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99화 (199/485)
  • 199화.  < 64화. 진심 (1). >

    1.

    BJ대마도사의 안개 미로 던전 공략 라이브 방송 직후, 가장 뜨거워진 곳은 다름 아니라 안개의 숲이었다.

    이제까지 안개의 숲은 그저 정신 나간 극소수의 또라이들만이 발을 들여놓는 곳이었다.

    “여기에서 BJ대마도사가 뭔가를 얻었어!”

    “분명해! 이곳에 보물이 있어!”

    그러나 BJ대마도사의 방송 직후 안개의 숲은 그 누구도 닿지 못한 기회의 땅이 되었다.

    자연스레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됐고, 그 관심은 자극적인 소재를 찾아 헤매는 워즈튜브의 플레이어들을 움직이게 했다.

    “오늘은 안개의 숲을 탐험하겠습니다!”

    “돌아올 수 없는 길, 한 번 죽어보겠습니다!”

    BJ대마도사의 열기가 가시기 전에 한 몫 당기려는 듯 플레이어들 몇몇이 안개의 숲을 향했다.

    “야, 또라이들이 안개의 숲 간다는데?”

    “뒈지러 간다고? 그럼 구경 가야지!”

    그리고 그런 재미난 구경거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플레이어들 역시 안개의 숲 초입에 몰렸다.

    물론 그렇게 모인 구경꾼들 중에서 정상적인 부류는 많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게임을 그 자체로 즐기는 건실할 플레이어들이 굳이 누군가의 파멸을 실시간으로 보기 위해 그 드높은 정령의 동굴 입구를 거슬러 올라올 리 만무.

    모인 구경꾼들 대부분은 타인의 파멸이나, 몰락이나, 실패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난 부류들이었다.

    “저기 누군가 온다!”

    “야! 한 번 들어갔으면 죽을 때까지 해봐야지! 방송 채널 그냥 접어라!”

    “한 번 더 들어가라!”

    “그 방송 보는 시청자분들, 싫어요, 구독 취소, 비난 댓글 부탁드립니다! 그런 쫄보 새끼한테는 후원금 1센트도 아깝다고요!”

    때문에 구경꾼들은 초입에서 돌아오는, 겉핥기식으로 안개의 숲을 돌아오는 이들을 향해 비난과 힐난을 아끼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모두가 그것을 즐겼다.

    지금 갑옷을 두른 플레이어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

    안개로 가득한 숲 사이로 어렴풋한 무언가의 등장을 확인하는 순간, 그 먹잇감을 다른 이에게 빼기지 않으려는 듯 전력을 다해 소리쳤다.

    “저기 쫄보 새끼 하나 온다!”

    그 플레이어의 외침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됐고, 소리친 플레이어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재차 소리쳤다.

    "채널 그냥 접어라! 쫄보 새끼가 무슨 방송이야! 그냥 게임 접어!”

    이윽고 안개 사이로 비난을 받던 플레이어의 뒤로 또 다른 형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헉!’

    그것이 확인되는 순간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신수랑 가디언 같은데?”

    “BJ대마도사?”

    등장한 이의 정체는 다름 아닌 BJ대마도사.

    언제나 그렇듯 럭키와 골드 그리고 잭팟과 함께 그가 모습을 드러낸 그의 표정은 무척 좋지 못했다.

    좋을 리 없었다.

    ‘빌어먹을 서리꽃 구하는 데에만 3시간을 썼어.’

    갑작스러운 퀘스트 과제 때문에 안개의 숲에서 무려 3시간이란 시간을 허비한 상황.

    ‘하나 구해둬서 다행이었지, 그거 없었으면…….'

    그마저도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

    만약 미리 구해둔 게 없었다면 2개를 찾기 위해 기약 없는 탐색을 해야 했을 테니까.

    더 골치 아픈 건 지금 미리 구해둔 서리꽃의 경우에는 유효 시간이 있다는 점이었다.

    구하는데 이틀 이상이 걸렸다면, 다시 한 번 더 구하는 수고를 해야 했을 터.

    ‘진짜 빌어먹을 퀘스트야.’

    치솟은 짜증 때문에 주변 상황 따위는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도 않을 지경이었다.

    달리 말하면 미다스는 몰랐다.

    ‘응?’

    자신을 향해 누군가가 무어라 지껄였단 사실을, 그는 제대로 인지조차 못하고 있었다.

    ‘뭐야? 여기 모여서 뭐하는 거야?’

    당연히 안개의 숲, 그 앞에 모인 열댓 명의 플레이어들이 있는 이유도 몰랐다.

    그때 미다스가 걸음을 멈추고 전투 자세를 갖추었다.

    ‘설마 날 잡으려고?’

