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200화 (200/485)
  • 200화.  < 64화. 진심 (2). >

    4.

    [아르비아의 심부름]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160레벨 이상

    - 퀘스트 내용 : 무대나무 숲에서 고리 원숭이 1,000마리를 사냥한 후 히투를 찾아가자.

    - 퀘스트 보상 : 없음

    !퀘스트 완료 시 ‘히투의 물약’ 진행 가능

    퀘스트창을 바라보던 미다스의 머릿속으로는 NPC아르비아가 퀘스트를 주면서 해준 말이 떠올랐다.

    자기가 히투하고 약속한 게 있는데, 자기 대신 좀 약속을 지켜달라고.

    ‘진짜 끝까지 뽑아먹네.’

    자신을 마지막까지 이용해먹는 NPC아르비아의 행동에 불만이 나와도 이상할 건 없었다.

    ‘뭐…….'

    물론 그러한 불만은 미다스가 자신의 손에 든 지팡이, 이제는 푸른빛과 붉은빛 보석눈을 품게 된 뱀 머리 모양 장식을 보는 순간 마파람에게 눈 감추듯 사라졌다.

    ‘이거면 그럴 만하지.’

    아르비아의 지팡이.

    [혹한의 정령왕의 힘이 활성화된 상태입니다.]

    [마력 회복 속도가 증가합니다.]

    그 지팡이로부터 들리는 그 알림에 미다스의 입가에는 절로 미소가 그어졌다.

    그러한 미소 사이로 미다스는 고개를 돌려 안개의 숲, 그 너머를 바라보았다.

    ‘다음 목적지는 무대나무 숲인가?’

    정령의 동굴 다음 사냥터인 무대나무 숲!

    무대라는 이름답게 나무 위가 쟁반처럼 드넓기 그지없는 나무들이 가득한 숲이었다.

    ‘쉽지 않은 곳이지.’

    그러한 무대나무 숲에서 등장하는 몬스터는 퀘스트창에서도 언급된 고리 원숭이란 놈이었다.

    외형적 특징은 원숭이와 비슷했지만, 그 덩치는 매우 컸다.

    큰놈은 무려 3미터에 이를 정도!

    여기에 적게는 20마리에서 많게는 100마리까지, 무리를 지어 활동하는 타입이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듣는 순간 갓워즈의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역시 쓰레기 게임! 소리가 나올 정도.

    ‘특히 기본 스킬은 투척, 진짜 짜증나지.’

    하지만 그보다 더 까다로운 점은 고리 원숭이들 모두가 기본적으로 투척 스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고리 원숭이들은 저마다 특별한 재료로 만든 돌덩이를 가지고 있는데, 그 돌덩이는 대상에 닿는 순간 꽤 강력한 폭발력을 가졌다.

    마법으로 따지면 파이어볼 정도의 위력!

    그러한 돌덩이를 수십여 마리가 동시에 던진다?

    위력을 떠나 피하거나 막아내는 게 매우 곤란한 일.

    그 수준은 과거 플레이어들이 마주한 원거리 공격 몬스터인 레드 고블린 궁수와는 차원이 달랐다.

    앞서 말했듯이 이 투척 스킬은 고리 원숭이들 모두가 가지는 기본 특성이었으니까.

    ‘덩치 좋은 놈은 몸뚱이만한 걸 던지고.’

    심지어 체격 좋은 놈들 중에는 성인 남성의 몸통만 한 것을 던지는 경우도 있었다.

    감히 솔로 플레이 따위는 생각할 수 없는 곳.

    과거의 미다스였다면 솔직히 걱정부터 했을 곳이었다.

    그러나 이 순간 미다스는 붉은산을 마주했을 때와 달리 분명한 자신감이 있었다.

    ‘쉽진 않지만, 솔로 플레이로 잡을 수 있어.’

    그 자신감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

    ‘무대나무 숲 데뷔 기념, 특집 라이브 방송하자.’

    5.

    라이징 스타 채널과 같은 채널들이 영상 제작이나 라이브 방송을 앞두고 하는 일은 의외로 많았다.

    주요 플레이어의 평판을 관리하는 것 역시 그 일 중 하나였다.

    방송이 끝나고 나면 그에 대한 시청자들, 여론의 평가를 따라서 앞으로 할 콘셉트 등을 짜야 했으니까.

    지금 라이브 방송이 문제없이 끝났음에도 라이징 스타 채널 사무실이 분주한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라이브 평가 어때?”

    “끝내주던데? 다들 BJ대마도사가 신세계를 열었다는 평가가 자자해.”

    라이징 스타 채널을 일약 스타 채널로 만들어주는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 그것도 엄청난 방송이 끝나고 곧바로 그에 대한 이야기들이 폭풍우처럼 몰아쳤으니까.

