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98화 (198/485)

198화.  < 63화. 승부 (3). >

5.

[혹한의 거인을 사냥한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작열의 거인을 사냥한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전쟁만을 위한 용이 당신에게 새로운 기회를 줍니다.]

연달아 들리는 기꺼운 알림.

그러나 미다스의 귀에 그 알림은 들리지 않았다.

“주인님, 제가 주인님의 새로운 전설의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꾸-우!

들리는 것은 오직 하나, 칭찬을 바라며 자신을 향해 해맑게 웃는 럭키와 자신을 추앙하는 골드의 목소리 그리고 잭팟의 울음뿐.

그 다양한 소리를 듣던 미다스가 이내 그들 발아래 깔린 혹한의 거인을 바라보며 이내 탄식했다.

‘아, 하필이면…….'

자신이 럭키와 골드, 그 둘보다 거인을 늦게 잡는 건 계획된 바였다.

그러나 아예 혹한의 거인마저 럭키와 골드가 마무리하는 건 아니었다.

- 그럼 그렇지.

- 결국 럭키랑 골드가 다 했죠? BJ대마도사는 또 개짓거리하다가 못 잡았죠?

- BJ대마도사님은 앞으로 잭팟 쓸 생각하지도 마셈.

이 상황을 시청자들이 그냥 넘어가지 않으리란 것이 분명했으니까.

‘아, 당분간 계속 놀림 당하겠네.’

물론 매우 심각한 상황 같은 건 아니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장난, 이 방송을 찾아오는 시청자들이 할 수 있는 놀이에 불과했다.

- 다들 말씀이 너무하시네!

- 맞아, BJ골드 님하고 BJ럭키 님 방송을 위해서 BJ엑스트라 님이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 BJ엑스트라 님, 오늘 럭키골드 님 방송에 출연해줘서 감사합니다!

라이징 스타 채널이 방송 타이틀을 BJ골드&럭키로 바꾼 것 역시 그 때문이었다.

이게 정말 심각한 일이라면 라이징 스타 채널에서는 결코 이런 식의 가벼운 장난은 하지 않았을 터.

‘그보다 왜 반응이 없지?’

오히려 미다스가 우려하는 점은 라이브 방송이 끝났음에도 큰손들의 반응이 이제까지 없다는 점이었다.

‘아즈모 님 정도라면 어떻게든 반응하실 법 한데?’

특히 다른 이라면 몰라도 이번 의뢰의 의뢰인인 아즈모가 이 상황을 조용히 넘어가는 건 이해하기 힘든 일.

‘내 방송만 보는 건 아니겠지만…….'

물론 갑자기 일이 생겼을 수도 있다.

아즈모 입장에서는 미다스의 존재는 그냥 눈여겨 보는 다크호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뿐더러, 아즈모는 전 세계적인 유명인이자, 실력자이자, 권력자였다.

미다스와는 차원이 다를 만큼 많은 이들이 찾고, 많은 일들을 하는 이가 미다스의 방송에 집중한다면 그게 더 믿기 힘든 일일 터.

‘사장님이 처리하겠지.’

그리고 이후 뭔가 요구할 게 있다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라이징 스타 채널을 통해 할 터였다.

‘난 내 역할에 충실하면 돼.’

그렇기에 미다스는 더 이상 그 부분에 대해 짙은 고민 따위는 하지 않았다.

“자, 그럼 오늘 의뢰는 이것으로 끝난 듯하군요.”

방송 마무리를 준비했다.

‘타이틀을 바꿨다고 한 건…… 이 컨셉을 유지하라는 의미.’

“오늘 승부는 아쉽게 졌네요.”

라이징 스타 채널이 원하는 방식으로.

“하지만 다음에는 봐주지 않고 승부에서 승리하여, 방송 타이틀을 되찾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상 BJ대마도사였습니다!"

그 말과 함께 미다스가 손을 흔들었다.

허나, 방송은 종료되지 않았다.

그 사실에 시청자들은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 엑스트라가 클로징 멘트하네? 미친 건가?

- 맞아, 클로징 멘트는 방송 주인이 해야지.

그 사실에 미다스가 뚱한 표정을 지은 후에 럭키와 골드를 향해 말했다.

“얘들아, 손님 나간다 인사해라!”

왕!

“잘 가시오!”

그제야 비로소 방송이 종료됐다.

6.

- 잘 가시오!

그 발언이 나오는 순간 BJ대마도사로부터 오던 영상이 끊겼다.

방송이 종료되는 순간.

“마무리해!”

“블루불 광고 띄워!”

그러나 아직 마무리 작업이 남아있는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은 쉬지 않고 움직였다.

그 움직임에는 긴장감이 넘치고 있었다.