    이제는 언제든 PK를 당해도 이상할 것 없는 처지.

    ‘흠.’

    그러나 모인 이들의 면면을 확인한 미다스는 이들이 습격자일 경우의 수를 배제했다.

    ‘아이템 세팅이나 능력이 너무 평범한데? 길드도 다 처음 보는 것들이고.’

    자신을 잡으러 파티를 맺고 왔다고 보기에는 인상적이지 못하다는 것.

    그 대목에서 미다스는 생각을 바꾸었다.

    ‘설마 내 팬분들인가?’

    이들이 자신들의 팬일 가능성.

    정황상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그 순간 미다스는 감격했다.

    ‘내가 안개의 숲에 들어간 걸 보고 내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고?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자신을 보기 위해 자기 시간을 허비해서 기다려주다니?

    ‘캡슐방비도 비쌀 텐데.’

    하물며 이들 대부분은 개인용 캡슐은커녕 모두가 저마다의 지갑을 털어가며 캡슐방 비용을 지불하는 이들 아닌가?

    그럼에도 하염없이 기다려줬다는 것.

    그 사실에 미다스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 미소에 플레이어들은 정색했다.

    ‘좆됐다.’

    ‘우릴 죽일 속셈이구나.’

    그들이 보기에 그 미소는 BJ대마도사가 자신들을 어떻게 요리할지 끝냈다는 신호처럼 보였으니까.

    그때 미다스가 먼저 움직였다.

    그 움직임은 무척 날랬다.

    피할 수도 없을 만큼.

    반응할 여유도 없을 만큼.

    단숨에 플레이어 한 명의 옆으로 접근한 그가 그대로 어깨에 제 팔을 올렸다.

    어린 시절 삥 뜯으러 접근하는 동네 양아치 형처럼.

    “자, 찍습니다.”

    그리고는 말없이 하늘을 보며 셀카를 찍은 미다스가 곧바로 다음 이들에게 향했다.

    “잘 보고 찍어요. 인상 푸세요. 누가 보면 내가 지금 협박하는 줄 알겠네요.”

    한 명 한 명, 친절히 먼저 셀카를 찍었다.

    그렇게 단숨에 모인 모든 이들과 셀카를 찍은 후에 말했다.

    “다들 잘 찍었죠?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만납시다!”

    어느 때보다 정중하게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물론 플레이어들의 귀에는 그 말이 이렇게 들렸다.

    ‘우리 얼굴 찍었으니.’

    ‘신상 정보 캐내서.’

    ‘죽이겠구나.’

    미다스의 새로운 전설이 써지는 순간이었다.

    2.

    “왔네. 오늘은 표정이 밝네?”

    저번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미소를 섞은 좋은 표정을 지은 채 등장한 미다스의 모습에 NPC아르비아가 짧게 질문을 던졌고, 미다스가 짧게 대답을 했다.

    “좋은 일이 있었거든요.”

    ‘팬들의 관심이 있다.’

    미다스의 미소를 짓게 한 건 다름 아니라 응원이란 단어였다.

    ‘그래, 상황이 어떻건 간에 이제 응원해주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 해.’

    자신을 그저 한 번 보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최고의 무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

    ‘뭐든 와라. 아이템이 구리면 사비를 털어서라도 좋은 걸 구매하면 되니까.’

    그 각오를 다진 채 미다스가 인벤토리에서 서리꽃 한 송이를 꺼낸 후에 NPC아르비아에게 건네줬다.

    “잘 구해오네. 능력이 좋아.”

    그러자 NPC아르비아가 칭찬 섞인 말을 남기고는 서리꽃을 받았다.

    “지팡이도 마저 줘야지.”

    이후 지팡이마저 다시 받아든 NPC아르비아가 그 자리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도구를 이용해 서리꽃에서 정수를 채취한 후에 자신이 일찌감치 받은 정령왕의 파편에 서리꽃의 정수를 뿌렸다.

    차례차례.

    정령왕의 파편에 정수를 뿌리는 순간, 갑자기 동굴 안이 거대한 수증기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안개의 숲이 만들어지듯이!

    눈앞의 제 손조차 구분할 수 없을 만큼, 그 무엇도 볼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맙소사.’

    그러나 미다스는 볼 수 있었다.

    이 순간 완성된 그것을.

    [아르비아의 지팡이]

    - 등급 : 레전더리

    - 착용 가능 레벨 : 160레벨 이상

    - 아르비아의 지팡이다. 두 정령왕의 힘이 번갈아가며 활성화된다.