    “특히 마지막이 좋았어. BJ럭키&골드로 타이틀 바꾼 거, 아주 좋아하더라고.”

    “사장님 판단이 제대로 맞았네.”

    “BJ대마도사가 일부러 막타를 내줬다는 걸 바로 캐치하시고 반응하시다니, 역시 남다르다니까.”

    “그런데 너무 간 거 아닐까? 골드랑 럭키 비중이 높아지니까 BJ대마도사를 너무 까는 것 같잖아?”

    “잠깐 이벤트 같은 거지. 사장님도 말했잖아? 조만간 확실하게 위계질서 잡을 거라고.”

    이야깃거리가 넘쳐 흘렀다.

    그만큼 헛소문도 넘쳐 나왔다.

    “BJ대마도사가 자기한테 쫄보라고 욕한 애들 신상 캐려고 사진 찍고 협박했다던데?”

    BJ대마도사의 평가를 깎아내리기 위한 헛소문들.

    “에이, 그런 건 무시해.”

    “개소리이지. BJ대마도사가 뭐하러?”

    “그런데 셀카 찍어서 신상 캘 수 있을까? 갓워즈에서는 플레이어 외모는 현실하고 꽤 차이 있잖아?”

    “BJ대마도사라면 가능할지도?”

    “하긴.”

    그럼에도 그 헛소문을 그럴싸하게 만드는 게 BJ대마도사가 가지는 위력이었고, 그 사실에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이 저마다 짧게 감탄을 토해냈다.

    “대단하다니까.”

    “잘하면 다음 라이브 방송 때는 1천만 시청자 돌파하겠어.”

    “1천만은 언젠가 하겠지.”

    그리고는 모두가 다음 라이브 방송을 기대하는 순간, 그 사무실 안으로 박영준이 들어왔다.

    “다들 열심히 일하고 있는 거 맞아? 응?”

    오자마자 타박하듯 말하는 박영준.

    그러나 그 사실에 불만을 가지는 이는 없었다.

    “월급 받으면 일해야지. 그러니까 빨리 도넛하고 커피 좀 마시고 빡세게 좀 해!”

    도넛과 커피를 양손 가득 들고 오는 사장님에게 불만을 가진 직원이 있을 리 만무했으니까.

    “감사히 먹겠습니다.”

    “빨리 먹어. 그래야 치킨을 시킬 수 있으니까.”

    이어진 말에 직원들이 미소를 지었다.

    자연스레 시작된 간식 타임 속에서 직원 한 명이 물었다.

    “그러고 보니 이번 라이브 방송 다음에 블루불 광고 올라왔잖아요? 그 후에 어떻게 됐어요?”

    “주가 올랐지.”

    “BJ대마도사 때문인가요?”

    이어진 물음에 박영준이 대답했다.

    “에이, 그 정도는 아니지. 제아무리 BJ대마도사라고 해도 블루불 주가를 막 올리겠어? 그냥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미칠 뿐이지. 그것만으로도 다른 기업들 입장에서는 관심 가질 이야기이지만.”

    그때 직원 한 명이 먹던 커피와 도넛, 세계를 대표하는 인어 모양의 로고와 던킨이란 글자를 확인한 후 말했다.

    “사장님, 이런 곳에서도 광고해달라고 오나요?”

    “왔지. 몇 번이나.”

    “진짜요?”

    BJ대마도사의 존재감에 새삼 놀라게 되는 대목.

    그 대목에 박영준도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노 스폰서 정책이 의미가 있는 거지.’

    현재 BJ대마도사라는 핫 아이템이 광고를 받지 않는다면 과연 세상은 어떤 생각을 할까?

    당장 아즈모조차도 그 제안을 듣는 순간 표정 관리를 못했을 정도.

    여러모로 위력적인 공격이 될 것이 분명했다.

    때문에 박준영은 확신했다.

    ‘그리고 BJ대마도사라면 이 상황을 파악하고, 곧바로 확인사살을 준비하겠지.’

    자신이 깔아놓은 판에 BJ대마도사가 최대한 빨리 확실한 불을 질러주리란 것을.

    ‘라이브 방송, 내일 중에 할지도 모른다.’

    그러한 기대감 속에서 직원 한 명이 말했다.

    “BJ대마도사 쪽에서 내일 바로 라이브 가능하냐고 질문 왔습니다!”

    그 물음에 박영준이 대답했다.

    ‘정말 내 머릿속에 있는 것 같단 말이야.’

    “그래? 그럼 준비해줘야지.”

    그리고는 이내 직원들을 보며 말했다.

    “자, 잘 먹고 내일을 준비하자고.”

    6.

    ‘어? 바로 왔네?’

