 직감한 미다스가 소리쳤다.

“리플레이 쇼크 웨이브!”

리플레이.

미다스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는 순간.

[고리 원숭이의 석화 상태가 끝납니다.]

그 순간 석화 상태에서 풀린 고리 원숭이들이 동시에 함성을 내질렀다.

다시 시작된 치열한 전투!

탁!

그러한 전투 속에서 미다스가 손가락을 튕기는 순간, 무대나무 위에 지진이 찾아왔다.

쇼크 웨이브가 고리 원숭이 무리를 덮쳤다.

그것도 블레이즈 골렘을 잡기 위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에!

[고리 원숭이를 처치했습니다.]

이미 파이어 스텝의 효과로 HP가 감소되어 있던 고리 원숭이 19마리가 그대로 날아갔다.

‘18마리.’

이제 남은 건 18마리뿐.

그러나 미다스는 여유를 가지지 않은 채 소리쳤다.

“골드, 광전사다!”

드디어 골드의 고삐를 풀어주었다.

“럭키, 금강불괴 해체. 전광석화!”

왕!

럭키의 고삐도 마찬가지.

“잭팟!"

꾸우!

이어서 맴돌기만 하던 잭팟이 미다스의 외침에 반응하며 고리 원숭이 한 마리를 향해 낙하를 시작했다.

“파이어 애로우 앤 아이스 애로우 앤 라이트닝 애로우.”

그리고 미다스도 다시 한 번 더 마법을 캐스팅했다.

그야말로 가진 모든 것을 쥐어짜낸 전투.

[고리 원숭이를 처치했습니다.]

[무대 위의 모든 몬스터를 처치했습니다.]

[100마리 사냥꾼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이윽고 전투가 끝났음을 알리는 알림이 들렸다.

1백 마리의 고리 원숭이 무리를 상대로 승리를 쟁탈하는 순간, 이제까지 갓워즈에서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것을 미다스가 해내는 문자 그대로 역사적인 순간.

그러나 그 순간에 미다스는 환호성을 내지르지 않았다.

“어우.”

도리어 짙은 한숨을 내뱉으며 바닥에 주저앉을 뿐.

그런 그의 귀에 알림이 들렸다.

[버프 포션의 효과가 사라집니다.]

‘돈 날아가는 소리만 들리네.’

값비싼 도핑 포션이 끝나는 알림.

[마력이 10퍼센트 이하가 됐습니다.]

그 뒤를 이어 들린 알림에 미다스는 불만조차 씹지 않았다.

‘만약 마력 배분 잘못했으면…… 끔찍했겠네.’

머릿속에 떠오르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곱씹을 뿐.

헥헥!

“주인님, 정말 훌륭한 전투였습니다.”

꾸우!

그사이 미다스의 곁으로 럭키와 골드, 잭팟이 다가왔다.

그러한 그들의 온몸에는 전투의 흔적이 역력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흔적이 역력한 건 잭팟을 제외한 남은 둘의 HP상태였다.

럭키와 골드, 둘 모두 HP상태가 30퍼센트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다.

미다스는 곧바로 인벤토리를 활성화한 후에 그 안에서 HP회복 포션을 꺼냈다.

“골드야.”

“감사합니다, 주인님.”

개중 하나는 골드에게 던져줬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것을 꺼낸 후에 자신의 손바닥 위에 그것을 따랐다.

“럭키야.”

헥헥!

이어진 부름에 럭키가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와 미다스의 손바닥을 핥기 시작했다.

그러한 럭키의 모습을 보는 미다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상처뿐인 승리네.’

승리를 했으나, 너무나도 소모값이 많은 승리.

당장 포션값만 해도 상식을 초월했다.

‘한 달 생활비가 날아갔어.’

예전이라면 감히 상상도 못했을 수준.

‘아니, 차라리 돈으로 해결되면 낫지.’

그러나 미다스를 더 염려케 하는 건 그나마 지금 상황에서는 실수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만약 실수가 있었다면?

스킬 쿨타임 계산이 틀렸다면?

어그로 관리가 실패해서 공격이 집중됐다면?

도중에 마력 부족으로 블레이즈 골렘이 사라졌다면?

그로 인해 이 파티에서 이탈자가 생겼다면?

‘위험해.’