    - 공격력 : 268

    - 지력 +365

    - 마력 +301

    - 모든 마법 공격력 19퍼센트 증가

    - 착용 시 캐스팅 마법 개수 1개 증가

    - 모든 마법 크기 30퍼센트 증가

    - 누적 마법 데미지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사안(蛇眼)’ 마법 발동

    - 상태 이상 효과 100퍼센트 증가

    - 작열의 정령왕의 힘 활성 시 모든 마법 공격력 24퍼센트 증가

    - 혹한의 정령왕의 힘 활성 시 마력 회복 속도 76퍼센트 증가

    - 습득 시 귀속 (거래 불가)

    아르비아의 지팡이!

    새로이 등장한 그 지팡이는 옵션을 전부 읽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엄청났다.

    ‘미쳤다.’

    옵션 하나하나도 수준이 달랐다.

    당장 공격력이나 능력치부터가 160레벨짜리 레전더리 아이템보다 두어 단계, 그 위였다.

    무엇보다 새로이 추가된 옵션이 엄청났다.

    ‘정령왕의 힘이 차례를 바꾸어간다는 건…… 두 가지 모드가 번갈아 가면서 발동하는 건가?’

    두 가지 효과가 동시 적용은 아니었으나, 그런 사실은 솔직히 크게 중요치 않았다.

    ‘작열 모드에서는 공격력 증가, 혹한 모드에서는 마력 회복 속도 증가.’

    무엇이든 간에 미다스 입장에서는 두 모드 전부 크게 도움이 되는 것들이었으니까.

    “자, 됐다.”

    그러한 아르비아의 지팡이를 손에 쥔 NPC아르비아가 안개를 헤치며 미다스의 앞에 등장했다.

    "여기."

    그리고는 이내 미다스를 넋을 잃게 만드는 그것을 그 자리에서 건네주었다.

    미다스가 그것을 받아들었다.

    ‘아.’

    제 손에 들어왔음에도 믿기지 않을 지경.

    [아르비아의 지팡이를 습득했습니다.]

    [아르비아의 지팡이의 주인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이어서 나오는 알림을 들은 후에야 비로소 미다스는 이 무기가 자신의 것이 됐음을 자각할 수 있었다.

    ‘내 것이다.’

    그리고 자각을 하는 순간 미다스의 머릿속에는 어느 때보다 큰 자신감이 치솟았다.

    ‘이것만 있으면 사냥터 따위는 씹어 먹을 수 있어!’

    무엇이든 할 수 있으리란 자신감.

    그 자신감 앞에서 미다스는 각오를 다졌다.

    ‘사장님, 이번에는 열흘 동안 잠수 타고 그런 거 없습니다. 바로 화끈한 라이브 방송 보여드리겠습니다!’

    아르비아의 지팡이를 밑거름 삼아 모두가 놀랄 만큼 멋진 방송으로 보답하리란 각오!

    ‘좋은 광고, 얼마든지 따내게 해드리겠습니다!’

    그 모습에 NPC아르비아가 만족한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야. 그럼 이제 내 다음 부탁을 좀 들어줘야겠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그리고 알림이 들렸다.

    동시에 미다스는 예감이 들었다.

    “예?”

    무언가 안 좋은 예감이.

    3.

    빌딩으로 가득 찬 빌딩의 숲, 그 사이에 있는 자그마한 공원의 풍경은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그 한적한 풍경 속에서 한 사내가 얄팍하기 그지없는 태블릿PC를 꺼내고, 이어폰을 착용했다.

    특별할 것 없는 풍경.

    - 박영준 씨,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러나 그 태블릿PC위로 등장한 인물이 그 광경을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광경으로 만들었다.

    “예, 칼리드 빈 무함마드 씨,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칼리드 빈 무함마드.

    - 그냥 편하게 아즈모라고 하시죠. 이제는 제 주변에서도 그 이름보다는 아즈모라 부르니까요.

    아즈모란 특별할 것 없는 이름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단어로 만든 사내.

    “일단 저번 의뢰 건에서 많은 양해를 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 그럴 가치가 있었죠. 라이브 방송이 예상 이상이었으니까요.

    기대 이상이 아닌 예상 이상.

    그 표현을 보는 순간 박영준은 직감했다.

    아즈모가 무슨 말을 할지.

    - 굳이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그에 대한 정보를 원합니다.

    그 예상한 대답에 박영준은 말했다.

    “BJ대마도사께 그 의견을 전달하겠습니다.”

    내 소관이 아니니 그 이야기는 여기서 안 하겠다.

    물론 그것을 아즈모가 그냥 순순히 받아들일 리 없었다.

    - 그럼 그 건이 아니라 박영준 씨가 답변 가능한 이야기를 나눠야겠군요. 라이징 스타 채널의 지분을 사고 싶습니다.