    내일 라이브 방송 가능합니까? 그것을 묻는 메일을 보내자마자 이내 도착한 답변 메일을 확인한 정현우의 눈이 커졌다.

    답변은 오케이!

    그러나 정현우의 눈을 크게 만드는 건 메일이 빠르게 날아왔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빨리 가능한 건가?’

    라이브 방송이란 건 시작 전에 여러 조절이 필요한 일이었다.

    직원들은 물론 광고주를 주는 광고주들까지.

    그런 상황에서 이토록 빨리 대답이 온다?

    ‘뭔가 있는 거 같은데? 안 좋은 뭔가가…….'

    정현우는 이 상황에 대해서 무언가 좋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BJ대마도사 소식 하나 떴네요.”

    그 느낌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정현우의 귓속으로 이혁주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개의 숲에서 나오는 플레이어들이 실수로 자기 욕하니까 얼굴 찍고, 협박했다네요.”

    스마트폰에 뜬 내용을 브리핑하듯 휴게실 안에서 읽는 그의 말에 손님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무슨 말이야?”

    “지금 안개의 숲에서 관심종자 애들 몇 명이 시청자 땡기려고 몸 던지고 있거든요. 그리고 그거 부채질하는 구경꾼들 있고. 그중 한 명이 BJ대마도사인줄 모르고 욕했데요. BJ대마도사는 그거 듣는 순간 인증샷 찍은 후에 얼굴 찍었으니 기다리라고 협박했고요."

    “아니, 무슨 욕을 했기에 인증샷까지 찍고 협박을 하지?”

    “딱히 심한 욕은 아니래요. 평생 여자 손 한 번 못 잡아본 쫄보 새끼, 라고 했다는데요?”

    “고작 그걸로?”

    “너무 치명적인 팩트를 찔러서 발끈했나?”

    이어진 대화 내용을 정현우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제 팬서비스를 해준 게 이렇게 날조되네?’

    그러한 표정은 이내 딱딱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하긴, 이건 시작한 것도 아니지.’

    유명세가 높아질수록 온갖 말도 안 되는 소문이 붙고, 루머가 붙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

    막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 루머에 대한 대응이 아니었다.

    ‘내가 할 건 진심을 다해 방송하는 것뿐이야.’

    그저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이들에게 진심을 다할 뿐.

    그 순간 정현우는 더 이상 라이징 스타 채널의 대답이 빠른 것에 대한 의문도 접었다.

    좋지 않은 낌새가 있든 말든 이 순간 정현우가 해줘야 할 건 오로지 하나였으니까.

    ‘허락이 나왔으면, 라이브 방송을 하면 될 뿐.’

    최고의 라이브 방송을 보여주는 것.

    ‘그럼 라이브 방송 앞두고 광고 좀 해볼까?’

    7.

    정령의 동굴에서 사냥을 마친 플레이어들이 향하는 곳은 무대나무 숲.

    그러한 무대나무 숲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령의 동굴에 왔을 때처럼 안개의 숲 퀘스트를 깨야만 했다.

    여러 명의 플레이어들이 모여 빛의 길을 따라 이동해야 한다는 의미.

    앞선 경우와 분위기는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자, 출발하자.”

    “빨리 통과하자고!”

    “무대나무 숲으로 가자!”

    이미 믿음직한 동료가 있는 플레이어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빠르게 무대나무 숲을 향했다.

    반면 그렇지 못한 이들, 정령의 동굴에서조차 믿음직한 파티를 찾지 못한 이들은 끼리끼리 모여 퀘스트를 진행했다.

    그렇게 모인 이들의 분위기는 좋을 리 없었다.

    “아, 저번하고 똑같네.”

    “에휴, 진짜 돈 내고 길드에 가입해야 하나……."

    낙오자들끼리 모였는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꽃피운다면 그게 이상한 일일 테니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나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었다.

    “자자, 다들 그러지 말고 잘해봅시다! 아, 통성명부터 하죠. 제 이름은 아논입니다!”

    아논, 그러한 캐릭터 네임을 가진 플레이어가 모인 이들을 향해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포지션은 탱커입니다. 제가 앞장서서 버틸 만큼 버틸 테니, 열심히 해봅시다!”

    그 말과 함께 제 갑옷을 두드리는 그 모습에 몇몇 이들이 나름 관심을 가졌다.

    말 그대로 몇몇 이들일 뿐이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자신들의 처지가 나아지는 건 아니었으니까.

    무엇보다 이런 파티들은 전부가 무사한 경우는 없었다.

    꼭 일부의 희생자가 나왔고, 자신이 그 희생자가 될지도 모르는 사실 앞에서 밝은 미소를 지을 수 있을 리 만무.

    그 모습에 아논이 재차 말했다.

    “다들 이곳에서 살아남은 실력자들이잖아요? 그에 비하면 어려울 것도 없죠.”