두두두두!

그들을 긴장케 하는 건 다름 아니라 박영준의 책상 위에서 쉴 새 없이 진동을 토해내는 그의 스마트폰이었다.

두두두, 두!

미친 듯이 진동하던 스마트폰이 이내 잠잠해졌다.

그러나 긴장감을 푸는 이는 없었다.

모두 알고 있는 탓이었다.

‘또 온다.’

이 고요함은 오래 가지 않으리란 것을.

두두두두!

그러한 예상에 부응하듯 스마트폰이 다시 한 번 더 책상 위에서 진동하기 시작했다.

긴장감을 더 짙게 만드는 건 박영준이 그 스마트폰을 말없이 바라만 본다는 점이었다.

툭툭.

제 손가락으로 머리를 두드리면서, 스마트폰을 끄지도 않은 채 진동하고, 멈추는 것을 바라만 봤다.

결정적으로 그 폰은 박영준의 ‘좀 더 큰 고객 전용’ 폰이었다.

이제까지 벨은 두 번 이상, 진동은 세 번 이상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던 폰!

‘보통 일이 아니야. 사장님이 저러는 거 보면…….'

긴장감이 짙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박영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어느 때보다 긴장한 상태였다.

‘설마 그런 걸 보여줄 줄이야.’

오늘 BJ대마도사는 보여줬으니까.

아이템을 착용하지 않아도 그 아이템 능력을 쓸 수 있는 방법을.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

그건 박영준의 말처럼 게임의 룰을 바꾸는 일이었다.

지금 박영준의 폰이 미친 듯이 울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지금 갓워즈의 최고 실세들도 등골이 오싹해질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이 룰의 변화는 이제까지 하늘 위의 존재로 평가받는 권력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으니까.

어려운 계산도 아니었다.

만약 BJ대마도사의 방식을 아즈모가 손에 넣는다면?

혹은 10대 길드 중 하나가 BJ대마도사의 지원을 받아 아이템 능력을 습득한 플레이어를 양산한다면?

‘BJ대마도사가 혼자 콘텐츠를 독점할 수 있는 건 아니긴 하지만…….'

물론 누구든 BJ대마도사의 방식을 따라할 순 있었다.

그가 하는 건 갓워즈가 모든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는 콘텐츠였으니까.

‘지름길 놔두고 비포장 도로로 들어가는 건 레이싱을 포기하는 거지.’

하지만 BJ대마도사의 지원을 받는 이들은 남다르게 게임 진행을 할 수 있을 터.

‘이게 BJ대마도사의 승부수였군,’

이게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건드리지 마라, 이거였어.’

내 심기를 거스르는 짓을 했다가는 당신네 길드에 찾아가서 머리통을 부수겠다!

실제로 이번 협박은 매우 유효하게 먹힐 가능성이 컸다.

1티어급 길드는 물론 10대 길드들이야말로 등골이 오싹해지는 일이기에.

그 사실에 이르렀을 때 박영준이 손가락 두드리는 것을 멈췄다.

‘아즈모와 이야기할 주제는 정해졌군.’

그리고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 박영준이 말했다.

“다들 수고했어.”

오늘 하루가 끝났다.

7.

[방송을 종료했습니다.]

그 알림을 끝으로 이제는 사라지는 채팅창을 확인한 미다스가 긴 한숨을 내뱉었다.

“아, 드디어 끝났다.”

게임 속이라 느낄 리 없음에도 피로감이 엄습하는 기분이었다.

“진짜 힘들다.”

그럴 말이 나올 만큼 이번 라이브 방송은 힘들었다.

솔직히 하이브리드 골렘을 보는 순간부터 쉽지 않으리란 직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개중에서도 가장 식겁할 부분은 작열과 혹한의 거인!

‘이 눈이 아니었으면 끝장났겠지.’

만약 미다스가 사전 정보 없이 일반적인 방법으로 그 보스 몬스터를 사냥을 했다면 필시 파국을 맞이했을 터.

그 경우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미다스는 오는 피로감이 더 짙어지는 기분이었다.

‘진짜 피곤하긴 피곤한 모양이네, 안개가 옅어진 것처럼 보이는 게.’

오죽하면 보이는 풍경이 달라질 정도.

‘응?’

물론 그건 환각이나, 착각 따위가 아니었다.

갓워즈에 환각 따위는 존재치 않았으니까.

‘안개가 옅어졌네?’

실제로 미다스가 보는 풍경, 그 풍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안개가 옅어지고 있었다.

이제는 주변 풍경이 어렴풋이 보일 정도였다.

그 사실에 미다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이제는 제법 뚜렷하게 보이는 두 거인의 시체를 향해 눈길을 돌렸다.