    아즈모가 어떤 식으로든 박영준이 대답할 수밖에 없는 제안을 했다.

    - 지분 액수는 평균적인 예상가액에 프리미엄 200퍼센트를 붙여주겠습니다.

    전문가들이 내놓는 평균 가격의 3배를 지불하겠다!

    놀랄 만한 제안.

    그러나 박영준은 놀라지 않았다.

    ‘예상대로네.’

    이런 제안을 하리란 것도 그리고 이 정도 액수를 제안한다는 것도 이미 예상한 바였으니까.

    당연히 그에 대한 대답도 준비해두었다.

    “제 입장에서는 거절 못할 만큼 감사한 제안이지만, 과연 그렇게 됐을 때 BJ대마도사가 우리 쪽과 전속계약을 유지해줄 지는 의문입니다.”

    다시 한 번 더 BJ대마도사에게 화살을 돌렸다.

    귀찮아서 그런 건 아니었다.

    ‘여기서는 그 어떤 딜도 있어서는 안 되지.’

    사실 지금 이 미팅 자리를 가지는 둘 사이에는 압도적인 체급 차이가 있었다.

    아즈모, 그는 유명한 게이머이자 대부호임과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인 아람코의 그 어마어마한 자본마저 움직일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세계경제의 핵심.

    반면 박영준은 이러니저러니 해도 BJ대마도사 잘 만나서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에 불과했다.

    제아무리 부자와 도박을 하더라도 가진 판돈이 적으면 딸 수 있는 돈에도 한계가 있는 법.

    ‘빅딜은 내쪽이 판돈이 두둑해졌을 때 하는 거지.’

    즉, 박영준 입장에서는 자신의 체급이 더 커질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게 중요했다.

    - 역시 와튼이 낳은 최고의 도박사답네요.

    그 의중을 깨달은 아즈모의 말에 박영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도박을 잘했으면 지금 샌프란시스코가 아니라 라스베이거스에 있었겠죠."

    - 라스베이거스에는 베팅 금액이 커봤자 얼마 안 되는데, 재미가 있겠습니까? 거기서 평생 프로 포커로 모으는 돈을 지금 있는 곳에서는 하루아침에도 벌 수 있는데.

    이어진 아즈모의 말에 박영준의 미소가 더 진해졌다.

    그러면서 기다렸다.

    ‘이제 슬슬 제안이 오겠네.’

    아즈모가 빅딜을 위한 스몰딜, 확실한 결과물을 남기기 위한 작업을 하리란 것을.

    - 그럼 이야기할 수 있는 것부터 하도록 하죠. 미팅을 했는데 소득은 있어야 비서한테 혼나지 않거든요. 다음 라이브 방송에 대한 이야기는 할 수 있겠죠? 광고료는 뭘 원합니까?

    그렇게 기다리던 질문이 나오는 순간, 박영준은 그 자리에서 말했다.

    “당분간 광고를 비롯한 그 어떤 스폰서 계약도 맺지 않을 예정입니다.”

    - 맺지 않는다?

    처음으로 화상 통화 너머의 아즈모가 놀란 표정을 지었고, 그 표정을 향해 박영준이 보다 분명하게 말했다.

    “예. 의뢰를 수행하느라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진행에 영향을 주는 현 상황에서 굳이 의뢰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당분간 계약은 없다.

    그것은 경고였다.

    ‘이 판이 언제든 접힐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지.’

    지금 이 판, BJ대마도사가 만든 판의 중요성을 깨닫고 어떻게든 끼어드는 이들을 향한 경고.

    ‘그러니 섣불리 장난질하지 마.’

    이 판의 소중함을 깨달아라.

    ‘다음에 판이 열릴 때는 판돈 좀 더 가져오고.’

    그리고 소중한 만큼 지갑 사정 생각하지 말고 지를 수 있을 때 확실하게 질러라!

    그 사실에 이내 당혹한 표정을 짓던 아즈모가 제 표정을 담담하게 바꾸었다.

    ‘다른 방법을 고민하는 모양이지.’

    그 표정 변화의 의미를 알고 있는 박영준이 그런 아즈모에게 확실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솔직히 BJ대마도사가 돈이 없어서 라이브 방송하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애초에 지금까지 레전더리 아이템, 달러로 따지면 기껏해야 100만 달러도 되지 않는 푼돈을 받고 의뢰를 받아준 게 특이한 경우였죠. BJ대마도사의 재력을 생각하면 자원봉사를 넘어 자기 희생 수준이었죠.”

    반박할 수 없는 마침표를.

    “그럼 이것으로 미팅을 끝내겠습니다. 아즈모 씨,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아즈모 씨의 연락은 언제든 받겠습니다.”

    그렇게 첫 미팅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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