    이어진 말에 대답이 나왔다.

    “정령의 동굴에서 난 다섯 번 죽었는데.”

    “난 여섯 번.”

    “전 열한 번이요.”

    “예? 열한 번이요? 그럼 여기서……."

    “정령의 동굴에서만 두 달 넘게 보냈어요.”

    무거운 분위기를 참담한 분위기로 만드는 대답이.

    그러한 대답에 활기차던 아논도 이내 어색한 표정을 지은 채 눈알을 좌우로 굴리며 분위기를 살폈다.

    ‘이대로 가면 될 것도 안 돼.’

    거기서 아논이 한 번 더 승부를 봤다.

    “너무 그러지 맙시다. 혹시 알아요? BJ대마도사가 짠하고 등장해서 럭키 익스프레스나, 골드 항공을 타게 될지?"

    BJ대마도사, 그 단어에는 모두가 반응했다.

    “하긴, 이야기 들어보니까 조만간 안개의 숲을 건너서 무대나무 숲으로 간다고 했으니까.”

    “BJ대마도사만 오면 안개의 숲 지나가는 건 일도 아니지. 안개의 숲에서 솔플도 하는데.”

    “골드 항공하고 럭키 익스프레스 타고 싶다.”

    BJ대마도사란 이름은 갓워즈의 플레이어들이 전부 공유할 수 있는 재미난 이야기 소재였으니까.

    물론 정말로 BJ대마도사가 오리란 기대를 품는 건 아니었다.

    아논도 마찬가지였다.

    “앞으로 오시는 분들 중에 실력자가 있을 겁니다. 호흡만 맞추면 못할 건 없어요.”

    그저 모두가 서로 말이라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그게 목적일 뿐.

    그러한 아논의 의도는 통했다.

    “BJ대마도사가 자기 욕하는 애들 인증샷 찍었다면서?”

    “어지간한 1티어급 길드들은 그 자리에서 신상 정보 캐내던데, 내가 그 입장이면 오줌 지렸을 거 같다.”

    모두가 대화를 나누면서 무겁기 그지없던 분위기가, 모래알과 같던 분위기가 하나로 뭉쳐지기 시작했다.

    ‘됐다.’

    그 모습에 아논이 옅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

    [퀘스트 파티에 새로운 멤버가 합류했습니다.]

    그 알림과 함께 아논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이가 등장했으니까.

    “아, 오셨습니까? 저는 아논입니다.”

    왕!

    “왕?"

    헥헥!

    “럭키야, 뒤로 가.”

    우렁찬 소리를 배경 삼은 BJ대마도사의 등장에 먼저 인사를 건넨 아논을 비롯해 모두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안녕하세요, BJ대마도사입니다.”

    이윽고 미다스의 등장을 제대로 인지한 모든 이들이 그 자리에서 환호성을 내질렀다.

    “우와아아! 왔다!”

    “젠장, 진짜 이런 날이 올 줄이야!”

    “드디어 나도 럭키 익스프레스 탄다!”

    “골드 항공 가즈아!”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붙잡은 모두가 앞다투어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야말로 아수라장과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아논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 진짜?’

    그저 농담으로 던진 질문이 현실이 됐다는 사실에 대해 아논이 놀라는 한편, 반사적으로 행동했다.

    “저기, BJ대마도사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이미 앞서 소개를 했음에도 다시 한 번 더 자기 자신을 소개했다.

    “아논이라고 소개하셨죠?”

    그 인사를 받은 미다스가 내민 손을 본 아논이 잽싸게 악수를 하며 말했다.

    “만나서 영광입니다.”

    “저도 같이 플레이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거만한 기색은 한 점 찾아볼 수 없는 그 태도에 플레이어들의 분위기도 바꾸었다.

    스타가 친절하게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은 법.

    "저기 혹시 질문하나 해도 될까요?”

    그 기회를 틈타 누군가 질문을 던졌다.

    “전 여자친구가 몇 명이었는지, 그런 질문만 아니면요. 너무 많아서 기억이 안 나거든요."

    “역시 농담 하나에도 위트가 있으시네요.”

    “진심인데요?”

    “예?”

    잠시 멈추는 대화.

    그 속에서 미다스가 주변 분위기를 살짝 살핀 후 말했다.

    “그래서 질문은 뭡니까?”

    “아! 오늘은 골드 항공인가요, 럭키 익스프레스인가요?”

    그 물음에 미다스가 대답했다.

    “아, 둘은 오늘 휴무입니다.”

    “예?”

    휴무라니?

    그 대답에 모두의 시선이 미다스의 뒤에 있는 골드와 럭키를 향하는 사이, 미다스가 자신 있게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오늘은 저 혼자 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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