돈으로도 해결 불가능한 치명적인 사태가 터지는 셈.

무엇보다 미다스를 고민케 하는 건 고작 테스트 결과가 이 정도라는 사실이었다.

“퀘스트창.”

미다스의 외침에 곧바로 그의 눈앞에 퀘스트 목록창이 홀로그램으로 등장했고, 미다스가 그중 가장 위에 있는 것을 터치했다.

[히투의 물약]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164레벨 이상

- 퀘스트 내용 : 우두머리가 있는 고리 원숭이 무리를 처치하고, 우두머리의 피를 채취하자.

- 퀘스트 보상 : 히투의 물약

!퀘스트 완료 시 ‘고리 원숭이들의 주술사’ 진행 가능 그러자 보이는 내용을 확인한 미다스가 긴 한숨을 내뱉었다.

‘이 퀘스트, 지금 내 수준으로는 공략 못 해.’

우두머리가 없는 그냥 일반 고리 원숭이 1백 마리를 상대로도 리스크를 감수해야하는데 우두머리마저 있다?

우두머리의 강함 자체도 가늠이 불가능한 상황에, 만약 그 무리의 숫자가 1백이 아니라, 그 이상이라면?

그 아득함 앞에서 미다스가 두 눈을 감았다.

‘산 넘어 산.’

이 순간 미다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답은 하나였다.

‘170, 아니 180레벨은 찍어야 견적이 나와.’

레벨을 올려서 스펙업을 통해 결과를 내는 것.

그 외에는 솔직히 그 어떤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다.

떠오를 수가 없었다.

‘지금 내 수준에서 이 이상 스펙업은 불가능하니까.’

미다스의 현재 수준은 이미 그의 레벨, 160레벨대에서 이룩할 수 있는 최고 수준.

그러한 사실 앞에서 미다스는 탄식을 토했다.

“아……."

‘180레벨 찍는데 며칠이나 걸리려나?’

이미 앞서서 열흘 동안이나 라이브 방송을 하지 못해 광고를 한 번 놓친 상황에서, 그 이상의 시간을 하염없이 소모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저도 모르게 탄식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왕!

그러한 미다스를 격려하듯 럭키가 짧게 짖었다.

꾸우!

잭팟 역시 기운차리라는 듯이 소리를 냈다.

골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인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주인님의 창이자 방패가 되어 그 어떤 것도 뚫고, 막아낼 것입니다!

누구보다 길게 그리고 확실하게 자신을 격려하는 그 말에 미다스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러한 미다스의 머릿속으로는 무대나무 숲, 그 다음의 사냥터가 떠올랐다.

‘다음 사냥터는 200레벨 플레이어들의 세계, 개척자들의 땅.’

개척자들의 땅.

지금까지 미다스가 지나온 곳보다 한 차원 더 높은 무대.

그것을 떠올린 미다스가 오히려 각오를 다졌다.

‘그래, 어차피 이제 솔로 플레이는 불가능해. 결국 개척자들의 땅에서는 파티 플레이를 해야 하니까.’

사실 특별한 각오는 아니었다.

개척자들의 땅에서 파티 플레이를 하는 건 굳이 고민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일.

무대나무 숲의 경우에는 무대 위에서 싸운다! 라는 그 특수성 그리고 미다스가 가진 능력 덕분에 솔로 플레이가 가능했을 뿐이었다.

‘파티 플레이 떡밥이면 180레벨을 달성하는 동안 충분히 화제성을 품을 수 있어.’

그렇게 파티 플레이란 선택지를 염두에 둔 미다스의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다.

‘만약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안 하는 플레이어들하고도 같이 퀘스트 몬스터를 잡을 수 있으면…… 더 빨리도 가능하고.’

그러한 결론에 이르렀을 때 미다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자신의 명령을 기다리는 셋을 하나하나 바라봤다.

‘럭키랑 잭팟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보단 그게 나아. 애초에 이 게임 끝까지 혼자 한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럭키 그리고 잭팟, 그 둘을 보며 자신의 각오를 더 확고하게 다지던 미다스의 시선이 이내 골드를 향했다.

‘골드는 더더욱.......'

"응?"

그제야 비로소 미다스는 볼 수 있었다.

“주인님, 저만 믿으십시오.”

오랜만에 골드의 머리 위에 뜬 물음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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