‘놀 때가 아니지. 서리꽃 유효 시간이 끝나기 전에 마저 일을 마쳐야 해.’

그제야 비로소 게임이 끝이 나지 않았음을 깨달은 미다스가 거인의 시체로 향했다.

첫 번째는 혹한의 거인이었다.

얼음 덩어리가 되어 쓰러진 거대한 사체 앞에 선 미다스가 나지막이 말했다.

“아이템 루팅.”

[인벤토리에 아이템이 1개 추가되었습니다.]

이어서 나온 알림에 미다스가 인벤토리 내용을 확인했다.

[혹한의 정령왕의 파편]

- 혹한의 정령왕의 몸에서 떨어진 파편이다. 강력한 마력을 품고 있다.

이어서 미다스가 몸을 돌린 후에 작열의 거인 앞에 선 후 마저 아이템 루팅을 끝냈다.

[인벤토리에 아이템이 1개 추가되었습니다.]

[퀘스트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이내 들리는 알림에 미다스가 짧게 한숨을 쉰 후에 자신의 왼손에 쥔 지팡이를 바라봤다.

‘이제 새로운 지팡이를 받고, 이건 해체해야겠지. 부디 아르비아의 지팡이 옵션이 좋아야 할 텐데.......'

그때였다.

왕!

럭키가 고민하는 미다스의 곁으로 럭키가 다가오더니 자리를 잡고는 꼬리를 흔들었다.

헥헥!

그 모습에 미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전에 할 게 있지.”

미다스가 웃으면서 이내 자신의 능력치창을 활성화했다.

[미다스]

- 레벨 : 160

- 성좌 : 워드래곤

- 직업 : 대마도사

- 능력 : 근력(5+1092)/체력 (5+1076)/지력(702+1755)/마력(165+1532)

- 잔여 스탯 : 4

160레벨!

기념비적인 레벨 달성에 따른 보상을 얻을 때.

“자, 그럼 새로운 스킬을 얻어볼까? 럭키야!”

호우우우!

기다렸다는 듯이 럭키의 하울링 속에서 미다스가 말했다.

“레벨업 보상.”

[새로운 기회를 받으시겠습니까?]

“예."

그 짧은 대화를 끝으로 미다스의 눈앞에 100장, 그 화려한 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미다스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니, 잠깐. 이게 말이 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7.

“가져왔어?”

어렵지 않았냐? 같은 인사보다 물건부터 관심을 가지는 NPC아르비아가 이내 미다스의 표정을 보고는 말했다.

“못 가져온 거야?”

그런 말이 나올 만큼 미다스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좋지 못했다.

그러한 NPC아르비아의 반문에 미다스는 대답 대신 인벤토리에서 정령왕의 파편을 꺼냈다.

“뭐야? 잘 가져왔잖아?”

그것을 받은 NPC아르비아가 반색했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모습이 미다스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젠장.’

도리어 이 순간 미다스의 머릿속에는 조금 전 스킬 카드 보상을 받을 때의 광경이 떠올랐다.

100장의 카드!

‘레전더리가 없다니.’

그 속에서 미다스가 기다리던 황금빛 전설은 없었다.

‘아니, 뭐 레전더리가 안 나올 순 있어.’

물론 기분 좋을 건 하나도 없는 일이지만, 그 정도 사실은 나름 미다스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유니크조차 한 장은 너무하잖아?’

그러나 그 100장 중에 붉은빛을 내뿜는 카드조차 단 한 장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 미다스의 심정 아주 제대로 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아이스월.’

심지어 그 하나 밖에 없는 유니크 등급 스킬 카드는 아이스월이었다.

아이스월.

문자 그대로 얼음으로 된 벽을 세우는 스킬로, 효용 가치가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아니, 의외로 길드 단위로 전투를 치를 때는 유용한 스킬이었다.

여러 마법사들이 동시에 아이스월을 시전해서 만들어낸 얼음벽은 몰려오는 몬스터를 막는데 써먹을 수도 있었고, 다수의 무리를 가두거나 혹은 무리를 나누는 데에도 써먹을 수 있었으니까.

여기서 중요한 건 여러 마법사들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는 점이었다

마법사 하나가 소환해서 만들 수 있는 벽의 높이는 5미터 남짓, 길이 역시 10미터에 불과했으니까.

두께가 얇은 건 아니었으나, 솔직히 갓워즈에서 그 정도 두께는 어지간한 몬스터 혹은 플레이어의 몸통박치기만 끝났다.

혹은 뛰어넘는 경우도 있었다.

갓워즈에서 5미터 높이는 근력 스탯이 높거나 스킬을 가진 플레이어들에게는 육상 대회의 허들 정도에 불과했다.

까놓고 말해서 정말 효용 가치가 있었다면 미다스가 직접 스킬 카드를 구매해서 배웠을 터.

‘그것밖에 없다니.’

더 짜증이 나는 건 아이스월보다 쓸모 있는 다른 스킬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었다.

‘이 빌어먹을 쓰레기 게임.’

그야말로 울며 겨자를 먹은 셈인데, 표정이 좋으면 그게 이상한 일일 터였다.

여하튼 지금 미다스의 심정은 여러모로 안 좋았다.

“확실하네. 정령왕의 파편이 확실해.”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당연히 NPC아르비아가 좋게 보일 리 만무했다.

‘그러고 보면 얘도 웃긴 NPC란 말이야. 그런 지옥 같은 곳 보내는 거면 힌트 정도는 줘야지?’

실제로 NPC아르비아는 여러모로 미다스가 만나 메인 시나리오 관련 NPC들 중에 가장 좋지 못했다.

성격도 좋지 못했고, 주는 퀘스트 과제들 역시 난이도는 매우 높은 반면 이렇다 할 힌트도 없었다.

‘이번 퀘스트도 그래. 스킬 카드북 같은 거 하나쯤은 줘야 하는 거 아니야? 응?’

온갖 것이 안 좋게 보이는 게 당연지사.

‘지팡이 별 볼 일 없으면 확 뒤집어엎는다!’

여러모로 미다스의 가슴에 불만이 쌓이는 순간.

그런 미다스에게 NPC아르비아가 손에 든 루비 그리고 다이아몬드처럼 생긴 두 개의 파편을 바라보며 말했다.

“역시 보통 힘이 아니야. 힘을 추출을 하더라도 이걸 담을 수 있는 그릇은 많지 않겠어.”

미다스 입장에서는 별 관심이 가지 않았다.

“이 주변에 있는 물건이라면…… 지팡이 정도겠네. 좋아, 내 직접 하나 만들어주지.”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이어진 설명에도 미다스는 흥분 대신 오히려 우려했다.

‘아르비아의 지팡이 옵션이 별로면 어떻게 하지?’

현재 미다스가 가진 툰가의 불타오르는 지팡이 옵션은 매우 훌륭했으나, 결국 126레벨 아이템에 불과했다.

아이템 교체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

그러나 언제나 아이템 교체가 좋기만 한 건 아니었다.

미다스의 걱정처럼 아르비아의 지팡이가 좋지 못하다면, 울며 겨자 먹기로 그 무기를 사용해야 할 터.

‘별로라면 레전더리 무기를 사야겠지.’

때문에 미다스는 아르비아의 지팡이가 기대 이하일 경우 레전더리 등급 무기를 구매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물론 좋은 경우는 아니었다.

‘가뜩이나 돈도 없는데…….'

이미 불타오르는 모자와 눈갑옷을 사는데 적지 않은 돈을 쓴 시점에서 추가 지출은 속이 쓰린 정도를 넘어 속에 썩어 문드러지는 일. ‘제발.’

그렇게 기도하는 미다스의 눈앞에 무언가가 툭 나왔다.

‘응?’

등장한 건 다름 아닌 NPC아르비아의 손.

그 손을 확인한 미다스가 이내 고개를 들어 NPC아르비아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뭡니까?”

“뭐긴, 지팡이 만든다니까.”

이어진 설명에 미다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 모습에 NPC아르비아가 짜증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 강력한 힘을 담을 수 있는 건 지금 네 지팡이 정도밖에 없어.”

설명했으니, 이제 지팡이를 내놓아라!

그러한 말이었으나 미다스는 쉬이 지팡이를 건네주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미다스의 사고가 이 갑작스러운 사태를 쫓아가지 못한 탓이었다.

‘제작이 아니라 업그레이드?’

이윽고 상황을 이해한 미다스, 그런 그를 향해 NPC아르비아가 이제는 차가워진 표정으로 말했다.

“싫어? 싫으면 됐고.”

그 말에 미다스가 잽싸게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지팡이를 쥔 채 NPC아르비아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잘 부탁합니다!”

그것을 받아든 NPC아르비아가 다시 손을 내밀었고, 그 손에 미다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서리꽃의 정수, 그게 있어야 아이템을 추출할 수 있을 거 아니야?”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미다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인벤토리에서 서리꽃의 정수를 꺼내고자 했다.

‘잠깐.’

그 순간 미다스는 직감했다.

자신이 확보한 파편이 2개라는 것을.

그 슬픈 직감 속에서 서리꽃의 용액을 건네는 순간 NPC아르비아가 웃으며 말했다.

“하나 더 필요한데?”

슬픈 직감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2